1. 개요
"더미", "대머리" 같은 모호한 술어가 쓰임에 따라 발생하는 패러독스의 하나. 그 예시는 다음과 같다.쌀 한 가마니를 앞에 쏟아놓자. 쌀 한 더미가 쌓여 있게 된다.
이중에서 쌀알 하나를 빼자. 더미에서 쌀알 하나를 빼도 여전히 쌀더미일 것이다.
계속 쌀을 한 알씩 빼도 여전히 앞에는 쌀더미가 있을 것이다.
이를 반복하면 결국 쌀알 하나만 남을 것이다.
앞선 논리에 따르면 쌀알 하나도 훌륭한 '쌀더미'다.
...라는 이야기. 즉, 쌀 한 가마니에서 엄청난 수의 쌀더미가 생긴다. 수학적으로는 "쌀알 n개가 한 더미라면 쌀알 n-1개도 한 더미이다."라는 말이다.이중에서 쌀알 하나를 빼자. 더미에서 쌀알 하나를 빼도 여전히 쌀더미일 것이다.
계속 쌀을 한 알씩 빼도 여전히 앞에는 쌀더미가 있을 것이다.
이를 반복하면 결국 쌀알 하나만 남을 것이다.
앞선 논리에 따르면 쌀알 하나도 훌륭한 '쌀더미'다.
다음과 같이 수학적 귀납법을 쓴 방식으로 제안되기도 한다. 다소 현대적인(?) 수학적 귀납법이 쓰인 만큼 지문 내용도 현대화(...)되었다.
* 기초 사례: 머리카락이 0가닥인 사람은 대머리다.
* 귀납 단계: 임의의 음이 아닌 정수 k에 관하여 머리카락이 k가닥인 사람이 대머리라면, 머리카락이 (k+1)가닥인 사람도 대머리다.
* 머리카락 한 가닥 차이로 대머리 여부가 갈린다고 볼 이유는 희박하기 때문이다.
* 결론: 모든 사람은 대머리다.
* 모든 사람의 머리카락 개수는당연히 유한하다는 점이 전제된다.
* 귀납 단계: 임의의 음이 아닌 정수 k에 관하여 머리카락이 k가닥인 사람이 대머리라면, 머리카락이 (k+1)가닥인 사람도 대머리다.
* 머리카락 한 가닥 차이로 대머리 여부가 갈린다고 볼 이유는 희박하기 때문이다.
* 결론: 모든 사람은 대머리다.
* 모든 사람의 머리카락 개수는
2. 해결 논의
더미의 역설은 (시각에 따라서) "더미의 본성이란 무엇인가?"라는 형이상학적인 문제로도, "더미를 더미로 파악하게끔 하는 요건은 무엇인가?"라는 인식론적인 문제로도 이해할 수 있다. 더미의 역설에 대한 해결책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법률이나 건축 등 실생활에서 분쟁을 막기 위하여 '더미의 기준'을 합의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를 테면 "쌀이 100알 이상 모여있으면 '쌀더미'로 정의한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왜 99알은 안 되냐?"라는 것. 즉 '더미의 역설'에 대한 해결책은, 이처럼 임의적인 기준이 아니라 보다 일반적인 설명을 필요로 한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는 다음과 같다.
2.1. '더미'란 없다
"더미", "대머리" 따위의 모호한 술어는 수학이나 물리학 등에서 등장하는 엄밀한 개념이 아니다. 따라서 이상적인 언어에서 모호한 술어는 모두 제거해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엄밀한 의미에서 "더미"란 존재하지 않으며, 곧 더미의 역설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쌀더미"란 말은 쓰지 않는 대신 무조건 "쌀 n알"이라는 말만 쓰게 하면 문제는 해소된다. 느슨한 의미에서는 환원주의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2.2. 이분법적으로 따질 게 아니다
다양한 비표준 논리 체계를 취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이 있다.이를테면 우카셰비치(Łukaszewicz)나 클레이니(Kleene) 등이 개발한 3가 논리를 도입할 경우 x가 더미라고도, 더미가 아니라고 하기도 애매할 경우 "x가 더미다"가 제3의 진리치를 갖는다고 처리할 수 있다. 아니면 퍼지 함수를 도입하여 무한히 많은 진리치를 도입할 수도 있다.
초평가주의(supervaluationism)에선 초참(super true)이나 초거짓(super false) 등의 개념을 정의함으로써 더미의 역설을 처리할 수 있다.
2.3. 우리가 '경계'를 모를 뿐이다
"더미" 같은 술어를 제거하지 않으면서도 표준 논리를 유지할 수 있는 한 가지 방식은 "더미와 더미가 아닌 것을 나누는 객관적인 경계선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만 "무수히 많은 후보 가운데서 정확히 어느 게 경계선인지를 우리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티모시 윌리엄슨(Timothy Willaimson)은 1994년 저작 Vagueness(애매함)에서 왜 우리가 그 경계선을 아는 것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한지를 논하는 논증을 제시한 바 있다.3. 비슷한 사례
- 테세우스의 배: 처음 이 배를 만들때 들어간 판자들(공통적으로 m1이라 칭한다)이 있는데 일정 시간마다 한장씩 새로운 판자(m2로 칭한다.)로 교체해 보수한다. 이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날 경우 배의 모든 판자는 m1이 아닌 m2가 될 것이다. 이 경우 기존의 배는 분해된 것으로 봐야하는가, 계속 존재하는 것으로 봐야 하는가?
- 귀납의 문제: "지난 n년 동안 해가 떠왔으니 내일도 해가 뜰 것이다"라는 가설이 정당화되기 위하여 필요한 n의 최솟값은 무엇인가?
- 왕의 역설(Wang's paradox): x가 작은 수라면 거기에 1을 더해도 작은 수일 것이다. 0이 작은 수라는 것은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러면 1(=0+1)은 작은 수이고, 2도 작은 수이고... 결국 모든 수는 작은 수다.
우려먹기 식이네. - 미끄러운 비탈길(slippery slope)의 오류: 연환식 역설
- 지식iN에도 확률 관련 비슷한 질문이 있다. 불확정성 원리 및 양자역학과도 얽힌다.
- [ 펼치기 · 접기 ] 비공개 답변
- ||<tablebgcolor=#ffffff,#1f2023>물 분자 하나의 차이 때문에 b의 판단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설명하신 대로 A보다 적은 수의 물 분자가 있으면, b는 적다고 답할 것입니다. 즉 이산적인 결론을 도출한다는 겁니다. 따라서 b는 물의 양을 판단하는 임계점 또는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b가 물 분자 한 톨의 차이를 시각적으로 구분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누적되는 변화에 반응할 수는 있습니다. a는 물 분자를 한 톨씩 따를 수 있으니, A에 다다를 때까지 물의 양은 물리적 세계에 따라 연속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작은 변화는 개별적으로 인지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누적되면 그 차이를 인지할 수 있게 되고, 따라서 물의 양을 판단하는 임계점에 도달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b는 물의 양을 연속적인 증가에 기반해서 인지하기 때문에, 임계점에 도달했는지를 판단하여 물의 양이 적다에서 적당하다로 넘어가는 시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물 분자 한 톨 때문에 판단이 엇갈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말씀하신 모순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200ml의 컵을 채우기 위해서는 약 6.67x10^24 만큼의 물 분자가 필요한 듯합니다.
티끌은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질량의 단위가 아닌 듯하여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 펼치기 · 접기 ] 챗GPT의 답변
- ||<tablebgcolor=#ffffff,#1f2023>
- [ 펼치기 · 접기 ] 추가 설명
- ||<tablebgcolor=#ffffff,#1f2023>
얼핏 보면 많이 어려워보이지만 생각해보면 의외로 쉬운 문제. 당연히 a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과 물 분자를 정확하게 따르는 능력이 있는 초능력자이기에 b는 계속해서 a의 물음을 들어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다. 만약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 없다면 b가 생명체인 이상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지루하다못해 분노할 것이고 이에 따라 딱 봐도 적어보이는 양을 적당하다고 거짓말로 답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a가 두 가지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상 b가 필연적으로 적당하다고 평가하는 때도 언젠가 올 것이다.
이미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물 분자를 하나씩 따르는 것보다 훨씬 더 쉬운 방법이 있다. 공격과 방어를 정해서 방어자가 임의의 수를 쓰고 공격자가 이를 맞히는 것인데 틀리면 방어자는 공격자가 제시한 수보다 크냐 작냐에 대해 사실대로 답해야 한다. 만약 61이 임의의 수이고 공격자가 50을 선택했다면 방어자는 크다고 해야 하고 다시 방어자가 75를 선택했다면 작다고 답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절반씩 좁혀나가는 방식을 사용할 경우 용의수가 기하급수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설령 구골 중에서 임의의 수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해도 크고 작은 것만 알 수 있으면 이러한 좁혀나가기 방식이 잘 통하는 것이다. 구골의 경우라도 1시간 내로 끝난다.
자, 이제 문제에 적용해보자. 무식하게 물 분자를 하나씩 따르는 방식을 택할 경우 a가 b에게 적당하다는 답변을 받으려면 5억 년 버튼 수준의 어마무시한 지루함을 느껴야 한다. 3자 톨을 한꺼번에 따르면 200ml 기준 컵이 절반 가량 차게 된다. 여기서 적당하다는 평가가 내려지면 시간을 되돌려서 1.5자 톨을 따르고 적다는 평가가 내려지면 다시 되돌려서 2.25자 톨을 따르고... 이러면 a도 지루하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전술한대로 b가 언제부터 평가가 갈릴 지는 사람이나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고 한 톨 차이로도 평가가 엇갈릴 수 있는 만큼 상당히 복잡하긴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엇갈리는 때가 오게 된다. 이는 b가 물의 양 차이 자체는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당연히 계속 진행하면 육안으로도 차이가 보이니까. 굳이 물의 양 차이가 아니라도 다른 변수 때문에 바뀔 수도 있다.
맥스웰의 악마 문서도 보자. 이를 좀 더 심화하면 원자의 배열만 보고도 이론적으로는 미래를 예측할 수도 있다. 물론 이렇게 알아낸 미래라도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언제 어떻게 죽을 지 알게 되었다면 그 친구에게 말을 해줌으로서 친구는 죽음을 피할 수 있다. 아니, 굳이 말을 해주지 않아도 피할 수도 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아주 발달된 외계 시뮬레이션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외계인들이 시뮬레이션을 통해 a가 언제 어떻게 죽을 지 알게 되었다고 치자. 이러한 사실을 a에게 알려주는 것은 물론, 그냥 외계인이 지구에 개입하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변수가 생겼으니 시뮬레이션과 현실이 같을 리가 없다. a가 외계인의 존재를 봄으로서 설령 그게 외계인이 아닌 줄 알았다고 해도 그걸 보느라 집에 가는 시간이 지체될 것이고 결국 이게 나비 효과가 되어 죽음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마저도 우주 전체를 플랑크 부피로 채우기 위한 갯수와도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경우의 수 중 하나일 뿐이다. 확률과 인류 원리 문서도 참조해보자.
한편, 티끌은 정확한 기준이 없지만 따로 떨어져있어도 눈에 보이는 먼지로 정의하는 이상 티끌로 태산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갯수보다 물 분자로 200ml 컵을 채우기 위해 필요한 갯수가 훨씬 많다. 그나마 1mm 물방울을 채우기 위한 분자의 갯수 vs 눈에 겨우 보이는 티끌로 태산을 채우기 위한 갯수로 비교하면 비슷하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