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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우스(리그 오브 레전드)/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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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문2. 힘의 원칙3. 겨울봉우리로 가는 길4. 트리파릭스 선언문5. 하이 눈 스킨 세계관6. 구 배경

1. 장문

다리우스는 동생 드레이븐과 함께 항구 도시 바실리치에서 고아로 자랐다. 어린 다리우스는 동생과 함께 살기 위해 갖은 고초를 겪었다. 자기보다 나이 먹은 부랑아 무리는 물론 동생을 위협하는 사람이라면 도시 경비대원과 싸우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길거리에서의 삶은 그렇게 매일 매일이 살아남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고, 다리우스는 12살 무렵에 이미 온몸의 흉터가 평생을 전장에서 보낸 웬만한 병사보다 더 많을 지경이었다.

그 즈음 바실리치는 점점 세력을 확장 중인 녹서스 제국에게 점령당했다. 녹서스의 사령관 사이러스는 반항적인 형제 다리우스와 드레이븐의 힘과 재능을 알아보았고, 녹서스 군에 입대시켰다. 형제는 마치 군인이 되려고 태어난 듯 군 생활에 훌륭하게 적응했다. 녹서스 제국은 이 세계를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모두 집어삼킬 기세였고, 형제는 고되고 어려운 전투를 숱하게 치러내며 녹서스의 정복욕을 충족시켰을 뿐 아니라 제국 내 저항 세력을 분쇄하는 일에도 앞장섰다.

녹서스 제국에서는 출신, 배경, 살아온 환경 등등에 상관 없이 누구나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 이상을 다리우스만큼이나 열렬히 받아들이고 또 확실하게 보여주는 사람도 없었다. 출발은 변변찮은 고아였으나 군인으로서의 의무를 그 무엇보다 중시하며 착실히 승진했고, 거침 없는 공격성으로 모두의 존경을 받았으며, 전장에서는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것으로 명성을 떨쳤다. 심지어 달라모르 평원을 붉게 물들였던 전투에서는 수적 열세에 겁을 집어먹고 후퇴를 명령했던 녹서스 장군을 처치하기도 했다. 그러고는 도끼를 높이 치켜들고 우렁찬 함성을 내지르면서 대열이 흐트러진 병사들을 독려했다. 녹서스 군은 다리우스의 결단력에 용기백배하여, 머릿수가 훨씬 많은 적을 상대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승을 거두었다.

이 승리로 다리우스는 상급 지휘관으로 승진했으며, 그의 밑에서 싸우고 싶다는 신병들이 제국 전역에서 수없이 자원했다. 다리우스는 그들 대부분을 돌려보내고, 오로지 가장 강인하고 훈련이 잘 되어 있으며 강철 같은 의지를 지닌 자들만 받아들였다. 이렇게 하여 다리우스의 명성은 높아만 갔고, 녹서스 제국 너머에서는 무시무시한 악명이 뒤따랐다. 다리우스의 이름이 새겨진 깃발만 보고도 항복해 버리는 도시가 늘어만 갔다.

수십 년 동안이나 녹서스의 침공에 맞서 끈질긴 저항을 펼쳤던 긍지 높은 전사 부족 바류와, 이 부족의 본거지였던 구름에 둘러싸인 요새를 악전고투 끝에 정복한 후, 다리우스는 저 유명한 ‘‘녹서스의 실력자’’ 호칭을 받았다. 녹서스 제국의 황제 보람 다크윌이 친히 하사한 호칭이었다. 다리우스를 잘 아는 사람들은 다리우스가 권력도 찬사도 갈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오직 녹서스 제국의 승리였다. 그래서 다크윌 황제는 다리우스와 그 부하들에게 머나먼 북쪽 프렐요드로 가서 그곳의 야만인 부족들을 굴복시키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 원정은 몇 년이나 계속되었으며 결국 프렐요드의 기후만큼이나 얼어붙은 교착 상태로 씁쓸하게 끝을 맺었다. 다리우스는 숱한 암살 기도와 복병에 시달렸고 한 번은 포악한 겨울 발톱 부족에게 포로로 잡히는 수모를 겪으며 간신히 목숨을 부지했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소모전에 진력이 난 다리우스는 녹서스로 돌아가 군 체제를 강화시키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정예 부대를 이끌고 녹서스의 수도로 돌아온 다리우스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황제가 살해당했다는 소식이었다. 그것도 제리코 스웨인이 일으킨 반란에 의해… 게다가 스웨인의 반란을 지지한 여러 동맹 세력 중에는 다리우스의 친동생 드레이븐도 있었다.

다리우스는 운신이 곤란한 처지에 놓였다. 녹서스 귀족 다수는 다리우스가 ‘‘녹서스의 실력자’’로서 다크윌 황제의 복수전을 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리우스는 장군으로서의 스웨인을 몹시 존경하고 있었고, 이전에 스웨인이 아이오니아 원정에서 실패한 후 그를 실각시키는 조치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또한 ‘‘녹서스의 실력자’’라는 호칭에 따르는 서약은 녹서스 자체에 대한 것이지 특정 통치자에 대한 서약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스웨인은 녹서스 제국을 새로이 변모시키겠다는 견해를 스스럼없이 밝혔던 인물이었다. 다리우스는 스웨인이야말로 자신이 따르고 싶은 지도자라고 판단했다. 물론 스웨인은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지만.

스웨인의 반란 이후 녹서스는 ‘‘트리파릭스(삼인체제)’’, 즉 힘을 상징하는 3개 원칙인 예지력, 무력, 책략을 각각 구현하는 3명이 공동으로 통치하는 체제를 구축했다. 다리우스는 새로이 구성된 평의회에서 직무를 맡는 것을 기꺼이 수락했고, 제국 내에서도 가장 충성스럽고 명망 높은 정예병들을 모아 트리파르 군단을 구성하기로 결심했다. 트리파르 군단과 다리우스의 목적은 하나, 녹서스 군의 선두에 서서 영광스러운 정복의 시대를 다시 여는 것이다.

2. 힘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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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겨울봉우리로 가는 길

저녁 무렵이 되자 마야의 군화는 눈으로 다 젖고 말았다. 발을 디딜 때마다 차디찬 물이 스며들어 발이 베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다른 병사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허리까지 쌓인 눈을 헤치며 약 24km나 되는 비탈을 내려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대열의 선두에 선 군단병들은 끄떡없는 듯했다. 그들은 아침부터 변함없는 속도로 위풍당당하게 행군했으며, 동시에 전방을 향한 경계도 늦추지 않았다.

마야는 생각했다. '아마 더 좋은 군화를 신었겠지. 아무리 트리파르 군단이 강하다고 해도 일반 군화를 신고 저렇게 멀쩡할 순 없어.'

"이봐, 힘들어?" 졸트가 말했다.

졸트는 부대의 유일한 미노타우로스였다. 그는 병사들 중에 가장 몸집이 컸으며, 나이도 가장 많았다. 졸트는 튼튼한 발굽으로 눈을 헤치며 걸어가고 있었다. 마야는 졸트가 부러웠다. "차라리 발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발이 없으면 행군도 안 시킬 테니까요."

"지난번 겨울 발톱 부족과의 전투에서 어떤 병사는 발이 꽁꽁 얼어 버렸지. 군화를 신으려는데 발가락이 떨어져 나가더군. 그래서 다리우스 장군께서 '싹둑!' 하고 발을 잘라 버리셨지."

마야는 산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굽이진 산길 아래로 다리우스가 보였다. 녹서스의 실력자이자 '무력의 화신'으로 불리는 그의 등에는 거대한 도끼가 빛나고 있었다.

"운 좋은 줄 알아." 졸트가 말했다. "다리우스 장군께선 이 길을 누구보다 잘 아시거든. 다크윌 황제를 위해 싸울 때 직접 내신 길이지. 이제 우리가 장군을 도와 이 길을 탈환해야 해." 졸트의 눈이 분노로 번득였다. "망할 겨울 발톱 부족 놈들!"

다리우스가 낸 산길 양쪽으로 가파른 절벽이 솟아 있었다. 마야는 위쪽을 올려다봤다. 절벽 꼭대기에 몇몇 병사의 형체가 어렴풋이 보였다. "정찰병들은 쉬지도 못하나 봐요?"

"뭐라고?"

마야는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저기 정찰병들이요."

"무슨 정찰병?" 졸트가 물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었다.

졸트는 욕지거리를 내뱉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눈사태에 파묻히고 말았다.

양쪽 절벽에서 새하얀 눈이 병사들을 덮쳤고, 길은 순식간에 눈으로 뒤덮였다. 얼음처럼 딱딱한 눈 더미가 녹서스군 행렬을 차례로 집어삼키며 산길을 타고 내려갔다. 마야는 몸을 웅크렸지만, 마치 돌진하는 바실리스크와 부딪히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극심한 공포를 느끼며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곧 사방이 깜깜해졌다. 겨울 발톱 부족의 공격이었다.






'푸슈욱!' 누군가 마야를 눈 더미 속에서 끌어 올렸다. "병사들을 꺼내!" 그는 마치 검이 부딪히는 듯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마야에게 명령했다.

마야는 정신을 차리고 눈을 파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함께 눈을 파내고 있는 '다리우스 장군'을 보았다.

다리우스는 눈 속에 파묻힌 갈라진 발굽을 발견했다. "졸트!" 마야는 소리치며 다리우스를 도와 졸트를 끌어 올렸다.

마야가 위를 올려다보자 멀리 겨울 발톱 부족 전사들이 보였다. 그들은 흩어져 있는 녹서스군 시체를 확인하고 있었다. '이제 후퇴는 없어'라고 마야는 생각했다.

다리우스는 생존자의 숫자를 확인했다. "장교!" 다리우스가 소리치자 트리파르 군단병 두 명이 달려왔다. "사상자 수를 파악해서 보고해라. 봉우리 너머에 강이 있으니 그곳에서 방어 태세를 갖춘다." 다리우스는 가까스로 분노를 삭인 채 적잖이 타격을 입은 병사들을 살폈다. "걸을 수 없으면 기어서라도 움직여."






창백한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몸을 숨기자 겨울 발톱 부족 척후병들은 녹서스군이 있는 얼어붙은 강까지 따라와 미늘 화살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잘 훈련된 트리파르 군단의 속도를 늦출 순 없었다. 트리파르 군단과 속도를 맞추며 행군하던 마야의 숨은 점점 거칠어졌다.

얼어붙은 강은 폭이 넓고 미끄러워 겨울 발톱 부족이 강을 건너오려면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강기슭에 자리 잡은 녹서스군을 공격하려면 가까운 숲을 통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컴컴한 소나무 숲에서는 이따금 화살이 날아들었다. 다리우스는 강기슭과 나란하게 참호를 두 줄 파도록 지시했다. 병사들은 방패를 삽처럼 들고 땅을 팠다. 마야는 똑같이 방패를 들고 참호를 파는 다리우스의 모습을 보았다.

"오늘을 두고두고 기억하라고." 졸트가 말했다. "녹서스의 실력자께서 병사들과 함께 참호를 파는 모습을 봤잖아!"

뒤이어 병사들은 외곽 참호에 설치할 말뚝을 만들었다. 방어선을 순시하던 다리우스가 졸트를 보고 멈춰 섰다. "자네는 낯이 익군." 다리우스가 말했다.

"첫 프렐요드 원정에 참전했었습니다, 장군님!" 졸트는 마야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그때는 지금보다 더 힘들었다고 이 친구에게 말하던 참이었죠!"

다리우스는 마야를 바라봤다. "자네는 이번이 첫 출정이군."

"네, 장군님." 마야는 궁금했다. 어떻게 알았을까?

"두려움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그럴 시간이 있으면 적과 맞섰을 때 어떻게 놈들의 목숨을 끊을지 궁리하도록."

마야는 대답할 말이 없어 머뭇거렸다. "아—"

'슈우우욱.' 순간 두 사람 사이를 가로질러 날아온 투창이 참호 벽에 꽂혔다.

마야는 몸을 돌려 숲을 바라봤다. 흔들리는 나뭇가지 아래로 달빛을 받아 번득이는 칼날과 뼈가 보였다.

"전투 준비!" 다리우스가 소리쳤다.

녹서스 병사들이 엄폐물을 찾아 움직이는 순간, 숲에서 투창이 일제히 날아왔다. 마야의 눈에 한 병사가 휘청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병사의 가슴팍 위로 울퉁불퉁한 창 자루가 솟아나 있었다.

다리우스는 마야와 졸트를 밀치며 지나갔다. 등에 멘 도끼 위로 날아든 화살이 튕겨 나갔다. "곧 놈들이 돌격할 거다." 다리우스가 말했다. 격렬한 흥분에 사로잡힌 그의 눈이 번득였다. "그때 공격한다!"

순간 숲에서 으르렁 소리가 들리더니 다리가 여섯 달린 맹수 형체 여럿이 한꺼번에 뛰쳐나왔다. 조련된 '거친발톱' 무리가 녹서스군의 목을 노리며 뛰어오른 것이다.

그 뒤를 따라 겨울 발톱 부족 전사들이 돌진해왔다.

트리파르 군단병들이 참호에서 나와 적군을 가로막았다. 마야는 검을 뽑으며 다리우스를 바라봤다. 등에 멘 도끼를 내려놓는 그의 모습은 단두대를 연상시켰다. 마야도 싸울 준비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때 옆에 있던 졸트가 쓰러졌다.

졸트의 어깨에는 투창이 박혀 있었다.

"그냥 가." 졸트가 헐떡이며 말했지만, 마야는 그의 옆을 지켰다. 순간 겨울 발톱 부족이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졸트가 팔로 공격을 막아내자 마야는 겨울 발톱 부족 전사를 걸어 넘어뜨렸다. 그러나 넘어진 적의 숨통을 끊지 않고 졸트를 향해 돌아섰다.

마야는 졸트를 구할 수 있었다. 반드시 구해야만 했다!

마야는 전투에서 빠져나와 졸트를 이끌고 강가로 향했다. 녹서스 방어선 뒤 비탈을 타고 빙판 위로 내려갔다. 순간 졸트가 무릎을 꿇고 주저앉은 채 숨을 헐떡이자 마야는 졸트와 함께 강을 건너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안 돼!" 마야의 생각을 알아챈 졸트가 말했다. "녹서스인은 절대 도망치지 않아!"

마야는 숨이 막히는 것을 느꼈다. '누가 뭐래도 난 녹서스인이에요.' 그녀는 입을 열고 졸트의 말에 대꾸하려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순간 졸트의 눈이 커졌고, 뒤이어 묵직한 손이 마야의 어깨를 잡았다. 마야는 뒤를 돌아보기도 전에 그 손의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적과 맞서라." 다리우스가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저는—"

"이건 맞서는 게 아니다." 다리우스가 팔을 휘두르자 마야는 얼음 위로 나가떨어졌다. "적에게 등을 보이는 녹서스인에게는 죽음뿐이다."

'그 도끼를 맞고 죽겠지.' 마야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도끼를 들어 올리는 다리우스의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죽는구나.'

하지만 도끼는 마야의 목에 닿지 않았다. 대신 빗발치는 화살이 도끼날에 맞고 주위로 떨어졌다. 다리우스는 다시 도끼를 내리며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녹서스인에게 퇴각은 없다. 오직 승리만 있을 뿐. 우리는 녹서스에 대항한 놈들을 산산조각 낸다."

순간 마야는 '분노'를 느꼈다. 겨울 발톱 부족과 겁에 질려 있던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였다. 마야는 졸트를 밀어젖히고 굳어버린 팔다리를 털었다. 졸트는 바닥에 쓰러지며 신음을 냈지만, 마야는 개의치 않았다. 다리우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녀는 다리우스와 함께 녹서스군 병사들이 싸우는 광풍 속으로 뛰어들었다.

병사들의 칼날이 번득였다. 마야 역시 손바닥이 벗겨지고 근육이 찢어질 때까지 검을 휘둘렀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살아남는다. 승리한다. 적을 산산조각 낸다.'

동이 틀 무렵, 겨울 발톱 부족은 패주했다.






강기슭으로 돌아온 다리우스와 마야는 가슴팍에 화살이 박힌 채 죽어 있는 졸트를 발견했다.

마야는 멍하니 졸트를 바라봤다. 그녀는 전투를 치르는 내내 '어쩌면 몸을 추스르고 싸우고 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졸트는 쓰러진 자리에서 그대로 죽어 있었다.

"구하고 싶었습니다." 마야가 다리우스에게 말했다. "졸트는 훌륭한 군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구하고 싶었습니다."

다리우스는 뜸을 들이더니 말했다.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마야가 놀라며 물었다. "예?"

"아직 살아남을 가망이 있는 병사들과 함께 싸웠어야지." 다리우스가 마야에게 시선을 돌렸다. 강철같이 차가운 그의 눈빛에 마야는 몸을 떨었다. "졸트는 죽을 각오가 되어 있었다. 자네는 싸울 각오를 했어야지."

"네, 아, 알겠습니다..." 마야가 말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다... 다음부터 주의하겠습니다."

다리우스는 북쪽을 바라봤다. 겨울봉우리 산맥에 여명이 비추고 있었다. 마야는 산속에 피워놓은 모닥불들을 보았다. 나무 사이로 연기가 솟아올랐다.

겨울 발톱 부족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리우스가 말했다. "지금부터다. 다음은 없어."

4. 트리파릭스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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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이 눈 스킨 세계관

5.1. 지옥의 문이 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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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구 배경

"하나 된 녹서스는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 이것이 응당 녹서스에게 허락된 운명이다."

당신은 강력한 도시국가 녹서스를 대표하는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단번에 역전의 용사 다리우스가 떠오를 것이다. 그렇게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강력한 권력의 소유자지만 그의 과거는 무척 파란만장했다.

다리우스는 이른 나이에 부모를 여의고 나이 어린 동생과 함께 필사적인 생존게임을 치렀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살아온 탓일까? 군에 입대할 무렵의 그는 이미 베테랑 군인들에 필적할 정도의 힘과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 다리우스가 처음으로 자신의 굳은 의지를 증명해 보인 것은 데마시아와의 치열한 전투에서였다. 한 치도 양보해선 안 되는 중요한 전투였지만 수적 열세에 빠진 녹서스군은 열의를 상실한 채 지쳐 있었고, 부대의 사령관은 급기야 후퇴 명령을 내리고 말았다.

후퇴라니? 다리우스는 이런 비겁한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는 명령에 불복하고 대열을 이탈한 뒤 거침없이 사령관에게 달려갔다. 그리곤 거대한 도끼로 단숨에 그자의 목을 베어 버렸다. 이런 다리우스의 행동은 녹서스 병사들의 마음속에 두려움과 경외심을 동시에 불러일으켰으며, 이를 계기로 힘과 열정을 되찾은 녹서스 병사들은 길고 지독한 싸움 끝에 마침내 승리를 거두었다. 이 승리를 발판으로 삼아 다리우스는 자신만의 부대를 이끌 수 있게 되었다. 그날 이후 다리우스와 그가 이끄는 사납고 충성스러운 병사들은 데마시아를 상대하기 위해 그 어떤 위험한 작전도 마다치 않았다.

전장에서 자신의 힘을 증명한 다리우스의 다음 목표는 녹서스의 국력을 좀먹고 있는 권력자들을 처단하는 것이었다. 그의 눈에 비친 녹서스는 약점투성이에 허술하기 짝이 없는 국가였다. 과거의 영광은 다 어디 갔는가? 탐욕스러운 귀족들, 현실에 안주하는 살 찐 돼지 같은 자들이 이 나라를 다 망쳐버렸다... 지금이라도 녹서스를 다시 위대한 도시국가로 재건하기 위해선 다리우스 자신이 직접 나서 지도부를 재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곧 나약하고 허울만 번드르르한 권력자들을 색출하여 가차 없이 제거해 나갔다.

많은 녹서스인들은 다리우스가 최고 권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의 사명은 최고 권력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었다. 과거 녹서스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위대한 정신과 결단력을 겸비한 인물이 꼭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다리우스는 녹서스의 주요 인물로 새롭게 부상한 제리코 스웨인을 유심히 관찰했고 그에게서 미래의 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전략의 대가 스웨인과 연대한 다리우스는 진정한 녹서스의 힘을 이끌어내기 위해 녹서스를 한마음 한뜻으로 결속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