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08 17:00:09

귀하

왕족 또는 귀족에 대한 경칭 (서열순)
폐하(陛下) / 성하(聖下) 전하(殿下) / 예하(猊下) 저하(邸下) / 은하(恩下) 합하(閤下) / 각하(閣下)
대하(臺下) / 절하(節下) 궤하(机下) / 안하(案下) 좌하(座下) / 귀하(貴下) 족하(足下)
조선의 용어 (서열순)
마마(媽媽) 마노라(抹樓下) 자가(自家) 대감(大監)
영감(令監) 원님(員님) 나리(進賜) 선생(先生)

1. 개요2. 일본어 잔재설3. 비슷한 단어

1. 개요

귀ː하, 貴下
(대명사)상대방을 존중하여 이름 대신 부르는 말. 존하(尊下). 대개 문어체에서 쓴다.

예문: "현 시국에 대한 ∼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한자문화권에서 다른 사람을 호칭할 때 사용하는 어휘이다.

2. 일본어 잔재설

대한민국에서도 2000년대 초까지는 흔히 쓰이던 표현이었으나, 이 표현이 일본어투의 한자어라는 지적을 받아 언어순화 운동의 대상이 되었고, 현재는 드물게 사용되는 표현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이러한 세간의 인식과 달리 '귀하'라는 호칭은 조선시대의 서간문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어휘로, 한자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쓰인 표현이었다.

'귀하'가 일본어의 잔재라는 이야기는 '각하'라는 호칭이 일본어의 잔재라는 주장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하라는 표현도 사실 한자문화권에서 보편적으로 쓰인 호칭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는 잘못된 낭설임이 분명하다. 오히려 일각에서 귀하를 순화하는 표현으로 내세우는 존하(尊下)·궤하(机下)·안하(案下) 등의 표현이 일본 이외의 고전 문헌에선 확인되지 않는다.

'○下' 류의 호칭이 일본어의 잔재라는 이야기는 '한문투 문어체 순화'의 필요성을 주장한 의견이 와전되면서 퍼진 것으로 추측된다.

원래 춘추전국시대까지 폐하(陛下)족하(足下) 등은 실제 입말로 사용되던 표현이었으나, 점차 고전 어휘가 되면서 한자문화권에서는 문어체 어휘로 주로 쓰이게 되었다. 때문에 서간문이나 장계 등에서 수신자를 표시하거나 상대방을 지칭할 때 '○下'류의 어휘는 흔히 사용되었으나 실제 입말로는 대체로 사용되지 않았고, 나라와 시대마다 실제 입말로 상대방을 지칭하는 표현은 따로 쓰였다. 조선시대를 예로 들자면, 일반인들이 고위 관료에게 탄원서를 쓸 때에는 그 대상을 합하나 각하 등으로 높였으나, 실제 입말로 관료를 호칭할 때는 합하나 각하로 호칭하지 않고 대감·영감·나리 등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근대 일본인들이 서구에서 사용되는 경칭의 번역어로 '○下' 류의 호칭을 채용하고, 서구의 예절에 따라 칙임관 이상의 관리들을 각하로 호칭할 것을 규정했다. 사실 각하 호칭이 일본의 잔재라는 논리는 이와 같은 현상을 지적한 것이었는데, 세간에 전파되는 과정에서 '각하'라는 표기 자체가 일본식 표현이라고 와전되어 버린 것이다.

'귀하(貴下)'의 경우 2000년대 무렵까지 대한민국에선 실제 입말로 쓰는 일이 흔했다. 고객센터 전화에서 고객을 '귀하'라고 부르는 것은 예사였고, 드라마 대사에서 상대방을 대면하면서 귀하라고 지칭하는 경우도 흔하게 발견된다. 순화운동의 결과로 근래에 입말로는 '○○님' 형태의 호칭이 일반적으로 쓰이게 된 것이다. 정작 일본에서는 입말로 상대를 지칭할 때는 사용되지 않는 어휘이다.

3. 비슷한 단어

비슷한 표현으로는 '귀중(貴中)'이 있다. 호칭으로는 '귀관'도 있는데, 이쪽은 보통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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