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5-17 01:46:18

Cytus II/스토리/Co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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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333> 콘텐츠 <colbgcolor=#222>수록곡 · CAPSO
설정 및 세계관 · 등장인물 · 스토리 (iM 로그 · TimeLine)
기타 업데이트 현황 · 난이도 표기 문제 · Battle CHA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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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1. 1.0
1.1. Log_701_12_14_11.2. Cam_Arc_701_12_161.3. Audio_Raven_701_12_211.4. Cam_Arc_702_01_301.5. Audio_Arc_702_02_051.6. Log_702_02_14_repaired1.7. Audio_Home_697_07_111.8. Mail_iM_702_07_011.9. Log_Home_697_08_081.10. Mail_Colin_690_05_141.11. Cam_Arc_702_04_041.12. Diary_ConneR_702_04_061.13. Mail_BH_702_07_121.14. Call_702_07_121.15. Log_Arc_702_07_141.16. Cam_Arc_702_07_201.17. Cam_Cafe_702_07_211.18. Diary_ConneR_702_07_221.19. Cam_Arc_702_07_241.20. Mail_Arc_702_07_271.21. Diary_ConneR_702_07_281.22. Mail_Arc_702_07_221.23. Audio_Arc_702_08_261.24. Diary_ConneR_702_08_261.25. Audio_Arc_702_08_121.26. Mail_Arc_702_08_201.27. Audio_Arc_702_08_071.28. Audio_Arc_702_08_081.29. Audio_Arc_702_08_111.30. Audio_Arc_702_08_171.31. Diary_ConneR_702_08_281.32. Log_702_08_08_12
2. 1.5
2.1. Cam_Arc_702_09_21
3. 1.6
3.1. Audio_Factory3_702_09_21
4. 1.8
4.1. Audio_Factory3_702_09_21_2
5. 1.9
5.1. Mail_Grace_702_10_225.2. Cam_Home_702_10_23
6. 2.0
6.1. Audio_Arc_702_11_02
7. 2.1
7.1. Diary_ConneR_702_11_04
8. 2.2
8.1. Cam_CArea_702_11_08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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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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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2.5
11.1. Audio_Garion's_702_11_2011.2. Audio_Garion's_702_11_20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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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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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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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5.0
16.1. Extra_ConneR_703_116.2. Extra_ConneR_703_216.3. Extra_ConneR_703_3

1. 1.0

1.1. Log_701_12_14_1

파일:cytus2_cos0101.png

탐사 일지 7011214_1
위치:유적 N13A448
깊이:해발 -33m
주변 지형:험준한 편, 화산암 위주
장비 손상률:3%, 안전범위 내

기록:
Entry_1
드론의 탐색을 통해, 이 구역 아래에 거대한 고대 건축물이 잠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만약 내 추측이 맞는다면, 이곳은 아버지 유품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있다. 보존 상태는 매우 양호함.
[측정:라펠 장비 가동]
갈라진 틈새에 라펠 장비를 고정시킨 후 하강, 탐사 시작.

Entry_2
갈라진 틈새 아래에서 A.R.C의 수송기로 추정되는 비행 물체가 인근 상공을 선회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들이 나의 숭고한 작업을 방해하지 않길 바랄 뿐이지만, 그들의 머릿속은 그저 유적 안에 있는 것들을 옮길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형편없는 삼류 과학자들에게 이 일을 맡긴다면, 결국 어떤 연구도 진행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곳의 토질은 견고한 편이 아니다. 우선 더 깊은 지층에 도달한 후, 다시 기록을 시작하겠다. 이상 기록을 마친다.

일지 기록 시간:701_1214_0545

1.2. Cam_Arc_701_12_16

Sagar: 상황은?

의료원 직원: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의식을.....

(장비들을 떨군다)

파일:cytus2_cos0204.png

의료원 직원: 앗!

Sagar: 깨어났군!

ConneR: 여긴 어디지!? 이거 놔!

의료용 드론: 탐지:환자의 정서가 불안정합니다.
치료:진정제 주사, 주입량: 15%

ConneR: ……!

Sagar: 진정하십쇼 Neumann 박사님. 이곳은 Node 08의 A.R.C. 의료부입니다.
저희는 28시간 전, Node13의 봉쇄 구역 유적에서 중상을 입고 의식을 잃은 당신을 발견했습니다. 응급 처치를 시행한 후, 수송기로 당신을 이곳으로 데려와 바로 치료를 시작했었죠.

ConneR: 내 오른손이…… 네놈들…… 나한테 뭔 짓을 한 거야!?

Sagar: 저희가 박사님을 발견했을 땐, 오른쪽 팔은 분쇄 골절, 오른쪽 눈도 심한 부상을 당한 상태라 과다 출혈이 이미 심각하게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의사는 팔을 정상으로 되돌릴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고 판단, 저희는 바이오닉 의수와 전자 인공 눈을 이식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신경 동기화가 끝나지 않은 단계이니, 기력을 최대한 소모하지 않고 누운 상태로 계속 치료를 받으셔야만 합니다.

ConneR: ……뜯어버리겠어.... 이딴 역겨운 것이 내 몸에.....

의료원 직원: 선생님! 그러시면 안 됩니다! 어서 그를 붙잡으세요!

의료용 드론: 탐지:환자가 신경 동기화 파괴를 시도했습니다.
치료:진정제 주사, 주입량:35%

Sagar: 됐다... 우선 이대로 잠든 채로 둡시다.
현재 정서적으로 매우 흥분한 상태이니, 의료용 드론의 감도를 높이고 2조로 나뉘어서 2교대로 그를 살피도록 하죠.

[재생 종료]

1.3. Audio_Raven_701_12_21

(문 여는 소리)

Raven: Colin Neumann Jr. 저희는 Node 08 관리국 소속……

ConneR: 자기소개는 그쯤하고, 바로 본론이나 말씀하시죠.

Raven: 저는 08 관리국 소속 집법원, Raven이라고 합니다. 여긴 제 파트너, Hawk.

Hawk: 저희는 당신이 관리국 규정에 위배되는 봉쇄 구역 탐사를 계속 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과거 10년간 당신이 저질렀던 위법 항목 리스트입니다.

ConneR: Raven와 Hawk라니…… 센스라곤 찾아볼 수 없는 네이밍이군……

Hawk: 저희들 이름에 대해 무슨 할 말이 있으십니까!? 말을 가려서 해주시죠……

Raven: 저희는 이번 유적 N13A448에서 발생했던 사건에 대해 잠시 물어볼 게 있습니다. 협조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병실에 들어온 순간부터 이미 모든 대화 내용이 녹음되고 있습니다.

ConneR: 내 입장을 분명히 밝히도록 해야겠군요. A.R.C나 관리국 같은 인류의 관리를 자처하는 기관들이 규정한 법률을 시민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의무는 어디에도 명시되어 있지 않지. 따라서 「위법」이란 단어 선택은 애초부터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Raven: 당신은 불법으로 봉쇄 구역에 무단으로 침입했을 뿐만 아니라, 유적에 있는 공공자산들까지 독점하면서도 관리국의 체포를 거부했습니다. 이 죄목에선 어떤 다른 이유라도?

ConneR: 아니. 난 진지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청년 양반. 난 나만의 철칙을 가지고 행동하고 그 철칙들은 모두 매우 중요한 신념 위에 세워진 것들이지요. 내가 견딜 수 없는 부분은 때론 그 신념이 타인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을 때뿐이지.

Hawk: 굉장히 그럴싸하게 들리는군.

ConneR: 내 말을 믿는 게 좋을 겁니다, 애송이 양반. 모두 다 당신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니까.

Hawk: 뭐라고!

Raven: Hawk! 진정해.
Neumann 박사님. 그럼 당신의 오른손에 무슨 일이 생겼던 건지 이야기해주실 수 있습니까?

ConneR: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이미 당시 응급 처치를 해주었던 사람들에게 모든 걸 다 말했습니다.
모두 의료용 드론에 영상 기록이 있을 텐데요.
입 아프게 두 번이나 말하고 싶진 않군요.

(차를 마신다)

Hawk: Mr.Neumann! 넌 현재 죄목이 명확히 밝혀진 범죄자일 뿐이다! 그런 태도로 나오지 않는 것이 네 신상에 좋을 거야!

(컵을 깨뜨린다)

Raven: Hawk! 그만하라고! 이 사람에겐 그런 방식은 절대 먹히지 않아!

ConneR: 둘의 호흡이 척척 잘 맞는 것 같군. 그럼 계속해서 '머저리 형사와 겁쟁이 형사' 공연을 계속해보시죠.

Hawk: 형사? 뭐야 그건 또!

Raven: 과거에는 집법원(執法員)을 그렇게 불렀다고 하더군. 이 녀석은 고대 문명 영역에서만큼은 전문가, 아니 그 이상이라고.

ConneR: 어쨌든 당신들에게 할 말은 더 이상 없는 것 같군요. 뭐, 의료용 드론에 기록이 있을 테니, 그 기록을 가지고 얼른 돌아가서 상부에 보고하도록 하시죠.

Hawk: 네놈 죄목에 대한 형량이 금방 나올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

Raven: 말씀대로 관리국으로 돌아가 모든 일을 보고할 생각입니다.
이런 식으로 나오시다니, 정말 유감이군요.

ConneR: 조심히 가시게. 아기 새 친구들.

(자동문)

[재생 종료]

1.4. Cam_Arc_702_01_30

(자동문)

파일:cytus2_cos0402.png

Sagar: 안녕하셨나요, Neumann 박사. 예전엔 제 소개를 제대로 못 드렸군요. 전....

ConneR: Mr. Sagar, A.R.C.의 첫 탐사대 대장. 다시는 마주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Sagar: 하하하. 정말이지 모르는 게 없으시군요.
제가 듣기론, 관리국에서 심문을 위해 사람을 파견했지만, 박사님께서 제대로 협조해 주시지 않아 판결 상황이 매우 안좋게 흘러갈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ConneR: 혹시 그 아기 새 두 마리를 말하는 건가? 그런 아이들이 나를 「심문」한다니.... 귀엽군요.

Sagar: 박사님. 전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아마 당신은 곧 종신형에 처해질 겁니다.

ConneR: 이런 이런. 과학 발전에 있어선 현재 그들 실력으론 내가 절실히 필요할 텐데 말이야...

(수갑을 푼다)

ConneR: 아마 그들 마음 대론 안될 겁니다.

Sagar: 잠깐! 박사님! 뭐하시는 겁니까!? 여긴 아직 감시 카메라가 있다고요! 어서 원래대로 해 놓으시죠!

Sagar: 대체 무슨 생각을……?

ConneR: 이런 종류의 전자 수갑은 과거에 빈민굴의 경범죄자들을 잡기 위해 설계된 것입니다. 피부에서 발산하는 생체 파동을 기반으로 작동되지만, 현재 제 오른손은 전부 기계로 되어 있죠. 게다가 왼손에 찬 손목시계를 이용하면 이런 수갑들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립니다. 인류의 발전을 자처하는 관리국이나 A.R.C라는 기관들이 이런 간단한 작동원리도 모른 채 기술들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Sagar: ……박사님. 설마 탈옥을 하려는 겁니까…?

ConneR: 예전에도 말했지만, 인류가 관리자를 자처하며 멋대로 정한 법률을 시민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의무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실체가 없는 죄목 따위로 날 가둔다는 것은 용납할 수가 없군요.

Sagar: 소문처럼 정말로 자신의 원칙만을 관철하며 살아가는 사람이군요. 사실 오늘 여기 온 것은 당신께 제안 하나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 이렇게 온 것입니다만. 물론 현재 박사님에게 씌워진 죄목과 형량도 깨끗하게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말이죠.

ConneR: 대충 예상은 했습니다.

Sagar: 네?

ConneR: 호오 저런. 이 며칠 동안 이런 수갑 따윈 눈 감고도 얼마든지 풀어버릴 수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제가 뭘 기다리고 있었다고 생각하신 겁니까? 당신은 아마 제가 A.R.C의 연구에 협조하길 바라고 이렇게 저를 설득하러 온 것이겠죠?

Sagar: 하하…… 전부 맞습니다. 정말 대단하군요. 사실 이 제안도 바로 제가 의견을 낸 것입니다. A.R.C에서는 저뿐만이 아니라, 매우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경이롭게 바라보고 있죠. 게다가 저희들은 당신 같은 인재가 감옥 같은 곳에서 시간을 낭비해선 절대로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ConneR: 물론,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죠.

Sagar: 박사님! 저희와 함께하시는 건 어떻습니까? A.R.C를 대표하여 정식으로 박사님을 고문으로 초청하고 싶습니다. 연구와 탐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 프로젝트에서 박사님의 능력을 발휘해 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ConneR: 좋습니다.

Sagar: 제발 생각을 다시 한번 해주..... 네!? 설마 방금 「좋습니다」라고 말씀하신 겁니까!?

ConneR: 맞습니다. A.R.C에 들어가는 것 또한 제 계획의 일부 중 하나였죠. 전 당신들이 하늘에 세워놓은 장난감과 그 안에 있는 것들에 대해 매우 큰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식으로 그곳에 들어가게 될 줄은 예상 못 했지만 말이죠.

Sagar: 상부에서도 박사님을 설득하는 건 절대 불가능할 거라고 호언장담을 했었는데! 이렇게 바로 대답을 들으니 저도 믿기질 않는군요!
방대한 지식과 수많은 실전 경험 등을 지닌 박사님은 저희 A.R.C. 본부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재이십니다. 함께 하신다면 아마 절대로 실망하지 않으실 겁니다.

ConneR: 호오. 「인재」라는 부분에 대해선 지금 당장은 무작정 동의하기가 어렵군요. 그건 나중에 평가해 주셔도 괜찮습니다.

Sagar: 어쨌든 정말 감사드립니다! 얼른 사람을 보내 계약 등록 등에 관한 절차를 진행하도록 하죠! 그리고 내일 일찍부터 바로 프레젠테이션 센터에서 오리엔테이션을 가질 예정입니다.
아 참, 불편하시겠지만 수갑은 조금 더 차고 계셨으면... 안 그러면 제가 좀 곤란해질 수도 있어서...

(자동문)

[재생 종료]

1.5. Audio_Arc_702_02_05

(자동문)

Sagar: 박사님. 재활 훈련 중이셨군요?

ConneR: 호오. Mr. Sagar. 안녕하셨는지요.

Sagar: 역시 박사님이시군요. 손글씨는 의수의 호환성을 높여주는 데에 매우 효과적이죠. 몸 상태는 괜찮으십니까?

ConneR: 아직도 조금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군요. 더 나아지면, 악기 연주를 연습해 볼 생각입니다.

Sagar: 박사님이 Node 13에 잠깐 거주한 적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만약 원하신다면 사람을 시켜서 그곳의 박사님 물건들을 전부 가지고 오라고 지시하겠습니다. 물론 박사님의 악기도 포함해서 말이죠.

ConneR: 그렇게 해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군요. 감사드립니다.

Sagar: ……제가 상상한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시군요. 소문에는 다가가기 매우 어려운 성격에 괴팍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각보다 훨씬 젠틀하시고 신사적인 분이신 것 같습니다.

ConneR: 전 그저 관리국과 A.R.C.의 고위층 위원회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을 뿐. 그리고 제가 당신에게 괴팍하게 대할 이유가 전혀 없지요. 당신은 탐사팀 대장 신분으로 제 생명을 구해주신 분. 게다가 제가 콩밥을 먹지 않도록 도와주기까지 하셨는데 당연히 존경과 예의를 갖춰야 하는 게 도리 아니겠습니까.

Sagar: 그런 말씀 마십쇼. 제게 그렇게까지 예의 차리실 필요는 없습니다.

ConneR: 예절은 저희 Neumann 가문의 전통적인 가풍이기도 하죠. 오히려 당신 입장에선, 전 그저 한 명의 범죄자에 불과할 텐데, 당신은 어떤 반감도 제게 내비치지 않으셨습니다.

Sagar: 고고학과 탐사 기술 영역에서의 박사님의 위치는, 틀에 박힌 사상과 옛날 사고방식으로는 절대 범접할 수 없는 자리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도 본래 고고학의 길로 걷고 싶어 했던 사람이었지요.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생각보단 행동이 앞서는 성격 탓에 결국 탐사대의 길을 걷게 되었지만요. 하지만 박사님처럼 모든 영역에 뛰어나신 분은 저희에겐 신과 같은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ConneR: 어리석군요. 이 세상에 「신」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신격화된 「인간」은 이미 이 세상엔 넘쳐나고 있죠. 그러니 다시는 저를 그런 식으로 부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Sagar: 경솔했군요. 죄송합니다. 어쨌든 당신을 매우 숭배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ConneR: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제 오른쪽 눈에 대해서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이 눈으로 바라보는 화면을 관리국과 A.R.C에서도 동시에 모니터링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Sagar: 그럴 리가요! 당시 당신을 구조한 의료팀은 당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일각을 다투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쓸데없는 장난질에 할애할 시간 따윈 있지도 않았죠. 저도 그 현장에 있었으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ConneR: ……그렇군요. 그 말이 사실이라도 뭔가 불쾌한 느낌을 지울 수 없군요.... 이 오른쪽 눈. 다른 것으로 덮어버려도 괜찮겠습니까?

Sagar: 네? 뭐, 별로 상관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어렵게 보정하게 된 시력을 이런 식으로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요?

ConneR: 이것은 원칙의 문제입니다. 기계의 도움으로 의심만이 넘쳐나는 세상을 바라보는 것보단, 아예 덮어버리는 것이 더 나을 듯하군요.

[재생 종료]

1.6. Log_702_02_14_repaired

[데이터 외부 물리 충돌로 인한 부분 손상]
탐사 일지 7011214
위치:유적N13A448
깊이:해발-41m
주변 지형:험준한 편, 화산암 위주
장비 손상률:5%, 안전범위 내

기록:
Entry 1
대략 50분 정도를 내려와 유적 하단에 도착했다. 드론의 스캔 결과에 따르면, 이곳은 분명 거대한 지하 공간임이 틀림없다. 나를 기준으로 직선을 바라보고 있는 곳이 아마도 건축물의 중앙 위치로 가는 통로일 것이다.

Entry 2
방금 앞 모퉁이에서 어떤 물체가 이동하는 것을 본 것 같다. 내가 발견하자마자 맞은편 통로로 가버린 것 같다. 현재 계속 추적 중이다!
[탐지:음파 레이더 가동]

Entry 3
제길! 놓친 것 같다. 분명 이곳으로... 잠깐. 음파 레이더에 반응이 잡혔다....크윽! 내 눈!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이런 물건이 어째서 이곳에 있는 거지?...…
[탐지:사용자 권총 발포]
……어디냐! 나와라!……
[탐지:사용자 권총 발포]
[탐지:사용자 권총 발포]
[탐지:사용자 권총 발포]
……으아아악 내 손! 제기랄…
[일지가 원인불명의 이유로 중단되었습니다]

[레코더 외부 충돌로 인해 손상]

기록 강제 종료 시간:701_1214_0637

1.7. Audio_Home_697_07_11

(초인종)

Grace: Neumann가(家) 입니다.누구시죠?..... 오! 이런! 도련님 아니십니까!

ConneR: Grace. 오랜만이군요.

Grace: 잠깐만 기다리세요! 지금 당장 문을 열어드릴게요!

(대문이 열린다)

Grace: 도련님!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ConneR: 안아주시기 전에 우선, 제 짐 좀 제대로 풀고.... 왜 울고 계십니까? 제가 돌아온 게 그렇게 감격스러운가요?

Grace: 죄송해요. 제가 실례했군요. 우선 도련님 짐을 방안으로 옮기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을 떠나셨을 때랑 변함없는 모습이시군요.

ConneR: 고맙군요. 아버지는 괜찮으신가요?

Grace: 주인 어르신은.... 괜찮습니다만. 직접 가서 보시는 게 더 빠를 듯합니다.

ConneR: 무슨 일 있었습니까?

[»»»빨리 감기»»»]

ConneR: ……아버지?

Colin: ……

ConneR: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Grace: 도련님이 집을 떠난 후, 어르신은 자신의 작업실의 문을 잠그고 며칠 동안이나 나오질 않으셨어요. 그래도 처음엔 제가 방문 앞에 음식을 놓아두면 그걸 드시곤 하셨는데 .... 어느 날, 문 앞의 음식들이 그대로 있는 것을 발견하곤, 문을 따서 들어갔어요. 그때 주인 어르신이 어질러진 서류와 장비들 사이로 쓰러져 계신 것을 발견했죠....

ConneR: ……그때부터 쭉 이런 상태로 계셨던 겁니까?

Grace: 네…… 음식을 먹여드릴 때 이외엔 어떤 반응도 보이질 않으셔요. 그저 앞만 바라보고 있고... 마치 영혼이 없는 것처럼요. 의사들조차도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질 못했어요.

ConneR: ……아버지. 저입니다.

Colin: ……

ConneR: 아버지!

Grace: 그래도 어르신이 도련님을 뵙게 되면 조금은 나은 반응을 보이시길 기대했는데....
도련님! 정말 죄송합니다! 모두... 제가... 제가 어르신을 잘 돌보지 못해서 이렇게....

ConneR: 사과하실 필요 없어요. 제가 조금 더 일찍 돌아왔어야 했는데..... 결국, 지금 아버님께 자랑할 기회도 없어진 것 같군요.

Grace: 도련님……

ConneR: ……전 괜찮습니다. 아버지의 작업실을 살펴봐야겠군요.......

[»»»빨리 감기»»»]

(문을 연다)

Grace: 죄송합니다. 이런 복잡한 물건들은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를 시작해야 할지 잘 몰라서.

ConneR: 아닙니다. 그대로 두신 게 더 도움이 됩니다.

Grace: 아 참. 어르신께서 쓰러지셨을 때, 손에 이것을 쥐고 계셨어요.... 책상 위에는 편지가 놓아져 있었고요. 제 생각엔 도련님께 드리려고 한 것 같아요.

ConneR: Neumann가문의 회로칩....

(봉투를 뜯는다)

[재생 종료]

1.8. Mail_iM_702_07_01

Subject [계정 변경 요구 회신] Colin Neumann Jr.을 ConneR로 변경
From iM 서비스 센터 To Colin Neumann Jr.

귀하께서 24시간 이전에 신청한 계정 변경 서비스 시스템이 이미 검토를 마쳤으며
1시간 이내 작업이 완료됩니다.

상세 정보는 이와 같습니다.
이전 계정:Colin Neumann Jr.
새로운 계정:ConneR
계정 유형:일반,공개 설정

iM SNS 시스템을 이용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만약 문제가 있으시면 언제든지 문의 바랍니다. 성의껏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이 가득하길.

iM SNS 제작팀 올림||

1.9. Log_Home_697_08_08

개인 일지 6970808_ConneR
장소:Node 08 저택

집을 떠나온 지 십몇 년 만에 다시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방으로 돌아왔다. 영혼을 잃어버리고 껍데기만 남은 아버지의 육신이 나를 맞아주었고, 거대한 실의가 나를 옭아맸다. 어쩌면 난 이곳으로 돌아와 나의 성취를 증명하거나 가족들 앞에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나타난 나 자신을 보여주고 싶어했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런 것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아버지가 남기신 회로 칩은 Neumann 가문 대대로 내려온 유물이다. 아버지한테 이것에 관한 어떤 말도 듣진 못했지만, 아마도 고대 과학 산업의 산물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렸을 적 희미한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아버지는 이 칩에 관해선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했고 자신도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자신의 분노를 우리들에게 표출하곤 했다. 결국 얼마 못가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이 집을 나왔다.

방금 간단히 아버지의 장비를 사용하여 회로 칩의 초기 형태를 분석해 냈다. 하지만 달려있는 포트 단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종류의 것이다. Neumann 가문은 수많은 수수께끼를 품고 있으며, 지금의 나는 진상을 밝혀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바로 이 Node 13에서 말이다.

ConneR 6970808

1.10. Mail_Colin_690_05_14

아들에게

네가 이 편지를 봤을 땐, 아마도 내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겠구나. 이미 내 자신이 누군지 조차 잊어버린 상태일 수도 있겠군. 너와 네 모친 Alyxia가 이곳을 떠나고 얼마 되지 않아, 의사에게 소모성 뇌 신경 퇴화증 선고를 받았단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단다. 이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은, 아직 증상 초기 단계라 치명적인 증상은 발현되고 있지 않으니깐. 그래도 몇 단어는 생각이 잘 안 나거나 순간 사고를 멈추게 되는 듯한 느낌이 드는구나. 그래서 지금, Grace의 도움으로 이렇게 이 편지를 써 내려 가고 있단다.

우선 예전의 못난 아비를 대신해 네게 이렇게 사과하고 싶구나. 나의 무지함과 두려움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고, 오히려 나보다 미숙하다고 느껴진 다른 이들을 나무라면서 되돌릴 수 없는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단다. 너와 아내를 잃은 것처럼 말이야. 나는 내 아내, Alyxia에게 너무나 많은 빚을 졌단다. 그때의 난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나 자신이 쉽게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단다. 지금 그때를 떠올려보면, 내 아내와 대면하여 직접 용서를 구할 용기조차 나질 않는구나. 만약 네가 이 편지를 읽고 나서, 혹시라도 Alyxia를 만나게 되면 꼭 이 말을 전해줬으면 한단다.
「우리 아들을 무리 없이 잘 키워줘서 너무나 감사하오. Colin은 결국 최악의 아버지를 두었지만, 당신 같은 훌륭한 어머니가 곁에 있어 줘서 너무나 다행스럽게 생각한다오」

우리 Neumann가문은 Node 13의 명가 중 하나였으며, A.R.C. 위원회 원로들과도 남다른 친분이 있었단다. 그리고 네 손에 있는 회로 칩은 200년 전부터 가문에 내려져 온 유물이란다. 조상 Rald는 옛날 이 세계를 재건했을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 몇 년 동안, 나는 거기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려 여러 번 시도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뤄 내질 못했지. 하지만 너 같은 소질이 있는 사람에게는 어쩌면 그 비밀을 알아낼 수 있는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이 몇 년 동안 네가 바깥에서 활약한 이야기들을 자주 들었단다. 나와 함께 캐치볼을 하며 놀던 어린 소년이 이젠 어엿한 고고학자라니. 게다가 A.R.C.의 연구에 대한 반박 논문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을 땐, 한편으론 기쁘면서 또 한편으론 매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단다. 그리고 복잡한 심경도 마구 들더구나. 내 동료들은 모두 내가 얼마나 자랑스러워할까 하며 부러워 하기도 했단다. 물론, 네가 너무나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옛날 네게 아주 엄격하고 불합리한 기대로 네게 큰 고통을 주었던 나 자신에게 막심한 후회가 들더구나.

만약 네가 어느 날 이곳으로 돌아와 이 편지를 보게 된다면, 네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었단다. 「미안하다. 고생 많았다」. 우리 Neumann가는 영원히 너를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아버지가

1.11. Cam_Arc_702_04_04

파일:cytus2_cos0702.png

Mark: Neumann박사님 안녕하십니까. 동료한테서 저를 찾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만?

ConneR: 그렇습니다. Mr. Mark. 제가 2주 전에 시스템 권한 개방 요청 건으로 도움을 청했었죠. 그리고 지금 몇 가지 확인하고 싶은 게 있더군요.

Mark: 어떤 부분이죠?

ConneR: 제가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의 등급이 Level4, 맞습니까?

Mark: 확인하고 알려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ConneR: ……。

Mark: 네, Level 4 맞으십니다.

ConneR: 하지만 제가 어제 잠깐 항목을 살펴봤는데, Library 중앙 데이터 보관소와 정신 네트워크 방화벽 권한이 전부 100% 열려있던 게 아니더군요.

Mark: 음.....아무래도 직위와 경력이 조금 특수하게 적용돼서 Level4의 권한만 부여된 것 같습니다. 각 부서마다 독립된 조사팀이 있어서 처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만.

ConneR: 그렇군요…… '고문'이라는 직함, 막상 듣기엔 꽤 그럴싸해 보이지 않으십니까?

Mark: .....네.

ConneR: 그리고 하나 더, A.R.C.에서 실체 중앙 데이터 실을 열람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죠?

Mark: 아…죄송합니다. 이미 제 보안 등급을 벗어난 질문이라 대답해 드릴 수 없겠네요. 만약 박사님께서 궁금하시면 직접 위원회에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ConneR: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통화 종료]

1.12. Diary_ConneR_702_04_06

개인 일지 7020406_ConneR
장소:ARC 본부 생활관_V017호

그 일로부터 벌써 3개월이 흘렀다. 좌반신의 통증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은 듯하다. 새롭게 장착한 눈과 팔의 작동법에 조금씩 익숙해졌지만, 마음 한편으론 아직까지 이런 현재 내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긴 어렵다. 최소한 나를 공격했던 그것이 무엇인지 밝혀내기 전까진...

A.R.C.본부는 확실히 데이터와 훌륭한 인재들의 보고이다. 예전 그들의 수준을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에선 아마 내가 원하는 대답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허울뿐인 이 고문이라는 직함을 받게 되었지만, 역시 아직도 그들은 나를 철저히 경계하고 있는 느낌이다.

현재까지 이곳에서 접촉한 사람들은 대부분 잔소리꾼들에 불과했다. Sagar라는 자는 겉보기엔 그렇게 똑똑해 보이진 않지만, 적어도 탐사 대장이란 직책을 맡고 있는 걸 보면 분명 예사 인물은 아닐 것이다.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위원회 놈들은 모두 비밀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언젠가 그들을 직접 대면할 기회를 만들어야겠군.

ConneR 7020406

1.13. Mail_BH_702_07_12

Subject 친애하는 Colin선생님: 이번 일에 대해서 매우 죄송스럽습니다.
From Body Hack Corp. VIP Service To Colin Neumann Jr.

선생님께서 저희 자사 상품 사용으로 인해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는 즉시 직원을 보내 고장 난 상품을 회수하고 무료로 신형 의수를 보내드릴 계획입니다.
또한, 분리부터 설치까지 발생하는 모든 비용 역시 Body Hack가 전부 부담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Body Hack 제품을 사용해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당사에 대한 의견이나 질문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의 귀한 의견을 밑바탕으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언제나 평안 하십쇼. 감사합니다.

Body Hack Corp. 운영팀 Max Kristian 올림||

1.14. Call_702_07_12

ConneR: 네, 여보세요.

Maggie: 안녕하세요. 혹시 ConneR선생님이십니까?

ConneR: 그렇습니다만.

Maggie: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SkyEkho천회예술의 큐레이터를 맡고 있는 Maggie라고 합니다.

ConneR: 안녕하세요. 무슨 일이죠?

Maggie: 네 사실, 저희가 최근 선생님이 인터넷에 올렸던 연주 영상을 봤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예전에 Colin Neumann Jr.라는 이름으로 훌륭한 작품들을 발표했고 많은 팬들이 생겼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ConneR: 그렇군요. 다 옛날 일입니다.

Maggie: 네! 저희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선생님이 공연에서 사용하셨던 악기에 대해서입니다. 그것들은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데 굉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ConneR: 응? 사실 조금 전까진 별로 시답잖은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조금 관심이 가는군요.

Maggie: 저희는 선생님께서 독주회 형식의 공연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천회예술은 가상 음악회 관련 기술을 보유한 베테랑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서 표현하시는 음악을....

ConneR: 오프라인 공연이 아니라면 할 생각이 들지 않는 군요.

Maggie: ……저기 방금 잘 못 들었습니다만, 선생님. 방금 뭐라고 하셨죠?

ConneR: 전 오프라인 공연 아니면 공연하지 않습니다.

Maggie: 아……그러시군요. 선생님,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지금 즉시 그 팀에게 오프라인 형식으로 세팅하라고 전달하겠습니다. 현재 오프라인 공연이 많이 없어진 상태라, 오히려 더욱 희소성 있고 근사한 공연이 될 것 같군요.

ConneR: 당신들이 제게 제공할 수 있는 장소 목록을 먼저 들어보고 싶군요.

Maggie: 네, 알겠습니다. 저희 회사는 Node 08에서 가장 좋은 공연장인 중앙 뮤직홀을 예약했습니다. 준비만 되신다면, 당장 줄을 세워서 공연을 진행할 수 있죠.

ConneR: 굉장하군요. 그렇다면 향후 계약과 공연 계획에 대해 확실히 준비되면 다시 연락을 해주시죠.

Maggie: 감사합니다. 선생님! 최대한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통화 종료]

1.15. Log_Arc_702_07_14

연구 일지 7020714_ConneR

A.R.C. 내부 근무의 장점을 말하자면, 아직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최신 연구와 각종 홀로그램 기술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곳은 정상급 인재들이 모여있는 곳이기도 하다. 만약에 유적 탐사를 통해 과거 과학 기술에 관한 자료를 얻어내지 못했다면, 이곳 중앙 데이터 창고 「Library」와 정신 네트워크의 발명, 그리고 A.R.C.와 같은 방대한 지적 자산과 권력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크고 작은 도시들이 사용하는 자동화 관리 시스템에 대해 어떤 의문점도 갖지 않는다는 사실은 날 매우 의아하게 만든다. 도시들을 이은 초고속 캡슐 궤도, 인구를 제어하는 육성 센터, 하늘 위에 지어지는 도시 건축 등이 어떻게 작동되고 운영되는지, 그것을 관리하는 주체는 누군지 의문은 끝이 없다. 관리국은 그저 준비된 프레임일 뿐이며, A.R.C.의 성취 역시 남겨진 유산 기반 위에 세워진 것일 뿐. 내가 습격을 당했던 그곳에서 바라봤던 광경은 대체 무엇인가 말인가? 답을 찾기에 이곳보다 안성맞춤인 곳은 없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더 많은 시간과 믿을 수 있는 동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는 사실 온실에서 재배한 빈약한 꽃과 다름없다. 그렇다. 이 도시, 이 세상에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우리는 그저 쓰인 대본대로 연기하고 있을 뿐.

ConneR 7020714

1.16. Cam_Arc_702_07_20

파일:cytus2_xos0801.png

ConneR: 처음 뵙겠습니다. Colin Neumann Jr.라고 합니다.

Xenon: 전 IT 부서의 Simon입니다.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ConneR: Master Simon, 당신을 알게 돼서 영광입니다. 제가 이 데이터 연산 처리 작업을 할 때마다, 시스템이 계속 과부하가 걸리더군요. 해결해 주시지 않으면, 전 아마 굉장히 슬퍼할 겁니다.

Xenon: 알겠습니다. 한 번 보도록 하죠.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ConneR: 알겠습니다.

Xenon: …...

ConneR: .......

ConneR: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cyTus의 정신 네트워크 안정성에 관련된 보고서를 제게 제공해 주실 수 있습니까? 제가 듣기론, 안정 협정을 당신이 발명했다고 들었습니다.

Xenon: ……위에서 아직 권한을 주지 않아, 현재로선 직접 공개해 드릴 수 없을 것 같네요.

ConneR: 그렇습니까? 매우 아쉽군요. 만약 열람해 볼 수 있다면 제 작업도 좀 더 순조롭게 진행됐을 텐데 말이죠.

Xenon: ……당신이 하는 일이랑은 어떤 상관이 있습니까?

ConneR: 「Library내에 있는 고대 문명 과학 기술의 연구 및 개발」. 내용상으로 볼 때도 그렇게 큰 문제라곤 생각이 들지 않는군요.

Xenon: ……지금 개량한 연산 방식으로 설정을 해두었습니다. 아마도 과부하로 인한 멈춤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ConneR: 호오. 그렇습니까. 정말 감사드립니다.

Xenon: 그리고 지금 다루고 계신 데이터의 양이 엄청나게 방대하더군요. 열람하시는 데이터들은 전부 저희 부서로 전송됩니다. 당신은 계약직이니 회사 일과 관련이 없는 자료 등은 되도록 삼가해 주십쇼.

ConneR: 꽤 민감하게 반응하시는군요. 하지만 걱정 마시길. 모두 다 A.R.C를 위해 필요한 일들을 하고 있을 뿐이니.

Xenon: 그렇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다른 문제가 없으시면,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ConneR: 알겠습니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재생 종료]

1.17. Cam_Cafe_702_07_21

파일:cytus2_cos1302.png

(초인종)

JOE: 어서 오세……요

Unknown: 오랜만이구만, JOE

JOE: ……마티니로 할 텐가?

Unknown: 긴장하지 말라고. 오늘은 마티니를 마시러 온 게 아니야. 뭘 좀 너한테 묻고 싶은 게 있다네.

JOE: 뭘 묻는 거랑 마티니랑 무슨 상관인가.

Unknown: 그냥 얘기 좀 나누려는 걸세. 자네 만약 말하기 싫다면, 한 잔 시키도록 하지.

JOE: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지? 너와 나 사이에 별로 나눌 이야기도 없을 텐데.

Unknown: Simon Jackson이 이곳에 단골 손님인가? 듣기론 이 친구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더군. 이 친구에 관해서라면 어떤 이야기라도 해줬으면 좋겠네.

JOE: ……

Unknown: 그다지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 보이는군. 그렇다면, 마티니에 올리브 세 개 넣어서 한 잔 주게.

JOE: ……그 친구가 뭔가 저질렀나? 너희들 그 친구는 건드리지 않는 게....

Unknown: 마티니에 올리브 세 개 넣어달라고 하지 않았나!?

(칵테일 제조 중)

JOE: ……뭘 알고 싶은 거지?

Unknown: 어디서부터가 좋을까나... 옳지. 그 친구가 A.R.C에 들어온 후부터 시작하면 좋겠군.

JOE: 그 친구가 A.R.C에 들어간 지 2년 정도 됐을 때 즈음, 이 가게를 발견했네. 몇 년간은 별로 얘기를 나누지도, 연락을 하지도 않았지. 이곳에 오더라도 일과 관련된 이야기는 일체 꺼내지도 않았고 말이야. 난 그냥 그 친구가 현재 A.R.C의 IT 부서에서 일을 한다고만 알고 있네. 뭐 들어가자마자 A.R.C에서 cyTus를 만들었고 많은 안정 협정 및 방화벽 기재 등을 만들어냈지만, 어떤 관리직책과 권한도 받지 못했다는 점도....

Unknown: 자네 날 바보로 아는가? 그런 이야기는 근처 이발소 주인장들도 검색해서 찾을 수 있는 이야기이지 않나. 좀 더 유용한 정보를 원하네.

JOE: ……예전에 전화로 최근 관리국과 협업으로 진행하는 일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다만, 자세한 내용은 나도 듣질 못했네.…

Unknown: 옳지! 그런 이야기를 원했네! 그리고 또? 알고 있는 정보들을 다 말해 주게나.

JOE: 그다지 특별할 만한 것들은 없어. 그 친구도 워낙 조심성이 많은 친구라 일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잘 꺼내지 않는다고.

Unknown: 그것 뿐일 리가 없을 텐데? 그래도 술은 시켰으니, 너무 짜증은 내지 말게나.

JOE: 술을 시켰으니 다 말해준 것뿐이야. 그것 이외엔 별로 해줄 말이 없다고. 그런데 너희들, 어째서 갑자기 그 친구를 조사하는 거지?

Unknown: 너희들? 뭔가 잘못 짚은 것 같군. 우리 조직은 그런 시답잖은 일엔 관심이 없다네. 그냥 개인적으로 조사를 부탁받아서 말이지. 조직 일만으론 먹고 벌이가 워낙 시원찮아서 말이야.

JOE: ……너희 보스가 만약 네가 개인 명의로 마음껏 마티니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면 가만두지 않을 텐데.

Unknown: 그러니깐 말이야! 내게 뭔가라도 좀 더 말해 주게나! 보수를 받게 되면 조금 때줄 테니깐.

JOE: 필요 없어. 마시고 얼른 꺼지라고.

Unknown: 흠... 그런 태도 조심하라고. 강아지를 어떻게 훈련시키는 지 까먹은 건 아니겠지? 물론 그것도 불법이지만 말이야. 하하하.

JOE: ……

Unknown: 그 일을 마치기 전까진, 여기에 매일 올 생각이네. 그 친구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캐내고 있으라고. 그럼 이만.

(초인종)

[재생 종료]

1.18. Diary_ConneR_702_07_22

개인 일지 7020722_ConneR
장소:ARC 본부 생활관 _V017호실

결국 이곳에서 Sagar 그 친구보다 재밌는 녀석을 발견했다. Simon Jackson. 예전에 Crystal PuNK 이라는 이름으로 언더 밴드계에 나타났고 어느 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지. 몇 년 뒤, 우수한 성적으로 A.R.C 네트워크 안전 부서로 입사했고, 수많은 신종 범죄에 대한 안전 메뉴얼의 초안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그 이후로 A.R.C에선 몇 년간, 네트워크 관련 테러나 범죄가 급격히 감소한 이유도 모두 이 어린 친구 덕분이라고 한다.

만약 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것도 굉장히 수월해질 텐데 말이야. 하지만 그전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를 확인해야만 하겠지. 먼저 당분간은 그 친구를 자세히 관찰해볼 생각이다. 물론 다른 이도 시켜서 그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할 계획이다.

ConneR 7020722

1.19. Cam_Arc_702_07_24

파일:cytus2_xos1101.png

ConneR: 안녕하십니까. 앉아도 되겠습니까?

Xenon: ……무슨 일이죠?

ConneR: 그렇게 경계하실 필요 없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여기 음식이 꽤 괜찮게 나오더군요.

Xenon: 지금은 쉬는 시간입니다. 만약 문제가 있으면 관련 보고서를 써서 나중에 전달해 주시죠.

ConneR: 하하. 전 당신보고 일을 하라고 온 게 아닙니다. 그냥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 괜찮겠습니까? Mr. Xenon

Xenon: ……회사에선 그런 이름으로 부르지 마시죠.

ConneR: 죄송합니다. 실례가 될지 모르겠지만, 당신의 싱글 앨범을 들어봤죠.

Xenon: 하아.

ConneR: 매우 흥미롭더군요. 물론 편곡에 많은 디지털 효과와 보정이 들어가 있었지만, 현의 소리 만큼은 그 소리 본연의 것을 사용하셨더군요. 매우 인상 깊게 들었습니다.

Xenon: 만약 그 현의 음도 디지털화되었다면, 분명 기타 본연의 정체성을 잃었겠죠. 듣기 좋은 소리도 아니었을 테고.

ConneR: 호오. 매일 기계에 둘러싸여 차가울 것만 같은 인상인 당신에게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이야. 확실히 기계와 과학 기술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어 보이는군요. 이 점에서 저희 둘은 분명 뭔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만.

Xenon: 저를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지 마시죠....

ConneR: 하하.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잘 알고 있지요.
과학이 인류의 등불이라면, 우리가 바로 그 등불을 비추는 자들 아니겠습니까.
저희의 행동, 언행 하나하나가, 모두 인류의 다가올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죠.

Xenon: 당신이나 그럴 수 있겠죠. 전 그렇게 대단한 위인이 아닙니다.

ConneR: 그렇게 겸손하실 필요 없습니다. 당신과 같은 인재가 그저 일반 직원과 같은 위치에 있다는 게 너무 아깝기만 하군요. 언젠가 당신이 훨씬 위로 올라갈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Xenon: ……마음대로 생각하시죠.

ConneR: 이것은 제 앨범입니다. 만약 괜찮으시면, 서로 감상을 교류했으면 좋겠군요.

Xenon: 그때 기분을 보고 결정하도록 하죠.

ConneR: 하하. 정말 냉정하시군요. 편히 쉬시도록 이만 가보겠습니다. Mr. Xenon。

Xenon: 얼른 그래 주셨으면 좋겠군요.

[재생 종료]

1.20. Mail_Arc_702_07_27

Subject 기자회견 안내
From A.R.C.마케팅 부 To Colin Neumann Jr.

이번 저희 프로젝트의 총괄을 맡아주셔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따라서 3일 후, A.R.C. 본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프로젝트 내용과 주요 멤버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학술 교류 및 관련 프로젝트에 관한 좋은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할 목적으로,
이번엔 특별히 첨단 산업의 선두 기업들 및 각 관리국의 장관, 매체들까지 초청하여 함께 대담 교류를 진행합니다.
따라서 이번 중대한 자리에 필히 참여해주셨으면 합니다.

A.R.C. 최고 위원회 올림||

1.21. Diary_ConneR_702_07_28

개인 일지 7020728_ConneR
장소:ARC 본부 생활관 _V017호실

최근에 한 뉴스가 내 시선을 끌었다. 한 아이돌 가수가 공연 중 혼절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수많은 관중들의 몸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는 기사. A.R.C의 의료 채널을 통해 꽤 많은 환자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은 급성 대뇌 질환 혹은 네트워크 중독 징후라는 병명으로 진단됐다고 한다.

Node 13에는 수많은 의료시설이 존재하는데 대부분 과학 기술 발전의 산물을 과도하게 남용함으로써 오는 부작용 등을 치료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나도 그곳에 머물렀던 경험이 있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질환에 대해 남들보다 조금은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증상이 매우 심각한 몇 환자들의 차트를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기억 상실과 같은 질환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제적으로 대뇌의 기억을 담당하는 부분을 손상시킴으로써 부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왜 공연장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인지,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ConneR 7020728

1.22. Mail_Arc_702_07_22

Subject 임무 보고
From Underworld To Rald [본 메일은 암호가 걸려있습니다]
돈은 3회로 나누어 Node 03계좌로 보내주십쇼.

다른 지시 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제게 말해주십쇼.
최근 보스의 감시가 꽤 엄격하니 Dead drop을 사용해 주시고요.

H.H.||

1.23. Audio_Arc_702_08_26

(문이 열린다)

ConneR: Mr. Xenon. 제 앨범은 들어보셨습니까?

Xenon: 이건 저번 달 Library 이상 접속 기록입니다. 여기에 당신의 모든 흔적이 담겨 있죠.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 거죠?

ConneR: ……절 의심하는 겁니까? 말씀 드렸듯이, 전 Library에서 네트워크 연결 접속 이상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을 뿐, 전 제 할 일을 하는 것뿐인데 말이죠.

Xenon: 저 역시 네트워크 보안의 책임을 담당하고 있죠. 계약직인 당신이 독단적으로 이 자료들을 열람하는 행위 역시 제 관할 범위내에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ConneR: 흠...? 그러면 이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체포라도 하실 겁니까?

파일:cytus2_xos2407.png

Xenon: 전 당신의 어떤 수상한 점이라도 발견하게 되면, 바로 상부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ConneR: 그렇다면 지금 당장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이럴 때일수록 「규정준수」를 따르는 것이 당신 스타일이 아닌지요?

Xenon: ……

ConneR: 수도 없이 많은 협정을 발명했고 단숨에 보안의 수준을 최고치로 만드는 데에 일등 공신 아닙니까. 그런데 이것이 내부 사람의 짓인지, 외부 사람의 짓인지 구분하지 못하다니, 꽤 실망이군요.

Xenon: 지금 이 사건과 당신은 아무 관련이 없다는 건가요?

ConneR: 아니, 오히려 그 반대죠. 이 사건은 저뿐만이 아니라, 당신, 그리고 모든 사람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모든 세계는 소용돌이치는 하나의 거대한 거짓 속에 존재하고 있죠.

Xenon: 무슨 소리입니까?

ConneR: 현재 cyTus의 정신 네트워크는 원래 Library 안에 있는 고대 기술과의 융합으로 개발된 것이더군요.

Xenon: ……그게 어쨌다는 것이지?

ConneR: 자신조차 제대로 컨트롤 할 수 없는 기술이라니,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Xenon: 무슨 소릴 하려는 겁니까?

ConneR: 제 생각엔, 그 안정 협정이라는 것은 「발명」이 아닌, 「발견」된 것뿐 아닙니까? 당신은 그저 그것을 현재로 가지고 온 것일 뿐인데, A.R.C는 잘도 그것이 자신들의 작품인 것 마냥 얘기를 하더군요. 이런 행위가 좀도둑질을 하는 거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Xenon: ……네트워크 보안은 예술 창작 같은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공평한 규정 속에서 안전하게 네트워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죠. 어떤 문제도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ConneR: 그게 문제인 거죠. 「규범」, 「제도」, 「협정」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신처럼 추앙받다니. 저는 그런 신격화 행위를 매우 불쾌하게 생각하거든요.

Xenon: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

ConneR: 죄송합니다. 잡담이 길었군요. 아무튼, 말씀드리자면 전 Library의 연결 이상을 일으킨 「주모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또 얘기하자면, 당신에게 메일을 보내고 있는 그 「익명」의 주인공도 제가 아니지요.
제게 시간을 할애하는 것보단, 훨씬 중요한 일들이 당신을 많이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Mr. Simon Jackson.

[재생 종료]

1.24. Diary_ConneR_702_08_26

개인 일지 7020826_ConneR
장소:ARC 본부 생활관 _V017호실

오늘은 술을 몇 잔 더 마셨다. 모든 것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가상으로 물든 세계 속에서 대체 몇 명이나 나와 같이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선구자란 본래 수많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법. 역사적인 인물들 또한 이와 같은 길을 걸어갔을 것이다. 내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찾아 집을 떠나온 것처럼.

만약 내가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위해 남겨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유가 도래한 인류를 위해 진심으로 건배를 들고 싶군.

ConneR 7020826

1.25. Audio_Arc_702_08_12

(경보음 울림)

Mark: Neumann 박사님. 저희 쪽에서 방금 Library 중앙 데이터 창고의 암호 키 인덱스가 고의적으로 조작되었다는 기록이 나왔습니다. 역 추적 결과, 공격 시작점 중, 박사님 사무실의 보조 단말 장치도 포함된다고 확인됐습니다만.

ConneR: 뭐라고요!? 뭔가 잘못 아신 거 아닙니까? 전 그 단말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데.

Mark: 그렇다면 경보 시스템 오류일 수도 있겠군요.....

ConneR: 그래서 현재 상황은……?

Mark: 안전 협정에 따라, 저희가 원격으로 처리해 드릴 예정입니다.

ConneR: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직 일을 반 정도밖에 끝내질 못해서 말이죠.

(디바이스 스캐닝 중)

Mark: 박사님. 혹시 최근에 사용 출처가 불명확한 소프트웨어나 측정기를 사용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박사님의 신분이 조금 특수하게 적용돼서, 아마도 A.R.C.의 장비 사용 권한이 일부 제한되어 있을 겁니다.

ConneR: 흠……출처 불명확이라... 몇 프로젝트 안건은 측정 장비 사용이 필요합니다. 이 역시 제가 해오던 연구 진행 방식이기도 하고요. 제 방식이 A.R.C.가 규정한 어떤 요건에는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Mark: ……혹시 모르니 만약을 위해서 박사님의 라벨을 장비에 붙여 주실 수 있나요? 금방 대원을 파견해 검사하도록 하겠습니다.

ConneR: 알겠습니다.

Mark: 스캐닝 작업을 전부 완료했습니다. 박사님의 보조 단말장치도 임의로 선택된 미끼에 지나지 않던 것 같군요.

ConneR: 아무 이상 없으면 됐습니다. 우선 이런 짓궂은 장난을 한 친구가 누군지 하루빨리 찾아내 주셨으면 좋겠군요.

Mark: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생 종료]

1.26. Mail_Arc_702_08_20

Subject 공연을 성공적으로 잘 마치신 거 축하드립니다.
From SkyEkho_Maggie To ConneR

지금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흥분했습니다.
공연은 본래 저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욱 좋았습니다.
오프라인 콘서트에 대한 시각도 완전히 뒤바뀌게 된 계기가 되어버렸네요.

이번에 선생님에 공연에 취해버린 것은 관객뿐만이 아닙니다.
이곳 중앙홀 관계자분께서도 앞으로 선생님의 공연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이 장소를 대관해 드린다고 합니다.

다음번 협업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SkyEkho 전(全) 스태프 올림||

1.27. Audio_Arc_702_08_07

Nancy: 안녕하세요. 박사님. 오늘은 혼자 커피 드시러 오신 건가요?

ConneR: 늘 마시던 거로, 아이스 아일랜드 한 잔 부탁합니다.

(커피머신 작동 중)

Nancy: 아이스 아일랜드 다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위스키 양조장을 다른 업체를 바꿨어요. 한 번 드셔보시면 확실히 예전이랑 다른 맛이 날 거예요.

ConneR: 음… 알코올 맛이 예전보단 덜해진 듯하군요. 그래도 괜찮은 맛입니다.

Shinshima: 박사님! 오늘 웬일로 이곳에서 한잔하고 계시는 겁니까? 최근에 새로운 데이터 테스팅 업무를 진행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만.

ConneR: 신시마 교수님이시군요. 그런 테스팅 업무라도 있어야 이렇게라도 몰래 나와서 한잔할 수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Nancy: 박사님은 이미 일주일 동안이나 똑같은 시간에 여기로 오셨다구요!

ConneR: 나중에 분석해야 할 몇 문헌 자료는 중앙 데이터 창고의 연산 능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한가하진 않을 겁니다. 아마도 여러 번 왔다 갔다 할 것 같군요.

Shinshima: 그럼, 조수들을 더 구하셔야겠군요.

ConneR: 맞습니다. 제 기억엔 신시마 교수님은 Node 15 출신이라고 알고 있는데?

Shinshima: 네. 거대한 섬에 세워진 작은 도시 중 하나이죠. Node 08에선 아마 볼 수 없는 풍경일 겁니다. 하하하.

ConneR: 예전 홀로그램 기술을 연구하셨을 때, Node 13에 오신 적이 있는지요? 저도 당시에 오랜 기간 그곳에 거주했습니다. 그곳의 문화 특색과 분위기엔 잘 적응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그곳을 진심으로 좋아했었죠.

Shinshima: 그때 전 A.R.C.의 근무 제의를 받아 가족들과 함께 Node 08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휴가도 별로 없어서 다른 Node에 오래 머물 시간이 별로 없었죠. 그리고 박사님께서도 아시겠지만, 다른 Node로의 이주 신청은 절차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지 않습니까.

ConneR: 그러셨군요……아쉽습니다. 그럼 Node 03엔 가보셨습니까? 제가 자료를 찾아본 적이 있었는데,「아키텍트」인류 공격 사건이 그곳에선 꽤 유명하더군요. 조금은 개인적은 이유로 이런 사건에 흥미를 갖고 있어서 말이죠.

Shinshima: 여행으로는 몇 번 가봤습니다만, 그 사건에 대해선 들은 바가 전혀 없었는데? 아마도 그곳 출신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빠를 듯합니다.

ConneR: 저희 프로젝트팀원들 중엔 그곳에서 온 사람이 아무도 없더군요. 신시마 교수님 팀원 중에는 혹시...?

Shinshima: 죄송하게 됐습니다. 저희 연구실엔 그곳 출신 사람이 한 명도 없습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저도 다른 곳에 한 번 물어봐 드리도록 하죠.

Nancy: Node 03에서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거주한 적이 있는 연구원 한 명을 알고 있어요!

ConneR: 호오? 혹시 이곳 단골입니까?

Nancy: 단골은 아니지만...... 사실 엄청 수줍음이 많은 여자 연구원인데.... 현재 홀로그램 분석 전문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박사님께서도 그분의 파트너를 알고 계실 텐데요? 탐사대의 Sagar 대장님이라고.

ConneR: Sagar? 그에게 방금 말한 그 여자 연구원에 대해선 어떤 소리도 듣지 못했습니다만.

Nancy: 보통 늦은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만 이곳으로 오시곤 해요.다른 시간에는 보통 배달 음식을 시켜먹곤 하시더라고요.

ConneR: 그 분 연구실 위치가....?

Nancy: C3101실이에요. 중앙 데이터 창고 블록에 있는. 위치를 찾기가 좀 힘드실 수도 있어요. 그 근처에 가셔서 직접 물어보는 게 나으실 거예요. 참, 그분 성함은「Rin」이라고 해요.

Shinshima: 어차피 그곳에 볼일이 있다고 하셨으니 아까 말씀하신 자료들을 가지고 가보시면 되겠군요.

ConneR: 감사드립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됐군요.

[재생 종료]

1.28. Audio_Arc_702_08_08

직원A: C3101? 여기에 C3로 시작하는 방 번호가 있었나?

직원B: 보호구역 쪽을 말씀하시는 가 보군요. 앞쪽으로 걸어가시다가 통로 끝에서 왼쪽으로 보면 엘리베이터가 하나 있습니다. 저도 가본 적이 없어서 아마 거기까지 가신 다음에 스스로 찾아보셔야 할 겁니다.

ConneR: 알겠습니다. 두 분의 도움, 감사드립니다.

[»»»빨리 감기»»»]

(자동문)

Rin: 앗!?… 누구시죠?

ConneR: 이런, 죄송합니다. 놀래 드릴 생각은 아니었습니다만. 전 어제 보내드렸던 분석 자료를 살펴보려..... 이런!

(짐승의 울음 소리)

Rin: 죄……죄송합니다! 당장 프로젝터를 끄겠습니다!

ConneR: 봉쇄구역에 있던 동물들이 연구실로 들이닥친 줄로만 알았군요..... 일하시는 중이었습니까?

Rin: 저……그, 그게 아니라, 환경 홀로그램 영상에 푹 빠져 있던 차라..... 죄송합니다.

ConneR: 쿨럭……실례가 많았습니다.
Miss Rin,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Library 부서의Colin Neumann Jr.라고 합니다. 어제 Node 03 봉쇄 구역의 데이터 분석을 의뢰했었는데, 분석 결과를 살펴볼 수 있을까요.

Rin: 제, 제가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ConneR: 알겠습니다. 천천히 하시죠.

Rin: ……검색……Library……Colin……응?……검색 결과 없음?
큰일 났다! 설마 데이터를 다른 곳으로 보내 버린 건가? 최근에 Sagar씨가 보내온 자료가 너무 많아서...... 스케줄이.... 아아~ 이것도 아니야……

ConneR: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Rin: 저.... 조,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찾도록 하겠습니다.....

ConneR: 흠. 왼쪽 스크린 위에 제가 보내드렸던 자료가 있는 것 같군요.

Rin: 네? 앗! 진짜네! 제가 찾아야 할 곳을 잘못 짚었나 보네요...... 죄송합니다.

ConneR: 괜찮습니다.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조금 황당해지기 시작했을 뿐이죠.

Rin: 죄송합니다……

ConneR: 하하…… 이 방은 매우 특이해 보이는군요. 사방에는 온통 초목들.... 방치한지 몇 년이나 지난 듯한데...... A.R.C 안에서 이런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Rin: 네! 제가 이런 식물들을 너무 좋아해서......죄, 죄송합니다. 이곳에는 어차피 저 혼자밖에 없어서 제대로 정리한 적이... 그, 그래서 조금 더럽게 느껴지실 수도....

ConneR: 혼자서 이 큰 연구실을 관리한다는 겁니까? 실례지만 아무리 많아도 20대 초반으로밖에 안 보이는데? 아무래도 A.R.C.에선 신동(神童) 스카우트에도 꽤 신경을 썼던 것 같군요. Mr. Xenon, Mr. Sagar 이외에도, 「인재」라 불릴 만한 재목이 또 숨어 있었다니......

Rin: 아……저는……

ConneR: 이런. 실례가 많았습니다. 여성에게 나이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 제정신이 잠깐 어떻게 됐었나 봅니다.

Rin: 아, 괜찮습니다……

ConneR: 잠깐 자료를 살펴보도록 하죠……역시나…… 분석이 매우 깔끔하게 되어있군요. 내가 놓친 부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게다가 Node 03의 문화에 대해서까지 자세하게 분석되어 있군요.

Rin: 가, 감사합니다.

ConneR: 예전에 Node 03에 계셨습니까?

Rin: 네. 제 고향이거든요.

ConneR: 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어서. 어떤 곳이죠?

Rin: 저도 꽤 오랫동안 고향에 가보질 못해서...... 그래도 제 기억엔 아주 멋진 곳이었어요. 사람들도 정말 상냥하고, 문화와 건축 양식 역시 이곳과는 매우 달라요. 엄청 번잡하면서도, 매우 생기가 넘치는 도시였던 걸로 기억해요.

ConneR: 흠? 제가 듣기론, 그들 관리국이 「제역 사건」 이후 완전히 무너졌다고 들었습니다만. 도시 전체가 100년 동안 위법자에 의해 관리 되었다고. Node 03을 떠나온 지 얼마나 되신 거죠?

Rin: 음……그래도 아름다운 장소 몇 군데 정도가 있었.....이런, 기억이 잘 안 나네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앗!

(컵을 엎지른다)

ConneR: 이런!

Rin: 아아아…… 정말 죄송합니다. 다치지 않으셨나요!? 지금 당장 닦을 것을 드릴게요.

ConneR: 아니, 차가 이미 식어서 다행이군요. 하마터면 제 오른손 위로 엎을 뻔했군요. 하하...

Rin: 아아아…… 정말 죄송합니다. 항상 이렇게 사고만 치고........

ConneR: 초조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조금 튀었을 뿐이니까요. 분석도 다 끝났으니, 전 이만 가보도록 하죠. 나중에 또 새로운 데이터들이 도착할 겁니다. 그때도 잘 부탁드리지요. 그럼 이만.

Rin: 아,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자동문)

[재생 종료]

1.29. Audio_Arc_702_08_11

[무전 감청 기록]

[통화 시작]

Sagar: 여긴 주파수 107.83, Sagar 대장. 신분을 밝혀라.

Rin: 여보세요? Sagar. 나야....

Sagar: Rin?

Rin: 응. 잘 지내고 있지?

Sagar: 나야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지! 네가 웬일로 내게 무전을? 우린 이제 곧 유적으로 들어갈 예정이야. 아마 곧 신호가 약해질 거야.

Rin: 그게…… 일과 관련된 건으로 뭐 좀 물어보려고 했는데……

Sagar: 음? 그래, 어서 말해봐.

Rin: Library의 Neumann 박사님께서 어제 「문물(文物)」에 관한 데이터 분석을 위해 자료를 내게 보내왔는데, 조금 이상한 점이 있어서.

Sagar: 너 그 사람과 접촉한 거야!? 그 사람이 무슨 짓이라도 했어!?

Rin: 아무 일도 없었어. 오히려 잘 대해 주시던걸.

Sagar: 그렇다면 다행이군. 그 사람은 특별히 주의해야 해. 눈치가 보통이 아니라고. 그가 그 사건을 알아차려선 안 돼.

Rin: 응……

Sagar: 방금 문물에 관한 얘기를 하려 했지? 무슨 문제라도 있어?

Rin: 응…… 분석 결과, 이 문물의 등급은 「S」. 하지만 A.R.C.의 어떤 항목을 뒤져도 관련 기록을 하나도 찾을 수 없었어.

Sagar: 어떤 종류의 문헌이지?

Rin: 실제 문물을 보내온 건 아니야. 하지만 시뮬레이션 프로젝터로 그가 보내온 데이터를 살펴봤는데, 어떤 회로 칩인 것 같았어. 전자 회로 부분은 고대 문명 과학 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분석됐지만, 위의 두 개의 단자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종류라서. 통신 협정 내에 있는 데이터 저장소에서도 관련 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어....

Sagar: 역시 예상대로 엄청난 인물이군…… 나와 내 아버지도 이렇게 오래도록 탐사 활동을 해왔지만, 그런 종류의 유물은 한 번도 발견한 적이 없었는데..... 하긴, 봉쇄 구역과 유적 탐사에 관한 경험이 그렇게나 풍부한 사람인데, 개인 수중에 S급 문물이나 문헌을 갖고 있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겠지.

Rin: ……그건 위법 행위 아니야?

Sagar: 당연히 위법이지! 하지만 그의 신분은 꽤 특수한 쪽에 속해. 그가 A.R.C.에서 일한다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체제의 규정을 한참 벗어난 일이지만....
어쨌든 너는 우선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해. 물론 내가 돌아와서 처리할 때까지 상부에 보고하지는 말고.…알겠지?

Rin: 그렇다면, 박사님께 제출할 보고서는 어떻게 처리하지?

Sagar: 아.... 그건..... 최대한 느린 진도로 진행하면서 대충 분석한 거로 보여주도록 하라고.

Rin: 뭐? 그, 그래도 되는 거야?

Sagar: 물론 이론상으로 그래선 안 되지만 내가 말했듯이, 그는 우리들 체제에 완전히 속한 사람이 아니야. 그 때문에 우리도 최대한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어. 그는 아마 그 데이터의 분석을 절대로 정상적인 루트로 진행하진 않을 거야. 그렇기 때문에 너도 굳이 규정을 따를 필요는 없어.

Rin: 알았어……

Sagar: 무슨 상황이 생기면 바로 연락해. 절대로 널 위험에 빠뜨리게 하진 않을 테니.

Rin: 고마워……아 참. 그리고... 그 문물에 관해서 갑자기 기억난 일이 있는데.....

Sagar: 뭐!? 과거에 있던 일? 잘됐다! 무슨 일이 기억났지?

Rin: 그……벼, 별거 아니야. 그냥 어떤 화면들이 스쳐 지나간 것뿐이라,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 하지만 확실한 건.... 굉장히 공포스러운 어떤 것이었어..

Sagar: 이봐. 굳이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아.
내가 말했잖아. 잊어버린 과거를 네가 기억하도록 굳이 강요하지 않는다고. 현재 눈앞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거야. 알겠지?

Rin: ……응. 별 도움이 못돼서 미안해......

Sagar: 멍청아. 난 네 생각 이상으로 네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스스로를 나무랄 필요 전혀 없어. 이번에 Node 15 근처에서 일하게 됐는데, 이 구역에 한 번도 본 적 없는 꽃들과 식물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더군. 만약 분석하고픈 식물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 네게 가져다줄 테니깐.

Rin: 정말? 응! 알았어!
저……만약 좌표-2247.5, 2166.3, -330.1 부근에 가면 색이 변하는 양치식물이 있을 거야. 아직 공식적으로 식물명이 부여되지 않았지만. 그리고 그 위에 작은 평원이 있는데, 그곳에 아이리스라고 불리는 꽃이 있어. 그리고 또 있어! 저번에 네가 가져다준 데이지의 하위 종류의 것도. 그런데 그건 환경에 따라 생김새가 좀 다를 텐데.....

Sagar: 잠깐 잠깐 잠깐……잠깐만! 지금 무전으로 그렇게 말해버리면 기억하기 어렵다고! 우선 리스트를 작성해놓고 우리가 네트워크 연결 가능 지역에 도착하게 되면 그때 다시 그 리스트를 보내도록 해. 최대한 찾아볼 테니. 알았지?

Rin: 아! 미, 미안해. 방금 너무 흥분해서......

Sagar: 하하하……괜찮아.

Sagar: ……아 참. 이번에 내가 돌아가고 나면....

Rin: 응?

Sagar: 그게……아무것도 아니야! 지금 곧 신호가 안잡히는 곳으로 진입할거야!
박사와 관련된 일은 무조건 내게 먼저 보고하고 다시 행동하도록 해! 그럼 이만 끊을게!

Rin: 응. 알았어.......

[신호 중단]

Rin: ……기다릴게.

[재생 종료]

1.30. Audio_Arc_702_08_17

(자동문)

Rin: 앗!?

ConneR: 이런. 죄송합니다. 또 놀라신 것 같군요. 벨을 한참 동안이나 눌러보아도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아서...

Rin: 아! Neumann 박사님. 안녕하세요. 죄송합니다. 방금 네트워크에 접속했던지라....…
아 참. 며칠 전의 데이터 분석을 지금 마친 참이에요. 제가 찾아서 드리도록 할게요.

ConneR: 호오? 벌써 말인가요? 며칠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말이죠.

Rin: 네? 지금 분석 보고서를 받으러 오신 게 아닌가요?

ConneR: 아닙니다. 예전에 여기 왔을 때 깜빡하고 손목시계를 두고 가서 말이죠. 혹시 보셨습니까?

Rin: 아아! 아마 차기를 엎었을 때 손목시계를 푸셨던 것이 기억났어요. 한 번 찾아볼게요....

ConneR: 아마 저 끝에 있는 선반 위에 있을 겁니다.

Rin: 네? 아,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ConneR: ……

(데이터 추출)

ConneR: ……

Rin: 박사님. 이 시계 맞나요?

ConneR: 네. 감사합니다.
분석 보고서도 지금 나온 김에 읽어봐야겠군요.

Rin: 알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 분석 보고서는 비교적 좋은 성과를 기대하기 좀 어려워서.... 박사님의 그 「문물」에 관해서는 어떤 데이터나 관련 연구 자료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ConneR: 어디…… 흠. 아쉽군요. 유일하게 Node 03의 단서만 제대로 분석이 되질 않았나 보군요. 이곳에 부탁하면 조금 더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Rin: 죄송합니다……

ConneR: 아닙니다. 그래도 도움이 될만한 정보는 아직 많이 있으니까요.
사실, 이 문물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직접 묻고 싶었습니다.

Rin: 네? 저요?…… 이건 제가 보기엔..... 일종의 회로 칩? 고대 과학 기술의 유물인 것은 확실하지만.... 한 번도 이런 종류의 유물을 본 적이 없어서... 외람된 질문이지만 혹시 어디서 난 물건인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ConneR: 이거 말입니까? 꼭 비밀을 지켜주셨으면 좋겠는데.... 그래주실 수 있겠습니까?

Rin: 네? 무, 물론입니다....

ConneR: 이건 저희 Neumann가(家)에서 「제역 사건」 이전에 조상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가보입니다. 2백 년 동안 이 물건의 용도나 의미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죠. 제 아버지가 A.R.C.에 가입하고 나서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Rin: 네? 아 제역 전이라면.... 이렇게 중요한 문물이 어떻게 A.R.C.의 어느 항목에도 없는 거죠!?

ConneR: 어떤 연유로 인해, 제 아버지는 이 물건을 A.R.C.에게 넘기지 않으신 채, 스스로 연구를 진행하셨죠. 하지만 계속된 투병으로 어떤 성과도 얻어내진 못했고, 결국 그 과업은 현재 제가 이어나가고 있는 셈이죠.

Rin: 그런.... 정말 유감입니다.....

ConneR: 전 이 회로 칩이 고대 문명의 과학 기술을 해명할, 「선인」이 우리들에게 남긴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인류가 허상으로 물든 이 세계에서 안식을 찾는 것처럼, 온실 속에서의 죽음을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 말이죠.

Rin: 죽, 죽음……?

ConneR: 아버지는 유적 탐사에서 어떤 공포스러운 일과 마주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와 비슷한 일을 겪게 되었죠. 결국, 제 오른손과 눈은 이렇게 되어버렸지만.

Rin: ……

ConneR: 탐사 업무 중, 야생 동물들의 습격을 받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라고 말을 하곤 하죠..... 하지만.....인류와 동물 같은 것들이 아니라....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건설자」와 같이 제역 사건 이후 아무도 믿지 않는 존재였지만, 그들이 그런 행위를 했다는 사실도 역시 믿기 힘들겠죠.

Rin: ……자, 잘못 짚으신 거 아닐까요? 봉쇄 구역에서 어떤 바이러스를 흡입하게 되면, 환각 및 기억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하지 않습니까.....

ConneR: Miss Rin. 전 A.R.C.의 어떠한 도움도 없이 10년이란 세월 동안 탐사일을 해왔습니다. 바이러스 증상에 관한 것과 제가 본 것에 대해선 자세히 기억하는 편이죠. 만약 우리를 공격했던 그 장난감의 존재를 알아내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우리 인류들은 전부 큰 재앙에 부딪히게 될 것이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Rin: ……

ConneR: 이런. 내가 무슨 소릴. 저도 모르게 너무 많은 얘기를 해버리고 말았군요......
어째서인지 이 어질러진 공간에서 당신과 대면하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뭔가 편해진 느낌이 드는군요. 원래 다른 사람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성격이 아닌데 말이죠. 실례했습니다.

Rin: 아, 아닙니다. 저와 그런 이야길 나누어 주셔서 오히려 감사한걸요.....

ConneR: 비밀로 해주신다고 약속하셨죠? 믿고 있겠습니다.

Rin: 네……당연하죠! 그렇게 하겠습니다.

ConneR: 점심시간도 다 끝난 듯하군요. 그럼 이제 일하러 가봐야겠습니다. 그럼 이만.

Rin: 네. 안녕히 가세요.

(자동문)

[재생 종료]

1.31. Diary_ConneR_702_08_28

개인 일지 7020828_ConneR
장소: ARC본부 생활관_V017호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A.R.C.본부로 들어온 지 벌써 반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목숨의 절반은 그들에게 구원받은 것이나 다름없지만, 지금의 나는 다시 새롭게 재기하여 콘서트에서 박수갈채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원을 이용하여 그들이 유지해온 질서를 와해시키려 하고 있다. 아니, 진상을 밝혀내려 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근접할지도. 나의 치밀한 계획에 감탄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운명」에 감사해야 할 것인가?

Rin으로부터 얻게 된 실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부친이 내게 남겨준 칩은 인류의 뇌 신경과 결합하여 가동되는 장치였다. 나는 부친의 병과 현재 그의 증상 간의 상관관계를 찾으려 연구를 진행했지만, 양자 간의 어떤 연결점도 찾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연구를 진행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말이다.

만약 이 회로 칩 안에 Neumann가문 대대로 내려져 온 중요한 정보가 숨겨져 있다면, 나는 필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그 안의 정보를 불러들여야만 한다.

ConneR 7020828

1.32. Log_702_08_08_12

분석 보고서 7020808_12
대상 항목: 알려지지 않은 문물
단위: 1
비고: Colin Neumann Jr. 박사가 제공한 문물
분석 항목: 환경 모의 시뮬레이션 테스트, 시뮬레이션 조작, 연대 측정



기록:
Entry_1
해당 물품의 외관은 일종의 회로 칩으로 판단, 본체와 특수 규격의 포트 단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고, A.R.C.의 최첨단 기술 정예 팀도 도달하기 힘든 수준의 고도 기술로 제작되었으며, 제작 연도는 대략 250년 전, 「제역 사건」보다 약 50년 전으로 추정된다.

Entry_2
대상에 대한 간단한 에너지 수송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내부 구조는 매우 정밀하게 제작되어 있으며 일반 저장 장치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수 포트 단자로 직접 데이터를 불러들일 수 없기 때문에 향후 환경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Entry_3
154,684회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혀낸 것은 대상 회로 칩은 인류 대뇌에 침입하여야만 가동된다는 것이다. 대상 인류의 DNA를 식별하지 못한다면 어떤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 인류 대뇌 데이터에 대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았지만, 극도로 짧은 시간 내에 접촉이 발생해도 바로 연결을 거부한다.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는 아직 평가되지 않은 단계이며, 직접 인간의 뇌를 통한 직접적인 실험은 강력히 금지해야 할 만한 수준이다.

Entry_4
환경 시뮬레이션을 통해 본 칩의 방어 기제를 태워버렸더니, 극소량의 데이터를 불러들일 수 있었다. 일종의 음성과 영상이 뒤섞인 기억의 단편과 같은 정보를 담고 있었고 기타 데이터는 현재 장치로는 불러들일 수 없는 유형이었다.

판단:
해당 회로 칩의 정확한 출처와 용도는 아직까진 추측에 불과하며, Colin 박사에게 실제 분석 결과를 보고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특별히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지 Sagar와 토론할 필요가 있겠다.

보고서 저장 날짜: 702_0810_1745

2. 1.5

2.1. Cam_Arc_702_09_21

(문이 열린다)

ConneR: Mr. Xenon, 오랜만입니다. 장기간 휴가를 신청했더군요. 차 한잔 어떻습니까?


(차를 마신다)

Xenon: 한가한 얘기 따위를 나누러 온 게 아닙니다. 당신에게 볼 일이 있어서 왔죠.

ConneR: Æsir의 일 때문인가요?

Xenon: ......그걸 어떻게 알았죠?

(차를 마신다)

ConneR: 하하. 이렇게 예측하기 쉬운 타입은 아닌 줄 알았는데 말이죠.

Xenon: ……

ConneR: 개인적으로도 그것에 대해 꽤 흥미를 갖고 있죠. 그래서 「조사」를 좀 해봤습니다. 그때 당신도 그것의 행적을 쫓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인터넷에서 떠들썩한 그 고양이 아가씨의 일도 그것과 연관 있는 것 아닙니까?
당신이 굳이 날 이렇게 찾아온 게 다른 일이 아니라면 뭐겠습니까.

Xenon: 조사라고요? 또 회사의 장비를 개인 적인 일에 사용했군…

ConneR: 이런 이런. 저를 비난하는 것은 그만 두시죠. 당신이 자리를 비운 동안, 보안 시스템을 교란하기가 얼마나 쉬웠는지 아십니까? 지루할 정도였습니다.

Xenon: ……됐습니다.
우선 이 사진을 봐줬으면 합니다.

파일:cytus2_cos3301.png

ConneR: ……!

Xenon: 봤을 때 뭐 같이 보입니까?

ConneR: 이 부품은…… OPCI형의 「아키텍트」. 하지만 외관이 조금 다르군요.... 이렇게 인간의 모습으로도 만들 수 있었단 말인가....? 이 괴물은.....?
.....이 사진은 대체 어디에서?

Xenon: Æsir의 작년 접속 기록 근원지를 추적하다 결국 마지막에 폐쇄된 공장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공장 안에서 우리들을 공격하더군요.

ConneR: 우리들...?

Xenon: ……함께한 동료 한 명이 있습니다.

ConneR: 오호. 그 Cherry라는 이름의 아가씨 말인가요?

Xenon: ……

ConneR: 긴장할 필요 없습니다. 전 원래 스캔들 따위엔 흥미가 없으니. 그래서 어떻게 됐죠? 당신들이 파괴했나요?

Xenon: 펄스건을 쏘니 움직이지 못하더군요.
하지만 코어 쪽은 망가지지 않았을 겁니다.

ConneR: 매우 유감스럽군요…… 움직일 수 있는 아키텍트가 얼마나 희귀한 지 알고 있습니까? 찾아낸 것들은 대부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시체들 뿐이었죠.

Xenon: ……하지만 저와 대면했을 때 이미 상당히 망가진 상태인 것 같았습니다. 동작이나 움직임 역시 부자연스러웠고. 아마 Æsir에게 조종당한 것 같습니다. Æsir가 이걸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ConneR: 하하하, 오로지 A.R.C.만이 고대 유적의 자원을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죠. 당신들이 「도굴꾼」이라 칭하는 저 같은 사람들이 저 말고도 몇 명 또 있습니다. 아, 물론 당신에게 그들의 이름을 알려줄 생각은 없지만 말이죠.

Xenon: ……뭐 아무래도 좋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접촉해보지 않았습니까? 아키텍트라는 존재와.

ConneR: 아까 말했을 텐데요, 발견했을 땐 이미 다 시체 고철 더미들이었다고. 복원 가능한 자료들도 아주 제한적입니다. 딱 한 번 Node 13 외곽 쪽에서 아직 움직일 수 있는 걸 본 적이 있을 뿐. 그때 일로 바이올린 활의 감각을 하나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렸지만. 제길......

Xenon: 공격당했다고 들었습니다.

ConneR: 과거에 했던 거짓말들이 고스란히 돌아온 것인지 아무도 제 말을 믿어주지 않더군요....
그곳은 저로 인해 모두 파괴되었습니다. Sagar와 그의 팀원들조차 작은 증거 하나라도 찾아내지 못했죠. 그렇게 많은 인원을 데리고도 말입니다. 그게 대체 무슨 낭비인지...

Xenon: …...아무튼 지금 그 공장으로 향할 겁니다. 그 코어 안에 있는 것들을 환원해 낼 수 있겠습니까? 그곳에 A.R.C 전용 분석 장비와 여러 설비들도 있었습니다. 아마 그 녀석이 훔친 거겠죠, 가는 김에 회사 동료와 함께 그것들도 회수해야겠군요.

ConneR: 매우 흥미롭군요……만약 당신이 날 믿지 못했다면, 분명 연구 부서의 다른 사람에게도 부탁할 수도 있었겠죠.

(차를 마신다)

Xenon: 전 당신을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선, 관리국과 관계있는 사람들을 더 신용할 수 없을 뿐.

ConneR: 좋은 판단입니다.
드디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군요.

Xenon: 이걸 채우시죠.

ConneR: 호오? 관리국에서 쓰는 제 3식 수갑이로군. 이건 A.R.C.에서 개조한 것이겠죠? 이상하게 생겼어도 확실히 풀고 도망치기엔 쉽지 않겠군요.

Xenon: 외출은 여전히 제 허가가 있을 때만 가능하단 걸 잊지 마시죠.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면 즉시 전류를 흘려보낼 겁니다.

ConneR: 뭐, 그렇게 하시죠.

[신호 중단]

3. 1.6

3.1. Audio_Factory3_702_09_21

(엔진을 끈다)

Xenon: 도착했습니다.

ConneR: 당신들이 이곳을 찾아준 덕분에 시간을 벌었군요. 관리국조차도 이 지역은 지도에서 삭제해버렸는데 말이죠.

Xenon: 우리들도 좌표로 겨우 찾아냈습니다..... 잠깐! 여기서 제멋대로 행동하면 곤란합니다. 절 따라오시죠.

ConneR: 그러도록 하지요~

[신호 변경]

(계단 내려가는 소리)

A.R.C. 직원 A: 아, 오셨군요.
이미 일부는 회수했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여기 있는 것들 대부분이 예전에 도난당했던 장비들이더군요.... 그중에는 리스트에 실려있지 않은 것들도 있던데 그런 것들은 곧바로 Library로 보낼 예정입니다.

Xenon: ……이봐, 시체는?
내가 분명 여기 있는 것들 멋대로 건드리지 말라고 말했을 텐데?

A.R.C. 직원 B: 아……그건……저희가 도착했을 때 기자재들 이외엔 시체 같은 것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Xenon: 무슨 소리야?
이 사진에 있는 로봇을 보라고.
이렇게 큰 게 갑자기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

A.R.C. 직원 A: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Xenon: …이 구역도 관리국에 의해 봉쇄됐어. 너희들 이전에 다른 사람이 왔을리가 없는데.....

ConneR: ……위에서 물이 새는군.

Xenon: ……?

ConneR: 물 흔적이 여기서 끊겨 있습니다.
모양도 사진의 그것과 똑같은 모습이고 말이죠.

Xenon: 여기가 바로 그 기계가 쓰러졌던 위치입니다.

ConneR: 그렇다면, 바로 얼마 전까진 여기에 있었다는 말이겠군요....
뭔가에 끌려간 흔적도 없고.... 우선 손상 정도로 봤을 땐, 스스로 이동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OPCI형의 아키텍트의 중량은 100KG 정도. 그것을 싣고 우리가 내려왔던 그 부서진 계단을 지나가는 것 또한 절대 불가능하죠.

ConneR: 이 운반용 홀은 당신들이 열어둔 거 아닙니까? 다시 말하면, 다른 방법으로 그것을 옮겼다는 얘기인데...... 꽤 높은 확률로 당신들이 그것을 숨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할 수 있겠군요.

A.R.C. 직원 A: ……우리가 뭣하러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ConneR: 혹시 또 모르죠. 아키텍트와 관련된 일 역시 A.R.C.에서 전력을 다해 숨기려고 하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비밀을 행여라도 알게 될까 두려워하는 것마냥 말이죠. 만약 상부에서 명령을 내렸다면, 당신들도 어쩔 수 없이 그 명령에 따를 수밖에 없었겠죠.

A.R.C. 직원 B: 적당히 좀 하시죠……!

Xenon: 그 이상 말하는 건 이제 그만 두시죠. 저 사람들도 직원일 뿐입니다. 여기서 그런 걸로 논쟁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니깐.

ConneR: 하하하! 농담으로 한 소리입니다만, 모두들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습니다.

Xenon: ……그럼, 이제 어떡할까요?

ConneR: 당신의 A.I.를 사용하도록 하죠.
이곳에 존재했던 모든 전자 흔적을 리와인드 할 수 있지 않습니까? 도움이 될만한 정보가 있을지 우선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만.

Xenon: 할 수는 있습니다만…… 이 물건 역시 cyTus에 연결해서 작동하는 것이라, 신호가 약한 이곳에서 과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군요.

[Xenon A.I.]: 리와인드 시작

[»»»빨리 감기»»»]

[Xenon A.I.]: 리와인드 완료

Xenon: ……안되는군요.
흩어져있는 작은 신호들만 인식될 뿐입니다.

ConneR: ……Mr. Xenon, 당신의 추측이 맞는 것 같군요. 이 아키텍트는 그저 꼭두각시에 불과합니다.

Xenon: 그게 무슨?

ConneR: 머리 근처를 확대해 보면 지령 코드가 보일 겁니다. 이것들은 길가에 놓인 인형 뽑기 기계 따위에게서도 볼 수 있는, 아주 기본적인 코드이죠. 결국, 그 아키텍트는 이미 자아 기능을 상실한 채 지령 코드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을 뿐.

Xenon: 정말이군……
자세하게도 보셨군요.

ConneR: 이제 문제는 그 인형을 조종하는 자가 누구인가?...가 되겠죠. 전 여전히 A.R.C.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만.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짜고 치는 연극 한 편 만들어내는 것쯤이야 쉬운 일 아닌가요? 게다가 사용자들의 기억과 정보를 이용해 그들의 목적을 달성한 뒤 모든 죄를 가상의 아이돌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

A.R.C. 직원 A: 제길! 적당히 좀 하시라니까!

Xenon: 제발 그 입 좀 다무시죠.
전류 방출 스위치가 제 손에 있다는 걸 잊으신 건 아니겠죠?

ConneR: 어휴, 무서워라.

Xenon: ……나머진 나가서 얘기하죠.

[신호 중단]

4. 1.8

4.1. Audio_Factory3_702_09_21_2

ConneR: 하하하. 보셨습니까? 그 사람들의 반응, 정말 재미있군요. 그래도 어느 정도 수준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다른 의미로 정말 저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Xenon: ....당신은 원래 그런 사람들을 놀리는 것을 즐기는 타입 아닌가요? 그들이 저처럼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기대도 안 했습니다.

ConneR: 이런 이런, 그래도 그들을 옹호해주시는 듯한 느낌이군요. 그렇군. 당신도 결과적으론 그쪽 편이라는 것을 제가 순간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Xenon: 제 편은 오직 제 자신뿐입니다.

ConneR: 하하하. 저를 조금만 믿어주신다면 손해 볼 일은 없을 거라고 장담 드리죠. 물론 당신이 아주 똑똑하다는 전제하에 말입니다..... 어쨌든 이번에 이렇게 손을 잡은 것도 꽤 즐겁지 않습니까?

Xenon: 너무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취해있지 마시지요. 전 그저 당신의 능력을 사건을 해결하는 데 이용하려는 것뿐이니깐. 그리고 당신의 모든 계획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요.

ConneR: 이런, 그 대답은 참으로 섭섭하게 들립니다만. 전 그래도 우리가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입니다, Simon.

Xenon: 화제를 돌리지 마시죠.
그러니깐 당신은 Æsir의 사건이 모두 A.R.C.가 주동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ConneR: 하하하. 제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전 그저 방금 그 원숭이들의 반응이 너무 재미있어서 멋대로 지껄인 말입니다.
A.R.C.에는 그런 짓을 할만한 인재가 없습니다. 하지만 A.R.C.가 아닌 다른 곳의 누군가라면... 그럴만한 사람은 딱 한 명뿐이겠죠.

Xenon: 그게 누굽니까?

ConneR: 전설의 해커 「X」. 이 이름은 당신도 들어본 적 있을 겁니다. 그자는 A.R.C. 소속이 아니지 않습니까?

Xenon: ……!

ConneR: 하하하. 전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당신이 「자기 편」의 사람들 쪽에만 서있는 사람이란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지요. 하지만 만약 그렇다면 당신의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게 돼버리죠.... 그리고 전 자신이 범인인 사건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당신을 흔쾌히 도울 정도로 멍청한 사람이 아닙니다. 말도 안 되는 얘기지 않습니까?

Xenon: ........

ConneR: 물론, 위에 말한 것들은 기술력이 밑바탕 되어있을 때의 이야기, 즉, 용의자가 「인간」이라면 그렇게 추론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Xenon: ......그게 무슨 뜻이죠?

ConneR: 당신 생각은?

Xenon: 전 이곳에 당신과 추리 게임 따위를 하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뭔가 알고 있으면 당장 말해야 할 겁니다. 안 그러면 이 스위치를 작동시키게 될 테니깐.

ConneR: 하하하! 진정하시죠. 100% 확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얼마 전 Library의 데이터 이상 문제가 잠시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이 사건에 대해선 아무런 감도 안 오시는지?

Xenon: ...........!

ConneR: 동시에 그런 막대한 양의 메모리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불러오려면, 인터넷에는 분명 흔적이 남겨져 있어야겠죠. 하지만 어디에도 그런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A.R.C.의 Library를 볼 수 없었다면, cyTus의 「코어」 역시......

Xenon: 확실히 A.R.C.는 Library에 대한 경계를 지나칠 정도로 강화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우리 기술자들조차도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으니...

ConneR: 하지만 이런 상황을 계속 방관하고 있지 않습니까? 만약 위원회가 말했던 것처럼 거대한 슈퍼 서버 처리 장치 룸을 발굴해낸 것이라면, 그 정도까지 경계를 강화할 필요는 없었겠죠.

Xenon: ...............

ConneR: Simon, Library와 cyTus의 작동 알고리즘으로 봤을 때, 당신은 그것이 그저 「살아있지 않은」 데이터베이스일 뿐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당신도 정신 네트워크의 깊은 곳까지 여러 번 접속한 적이 있을 테니 뭔가 느끼는 것이 있었을 텐데요?

Xenon: ...맞는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정신 네트워크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죠. 제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알고리즘투성이라는 얘기입니다. 마치 '자아의식'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죠...

ConneR: 만약 Library의 모든 핵심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다면, 전 제가 세운 가설의 정확도가 100%에 근접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Xenon: ...아니.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고 Library에 접속하여 핵심 데이터를 불러오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바로 위원회에게 발각되겠죠.

ConneR: 아니, 접속할 필요가 없습니다. 만약 그 기관의 보안 및 감시 시스템을 제대로 피해 가기만 한다면, 직접 Library 안에 있는 것들을 조사할 수 있을 텐데, 충분히 가능한 일 아닙니까

Xenon: 불가능합니다.

ConneR: 하하하. 당연히 당신은 불가능하겠지요. 하지만 「X」라면?

Xenon: .............

ConneR: 어쨌든 우리들이 찾고 있는 「해답」은 그 안에 있습니다. 그 다음은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죠.
이곳엔 이젠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이만 돌아가봐도 괜찮을런지?

Xenon: ...제가 가서 확인해보도록 하죠.

[신호 중단]

5. 1.9

5.1. Mail_Grace_702_10_22

Subject 아버님 상태가 이상합니다.
From Grace Garcia To Coin Neumann Jr.

아버님 상태가 조금 이상합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어쨌든 지금 아버님은 방안의 바닥에 쓰러져 계시고 의사를 부른 상태예요.

도련님, 집에 잠깐이라도 들리셔야 할 것 같아요.

Grace||

5.2. Cam_Home_702_10_23

(문이 열린다)

ConneR: Sagar, 당신이 저를 직접 데려다준다니, 당신 같은 사람이 이런 자질구레한 일에 나서도 되는 겁니까?

Sagar: 당신의 아버님——Colin 선배는 제가 존경하던 인물입니다. 그의 공헌은.... A.R.C. 탐사대의 일원으로서 그냥 못 본체할 수는 없거든요....

ConneR: 그런가요? 이거 아쉽군요. A.R.C.의 외출 허가는 시간이 좀 걸려서, 아마 아버님의 마지막은 볼 수 없을 지도....

Sagar: 정말 미안하게 됐습니다……제가 꾸물거리는 바람에... 용서해주시죠.

ConneR: 아닙니다. 당신은 이미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외출 허가 심사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려 했겠죠. 당신의 도움이 없었다면, 분명 쓰잘데기 없는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시간을 더 할애했을 겁니다.
당신에게 이렇게 또 한 번 빚을 지는군요.

Sagar: 아, 그렇게 말씀하실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이렇게 갑작스러울 것이라곤 저도 생각을 하지 못해서……

ConneR: 따지려고 한 말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원래 자신들이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하죠. 자신들이 체스판 위에 있는 폰(pawn)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 채 말이죠. 설령 마지막 칸까지 이동해 퀸으로 변한다 하더라도, 그것 역시 「체스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ConneR: ……결국 장난감에 불과할 뿐입니다. 인간이란 존재는.

Sagar: 박사님……

ConneR: 안쪽 상황이 좀 혼란스럽다고 하던데, 혼자 가서 보고 와도 괜찮겠습니까? 잠깐만 밖에서 기다려주셨으면 합니다.

Sagar: 네, 문제없습니다.

[»»»빨리 감기»»»]

Grace: 도련님……!흑……

ConneR: 울지 마세요, Grace……
편지에서 말하길, 아버지가 방 안에서 이상한 짓을 했다고 했죠?

Grace: 네, 도련님……저는 정말……그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ConneR: ……그냥 추상적이든, 뭐든 전부 말해주세요. 괜찮으니깐.

Grace: 네……제가 주방에 있었는데, 갑자기 경보음 소리가 들렸어요. 곧바로 아버님의 방으로 달려갔는데, 달려가는 도중에 계속 물건을 집어던지는 소리와 아버님의 고함 소리가 들리는데....

ConneR: 고함이라고요? 아버지는 이 몇 년 동안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는데?

Grace: 네. 아버님께 달려가면서도 한편으론 아버지님이 드디어 기운을 차리신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제가 방문을 열어서 본 것은, 고함을 지르며 방안의 가구들과 유리로 된 물건들을 부수고 계신 아버님의 모습이었어요. 그리고 아버님은 깨진 유리 파편을 맨손으로 쥐고서는 벽을 긁어대기 시작했어요.....그래서 사방이 온통 핏자국으로....

ConneR: !?

Grace: 아버님은……이미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입에 거품까지 물고는.... 저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곤, 아버님께서 벽지를 엉망으로 만드는 걸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요..... 저는.... 흑.... 흐흑.....

ConneR: 이건 Grace의 잘못이 아닙니다……그다음은 어떻게 됐죠?

Grace: 그리고는……아버님은 갑자기 하던 행동을 멈추시더니 저를 보고는...... 그건 착각이 아니었어요..... 아버님이... 제 이름을 불렀어요.

ConneR: ……!

Grace: 흑…흐흑....이렇게 말씀하셨어요....「Grace, 너로구나」...라고....제가 대답을 하려는 찰나에... 아버님께선 바로....

ConneR: 바로 쓰러지셨다……는 말이군요.

Grace: 네……

ConneR: 예전에 의사의 말처럼, 아버지가 얻은 병이 소모성 뇌신경 퇴화증이라면,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야 정상일뿐더러, Grace를 알아본 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죠. 하물며 가구나 물건을 자신의 의지로 파손한 일은 더더욱 있을 수 없는 일...

Grace: 그런 어려운 말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 도련님께서 분부하셨던 것처럼, 이곳의 물건은 아무도 건들지 않았어요. 도련님께서 한번 살펴보시는 게....

(문이 열린다)

ConneR: 이건……!

ConneR: ………

Grace: 도련님……

ConneR: ……Grace, 잠깐만 저 혼자 있게 해주세요.

Grace: 알겠습니다, 도련님…… 밖에서 대기하고 있을 테니, 분부하실 일 있으시면 바로 불러주세요.

ConneR: 감사합니다.

(문이 열린다)

ConneR: ……

ConneR: 아버지……만약 정신이 나간 게 아니셨다면.... 정말 엄청난 것을 제게 남겨주신 겁니다...

파일:cytus2_cos3701.png

[신호 중단]

6. 2.0

6.1. Audio_Arc_702_11_02

(문이 열린다)

Sagar: 실례합니다, 박사님....?

ConneR: ……

Sagar: ……?

[TV]: ……A.I가 인터넷 범죄에 사용된 흔적이 다수 발견되었고 그중에는 최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생방송 인터넷 테러 사건 역시 포함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번 용의자로 지목된 Simon Jackson과 Æsir 사이에는 어떤 연결 고리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Sagar: 이건...Æsir 사건? 예전에 들은 적은 있지만, 어째서 지금에서야 이렇게 시끄러워진 건지 ...

ConneR: 아, Mr. Sagar. 죄송합니다. 오신 줄도 모르고 있었군요. 이 사건에 대해 잘 모르시나요?

Sagar: 죄송합니다. 바깥에서 일을 끝내고 돌아오면, 또다시 곧바로 다른 일을 하러 나가곤 해서...뉴스 같은 걸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생방송 테러 사건은 워낙 큰 사건이라 대략 알고는 있었습니다만, 설마 범인이 저 사람이었을 줄이야.

ConneR: Simon이라는 사람은 그래도 당신들 회사 동료 아닙니까?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니었나 보군요?

Sagar: 몇 번 만나보긴 했습니다만, 네트워크 분야 쪽은 제가 잘 모르는지라...그래도 예전에 몇 번 제 파일들을 정리하는 일을 도와주긴 했습니다만. 설마 저 친구가 Æsir 본인이었을 줄이야……회사 내의 주요 인물이 범죄자라는 것이 밝혀졌으니, 위에서도 큰 난리가 났을 겁니다.

ConneR: 저 친구도, 당신도, 그리고 Rin 씨도 그렇고 정말이지 A.R.C에는 「대단한」 사람들만 모인 곳 같군요...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Sagar: 지금 그 말을 듣고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군요...

ConneR: 범죄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당신들은 상식선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인류를 초월한 인재들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비꼬는 의도가 아닌 칭찬으로 받아들이셔도 좋습니다.

(차를 마신다)

ConneR: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나를 찾아오신 건가요, Mr. Sagar.

Sagar: 아...큰일은 아닙니다만... 저번 주의 외출 심사 절차 때문에 말입니다. 위에 제출해야 할 보고서가 한두 개가 아니라서, 박사님께 몇 가지 확인 좀 부탁드리려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만.

ConneR: 그런 시시껄렁한 이유 때문이라니……?
분명 이곳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모여있지만, 조직 자체는 아직도 진부하고도 쓸모없는 낡은 규범에 얽매여 있고 관리층 쪽 역시 썩은 물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Sagar: ……박사님. 지금 말씀하시는 모든 한 마디 한 마디가 기록되고 있습니다만...

ConneR: 그러니깐 이렇게 말하는 거 아니겠습니다.

Sagar: 알겠습니다. 파일은 보내놨으니, 박사님께서 살펴보시고 만약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제게 알려주십시오.

(사인한다)

Sagar: 응? 박사님……읽어보시지도 않고 바로……

ConneR: 당신에게 진 빚은 갚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이상 당신에게 부담을 주는 건, 우리 Neumann 가문에서의 예의에도 어긋나는 일이죠. 이 보고서는 제가 확인한 셈으로 치죠. 문제없을 겁니다.

Sagar: 정말 다행이군요! 큰 도움이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ConneR: 별말씀을. 굳이 한 마디만 더 붙이자면, Mr. Sagar, 당신 같은 사람이 이런 문서나 작성하고 보고하는 일 따위를 하는 것은 재능을 낭비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당신에게 어울리는 곳은 광활하고도 비밀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 당신의 능력은 봉쇄 구역에서 더욱 큰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Sagar: 하하하……사실 저도 그러고 싶지만, 이런 일들 역시 대장이 맡아서 해야 할 일이기도 해서 말이죠...
그럼 실례 많았습니다. 전 다음 절차를 처리하기 위해 먼저 가보겠습니다.

(문이 열린다)

ConneR: ……통화 재개.

[시스템]: 암호화 통화가 다시 활성화되었습니다. 3초 뒤 통화가 재개됩니다.......2........1......통화가 재개되었습니다.

ConneR: 오래 기다리셨겠군요. 죄송합니다.
방금 들었던 것처럼, Æsir 사건……그리고 가엽게도 체포된 그 친구와 관련된 정보를 알고 싶군요.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좋습니다.

[???]: Simon Jackson……말입니까?

ConneR: 안심하시죠. 전 그 사건과 아무런 관련도 없으니. 10년 이상된 단골 고객이라, 나름 신용해도 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만?

[???]: ……알겠습니다.
당신이 내걸 수 있는 카드는?

ConneR: 하하하. 제가 무엇을 제공할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텐데.

[???]: 그냥 관례상 물어본 것뿐입니다.
그럼, R 선생님께서 판매자를 찾는 일을 돕도록 하죠. 원하는 것을 금방 찾게 될 겁니다. 제게 맡겨 주시죠.

ConneR: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2대님.
이 마티니는 우선 달아놓도록 하죠.

[신호 중단]

7. 2.1

7.1. Diary_ConneR_702_11_04

개인 일지 7021104_ConneR
장소: ARC 본부 생활관_V017호

부친이 사전에 남겨둔 메시지: 「Klänge des Herzens」. 이 문장은 Node 13의 고대 자료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 문장의 뜻이 「마음의 소리」라는 것을 알아냈다곤 해도,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다. 어감으로 보아 일종의 암호로 보인다.

단서를 찾기 위해선 Node 13으로 다시 향해야 한다고 내 직감이 말해주고 있다.

아버지가 병을 앓을 때까지 비밀을 지킨 이유가 무엇인지 알게 된 것 같다. 이건 세계의 수수께끼. 아버지 몸엔 나와 같은 피가 흐르고 있고 진실을 좇는 일에 있어서, 우리는 부자지간이자 가장 친밀한 라이벌이기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금, 벽에 쓰인 문장과 남겨진 연구 과제들은 내게 있어 가장 가치가 있는 유산이자 목적지를 알려주는 귀중한 「목소리」.

이전에 체포를 명분으로 관리국이 A.R.C.로 쳐들어와 소동을 일으켰다. 덕분에 난 Library로 진입할 수 있었고 그곳에 숨겨져있던 비밀을 알아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엄청난 것을 보고 만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가진 기술력으론 더 깊게 진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하기 위해선, 더 많은 정보와 도움을 줄 인력이 필요하다. 체포된 그 친구를 포함해서 말이다.

그리고 난 다음의 것들을 준비해야만 한다. 탐사 장비, Node 13과 03으로의 통행증, 그리고 위조 신분과 길잡이까지.

계획이 다음 단계에 돌입하면, 하늘에 떠있는 새장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물론 이곳엔 Mr. Sagar, Miss Rin과 같은 흥미로운 장난감들이 아직 존재하고 있지만, 진실의 그림자의 오페라가 바로 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데, 이를 마다할 수는 없지 않은가.

《살로메》의 첫 소절이 이미 울려 퍼지고 있다. 행동할 때가 왔다.

ConneR 7021104

8. 2.2

8.1. Cam_CArea_702_11_08

(경보음)

Xenon: ......

집법원: C구역 지하에 침입자다! 당장 인력과 드론들을 투입시켜!

Xenon: ...?

[»»»빨리 감기»»»]

(노크)

Xenon: ...?

(노크)

Xenon: ...

(문이 열린다)

ConneR: 오랜만이로군요.

Xenon: !?
당신이 여길 어떻게!?

ConneR: 들어가기 전에 노크를 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어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들어오게 됐습니다.

Xenon: ...대체 뭘 할 생각인 겁니까?

(데이터 재생)

ConneR: 지금 당신에게 자세한 상황을 설명할 시간이 없습니다만. 먼저 이 데이터를 보시죠.

Xenon: ....?

Xenon: ......!!
크윽......!

ConneR: ......

Xenon: 내가 조사했던 기록들....이 화면들은...

ConneR: 역시 효과가 있는 것 같군. 아주 잘 됐습니다. 더욱 흥미가 생기는군요. 바로 이 자가 Æsir라는 녀석입니다.

Xenon: ......

ConneR: 어떻습니까? 생각해냈는지?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말이죠.

Xenon: ...어째서 날 돕는 거죠?

ConneR: 당신을 돕는다라...
잘못 짚었습니다.
정확히는 당신이 날 돕는다고 말할 수 있겠군요.

Xenon: 무슨 뜻이죠?

ConneR: 전 이제 Node 08을 떠날 생각입니다.

Xenon: 도망가겠다고?
당신은 지금 범죄자라고.

ConneR: 하하하! 죄수복을 입고 있는 자에게 그렇게 불리다니, 나름 웃겼습니다.
A.R.C.를 이용해서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은 이미 전부 손에 넣었거든요. 더 이상 그곳에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Xenon: ......!

ConneR: 뭐, 보아하니 아직은 제 스스로 움직여야할 것 같군요. 지금 당신의 모습을 보니, 조금도 쓸모 있을 것 같지 않아서 말입니다. 흐음, 이러면 조금 곤란한데...

Xenon: 대체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거야!?

ConneR: 당신의 기억은 이미 모두 회복된 것 같군요. 당신의 모바일 장치는 이곳에 놓아두도록 하죠.
자, 지금부터 당신에게 2가지 「선택지」를 드리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
Node 03에서 나와 만나는 것. 그곳에서 만나면 당신께 더욱 많은 흥미로운 사실들을 말해주도록 하죠. 물론 Æsir와 A.R.C, 그리고 이 세계에 대한 것들을 포함해서 말이죠.

Xenon: !?

ConneR: 두 번째.
이곳에 남아서 관리국이 당신의 결백을 증명해줄 때까지 기다리는 것. 물론 평생 기다리다가 여기서 죽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Xenon: ......

ConneR: 미리 말해둬야겠군요.
이 방을 나서면, 당신은 세상에서 죽은 거나 다름없게 되는 겁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자들은 모두 사라지는 거죠. 가족, 친구, 인생, 자신의 꿈까지 모두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겁니다.

Xenon: ......

ConneR: 전 이제 더욱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어서, 당신과 더 이상 시간을 끌고 있을 여유가 없습니다.
물론 당신의 도움이 있다면 제가 좀 편해지겠지만, 뭐 그래도 결정은 전적으로 당신에게 맡기도록 하죠.

(경보음)

ConneR: 이런, 신호가 온 것 같군요. 잠깐만 기다려주시죠.

ConneR: 여기는 R.
와우, 그쪽은 매우 재밌어진 것 같군요.

[Cherry]: 이 x자식! 날 속이다니! 지금 여긴 대체 어디야!?

ConneR: 이런, 긴장할 필요 없습니다. 전 이미 Simon의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가 별로 나가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군요.

Xenon: Sherry!?
네가 왜 여기에!?

[Cherry]: ……!

ConneR: 보시는 것처럼,
동료들이 당신을 위해 목숨을 걸었습니다. 어쨌든, 당신이 이 소동으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는 문은 모두 준비된 셈이군요. 나머지는 당신에게 달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 동료가 약간 난처한 상황에 처한 것 같습니다만?
그럼 전 이만.

(발걸음)

파일:cytus2_xos3301.png

Xenon: ......

[신호 중단]

9. 2.3

9.1. Audio_Port33_702_11_10

Cherry: 트랜스포터가 저기에 있어. 시간도 딱 맞을 것 같아. 미친개, 물건은 차의 마지막 칸에 있어.

Xenon: ......

(문이 열린다)

(화물 이송)

Hunter: 아윽... 무거워 죽겠네...

Cherry: 그만 궁시렁 대.

Hunter: 알았다. 물건에 이상은 없는 것 같군. 이제 싣자.

ConneR: 어째서 내가 이 루트를 사용하는 것을 생각해내지 못했을까? 정말 똑똑하군요, Miss Pauline.

Xenon: 이봐. 그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 거냐?

Hunter: 그래서 왜? 네 녀석이랑 뭔 상관인데?

Xenon: ......

Hunter: 뭐 하는 짓거리야! 허튼짓하지 마!

Cherry: ...Simon, 이제 거의 도착이야. 이게 네가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Xenon: ...아무것도 아니야. 꺼져라.

Hunter: ...흥.

(화물 운반)

Cherry: 됐어. 이제 탑승하자. 이번 차는 우리를 중추 지역으로 데려가 줄 거야. 거기서 다시 다른 트랜스포터로 갈아타고 Node 03로 들어간다.

Xenon: 너는?

ConneR: 난 거기서 다시 Node 13으로 몰래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지. 어쨌든 지금은 나도 범죄자 중 한 명이니까.

[신호 중단]

9.2. Cam_Port33_702_11_10

(문이 열린다)

ConneR: ......

파일:cytus2_cos4201.png

ConneR: ......

Xenon: 쿨럭......

(회중시계를 닫는다)

ConneR: ...오호, Mr. Jackson, 이건 실례이지 않습니까? 너무 시끄러워서 온 줄도 모르고 있었군요.

Xenon: 도착하려면 몇 시간은 더 걸린다고 하더군.

ConneR: 알고 있습니다.

(바이올린)

Xenon: ...뭘 하는 거지?

ConneR: 저쪽에 있던 컨테이너 안에서 이 녀석을 찾았습니다. 조율은 조금 엉망이지만, 그래도 시간을 죽이기엔 꽤 괜찮을 것 같아서.

Xenon: .......

(바이올린)

ConneR: 음이 조금 안 맞는군요...... 그래도 이 멜로디를 들어보셨겠죠?

Xenon: Node 13 탐사대 출신의 어떤 음악가의 작품 아닌가? 데이터 업무 때 본 적이 있어.

ConneR: 그렇습니다. 역시 Mr. Jackson이군요. 다음 목적지는 바로 Node 13, 매력적인 고전 클래식의 성지이기도 하죠. 정말 그때가 그리워지는군요.

Xenon: 다음 계획에 대해서 설명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당신의 역사 수업을 들으러 이곳에 온 게 아니거든.

ConneR: 서두르지 마시죠. 역사 수업 역시 당신에게 어느 정도는 충분히 설명이 될 테니까요. 저 역시 당신이 영문도 모른 채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은 원치 않거든요.

Xenon: ...알았어. 시작해.

ConneR: 우리 Neumann 가문의 선조는 Node 13의 유명 가문이었습니다. 물론 몇 백 년 전의 일이라 그 당시에 어떻게 그런 명성을 얻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저 현재까지 남겨진 가훈과 전통 같은 표면적인 것들로 알 수 있을 뿐이죠.

ConneR: 나의 부친은 집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것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A.R.C. 탐사대에 들어간 이유이기도 하죠. 아마 내 부친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들어봤을 것 같은데?

Xenon: 과거 탐사대의 영웅. 훗날 어떤 임무에서 불의의 사고로 탐사대를 그만두게 되었고 집으로 돌아온 이후로는 정신 이상을 앓다가... 아, 실례했군. 얼마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참으로 유감이다.

ConneR: 괜찮습니다. 정신 이상이라... 아마도 그럴지도. 그 이후론 부친과의 관계가 썩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줄곧 아버지를 미워했었으니. 하하하.

Xenon: ......

ConneR: 하지만 그 엉망진창이었던 부친의 연구와 유물들에서 전 어떤 단서를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부친은 아마 정신 이상 같은 걸 겪고 있던 게 아니었을 겁니다. 당신이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부친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죠. 그가 목격하고 내게 전해준 「진실」을.

[»»»15분 앞으로 빨리 감기»»»]

Xenon: ......!

ConneR: 이것이 바로 그가 세상에서 「미친 사람」으로 불리게 된 이유입니다. 어떻습니까? 당신이 들었을 땐, 합당하다고 생각하시는지?

Xenon: ......최소 내가 이해한 것으로는 그렇게 부당하다고 느껴지는 점은 없어. 만약 네가 말한 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모든 것은 결국 서로 이어져있던 거야... 제역 사건. A.R.C.가 숨기고 있는 Library의 비밀, 정신 네트워크, Æsir......그리고 이 모든 세계까지...

ConneR: 흥미가 생기셨나 보군요? 제 다음 계획은 바로 Node 13로 가서 제 가설을 검증할 생각입니다. 당신은 Node 03으로 가 「그 사람」을 찾아주시길. 그렇게만 하면 모든 카드들은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되는 겁니다.

Xenon: 네가 말한 것이 전부 사실이라는 전제하겠지.

ConneR: 의심병이 꽤 심한 사람이로군요... 물론, 거짓말도 제 전문 분야이긴 합니다만 제가 말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이전에, 당분간 당신들은 어찌 됐든 제 의지대로 움직여야만 할 겁니다. 그리고 중간에 뭔가 낌새가 이상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떠나셔도 됩니다. 어떻습니까? 그렇게 손해 볼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Xenon: ......당신...들?

ConneR: 하하하. 방금 Miss Pauline과의 대화를 들었습니다만. 「파트너」...라고 했던가요? 재미있군요.

Xenon: ......

ConneR: 충고 하나 드리지요.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할 터인데, 자신의 마음보다는 기계들을 이해하는 일만 좇는 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이 어떻게 보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감정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말이죠.

Xenon: 내 감정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할 일이야.
당신은 당신 일만 신경 써.

ConneR: 전 그런 걸로 번뇌하는 그런 타입의 사람이 아니라서.

Xenon: 응? 그래? 그럼 좀 전의 사진 속의 인물은 누구지? 얼이 빠지도록 바라보고 있던데.

ConneR: ......이런, 유감이군요. 앞으로는 감정이 아닌 행동에 관한 조언만 드리도록 해야겠군요.

Xenon: 바보인가? 나 역시 당신의 과거 따윈 관심 없거든. 자신이 다른 사람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착각은 오늘까지만 하도록 해.

ConneR: 이런, 실례했군요. 당신에겐 무심결에 내뱉게 되는 말이 많아서. 어쨌든 우린 오래전에 아마 만난 적이... 뭐, 됐습니다. 어차피 과거일 뿐, 중요하진 않겠죠.

Xenon: ......?

[신호 중단]

9.3. Audio_Cafe_690_03_16

Saxon: ......이건 보통 규모의 거래가 아닌데, 너 같은 젊은 녀석이었을 줄이야.

ConneR: 그런 식으로 보지 마세요.
정보 데이터 관리에 관한 일은 저도 연구한 적이 있으니까요.

Saxon: 대단한 자신감이로군...... 내가 늙어서인가. 요즘 젊은이들의 놀이나 생각을 알 수가 없어... 그래도, 조심하라고.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든 하룻강아지들은 보통 한 입에 물려죽는 법이거든.

ConneR: 그런가요......충고 고마워요.
마음에 새기고 있을게요.

(문에 부딪히는 소리)[1]

???: 으아악! 헉... 헉...

ConneR: 으앗! 이봐! 당신.... 괜찮아!? 완전 피투성이잖아...

???: 꼴이 말이 아니군! 영감... 좀 도와줘...

Saxon: ......총에 맞았군! 거래에 실패한 건가?

???: 헤헤......누가 실패했다고 그래? 여기 상자 2개 안 보여?...큭!

(경보음)

Saxon: 지금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야. 집법원들이 순찰을 돌고 있어! 거기 애송이! 빨리 이 여자를 데리고 지하실로 내려가!

ConneR: 아!......네!

[신호 중단]

9.4. Cam_Base_690_03_16

???: ......나 혼자 할 수 있어. 이런 상처쯤은...

ConneR: 이 각도로는 스스로 감기 어려워. 내가 도와줄게.

???: 내 몸을 더듬고 싶은 생각이라면 꿈도 꾸지 마.

ConneR: 그런 거 아니야! 그럼... 실례 좀...

???: 으윽! 큭!...으윽...

파일:cytus2_cos4401.png

ConneR: ......집법원의 총에 맞은 거야?

???: 그래......분명 순조로웠는데... 대체 정보가 어디서 새어나간 거지? 제기랄...

ConneR: ......

???: ......총상 처음 봐?

ConneR: 응......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는.... 처음 봐.

???: 하하. 이런 혼란스러운 세계에서는 너도 조심하라고. 어느 날 갑자기 네 몸에도 구멍이 뚫릴 수 있으니까.

ConneR: 응......?
그럴리가. 난 보통 사람인걸.....

???: 흥. 연기 좀 그만하시지? 테이블 위에 마티니가 놓여 있던데. 너도 같은 부류의 사람이잖아? 이런 세계에서 서툰 거짓말은 상당히 위험하게 작용한다고.

ConneR: ......
다 됐어. 잠깐 동안은 움직이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응? 상당한 솜씨로군. 고맙다.
방금 숨겼던 거, A.R.C.의 물건이지? 좀 봐도 될까?

ConneR: ......

???: 그렇게 경계하지 말라고! 모습을 보아하니 총잡이나 주먹 쓰는 타입은 아닌 것 같고... 정보 밀매나 사기꾼 타입인가? 사람 파악하는 일은 일도 아니거든. 그렇다면 난 네 선배인 셈이네.

ConneR: 사기...꾼...

???: 밀수 쪽이야 밀매 쪽이야? 이거 완전 초짜인 것 같은데. 혹시 내가 도움이 될만한 충고를 해줄지도 모르잖아? 그러니 좀 보여달라고. 어차피 지금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다고.

ConneR: 밀매 쪽이야...... 네게 보여줘도 상관은 없어. 어차피 이 정보는 나도 아직 해독하지 못했거든. 상대방이 고액을 제시하면, 난 그저 이걸 구하고 건네주기만 할 뿐이니까.

(데이터 불러오기)

???: 이 코드는......너, 이걸 어떻게 손에 넣은 거야!?

ConneR: 그건......상업 기밀이야.

???: 재미있군그래......
상대방은 얼마를 제시했지?

ConneR: ......(소근소근)

???: 푸하하하하! 네가 말한 「고액」이 그거라고!? 농담 아니고!? 너... 대단하다.

ConneR: 응?

???: 이건 A.R.C.의 레벨 4급의 기밀이야. 아직 해독이 안된 데이터라도 이 정도는 최소 10... 아니 20배는 더 받을 수 있어.

ConneR: 그게 정말이야!?

???: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그러면서 잘도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놨군. 하지만 이 정도 레벨의 데이터를 손에 넣는 걸 보면, 분명 너도 그에 걸맞은 능력이 있다는 뜻이겠지.

ConneR: 이것도 일부일 뿐이야... 난 한 번에 전체 데이터를 얻어낼 능력은 못돼. 하지만 조금씩이라면...

???: 잠깐 스톱!
자, 수업 좀 해볼까? 첫째! 상대방이 물어보지 않은 정보는 절대로 발설하지 말 것. 너무 솔직하잖아?

ConneR: ......!
......내가 거짓말을 한 것일 수도 있잖아...

???: 둘째.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불확실할 땐 허세든 거짓말이든 무용지물이다. 넌 사실만을 말했겠지. Area 09, 맞나? 이런 매물이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 이런 건 코드와 협정 프로토콜을 전송하기만 하면 그 매물이 진짜인지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다고.

ConneR: ......!

???: A.R.C.의 서버 블록엔 외부로 새어나가길 꺼려 하는 수많은 파일들이 숨겨져있지. 그리고 그 내용을 아는 사람들도 없다고 봐야 할 거야. 그곳은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경비가 엄청 삼엄하니까. 드론을 준비한다 해도 거긴 절대 들어갈 수 없어.

???: 그런데도 너 같은 병아리 녀석이 그 데이터를 일부라도 손에 넣었다니... 상당히 흥미로운 얘기야.

ConneR: ......

???: ......뭔가 돈 냄새가 풀풀 나는데?
「Sasha」, 이건 내 이름이다.
직업은 전문 사기꾼. 어때? 나랑 일하지 않을래?

ConneR: 확실히 넌... 경험이 엄청 풍부한 베테랑 같아... 하지만 지금 네 모습을 보면, 너조차도 조금 전 거래에서 실패했단 얘기겠지? 믿을 수 없어...

Sasha: 하하하. 내가 가지고 온 이 상자가 뭔지나 알고 하는 소리야? 하나는 물건, 다른 하나는 돈이다. 알겠어? 정보가 새어 나간 거래 속에서 난 이 두 가지를 모두 손에 넣었어. 상대방은 아무것도 손에 넣질 못했지. 뭐, 총을 맞기는 했지만...

ConneR: ......

Sasha: 원래 구매자와의 관계는 이만 정리하도록 해. 그놈들은 분명 네가 아무것도 모르는 병아리라고 생각하고 그런 터무니없는 돈을 제시한 걸 테니. 날 믿어. 네가 어떤 방식으로 데이터를 넣는지는 관여하지 않을게. 그리고 네가 시장에서 제대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어. 너도 돈이 필요해서 이런 일을 시작한 거잖아?

ConneR: ......알았어. 당분간은 널 믿어보기로 할게.

Sasha: 「당분간」이라......냉정하기도 해라. 그렇군. 아직 네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네.

ConneR: ......「Colin」

Sasha: Colin......이상한 가명이군. 어쨌든 지금 벌써 계획 하나가 떠올랐어. 내일 3시까지 이 주소로 오도록 해.

ConneR: 이곳은...?

Sasha: 그중 한 곳에 있을 거야. 그곳에서 얘기하도록 하지. 앞으로의 협력 관계가 매우 기대되는 군. 0부터 다시 시작하는 거야, 파트너.

(하이파이브)

ConneR: ......파트너...

[신호 중단]

9.5. Audio_Sasha_690_03_17

Sasha: 역시나, 시장에서 이미 퍼질 대로 퍼졌군. Area 09의 딥웹(deep web)도 이젠 더 이상 전설이 아니게 돼버렸어.

ConneR: 먼저 입에 털어 넣으려는 자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군...

Sasha: 그것뿐만이 아니야. 보라고. 해커들 중에 해독에 미쳐있는 자들이 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어.

ConneR: 광기 그 자체......

Sasha: 만약 우리가 이런 세이브 유닛의 내용을 알아야 할 일이 생긴다면, 저런 전문가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어. 물론 상대방에게 이미 해독이 끝난 데이터를 줘서도 안 돼.

ConneR: 만약 데이터가 시장에서 퍼지게 되면,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는 거지?

Sasha: 맞아......
이 해커들 무리 중에 상당히 흥미로운 녀석이 하나 있어. 「X」라는 녀석이야......

ConneR: X?

Sasha: 최근 딥웹에서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녀석이야. 다른 이름은 「사법 해커」. 해킹으로 각종 정의롭지 못한 사건들을 해결한다더군. 분명 자신에게 떨어지는 것도 별로 없을 텐데 말이야. 엄청 많은 조직들이 저 녀석에 의해 박살이 났어.

ConneR: ......아직도 이런 사람이 존재하다니. 재미있네.

Sasha: 그래도 내가 봤을 땐, 자신이 정의의 심판자라고 여기는 유치한 부류 들 중 하나일 뿐이야. 정말로 어딘가에 정의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해도, 적어도 이곳은 아니겠지. 이런 더럽고 추악한 곳에 그런 것이 있을 리 만무하잖아.

ConneR: ......

Sasha: 하지만 저 녀석의 능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지금까지 아무도 저 녀석의 진짜 정체를 밝혀낸 사람은 없어. 게다가 저 녀석은 실패라는 걸 해본 적이 없어. 저 정도 실력에 사리사욕이 강하지 않은 자라면... 이용 가치는 상당할 거다.

ConneR: 그 얘긴 즉, 데이터를 해독해서 이득을 취하려는 건 아니라는 얘기잖아. 그럼 우리들도 자연스럽게 시세를 유지할 수 있는 거 아닌가?

Sasha: 맞는 말이야......하지만 이 녀석은 「악」이라고 판단되는 부류에겐 절대 손을 내밀지 않아.

ConneR: 우리들은 누가 보더라도 「악」에 속해있으니.....

Sasha: 내가 말했지? 자신이 세상을 주무를 수 있는 정의라고 생각하는 녀석들에겐 그저 같은 편이라는 인식 정도만 심어줘도 충분해.

ConneR: ......!

Sasha: A.R.C.는 관리국조차 모르고 있는 서버 블록을 가지고 있어. 그것 자체가 불법이야. 분명 그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어떤 큰 음모를 꾸미고 있겠지. 이걸 미끼로 던져준다면, 분명 관심을 보일 거야.

ConneR: 그렇구나.

Sasha: 어쨌든 이 일은 네게 맡기도록 할게.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해. 너도 이제 나한테 데이터를 얻는 방법에 대해 말해줄 때가 되지 않았나?

ConneR: ......

Sasha: 네 녀석의 데이터 취득 방식이 누군가에 의해 모방된다면, 우리 계획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해져. 최소한 다른 녀석들의 손에 들어가지는 못하게 손을 써야 하지.

ConneR: 그 얘긴 들어줄 수 없어. 어제 내가 네게 알려줬던 Colin이라는 이름... 사실 가명이 아니야. 내 본명은 Colin Neumann Jr., Colin Neumann의 아들이야.

Sasha: ......! 그 A.R.C.의......
하아...... 어쩐지 처음 봤을 때 이런 똥 같은 세계에서 살아가는 녀석처럼은 안 보인다고 생각은 했지만.

ConneR: 아버지가 정직으로 회사를 나오고 요양 중이시지만, A.R.C.에서 활약했던 명예 멤버의 신분은 아직 남아있어. 데이터 베이스에 아버지의 데이터와 접근 권한이 남아있으면, 조금만 손을 써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Area 09의 데이터를 다운로드할 수 있어. 이런 식으로 했었어.

Sasha: 하지만 다운 용량에는 트래픽 제한이 걸려 있고 그걸 초과하면 곧바로 들키게 된다... 맞아?

ConneR: 그래. 맞아. 시간 간격도 너무 짧아선 안 돼. 평균적으론 대략 한 달에 한 번 지금 우리 손에 쥐어져있는 정도만 가능하지.

Sasha: ......그거면 충분해. 반 년 안에는 전부 다운로드할 수 있겠군... 그럼 해독에 관한 일은 내가 맡도록 하지. 넌 계속 네가 맡은 일을 해. Area 09를 텅텅 비울 때까지.

ConneR: 전부 비울 때까지라고!?

Sasha: 당연하지. 마지막 데이터까지 전부 싹쓸이 다운로드하고 난 후에 손을 땔 거야. 우린 아직 A.R.C.에 무엇이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또 누가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어. 내 생각엔 분명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녀석이 있을 거야. 만약 그 녀석이 한 발 먼저 시장에 풀게 되면, 우린 그대로 나가리 되는 거지.

ConneR: 알았어.

Sasha: 참. 그리고 셋째. 앞으로는 네 본명으로 활동하지 마. 뇌에 구멍이라도 난 거야? 넌 이미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라고. 항상 경계를 풀고 있어선 안된다고. 알겠어?

ConneR: ......미안.

Sasha: 됐어......오늘부터 넌 「R」이야. 넌 나를 「Shark」라고 불러. 이건 내가 딥웹에서 활동했을 때 쓰던 가명이니까. 물론 Sasha도 내 본명은 아니지.

ConneR: R......

Sasha: 왜? 마음에 안 들어?

ConneR: 아니, 그냥 네가 나한테 이것저것 가르쳐주는 걸 보니... 어렸을 때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서.

Sasha: 으엑... 내가 그렇게 늙어 보여?

ConneR: 그......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야. 신경 쓰지 마. Shark......그냥 Sasha라고 부를게.

Sasha: 마음대로 해.

[신호 중단]

9.6. Audio_Home_676_04_08

Colin: 일어나렴.

ConneR: ......으음....음......

Colin: 아들, 어서 일어나렴.

ConneR: 조금만 더 잘게요.....

(문이 열린다)

ConneR: ......으음.....일어났어요......

Colin: 이제 일어났니? 5분 늦었구나.

ConneR: .....죄송해요......

Colin: 게으름은 기술을 퇴화시키고 의지를 무너뜨린다. 넌 Neumann 가의 일원으로서 어느 때나 최고 자리에 서있을 수 있도록 해야 해... 우리 선조들의 얼굴에 먹칠을 해선 안된다.

ConneR: 네. 다시는 그러지 않을 게요, 아버지.

Colin: ......이번만 넘어가주마. 어서 마구간으로 가거라. 25분 동안 아침 훈련이다.

ConneR: 지금 바로 가겠습니다!

[»»»2시간 앞으로 빨리 감기»»»]

ConneR: 아버지, 어머니, 일어나셨어요?

Alyxia: 배고프지? 어서 아침 먹으렴.

ConneR: 네. 어머니... 아, Grace! 고맙습니다. 엄청 맛있을 것 같네요!

Grace: 호호, 아닙니다 도련님. 천천히 드세요.
주인님, 사모님, 차 드시겠습니까?

Colin: 됐다. 가서 쉬도록 하거라.

Grace: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문이 열린다)

Colin: ......먹을 땐 조금 더 우아하게 먹을 수 없겠니?

ConneR: 죄, 죄송합니다, 아버지.

Alyxia: 무슨 상관이에요.
지금은 집에 다른 사람도 와있지 않은데.

Colin: 안 돼. 일상에서의 행동은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낸다. 경솔함은 바로 몰락의 시작을 의미해.

Alyxia: 네~ 네... 그래도 휴일인데 잠도 푹 재워줘도 괜찮잖아요. 아침 훈련도 한 번쯤은...

Colin: 너무 그렇게 감싸주지 마, Alyxia.

ConneR: 어머니, 괜찮습니다! 아침에 몸을 움직이면, 정신도 말짱해지는걸요!

Alyxia: 착한 아이로구나.
이렇게 노력하는 걸 보니... 너도 아버지처럼 탐사대의 일원이 되고 싶은 거니?

ConneR: 네! ......만약 될 수만 있다면...

Colin: 탐사대는 만능의 인재를 원하고 있다. 신체 능력뿐만 아니라 지식과 지혜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인재만이 탐사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지금의 너로는 아마 A.R.C.의 필기 테스트에서도 떨어질 게 분명해.

ConneR: ......

Colin: 만약 진정으로 탐사대의 일원이 되고 싶다면, 그에 걸맞은 자격부터 갖춰야겠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라... 넌 이미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잖니, 아들.

ConneR: 알고 있어요! 더 열심히 해서... 아버지같은 우수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게요!

Colin: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좋겠구나.

ConneR: 그렇게 할게요! 어머니, 먼저 공부하러 방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Alyxia: 얼마 먹지도 않았잖니? Grace한테 더 만들어달라고 얘기할까?

ConneR: 아니에요!
배불러요!

(문이 열린다)

Alyxia: 당신......하아... 그렇게까지 엄격하게 굴 필요 없잖아요?

Colin: 지금 저 수준으로는, 절대로 탐사대의 일을 수행할 수 없어. 위로와 격려는 내 교육 방침이 아니야.

Alyxia: 하지만 저 아이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요!

Colin: ......그래서 최대한 저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들을 전수해주고 싶은 거야.

Alyxia: 그런 거였군요......하지만 저 아이, 저렇게나 노력하는데 당신은 칭찬 한마디 해주질 않잖아요. 저 아이가 얼마나 당신처럼 되기를 바라고 있는데...

Colin: 틀렸어, Alyxia.
난 저 아이가 나처럼 되는 걸 바라지 않아.

Alyxia: 네?

Colin: Colin Neumann Jr.는 내 이름을 계승한 이름. 나 정도에서 멈추지 않을 거야.... 나는 몰락했던 Neumann 가를 내 이름을 걸고 다시 명가 반열에 오르도록 만들었어. 난 내 아들이 나보다 훨씬 더 잘 할 거라고 믿고 있어. 분명 나를 뛰어넘는 업적을 이루어낼 거라는 믿음.

Colin: 저 아이는 나의 희망이야...... 그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

[→신호 변경]

ConneR: ......제가 꼭 해낼게요, 아버지.

[신호 중단]

9.7. Audio_St166_690_03_23

[통화 시작]

[Sasha]: R? 계좌를 확인해봐.

ConneR: .....!? 돈이 이렇게나 많이......

[Sasha]: X가 나를 관리국 사람으로 여기게 만드는 데 성공했어. 함께 손을 잡고 싶어 해.

ConneR: ......

[Sasha]: 어쨌든 결론부터 말할게. 첫 데이터는 해독하자마자 곧바로 구매자가 나타났어. 조금 혀를 굴렸을 뿐인데 그렇게 쉽게 속다니. 이건 네 몫. 딱 절반으로 나눴어.

ConneR: 상상보다 엄청 버는구나.
상당히 괜찮은데? 정말 고마워.

[Sasha]: 데이터의 내용이 궁금하지는 않아?

ConneR: 아, 그렇지. 무슨 내용인데?

[Sasha]: Node 08 시민의 개인 정보.

ConneR: 고작 개인 정보라고?

[Sasha]: 아니. 일반인의 개인 정보만 있는 게 아니야. 일부는 관리국 소속의 현직 집법원과 퇴직자들까지 전부 다 있다고. 게다가 검은 조직 소속 일원의 개인 정보도 있고 심지어 시민 데이터 베이스에서 삭제됐던 정보들까지 있었어.

ConneR: ......생각났어. A.R.C.는 이전에 관리국의 신분 인증 시스템 구현을 도와준 적이 있었어. 모든 시민 ID를 기록했고 몇 년 전 장비를 업그레이드했었을 때... 그래, 그런 거였어. 그때 누군가 이 자료를 일부러 남겨두었던 거야. 이걸로 큰 이득을 취하려고 했겠지.

[Sasha]: 이런 걸지도 모르지.
내가 봤을 때 이 일은 회사 자체적으로 행한 게 아니야. 하지만 이 정도 규모의 계획이라면, 적어도 한 무리 정도가 회사 안에서 암암리에 진행했을 가능성이 커. 그렇게 되면 그 데이터를 원하는 다른 녀석들이 그 데이터를 손에 넣기란 하늘의 별따기겠지. 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군.

ConneR: 과찬이야. 하지만 이번 구매자는 조직의 사람 아닌가?

[Sasha]: 맞아. Ando 파라고 하는 조직의 일원.
들어봤을 테지? 그들은 이 자료를 통해 자신 조직에 있는 프락치를 걸러내려고 하고 있어.

ConneR: ......

[Sasha]: 어쨌든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둬.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우리 손에 있는 이 데이터는 우리의 정보 판매 활동에 매우 유용하게 작용할 거야. 네 쪽 상황은 어때?

ConneR: 아, 며칠 뒤면 바로 2번째 다운로드를 진행할 수 있어. 소프트웨어를 조금 손봐뒀으니까 저번보다 더 많은 양을 받을 수 있을 거야.

[Sasha]: 잘했어. 계속 그대로만 해줘.
이대로 몇 번만 더 하면, 돈방석에 앉는 건 꿈도 아니라고.

ConneR: Shark......Sasha, 내 생각엔... 다음 거래에서 「Splice」라는 조직의 뒤를 잡을 수 있겠어? Baro파 산하에 있는 조직 같은데...

[Sasha]: ......? 걔네들한테 뭔가 특별한 거라도 있어?

ConneR: 개인적인 이유야.
그들의 돈을 쓸어 담는 것과 동시에, 그 녀석들의 세력을 약하게 만들 수 있어. 그러면 난 행동하기가 훨씬 더 수월해지겠지. 만약 그 조직들과 가격 협상이 이루어지면, 거래 전에 나한테 귀띔해줘. 나한테 생각이 있으니까.

[Sasha]: 내 기억엔 그냥 도굴꾼 무리들이었던 걸로 아는데? 그 조직엔 A.R.C. 과학 분야에 견줄만한 실력자는 없는 걸로 알고 있어. 하는 일이라곤 재미없는 골동품 매매 사업뿐인데... 무슨 목적 때문에 그 녀석들을?

ConneR: 바로 네가 재미없다고 말한 매매 사업이 그 이유야... 탐사라는 것은 매우 의미 있고 고귀한 활동이야.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녀석들이 설치고 있는 꼴은 눈뜨고 못 보겠거든.

[Sasha]: ......뭔가 조금씩 그럴듯하게 말하는 법이 느는 것 같네.

ConneR: 선생님을 잘 둔 덕분이지.

[Sasha]: 하하하! 입 놀리는 거 하고는! 어쨌든 어디서 접선하는 게 너한테 유리하게 작용할지 한 번 알아볼게. 네 계획도 상당히 재밌을 것 같은데? 나도 끼워주는 거지?

ConneR: 물론이지, 파트너.

[통화 종료]

9.8. Audio_Graveyard_682_06_16

남성 A: Riya, 정말 유감입니다...

여성 B: Luka에게 그런 일이 생길 줄은...

Riya: 감사합니다 여러분......흐흑......

남성 A: 너무 갑작스럽게 이렇게... 당신과 아들만을 남겨 두고선...

Riya: 우리도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어요. 원래 그런 직업이었는걸요... 다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Raymond: Riya.

(발걸음)

여성 B: Raymond 대장님.

Riya: 대장님......

Raymond: 내 임기 기간에 탐사대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하다니... 정말 너희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Riya: 대장님의 잘못이 아니잖아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죠? Wolf-01 소대 전체가 그렇게 전멸해버렸다니...

Raymond: 저희들도 상황 경위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Riya: 네... 감사합니다...

Raymond: 그런 말씀 마세요. Luka는 제 부하 중 가장 우수한 녀석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제가 그 녀석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뿐입니다...

남성 A: ......저, 대장님. Colin은 어딨죠? 오늘은 어째 그들 가족이 보이질 않는데요?

Raymond: ......

여성 B: 못 들었어? Colin이 살아돌아온 이후 정신 착란 증세를 보이길래 위에서 휴양 지시를 내렸어.

남성 A: 정신 착란?

여성 B: 응. 말도 계속 알아들을 수 없는 말만 하나 봐. 그래서 사고 경위도 제대로 보고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야.

Riya: Colin, 그 사람이......?

남성 A: ......제길, 그 Colin도 그 지경이 됐다니... 대체 Wolf-01 소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야?

Raymond: Colin은 어떤 모종의 강한 충격으로 그런 증세를 보이고 있을 거라는 판단이다. 집에서 당분간은 쉬도록 하는 게 좋아. 그의 처와 아들이 잘 보살피겠지... 이것도 역시 Luka를 위한 일이야.

남성 A: 하지만 장례식에도 오질 않다니, 이건 너무하잖아요? 사지가 절단난 것도 아니고 경미한 부상만 입었으면서...

여성 B: 맞는 말입니다. Luka는 그의 가장 친한 전우이자 라이벌이었잖습니까...

Riya: 괜찮아요.
그 사람도 많이 슬퍼하고 있... 흐흑....

Raymond: 슬픔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Riya...... 혹시라도 생활하시다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언제든지 제게 연락 주십쇼. 저희 탐사대가 꼭 도와드리겠습니다.

[»»»5분 앞으로 빨리 감기 »»»]

(발걸음)

Raymond: ......숨어 있을 필요 없단다, 꼬마야.

Sagar: ......

Raymond: 날 알아보겠니...? 몇 년 동안 못 본 것 같은데 아직도 키가 그대로구나. Luka는 나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는데 말이야.

Sagar: 흑...... 아빠......

Raymond: ......네 아빠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중 가장 늑대 같은 사람이었단다. 민첩하고 힘도 세고 눈빛은 항상 맹수처럼 불타고 있었지... 그런 네 아빠라도 결국은 목숨을 잃고 말았단다. 그만큼... 봉쇄구역은 위험한 곳이란다.

Sagar: ......

Raymond: 넌 늑대의 눈을 가지고 있진 않구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해보면, 네게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으라고 권하고 싶진 않단다... 그냥 Node에 평온하게 머물면서 열심히 공부하고 어머니를 잘 챙겨드리면 그걸로 된 거야.

Raymond: 하지만 만약 그 일을 하겠다는 결심이 서고 이 하늘의 「바깥」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네 어머니는 어떻게 해야 나를 찾을 수 있는지 알고 계시거든.

Sagar: ......

Raymond: 그럼 나중에 또 보자꾸나...... Luka의 아들.

(발걸음)

Sagar: ......

Sagar: ......하늘의......바깥...

(독수리 울음소리)

[신호 중단]

9.9. Cam_Sasha_690_06_30

ConneR: 헉......헉......

Sasha: 야! 일어나!

A.R.C. 시크릿 가드: {{{-2 이곳은 Area 09! 침입자가 있다! 데이터가 무단으로 절취당하고 있다! 지원이 필요하다!
어디로 달아난 거지? 흩어져서 찾아!}}}

ConneR: 하하......데이터를 가지고 도망쳐. 난 여기서...

Sasha: 뭐라는 거야! 빨리 와! 가자!

ConneR: 아니......저들은 내 얼굴을 못 봤어.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내가 Colin의 아들이란 걸 알고 있어. 침입자들에게 당해서 다쳤다고 하면 대부분 속아넘어갈 거야... 이 상처도... 여기서 치료하는 게 더 빠를 거고... 안 그러면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말 거야... 그러니 어서!

Sasha: 이 멍청아! 네 몸에 박혀있는 건 저 녀석들이 쏜 총알이라고. 그 총알을 빼내는 순간 바로 들통나버려! 날 꽉 잡고 있어. 절대로 널 저들에게 붙잡히게, 죽게 놔두지 않아!

[<<<15 시간 전으로 뒤로 감기<<<]

Sasha: 준비됐어?

ConneR: Sasha, 내 생각엔 한 번 더 꼼꼼히 체크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Sasha: 이건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한 번 놓치면 이 정도의 돈을 만져볼 기회는 평생 없다고 봐야 할 거야.

ConneR: 아니...... 실제로 잠입하고 뭔가를 훔치는 일은 자신이 없어서.

Sasha: 이봐, Area 09가 갑자기 방화벽 코드를 바꿨다고 했었지? 그럼 나머지 데이터도 다운로드할 수가 없는 상황이 돼버린 거잖아?

ConneR: 이건 내가 책임지기로 한 일이잖아... 그러니 발각이 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그것 역시 내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야. 그러니 내가 다시 새로운 방화벽을 뚫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본래 계획에 맞춰서 행동하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해.

Sasha: 잘 들었다.
파일 자체의 암호화와 Area 09의 방화벽은 별개의 일이야. A.R.C.는 실로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보안 시스템들 중 최고 레벨의 것이라고. 그러니 네가 뚫을 수 없는 로직으로 바꿔둔 것이겠지.

ConneR: ......

Sasha: 우리가 다른 해커들에게 이 기회를 제공할 방법이 사라져 버리면, 이 일은 시장에서도 순식간의 큰 화제로 떠오르게 될 거야. 이미 시간이 별로 없는 상황이야...

ConneR: 예전부터 물어보고 싶었어... 예전부터 시간에 대해 꽤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던데, 뭔가 절박한 이유라도 있는 거야? 난 되도록이면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는 것이 더...

Sasha: 아니.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손에 넣기 전에 최대한 빨리 그 데이터를 없애버려야 해.

ConneR: ......평소의 너답지 않은 것 같아.

Sasha: ......미안...... 그럴지도. 그냥 내 개인적인 이유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한 번만 날 믿어줘.

ConneR: 알았어.

Sasha: 믿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꼭... 응? 방금 뭐라고 했어?

ConneR: 알았다고 했어.
널 믿을게.

Sasha: ......이렇게 단순한 성격이었냐......이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ConneR: 그럴 필요 없어. 네가 절대 경계심을 잃어선 안 된다고 가르쳐줬던 거, 안 까먹고 잘 지키고 있으니까. 이번은 그냥 내 의지로 널 믿기로 한 것뿐이야.

Sasha: ......

ConneR: Sasha도 내 사적인 부분에 대해 물어본 적은 없잖아. 나도 네 제자로서 네 동기가 뭔지 물을 자격은 없는 거겠지. 이 몇 달 동안의 협력에서도 네 계획 덕분에 꽤 순조로웠으니까. 너와 나 사이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고 느껴. 난 그저 네가 다치는 건 아닐까 걱정될 뿐이야.

Sasha: ......병아리 주제에 설교는.
나보다 네 자신이나 걱정하라고.

[»»»20시간 앞으로 빨리 감기 »»»]

ConneR: ......

Sasha: 깨어났어?

파일:cytus2_cos4901.png

ConneR: ......천사라도 본 줄 알았네.
나, 살아있구나.

Sasha: 입 방정은... 자, 이거 마셔. 상처도 금방 아물 거야.

ConneR: ......데이터는?

Sasha: 여기에 있어.
평소대로 나답게 발각된 상황에서도 「두 마리 토끼」를 잡아버린 셈이지.

ConneR: 날 총알받이로 썼지만......그렇지? 하하하....크윽... 아프다...

Sasha: 내가 말했지? 어느 날 네 몸에도 구멍이 뚫릴 날이 올 거라고. 너무 억울해 말라고. 비싼 값에 큰 교훈 하나 배웠다 쳐.

ConneR: 네~ 네~ 선생님.

Sasha: ......결국 내 발목을 잡고 말았지만, 그래도 처음치고는 나름 잘했어. 지금 너 칭찬하는 거야.

ConneR: ......난.... 내 이상을 위해 그렇게 했을 뿐이야. 너도 그렇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몸이 먼저 그렇게 반응하더라고.

Sasha: ......

ConneR: 듣기엔 꽤 멋진 대사 같은데 결국 지금은 이런 한심한 꼴이로군... 내가 더... 노력을... 해야......Zzz......

Sasha: 피 많이 흘렸어.
좀 쉬도록 해.

Sasha: ......

Sasha: ......고맙다.
방금 한 말은 조금 멋있었어.

[신호 중단]

9.10. Audio_admins_690_07_07

???: Andrew 대장님.

Andrew: 자네인가.
보고하게.

???: 네. 이번 Area 09 사건과 관련해 보고드립니다.

???: 현재 타깃은 Colin Neumann Jr., 저번 주 Area 09의 데이터를 전부 무단으로 절취했습니다.

Andrew: 잘 됐군.
그렇다면 전부 원래 계획으로 돌아간 건가?

???: 그렇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거래 대상은 「Splice」입니다.

Andrew: 「Baro」 조직 산하에 있는 그 도굴꾼 집단? 그 녀석들에게 별로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 그 녀석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거,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조사해본 바로는, 그 녀석들은 실제로 Baro에게 상당한 수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Andrew: 흠......

???: 만약 이번 작전에서 그들을 잡아들이게 된다면 분명 Baro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을 겁니다.

Andrew: 나름 설득력이 있지만, Baro는 「침투 계획」에 여러 번 참여했던 동료이기도 하거든.

???: ......대장님. 직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작년 그 작전 이후로, 그쪽에 우리의 동료는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지금은 눈앞에 있는 계획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만.

Andrew: ......

???: Colin이 주목하고 있는 대상도 Splice입니다. 이것도 역시 데이터까지 얻어내고 한 번에 그 조직들의 계획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Andrew: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은 자네의 전문 분야이긴 하지.

???: 대장님도 말씀하셨다시피, Area 09의 데이터를 손에 넣기만 하면, 침투 계획의 명단 리스트는 절대로 새어나가지 않게 될 겁니다. 그리고 모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게 되겠지요.

Andrew: 확실히 매우 이상적인 계획이군. 현재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은 검은 조직들이 데이터를 손에 넣을 가능성이 있는 모든 통로를 차단하는 거다. 또한 가능하면 데이터까지 전부 회수하고 사기꾼들까지 단숨에 체포하는 것.

???: ......

Andrew: 왜 그러지?

???: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상세한 거래 시간과 장소 등에 관한 정보는 제가 나중에 다시...

Andrew: 난 너와 몇 년 간을 함께 일해 왔지.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군.
말해봐라.

???: ......Colin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자는 이 방면에 매우 뛰어난 소질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대로 그를 체포해버리는 건, 인력 낭비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Andrew: 그 자를 침투 계획의 멤버로 받아들이자는 얘기인가...?

???: 아직 그 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만약 이용 가치가 있다면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Andrew: 안 돼.
난 그 녀석의 배경을 잘 알고 있어. 그 녀석을 움직이게 만든 이유를 보더라도 그런 자를 컨트롤하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이상 불안정한 요소를 늘려선 안 돼.

???: ......

Andrew: 이 계획은 애당초 폐기될 예정이었다. 자네가 암암리에 활동했던 이 몇 년 동안 자네 덕분에 관리국은 수없이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었지. 나 또한 덕분에 이런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고 말이야. 하지만 지금 내게는 너희들의 안전을 어떻게서든 지켜내야 할 의무가 있어.

???: ......

Andrew: 자네는 입버릇처럼 계획이 우선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자네도 이런 생활을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잖은가?

???: ......전......

Andrew: 이번 자네의 활약으로 내 불안감이 조금은 줄어든 것 같군. 정말 큰 공을 세웠어. 임무가 끝나면 바로 자네에게 집법원의 신분과 제복을 돌려주도록 하겠네.

???: 대장님......대장님은 매년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Andrew: 아니. 이번 사건과 작년의 사건을 통해 이번만큼은 나도 더 이상은 안되겠다고 생각하던 참이야.... 침투 계획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

Andrew: 자네도 이젠, 더 이상 동료들이 죽는 걸 바라보고 싶지는 않겠지. 그게 우리 편이든... 그쪽 편이든 ...

???: ......! 그럴 리가! 저는......

Andrew: 긴장하지 말게. 본래 정이라는 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생겨나는 법이니까. 그걸 책망할 생각은 전혀 없네. 자네는 이미 몇 년 동안이나 그런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왔어. 자네 같은 인재는 더 나은 인생을 누려야만 해.

???: ......

Andrew: 어쨌든 이번 일도 이제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어. 데이터, 사기꾼 그리고 도굴꾼 집단을 전부 해결하고 나면 자네에게 제복을 돌려주겠네.

???: 알겠습니다......

Andrew: 부탁하네, Sasha。

Sasha: 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신호 중단]

9.11. Cam_Hotel_690_07_09

Sasha: 이 레스토랑은 일반인은 예약하기 힘든 곳이야. 천천히 즐기라고.

ConneR: 하하. 무슨 일이야? 업무 이외 시간에 따로 불러 내다니, 정말 별일이군.

Sasha: 나도 네가 나한테 얻어먹고 싶어 할 줄은 몰랐는데. 귀족의 도련님께서 여자에게 밥을 얻어먹다니 말이야.

ConneR: Neumann의 가훈은 남성우월주의 같은 것이 아니라고. 여성이라고 호의와 성의를 무시한다면, 오히려 그건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고 매우 실례인 행동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Sasha: 하하하! 매우 좋은 생각이군.
자, 원하는 거 다 시켜.
네 녀석의 고급 입맛을 믿어 볼 테니.

ConneR: 그럼 사양 않을게.
웨이터? 여기 이거랑...

[»»»빨리 감기»»»]

Sasha: 맛있다!
여기 이렇게 많이 와봤는데 이런 조합으로 먹는다는 건 생각도 못 해봤네. 역시 도련님이셔.

ConneR: 과찬이야.
그럼 이제 90년산 와인을...
분명 좋아할 거야.

(건배)

Sasha: ......! 대단해...방금 메인 요리의 뒷맛이 완전히 달라졌어. 게다가 식전에 와인의 맛까지 더해져서... 분명 예전에 마셔본 적이 있었을 텐데.

ConneR: 좋아한다니 다행이야. 그럼 이제, 무슨 목적으로 이런 대접을 해주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

Sasha: 내일이 마지막 거래잖아? 우리의 협력 관계도 내일로서 끝이니까. 그냥 단순히 함께 기념하고 싶어서.

ConneR: 하하하. 네가 그런 생각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어. 그래도... 기쁘군.

Sasha: 난 그렇게 무정한 녀석이 아니라고.
넌 그저 업무 바깥의 내 모습을 모르고 있을 뿐이야.

ConneR: 그렇군. 그래도 이번 식사를 통해 조금은 많이 알게 된 것 같은데.

Sasha: 응? 예를 들면?

ConneR: Sasha는 자신이 열악하고 추악한 환경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지만, 네 테이블 에티켓은 상당한 편이야. 어릴 때의 습관이 몸에 배어야만 그런 모습이 나올 수 있지. 심지어 나보다 더 괜찮은 것 같아.

Sasha: 하하......하여간.....정말 재미있는 녀석이라니까. 네 추측이 맞을지도? 그동안 네게 했던 모든 말들 역시 거짓말일지도 모르지. 난 지금 남을 속이는 일로 벌어먹고 살고 있잖아?

ConneR: 하하하. 네 말 대로야. 하지만 내 인생은 이미 상대방의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일에 충분히 지쳐있어. 적어도 나는 지금의 네가 좋아. 진심이야.

Sasha: 하하...... 취했나 봐?

[→신호 변경]

ConneR: 으읍......쿨럭......

Sasha: 야, 야!......너무 많이 마셨다고.
자, 잡아.

ConneR: 미안해...... 정말 추태로군.... 여긴 어디지?

Sasha: 호텔 방. 이렇게 취했는데 길가에 버리고 갈 순 없잖아?

ConneR: 고마워......

Sasha: 자, 빨리 누워. 내일 거래를 위해서는...

ConneR: ......(키스)

Sasha: ......!

ConneR: ......
아......! 미안하군. 내가 어떻게 됐나 봐.... 잊어버려. 취해서 그런 거니까.

Sasha: ......

ConneR: ......!

파일:cytus2_cos5101.png

[»»»빨리 감기»»»]

ConneR: ......잠이 안 와?

Sasha: 응. 나 때문에 깼어? 미안.

ConneR: 아니야.
뭐라도 걸쳐. 감기 걸려.

Sasha: ......

ConneR: ......「저 사람들은 모두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걸까?」......어린 시절, 이런 야경 속의 불빛들을 바라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었어. 공허로 가득 찬 이런 도시인데, 아름다움의 매력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이 도시의 진실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해...

Sasha: 그래......? 난 오히려 진실의 일면을 볼 수 없게 돼버린 것 같아.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에 가려져버린 것처럼.

ConneR: ......아버지가 말씀하신 적이 있어.
「인간은 진실을 두려워하는 생물이다. 너무 무지한 나머지, 거짓말로 자신의 두려움을 가리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라고...

Sasha: 난 네가 가족들과의 관계 때문에 집을 나온 줄 알았어. 하지만 넌 자주 아버지의 말을 인용하는군.

ConneR: 아버지를 향한 존경심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어. 설령 그가 두려움이란 것에 잡아먹힌다 해도, 내 안에 자리 잡은 그를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아.

Sasha: ......넌 사람의 마음에 충실하구나.

ConneR: 응...... 그야말로 너무 충실해서 탈이지만. 일단 그런 게 생겨버리고 나면, 그 대상이 조금이라도 오염되는 꼴을 못 보게 돼. 자신의 지위를 일부러 무너뜨리면서까지 높여주고 싶은 마음뿐이지...

ConneR: 나는......내 힘으로 아버지가 밝혀내지 못한 수수께끼를 풀고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아버지 자신에게도 그의 말이 사실이었다는 것을 증명해낼 거야.

Sasha: ......

ConneR: 내일이 지나면, 다시는 만날 수 없을지도 몰라. 그래도 이 말만큼은 하고 싶어. Sasha, 널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Sasha: ......
......Colin, 나는......

ConneR: 왜 그래?

Sasha: ......아니야. 어차피 정의 따윈 존재하지 않는 이런 개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그저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되는 거야.

[신호 중단]

9.12. Audio_Home_683_07_09

Colin: 개자식들! 누구도......날 믿어 주지 않아!

(깨지는 소리)

Colin: 수십 년 동안 이 몸이 너희를 위해 공헌한 일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고 있기나 해!? 내가 발굴해낸 것들이 얼마나 되는지 알면서 그러는 거냐고! 그래서... 그거 대한 보답이... 해고!?.... 「명예 멤버」......!? 개 같은 소리 하지 말라 그래!!

ConneR: ......

(문이 닫힌다)

Colin: 쓰레기 같은 개자식들! 내 뇌를 해부해서라도 그 장면을 봤어야 한다고! 아키텍트들이... 우리를 공격했던 모습을...

ConneR: 하아......

(노크)

ConneR: ......아버지?

Alyxia: Colin, 나란다.

(문이 열린다)

ConneR: 무슨 일이세요, 어머니.... 으앗! 얼굴이...

Alyxia: 괜찮아......엄마는 괜찮아.

ConneR: 구급 상자가 아래층에 있어요. 제가 가서...

Alyxia: 아니야.
그 사람이 자고 있을 땐, 괜히 시끄럽게 굴 필요는 없을 것 같구나... 엄마가... 할 말이 있어.

ConneR: 할... 말이요?

Alyxia: Colin......우리는 이 집을 떠나기로 했단다.

(물건이 부딪힌다)

ConneR: 떠, 떠나다니요...?

Alyxia: 놀라게 해서 미안하구나. 하지만 우린 충분히 노력했어. 네 아버지는 방에서 나오질 않고 A.R.C.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고만 생각하고 있으니... 결국 그 분노가 우리에게까지...

ConneR: ......

Alyxia: 넌 이미 알고 있지? 그 엄숙하고 자부심이 넘쳤던 Colin은 봉쇄구역에서 이미 죽어버린 거나 다름없게 됐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해. 지금의 네 아버지는 그저... 흉폭한 주정뱅이일 뿐이야...

ConneR: 어머니...... 저는......

Alyxia: 이해한다......나도 저 이가 하루빨리 정상으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어. 그래도 내 남편이니까... 하지만 이 1년 동안은... 나도 이제 한계인 것 같구나.... 흑...

ConneR: ......

Alyxia: 친가 쪽에는 이미 이야기해두었단다..... Colin, 너도 함께 가자꾸나. 이곳에 계속 머물다가는 네 인생도 망가질 수 있어. 넌 아직 16살밖에 안 됐잖니. 여기에 있는 것보다는...

ConneR: ......죄송해요, 어머니... 전... 갈 수 없어요.

Alyxia: 어, 어째서?

ConneR: 어머니...... 이 1년 동안 어머니께서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이런 결정을 내리신 마음까지도... 하지만 저까지 떠나버리면, 아버지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돼버릴 거예요. 그리고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는 작은 가능성조차 사라져버릴 거예요... 그건... 제 스스로 가족을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ConneR: 아들의 도리로써......
그렇게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Alyxia: Colin......

ConneR: 죄송해요, 어머니... 제가 아버지를 구할 방법을 생각해낼 거예요. 도움이 필요하면, Grace에게도 부탁을 할 거고요. 어머니는 이곳을 떠나 안전한 곳에 가 계세요.

Alyxia: 그럼 너는? 너는 어떡하려고 그러니?

ConneR: 저는 계속 노력... 아니, 전보다 훨씬 더 노력해서 아버지께서 제게 거신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에요. 그러면 아버지의 상태도 더 나아지고 우리 가족이 다시 한자리에 모일 수도 있게 될 거예요.

Alyxia: ......흑......

ConneR: 어머니?

Alyxia: ......엄마 마음속에서 너는... 예전 말을 타다가 떨어지고도 싱글벙글 웃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남아있단다... 어느새 이런 결정을 스스로 내릴 만큼 성장했구나.

ConneR: ......

(깨지는 소리)

ConneR: ! 깨어났나 봐요... 어머니, 어서 가세요!

Alyxia: 그래......Colin, 어떤 일이 생겨도 넌 엄마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아들이란다. 미안하구나. 아버지는 네게 맡길게. 그래도 괜찮겠니?

ConneR: 네. 아버지는 제게 맡기세요. 자, 이쪽 문으로 나가세요.

Alyxia: 사랑한다, 아들아...

ConneR: 저도 사랑해요......어머니.

(문이 열린다)

Colin: 술 어딨어... 내 술 어딨어!?
술 어딨냐고......!?

Colin: Alyxia! Grace! 당장 튀어오지 못해!?

ConneR: 아버지의...... 희망......

[신호 중단]

10. 2.4

10.1. Audio_St199_690_07_10

집법원 A: 여긴 제 3소대! 거래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원격 해독 해커를 포함하여 총 8명, 다른 생명 반응은 포착되지 않습니다. 곧바로 공격 가능합니다.

Andrew: 판매자인 여성은 매우 중요한 참고인이다. 아주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니 체포 직후 곧바로 내게 넘기도록.

집법원 B: 알겠습니다, 대장!

[→신호 변경]

조직원 A: 물건은?

Sasha: 여기. 조급해 마. 지금 막 마지막 하나 남은 코드를 해독하고 있으니까.

조직원 B: 너희들이 「X」라는 녀석을 찾았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그 녀석이 어떤 놈인지 잘 알고 있으니, 허튼수작 부릴 생각은 말라고.

Sasha: 하! 고작 이 정도 금액 가지고 너희들에게 그런 발언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쫄리면 우린 그냥 다른 사람에게 팔아도 상관없거든?

조직원 C: 뭐라고!?

조직원 A: 야, 그만해.

조직원 C: 쳇...

ConneR: 해독이 완료되면 자료는 너희들이 가져가도록 해.

(문을 부순다)

집법원 A: 집법원이다! 전원 동작 그만!

조직원 A: X발! 네가 감히 우리를 함정으로...

(연막탄 폭발)

조직원 B: 케케켁! 쏴버려!

(총성)

조직원 C: 아무것도 안 보여! 크아아아!

조직원 B: 죽어...!

(총성)

조직원 B: 으악!

집법원 A: 1층 진압 완료.
2층으로 도망간 자가 있다. C, D분대는 즉시 차량으로 입구를 포위바람!

Andrew: 수갑 채워.
2층은 내가 맡지.

집법원 B: 알겠습니다.

[→신호 변경]

(달린다)

Sasha: R! 잘 들어! 앞에 작은 문으로 뛰어! 거기엔 아무도 없... 엥!?

Sasha: ......

Sasha: R....?

조직원 A: 이 X 같은 계집X!
감히 우리를 속여!?

Sasha: .....크윽!

(총성)

Sasha: 으아악!

Andrew: 움직이지 마!

(총성)

[»»»빨리 감기»»»]

Sasha: ......대.... 대장....

집법원 A: 엎드려!
여기는 동쪽 2층! 용의자 3명 체포 완료!
대장님이 쓰려졌다! 신속히 지원 바란다!

집법원 B: 제길! 네 녀석이였나!?
우리 대장님을...

Sasha: 그, 그게... 나는...

집법원 A: Bill! 그만둬! 저 여자는 생포해야 한다고 대장님이 말했잖아!
...이미 총상을 입은 것 같으니 우선 묶어버리자고. 분명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거야.

[»»»빨리 감기»»»]

집법원 C: 관리국 본부에게 보고. 여긴 제 3소대. 거래 현장 진압이 완료됐다. 현장에서 6명의 용의자를 체포, 다른 남성 1명은 도주했다. 아마 데이터를 가지고 도망쳤을 가능성이 높아, 현재 수색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원격 해독 해커 역시 자취를 감췄다. 로그인 흔적을 확실하게 지워버린 탓에 추적이...

집법원 C: 대장.... Andrew Wood 대장이 작전 수행 중 총상을 입었다. 현재 응급 처치 이후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관리국 직원]: ...알겠다. 검거한 용의자를 데리고 신속히 귀환 바란다. 작전 종료.

Sasha: 잠깐! 나... 나는...

집법원 A: 닥쳐!

Sasha: 나는 집법원이라고!
「침투 계획」 코드네임 002! Wood 대장의 부하이다!

집법원 B: ......?

Sasha: Andrew Wood, 집법원 넘버 A6610769!
688년부터 침투 계획 착수, 작전 코드명 P6880423! 난 그중에 002 코드네임을 부여받은 「Zoe Watson」라고 한다!

집법원 B: ...이봐...?

집법원 A: 믿지 마!
사기꾼으로 이름을 날린 Shark라는 놈이 바로 저 녀석이라고.
방금 나불거린 정보들 역시 손쉽게 손에 넣었을 거다.

Sasha: .......크윽!

집법원 C: 네 녀석의 파트너는 어딨지?

Sasha: ......

집법원 C: 데이터는? 그 녀석이 가지고 달아난 건가?

Sasha: ...모른다.

집법원 C: 말하지 않겠다 이 말인가?
역시 그 녀석들 편이었군.
본부로 돌아가면 시간도 많을 테니 천천히 입을 열게 만들어주지.

(충격)

Sasha: 크흑!

[신호 중단]

10.2. Multi_Files_686_12_23

[교육 시스템]: J 학년 모범생 대표, Zoe Watson, 단상 앞으로.

(박수)

학생 A: 역시 Zoe야!

Zoe: 하하, 금방 갔다 올게.

Zoe: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올해도 모범생의 신분으로 이 단상에 서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업에 매진하고 계신 학우 여러분들도 분명 여러 난관을 마주하며...

파일:cytus2_cos5401.png

[→신호 변경]

학생 A: Zoe, 진짜 최고야! 매년 단상에서 연설할 때마다 심금을 울린다니까! 역시 「미스 아카데미」다워!

Zoe: 하하하! 그건 또 뭐래?
멋대로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지 말아 달라고.

학생 B: 진짜라니까! 넌 이미 여기서 스타나 다름없다고! 저기 널 바라보는 후배들의 표정을 좀 보라고!

Zoe: 말을 말자... 어쨌든 매년 단상에 서는 것도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야. 사실 연설문 쓰는 일도 상당히 귀찮은 일이거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는 건 또 심심하고 말이야.

학생 A: 그럴 리가. 이대로면 내년 모범생 선발도 네가 따놓은 단상이라니까.

Zoe: 하... 내년이라. 그땐 아마 아카데미에 없을 것 같아.

학생 A: 뭐어어어!? 왜?

Zoe: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거든. 집법원 아카데미로 갈 생각이야.

학생 B: 우와! 그럼 엄청 대단한 거 아니야? 네 성적으로는 충분히 가고도 남을 테니까!

학생 A: 그래도 네가 없으면 엄청 심심할 텐데...

Zoe: 하하하! 영원히 못 만나는 것도 아니잖아. 이건 내 꿈이야. 물론 내 생각보다 기회가 조금 일찍 찾아오긴 했지만...

학생 B: 가도록 해!
우린 모두 널 진심으로 응원하니까!

[→파일 변경_687_03_25]

Zoe: 으앗!

(넘어진다)

견습생: Watson! 잘 따라와라!
또 꼴찌 하고 싶은 거냐!?

Zoe: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견습생: 성적 믿고 패스할 거라곤 생각도 하지 마! 꼴찌에겐 무조건 F를 줄 생각이니까!

Zoe: 하아... 하아...!

[→파일 변경_687_12_10]

Zoe: 훈련생 S6870939, Zoe Watson입니다!

Andrew: 몇 개월도 되지 않아 체력 과목을 모두 만점을 받아냈군.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Zoe: 네! 모두 대장님의 지도 덕분입니다!

Andrew: Watson, 내 소대로 들어오고 싶다고 했지?
이유를 물어보고 싶군.

Zoe: 그렇습니다! Wood 대장님의 제 3소대는 비록 입지가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제가 관찰했을 땐 Node 08의 범죄자 제압 면에 있어서 가장 높은 행동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집법원 소대 중 가장 우수한 임무 수행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그 소대에 들어가면, 그 소대에 충분한 보탬이 될 것임을, 더욱 많은 범죄를 저지할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Andrew: 그렇군... 확실히 좋은 눈을 가졌어. 수많은 훈련생들을 만나오면서 너처럼 이렇게 뛰어난 훈련생을 만나본 것도 아주 오랜만인 것 같군.

Zoe: 과찬에 감사드립니다!

Andrew: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녹음되지 않을 것이다. 오직 우리 두 사람만 알게 될 비밀이지. Watson, 네게 특별한 기회를 하나 주고 싶군.

Zoe: 기회... 말입니까?

Andrew: 지금의 관리국은... 수많은 조직들에게 모니터링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면 우리들이 어떤 노력을 하더라도 범죄 사건을 저지하기 어렵게 돼버리지. 윗대가리들도 그저 조직의 몸뚱어리를 불리는 데만 급급할 뿐이야... 그래서 난 결국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됐다.

(파일 재생)

Zoe: 「침투 계획」......?

[→파일 변경_689_08_06]

Zoe: Coral! 일어나! 일어나라고!

Coral: 하...하하... 꼴찌에게 도움을 받을 줄이야.
체면 구겨지는걸...

Zoe: 이게 마지막이야! 우리 집법원의 제복을 입고 멋지게 다시 돌아가기로 했잖아? 여기서 쓰러지게 둘 수 없어!

Coral: 하하... 바보 같은 소리 그만해...
그 영감탱이들, 우리들에게 돌려줄 제복 따윈 벌써 갖다 버렸을걸...

Zoe: ......

Coral: 너도 알고 있잖아?
이런 짓을 해오면서 총알을 몇 번이나 맞아야 했는지... 네 이름이... Zoe? 아니, Sasha인가?

(총성)

Coral: 어서 가... 가서 나 대신에... Wood 대장에게 이렇게 전해줘...

Zoe: Coral!!

Coral: X이나... 많이 드시라고...

Zoe: Coral!!

[신호 중단]

10.3. Audio_Truck_690_07_11

Sasha: 으음... 응?

ConneR: 일어났어?

Sasha: 여긴... 어디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ConneR: 움직이지 마.
상처 벌어져.

Sasha: ......

ConneR: 이제 정신 좀 들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

Sasha: ...내가 체포됐고... Wood 대장님이... 죽었어. 돌아가던 도중에... 그래. 차가 고장났었어... 그건 네가...?

ConneR: 나 말고도 또 있어. X의 힘을 좀 빌렸지. 물론 설득하는 데 애 좀 먹었지만 그래도 결국 도움을 받을 수 있었어. 정말 재밌는 녀석이더라고.

Sasha: 네가 도망쳤을 줄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
내가 스파이였다는 거.

ConneR: 응. 네가 이미 들켰다고 생각한 줄 알았는데. 뭐, 내게 들켰든 안 들켰든 그건 별로 상관없는 얘기지만.

Sasha: 하하... 제자한테 한 방 먹어버렸군.... 언제부터 의심을 품었던 거야?

ConneR: 의심?
아, 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 사기꾼으로서는, 넌 불합격이야.

Sasha: ...방금 네가 던졌던 최면탄 때문에 아직도 머리가 지끈거려서 골똘히 뭔가를 생각할 상태가 아니야. 그러니까 그냥 바로 말해줘.

ConneR: 팁을 주자면, 네가 Saxon의 거래 장소로 왔을 때... 그때 왜 정보가 새었을까?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

Sasha: ……!

ConneR: 맞아. 우리의 만남은 그때부터였어. 그때부터 이 몇 개월 동안의 만남, 행동... 모든 게 내 계획 대로였지.

Sasha: ......

ConneR: 난 애초에 Area 09에 어떤 데이터가 들어 있는지 알고 있었어. 그 데이터엔 애초에 암호화가 걸려있지도 않았지. 전부 내가 A.R.C.의 암호화 방식을 모방해서 그 데이터에 걸어뒀을 뿐.

ConneR: 암호 해독이 끝나면 그 데이터를 네가 곧바로 관리국으로 계속 넘겨줬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어. X도 Wood 대장이 직접 나서서 너와 협력할 수 있도록 힘을 쓴 거겠지?

ConneR: 그리고 매번 내게 입금됐던 그 돈도, 어차피 내가 잡히면 다시 관리국에게 회수될 테니 머리를 나름 잘 썼다고 말할 수 있겠군.

ConneR: 하지만 아쉽게도 너희들이 가지고 있던 데이터들은 전부 내가 손을 봐둔 것들이었어. 진짜배기 데이터는 처음부터 줄곧 내가 가지고 있었지. 바로 뒤에 있는 보존 캐비닛 안에 말이야.

(데이터 재생)

ConneR: 이건 삭제돼버린 집법원 관련 데이터...
그렇지? Zoe Watson.

Sasha: 처음부터 내 신분을 알아내는 건 일도 아니었겠군... 예전에 서로 만난 적이 있었나...?

ConneR: 하하. 서로 만난 적이 있다곤 말할 수 없을지도. 그저 동창일 뿐이었으니까. 네가 아카데미를 떠나 집법원 테스트를 응시했을 때, 그때 파일 안에서 네 이름을 봤었고 덕분에 네 신분도 알 수 있었지.

Sasha: ...너는 결국... 나와 관리국을 이용해 막대한 돈과 모든 데이터를 손에 넣게 됐군... 결과적으론 조직들도, 관리국도 모두 네 손에 놀아나 함께 공멸해버렸어...

Sasha: 내게 보여줬던 그 감정들도 모두 연기였단 얘기... 하... 하하하... 그랬던 거야?

Sasha: 칭찬해줘야겠군.
진짜로 진심인 줄 알았으니까...

ConneR: ......

Sasha: 그런데 어째서 또 이러고 있는 거지? 내가 체포돼버리면 네 계획도 무사히 끝나는 거 아니었나?

ConneR: 그럴 예정이었지만...
계획이 조금 바뀌었어.

Sasha: ...그래서 이제 날 어디로 데려갈 셈이지?

ConneR: 지금 이런 것이 네가 바라던 인생이야? Andrew Wood는 죽었어. 그리고 네 신분을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는 내 손에 들려있지. 더 이상 네가 머물 수 있는 곳은 Node 08 어디에도 없어.

Sasha: ......

ConneR: 다른 Node로 가서 새 삶을 시작해. 최소한 너를 Node 10으로 보내줄 수 있는 여력은 아직 있으니까. 물론 「제역 사건」이후로 대부분의 시스템이 멈춰버린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잠깐 숨을 고르기엔 나쁘진 않을 거야.

ConneR: 너도 나처럼 고향이 Node 13이지. 물론 지금 그곳에 가족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해,

Sasha: ...내 인생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도 네 계획 중 일부인가? 그런다고 해서 네가 무슨 이득을 보는 거지?

ConneR: 맞는 말이야.
그렇게 해주는 건 확실히 성가시고 굉장히 무료한 일이기도 하지.

Sasha: 그런데 왜...

ConneR: 말했잖아?
난 지금의 네 모습을 좋아한다고.
이건 진심이야.

Sasha: ......

ConneR: 아니... 지금의 네 모습이 아니라... 훨씬 이전부터... 그래, 이렇게 말할 수 있겠군. 난 예전부터 네게 큰 빚을 졌어. 그 빚을 갚고 싶어.

Sasha: ......?

ConneR: 네 데이터를 보게 되었을 때, 네게 가졌던 특별한 감정은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어. 오로지 널 이용해 내 목적을 달성할 생각만 가득해졌지.

ConneR: 하지만 나는 내가 생각한 것만큼 그렇게 이성적인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아. 너와 함께 하면서 그 사실이 더욱 명확해졌어.

Sasha: ......

ConneR: 이건 너와 내가 모두,
학생이었을 때의 일이야....

[신호 중단]

10.4. Multi_Files_686_12_21

Colin: Alyxia! Alyxia!

ConneR: ...아버지, 어머니는 이제 안 계세요.
자, 어서 약 드셔야죠?

Colin: Alyxia... Luka... 미안해... 모두 나 때문에... 제길...

ConneR: ...아버지, 아직 제가 있잖아요.

Colin: ......

ConneR: 아 참!
이번에 새로운 논문을 쓰기 시작했는데, 시스템 평가에서 전 Node 중 2등을 차지했어요.

Colin: ...가지고 나가! 그런 거 보여주지도 마!
Neumann 가에서 1등 말고는 아무 의미도 없어!

(물건이 부딪힌다)

ConneR: ......
진정제 좀 놔드릴게요.
편히 쉬세요, 아버지.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문이 닫힌다)

Grace: 도련님!
약을 드리는 일은 제가 해도 되는데...

ConneR: 아니에요... 괜찮아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저... 배가 좀 고픈데 간식 좀 만들어주실 수 있나요?

Grace: 물론이죠!
...도련님, 정말 고마워요.

ConneR: ...하하, 뭐가 고마워요... 갑자기...

Grace: 우리 주인님을... 그리고 저를 포기하지 않고 이 집에 남아주셔서...

ConneR: 당연히 그래야죠. 분명 예전처럼 즐겁게 생활하는 날이 올 거예요... 자, 그럼 어서 간식 좀 준비해주세요. 지금 너무 배고파서 쓰러질 것 같아요! 그리고 제 것만 만들지 말고 Grace가 먹을 것도 같이 만들어요. 다 만들면 같이 먹도록 하죠.

Grace: 알겠습니다.

(발걸음)

(물건이 부딪힌다)

Colin: 쓰레기야! 전부 쓰레기들이야!

(바닥에 앉는다)

ConneR: 난... 대체 무엇을 위해...

[→파일 변경]

[교육 시스템]: 687년도 J학년 첫 번째 테스트 성적 발표:
1등, J학년 1반 — Zoe Watson
2등, J학년 3반 — Colin Neumann Jr.
3등, J학년..........

ConneR: {{{-2 또 쟤로군... 제길.
왜 항상 쟤한테만 지는 거지...}}}

학생 A: 으아! 또 불합격이야.
아빠가 알면 난 이제...

학생 B: 역시 1등은 또 「미스 아카데미」네.

ConneR: 됐어. 이렇게 노력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정말 미련하게도...

[→파일 변경]

[교육 시스템]: J 학년 모범생 대표, Zoe Watson, 단상 앞으로.

(박수)

ConneR: ...쟤였군...

Zoe: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올해도 모범생의 신분으로 이 단상에 서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업에 매진하고 계신 학우 여러분들도 분명 여러 난관을 마주하며...

파일:cytus2_cos5401.png

ConneR: ...이쁘다...

[→파일 변경]

[교육 시스템]: 688 년도 K학급 첫 번째 테스트 성적 발표:
1등, J 학년 3반 — Colin Neumann Jr.
2등...........

학생 A: 얼레!? 만년 1등의 자리가 바뀌었어... 누구지?

학생 B: 걔 휴학했잖아.
걔 있었을 땐, 걔 점수를 이긴 사람은 아무도 없었대...

ConneR: ......

[신호 중단]

10.5. Audio_Truck_690_07_11

Sasha: .......기억 났어... 그때 항상 바로 내 뒤에 2등을 했던 녀석이... 너였구나.

ConneR: 그땐 참 어렸어. 널 이기고 1등을 차지하면 네 주의를 끌 수 있을 줄 알았지.
겨우 1등이 됐을 때, 그땐 네가 이미 아카데미를 떠나고 난 뒤였어.

ConneR: 무기력하고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을 때, 모범생 신분으로서 분투를 다하고 있던 네 눈동자를 바라보고 있으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용기를 얻을 수 있었고 새롭게 목표도 가질 수 있었지. 전부 네 덕분에 나는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어. 물론 내 존재에 대해 모르고 있던 네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Sasha: ...그래서 나를... 대장님을...? 웃기는 소리 하지 마. 고작 그런 이유로 구세주 흉내를 내겠다고? 네 눈엔 내가... 그렇게 비참해 보여?

ConneR: 우선 대장은 내가 죽인 게 아니야. 그 사람이 죽을 거라곤 나도 예상하지 못했어... 설령 그가 죽지 않았다고 해도 넌 알고 있을 거 아니야? 임무가 끝나도 그 사람은 네게 집법원의 신분을 돌려주지 않을 거라는걸...

Sasha: ......

ConneR: 침투 계획과 관리국에 대해선, 네가 나보다 더 잘 이해하고 있을 거야.
집법원의 신분과 데이터가 삭제된 너는, 오로지 대장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겠지.
그리고 썩어버린 제도 속에서 허수아비의 삶을 살아가면서, 계속 동료들이 희생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 거야.

Sasha: ......

ConneR: Amanda, Leon, Coral... 이 사람들만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 마지막엔 Zoe라는 이름도 저 반열에 낄 수도 있지.

Sasha: ......닥쳐......

ConneR: 만약 그렇게 되면 난 그때의 네게 이렇게 물어볼 생각이야. 이런 인생을 원해왔던 거야? 아니면 마지막까지 자신을 속이면서 살아갈 거야?...라고.

Sasha: ......닥쳐!

ConneR: 이렇게까지 변명거리와 이유를 대신 말해줘도, 끝까지 고집을 부릴 생각이라면...
진정으로 널 비참하게 바라보게 될 지도.

(총을 꺼낸다)

Sasha: ......그만 닥치라고! 전부 다 알고 있는 듯이 말하지 마! 너는...

ConneR: 다 알고 있지 않아. 하지만 넌 내 마음속에서 언제나 존경의 대상이었어. 어쩌면 그것도 내가 만들어낸 환상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 안에 이미 자리 잡은 존경의 대상이 무너져내리는 모습은... 절대 참고 볼 수가 없어... 내게 그것은...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 일이거든.

Sasha: .......

ConneR: 만약 이 모든 것이 내 착각이라면... 지금 날 쏴. 그리고 데이터를 회수한 다음 본래 네 신분으로 돌아가도록 해.

ConneR: 나도 내 행동이 매우 독단적이라는 걸 알아. 그래도 나는 그저 이 추악하고도 더러운 정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내가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했을 뿐이야.

Sasha: ....윽....!

ConneR: 네 손에 죽을 수 있다면,
내겐 그것도 별로 나쁘지 않은 결말이거든.

Sasha: ......

(총을 거둔다)

ConneR: ......

Sasha: ...Wood 대장님은 그저 날 계속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도... 그 사람은 내가 그리던 그런 완벽한 집법원의 모델이 아니라는 것도 다 알고 있었어...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그 사람은 내게 많은 것들을 가르쳐주셨고 나를 많이 도와주신 분이야... 적어도 이런 일로 허망하게 죽어버려야 할 사람은 아니었어.

ConneR: 안타깝지만 너도 알고 있을 거야.
어느 쪽에 서더라도 너는....

Sasha: 내가 꿈꾸는 정의나 평화는 찾을 수 없겠지...

Sasha: ......

ConneR: ......

Sasha: ......Node 10...... 그곳은 어떤 곳이지?

ConneR: 그곳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곳은 못되는 곳이지...

[신호 중단]

11. 2.5

11.1. Audio_Garion's_702_11_20

[통화 시작]

[Xenon]: 여보세요?

ConneR: Mr. Jackson? 전 Miss Pauline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던 것 같은데?

[Xenon]: 내가 받으면 안 될 이유라도 있나? 조사 결과는?

ConneR: 그런 태도로 나오시다니 조금 섭섭하군요. 누가 당신들의 목숨을 일주일 더 연장시켜 주었는지 잊지 마시지요.

[Xenon]: 휴... 아주 고맙군.
Æsir의 일을 멋대로 조사하지 말라고 해서 03에서 그냥 죽치고 기다리고 있었어. 조금 더 서두르지 않으면...

ConneR: 이런, 너무 서두를 필요 없습니다. 저도 Node 13에 이제 막 도착한 참이라. 이곳에서 전파가 터지는 곳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말이죠. 아무 술집에나 들어가 맥주와 안주를 시키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술을 마신다)

[Xenon]: ...이게 당신이 말한 조사인가?
지금 한가히 관광객 행세나 할 때는 아닌 것 같은데.

ConneR: 농담입니다.
그래도 밥은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Xenon]: ...그냥 끊어 버릴까?

(술을 마신다.)

ConneR: 하하하, 너무 그러지 마시지요.
제가 말한 대로, 저는 이곳에서 예전에 이루지 못했던 연구와 역사 고증 준비를 진행해 제 가설을 검증할 생각입니다. 이 일에는 시간과 운, 그리고 약간의 모험이 따르기 마련이죠.

[Xenon]: 당신의 오른손과 오른쪽 눈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군. 탐사대가 매번 당신을 구해줄 수 있는 건 아니거든.

ConneR: 너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운도 꽤 따라주는 편이라서.

[Xenon]: 내가 걱정하는 건 당신이 제공하는 정보야. 그쪽에서 성과가 없으면 우린 여기서 시간만 낭비하게 되는 셈이라고.

ConneR: 하하하! 안심하시지요.이번에 당신들과 함께 하면서, 단체 협동의 중요성을 충분히 깨달았으니까요. 이번엔 단독 행동 보다는, 힘이 돼줄 수 있는 동료와 함께 진행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Xenon]: 뭐가 됐든 좋아. 서두르기나 해줘.

ConneR: 알겠습니다.
여러분이 03에서 수행해야 할 미션은...

[Xenon]: 바로 「호루스의 눈」이겠지. 당신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조사해봤어. 인터넷 공간에 있는 모든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하더군. 심지어 아무도 알지 못하는 고대의 데이터들도 불러올 수 있다고...

ConneR: ...정말 놀랍군요.
이미 알고 계시다니?

[Xenon]: 나도 여기까지밖에 조사하지 못했어. 03은 말 그대로 도시괴담의 메카.
그런 녀석이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해선 확실하지 않아. 게다가 이렇게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ConneR: 과학의 진면목은 바로 알지 못하는 곳에 있지 않습니까?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과학은 무료하기 짝이 없지요.

[Xenon]: ………

ConneR: 다시 충고하지만, 이 이상 단독으로 조사를 진행하지 않았으면 하는군요. 당신이 있는 곳은 다른 곳도 아닌 Node 03... 최대한 검은 조직과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주셨으면 하는군요.

[Xenon]: 다른 건의사항은?
배틀로열 전문가 씨?

ConneR: 하하하. 잘 들으시죠.
제 건의사항은...
「다음번 연락을 기다려라」입니다.

[Xenon]: ………

ConneR: 제가 주문한 요리가 이제 막 나오는군요. 그럼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Mr.Jackson.

[Xenon]: 이봐! 좀 진지하게...

ConneR: 아, 그렇지.

[Xenon]:

ConneR: 당신의 계좌는 지금 휴면상태 아닙니까? 조금 이따가 다른 계좌를 하나 전송하겠습니다. 그 안에 있는 돈은 마음껏 쓰시도록. 지금 당신들이 가진 구닥다리 장비로는 절 돕기에 충분하지 못할 테니까.

[신호 중단]

11.2. Audio_Garion's_702_11_20

점원: 주문하신 요리 나왔습니다.

ConneR: Danke schön.
이 식당은 이곳에 올 때마다 꼭 들리는 곳이지요.

점원: 좋아해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알림음)

점원: ...네, 알겠습니다.
Neumann 씨, 5번 테이블 손님께서 마티니를 한 잔 대접하고 싶으시다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ConneR: ...물론입니다.

[»»»빨리 감기»»»]

점원: 실례하겠습니다.
마티니 나왔습니다.

ConneR: Danke.

점원: 또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벨을 눌러주세요.

(커튼을 닫는다.)

ConneR: 올리브 3개라... 메모리 유닛을 잔 아래 숨겨둔 건가? 여전히 조심성이 많은 녀석이군.

(메시지 재생)

[???]: 제3사분면 57길 16호.

ConneR: ......

[신호 중단]

12. 2.6

12.1. Audio_13St57_702_11_21

ConneR: 어제 함께 식사라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군.

???: 08 관제 구역에서 범죄자의 탈옥을 돕고 지명수배자가 된 사람이랑 함께 식사라니, 밥이 잘도 넘어가겠군.

ConneR: 오랜만이군, Sasha.

Sasha: 너... 진짜 많이 늙었다.

ConneR: 넌 여전히 아름답군.

Sasha: 하하, 그만해라.
들어와.

[→신호 변경]

ConneR: 여기가 네 집인가?

Sasha: 조부모님이 남겨주신 집이야.

ConneR: 인테리어가 매우 인상적이군.

Sasha: 어쨌든 조부님은 Node 13 토박이셨으니깐.
자, 그럼 이제 본론으로.
그때 이후로 몇 년 동안이나 연락이 없다가 왜 갑자기 날 찾아온 거지?

파일:cytus2_cos6001.png

ConneR: 너도 최근에 막 Node 13으로 돌아온 거 아닌가? 그전까진 네가 어디에 있는지 알지도 못했어. 최근 몇 년 동안 네가 발표했던 고대 문명 연구 학술 자료 덕분에 꽤 도움이 됐었지.

Sasha: 그건 모두 익명으로 발표했었는데...


ConneR: 하하하, 이래 봬도 학생 시절부터 줄곧 관심 있게 봐왔으니깐. 네가 쓴 문장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으니... 그런데... 집법원에서 갑자기 고고학자가 돼버렸을 줄이야. 예전에 아카데미에서 2지망 지원이 이쪽 분야였나?

Sasha: 뭐, 그런 셈이야.
예전에 그 시답잖은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보다는 이쪽이 더 재미가 있어서 말이야.

ConneR: 시답잖은 신념이라...
이 세계의 정의를 이루겠다던, 뭐 그런 것들 말인가?

Sasha: 하하하, 뭐, 됐어.
지금은 이미... 그렇게 생각하지 않게 됐으니까.

ConneR: 아니, 지금 네가 하고 있는 일이야말로 훨씬 더 그 이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 물론 나와 함께 협력하기만 한다면 말이야.

Sasha: ......무슨 뜻이지?

ConneR: 내가 그저 단순히 오래된 친구를 보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방금 말한 대로, 네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Sasha: 우선 얘길 들어봐야겠군. 안 그래도 너한텐 빚이 있으니까. 덕분에 조용히 살아갈 수 있었거든. 그래도 뭔가 소동에 휘말리거나 하는 건 사양하고 싶어서.

ConneR: 그럼 우선 내 얘기를 들어보도록.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와 그걸 통해서 이끌어낸 가설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 분명 너도 흥미가 생길 거야. 우선, Node 13에 관한 것들은 나보다 네가 더 잘 알고 있을 테지? 우선 네게 자료 몇 개를 보여주지.

[신호 중단]

13. 2.7

13.1. Audio_Sasha_702_11_21

ConneR: 어때? 다른 생각이라도?

Sasha: ......너, 이번엔 스케일이 상당히 큰 일에 연루됐나 봐?

ConneR: 「연루」라... 정확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할 수 있겠군.

Sasha: 예를 들어?

ConneR: 우선, 내가 이 일련의 사건들을 조사하기 시작한 건 순전히 개인적인 흥미 때문이었지. 하지만 깊게 파고들수록, 사건의 진상은 나와.... 아니, 「우리」들과 절대 떼 놓을래야 떼놓을 수 없는 것이라는 걸 발견하게 됐다.

Sasha: 「우리」라니......? 나하고도 무슨 관련이 있는 일이야?

ConneR: 아니, 우리 둘이 아니라... 우리 모든 인류들.

Sasha: ......?

ConneR: 아버지와 그 사람들——앞전 1세대 탐사대의 영웅들에게 일어났던 사건, Æsir의 대규모 네트워크 테러, A.R.C.가 전력을 다해 숨기고 싶어 했던 진실과 거짓말, 그리고 「제역 사건」까지도......이것들은 아마 인류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재난이었을지도 몰라.

Sasha: ......그래? 하지만 네 수중에 있는 단서들만으로 그런 생각을 품는 건 약간 억지 아닌가?

ConneR: 그럴지도. 그래서 네게 생각을 물어보고 싶었다. 어쨌든 네 직감은 줄곧 내 예상보다 정확했으니까. 네게 믿음을 가지고 있거든.

Sasha: 하아... 한 마디 한 마디 말을 해도 참... 이젠 네가 날 칭찬하는 건지 놀리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단 말이야?

ConneR: 반반이라고 하면?

Sasha: 됐다...... 우선 정리부터 좀 하자고. 먼저 네 아버지의 연구자료들부터... 전부 종이로 기록해놔서 찢어지거나 번진 부분이 한두 개가 아니야. 불에 그을린 것도 몇 개 있고 말이야.

ConneR: 알았다.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도, 정신이 정상이라곤 볼 수 없는 상태였지... 다른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인정하기 싫었지만... 그 기간 동안 아버지는 확실히 미쳐있던 게 맞아.

Sasha: 매우 유감이야......그리고 벽에 남겨둔 그 문자들, Node 13의 방언으로 직역해보자면——「XXX ; 마음의 소리」라는 뜻이더군.

ConneR: 그 정도는 나도 이미 알고 있어. 물론 그것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Sasha: 어떤 암호이거나 암구호 같은데.... 그런 비슷한 단어를 사용했던 조직이 있었는지 한 번 조사해볼게.
그리고 네 아버지가 네게 남겨주신 이 칩, 뭔가 알고 있는 건 없어? 이런 모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ConneR: 지금 내가 알고 있은 것은—— 첫째, 아버지는 자신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일생의 대부분을 이걸 연구하는 데 보냈다는 것. 자신의 대원들을 잃고 나서 조금씩 정신이 이상해졌고 결국 죽을 때까지 해답을 찾아내지 못했지.

ConneR: 둘째, 이 장난감은 고대 문명의 산물이라는 것. 나의 선조——Rald Neumann가 살았던 시대... 그리고 「제역 사건」 시대로부터 내려왔던 것이지.

Sasha: 그건 나도 알고 있다고. 다른 건?

ConneR: 셋째, 이건 아마도 아키텍트의 기술로 만들어졌을 거라는 것, 그리고 A.R.C.에서도 전력을 다해 숨기고 싶어 하는 것들 중 하나라는 것.

Sasha: ......! ?
아키텍트가 그런 일을 할리가 없잖아?

ConneR: 지금 네가 그런 말 하는 것도 A.R.C.가 진실을 조작했기 때문이야. 아키텍트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지?

Sasha: 그건......나름 충분할 만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네 모습을 보니까... 너만큼은 알고 있지 못했던 것 같네.

ConneR: 아버지는 임종 직전에 「소모성뇌신경퇴화증」이라는 질병을 앓고 계셨지. 거동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정상적인 인지 능력도 현저하게 떨어지게 돼. 의학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앓던 것과 앞서 말한 그 질병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어.

Sasha: ......

ConneR: 아버지를 진단한 것도 다름 아닌 자신을 「해고」했던 A.R.C.에서 파견한 주치의... 미심쩍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

ConneR: 아버지가 죽기 전에 친필로 쓰인 한 통의 편지를 받았어. 나와 어머니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만, 칩에 대한 내용도 쓰여있었지. 필적은 확실히 아버지의 것과 똑같았어. 하지만 그 편지의 글은 아버지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지. A.R.C. 녀석들이 필적을 위조했을 거라는 것이 내 결론이다.

Sasha: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 거지?

ConneR: 당시 아버지의 심리 상태와 앓고 있던 질병을 생각해보면 자신의 마음을 글로 옮길만한 상태가 절대 아니야. 편지엔 칩에 대한 내용이 분명 쓰여있었지만, 한 가지 큰 오류가 있었지——아버지는 자신의 연구와 명예에 목숨을 걸었던 사람이야. 그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어. 그런 사람이 그런 낯간지러운 문장 속에 자신의 일생을 바쳤던 연구에 대한 내용을 그렇게 두리뭉실하게 썼을 리가 없어.

ConneR: 만약 아버지가 진심으로 내게 칩을 넘겨주려 했다면, 분명 훨씬 상세한 연구와 보고 내용을 넘겨줬었겠지. 그런데 이 자료들, 이건 그 엉망진창이었던 아버지의 방에서 내가 발견해낸 것들이야.

Sasha: 하지만......만약 A.R.C.가 이것들을 진짜로 숨길 작정이었다면 어째서 칩을 네게 넘기고 고의로 편지까지 남긴 거지?

ConneR: 그들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었어. 여기저기 널린 자료들을 보면 꼭 아버지가 이 칩을 정신네트워크에 접속할 때 사용했던 것처럼 보이지만, 이걸 봐봐. 이건 스캐닝 데이터야.

Sasha: ......시간도 기록돼있어.

ConneR: 맞아. 그게 바로 아버지의 병이 악화되기 시작한 시점이지.

ConneR: 내가 봤을 때 이 칩에는 A.R.C.가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정보가 들어있어. 그들은 아버지의 연구가 결실을 맺을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지만 아버지는 죽고 말았지. 그래서 지금은 내게 바톤을 넘겨주려 했던 걸 거야.

Sasha: 흐음?
결국 놈들이 일부러 놓아주고 있었단 거네...
얕보여도 아주 단단히 얕보였군.

ConneR: 확실히 불쾌하긴 해. 그래도 지금은 이 자료를 복원해내고 아버지가 연구했던 것들 중 착오점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야. 나아가 칩에 들어있는 정보도 얻어내고 말이지.

Sasha: 이건......내 능력으로는 도울 수 없을 것 같은데?

ConneR: 아니. 당시의 아버지는 어느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으려 했어. 마치 자신만의 보물이라도 되는 것마냥 혼자서 연구를 진행했었지. 오히려 그런 점 때문에 연구 진전에 있어서 발목이 잡히고 말았을 거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너라는 파트너가 존재하고 있지. 실제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것을 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안심하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

Sasha: ......그래? 만약 내가 널 거의 죽음까지 몰아간다고 내 탓은 하지 말라고.

ConneR: 하하하, 전에 말하지 않았나? 네 손에 죽는다면야, 내겐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이야.

Sasha: ......그래~ 내가 졌다... 자, 그럼 빨리 시작해보자고.
벽에 남겨진 메시지를 조사하는 일이랑 이 자료들을 복원하는 일은 내가 맡도록 할게. 너는?

ConneR: 나는 우선 예전에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만 해.——내 선조 Rald의 저택이기도 하지. 안에 있던 장비들은 이미 A.R.C. 녀석들이 몰수해갔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사용했던 것과 거의 비슷한 규모의 연구실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것 같거든.

Sasha: 아주 그리운 나날로 돌아왔군 그래.
이렇게 또 같이 행동하게 되다니 말이야.
안 그래, 파트너 씨?

ConneR: 하하하, 동감이다, 파트너 양.

(하이파이브)

[신호 중단]

13.2. Audio_Sasha_702_12_15

(노크)

Sasha: R? 안으로 들어간다?

(문이 열린다)

Sasha: R......?

ConneR: ......zzZ

Sasha: 잠든 건가...... 바이올린을 껴안고 자는 건 또 뭐야... 애도 아니고 말이야...

(외투를 덮어준다)

ConneR: ......Sasha?
언제 왔지? 미안하다...

Sasha: ......지금 그 이름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ConneR: 이건 내가 널 알게 됐을 때의 이름이다. 계속 그렇게 부를 수 있게 해 줘.

Sasha: 하아...... 그러시든지. 좀 쉬었어?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잔 것 같던데.

ConneR: 그럴 상황이 아니라서 말이야..... 아직 테스트 2개가 진행 중이거든. 데이터 환원 진도는?

Sasha: 아무리 나라도 지금 단계에선 70%까지가 한계라고. 조금만 더 기다려줘.

ConneR: 네가 말한 70%의 데이터에서 가능한 모든 조합을 이미 전부 테스트해봤지만 여전히 칩 안에 있는 내용을 불러올 수 없더군. 만약에 남은 두 조합까지 실패한다면...

Sasha: 네 아버지가 느꼈던 기분을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겠네.

ConneR: 하하. 말도 안 되는 소릴. 난 아버지와는 달라. 좌절감이라는 것에 잠식당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거든. 그리고 아버지가 일생을 바쳐 연구했던 것을 도둑놈 심보로 단 기간 내에 성과를 보겠다는 생각도 역시 없고 말이야.

Sasha: 그래도 확실히 지쳐 보이긴 하는데.

ConneR: 괜찮다. 널 보면 힘이 나거든.

Sasha: 하... 그러세요?
아 참, 그렇지. 네게 좋은 소식이 있으니까 그 언짢아하는 표정 좀 풀지 그래? ....벽에 남겨진 메시지와 관련된 거야.

ConneR: 「마음의 소리」 말인가?

Sasha: 맞아. 네가 필사적이었던 이 며칠 동안 나도 놀고만 있던 건 아니라고. 진도가 조금 느렸을 뿐이지... 13에 있는 장서고에서 찾아낸 거야. 이건 어떤 조직이 사용하던 암호임이 틀림없어. 그 메시지의 앞부분은 「청공의 아이」...

Sasha: 내가 슬럼프를 겪고 있었을 때, 무작정 그 시대의 음악 서적들을 번역하기 시작했거든. 그때 예상치 못하게 Rald의 저서도 몇 권 번역하게 됐어. 이걸 봐. 이 책들 겉표지에 모두 숨겨진 부분이 있어.

Sasha: 안에는 음표로 구성된 악보가 한 장 들어있어. 여기엔 2분 음표, 「천공의 아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지. 다른 책에 있는 2분 음표로 또 다른 소절을 완성하면 「마음의 소리」라는 문구가 나타나. 쉼표와 음표의 표기를 보면, 이 두 악보는 본래 하나의 것이야.

ConneR: 「천공의 아이;마음의 소리」......그래도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 건지는...

Sasha: 내 직감으로는......어떤 조직이 신분 확인용이나 어떤 행동을 개시할 때 사용했던 것으로 보여.

(책을 떨어뜨린다)

ConneR: 이런... 미안하군... 확실히 몸이 정상은 아닌 것 같군...

Sasha: 아까도 엄청 지쳐 보인다고 말했잖아. 빨리 가서 눈 좀 붙... 응...? 잠깐! 줍지 말아봐!

ConneR: ......?
뭘 하려는 거지?

Sasha: 이렇게 이 책들을 챕터별로 접어서 앞 글자만 보면...
A, N, T, I, T, E, C, H......

ConneR: 「반과학(Antitech)」......? 그렇군. 네가 말한 그 조직은 당시에 반과학 운동 단체였어. 그리고 이건 행동에 대한 암호인가? 하지만 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철저하게 암호를...?

Sasha: 혹시 네 선조들과 조직에 어떤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R......장서고에서 조사했을 때도 이상한 점이 좀 있었어.

ConneR: 이상한 점?

Sasha: 서고에 있던 책들 중 제역 사건 전후의 일들과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 찢겨나간 흔적이 있었어.

ConneR: ......
놀랄 일도 아니지. Node 13은 제역 사건 이후 과학의 산물이라고 여겨지는 것들은 모두 사용을 중단했어. 그래서 그 이후의 자료들은 모두 종이로 보존되어왔지. 이건 마침 A.R.C.의도와도 부합해...그 녀석들 짓이 틀림없어...

Sasha: 설마 이렇게까지...? 그럼 다른 Node의 역사 자료 역시... 미안하군. 현재로선 여기까지 밖에 알아내질 못 했어.

ConneR: 아니, 아주 잘 해줬다. 고생했다. 역사의 비밀이 이제 곧 밝혀질 거야...
지금 제일 시급한 건 바로 칩 안에 들어있는 내용이야. 그 안에 어떤 해답이 있을지도...

[오퍼레이팅 시스템]: 분석 완료. 불러올 수 없습니다.

ConneR: 제길......마지막 조합 2개도 안 먹히는 건가...?

Sasha: 나머지 자료는 내가 해볼게. 넌 먼저 가서...

ConneR: Sasha, 난 내가 직접 칩을 이용할 생각이다.

Sasha: ......뭐?

ConneR: 방법은 대략 알고 있어.
내일 당장 실행해보자고.

Sasha: ......

ConneR: 안심해. 아버지의 실수를 답습하진 않을 거니까.

Sasha: ......왜 이렇게 필사적인 거야?

ConneR: 자료 속에서, 아버지의 연산법의 오류 몇 개를 발견하고 수정했어. 하지만, 현재의 과학 기술로 만들어진 것들 중엔 이 연산법을 적용할만한 것이 없을 것 같았지.

ConneR: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정신네트워크 칩을 사용했을 때, 정신네트워크 자체는 A.R.C.의 Library 기술로부터 복제된 산물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Library 안에는...

Sasha: ......

ConneR: 아버지는 극도로 불안정한 정신 상태에서 이 실험을 자행했어...만약 지금의 나라면... 가능할 거야.

Sasha: R, 이건 너무 위험해.

ConneR: 맞아.
그렇기 때문에 네가 도와주고 있는 거잖아?

Sasha: ......

[신호 중단]

13.3. Audio_Sasha_702_12_16

Sasha: 이렇게 서두를 필요가 있어? 다른 방법이 있을 수도 있으니...

ConneR: 하하하, 내가 말하지 않았나? A.R.C.가 날 잡기 위해 이미 사람을 보냈어. 내 행적은 이미 그들 손에 있는 셈이지. 언제 붙잡혀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야.

Sasha: ......!
그렇게 중요한 일을 지금에서야...

ConneR: 나도 바로 며칠 전에 알게 된 거야. 시계점 주인의 시계 덕분에 말이지... 약간 손을 써뒀었거든.

ConneR: 어쨌든 시간이 별로 없으니 당장 시작하자고.
조작은 네게 맡기도록 하지.

Sasha: 미리 말해두자면, 일단 네 바이탈 신호가 위험 수위에 이르면 바로 종료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ConneR: 알았다. 난 네가 생각한 것보다 그렇게 약하지 않아.

Sasha: 그럼... 시작하자.

ConneR: ......

(연결 시작)

ConneR: {{{+3 ......! !
크윽.... 으아아아악! ! ! }}}

Sasha: R! ? 지금 당장......

ConneR: 멈추지 마! 나는 아직......! ? ! ?

[→신/̷̢̛҉2̧̧̛͢͡ź̴̷̵p̸͡͠2̧̧̛͢͡ź̴̷̵]경]

̴͟͝͏̛?̵̨̀̕?̶҉?̨̢̛?̸͟͝: 2501 4w̨̡X҉̵͡͏͏R̵̕4, R͏̕҉̕͞X̷̕기.

?̸̴̕͝?̸̢̛́?̶̧͟: ……우릴 불렀나? 지령은?

̴͟͝͏̛?̵̨̀̕?̶҉?̨̢̛?̸͟͝: ,̶B́͏͘K̨҉y̴̴͏X̴̴͘,̸̡̨̀;̀̀͢B̵̕=̀̕͟͟+̸̀͠z͏͏이 곧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3̨́t͏̨̛͟[͏̛t̨̢̨X̧̡͞͡b̷͝2̀͢z̨͘͜9̧͘͡_̢̢̨<̧̡&̸̶̀͡in, 특정 기종들은 새로운 데이터를 설치해야만 하니 날 따라와라.

̸͢?̶̨?̢?̶͏̨͏̨?҉̷̧?̸̷?͠͞?̵̨: ......?

[>>>빨리 E҉̴͠҉D̸̛͟͞>>>]

?̸̴̕͝?̸̢̛́?̶̧͟: 설치라면……\̡̡͟d̸̀̕͢͡*̵͏̴̧͞_̸̴͟͡k̸8҉̴̵́̕_̴̕͝͞Ķ̷͝t̷́͟으로 가야 하는 거잖아? 그리고 시스템 공지도 오지 않았는데?

̴͟͝͏̛?̵̨̀̕?̶҉?̨̢̛?̸͟͝: 우리는 너희들을 1년 넘게 관찰했다. 두 X̵̢͘͝8̡]̸̧́̕͟M̨̛͏̵̧ 충분한 X̸̵̧͘͘3̷̧̛̕͏q̴͝͏̧/̵͞/̸̢̕5̧͟͡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했고 M̨̛͏̵̧ R̵̵̕͟3̷̧̛̕͏/̸̢̕5̧͟͡ 매개를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너희 둘에게 이식시키려고 한다. 3̢̕͜͢'̶̧̀4̴̶K̵̢̀̕D̷̷K̛͟͏̸͡ų̨̡̛u̴͝ 너희들 스스로 획득한 정보를 분석하고 [͏̛t̨̢̨X̧̡͞͡b̷͝2̀͢z̨͘͜9̧͘͡_̢̢̨록 해라.

?̸̴̕͝?̸̢̛́?̶̧͟: .....너희들?

[>>>빨리 E҉̴͠҉D̸̛͟͞>>>]

?̸̴̕͝?̸̢̛́?̶̧͟: ……! 이……N̵̨̛v̕h͏̴̴̧w͏҉̴w͡͞……

̸͢?̶̨?̢?̶͏̨͏̨?҉̷̧?̸̷?͠͞?̵̨: ……윽! ……시……싫어!

[>>>빨리 E҉̴͠҉D̸̛͟͞>>>]

̴͟͝͏̛?̵̨̀̕?̶҉?̨̢̛?̸͟͝: 어떤 3̵́͘͝t̸̸͠͏͢[̵̛͢t̛́X̷̷̡͝b́̀었지?

̸͢?̶̨?̢?̶͏̨͏̨?҉̷̧?̸̷?͠͞?̵̨: 흐흑……흐윽……

?̸̴̕͝?̸̢̛́?̶̧͟: #͏̸̷ţH̢̨̡͡Ģ͞8̢̛͘*̀P̨̢Z̶҉A̡̕͞҉e̢̨̡̡͘! 괜찮아?

̸͢?̶̨?̢?̶͏̨͏̨?҉̷̧?̸̷?͠͞?̵̨: ……나, 나는……아마……

?̸̴̕͝?̸̢̛́?̶̧͟: 지금 (̴͟͟͢>̴͘͢͟͝?̸̛(̶̵̵ý̶͘͢{̸̕͝͡͝$̶̀R̷̨͡͠T̴̸ 동기화를 해야만 해!

̴͟͝͏̛?̵̨̀̕?̶҉?̨̢̛?̸͟͝: 아쉽군……저 기체는 보내주도록 하지.

[>>>빨리 E҉̴͠҉D̸̛͟͞>>>]

̸͢?̶̨?̢?̶͏̨͏̨?҉̷̧?̸̷?͠͞?̵̨: 미안하군. Ivy라고 했나? 앞으론 날 *̸̨͢҉͏;͏̸̶́̀:̵̢͞Y̶̵̢͠l͏̸k̷̢̀̕͜a̢͜͠͝.라고 불러라.

파일:cytus2_cos6301.png

[→신호 변경]

ConneR: 으악! 허억... 헉... 헉...

Sasha: R!? 괜찮아!?

ConneR: 난... 괜찮다...

Sasha: 어때? 성공했어! ?

ConneR: 잘... 모르겠어.

Sasha: ......뭐?

ConneR: Ivy......?
이건......내가 뭘 봤던 거지......?

Sasha: ......?

ConneR: 이 연산법으로는 안 돼... 완전한 데이터를 불러올 수 없었어...그래도 확실히 정신이 나가버리진 않은 것 같군... 하하하...

Sasha: 그런.....

ConneR: {{{-2 그 얼굴......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데?
미안하군. 먼저 조사해볼 것이...}}}

Sasha: ......?

[→신호 변경]

[뉴스 영상]: ......Tower에서 현장 작업원의 실수로 울타리가 부서져 5세 여자아이 Vivian Rose양이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그 자리에 있었던 수수께끼의 여성에 의해 구출되었고...

ConneR: ......

[뉴스 영상]: ......맞아요. 엄청 멀리까지 뛰었으니 그 여자아이를 잡을 수 있었던 거죠.

[뉴스 영상]: 이 거리를...?

[뉴스 영상]: 정말이라고요! 제가 봤다니까요!

ConneR: ......
너였나......? 아키텍트.

[신호 중단]

14. 2.8

14.1. Audio_13St35_702_12_17

ConneR: 흠! 여기 일대는 몇 년 전부터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것 같군.
여전히, 사람을 매료시킨다......
저 교회의 담쟁이덩굴은 전보다 늘지 않았나?
예쁘게 꾸며져 있군. 하하.

Sasha: 관광객 흉내라도 낼 셈이야? 그것은 아주 옛날 유적이니까 너무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아.
다들 소중하게 다루니까.

ConneR: 알고 있지.
나도 예전에는 이곳에 자주 방문했었으니까 말이야.
응? 옆집 주택은 이제 거의 무너져버렸군......
저건 아키텍트가 지은 거겠지? 환영받지 못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군.

Sasha: 태평하기는...... 쫓기는 몸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아.

ConneR: 오, 그건 날 걱정해주고 있다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
안심하라고. 잠깐의 여흥일 뿐이니까.

Sasha: 팀을 이끄는 사람이 꽤 실력이 좋다고 하던데? 네 녀석이 그렇게까지 말하는 거 보면 분명 만만한 상대는 아닌 것 같은데.

ConneR: ......흠, 나와 그 인물의 인연을 생각하면 솔직히 그와는 마주치고 싶지 않아.
Mr. Sagar......하지만 그들은 내 그림자를 필사적으로 쫓고 있겠지.

Sasha: ......?
너네들 사이에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새로운 정보를 얻었어.
이런 곳에서는 붙잡히고 싶진 않겠지?

ConneR: 하하 이것 참 고민이로군......
Node13은 멋진 곳이야.
이곳에서 평온하게 노후를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물론, 누가 내 옆에 있어준다고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Sasha: 네~네~ 그러시던지요.
그런데 너희 Neumann 가문은 이곳에서 상당히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ConneR: 어느 정도는 그런 셈이지. 그것을 알고 있다는 것은 우리 가문과 이 땅의 관계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것이겠지?

Sasha: 그 조상들 말하는 거야?

ConneR: 맞아. Rald Neumann...... 당시 그는 이 마을에서는 영웅이나 다름없었지.
그 덕분에 08 출신인 나도 여기서 이렇게 태평할 수 있는 거야.
하지만, Mr.Sagar는 그렇게 두지 않겠지.

Sasha: 하하하, 그건 그래.
내가 Node13에 왔을 때도 꽤 오랜시간 심문을 받아야했지.
연구하러 왔다고 몇 번이나 말해도...... 최근에야 겨우 이웃들과 말을 틀수 있었다니까.

ConneR: 네 휴대폰도 그때 압수당했나 보지?

Sasha: 아직도 안 돌려줬어.... 내 생각엔 못 돌려받을 것 같아.

ConneR: [네트워크 연결 기능을 지닌 전자 제품은 Node에서는 1급 제한 대상으로 규정한다] 라니, [ANTITECH]라는 반 테크놀로지는 여기 Node13에서 한낱 구호에만 머물지 않고 있는 셈이군.

Sasha: 사실 이미 익숙해졌어.
여기 사람들은 테크놀로지에 관해서는 극단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조금 불편할 뿐 서로 도우며 잘 지내고 있으니까.
그래서 왜 더 일찍 돌아오지 않았을까 하고 오히려 후회하고 있을 정도라니까.

Sasha: 하하하... 이런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니...... 옛날의 나 같으면 생각도 못 했겠지.

ConneR: 추구하는 것이 바깥이 아닌 안에 것이라면, 사람은 변한다, 그런 거겠지?

Sasha: 그래. 널 만나고 나서 더욱 실감했지. 시간 날 때마다 자주 거울을 들여다보도록 하라고.

ConneR: 하여간 저 놈의 입은......도착했어.
Guten Tag(안녕하세요).

남성: Danke schön(감사합니다), Neumann 씨. 물건은 9번 텐트에 있습니다.

ConneR: 언제나 완벽하시군요.
감사합니다.

(발걸음)

Sasha: ……처음에 말을 들었을 때 또 농담 따먹기나 하자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런 장소가 Node13에 존재했을 줄은...

ConneR: 여기는 불법 탐사대와 운반 업체의 거래 장소이기도 해.
자세한 내막은 아는 사람만 알고 있지.
비밀리에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고 먼저 돈을 지불해두면, 당일 어느 때나 마음대로 짐을 찾아갈 수 있어. 완벽에 가까울만큼 안전하다고 할 수 있지.

Sasha: 대단하군......그럼 어떤 식으로 전달하지?

ConneR: 기업 비밀이야.
아, 이게 내 [차]야.
이것을 타고 경계 끝 승차장까지 가버리면, 더 이상 나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겠지......Mr. Sagar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말 울음소리)

Sasha: 으앗! 뭐 이리 사나워....

ConneR: 긴장할 필요 없어. 기운이 넘치는 녀석일수록 길들이는 맛이 나름 있으니까.
이랴!

Sasha: 꽤 하잖아? 하하하! 꽤 오래 알고 지냈지만...역시 넌 대단한 녀석이야!

ConneR: ......
만약 너도 함께 간다면,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어.

Sasha: ......진심이야? R?

ConneR: 너도 알아챘겠지.
우리가 함께 이끌어낸 답은 인류에게 무서운 악몽을 가져다줄지도 몰라......
너의 [정의]가 땅에 떨어져 사라져 버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지.

Sasha: ......
그러니까 너랑 함께 하자고? 네가 그런 타입일 줄은 몰랐는데.

ConneR: 오해하지 말라고. 나는 단지 뭔가가 이렇게 무로 돌아가는 꼴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야.
인류가 쌓아온 모래 바닷속에서도 진주는 발견될 수 있는 법이니까...... 그렇게 생각 안 해?

Sasha: 맞는 말이야......하지만, 그래도 너무 멀어졌어.

ConneR: 응?

Sasha: 아직 어린 나이라면 모든 것을 버리고 말 등에 뛰어 탔을지도 모르겠네.
하지만, 네가 하는 이야기는 아직도 내겐 너무 멀게만 느껴져......
그곳은 내가 있고 싶은 장소가 아니야.
나는 전 인류의 운명을 이 손으로 움켜쥐고 싶지는 않아.....그 짐이 너무... 버거워.

Sasha: 이 아무것도 없는 Node13에 돌아와서 겨우 볼 수 있었던 것이 있어...
이 엉망인 세계에서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ConneR: ......

Sasha: R, 네가 말하는 그 악몽이 정말 들이닥친다면, 나는 그때 이곳 사람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야......
너랑 같이 행동하는 것보다는, 이게 더 나한테 맞는 길이라고 생각해.

ConneR: 그렇군......너는 환상 속의 정의와 평화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군그래.
너는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하고 있었어.

Sasha: 미안.
나도 사람 참 많이 변했네.

ConneR: 하하하! 걱정 말라고.
지금의 네 모습도 나는 충분히 좋아하니까.

(말 울음소리)

ConneR: 그럼, Auf Wiedersehen(또 만나자)......파트너.

Sasha: ......그래.

[신호 중단]

15. 4.8

15.1. Cam_Garion's_702_12_16

Sasha: R, 정말 괜찮은 거야?

ConneR: 하하, 안심해. 이 가게의 단골이거든. 이곳 사장은 믿을만한 신사야. 나의 「범죄」에 대해 누설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Sasha: 그 얘길 하는 게 아니야. 몇 시간 전에 칩에 접속했었잖아... 역시 먼저 병원이라도 가보는 게...

ConneR: 날 걱정해주는 건가? 그거 영광이군 그래.

Sasha: 아직도 농담할 기분이 드는 걸 보니 괜찮긴 한가 보네... 알겠어. 네가 괜찮다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ConneR: 그 상냥한 성격은 여전하군.
선생님? 주문 좀 도와주시지요.

(발걸음)

점원 A: 안녕하세요. 두 분, 어떤 걸 주문하시겠...헉!?

Sasha: ……?

점원 A: 저... 저기... 그 손... 기계... 인가요...?

ConneR: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이 팔에 셀룰러 기능이 들어가 있다거나 Node 13의 규격에 위배된다거나 하진 않으니까.

점원 A: 그, 그게... 사실 기계 의수를 본 게 처음이라서... 조금 더 자세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점원 B: 보여주긴 뭘 보여줘!!

(다급한 발걸음)

점원 B: Colin 씨! 정말 죄송합니다. 이번에 새로 뽑은 직원인데 이런 실례를... 어이! 당장 사과드리지 못해!?

점원 A: 죄, 죄송합니다...

(허리를 굽힌다)

ConneR: 훗, 별일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점원 B: 아니요, 절대 아닙니다! 손님에게 이런 무례를...! 사과의 의미로 최상급의 메인 디쉬를 서비스로 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다급한 발걸음)

ConneR: 이런 이런...

Sasha: 하하, 단골이 아니라 '진상'이었던 거 아니야? 직원들 태도를 보니까... 너한테 여러 번 당한 것 같은데?

ConneR: 너무 몰아가는 거 아니야? 난 신사라고. 딱히 Node 13 출신 사람을 괴롭히려 하려던 건 아니라고.

Sasha: Node13이라... 어쩐지.
아까 그 애 꽤 젊어 보였는데, 어릴 때부터 과학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전면 금지된 곳에서 자랐다면 기계 의수를 본 적이 없는 것도 납득이 가네.

ConneR: 괜찮아. 난 다른 사람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치는지 신경 쓰지 않으니까... 게다가 한쪽 눈과 팔을 잃은 이유를 말해줘봤자 믿어줄 사람이 몇이나 있을런지.

Sasha: 하긴, 나조차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으니까. 네가 칩 속에서 「그녀」를 보고 나서야 나도 아키텍트의 존재를 믿기 시작한 거거든. 아 참, 그 Ivy란 여자 말이야, 걔도 엄청 공격적이었어?

ConneR: 아니... 날 공격했던 그 무리들과는 뭔가 달랐어.

Sasha: 다르다니?

ConneR: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둘 사이에 거대한 「의식」의 격차가 존재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술을 마신다)

ConneR: 영상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갔고 동료들에게 저지당하고 말았지. 하지만 나를 덮쳐온 놈들은 맹수나 다름없었어. 자아가 없이, 오직 살육을 위해서만 움직이는 것 같았지.

Sasha: 그러니까 두 종류의 아키텍트가 있단 뜻이야? 자아를 지닌 객체와, 단순한 기계...

ConneR: 그걸 입증할 방법은 아직 없지만, 그래도 만약 내 생각이 맞을 경우... 날 공격했던 그 아키텍트들에 관한 한 가지 재밌는 가설이 생각났어.

Sasha: 응? 그게 뭔데?

(술을 마신다)

ConneR: 만약 자아가 없는 아키텍트가 철저히 지령대로만 움직이고 있다면... 제역 사건 때, 그들은 「인간 학살」지령을 받았던 걸까?

Sasha: ......!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ConneR: 간담이 서늘해지는 얘기야, 그렇지? 그리고 그 기체들은 Node 13 봉쇄구역 어딘가에서 동일한 지령을 가진 채 200년이란 시간 동안 작동을 멈추었고, 1명의 불법 탐사자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그들이 깨어나게 되었다는 것...

Sasha: 그 말대로라면, 네가 그런 일을 겪었던 것이 모두 설명이 돼... 참으로 무서운 추론이로군...

ConneR: 때론 진실은 현실보다 두려운 법이지.

Sasha: 그래도 지금 하는 말에 찬물을 끼얹어서 미안한데... 증거가 없다면 그 얘기 역시 망상에 불과할 뿐이야.

ConneR: 부정하진 않아. 칩 속의 정보는 지극히 단편적이고 제역 사건의 퍼즐 조각 하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이니까... 하지만 적어도 현재의 혼란을 야기한 원흉을 조사해볼 순 있겠지.

(잔을 든다)

Sasha: ……?

ConneR: 그것은 「미래」의 중요한 열쇠일 거라고, 난 그렇게 믿고 있어. 너 없이는 나 혼자선 절대 해내지 못해... Danke schön(매우 감사드린다.)

Sasha: 하, 모처럼 진지해졌네? 나도 조금은 진지해져볼까?

파일:cytus2_cos6501.png

ConneR: 그럼, 폭풍전야의 순간을 함께 즐겨보자고, Sasha.

(술잔이 부딪힌다)

[신호 중단]

15.2. Diary_ConneR_702_12_16

개인일지 7021216_ConneR
장소: Node 13

이미 열쇠를 쥐었다곤 해도 여전히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 확정할 수 있는 건, 이 칩은 다른 아키텍트의 시각에서 보여진 기억이라는 것과 복원해낸 데이터로부터 OPCII_2052_II라는 일련의 코드가 수차례 등장한다는 것. 어쩌면 이것은 아키텍트와 연관히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Miss Rin의 분석 보고서 대로라면 이 칩은 인간의 뇌에 이식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단순히 아키텍트를 위한 물건 역시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무슨 이유로 이 칩을 만들었던 걸까? 현재로선 알 방도가 없다.

영상 속의 정보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키텍트들의 동기를 확실히 알아내기 위해선 반드시 Ivy라는 이름의 아키텍트를 찾아야만 한다... 지금도 그녀의 표정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그 표정은 인간만이 지을 수 있는 「감정」을 지닌 표정이었기 때문이다. 너무 궁금하다. 자아를 지닌 아키텍트는 정말로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 인간들처럼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일까?

연구를 더 지속하고 싶지만 지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필요한 정보는 이미 손에 넣었으니 서둘러 Node 03의 Mr.Jackson 일행과 합류하여 나머지 악장을 규합해 나가야만 한다.

나는 확신한다. 진실은 결국 깨끗한 음색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리라는 걸.

ConneR 7021216

15.3. Audio_Neumann_702_12_17

(문이 열린다)

ConneR: 미안하다. 기다리게 했군.

Sasha: 빨리 왔네? 연락은?

ConneR: 물건이 곧 교역소에 도착할 테니 서둘러 출발하자고.

Sasha: 교역소라... 정말 그런 곳이 존재하긴 하는 거야?

ConneR: 물론이지. 날 의심하는 건가? 상심이 크군.

Sasha: 아니..... 나도 이곳에 온지 꽤 오래됐고 나름 이곳저곳 돌아다녀봤다고 생각하거든... 만약 정말로 그런 곳이 있었다면 내가 모를 리 없을 텐데.

ConneR: 이런, 아무래도 네 호기심을 더욱 부추긴 꼴이 되어버렸군.

Sasha: 조금은? 나도 그런 장소가 대체 얼마나 꽁꽁 숨겨져 있던 건지 직접 보고 싶긴 한데... 나는 불법 탐사자가 아니잖아. 정말 나 같은 「외부인」에게 보여줘도 되는 거야?

(앉는다)

ConneR: 물론이지. 예전에는 어린 꼬맹이 한 명을 데려간 적도 있었지... 뭐, 벌써 몇 년 전 일이지만.

Sasha: ......

ConneR: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보이는군?

Sasha: 아무것도 아니야. 모처럼 뭔가를 그리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어서... 그 꼬맹이와 사이가 좋았나봐?

ConneR: 훗...... 우연히 알게 된 사이일 뿐이야. 너와 헤어진 후, 나는 아키텍트의 그림자를 좇아 계속해서 조사를 진행해왔어. 그 과정에서 나의 언변에 이용당한 사람들이 수두룩하지. 그 꼬맹이도 그중 한 명일 뿐이야.

Sasha: 이용이라... 전혀 놀랍지도 않네.

ConneR: 하하, 내 입으로 말하면 너무 나갔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도 천천히 알아가고 있는 중이야. 인류의 존재 의의와 가치를.

(차를 마신다)

ConneR: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사랑하는 것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 어리석음은... 참으로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해.

Sasha: 하, 네가 다른 사람한테 그런 말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ConneR: 음?

Sasha: 아주 옛날에~ 염세에 찌든 어떤 남자가 관리국에 붙잡힐 위험을 무릅쓰고 나를 구해낸 후 먼 곳으로 도망치게 해준 적이 있었거든~ 어리석은 걸로 따지면 그 남자, 아마 상위 랭크에 입상할 수 있을지도?

ConneR: ...그리운 얘기로군.
그래도 날 그 정도까지 어리석게 만드는 사람은 이 세상에 너 밖에 없으니까.

Sasha: 오케이~ 거기까지.
예전 A.R.C.에서 일어났던 탈옥 사건, 그것도 네가 한 짓이지?

ConneR: 아니, 이 사건은 그 사건과 전혀 결이 달라. 내가 Mr.Jackson을 도운 것은 그의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서였지. 그 사내는 내가 해낼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이었거든.

ConneR: 하지만... 상대가 너라면 그건 얘기가 다르다. 난 몇 번이고 같은 선택을 했겠지.

Sasha: ...날 놀리는 건 그쯤 해두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제 어떻게 할 계획이지? 마중나오는 사람은 있고?

(차를 마신다)

ConneR: 안심해. Mr.Jackson 일행들에게 연락을 취할 거니까... 아, 그렇군. 그 남자가 그 유명한 X였다는 사실, 넌 아마 모르고 있었겠지?

Sasha: X? 자칭 정의의 해커?

ConneR: 자칭이라... 하하하, 그 말을 들으니 새삼스레 그리운 기분이 드는군.

Sasha: ...벌써 그럴 나이가 되어버린 거냐...

ConneR: 뭐, 그런 걸로 해 두지... 그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옛날의 너와 나의 모습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어. 우리도 그러지 않았었나? 언제나 자신이 정의라 믿는 것을 향해 달려들었었지.

Sasha: ......

ConneR: 왜 그러지? 뭔가 반론이라도?

Sasha: 아니, 원래는 네가 그냥 늙어버린 줄로만 알았는데... 자세히 생각해보면... '변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지도.

ConneR: 음...? 변했다고...?

Sasha: 예전에 넌, 자신의 굳은 의지로 사람들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어... 남의 인생이 어떻게 되든지 간에, 알지도 못하는 사기꾼에게 손을 내밀어주기까지 했지.

Sasha: 마치 맹목적으로 「자신의 생각이 옳다」라고 말하는 느낌이랄까나...
누구에게든, 무슨 일이 닥치든 조금의 동요도 없이 말이야.

Sasha: 하지만 아까 그 꼬맹이나 X에 관한 얘길 꺼냈을 때의 넌... 그렇게 단순하게만 생각하는 것 같진 않아 보였어... 어쩌면 지난 십수 년 사이에 그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조금 변한 걸지도? 막상 본인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ConneR: ......

Sasha: 뭘 그렇게 신경 쓰고 그래? R, 지금 나는 학자 신분이고 딱히 말로 널 구슬리거나 할 생각도 없어.
적어도 지금의 네 모습이 더 마음에 드는 것 같기도 하고?

ConneR: ...훗, 네 마음에 들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셈이니까.

Sasha: 지금 진지하게 말하는 거라고... 에휴, 됐어. 시간도 다 됐으니 곧바로 교역소까지 데려다줄게.

(일어선다)

Sasha: 바깥 상황을 잠깐 살펴보고 올 테니까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그리고 운송차에 타자마자 곧바로 X 애들한테 연락해. 혹시라도 어떤 변수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ConneR: 하하, 그렇게 하지.

(문이 닫힌다)

ConneR: 내가...변했다라...

[신호 중단]

15.4. Diary_ConneR_702_12_17

개인 일지 7021217_ConneR
장소: 운송차 안

원래는 Miss Pauline에게 연락을 취하려 했지만 구황회의 Miss Nora로부터 그녀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저 장기 말 하나를 희생시킨 정도의 상실감, 그 이상의 감정은 아니어야 정상일 터. 하지만 어째서인지 계속 마음 한구석에서 불편한 기분이 느껴진다. 마치 내가 한발 늦었기 때문에 그녀가 그렇게 되어버렸다고 말해주고 있기라도 하듯. 이 복잡한 감정은 내가 변했다는 Sasha의 말을 입증해주고 있는 것일지도. 난 인류 문명이 아무리 추악해졌다고 한들, 그중에는 분명 내가 지킬만한 자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일망무제의 심해 속에서도 무결점의 진주는 언제나 생겨났으니까.

슬픔에 취해있는 건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기에 나는 더욱 서둘러야만 한다. 그래야만 똑같은 비극이 다시 발생하는 걸 피할 수 있을 테니까. Ivy의 목적이 무엇이든지 간에, 난 그 아키텍트에게 조금의 틈도 주지 않을 생각이며 Neumann가의 명예를 걸고 맹세컨데, 나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그렇게 나는 세계의 마지막에서 나의 선택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ConneR 7021217

16. 5.0

16.1. Extra_ConneR_703_1

Rin: 흠... 이상하네.

(생물 울음소리)

Rin: 앗, Bobo. 내가 방해했니? 미안... 저번에 Sagar 씨가 가지고 온 문물 말이야, 조금 이상한 부분이 있어서...

(분석)

Rin: ......티타늄 합금으로 이루어진 파편, 구조를 보든 정밀도를 보든 당최 용도를 판단할 수가 없어...

??????: 꽤 흥미롭군요. 괜찮다면 제게도 보여주시겠습니까?

Rin: 아, 아앗!!

(부딪힌다)

??????: 이런, 미안하게도 놀래키고 말았군요, Miss Rin. 괜찮으신지?

Rin: 헉... N, Neumann 박사님!? 대체 언제...?

ConneR: 벨을 몇 번이나 눌러봤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어서...

(들어 올린다)

ConneR: 이런 모델의 잠금장치는 별로 믿을 게 못됩니다. 다른 새로운 모델로 바꾸시길 권장드리고 싶군요.

Rin: 아, 그런가요? 조... 조언 감사드립니다...

(보고서를 든다)

ConneR: 이 분석 보고서는... 이 문물과 관련된 것인가 보죠?

Rin: 아, 네. A.R.C.에서는 결과를 분석할 수 없다고 해서 Sagar 씨가 몰래 저한테 보내주셨는데... 저도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ConneR: ...아무런 진전이 없다니?
지나치게 겸손하시군요. 성분은 물론, 연대별 예측 결과까지 기록되어 있는데...

(페이지를 넘긴다)

ConneR: ......음? 천 년 전쯤으로 판정된다는 건, 최소 기원 N.A. 이전의 문물이란 얘긴가요?

Rin: 네. 극고온에서도, 초고속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을 만큼의 극강의 내구도를 지니고 있는 것이 고도의 정밀 기술로 만들어진 것 같아요... 하지만 파편이 너무 작아서 본래 용도가 무엇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ConneR: 그걸 어떻게 알아내신 겁니까? A.R.C.에서도 분석해내지 못한 문물이라면, 일반 장비들로 이것들을 알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텐데 말이죠?

Rin: 네... 그래서... 아... 아키텍트의 고배율 스코프 기능을 이용해서...

ConneR: 하하, 역시 대단하시군요... 아, 이제 돌아온 건가?

Rin: ……?

(다급한 발걸음)

Sagar: 움직이지 마!!

(총을 든다)

Sagar: Rin에게서 떨어져! 안 그러면 즉시 발포하겠다!

Rin: S, Sagar 씨! 멈추세요! 전 무사해요!

Sagar: ……?

(돌아선다)

ConneR: 진심으로 옛날 일이 떠오르는 상황이로군요, Mr.Sagar.

Sagar: 어...?

(총을 내려놓는다)

Sagar: 당신... 어떻게 여길 찾아낸 거지? 아니, 무슨 목적으로 이곳에 온 거냐!

ConneR: 하하, 지금 그렇게 긴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요. Miss Rin은 죽음을 위장한 덕분에 A.R.C.의 통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이 일이 발각이라도 됐다간 상황이 꽤 난처해질 테죠... 그렇죠?

Sagar: ......

ConneR: 만약 제 말이 맞다면, 우선 제 제안을 들어보시는 건 어떨지...? 지금 당신의 고민을 일시적으로나마 내려놓게 해 줄 수 있을지도?

Rin: ......제안?

ConneR: 그렇습니다.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한 가지 물어보고 싶군요. 두 사람은 「N.A.」의 연대 표기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는지?

Sagar: 그, 그런 거 생각해본 적 없다.

Rin: 만약 제역 사건 이전, 인류와 아키텍트가 공존하기 이전 시기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중간에는 꽤 길었던 공백의 시간이...

ConneR: 훌륭하군요. 제가 알고 있는 고대의 인류는 고도의 냉동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 시기에 그들은 얼려지는 것을 선택했었습니다...

Rin: ......!

ConneR: 인류는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고, 깨어난 후 어떤 이유로 N.A.라는 연대 표기를 사용하게 되었는지는... 저 역시 무척이나 궁금해하고 있죠.

(파편을 든다)

ConneR: 이 파편에 대한 Miss Rin의 분석이 만약 사실이라면, 어쩌면 이것은 역사의 수수께끼의 열쇠가 되어줄지도? 이렇게 생각하니 심장이 두근거리지 않습니까?

Rin: 네! 확실히...!

Sagar: 미안하지만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군... 어째서 나한테 그런 얘길 하는 거지?

ConneR: 음? 제 뜻이 알아듣기에 모호했던 겁니까?
그렇다면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군요...

(손을 내민다)

ConneR: 봉쇄 구역으로 들어가 잃어버린 역사를 찾는 일을 도와줄 동료로서... 두 분을 모시고 싶습니다.
괜찮은 제안 아닌가요?

[신호 중단]

16.2. Extra_ConneR_703_2

ConneR: 봉쇄 구역으로 들어가 잃어버린 역사를 찾는 일을 도와줄 동료로서... 두 분을 모시고 싶습니다.
괜찮은 제안 아닌가요?

Rin: 어!? 저... 정말요?

Sagar: 잠깐, 넌 줄곧 단독행동을 선호해왔잖아? 그런데 왜 이번에는...

ConneR: 하하, 확실히 그랬죠. 그런데 최근에 단체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조금 자각을 하게 됐다랄까... 이 파편은 당신이 찾아낸 것이겠죠?

Sagar: 그, 그렇긴 한데, 그건 왜 묻지?

ConneR: 몇 년 동안이나 탐사 생활을 해왔지만, 이런 유형의 문물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당신은 제 체력으론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지대까지 갔었다는 뜻이지요...

Sagar: ......

(발걸음)

ConneR: 그 점을 미루어보면, 저보다 뛰어난 Mr.Sagar의 신체 능력과 Miss Rin의 분석 능력은 이미 보통 사람들을 한참 상회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그런 두 분을 모시려는 건 제 입장에선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Rin: 하, 하지만 저는 할 줄 아는 게 분석밖에 없는데...

ConneR: 분석뿐이라니? 아니... 당신의 코어 안에는 수많은 과거의 기록들이 담겨져 있을 테죠? 당신은 분명 우리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겁니다.

Rin: 그게... 저, 정말 죄송해요. 제게 남아있는 기억은 제역 사건 때의 일들 뿐... 전원이 꺼져있던 기간 동안 저장된 메모리들이 모두 손상되어버려서... 출하일이라면 알고 있지만 연도는...

ConneR: 유감이군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만약 저와 함께 하신다면 더 빨리 답을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요.

Rin: 저는...

Sagar: ......

ConneR: 하하... 아무래도 두 사람의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군요. 서로 충분히 상의해보시기를. 다만...

(붙잡는다)

Sagar: 으앗!

ConneR: Mr.Sagar, 쓸데없는 참견으로 생각하시겠지만, 과잉보호는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손으로 물을 쥐어보려 해 봤자 결국 손가락들 사이로 흘러나오는 것과 같은 이치죠. 제가 무슨 얘기 하는지 아실 거라 믿습니다.

Sagar: ......!'

(놓는다)

ConneR: 이건 제 명함입니다. 언제라도 편하게 연락해주시길... 그럼 이만.

(문이 닫힌다)

Sagar: ......

Rin: Sagar 씨......

Sagar: Rin, 먼저 대답해줄래...? 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뭐야?

Rin: 그, 그건... 저도 이곳저곳을 다녀보고 싶고... 또... 만약 Neumann 박사님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엄청 기쁠 것 같아요...

Sagar: ......

Rin: 하, 하지만 사실 여기에서 지내는 것도 마음에 들어요! Node 03에도 재미난 곳은 많이 있으니까...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Sagar: ......날 생각해줘서 그렇게 얘기하는군.

Rin: 아, 아니에요. 진심으로 한 말인데...

(붙잡는다)

Rin: 저는 당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괜찮으니까...

Sagar: ...그런 말... 반칙이라고.

Rin: 반칙? 제... 제가 또 무슨 실수를...?

Sagar: 아니야, 그런 거...

(손을 잡는다)

Rin: ......!

Sagar: ……Rin, 사실은... 난 네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 봉쇄구역은 엄청나게 위험한 곳이야... 난 네가 또 다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

Rin: 네...

Sagar: 그렇지만 종언 바이러스가 너한테 영향을 주는 건 아닐 테니까... 어쩌면 널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핑계를 찾으려 했던 걸지도, 하하.

Rin: 그런 거라면, 저도 괜찮아요... 지, 진심으로요...

Sagar: 알아. 고마워... 사실... 나도 그래.

(머리를 쓰다듬는다)

Rin: ......!

Sagar: 나 역시 너만 곁에 있어주면 그걸로 충분해... 그리고, 네가 어느 곳에 있든 난 너와 함께 할 거야.

Rin: ......네!

(독수리 울음소리)

Rin: 와! Sagar 씨, 밖에!

Sagar: ......!

파일:cytus2_cos7001.png

Sagar: 하늘 「밖」이로군......

[신호 중단]

16.3. Extra_ConneR_703_3

(벨소리)

[통화 시작]

ConneR: 하하, 결심이 서면 다시 연락하라고 했던 것 같은데? 뭘 이렇게 급하게 또 연락을 주신 건지?

[Sasha]: 네가 Node 03에서 너한테 원한 품은 누군가에게 당했을까 싶어 연락했을 뿐이야.

ConneR: 농담을 정말 좋아하는군. 난 Node 03 조직들에게 딱히 원한 살 일을 한 적 없어.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서든 빠져나왔겠지.

[Sasha]: 그래. 그런 얘긴 관심 없고... 결과는 어땠어?

ConneR: 유감이지만 아직... 아무래도 두 사람에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더군.

[Sasha]: 와, 나는 또 네가 속여서라도 그 아키텍트를 데리고 나올 줄 알았는데? 나랑 그 피아노 치던 소년에게 그랬던 것처럼.

ConneR: 그런 방식도 나름 재밌을 것 같긴 하다만, 그래도 두 사람의 관계를 보니 썩 좋은 방법은 아닐 것 같더군...... 그리고 나 역시 장기간 손을 잡을 상대라면, 자원하는 쪽이었으면 하는 바람이거든.

[Sasha]: 그 두 사람에게 꽤나 집착이네.

ConneR: 물론이지. Miss Rin은 지금까지도 생존한 아키텍트이자 그녀의 코어 안에는 꽤 많은 비밀이 숨겨져 있을 테니까...... 만약 복원만 순조롭게 해낸다면, 당시의 역사를 다시 써낼 수 있을 거야.

(술을 마신다)

[Sasha]: ......뭔가 먹고 있어?

ConneR: 그래. 모처럼 Node 03에 오니 현지 음식이 엄청 당기더군... 특히 이 유키히야(雪冷)라는 청주와 매우 어울리는 음식이지.

[Sasha]: 하여간 정말... 긴장하는 모습이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구나.

ConneR: 당연하지. 그 둘이 없다 하더라도 난 계획대로 여정에 나설 수 있거든. 물론 리스크가 조금 높아지긴 하겠지만... 그래도 네가 함께 가주겠다고 한다면 조금은 더 안심할 수 있을지도.

[Sasha]: 아니, 난 너랑 어디 황야 같은 곳에 갔다가 시체도 못 찾는 꼴이 되고 싶진 않아.

ConneR: 하하, 그거 참 유감인데... 정에 호소하는 방식은 너한텐 안 먹히는 것 같군.

[Sasha]: ......R, 미안해. Node 13에는 아직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이 있어서... 갑자기 그것들을 전부 내려놓는 건...

ConneR: 알고 있어. 그러기엔 너무 막연하다는 얘기지?: 어쨌든, 네가 원격으로나마 날 도와주겠다고 한 것도 이미 충분히 감동적이야.

(술을 마신다)

ConneR: ......우리는 아무것도 없는 역사의 공백에 색을 입히게 될 거야.

[Sasha]: 그래. 누구도 알지 못하는 역사... 아 참, 그렇다면 앞으로 그것을 뭐라고 칭할 거지?

ConneR: 「The Lost Years」... 이렇게 부르도록 하지.

[Sasha]: 잃어버린 연대라, 확실히 네 취향이 많이 반영된 네이밍이로군.

(일어선다)

ConneR: 하하, 고맙군...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나? 나중에 돌아가서 다시 연락하지. 그때까지 수고 좀 해줘.

[Sasha]: 문제없지. 오는 길에 조심하고.

[통화 종료]

ConneR: 사장님, 여기 유키히야 한 잔 더... 아, 미리 계산해도 될까요?

사장: 문제없죠! 오늘의 메뉴가 입맛에 맞으셨는지?

ConneR: 하하, 매우 훌륭했습니다... 특히 청주의 맛은... 만약 나중에 Node 03에 올 기회가 생기면 꼭 다시 방문할 생각입니다.

사장: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너무 감사드립니다. 친구분께도 한번 추천해보시는 건? 그분은 술을 안 마신다고 했었거든요.

ConneR: ......친구?

사장: 아닌가요? 조금 전 어떤 손님이 당신을 보고선 가게 안으로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두 분이 친구라고 생각했죠.

ConneR: 음?

사장: 아, 지금 이쪽으로 걸어오고 계시네요... 만약 모르는 분이라면 제가 대신 신고라도...?

ConneR: 하하, 그럴 필요 없습니다. 만약 제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면...

(술잔을 내려놓는다)

ConneR: 모든 준비는 끝났고 당장이라도 여정을 시작할 수 있을 테니까요.

(돌아선다)

파일:cytus2_cos7101.png

[신호 중단]

[1] 이 효과음은 데이터 파일을 보면 Door_Slame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실수 때문인지 한국어 번역만 누락되어 빈칸으로 보인다. 영어는 'Hits Doors', 일본어는 'ドアにぶつかる'로 번역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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