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 ||||
십각관의 살인 (1987) | 수차관의 살인 (1988) | 미로관의 살인 (1988) | 인형관의 살인 (1989) | 시계관의 살인 (1991) |
흑묘관의 살인 (1992) | 암흑관의 살인 (2004) | 깜짝관의 살인 (2006) | 기면관의 살인 (2012) | 쌍둥이관의 살인 (미정) |
1992년 표지 | 1996년 표지 | 국내판 표지(한스미디어) |
1. 소개
일본의 추리소설가 아야츠지 유키토의 소설. 관 시리즈의 여섯번째 작품이며 동시에 관 시리즈 1기 완결작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1992년 출판되었으며 2013년 기준으로 아직 소식은 없지만 전에 나왔던 관 시리즈들이 신장개정판으로 내용을 수정하여 나온 것을 봐선 이 작품도 후에 신장개정판이 나올 가능성이 꽤 높다. 한국에서는 학산문화사에서 정식발매되었으나 절판, 이후 한스미디어에서 다시 정식발매되었다.작가 아야츠지 유키토는 전작인 <시계관의 살인>이 추리 및 트릭 중시의 직구 작품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포크볼과 같은 변칙적인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관 시리즈의 레귤러 등장인물인 시시야 가도미와 가와미나미 다카아키 두 사람이 모두 등장하지만 그들은 주역이 아니며 실제 주인공은 아유타 도마라는 노인이다. 화재로 인해 기억을 잃은 노인이 남긴 수기를 통해 홋카이도에 있는 흑묘관과 그곳에서 과거에 일어난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주내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사건을 서술한 노인의 수기, 그리고 수기를 통해 진실을 파악하려는 현재의 시점이 교차되는 특이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과거의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는 구성이라서 이야기는 상당히 천천히, 그리고 담담하게 진행된다. 흑묘관에서 일어났다는 사건도 다른 관 시리즈들의 사건들과 비교하면 상당히 얌전한(?) 편이라서 이야기 자체는 상당히 심심하다. 거기다 힌트나 복선은 잘 구성되어 있지만 너무 뻔한 것이 많아서 작품을 읽는 독자들이 사건의 진실 중 80% 가량은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흑묘관과 관련된 진상인 20%가 꽤 충격적이다. 사건의 진상보다도 이쪽이 진짜 본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 다만 이에 대해서는 좀 평이 갈린다.
완성도가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이야기가 좀 심심한데다 하필 전작이 관 시리즈 최고의 인기작인 <시계관의 살인>이라서 상대적으로 인기나 평가도 낮아진 작품이다. 하지만 구성 자체는 잘 짜여져 있고 20%의 진실이 납득간다면 그렇게까지 나쁜 작품은 아니다.
전년도의 대작 <시계관의 살인> 으로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고 수상작의 후기에서 '관' 시리즈 제 1기를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그 후 반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발표된 것이 '관' 시리즈 제 2기 1탄인 이 작품. 그리고 2기의 2탄인 다음 작품 집필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작품이 나오기까지 무려 12년이나 걸릴 줄은 당시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한국에서도 과거 학산문화사에서 이 작품까지만 정식발매된 후 순식간에 절판되었기 때문에 관 시리즈 매니아들에게는 암흑기나 다름없는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2. 등장인물
- 아유타 도마 : 흑묘관의 관리인.
- 가자마 유키 : 흑묘관의 현 소유주의 아들. 모 대학의 학생 록밴드 '세이렌'의 기타리스트.
- 히카와 하야토 : 유키의 사촌 형. 모 대학의 대학원생. 세이렌의 피아니스트.
- 기노우치 신 : 유키의 친구. 세이렌의 드러머.
- 이사오 겐지로 : 유키의 신구. 세이렌의 베이시스트.
- 츠바키모토 레나 : 여행자.
- 아모 다츠야 : 흑묘관의 전 주인. 생사불명.
- 아모 리사코 : 다츠야의 딸. 생사불명.
- 구마시로 슌노스케 : 아모 다츠야의 친구.
- 다치바나 데루코 : 아모 다츠야의 전 동료.
- 가와미나미 다카아키 : 기단샤 편집자.
- 시시야 가도미 : 추리작가.
3. 작가 후기
‘관’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이 문고화되었습니다. 고단샤 노블스 판 초판 판권장을 보면 1992년 4월 10일 제1쇄 발행. 으음. 벌써 4년이나 지났나.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진다고들 하는데, 확실히 그렇다고 거듭 통감하고 있습니다. 초판 ‘후기’에 “오랜 세월 소중히 간직해온 ‘사라지는 마구’를 던지려고 시도했다”라고 썼듯이 이 작품의 핵심 아이디어는 상당히 오랫동안 묵혀뒀습니다. 이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은 발표하기 10년 정도 전, 그러니까 스물두세 살 무렵입니다. 당시의 저는 이 아이디어를 사용해 깜짝 놀랄 만한 범인 맞히기 단편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더운 여름’이라고 제목을 정하고 쓰기 시작했지만, 열 장도 채 못 쓰고 허망하게 좌절했습니다. 주인공 ‘나’와 친구들이 무더운 도쿄를 탈출해 친구의 별장으로 놀러 갑니다. 거기서 발생하는 밀실 살인. 별장의 이름은 ‘마리모毬藻 장’이고 주인은 홋카이도 대학의 교수로…… 그런 구상이었습니다만(이미 작품을 읽으신 분은 그저 웃어주십시오). 그 후 『십각관의 살인』으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서 ‘관’의 연작화를 결정한 시점에서 「더운 여름」의 그걸 언젠가 써먹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었습니다. 단발성 작품이 아니라 ‘관’ 시리즈라는 틀 안에서 이용함으로써 더 큰 효과를 노릴 수 있지 않을까. 맞다, 틀림없이 그렇다. ……이런 식으로 생각이 점점 부풀어 오르다 결국 『흑묘관의 살인』이라는 형태로 성장했습니다. 이렇게 돌이켜보니 정말이지 느긋하다고 할까, 집념이 강하다고 할까. 새삼스럽지만 이런 아이디어를 짜내는 걸 정말 좋아하는구나, 하고 생각해봅니다. 1991년 말까지 플롯을 짜고 새해가 밝자마자 쓰기 시작한 것이 기억납니다. 어떻게든 4월 간행에 맞춰달라는 편집부의 강경한 요청에 응해 두 달하고 조금 더 걸려서 탈고. 저로서는 파격적인 속도였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니 역시 너무 급하게 썼구나 싶은 부분이 여기저기 눈에 띄어서 기분이 조금 어두워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복선이 넘쳐나는 소설을 잘도 썼구나 싶어 감탄하고 놀란 작품이기도 합니다. 에드거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양념으로 사용했으며, 미스터리의 황금기에 나온 어느 명작의 오마주이기도 하지요. 일찌감치 어느 명작인지 알아차린 분도 계시겠지만, 방심은 금물입니다. 진짜 문제(‘사라지는 마구’에 비유하자면 나머지 20퍼센트)는 그다음에 있으니까요. 속지 않도록 두 눈을 부릅뜨고 읽어주십시오. 『흑묘관의 살인』 이후로 ‘관’ 시리즈의 속편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 어떻게든 힘을 끌어 모아 현재 신작을 쓰기 위해 끙끙대고 있습니다. 이번 무대는 규슈. ‘암흑관’이라 불리는 기묘한 저택에서 사건이 일어날 예정입니다. 1996년 5월 아야츠지 유키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