藤木 源之助
시구루이의 양대 주인공, 성우는 나미카와 다이스케.
코간류의 수제자. 자타가 공인하는 코간류의 후계자였으나, 이라코 세이겐이 등장하면서 조금씩 지위가 흔들린다. 이라코와 함께 코간류의 쌍룡이라 불린다.
원래 사무라이가 아닌 빈농의 셋째아들으로, 아버지는 마고베에, 어머니는 무기. 빈농이라 성이 없어 이름은 그냥 '겐노스케'였다. 어릴 때부터 말수가 없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 우둔한 아이로 여겨져서 다른 자식들보다 귀여움도 받지 못하고 먹을 것도 차별당해 받으며 자랐다.(다들 밥을 먹을때 고구마나 먹는다던가) 친가족에 대한 감정은 결국 후지키와 이라코의 보복결투에서 후지키의 형이 불렀으나 무시할정도다[1]. 자신의 부모나 다름없는 사람은 어디까지나 코간이었으니까. 훗날 순푸성을 바라보고 그 아름다움에 "형제에게도 보여주고 싶군요"라고 혼잣말을 했는데 그때 떠올린건 코간의 제자들 중에서 후지키와 가장 친했던 오키스 산쥬로였다.
소년 시절, 겐노스케 일가는 카게가와의 이와모토 마을에서 살았다. 이 동네에는 무사 후지키 우코다유의 자제 후지키 겐노스케가 양아치 노릇을 하고 있었다.[2] 우코다유는 본래 천석의 녹봉을 받던 중신으로 영주에게 직접 하사받은 땅에서 조세를 징수하는 신분이었으나, 일에 태만하고 충성심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모든 땅과 직책을 박탈당하고 이와모토에서 고작 녹봉 50석을 받으며 근신하고 있었다.
집안 꼴이 이렇다보니 악동 후지키 겐노스케는 같은 무사의 아이들에게 멸시당하는 처지라, 그 울분을 자신보다 신분이 낮은 농민의 아이들에게 풀고 있었다. 아무리 몰락했다고 해도 상대가 무사의 자식이다보니 농민의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못 하고 당하기만 했다.
빈농의 아들 겐노스케도 후지키 겐노스케에게 죽도록 괴롭힘을 당했다. 그리고 그날 저녁, 기절했다가 일어나면서 호랑이가 자신의 창자를 물고 가는 환영을 본다. 다음 날 아침 후지키 겐노스케는 머리를 벽에 부딛혀 살해당한 채로 발견되었다. 이때 이미 무가의 아이를 한 손으로 잡고 붕붕 흔드는 엄청난 힘을 보여주었다. 그 광경은 자루를 한손으로 가볍게 휘두르는 모습이었다 한다.
두피째로 뜯어진 무사의 상투를 가지고 돌아온 겐노스케를 본 부모는, 집안에 화가 미칠까 두려워해서 자기들 손으로 겐노스케를 나무에 거꾸로 메달아 죽이려 했다. 무사에게 벌을 받기 전에 자기들 손으로 아이를 죽여서 용서를 빌려고 한 것. 그런데 그때, 지나가던 이와모토 코간이 "이 아이가 필요없다면 내가 가져가겠다."고 말하며 후지키를 구출해서 데려간다.
이와모토 코간은 사건의 진상을 알고 있었던 듯 하며, 악동 후지키 겐노스케의 죽음을 사고로 처리하고 대신 빈농의 아들 겐노스케를 후계자가 없어진 후지키 가에 돈을 주고 양자로 입적시켰다. 겐노스케가 살해해버린 후지키 가의 아들로….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자기가 죽인 아이와 똑같은 이름인 후지키 겐노스케를 가지게 된다. 이때 코간은 평소에는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미소를 겐노스케에게 보여주었다. 게다가 그 무가 가문에게 돈까지 주면서까지 양자로 입적시킨 것을 보면 본심은 어쨌건 겐노스케가 무사하기를 바라긴 바랐던것 같다. 나중에 코간의 이 보기드문 미소가 또 나오는데. 이라코와 사통했음을 눈치채고 이쿠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떼어버리기 직전(...)이다. 이라코의 정줄놓은 기행을 알게된 순간 후지키가 얼마나 기특한 녀석인가를 이해한 것. 역으로 말하자면 살해당한 후지키 겐노스케의 부모들은 후지키에게 살해당한 자기의 자식놈이 매우 미덥지 못했다는 뜻이된다.
이런 과거 때문에 코간을 검술 스승이자 일생일대의 은인으로 떠받들고 있다. 빈농의 자식인 자신을 구해주고 사무라이로 만들어준 코간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사무라이 다움"에 극도로 집착한다. 이라코 세이겐에게 "후지키 겐노스케는 태어날 때부터 무사다."[3]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결투장에 나갈 때는 친형이 구경꾼들 사이에서 부르는데도 눈짓 한 번 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지금 신분은 무사지만 근본은 상놈"이란 의식이 뚜렷해서 매사를 지나치게 참고 억누른다.
본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성격인데다가, 스스로 감정을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항상 무표정하다. 코간이 한번은 불에 달군 쇠젓가락을 쥐고 화로를 휘젓도록 명령한 적이 있는데, 피가 나도록 이를 악물면서도 끄떡도 하지 않고 명령을 수행했다. 게다가 나름 친우였던 이라코 세이겐을 린치하는 마당에도 스승인 코간에게 반박도 하지 않고 쓰러진 세이겐을 두들겨 패는 과정을 보면 이 녀석이 주인공이 맞나 의문이 갈 정도.....
그러나 드물게 억눌렀던 격정이 뿜어나올 때는 우시마타 곤자에몬조차 식겁할 정도. 작중에서 후지키는, 이라코 세이겐이 파문당할 때 웃고 있었지만 이라코 세이겐의 두 눈이 멀게 되었고 그 뒤 우시마타로 부터 '이젠 네가 코간류의 후계자다' 라는 말을 들었을땐 상당히 슬픈 표정을 지었다.[4]
코간의 딸인 이와모토 미에를 연모하고 있지만 감히 표현하지 못한다.[5] 그가 미에를 향한 마음을 드러낸 것은 밤중에 몰래 미에의 방에 숨어들어 조개 껍질을 하나 가져다 놓은 것 뿐.
그래도 결국 이라코 세이겐이 퇴출당한 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코간이 그를 성에 후계자로 등록시켜주었다. 그리고 미에와 일단은 맺어진다.
그후 코간에게 얻은 힌트로 코간류의 비기 나가레보시를 완성한다. 코간의 복수를 위해 세이겐과 결투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왼팔이 잘리고 패배했다. 이 결투에서 세이겐은 코간을 베었다는 것에 의기양양하여 후지키를 얕보고 무명역류 대신 상단 휘두르기, 나가레보시를 쓰다 목숨을 잃을 뻔 했다. 결국 자신의 비검 무명역류를 썼고 후지키는 열심히 연습해 둔대로 왼손으로 소도를 들어 막았으나 이 비기의 파괴력은 한손으로 막을 만한 것이 못돼 이 막은 칼을 밀어내고 그대로 왼팔이 잘려나갔다.
이 패배 이후 난입한 우시마타의 행패로 인해 이 결투를 입회한 책임자가 할복하는 사건등 일이 커졌으므로 후지키는 할복해야 할 몸이었으나 도쿠가와 타다나가의 명령으로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 대신 이와모토 도장은 폐문되고 미에와 단 둘이 헛간에서 사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이 난관에 자극받았기 때문인지, 더욱 강해졌고 이후 타다나가의 명령으로 세이겐과 스루가 성 어전시합에서 다시 한번 진검 대결을 벌이게 된다. 장작을 한손으로 찍어서가 아니라 눌러서 패는 식으로 훈련한다. 이러한 단련으로 결국 어전시합에서는 이라코 세이겐을 장검이 아닌 소도로 검을 부러트리고 그대로 척추까지 베어죽인다. 이렇게 시구루이는 코간류로 시작해 비검 나가레보시의 등장, 그리고 이를 격파한 무명역류, 이후 무명역류를 파해하는 후지키 겐노스케로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곱씹어보면 세이겐의 숨통을 끊은 기술이 지금까지 등장했던 과격하고 화려한 비검이 아닌, 1권에서 등장한 수수하기 짝이없는 그의 장기 츠바제마리(鍔迫り;검도에서 날밑을 서로 맞댄 상태로 밀어붙이는 기술)라는 점에서 시작과 끝이 이어지는 셈.
이라코가 무명역류를 쓸 때,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던지고 그것에 당황해 이라코가 무명역류를 빗맞히자 그 즉시 소도를 꺼내들어 이라코를 공격, 이라코도 검으로 받아치지만 겐노스케의 하나 남은 팔의 힘이 엄청나게 강해서 소도로 검을 부러트리며 그 기세 그대로 척추까지 단번에 베어버린 것. 이 기술은 사사하라 슈자부로와의 두번째 대련에서 보여준 것인데, 슈자부로가 무명역류를 응용해 밑에서부터 솟구치는 창술을 쓸 때, 슈자부로는 겐노스케를 쓰러트린 줄 알았지만 그것은 부러진 목검이었고[6] 목검을 집어던진 겐노스케가 호권으로 슈자부로의 목창을 부러트린다. 자신의 눈마저 속인 이 기술을 보고[7] 슈자부로도 놀라워하지만 검을 버리는 기술을 어전시합에서 쓸 생각을 하다니 제정신이냐라고 겐노스케를 비난한다.
후지키와 이라코의 마지막 대결은 이전의 두 대결처럼 박진감 넘치지 않지만 시합장의 모든 관객의 혼을 사로잡았는데, 후지키는 승리 후에도 이라코가 죽은 것에 씁쓸함을 느꼈고, 이라코의 목을 베라는 명령을 받자 맞수의 명예가 훼손되는 것 때문에 처음으로 명령에 거부감을 느꼈지만,[8] 사무라이의 도리를 다하라는 말에 몸이 스스로 움직여 이라코의 목을 베어 들어올린다. 그리고 이라코의 목을 베라는 명령을 지켰으니 훌륭하다며 순푸 성의 가신으로 삼아준다는 말을 듣고 감사의 절을 하지만 이라코의 목을 자른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낀 것을 견디지 못하고 절과 동시에 토를 하고 만다. 토를 할 정도로 거부감을 느꼈는데도, 무사로서 무사의 도리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더 컸던 것.
시합에서 후지키가 이기고, 복수도 완료했지만, 후지키는 자신의 긍지가 짓밟히고, 미에, 이쿠 등 모든 것을 잃었다. 하지만 후지키의 고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뒷얘기는 스루가성 어전시합 항목 참조.
권력과 탐욕에 시달리는 인간군상들 사이에서 끝까지 복수 하나만을 바라본 근성의 사나이지만, 분명 주인공임에도 분명하고 이와모토 코간이나 이라코 세이겐에 비해서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감상평도 있다. 다른 주변 인물들의 이미지가 강렬한데 비하여 작중에서 대사도 없고 감정묘사도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
여담으로 작가의 최신작인 위부의 칠인에 7인의 주역중 한명으로 다시 등장한다. 외팔이에 나가레호시를 쓰는 걸 보면 작가가 스타챌린저시스템을 차용한 듯.
[1] 다만, 친형이 부르는데도 무시해 버린 것은 꼭 친가족에 대한 악감정 때문이 아니라 코간의 제자(그리고, 코간류의 유력한 후계자)로써 빈농의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이제는 무사라는 스스로의 입장에 충실해야 하는 처지 때문이었다고 볼 여지도 크다.[2] 말이 양아치지 사실 정신줄을 놓을 정도의 기행이었다.[3] 후지키 자신에게 이 말은 코간이 거둬주기 전에 있었던 과거는 잊어버렸고 그 만큼 무사의 본분을 지키고 코간에게 충성하겠다는 뜻이다.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무사도에 올인하겠다는 의미. 하지만 이런 후지키의 속사정을 몰랐던 데다가, 자신의 출신에 심각한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이라코 세이겐은 이 말을 "난 너같은 상놈과 다르게 원래부터 무사집안 출신이거든?" 이라는 의미로 오해하게 되고, 후지키를 극도로 미워하게 된다. 안타까운 것은 나중에 이라코 또한 후지키가 무사집안 출신이 아니라 빈농의 아들이었다는 속사정을 알게 되지만, 그 때는 이미 서로가 원수가 된 후였다.[4] 자신이 후계자가 되었기 때문이기 보단 세이겐과 재 대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흥분 해 웃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그땐 세이겐이 부상을 심하게 입어 전투력이 떨어진 상태이긴 했지만...[5] 얼마나 연모하고 있냐면 이라코 세이겐과의 보복결투후 쓰러져 정신을 잃은 미에에게 흑심을 품고 손을 대려던 시체처리인을 정신력으로 일어나서 막아냈을 정도다.[6] 슈자부로의 눈에 쓰러진 겐노스케가 목검으로 변한다.[7] 창의 고수인 슈자부로조차도 속아넘어갈 정도인데 이라코는 눈마저 멀었는지라 역시 속아넘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8] 후지키는 누구도 주인으로 섬기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하려는 이라코에게 미약하게나마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만화판에선 아예 후지키는 이라코를 증오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그에게 있어 이라코는 자랑스런 존재였다 라는 나레이션까지 깔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