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15 12:20:17

홉업

홉-업 (Hop up)

1. 각성제, 흥분제를 가리키는 속어2. 에어소프트건의 사거리 연장 장치
2.1. 홉업의 탄도학
2.1.1. 홉업이 없는 경우2.1.2. 홉업이 있는 경우
2.2. 홉업의 단점

1. 각성제, 흥분제를 가리키는 속어

2. 에어소프트건의 사거리 연장 장치

에어소프트건의 근본적인 단점은 사정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직경 6mm, 무게 0.2g의 플라스틱 구슬은 제아무리 힘껏 던져도 멀리 날아갈 수가 없다. 탄을 쏘아날리는 장치를 아주 강력한 것으로 사용하면 사정거리가 늘어나지만, 그만큼 위력도 세지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연발로 얻어맞는 일이 다반사인 에어소프트 서바이벌 게임에서 위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유혈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초창기 가스건 시절에는 그런 암흑기를 겪어오기도 했고... 현재도 종종 이가 부러지거나 피부에 비비탄이 박히는 경우가 있다.

에어소프트 서바이벌 게임의 규정이 확립되고 파워 레귤레이션이 자리잡으면서, 주어진 파워 한도 내에서는 사거리가 30m도 못 미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적인 시도가 되었는데 그중 현재 쓰이는 가장 성공적인 방식이 홉업이다.[1]

일본의 도쿄마루이가 사용하니 도쿄마루이가 홉업을 개발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홉업을 처음으로 개발한 에어소프트건 업체는 일본의 모리오카社 이다. 모리오카社 이전에도 실제 탄환이 회전하는 원리를 응용한 사이클론 배럴 이라는 것도 있었다. 일본의 MGC사에서 발매되던 가스건에 사이클론 배럴이 사용되었다.

2.1. 홉업의 탄도학

2.1.1. 홉업이 없는 경우

탄창을 삽입하면, 탄밀대의 압력에 의해 BB탄은 탄창 밖으로 밀어올려진다. 총을 장전하면(에어코킹건의 경우는 직접 손으로 슬라이드/펌프액션/장전손잡이 등등을 당기고 전동건은 모터가 돌아가면서 피스톤 앞부분 노즐이 후방으로 약간 갔다가 전방으로 움직이면서 장전한다) 탄창 밖으로 튀어나오려는 BB탄을 약실에 해당하는 위치에 밀어넣는다. 약실 부분은 고무 챔버 등으로 되어있어서 BB탄이 앞으로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의 미약한 압력과 마찰력을 가한다.

방아쇠를 당기면 피스톤/실린더에서 나온 기화 가스/압축 공기가 배럴 속으로 BB탄을 밀어낸다. 밀어주는 힘이 약한 에어소프트건의 한계상, 실총과는 달리 에어소프트건의 배럴은 직경이 탄약보다 약간 크다. 즉 BB탄은 뒤에서 공기가 밀어내니까 밀려서 배럴을 타고 앞으로 나가기는 하는데, 나가면서 약간 범위가 큰 배럴 속에서 지그재그로 튕기면서 나가는 셈이다. (미시적 관점에서나 지그재그로 보이는거고 일반적 관점에서는 그냥 앞으로 나가는 셈) 배럴이 BB탄보다 아주 미세하게 직경이 크다면 정밀 배럴이 되는 것이고...

약실 밖을 나간 BB탄은 일반적인 탄도와 동일하게 포물선을 그리며 중력에 의해 떨어진다. 사거리를 조금이라도 더 늘리기 위해서 그래서 탄도선은 대각선 위로 약간이나마 올라가도록 되어있다. 그래봤자 근본적으로 탄을 날려주는 힘이 약할 수밖에 없으니, BB탄의 사거리도 낮아서 위력 규정을 지킨다면 20미터 조금 넘는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20cm 미만의 총열에서는 평범한 포물선이지만, 총열이 길어지면 탄자가 중력의 영향으로 총열 내에서 볼링공 구르듯 굴러나와 총열을 벗어났을 때 진행 방향과 동일한 방향으로 강한 회전이 걸린 상태이고 결국 마그누스 힘에 의해 아래로 휘어 땅에 빠르게 꽂힌다. 요약하면 평범한 포물선 탄도.

2.1.2. 홉업이 있는 경우

홉업은 BB탄이 탄창에서 올라와서 머무르는 챔버 구역 전방, 배럴 바로 앞 부분에 작은 턱이 튀어나와 있다. 이 턱이 홉업 기구. 이 턱은 고무나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으며, 종종 고무 챔버를 아예 안쓰고 이 턱이 탄이 흘러나가지 않게 잡아주는 챔버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2] 방아쇠를 당겨서 피스톤/기화 가스의 압력으로 BB탄을 전방으로 밀어내면, 턱의 압력을 이겨내고 BB탄이 약실에서 빠르고 강하게 빠져나간다. 이것은 위와 동일하다.

그런데 턱에 걸리면서 BB탄에 회전이 걸린다. 대개 챔버 상단에 턱이 튀어나와있는데, 후방에서 압력을 받아서 전진하지만 상단에 저항이 걸리면 BB탄은 어쩔 수 없이 약간 뒤로 회전(역스핀)을 할 수밖에 없다. 탄 자체는 전방으로 날아가는데, 회전은 뒤로 걸리는 것이다. BB탄이 좌에서 우로 날아간다고 할 때(측면에서 보았을때) BB탄은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한다.

이 회전 때문에 BB탄은 공기 중에 날아가면서 붕 뜨려는 성질이 생긴다. BB탄이 워낙 가볍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붕 뜨는 성질이 생겼기 때문에, 같은 힘으로 쏘아날렸을 때 BB탄은 결과적으로 보통보다 더 멀리 날아가게 된다. 요약하면 역스핀으로 공기를 타고 붕 뜨는 탄도. 베르누이 정리를 이용한 마그누스 효과 때문이다(물리1에 나온다)

홉업 걸린 BB탄은 탄이 날아가면서 도중에 붕 뜨는 것이 눈에 보인다. 홉업을 너무 많이 걸면(즉, 턱을 너무 튀어나오게 해서 BB탄에 압력이 너무 강하게 걸리면) 탄이 도중에 갑자기 너무 튀어올라버려 사거리도 안 나오고 탄도도 막장, 홉업이 약하면 홉업 효과가 약해서 비실비실 떨어지므로, 시험 사격하면서 탄도를 보고 홉업을 적당하게 조절해줄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전동건은 가변 홉업이 기본 장비. 물론 저렴한 총기나 홉업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권총의 경우 아예 고정식 홉업인 경우가 보통이라, 탄의 무게를 잘 골라야 한다.

2.2. 홉업의 단점

홉업을 걸어주면 탄에 쓸데없는 저항이 더 생기기 때문에 탄의 흔들림이 커져서 집탄군은 많이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원거리 사격을 하지 않고 집탄군이 좁을수록 좋은 실내 표적사격 에어소프트 경기에서는 홉업 배럴을 쓰지 않는다. 같은 이유로 스나이퍼 건도 홉업을 쓰지 않는데, 그래서 게임에 따라 스나건 한정으로 중량탄을 허용하거나 위력 규정 기준을 높게 잡아주는 경우도 있으나, 이건 대부분 로컬 룰이고 정식으로는 스나건이고 뭐고 그런 사정 안 봐준다. [3]

그리고 기존의 사거리 끄트머리쯤 가면 탄의 힘도 많이 없어져서 탄속도 퍽 줄어들어서, 종종 탄 날아오는 걸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확실히 사거리는 늘어나서 30미터 넘게, 파워 레귤레이션과 홉업을 얼마나 걸었느냐에 따라서 40미터 넘게 날아가는 일도 있다.

쉽게 말하자면, 홉업이 걸려있지 않은 기존 에어소프트건은 정확도가 높으며 탄이 잘 붕 뜨지 않는다. 다만 위력이 홉업보단 적고 사정거리도 홉업보단 짧다는 것. 홉업이 걸려 있는 에어소프트건은, 역으로 사정거리도 우월하고 대체로 위력이 기존의 것보다는 높다는 게 장점이지만, 흔히 쓰이는 6mm 플라스틱 BB탄이 위쪽으로 휘기 때문에 집탄률은 적어진다. 에어소프터들은 보통 입맛에 맞는 걸 사용한다. 그냥 것과 홉업이 걸려 있는 것 모두 제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으니 상황에 맞게 본인이 원하는 걸 쓰면 되겠다.


[1] 일종의 강선으로도 볼 수 있다.[2] 홉업 기구가 약실의 일부이거나 배럴 후방의 일부이거나, 고무 챔버 자체를 위에서 눌러서 찌그러트리거나, 홉업 기구 위치의 차이가 있거나, 재질의 차이가 있거나, 여튼 제조사나 제품마다 약간씩의 차이점이 있다.[3] 서바이벌 게임 초보들이 영화나 게임 생각하고 원샷원킬 고독하고 멋있는 스나이퍼랍시고 에어코킹 스나이퍼 건을 갖고오는 경우가 있는데 비비건의 상 교전거리가 짧고, 스나건도 사거리는 똑같다. 그리고 그 짧은 거리 내에서 숨어서 안들키고 싸우는건 매우 힘들다. 게다가 같은 교전거리 내에서 볼트를 한번 당기고 쏘고 할 동안, 전동건과 GBBR을 사용하는 상대 게이머들은 같은 위력과 사거리로 여러발을 퍼부을 수 있다. 이는 실제 역사 사례를 들어 비유하면 2차 세계대전 말기, 돌격소총의 등장 이후, 볼트액션 소총과 반자동 소총이 보병 제식화기의 자리에서 빠르게 쇠퇴한 이유와 비슷하다. 귀신 같은 위장과 길리수트를 동원해서 안 들켰다손 치더라도, BB탄 한 발 맞은 사람은 자기가 맞았다는 걸 깨닫기가 힘든 경우가 많으며 설령 깨달아도 주변 한번 슥 둘러보고 자길 쏜 사람이 안보이면 걍 어디서 흘러온 탄이네 싶어서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흥분해서 몇 발 더 쏘면 당신의 위치도 그대로 들통나고, 깜짝 놀라서 맞받아쏜 탄에 당신이 되려 얻어맞는다. 이게 전국 게임 같은 데 나가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웬만한 GBB가 아닌 이상, 아니 애초에 국내 실정상 포기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 에어소프트 서바이벌 게임은 사실상 기동전과 탄막전의 게임이다. 게임 인구의 수요가 충족되는 서양 쪽일 경우 심판들이 생각보다 많이 배치되는 경우가 있어서 그나마 노려볼 만하지만... 어려운 건 어려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