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5 16:18:59

하치노헤 여중생 살인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사건의 전개3. 의문점4. 기타

1. 개요

八戸市女子中学生刺殺事件[1]

1993년 일본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미제로 남은 사건이다.

2. 사건의 전개

1993년 10월 27일 오후 6시 23분경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에서 중학교 2학년 A양(가명, 당시 14세)이 자신의 집 안에서 칼에 찔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병원 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어머니가 발견했다. 어머니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들은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했고 곧 경찰과 구급차가 현장에 출동했으나 구급대원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A양은 사망한 뒤였다. 발견 당시 피해자 A양은 입이 테이프로 막혀 있었고 천장을 보고 누운 상태에서 양 손을 테이프로 결박당한 상태였으며 하의가 벗겨진 채 방석이 덮여 있었으나 성폭행의 흔적은 없었다. A양의 몸에는 목과 다리 등 여러 군데를 칼로 찔린 상처가 있었으며 직접적인 사인은 심장을 관통당하면서 발생한 과다출혈이었다.

피해자의 집 현관 유리문이 깨져 있었으며 A양이 발견된 방 안에는 담배꽁초[2]와 빈 캔커피 캔[3], 그리고 피해자의 입을 막았던 것과 같은 테이프[4]가 남아 있었다. 피해자의 발 옆에 부엌칼이 놓여 있었으나 지문이나 혈흔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흉기로 사용된 것은 아님이 밝혀졌다. 한편 복도에서 현관까지 저항의 흔적으로 보이는 흔적이 남아 있었으며 피해자의 오른쪽 무릎에 상처가 난 것으로 보아 A양이 무릎으로 유리문을 깨고 달아나려다 범인에게 붙잡혀 방으로 끌려간 것으로 추정되었다. 실내에는 금품을 뒤진 흔적은 없었으나 현관과 거실, 목욕탕 3곳의 문이 잠겨 있지 않았다. 살해 현장인 침실 이외에는 현관 옆 복도 한 곳에서만 혈흔이 발견되었는데 범인이 A양을 현관에서 방으로 끌고 갈 때 심장을 찌르면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었다.

사건 당일 A양은 하교 후 오후 6시경에 귀가했으며 어머니가 귀가하여 A양을 발견한 시간은 6시 23분경이므로 범행은 20여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졌다는 것이 된다. A양의 무릎에 난 상처가 현관 유리문을 깼을 때 난 상처라고 한다면 어머니가 귀가하기 전인 6시 15분에서 20분 사이에 유리 깨지는 소리와 함께 살려달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은 주민들이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가 집 안으로 들어오기 전 3분에서 8분 사이에 테이프로 입을 막힌 직후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편 사건 발생 직후 현장 근처에서 수상한 중년의 남성이 달아났다는 목격 증언이 나오기도 했으며 사건 현장 인근 주차장에서 노란색 미쓰비시 미니카 토포[5] 1세대 차량이 나가는 것을 보았다는 목격자도 있었다. 해당 차량은 8월경부터 불법주차되어 있던 차량이었으며 흰 셔츠를 입은 남성이 운전했다고 한다. 이에 경찰은 동일 차종의 동일 색상 차량 중 아오모리현을 비롯해 인접 지역인 이와테현 북부에 등록된 차량과 현 내에서 운행한 타지역 번호판의 차량 약 680대를 조사했으나 이렇다 할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3. 의문점

A양의 발 옆에 있던 부엌칼은 이 집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전술한 바와 같이 혈흔도 전혀 없었고 흉기로 사용되지는 않았다. 따라서 범인은 사전에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그렇다면 과연 이 부엌칼을 누가, 어느 타이밍에, 무슨 목적으로 부엌에서 꺼내 왔는가였다. 만약 A양이 귀가한 직후 범인과 맞닥뜨렸다고 하면 피해자가 방어용으로 부엌에서 꺼냈다고 하기에는 어폐가 있는데 부엌에 몸싸움을 벌인 흔적이 없었고 범인으로부터 도망친다고 해도 부엌보다는 바로 옆에 있는 현관을 통해 밖으로 도망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효과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범인이 집안에 침입해서 미리 부엌칼을 꺼내 두었다가 A양을 공격할 때만 자신이 준비한 흉기로 바꿔 사용했다고 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경찰은 피해자가 심장을 찔려 사망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면식범의 소행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었다. 경찰의 추정에 따르면 보통 가해자가 피해자의 심장을 노릴 때는 명확하게 살의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피해자의 증언으로 범행이 드러날 것을 우려한 범인이 입막음을 목적으로 철저하게 공격을 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A양은 매주 수요일마다 발레 교습을 받았기 때문에 평소에는 항상 늦어도 6시 30분까지는 귀가했다.[6] 그런데 사건 당일에는 친구에게 "오늘은 6시까지 집에 가서 6시 20분까지는 집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친구가 이유를 물어도 발레 교습 이야기를 하지 않고 이상하게 말끝을 흐렸다고 한다.

그러나 아오모리현경이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인력만 약 12만 명을 투입하고 중요 참고인을 포함한 약 600명을 대상으로 탐문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애썼으나 뚜렷한 단서를 잡지 못한 채 범인 검거에 실패하고 결국 2008년 10월 27일부로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7]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고 말았다.

4. 기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품 중 담배꽁초에서 타액이 검출되었다면 범인의 DNA가 검출될 가능성이 있었으나 당시 아오모리현경에는 DNA 감식이 도입되지 않았다. 아오모리현경은 사건 발생 2년 후인 1995년부터 비로소 DNA 감식을 도입했는데 이는 일본 47개 도도부현 경찰 중에서도 가장 늦은 축에 속한다.
[1] 하치노헤시 여자 중학생 자살(찔러 죽임) 사건[2] 피해자의 가족 중에는 흡연자가 없었다.[3] 재떨이 대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4] 폭 5cm 정도의 갈색 테이프로, 사건 현장 인근에서는 하치노헤역앞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다만 슈퍼마켓 주인에 따르면 하루에 한 개 팔릴까 말까 하는 정도로 수요가 적은 제품이었다고 한다.[5] 미니카의 톨보이 타입 모델.[6] 어머니가 항상 교습소까지 차로 데려다 주었기 때문에 매주 수요일에는 딸의 교습 시간에 맞춰 퇴근했다.[7] 사건 발생 당시 일본 형사소송법상 살인죄의 공소시효는 15년이었다. 2004년 형사소송법이 개정되면서 공소시효 기간이 25년으로 연장되었다가 2010년 재개정으로 공소시효가 폐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