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03 02:39:07

필라델피아 필리스/2014년

파일:상위 문서 아이콘.svg   상위 문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역사
1. 오프시즌2. 페넌트 레이스

1. 오프시즌

2013 시즌을 망친 덕에 FA 계약시 1라운드 픽이 보호되는 드래프트 상위 10순위 내에 이름을 올려서 거물급 FA 영입이 거론되었다. 팬들은 포수 자리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면서 현역 포수 중에서도 손꼽히는 장타력을 가진 브라이언 맥캔을 외치기도 했지만, 카를로스 루이즈의 재계약으로 결론이 났다. 문제는 그 금액이 정말 부담스럽다는 것. 아무리 투수진 사이에서 평판이 좋다고는 하지만 35살 되는 물빠따[1] 노장 포수한테 3년 $26M + 1년 옵션을 줬다는 보도가 나오자 팬들은 아 씨바, 할 말을 잊었습니다. 러셀 마틴이 2년간 $17M, 재로드 살탈라마키아가 3년간 $21M이었는데(...) 맥캔을 1억불 가까운 장기계약으로 질러서 데려오는 것도 뭔가 찝찝하기는 하지만, 맥캔은 나이라도 어리다. 중계권 협상이 걸려있으니 현질을 멈추지 않는다지만 막연한 미래에 대한 희망만으로 현질하다 패가망신하는 타짜들이 어디 한둘인가...

필리스의 막강 투수진 판타스틱4의 주축 중 한명 로이 할러데이가 전격 은퇴를 선언하였다. 또한 클리프 리콜 해멀스도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게 됐다. 물론 이건 오퍼만 들어보는 수준이지만...

2014년 1월에는 컴캐스트 스포츠넷과 25년 동안 25억불을 받는 대형 중계권 계약에 합의했다. 이로써 당장의 성적에 목매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늙고 지쳐가는 팀이 리빌딩을 선택할지 주목되는 부분.

FA 시장에 나온 A.J. 버넷에게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더니 결국 1년 $16M 계약을 맺었다.

덕분에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2014 시즌 악의 제국과 함께 대표적인 양로원 팀이라는 명예(?)를 얻었다.

2월 13일에는 로베르토 에르난데스[2]를 4.5M에 데려왔다. 일단은 선발경쟁을 할 듯 하다.

2. 페넌트 레이스

3월 31일 드디어 시작된 개막전에서는 화려한 타격전끝에 14:10으로 이겼다. 롤린스의 그랜드 슬램과 어틀리, 르비어, 빅리그 2년차 애시의 3안타 활약이 빛났다. 문제는 1선발이었던 클리프 리가 5이닝 8실점을 해버렸다는 것. 현재 2선발인 해멀스가 DL인 상태라 이런 승리는 필리스 입장에선 그렇게 반갑지 않다. 다만 이러니저러니해도 클리프 리이기때문에 시범경기때도 좋았고 크게 걱정하는 사람은 없는듯 하지만..

전년도처럼 부진한 성적이다. 어틀리와 말론 버드는 노쇠화 단계여도 이름값에 걸맞게 고군분투하지만 받쳐주는 선수들이 좀 딸려 치고나가지 못하는데다 해멀스는 재활로 시즌 늦게 출발하는 건 확정인데, 리마저 부진과 부상으로 신음하다 DL을 가는 등 영 좋지 않은 상황. 6월 중에 롤린스가 프랜차이즈 최다안타를 갱신하는 경사도 있었지만, 타선에서 고군분투하던 어틀리와 루이즈마저 힘이 빠지면서 타선에서 사람구실하는 사람이 손에 꼽을정도로 줄어버리는 등 여전히 좋지 않아 7월 말까지 바닥을 수성하고 있다. 그나마 투수진에서 버넷이 제 역할을 해주고 해멀스도 에이스 노릇을 해주고는 있다. 리 역시 부상이니 노쇠화니 골골대느라 이닝이팅이 줄어든 와중에도 어쨌든 로테이션을 잘 받쳐주지만, 결국은 라이언 하워드를 위시한 물빠따 라인이...

팀의 상황은 분명히 전면적 리빌딩을 선포하며 탱킹에 들어가야 할 시점이건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제 살 깎아먹기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러한 분석도 있다. 한 마디로 필리스 팬들은 구단이 탱킹이랍시고 시즌을 버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크게 민감하면서도 구단이 얼마나 헛돈을 쓰는지에 대해서는 관대하거나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런 악순환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다만 이 설문을 온전히 신뢰할 수만은 없다. 그냥 구단 성적의 부진 원인을 팬에게 돌리려는 졸렬한 짓거리라고 까는 사람도 있다.(...)

2014년 7월 말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도 이렇다 할 확실한 무브를 보여주지 못한채 우물쭈물하다가 리빌딩을 놓칠까봐 팬들이 미쳐갔다. 그나마 사람냄새가 좀 나던 말론 버드는 뉴욕 양키스가 찝적거리다가 포기했고, 버넷-해멀스-리의 쓰리펀치도 준수한 성적이긴 한데 예전에 비해 뭔가 하자가 있는게 현실이었던지라 결국 아무도 팔지 못했다. 끽해야 로베르토 에르난데스의 다저스행 뿐.

그렇게 우울한 시즌 막바지를 보내다가, 콜 해멀스와 불펜이 4인 합작 노히트게임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해멀스는 6회까지 투구수가 100구를 넘겨서 완투가 힘들었다고 밝혔고, 불펜으로의 교체는 적절한 수가 되었다. 필리스 구단의 노히트로는 2010년 NLDS 1차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볼넷 하나만 내주고 노히트를 던진 로이 할러데이 이후 최초.

73승 89패 (NL 12위)
타/출/장 : .242(10)/.302(11)/.363(13), 득점 9위, 도루 3위, 홈런 10위
팀 평균자책점 3.79(12위), 선발 11위, 불펜 11위
팀 수비력 26위 (팬그래프 팀 필딩 UZR기준)

오프시즌 무브부터 버넷, 카모나 등을 데려왔고 그나마 잘했다고 봐줄만한 건 말론 버드 영입 정도 뿐이었다. 팀 선수 평균 연령이 30.7세에 들어서며 내셔널 리그 최고령 팀에 등극했고 예상대로 아름답게 멸망했다. (....) 선발진이 좀 더 나아졌으니 더 나은 성적을 찍어주겠지 싶었지만 5월부터 무너졌다.
  • 5월 : 11승 16패
  • 6월 : 12승 17패
  • 7월 : 12승 15패

8월엔 5할 승률을 넘겼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지 오래였다.

2014년 필리스의 핵심문제는 타선이었다. OPS 8할을 넘긴 타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수비에서는 롤린스, 어틀리, 루이즈가 제 몫을 해줬지만 공격은 정말 노답이었다. 주요 타격지표에서도 도루 빼면 상위권에 든 게 하나도 없다.

그나마 OPS 7할을 넘긴 타자들은 다음과 같은데, 이들도 성적이 좋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 말론 버드 : .264/.312/.445 25홈런 85타점 (하지만 내셔널리그 삼진 2위)
  • 어틀리 : .270/.339/.407 11홈런 78타점
  • 롤린스 : .243/.323.394 17홈런 64타점
  • 루이즈 : .252/.347/.370 6홈런 31타점

사실 타격에서는 팬들의 혈압상승에 일조하는 하워드-브라운 듀오가 각각 리바운드하고 작년같은 성적을 찍어주는 게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그랬을리가. 둘 다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
  • 라이언 하워드 : .223/.310/.380 23홈런 95타점
  • 도모닉 브라운 : .234/.285/.349 10홈런 63타점

이렇다보니 그래디 사이즈모어를 주워왔는데 그래도 브라운보단 낫긴 했다.

한편 벤 르비어는 볼넷 그런게 뭐죠? 라면서 열심히 똑딱질만 했다. 하지만 똑딱질로 일을 낼거면 이치로 스즈키 급으로 해줘야 하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미네소타 트윈스가 팔았지도 않았을 터. 후반기엔 타격왕 경쟁을 했지만 그저 똑딱질과 도루만 할 뿐, 수비도 별로고 출루율도 그다지 좋진 않아서 수상 가능성은 없었다.
  • 르비어 : 306/.325/.361 2홈런 28타점 49도루

3루수는 마이켈 프랑코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돌려막자고 해서 코디 애쉬를 썼는데 욕 안 먹을 정도는 했다. 수비가 좀 아쉬웠던 게 흠이었다.
  • 애쉬 : .252/.309/.390 10홈런

선발진은 리와 해멀스가 작년같이 던져주고 카일 켄드릭이 사람다운 투구를 한다는 가정하에서 버넷이 작년같이 성적을 낸다면 5할도 가능할 거라는 예측이었지만 해멀스가 부상으로 드러누우면서 삐그덕거리더니 해멀스가 복귀하자 이번엔 리가 팔꿈치 부상으로 퇴갤하며 선발진은 붕괴되었다.
  • 콜 해멀스 : 204.2이닝 9승 9패 198탈삼진 59볼넷 14피홈런 ERA 2.46
  • 버넷 : 213.2이닝 8승 18패 190탈삼진 96볼넷 20피홈런 ERA 4.59
  • 리 : 81.1이닝 4승 5패 72탈삼진 12볼넷 7피홈런 ERA 3.53
  • 카일 켄드릭 : 199이닝 10승 13패 121탈삼진 57볼넷 ERA 4.61

선발에선 해멀스 빼면 끝까지 역할을 해준 선수는 없다. 리는 앞서 말했듯이 팔꿈치 부상으로 골골거렸고, 켄드릭과 버넷은 그저 버티기만 했다. 그나마 데이비드 뷰캐넌이 5선발로 로테이션을 지키며 사람다운 투구를 선보였으나 세이버상으로는 그닥 좋은 투수는 아니었다.
  • 부캐넌 : 117.2이닝 6승 8패 71탈삼진 32볼넷 12피홈런 ERA 3.75

후반기엔 제롬 윌리엄스를 주워와서 반짝 활약했지만, 이쪽도 그렇게 좋은 투수가 아니라는 게 함정.

그나마 불펜은 좀 더 봐줄만 했다.
  • 파펠본 : 57.2이닝 63탈삼진 12볼넷 2피홈런 ERA 2.04
  • 자일스 : 45.2이닝 64탈삼진 11볼넷 1피홈런 ERA 1.13
  • 디크먼 71.1이닝 100탈삼진 35볼넷 4피홈런 ERA 3.80
  • 바스타도 64이닝 84탈삼진 34볼넷 4피홈런 ERA 3.94

파펠본은 언제나 그랬듯 밥값은 했다. 딱 자기 실력만큼 던져서 욕 먹을 부분은 없었다. 다만 마무리에게 4년 50m을 준 아마로가 까일 뿐. 올 시즌의 유일한 수확이라고 할 수 있는 자일스는 K/9 12를 넘기며 시원시원한 불직구를 꽂았다.

선발도 망했고 타선도 망했으며 불펜이 아주 압도적인 것도 아니었다. 이러니 팀 성적이 안 좋은 건 당연.

2014년 현재의 상황은, 몇년 전 시카고 컵스보다도 답이 없다. 아무리 빅마켓이라고 해도 팀이 고령화되고 상태가 나빠지면 적절한 트레이드로 팀을 재편성하면서 나아간다. FA 보상 룰의 변화로 유망주 받아오기가 어려워졌다고 해도, 그러면 1년이나 1년반 남은 선수를 보내서라도 팀에 활로를 찾아야 한다. 이 팀은 지금 그것도 못하고 선수들 나이만 먹고 있다. 해멀스는 주축 에이스이고 어틀리 롤린스는 프랜차이즈 예우 차원에서 남긴다 해도 말론 버드와 파펠본, 좀더 넓혀보면 (몸을 추스르면 다시금 로테이션을 채울 기량이 있다는 전제 하에) 리까지는 충분히 팔 수 있고, 팔아야 한다. 특히 파펠본 같이 비싸고 잘 던지는 마무리는 현재의 필리스에겐 사치다. 하지만 현재 돌마로 하는 걸 보면(...) 유망주들이 올라오고 고액계약자가 정리되면 다시 FA들로 팀을 채워야 할텐데 FA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아무리 필리스가 내셔널리그에서 상위권을 다투는 빅마켓이라지만 선수들이 가진 이 팀에 대한 이미지가 약체로 굳어진다면 선수들을 꼬셔오기엔 다시 오랜 세월이 필요할 것이라...

[1] 잠깐 동안 제대로 각성한 적도 있긴 하지만 그 각성은 각성제를 먹어서 생긴 약빨(...)이었음이 드러났다.[2]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파우스토 카모나라는 이름으로 활약했던 선수로 2012년 1월달에 신분위조를 한것이 들통나 강제출국되었다가 본래 이름을 달고 8월달에 복귀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