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12 14:30:03

폰타나 광장 폭탄테러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상세3. 여파4. 진상5. 대중매체6.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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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1969년 12월 12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이탈리아 정부는 해당 테러가 좌익 세력, 그 중에서 아나키스트가 벌인 일이라고 여기고 좌익 세력을 대규모로 탄압했지만 훗날 극우 세력이 저지른 일로 밝혀진다.

2. 상세

1969년 12월 12일 오후 4시 이탈리아 밀라노 폰타나 광장에 있는 국립농업은행(Banca Nazionale dell'Agricoltura) 본점에서 8kg 규모의 폭탄이 폭발했는데 이 사건으로 17명이 사망하고 88명이 부상당했다.

이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로마에서도 3개의 폭탄이 폭발해 최소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이후 다시 밀라노의 라 스칼라 오페라 극장 근처 한 은행에서 폭탄이 발견되었으나 경찰에 의해 해체되었다.

3. 여파

이탈리아 정부는 이 사건을 아나키스트가 벌인 일이라고 여기고 수많은 아나키스트를 잡아들였는데 이 중에는 주세페 피넬리(Giuseppe Pinelli)라는 이름의 철도 회사 직원도 있었다. 12월 15일 밤 루이지 칼라브레시(Luigi Calabresi)를 포함한 경찰들에게 심문받던 피넬리는 밀라노 경찰서 창문에서 떨어져 죽었다. 이 미심쩍은 사건은 다리오 포의 연극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사고사》의 모티브가 되었다. 칼라브레시는 1972년 5월 자신이 살던 아파트 앞에서 극좌 조직 '지속적 투쟁(Lotta Continua, 로타 콘티누아)'에게 살해되었다.

초기에 범인으로 지목되어 체포된 이는 피에트로 발프레다(Pietro Valpreda)라는 아나키스트였는데 폭탄 테러 직전 그를 국립농업은행으로 태워줬다는 택시 기사의 증언에 따른 것이었다. 발프레다는 1972년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3년을 미결수로 있었으며 1987년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선고를 받기 전까지 15년을 더 구금되어 있어야 했다.

이 사건으로 뜨거운 가을(Autunno caldo)이라고 불리는 시위의 시대가 끝나고 납의 시대(Anni di piombo. 납탄 시대라고도 함)라고 불리는 테러의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여겨진다. 이 시대에 수많은 정치 활동가나 법 집행관들이 살해당했지만 굵직한 사건들만 꺼내 보자면 전 X-MAS 지휘관 유니오 보르게세(Junio Valerio Borghese)의 쿠데타 음모, 붉은 여단이 벌인 알도 모로 총리 납치 및 살해 사건, 네오 파시즘 조직 '혁명의 핵(Nuclei Armati Rivoluzionari, 누클레이 아르마티 리볼루치오나리)'이 일으킨 사망자 85명의 볼로냐 기차역 폭탄 테러 사건 등이 있다.

4. 진상

사실 테러를 저지른 이들은 아나키스트가 아닌 '신질서(Ordine Nuovo, 오르디네 누오보)'라는 이름의 네오 파시즘[1] 단체였는데 테러를 저지르고 이걸 극좌파에게 덮어씌워 이탈리아인이 좌파를 증오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탈리아 정부기관들이 이 네오 파시스트들과 결탁했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국방정보국(SID) 소속인 귀도 잔네티니(Guido Giannettini)가 신질서에 소속된 조반니 벤투라(Giovanni Ventura)와 만났다던가, 이탈리아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SID에 대한 조사를 막으려 했다던가 등등.[2] 이 때문에 이탈리아 정부가 권위주의적 정부의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테러를 지원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 글라디오 작전이나 프로파간다 두에처럼 냉전 시대 이탈리아에서는 수상한 일이 한둘이 아니었다.

5. 대중매체

  • 이탈리아의 포크 음악 그룹 유 쿵(Yu Kung)은 이 사건을 배경으로 한 노래 Piazza Fontana를 발표했다.한국어 자막 훗날 스카 펑크 그룹 반다 바소티(Banda Bassotti)가 이 노래를 Luna Rossa라는 이름으로 리메이크했다.
  • 《스토리 오브 어 매서커》는 폰타나 광장 폭탄테러를 다룬 영화다. 국제 개봉명은 《Piazza Fontana: The Italian Conspiracy》인데 한국판은 이례적으로 원 명칭인 《Romanzo di una strage》을 번역한 뒤 영역하여 "스토리 오브 어 매서커"로 개봉하였다.

6. 참고 자료


[1] 이들의 성향은 에볼라식 파시즘에 가까웠다.[2] 폴 긴스버그 (안준범 번역), 이탈리아 현대사 (서울: 후마니타스, 2018), 48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