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페디미안의 은화는 imc 게임즈가 개발한 PC MMORPG 트리 오브 세이비어에 등장하는 서적이자 민담설화이다.
이 설화의 주인공 아이스테와 동명의 NPC가 살러스 수녀원에 있어 동일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책의 입수 방법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2. 전문
먼 옛날 페디미안에 여신상이 없던 시절의 일입니다.
옛날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세상의 여느 사람들과 다른 점이 없는 보통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페디미안의 옛 사람들은 한 가지 점에서는 다른 곳의 사람과는 무척 달랐습니다.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모두가 조심스러운 사람들이었습니다.
페디미안의 사람들이 조심스럽다는 뜻은 그들이 말을 조심한다거나, 불이 날까 봐 조심한다거나 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페디미안 사람들은 한 가지 일에 남들과 다른 조심성을 발휘했습니다.
그리고 그 조심성은 심지어 페디미안에 잠시 머무르는 사람도 따를 수밖에 없는 조심성이었습니다.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철들 무렵에는 누구나 그 조심성을 갖게 되었고, 덕분에 그 일에 관해서는 무척 빨리 철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 이제 페디미안의 모든 사람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말할 차례로군요.
페디미안에서는 누군가 돈을 땅에 떨어뜨리면 그것은 영원히 사라집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의 돈은 은화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잃어버린 은화가 얼마나 되는지는 오직 여신만이 아실 일이었습니다.
페디미안에서 땅에 떨어진 돈이 사라지는 정확한 이유는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미나 여신께서 자신의 영역에 접촉한 돈을 가져가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여신께서 은화를 원하실 리가 없기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신께서 은화를 탐내신다면 인간들은 애초에 땅에서 금은보석을 캐낼 수도 없을 테니 그것은 맞는 말 같습니다.
더구나 제미나 여신께서 굳이 페디미안에서만 은화를 거두실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여겨집니다.
아무튼, 까닭이 무엇이든 페디미안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행여라도 돈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도록 언제나 조심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실수는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아직 나이 어린 소녀라면 더욱 그렇지요.
어느 날 아이스테(Aiste)라는 이름의 소녀에게 일어난 일도 그렇게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은화를 땅에 떨어뜨렸고, 잠깐은 길 위를 굴렀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간 곳 없이 사라졌습니다.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이럴 때 보통 자신의 부주의를 탓하며 곧 포기하지만, 아이스테는 달랐습니다.
왜냐하면 아이스테는 페디미안에서 은화가 사라지는 신비를 모르는 유일한 어린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스테는 은화를 잃어버리자 그것이 굴러가서 숨었다고 여겨지는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찾던 아이스테가 마주친 것은 하수구 근처의 구석진 벽틈에 있던 거지였습니다.
아이스테는 나이 든 거지에게 부탁했습니다.
[혹시 제가 땅에 떨어뜨린 은화를 주우셨나요? 그랬다면 돌려주시면 좋겠어요. 그건 오늘 제가 하루 종일 일해서 번 돈이에요. 저는 그 돈이 꼭 필요해요.]
나이 든 거지는 아이스테의 말에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페디미안에서 떨어진 은화를 찾을 생각을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든 거지는 아이스테에게 설명을 하려다가 문득 귀찮아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근처에 은화를 떨어뜨리고 못 찾았다. 네가 찾다가 내 것도 찾으면 좋겠다.]
거의 농담 삼아 이 말을 내뱉은 거지는 문득 나이 어린 아이스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네가 일한 곳에 가서 사정을 말하고 부탁하면 어떨까?]
그리고 망설이듯이 덧붙였습니다.
[네 은화는 내가 여기서 계속 찾아보마.]
그 말을 듣자 아이스테는 거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연신하고는 충고에 따라 걸어갔습니다.
거지는 자신도 모르게 불쑥 솟아난 친절한 마음 때문에 한 말에 책임감이 생겼지만, 멀어져 가는 아이스테의 뒷모습을 보자 그것이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스테는 페디미안 외곽의 과수원으로 갔습니다.
그날 아이스테가 일한 곳이 과수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과수원에서는 나무에서 열매를 따기도 했지만, 땅에 떨어진 열매를 줍는 일도 중요했어요.
열매 줍는 일은 손이 작은 사람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이 어린 아이도 일꾼으로 받아주었답니다.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사람보다 손이 작은 원숭이를 사용하는 곳도 있었는데, 원숭이는 어린이보다 훨씬 일을 잘하지만, 주운 열매를 자기가 먹는 일이 많아서 과수원 주인들은 말귀를 알아듣는 어린 아이도 곧잘 고용했습니다.
아무튼, 아이스테는 과수원 주인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마침 아내와 다투고 기분이 좋지 않았고, 페디미안에서 땅에 떨어진 은화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스테가 다른 일로 돈을 써버리고는 자신에게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수원에 떨어진 나무열매가 하나 남김 없이 주워지는 것처럼, 페디미안에 떨어진 네 돈도 다시 주울 수 있다. 그러니 네 삯을 두 번 달라고 말하지 말아라.]
아이스테는 과수원 주인의 서운한 말에 눈물이 글썽해졌습니다.
과수원 주인은 그 모습에 마음이 약간 흔들렸지만, 돈을 다시 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모질게 먹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정말 은화가 필요하다면, 은장이에게 가서 부스러기라도 얻어보려무나.]
그 말에 아이스테는 할 수 없이 발걸음을 은장이 집으로 돌렸습니다.
다행히 은장이의 집도 페디미안의 외곽에 있었습니다.
페디미안의 성내에 있다면, 실수로 자기가 깎는 은화나 은세공품을 땅에 떨어뜨리면 곤란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있을 실수에 대비하기 위해 은장이들은 모두 페디미안의 외곽에 살았습니다.
아이스테는 은장이 집의 문을 두드렸고, 문가로 나온 은장이에게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은장이는 아이스테의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리 어리다지만, 어리석구나. 페디미안에서 땅에 떨어진 돈은 모두 사라진다는 사실을 모르다니.]
아이스테는 그 말에 놀랐고 이어지는 은장이의 설명에 더 슬퍼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물었습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은장이도 그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그냥 떠오르는 대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미나 여신께서 가져가시든가 하겠지.]
그 말을 듣고 아이스테가 말했습니다.
[그럼 제미나 여신께 가서 부탁해야겠군요.]
은장이는 그 말에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만 말했습니다.
[그럴 생각이라면 내가 떨어뜨린 옛날에 떨어뜨린 은세공품도 돌려달라고 한번 같이 부탁해보렴.]
은장이는 진심을 담아 한 말이 아니었지만, 아이스테는 진심으로 은장이의 말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 떠났습니다. 은장이는 그제야 아이스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겸연쩍은 마음 때문에 멀어지는 아이스테를 부를 용기까지는 없었습니다.
아이스테는 많이 지쳤지만, 제미나 여신상을 찾아갔습니다.
제미나 여신상 앞에 엎드린 아이스테는 여신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제발, 제가 잃어버린 은화를 돌려주세요.]
그런 기도를 올리면서 아이스테는 그간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얼마나 울고 얼마나 기도했을까요?
아이스테는 문득 자신에게 응답하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나의 아이야. 네 것을 되찾고 싶다고?]
아이스테는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분이 제미나 여신이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울음을 그치고 메인 목을 가다듬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여신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습니다.
[아이스테야, 지금 네가 내게 원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니란다. 내가 다스리는 대지는 수고하지 않은 농부에게 곡식과 과일을 내주지 않는단다.]
[하지만 저는 오늘 열심히 일했는데요.]
[알고 있단다. 그러니 네게 그리고 네 이웃들에게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 네 발 밑을 보려무나.]
그 말과 함께 여신의 음성은 그쳤지만, 아이스테는 발 밑에서 몇 개의 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테는 그 은화가 놓인 땅을 보고 그것들이 모두 자신이 흘린 눈물이 변한 은화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테는 너무나 기뻐서 그 은화들을 모두 주웠습니다.
그리고 걸음을 옮겼지요.
몇 걸음 걷던 아이스테는 은장이 아저씨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다시 그 집으로 가서 문을 두들겼지요.
그러자 은장이 아저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서 말했습니다.
[미안하다. 너를 그렇게 보내고 후회했다. 내가 은화를 몇 개 주마. 이번에는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집으로 가렴.]
그러면서 은장이 아저씨가 은화를 꺼내주자 아이스테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여신께서 제 은화 한 개를 돌려주셨어요. 거기다 더 주셨답니다. 그래서 저는 아저씨가 은을 잃어버렸다는 말이 생각나서 남은 것을 드릴까 해서 왔어요. 지금 주시려는 은화는 필요 없어요.]
은장이는 여신께서 은화를 돌려주셨다는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아이스테가 내미는 은화는 진짜여서 놀랐습니다. 은장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자 너는 내게 주려던 것을 주고 너는 내가 주려던 것을 받는 거야. 어떠냐? 그러면 공평하지? 그리고 늘어난 은화를 담을 주머니도 하나 주마.]
그래서 아이스테와 은장이는 같은 양의 은화를 교환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테는 은장이 아저씨가 준 주머니에 하나에서 여럿으로 늘어난 은화들을 넣었습니다.
은장이 아저씨를 작별하고 집으로 가던 아이스테는 문득 거지 아저씨가 아직도 자기 돈을 찾고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으로 가는 도중에 과수원 주인을 만났어요.
과수원 주인은 아이스테를 발견하고는 크게 기뻐하여 말했습니다.
[너를 찾고 있었다. 사실은 너를 그렇게 보내고 미안했거든…. 사과하는 의미로 네 품삯을 다시 주마. 이번에는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라.]
그리고는 원래 품삯보다 많은 은화를 꺼내주려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스테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제미나 여신께서 제 돈을 돌려주셨어요. 게다가 은장이 아저씨도 도와주셔서 지금은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고맙지만 괜찮아요. 자, 보세요.]
그렇게 말하며 아이스테는 은장이 아저씨에게서 받은 은화주머니를 열어 과수원 주인에게 보여주려다 깜짝 놀랐습니다.
여신상 앞에서 주운 은화와 은장이에게 받은 은화보다 훨씬 많은 은화가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스테가 늘어난 은화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하는 사이 과수원 주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튼, 이걸 안 주면 내가 부끄러우니 꼭 받아주렴.]
그렇게 말하고는 말릴 틈도 없이 열린 은화주머니에 돈을 던지듯 강제로 집어 넣고는 가버렸습니다.
아이스테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과수원 주인은 이미 너무 멀리 가서 아이스테는 그를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아이스테는 가던 대로 거지 아저씨에게 가기로 하고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이스테가 거지 아저씨를 만났던 곳에 가까이 갔을 때; 거지는 아이스테를 먼저 발견하고는 그녀에게 허겁지겁 달려오더니 손가락으로 꼭 잡은 은화를 보여주면서 말했습니다.
[봐라. 내가 네 은화를 찾아냈단다.]
비록 거지 아저씨는 남루한 옷차림에 은화를 쥔 손가락은 때가 가득했지만, 아이스테는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거지 아저씨가 그 은화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구걸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고생해서 구걸한 은화를 찾아낸 은화라고 주려는, 거지 아저씨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아이스테는 그 은화를 소중하게 받아 들었습니다.
아이스테는 거지의 은화를 잘 갈무리 한 다음에는 자신의 은화 주머니를 거지에게 내밀며 말했습니다.
[이건 제 은화를 찾아주신 보답으로 드리는 선물이에요. 제미나 여신께서 은혜로 주신 것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말하고는 거지 아저씨가 미처 뭐라 대답도 하기 전에 서둘러 사라졌습니다.
거지는 잠시 아이가 사라진 방향을 보다가 아이스테가 주고 간 선물이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그것을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수십 개가 넘은 은화를 그 안에서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만약 거지가 그 주머니가 아이스테가 처음 받았을 때는 물론이고, 자신과 만나기 전보다 지금 훨씬 무겁고 많아졌다는 사실은 알았다면 더 놀랐을 것입니다.
거지는 은화 한 닢에 그렇게 애타던 아이스테가 그 수십 배의 은화를 그렇게 쉽게 자기에게 주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테도 이미 페디미안의 신비를 알아서 자신이 준 은화가 본래 잃어버린 은화일 리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고맙게 받았다는 사실도 깨달았지요.
그런 생각이 들자 거지 역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요? 그의 반짝이는 눈물 한 방울이 한 방울이 땅에 닿자 모두 은화로 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지는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지만, 조금 전에 아이스테가 여신의 은혜를 말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잠시 후 거지는 자신의 눈물이 변한 은화를 아이스테가 준 주머니에 주워담고는 걸음을 옮겼습니다.
얼마 후 거지는 아이스테가 기도했던 여신상에 도착한 뒤 주머니에서 자신이 적선 받은 은화 한 닢을 꺼내 갈무리하고는 나머지 은화와 주머니를 여신상에 봉헌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여신께 기원을 올리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거지가 봉헌한 은화들은 그가 떠난 후 다시 눈물로 돌아갔지만, 그것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그 후 며칠 뒤에 페디미안에 이상한 소문이 퍼졌습니다.
더는 은화가 땅에 떨어져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오래된 경험과는 맞지 않는 소문은, 적은 금액을 시험해 보는 사람들에 의해서 사실로 입증되었고, 결국은 페디미안의 신비한 현상이 사라졌다는 점에 모든 사람이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 사실이 국왕의 귀에까지 들어갔을 때 국왕께서는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그리고는 감추어진 사실이 드러났고, 아이스테의 이야기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국왕께서는 서로서로 자애하는 마음으로 기적을 일으킨 사람들을 칭찬하시고, 한편으로 여신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국고를 열어 페디미안에 큰 여신상을 만들기로 하셨습니다.
마침내 여신상이 완성되던 날 국왕께서 아이스테의 손을 잡고 첫 봉헌을 올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신상의 주변 땅속에서 그간 페디미안 사람들이 잃어버린 수많은 은화가 나타난 것입니다.
의논 끝에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그들이 잃은 은화에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나타난 돈을 모두 모아서 왕국 곳곳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고 국왕께 부탁했답니다.
국왕께서는 쾌히 승낙하시는 한편, 이 아름다운 사건을 왕국의 역사에 기록하여 길이 남기도록 명령하셨습니다.
페디미안에서 은화가 사라지는 신비한 일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지금이나 그 때나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페디미안의 신비가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사라졌는지는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아이스테와 그를 도왔던 선량한 사람들, 그리고 한없는 여신의 은혜 덕분이지요.
옛날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세상의 여느 사람들과 다른 점이 없는 보통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페디미안의 옛 사람들은 한 가지 점에서는 다른 곳의 사람과는 무척 달랐습니다.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모두가 조심스러운 사람들이었습니다.
페디미안의 사람들이 조심스럽다는 뜻은 그들이 말을 조심한다거나, 불이 날까 봐 조심한다거나 하는 것과는 달랐습니다.
페디미안 사람들은 한 가지 일에 남들과 다른 조심성을 발휘했습니다.
그리고 그 조심성은 심지어 페디미안에 잠시 머무르는 사람도 따를 수밖에 없는 조심성이었습니다.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철들 무렵에는 누구나 그 조심성을 갖게 되었고, 덕분에 그 일에 관해서는 무척 빨리 철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럼, 이제 페디미안의 모든 사람을 조심스럽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말할 차례로군요.
페디미안에서는 누군가 돈을 땅에 떨어뜨리면 그것은 영원히 사라집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의 돈은 은화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잃어버린 은화가 얼마나 되는지는 오직 여신만이 아실 일이었습니다.
페디미안에서 땅에 떨어진 돈이 사라지는 정확한 이유는 모릅니다.
어떤 사람들은 제미나 여신께서 자신의 영역에 접촉한 돈을 가져가신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여신께서 은화를 원하실 리가 없기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여신께서 은화를 탐내신다면 인간들은 애초에 땅에서 금은보석을 캐낼 수도 없을 테니 그것은 맞는 말 같습니다.
더구나 제미나 여신께서 굳이 페디미안에서만 은화를 거두실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여겨집니다.
아무튼, 까닭이 무엇이든 페디미안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고 사람들은 행여라도 돈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도록 언제나 조심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실수는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더구나 아직 나이 어린 소녀라면 더욱 그렇지요.
어느 날 아이스테(Aiste)라는 이름의 소녀에게 일어난 일도 그렇게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은화를 땅에 떨어뜨렸고, 잠깐은 길 위를 굴렀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간 곳 없이 사라졌습니다.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이럴 때 보통 자신의 부주의를 탓하며 곧 포기하지만, 아이스테는 달랐습니다.
왜냐하면 아이스테는 페디미안에서 은화가 사라지는 신비를 모르는 유일한 어린아이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스테는 은화를 잃어버리자 그것이 굴러가서 숨었다고 여겨지는 곳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찾던 아이스테가 마주친 것은 하수구 근처의 구석진 벽틈에 있던 거지였습니다.
아이스테는 나이 든 거지에게 부탁했습니다.
[혹시 제가 땅에 떨어뜨린 은화를 주우셨나요? 그랬다면 돌려주시면 좋겠어요. 그건 오늘 제가 하루 종일 일해서 번 돈이에요. 저는 그 돈이 꼭 필요해요.]
나이 든 거지는 아이스테의 말에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페디미안에서 떨어진 은화를 찾을 생각을 하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나이 든 거지는 아이스테에게 설명을 하려다가 문득 귀찮아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근처에 은화를 떨어뜨리고 못 찾았다. 네가 찾다가 내 것도 찾으면 좋겠다.]
거의 농담 삼아 이 말을 내뱉은 거지는 문득 나이 어린 아이스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네가 일한 곳에 가서 사정을 말하고 부탁하면 어떨까?]
그리고 망설이듯이 덧붙였습니다.
[네 은화는 내가 여기서 계속 찾아보마.]
그 말을 듣자 아이스테는 거지에게 고맙다는 말을 연신하고는 충고에 따라 걸어갔습니다.
거지는 자신도 모르게 불쑥 솟아난 친절한 마음 때문에 한 말에 책임감이 생겼지만, 멀어져 가는 아이스테의 뒷모습을 보자 그것이 그렇게 무겁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이스테는 페디미안 외곽의 과수원으로 갔습니다.
그날 아이스테가 일한 곳이 과수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과수원에서는 나무에서 열매를 따기도 했지만, 땅에 떨어진 열매를 줍는 일도 중요했어요.
열매 줍는 일은 손이 작은 사람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이 어린 아이도 일꾼으로 받아주었답니다.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사람보다 손이 작은 원숭이를 사용하는 곳도 있었는데, 원숭이는 어린이보다 훨씬 일을 잘하지만, 주운 열매를 자기가 먹는 일이 많아서 과수원 주인들은 말귀를 알아듣는 어린 아이도 곧잘 고용했습니다.
아무튼, 아이스테는 과수원 주인을 찾아가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주인은 마침 아내와 다투고 기분이 좋지 않았고, 페디미안에서 땅에 떨어진 은화가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스테가 다른 일로 돈을 써버리고는 자신에게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과수원에 떨어진 나무열매가 하나 남김 없이 주워지는 것처럼, 페디미안에 떨어진 네 돈도 다시 주울 수 있다. 그러니 네 삯을 두 번 달라고 말하지 말아라.]
아이스테는 과수원 주인의 서운한 말에 눈물이 글썽해졌습니다.
과수원 주인은 그 모습에 마음이 약간 흔들렸지만, 돈을 다시 주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모질게 먹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네가 정말 은화가 필요하다면, 은장이에게 가서 부스러기라도 얻어보려무나.]
그 말에 아이스테는 할 수 없이 발걸음을 은장이 집으로 돌렸습니다.
다행히 은장이의 집도 페디미안의 외곽에 있었습니다.
페디미안의 성내에 있다면, 실수로 자기가 깎는 은화나 은세공품을 땅에 떨어뜨리면 곤란하니까 말입니다.
그래서 혹시라도 있을 실수에 대비하기 위해 은장이들은 모두 페디미안의 외곽에 살았습니다.
아이스테는 은장이 집의 문을 두드렸고, 문가로 나온 은장이에게 사정을 설명했습니다.
은장이는 아이스테의 말을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리 어리다지만, 어리석구나. 페디미안에서 땅에 떨어진 돈은 모두 사라진다는 사실을 모르다니.]
아이스테는 그 말에 놀랐고 이어지는 은장이의 설명에 더 슬퍼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물었습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은장이도 그 이유를 모르기 때문에 그냥 떠오르는 대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미나 여신께서 가져가시든가 하겠지.]
그 말을 듣고 아이스테가 말했습니다.
[그럼 제미나 여신께 가서 부탁해야겠군요.]
은장이는 그 말에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만 말했습니다.
[그럴 생각이라면 내가 떨어뜨린 옛날에 떨어뜨린 은세공품도 돌려달라고 한번 같이 부탁해보렴.]
은장이는 진심을 담아 한 말이 아니었지만, 아이스테는 진심으로 은장이의 말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 떠났습니다. 은장이는 그제야 아이스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겸연쩍은 마음 때문에 멀어지는 아이스테를 부를 용기까지는 없었습니다.
아이스테는 많이 지쳤지만, 제미나 여신상을 찾아갔습니다.
제미나 여신상 앞에 엎드린 아이스테는 여신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제발, 제가 잃어버린 은화를 돌려주세요.]
그런 기도를 올리면서 아이스테는 그간 참았던 눈물을 흘렸습니다.
얼마나 울고 얼마나 기도했을까요?
아이스테는 문득 자신에게 응답하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나의 아이야. 네 것을 되찾고 싶다고?]
아이스테는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분이 제미나 여신이란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울음을 그치고 메인 목을 가다듬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여신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습니다.
[아이스테야, 지금 네가 내게 원하는 일은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니란다. 내가 다스리는 대지는 수고하지 않은 농부에게 곡식과 과일을 내주지 않는단다.]
[하지만 저는 오늘 열심히 일했는데요.]
[알고 있단다. 그러니 네게 그리고 네 이웃들에게 기회를 주도록 하겠다. 네 발 밑을 보려무나.]
그 말과 함께 여신의 음성은 그쳤지만, 아이스테는 발 밑에서 몇 개의 은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테는 그 은화가 놓인 땅을 보고 그것들이 모두 자신이 흘린 눈물이 변한 은화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테는 너무나 기뻐서 그 은화들을 모두 주웠습니다.
그리고 걸음을 옮겼지요.
몇 걸음 걷던 아이스테는 은장이 아저씨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다시 그 집으로 가서 문을 두들겼지요.
그러자 은장이 아저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와서 말했습니다.
[미안하다. 너를 그렇게 보내고 후회했다. 내가 은화를 몇 개 주마. 이번에는 떨어뜨리지 않도록 조심해서 집으로 가렴.]
그러면서 은장이 아저씨가 은화를 꺼내주자 아이스테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여신께서 제 은화 한 개를 돌려주셨어요. 거기다 더 주셨답니다. 그래서 저는 아저씨가 은을 잃어버렸다는 말이 생각나서 남은 것을 드릴까 해서 왔어요. 지금 주시려는 은화는 필요 없어요.]
은장이는 여신께서 은화를 돌려주셨다는 말에 반신반의했지만, 아이스테가 내미는 은화는 진짜여서 놀랐습니다. 은장이는 잠시 생각하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하자 너는 내게 주려던 것을 주고 너는 내가 주려던 것을 받는 거야. 어떠냐? 그러면 공평하지? 그리고 늘어난 은화를 담을 주머니도 하나 주마.]
그래서 아이스테와 은장이는 같은 양의 은화를 교환했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테는 은장이 아저씨가 준 주머니에 하나에서 여럿으로 늘어난 은화들을 넣었습니다.
은장이 아저씨를 작별하고 집으로 가던 아이스테는 문득 거지 아저씨가 아직도 자기 돈을 찾고 있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으로 가는 도중에 과수원 주인을 만났어요.
과수원 주인은 아이스테를 발견하고는 크게 기뻐하여 말했습니다.
[너를 찾고 있었다. 사실은 너를 그렇게 보내고 미안했거든…. 사과하는 의미로 네 품삯을 다시 주마. 이번에는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해라.]
그리고는 원래 품삯보다 많은 은화를 꺼내주려 했습니다.
그러나 아이스테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어요.
[제미나 여신께서 제 돈을 돌려주셨어요. 게다가 은장이 아저씨도 도와주셔서 지금은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고맙지만 괜찮아요. 자, 보세요.]
그렇게 말하며 아이스테는 은장이 아저씨에게서 받은 은화주머니를 열어 과수원 주인에게 보여주려다 깜짝 놀랐습니다.
여신상 앞에서 주운 은화와 은장이에게 받은 은화보다 훨씬 많은 은화가 들어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스테가 늘어난 은화 때문에 아무 말도 못 하는 사이 과수원 주인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튼, 이걸 안 주면 내가 부끄러우니 꼭 받아주렴.]
그렇게 말하고는 말릴 틈도 없이 열린 은화주머니에 돈을 던지듯 강제로 집어 넣고는 가버렸습니다.
아이스테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과수원 주인은 이미 너무 멀리 가서 아이스테는 그를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던 아이스테는 가던 대로 거지 아저씨에게 가기로 하고 걸음을 옮겼습니다.
아이스테가 거지 아저씨를 만났던 곳에 가까이 갔을 때; 거지는 아이스테를 먼저 발견하고는 그녀에게 허겁지겁 달려오더니 손가락으로 꼭 잡은 은화를 보여주면서 말했습니다.
[봐라. 내가 네 은화를 찾아냈단다.]
비록 거지 아저씨는 남루한 옷차림에 은화를 쥔 손가락은 때가 가득했지만, 아이스테는 그 모습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거지 아저씨가 그 은화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구걸을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고생해서 구걸한 은화를 찾아낸 은화라고 주려는, 거지 아저씨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아이스테는 그 은화를 소중하게 받아 들었습니다.
아이스테는 거지의 은화를 잘 갈무리 한 다음에는 자신의 은화 주머니를 거지에게 내밀며 말했습니다.
[이건 제 은화를 찾아주신 보답으로 드리는 선물이에요. 제미나 여신께서 은혜로 주신 것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말하고는 거지 아저씨가 미처 뭐라 대답도 하기 전에 서둘러 사라졌습니다.
거지는 잠시 아이가 사라진 방향을 보다가 아이스테가 주고 간 선물이 무엇인지 궁금해져서 그것을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는 수십 개가 넘은 은화를 그 안에서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만약 거지가 그 주머니가 아이스테가 처음 받았을 때는 물론이고, 자신과 만나기 전보다 지금 훨씬 무겁고 많아졌다는 사실은 알았다면 더 놀랐을 것입니다.
거지는 은화 한 닢에 그렇게 애타던 아이스테가 그 수십 배의 은화를 그렇게 쉽게 자기에게 주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아이스테도 이미 페디미안의 신비를 알아서 자신이 준 은화가 본래 잃어버린 은화일 리 없다는 점을 알면서도 고맙게 받았다는 사실도 깨달았지요.
그런 생각이 들자 거지 역시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지요? 그의 반짝이는 눈물 한 방울이 한 방울이 땅에 닿자 모두 은화로 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거지는 자기 눈을 믿을 수 없었지만, 조금 전에 아이스테가 여신의 은혜를 말한 것이 생각났습니다.
잠시 후 거지는 자신의 눈물이 변한 은화를 아이스테가 준 주머니에 주워담고는 걸음을 옮겼습니다.
얼마 후 거지는 아이스테가 기도했던 여신상에 도착한 뒤 주머니에서 자신이 적선 받은 은화 한 닢을 꺼내 갈무리하고는 나머지 은화와 주머니를 여신상에 봉헌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여신께 기원을 올리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거지가 봉헌한 은화들은 그가 떠난 후 다시 눈물로 돌아갔지만, 그것은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그 후 며칠 뒤에 페디미안에 이상한 소문이 퍼졌습니다.
더는 은화가 땅에 떨어져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오래된 경험과는 맞지 않는 소문은, 적은 금액을 시험해 보는 사람들에 의해서 사실로 입증되었고, 결국은 페디미안의 신비한 현상이 사라졌다는 점에 모든 사람이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 사실이 국왕의 귀에까지 들어갔을 때 국왕께서는 어째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리셨습니다.
그리고는 감추어진 사실이 드러났고, 아이스테의 이야기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국왕께서는 서로서로 자애하는 마음으로 기적을 일으킨 사람들을 칭찬하시고, 한편으로 여신의 은혜를 기리기 위해 국고를 열어 페디미안에 큰 여신상을 만들기로 하셨습니다.
마침내 여신상이 완성되던 날 국왕께서 아이스테의 손을 잡고 첫 봉헌을 올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여신상의 주변 땅속에서 그간 페디미안 사람들이 잃어버린 수많은 은화가 나타난 것입니다.
의논 끝에 페디미안의 사람들은 그들이 잃은 은화에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들은 나타난 돈을 모두 모아서 왕국 곳곳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고 국왕께 부탁했답니다.
국왕께서는 쾌히 승낙하시는 한편, 이 아름다운 사건을 왕국의 역사에 기록하여 길이 남기도록 명령하셨습니다.
페디미안에서 은화가 사라지는 신비한 일이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지금이나 그 때나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페디미안의 신비가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 사라졌는지는 이제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아이스테와 그를 도왔던 선량한 사람들, 그리고 한없는 여신의 은혜 덕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