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06 01:50:02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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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발단
2.1. 평화로운 일상2.2. 학교에서
3. 전개
3.1. 바다 사고와 의문의 전학생3.2. 거대 크라켄3.3. 자신의 본모습3.4. 삼촌의 작은 도움3.5. 크라켄 왕국
4. 위기
4.1. 여파4.2. 첼시와의 어울림4.3. 삼지창으로 향하는 길
5. 절정
5.1. 모녀 싸움과 첼시의 정체5.2. 거대한 전투
6. 결말
6.1. 댄스파티,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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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영화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의 줄거리를 다루는 문서.

2. 발단

2.1. 평화로운 일상

바다는 신비로운 세계란다. 육지에 사는 이들의 상상 그 이상의 곳이지. 너희들의 바다 밑에 뭐가 사는지 알고 있다는 생각들은 완전히 틀렸다고 보면 돼. 피에 굶주린 거대한 크라켄이 배를 집어삼켜 선원들의 목숨을 빼앗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봤겠지. (웃음)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사실 크라켄은 바다를 지키는 고귀한 존재야. 바다는 언제나 크라켄을 필요로 하고, 크라켄은 언제나 항상 그 부름에 답하지.
크라켄 여왕의 독백과 함께 바닷속의 해파리 무리가 가라앉은 배를 지나가고, 한 크라켄이 바다 위로 떠오르는 장면을 비추며 영화가 시작된다.

직후 화면은 집의 자기 방 침대에서 막 깨어나 전화를 받는 십대 크라켄 '루비'에게로 전환된다. 그녀의 인간 친구 '마고'로부터 온 전화는 정말 떨려 죽겠는데 너네 엄마가 뭐랬냐는 말로 시작하며, 루비는 어젯밤엔 겁나서 지금 물어보러 가겠다고 답한 뒤 전화를 끊는다. 이후 거울을 보며 간단하게 단장한 뒤 가방에 물건들을 넣고 방을 나와 아랫층 거실로 내려간다.

이후 루비는 학교에서 여는 댄스파티(prom)[1]에 가기 위한 프리젠테이션 영상을 준비하고는, 휴대폰으로 그것을 자신의 엄마인 '아가사'에게 틀어준다.
오, 안녕하세요! (목 가다듬음) 학교 댄스파티는 모든 인간 십대들의 신성한 의식입니다. 저는 인간인 척 하기 힘들어하는 크라켄이라, 애들이랑 섞이기 위해서는 댄스파티에 가야 하죠. 전 수학 영재로서,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해야 해요. '우리 가족은 어떤 이유에서든 바다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규칙이야 당연히 알죠. 저도 규칙 좋아해요. 진짜, 정말로요. 하지만 댄스파티는 물 속이 아니라 물 위의 보트에서 열려요. 만약 폭풍우가 올 때는 어쩌겠냐고 물으시겠다면, 제가 기상 데이터와 믿음직스러운 친구인 인터넷을 찾아본 결과로는, 그날 날씨는 아주 화창하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배의 선장님을 소개해드릴게요. (선장의 사진 클로즈업) 이 눈빛 좀 보세요, 정말 엄청나잖아요. 제 목숨을 걸어도 될 정도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저 '루비 길먼'이 댄스파티에 가야 하는 이유였습니다. (선글라스를 쓰며) 고맙습니다.
그러나 아가사는 열정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안 된다며 딱 잘라 거절하고, 육지를 벗어나지 않는 게 네게 최선이라며 이곳으로 이사 온 이유도 그거 때문이라고 말해준다. 그녀 옆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루비의 아빠 '아서'도 엄마 말이 맞다며 참견한다.

뒤이어 아가사에게서 아침 식사를 받아서 루비 옆에 앉은 그녀의 남동생 '샘'은 댄스파티가 식민지 가부장제의 유물(postcolonial patriarchal construct) 아니었냐고 말하고, 루비는 그러니까 저항의 표시를 보이기 위해 단체로 가는 거라 대답한다. 이때 아가사가 '길먼 부동산'라 쓰인 채 자신의 모습이 담긴 간판을 꺼내 가족들에게 보여주면서, 부동산 개업식 날 쓰기 위해 인쇄했다며 자랑스럽게 말한다. 루비는 시무룩하게 나도 그 행사 꼭 가야 되냐고 물으며, 이에 아가사는 사업의 승패가 달린 문제이니 집을 전부 팔아야 한다고 말해준다.

아서도 개업식 날에는 가게 문 닫고 행사장 가서 고기 구울 거라고 거드는데, 아가사가 그에게 '행복의 유리병' 사업 잘 되니까 직원을 더 고용하는 게 어떻겠냐는 말을 한다. 사실 아서는 인터넷 방송 사이트에서 행복의 유리병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면서, 유리병에 작은 배 모형을 직접 만들어 집어넣으면서 잔잔한 목소리로 말하는, ASMR 비스무리한 영상을 찍고 팔로워로만 약 21만 6천명 정도를 거느리는 꽤나 유명한 스트리머였다. 거기에다 그 병을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까지 운영하고 있기도 했다.

이에 루비가 두 분 다 꽤나 엄청난 커플이라고 말하자, 샘이 끼어들어서 겨우 그 정도 가지고 그러는 거냐며 난 패배를 모르는 피구 챔피언이라 자랑한다. 샘도 사실 학교에서 피구를 할 때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손쉽게 피하는 건 물론이고, 공을 던지기만 하면 전부 튕겨나가서 한 번에 맞추는 엄청난 실력자였다.

가족들의 자기자랑에 질린 루비는 전부 잘나서 좋겠다며 가방을 싸서 학교 갈 준비를 한다. 그러자 아가사는 넌 수학 잘한다며 루비에게 칭찬을 해주고, 그 말에 그녀는 '코너'가 수학 점수 높은 이유도 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때 샘은 루비랑 코너 둘이서 사랑하는 거냐며 농담을 던지는데, 그의 말에 루비는 샘과 서로 투닥거리며 싸우다가 아가사에게 말림당한다.

그러다가 아가사는 루비가 가방에 넣으려던 해양 생물학 잡지를 보고는 아직도 이딴 쓰레기를 읽냐며 인간들은 바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짜증을 낸다. 루비는 바다 밑이 완전 미지의 세계라면서 온갖 생물들이 살고 있다고 말하나, 아가사는 우리 같은 크라켄을 해치려는 괴물들 역시 있다며 이곳 '바닷가 마을'이 우리가 살 곳이라고 당부해준다. 이 틈을 타서 루비는 그럼 내가 마을에 적응하려면 댄스파티 가야 하니 보내달라고 은근슬쩍 빌어보지만 또 다시 거절당한다.

이제 다시 모두들 크라켄의 정체성을 숨기고 인간인 척 하며 밖으로 나갈 시간. 루비는 아가사에게 다른 사람들 속이면서 사는 거 지겹지 않냐고 묻고, 그녀는 이건 속이는 게 아니라 그냥 말을 안 할 뿐이라고 대답한다. 직후 아서는 가족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면 캐나다 출신이라고 대답할 것을 다시 상기시켜준 뒤, 다 같이 밖으로 나가며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한다.

2.2. 학교에서

루비네 가족이 사는 바닷가 마을은 이름처럼 바닷가와 맞닿은 곳에 위치한 항구 마을로, 여느 때처럼 루비는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마을을 가로질러 학교로 향한다. 그러나 가던 중 의도치 않게 마을 관광차를 막아서게 되고, 차를 운전하던 마을의 항해사인 '고든'은 자신의 애완 꽃게인 '데이비'와 함께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그녀를 바라본다.

눈이 마주친 루비는 당황하면서 인사를 건넨 뒤 학교로 마저 가려 하지만 고든은 너 길먼씨네 딸아이 아니냐고 물으며 그녀의 발걸음을 묶는다. 그러다 차에 탄 관광객들이 루비를 보고는 피부가 왜 이렇게 파랗냐고 묻는데, 아까 가족들이 상기시킨 대로 그녀는 캐나다 출신이라 그렇다면서 가방에 달린 캐나다 국기 뱃지를 보여준다.[2]

루비의 말에 관광객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순순히 물러난다. 고든은 내가 널 항상 지켜보고 있으니 조심하라며 그녀에게 주의를 주고는, 관광객들에게 마이크로 "이 관광이 시작된 곳에서 15년 전에 무시무시하게 큰 크라켄을 봤다"는 설명을 하면서 관광차를 몰며 다시 갈 길을 간다.

그때 루비의 폰으로 자신의 친구들인 '트레빈'과 마고, 그리고 '블리스'에게서 단체로 전화가 오고, 그녀 역시 다시 학교로 발걸음을 돌리며 전화를 받는다. 받자마자 친구들은 너가 물어본 거 어떻게 됐냐고 질문하며, 루비는 "엄마가 가지 말라고 했다"면서 "너네들이 기대한 답이 아니긴 하지만 어차피 안 되면 다른 거 하기로 했으니, 댄스 파티에 반대하는 파티나 하면서 가장 자유로운 음식인 퐁듀나 먹자"고 대답한다.

하지만 친구들은 기뻐하기보단 무언가 망설이는 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러다 마고가 먼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서, '케일라'가 자신에게 같이 댄스파티 가자는 제안을 했고 그걸 수락했다고 말한다. 이에 루비는 마음이 찢어질 만큼 아프지만 어쩔 수 없이 남은 다른 두 명이랑 같이 퐁듀 먹자고 말하나, 블리스가 말하길 "마고랑 케일라가 댄스파티 간다는 거를 트레빈이 듣고는 우리도 같이 가자고 말해서 나도 수락했다"고 한다.

마침 학교에 도착한 루비는 바로 입구 앞에 있는 친구들에게 달려가서 너네들한텐 의리 같은 게 아무것도 아니었냐고 묻는다. 마고는 의리가 당연히 중요하니까 너도 같이 가자고 대답하며, 배에만 있는다면 안전할 거라고 그녀에게 말한다. 그러자 루비는 "네들도 내 엄마가 어떤지 잘 아니까 내가 다른 계획을 세운 거다"면서 "그냥 케일라도 초대한 다음에 다 같이 영화 보며 퐁듀 먹자"고 제안하지만, 오히려 마고는 "퐁듀는 진짜 질리도록 먹었다"며 "너랑 의리 지키느라 못 간 바다 행사가 정말 많다"고 불평한다. 트레빈과 블리스도 맞장구쳐주는 건 덤.

그러면서 마고는 이건 그냥 파티가 아니고 댄스파티이니, 우리 모두 가고 싶다고 루비를 설득한다. 그러나 루비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냥 너네끼리 가라면서 내 엄마 때문에 네들 인생까지 망치긴 싫다고 말한다. 그 순간 트레빈이 엄마한테 말하지 않고 가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을 내며, 마고와 블리스도 이에 찬성한다. 하지만 루비는 엄마한테 들키면 어쩌려나 싶으면서 망설이고, 마고는 인생에 리허설 따윈 없으니까 엄마 말 무시하고 제발 같이 가자며 그녀에게 애원한다.

루비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댄스파티에 가기로 맘을 먹고, 파트너로 자신이 짝사랑하는 남자 학생인 '코너'를 고른다. 마고는 우선 파트너 신청부터 해야 한다며 신청할 방법은 있냐고 루비에게 묻는데, 그녀가 정한 방법은 다 풀면 그래프에 'PROM?'이라 그려지는 이차방정식 심화 문제를 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루비의 예상과는 달리 친구들은 큰 충격을 받고, 뒤이어 마고는 수학 문제로 파트너 신청을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기겁한다. 그러면서 좋은 파트너 신청 방법은 예술적이어야 한다며, 댄스파티는 호르몬이 끓어오르는 청소년기 최고의 시기인 만큼 최대한 위험 부담이 클 정도로 아주 저돌적이게 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한다.

수업에 들어가기 전, 복도 락커에서 루비는 하마터면 수학 숙제를 내줄 뻔했다며 시무룩해한다. 그러자 마고는 자기가 쓴 대본이나 광대 소품, 색종이 폭죽 등등을 루비에게 소개시켜 주나, 그녀는 그냥 파트너 신청 같은 거 하지 말까 고민한다. 그때 마침 코너가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복도로 들어오고, 그 광경을 보면서 설레는 루비는 그에게 파트너 신청을 하고 함께 댄스파티에 가는 상상에 깊이 빠진다.

그러다가 루비는 코너의 부름에 다시 정신을 차린 뒤 현실로 돌아오고, 뒤이어 그는 그녀에게 수학 과외 계속해주는 거 맞냐고 묻는다. 이에 루비는 계속 하는 거 맞다며 이따 보자면서 그를 '나의 파트너'라 불렀다가 다시 '수학 파트너'로 정정한다. 그런데 코너는 웃으면서 처음에 부른 게 나았다고 말한 뒤 다시 스케이트를 타며 교실로 들어가고, 그의 말에 희망을 얻은 루비는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마고에게 그 색종이 폭죽 좀 달라고 말한다.

3. 전개

3.1. 바다 사고와 의문의 전학생

수업 후 쉬는 시간. 루비는 파트너 신청을 위해 아까 마고에게서 받은 폭죽을 등에 메고, 잔뜩 긴장한 채로 코너에게 향한다. 마침 그는 바다 쪽 난간 앞 벤치에 앉아서 자기 친구들과 막 헤어지던 참이라 주위에는 둘 말고 아무도 없었다. 학교 벤치를 왜 바다랑 바로 맞닿은 곳에 설치해둔 걸까

우선 서로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루비가 아까 아침에 애들이 파트너 신청하던 광경 봤냐고 물어보는 것으로 얘기를 시작한다. 코너는 당연히 봤다면서 그냥 말해서 신청해도 되는데 왜 굳이 거창하게 이벤트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정말 웃긴다고 대답하며, 그 사이 루비는 폭죽을 몰래 꺼내서 고백할 준비를 한다. 그러다 둘은 댄스파티를 '식민지 가부장제의 유물'이라 생각하는 공통점을 찾게 되고, 코너는 이 때문에 댄스파티가 좀 별로이긴 하지만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그렇게 어느 순간 둘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흐르게 되는데, 이 타이밍을 타서 루비는 본격적으로 고백을 꺼내려 한다. 하지만 파트너가 되달라고 말하기 바로 직전까지 갔다가 자신감이 없어진 그녀는 바다 옆에 있으면 가끔씩 멀미가 나서 속이 안 좋다며 말을 돌리고, 코너를 등진 채 서서 자기 자신에게 대체 왜 그랬냐는 듯 소리없이 불평한다.

그때 루비의 등에서 그녀가 메고 있던 폭죽이 미끄려져 떨어지고, 호기심이 발동한 코너는 무슨 만화경 같은 거냐며 그걸 주워서 안을 들여다본다. 당황한 루비는 자기도 처음 보는 거라면서 폭죽을 손으로 잡아 도로 가져가려 하다가 실수로 발사 버튼을 누르게 되며, 그 즉시 어마어마한 폭발과 함께 색종이가 쏟아져나온다.

순간적으로 놀란 코너는 뒤로 자빠지다가 자신의 스케이트보드에 걸려 넘어지면서 바다에 빠지고, 루비는 크게 패닉하면서 바다를 들여다본다. 그러다가 우연히 바로 옆의 구명튜브를 발견하고는 그걸 던지나 줄이 짧아서 닿지 않았다. 이제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밖에 없는 상황. 루비는 난간을 천천히 넘으며 바다로 들어가려 하나 실수로 미끄러져 물로 추락한다.

갑작스런 상황에도 루비는 침착하게 숨을 참고 코너에게 헤엄치지만 알 수 없는 무지막지한 해류로 인해 그녀는 계속 휩쓸려나가며, 결국 미역에 몸이 엉킨 채 꼼짝하지 못하다가 의식을 잃는다. 그런데 루비의 왼손이 빛나기 시작하더니 이내 온 몸이 푸른빛으로 빛나게 되고, 이내 갑작스레 눈을 뜨면서 그녀로부터 바다 전체로 보라색의 파동이 퍼져나간다.

그 직후 커다란 무언가가 된 루비는 바닷속을 헤엄치면서 코너를 건져 구해주고, 의식을 찾은 그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난다. 한편 코너를 구해준 뒤 자신도 바다 밖으로 나온 루비는 방금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의아해하다가, 다시 코너를 떠올리고는 학교 광장으로 달려간다.

광장은 학생들로 바글바글했으며, 새로운 전학생이 코너를 구해줬다는 얘기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마침 마고가 루비를 발견하곤 와서 코너가 물에 빠져 죽을 뻔했다는 소식을 전하는데, 루비는 모르는 척 하면서 완전 대박이라고 반응한다. 그러다가 담요를 두른 채 광장 중앙의 동상 앞에 앉아 있는 코너를 보고 루비는 바로 그에게로 향하여 괜찮냐고 물어보고, 코너는 괜찮다면서 뭔가 번쩍하더니 그 뒤로는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난다며 오늘 새로 온 전학생이 자신을 구해줬다고 말한다.

'전학생'이라는 말에 루비는 의아해하다가, 이내 바로 건너편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둘러싸인 그 전학생이 고개를 돌리며 그녀를 맞이한다. 길고 빨간 머리에 짧은 하늘색 탱크탑과 진한 파란색 청바지를 입은, 마치 인어공주와 비슷한 색깔의 의상을 갖춘 그 여자 전학생은 엄청나게 인기 폭발이었다.

이내 전학생은 모두를 조용히 시킨 뒤, 거창하고 우아하게 자기소개를 한다.
"상상해봐. 아주 예쁘고 붙임성 있는 내가, 이 학교에 처음 전학 온 장면을. 길을 잃고 당황한 채로, 내 교실을 찾느라 헤매고 있었지. 그러다 갑자기-- (놀란 척 크게 심호흡한 뒤, 코너에게 다가가며) 웬 스케이트보드 타는 남자애가 물에서 허우적대는 걸 봤어. 내가 수영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그 순간 우리 엄마가 항상 하시던 말씀이 떠올랐어. "넌 정말 눈부셔"라고. 그리고, "큰 위험에는 큰 부담이 따르니 큰 일을 하라"는 것도 말야.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더 큰 일이 어디 있겠어?"
그녀의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학생들은 모두 환호하며 장미꽃을 마구 던진다.

한편, 전학생이 자신의 공을 가로채간 것에 어이없어하면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던 루비. 그러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에 자신의 오른손을 보는데, 손가락에 둥근 빨판과 물갈퀴가 생긴 데다가 빨판에서 빛이 나고 있었다. 불안한 마음에 루비는 광장에서 빠져나가려 하나, 전학생이 그녀를 불러 멈춰세우고는 얘기를 시작한다.

먼저 자신을 네덜란드계인 '첼시'라고 소개한 전학생은 루비에게도 이름이 뭐냐고 물어보고, 이에 그녀는 머뭇거리다가 자기 이름을 말해주면서 캐나다 출신이라고 덧붙인다. 첼시는 내 관심을 거부하는 거 같다면서 넌 뭔가 좀 독특해 보인다고 말해주고, 루비는 불안해하면서 나 지금 당장 가야 된다며 두 손을 든 채 뒤로 물러난다.

그런데 루비의 빛나는 오른손은 왼손보다 더 커져 있었다. 서둘러 팔짱을 껴서 손을 숨긴 루비는 자신을 보는 주위의 시선에 공황발작이 오면서 숨을 가쁘게 내쉬다가, 급해서 당장 가야 된다고 잽싸게 말을 내뱉고는 현장을 도망치듯 뛰쳐나간다. 마침 수업 시작 종이 울리면서 학생들은 다시 교실로 들어가고, 첼시는 광장에서 뛰쳐나가는 루비를 호기심 많은 눈으로 바라본다.

3.2. 거대 크라켄

같은 시각, 아가사는 한 부부에게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한 집을 판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부부는 다행히 집을 마음에 들어하고, 그런 그들에게 아가사는 여러 사탕발린 소리를 하면서 당신들이 이런 집을 가진 건 정말 행운이라고 말해준다.

한편, 아까 주위 학생들의 시선에서 빠져나온 루비는 학교 한구석에 위치한 문 닫힌 도서관 건물로 도망친다. 도서관 안은 불이 꺼진 채 어둑어둑했으며 댄스파티 기념을 위한 여러 풍선들로 가득했고, 그녀는 삼면이 책장으로 막힌 구석진 곳에 몸을 숨기고는 다신 바닷속에 안 들어가겠다면서 후회한다.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루비는 엄마인 아가사에게 전화를 건다. 그러나 이상하게 코너에게 전화가 가버리면서 재빨리 끊고 다시 전화하려 하다가, 엄마가 알면 난 끝이라고 걱정하며 마음을 돌린다. 이때 갑자기 자신의 다리가 3개로 변하더니 문어발처럼 커지면서 길이가 계속 늘어나기 시작하고, 뒤이어 자신의 몸까지 점점 커지는 데다 색깔까지 보랏빛으로 변한다. 루비는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이건 악몽이라고 소리치면서 자신의 모습을 부정한다.

그 순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도서관 사서가 안으로 들어온다. 조심스레 도서관을 둘러보던 그녀는 땅에 떨어진 '오만과 편견'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하고는 이게 왜 범죄물 서가에 있냐면서 다시 책장에 제대로 꽂아넣는다. 그런데 꽂아넣은 책이 흔들리면서 떨어지고, 그 틈 너머를 바라보자 커다랗게 빛나는 무언가가 꿈틀대면서 위로 이어지는 것이 보인다.

그렇게 점점 윗쪽으로 시선이 올라간 사서는 커다란 괴물이 된 루비와 마침내 눈이 마주치며, 루비는 입가에 검지손가락을 대면서 조용히 하라는 제스처를 취한다. 당연하게도 조용히 할 리가 없는 사서는 비명을 지르면서 도서관을 뛰쳐나가고, 루비 역시 놀라서 비명을 지르다가 몸이 더욱 커지더니 아예 도서관 건물을 박살내버린다.

또 다른 한편, 바다 한가운데서 관광을 계속 진행하고 있던 고든은 우연히 도서관을 박살낸 루비를 아주 멀리서 목격한다. 마침 한 관광객이 핸드폰으로 관광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고든은 다급하게 이를 뺏어서 크라켄이 다시 나타났다며 날 쫓아오고 있다고 소리친다.

크기가 어마어마해진 루비는 세 발로 걸어가면서 바로 옆 울창한 나무에 몸을 숨기고, 자신이 박살낸 도서관을 바라보다가 현장에서 우연하게 이 모든 걸 목격한 첼시와 눈이 마주친다. 루비는 당황하면서 다시 몸을 숨긴 채 주위를 둘러보던 중, 마을 저 멀리 꼭대기에 위치한 안개가 가득 낀 등대를 발견하고는 그곳으로 나아간다.

시점은 다시 아가사에게로 넘어가며, 집에 딸린, 바닷가와 마을의 경치가 훤하게 보이는 야외 풀장을 소개시켜주자 부부는 바로 집을 사겠다고 말한다. 아가사는 서류를 전부 준비해놓을 테니 임신한 아이에게만 신경쓰면 된다고 말해주고, 집을 사려는 부부는 신나서 서로 마주보고 얘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때 마침 아가사는 저 멀리서 거대 크라켄이 된 루비를 본다. 그 직후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웃으면서 아이가 태어나면 정신없을 테니까 지금 이 평화를 마음껏 즐기라고 조언해준 다음 둘을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간다. 이후 집 열쇠를 던져주며 "편하게 둘러본 다음 열쇠는 집 앞쪽 상자에 두고 가거나 그냥 가져가라"며 이따 얘기하자고 급하게 말하고는 자신의 차를 끌고 루비에게로 향한다.

차를 타고 가면서 루비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받지 않고, 아가사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이내 애써 진정하고 모든 게 잘 될 거라며 자기 자신을 안심시키는 그녀였으나, 곧바로 누군가를 치고 간 것처럼 차가 덜컹거리면서 급히 정차하여 내려 뒷쪽을 바라본다.

그곳에는 나뭇잎에 잔뜩 싸인 커다란 무언가가 바닥에 떨어져 있었으며, 아가사는 불안해하면서 천천히 그곳으로 다가간다. 뒤이어 그 무언가가 나뭇잎을 털어내면서 일어나는데, 그 속에서 '브릴'이라는 이름의 통통하게 생긴 남자 크라켄이 나오더니 우리 조카 루비를 보러 왔다고 말한다.

아가사는 놀라면서 내가 널 차로 쳤는데 아프지 않냐고 묻는다. 그러자 브릴은 하나도 안 아프다는 듯 멀쩡한 말투로 너네들은 이 중력을 어떻게 견디고 사는 거냐며, 아무튼 루비에게 축하 인사 전해주러 왔다는 등의 주저리를 마구 내뱉는다. 하지만 지금 당장 급한 건 자기 딸을 찾는 것이었기에, 아가사는 더 이상의 말을 막은 뒤 그를 끌어서 차 뒷좌석에 구겨넣고는 다시 루비를 찾아 나선다.

가는 동안 아가사는 브릴에게 여긴 왜 왔냐며 물어보고, 그는 바닷속에 있던 우리가 파동을 느꼈다면서 너네 어머님이 날 시켜 루비를 데리고 오게 했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래서 내가 바닷가에 들어가지 말라고 한 거라며 불평한 뒤, "그럼 왜 바닷가 가까이 사냐"는 그의 질문에 습기가 필요해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그때 차 밖으로 어마어마해진 크기의 루비가 꼭대기에 있는 등대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이 보이며, 마침 아가사가 달리는 도로 역시 등대 쪽으로 향해 있었기에 그녀는 속도를 내서 거칠게 운전하면서 등대로 올라간다.

3.3. 자신의 본모습

아가사는 등대 앞에 차를 주차하고는 브릴이 나오지 못하게 잠궈놓고, 등대 뒤에 숨은 루비에게 이리 나와서 집에 가자며 말을 건다. 하지만 그녀는 난 괴물이 됐다며 나오길 거부하고, 이에 넌 괴물이 아니니까 그런 생각 말라며 혼내지 않을 테니 잠깐 대화할 수 있냐고 물어본다.

자기 엄마의 말에 설득당한 루비는 잠깐의 고민 후, 자신의 거대한 손을 내려서 아가사를 태운 뒤 자기 얼굴 앞으로 데리고 온다.
아가사: 우리 딸, 착하지.
루비: 화내지 마세요. 엄마 말 들었어야 했는데, 제가...
루비 / 아가사: (동시에) 바다에 들어가버렸어요. / 바다에 들어가버렸지?
아가사: 나도 알아. 하지만 지금 중요한 건 네 안전이니까, 집으로 돌아가자.
루비: 저 좀 보세요. (울면서) 전 너무 커서 집에 들어가지도 않는다구요... 엄마...
아가사: (루비를 진정시키며) 우리 딸, 쉿. 시간은 걸리겠지만 다시 작아질 거야. (루비의 손에 앉으면서) 엄마가 여기서 기다릴게. 어디 안 가.
루비: (울음을 그치며, 훌쩍임) 엄마가 여기 와줘서 다행이에요.

약간의 침묵이 흐르고, 아가사는 예전에 루비가 해변에 떠밀려온 고래를 구해줬던 일에 대해 얘기를 꺼낸다. '클래런스 J. 휘퍼튼'이라는 이름의 고래를 7시간 동안 호스로 물을 뿌려주면서 밀물이 들어올 때까지 지켜줬었는데, 엄마와 이러한 얘기를 주고받자 루비의 마음이 점점 편안해지면서 크기 역시 줄어든다.

마침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루비는 아가사와 기쁨의 포옹을 한다. 그런데 어떻게 차 문을 따고 나왔는지 브릴도 끼어들어서 같이 껴안고, 그런 그를 보면서 루비는 아가사에게 이건 대체 뭐냐고 묻는다. 하지만 아가사는 아무 말 없이 둘 다 차에 태우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서 같이 노닥거리는 샘과 아서. 거칠게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루비에게 아서는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고, 그녀는 들은 게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알겠냐며 짜증을 낸다. 뒤이어 아가사도 집에 들어오면서 루비가 바다에 들어갔다 나왔다고 대신 대답해준다.

둘은 놀라면서 죽지 않았냐고 묻는데, 그 순간 브릴도 따라 들어오며 슬며시 대화에 끼어든다. 샘을 가리키면서 누구냐고 묻는 그의 대답에 아서는 별 거 아닌 것처럼 내 아들이라고 대답하고, 샘과 브릴은 각각 삼촌/남자 조카가 생긴 건 처음이라며 흥분해한다.

아가사는 집 창문을 전부 블라인드로 가리고 현관문을 걸어잠근 뒤, 루비와 아주 길고 긴 대화를 시작한다.
아가사: 루비, 심호흡하렴. 엄마가 설명해주마.
(루비와 아가사는 의자에 마주보며 앉는다.)
아가사: 네가 바다에 들어갔을 때, 네 진짜 모습이 나온 거란다.
브릴: (둘 사이에 끼어들며, 파티용 호른을 불면서) 크라켄!
(아서가 브릴을 끌어내고, 아가사는 한숨을 쉰다.)
아가사: 브릴 삼촌 얘기는 네가 거대 크라켄으로 변한다는 거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거 알아. 하지만 너만 그런 게 아니야.
(루비는 빨판과 물갈퀴가 생긴 자신의 오른손을 바라보고, 뒤이어 아가사도 자신의 오른손을 루비에게 내밀어 쥐었다가 핀다. 그러자 아가사의 손에서 없던 빨판이 생김과 동시에, 둘의 손에서 푸른빛이 난다.)
아가사: 엄마도 거대 크라켄으로 변하거든.
루비: (놀란 표정으로, 급하게 뒷쪽 책장으로 물러나며) 잠깐, 뭐라고요? 알고 계셨어요?
(아가사는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루비를 바라본다.)
루비: (자신의 바로 옆에 있는 유리병을 집어들며) 그럼 전 이거네요?
(루비는 유리병 안에 든, 크라켄이 배를 집어삼키는 모형을 가리킨다.)
루비: 인간들이 지어냈다고 하신 그 무시무시한 크라켄 말이에요.
브릴: 좀 불쾌한데.
아서: 저게 돈이 되거든.
(브릴은 아서에게 호른을 불면서 그의 말을 막는다.)
루비: 엄마가 말 안 하신 게 또 뭐가 있죠? 제가 배를 뒤집고 뱃사람들을 위협하는 거?
아가사: (루비가 든 유리병을 뺏으며) 아냐, 루비. 그런 게 아니야.
루비: 지금까지 항상 우리가 괴물로부터 숨어 산다고 하더니만, 사실 제가 괴물이었던 거잖아요! 어떻게 저한테 거짓말을 해요?
아가사: (웃으며) 거짓말이 아니라, 그냥 말을 안 했을 뿐이지.
: (휴대폰을 꺼내면서) 누나, 크라켄으로 변신해봐! 영상 찍어볼게.
아가사: 샘, 그거 집어넣어.
: 그래도 엄청 멋있어 보이잖아요.
루비: 하나도 안 멋있거든! 난 이미 이상한 애였는데, (자신의 오른손을 보며) 이건... 못 숨긴다고!
아가사: 숨길 수 있어.
루비: 엄만 이해 못 하세요. 매일마다 제가 다른 애들이랑 다르다는 걸 안 들키려고 얼마나 애쓰는데요! 머리카락으로 아가미를 가리고, 척추가 있는 것처럼 꼿꼿이 서서 다녀요. 그것만으로도 힘들어 죽겠는데, 이 오른손은 절대 못 숨겨요!
아가사: 괜찮아, 너가 조절할 수 있어. 엄마도 지난 몇 년간 숨기면서 살아왔단다.
루비: 그래도 엄마는 이 촉수로 학교에 가진 않으셨잖아요.
: 그럼 저도 촉수 생겨요?
아서: 안타깝지만 우리 가족 여자들만 거대 크라켄이 될 수 있단다.
브릴: 대신 남자들은 나이 먹을수록 둥글둥글해져. 그닥 좋진 않지.
(루비는 휴대폰으로 자신의 친구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아까 도서관을 부순 '괴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걱정스런 표정을 짓는다.)
아가사: 루비, 들어봐. 바다에 안 들어가고 육지에만 있으면, 변신 안 하고 두 발로 걸어다닐 수 있어.
루비: (계속 휴대폰을 보면서) 좋네요. 지금 학교 애들이 죄다 도서관 망가뜨린 괴물 얘기 하느라 바쁜데요 뭐.
(집의 전등이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아가사: 그게 너였다는 것만 모르면 괜찮을 거야.
아서: 네 몸이 변화를 겪는 거란다. 꽃이 핀다고 생각해 봐.
루비: 으윽, 아빠.
(가족들의 목소리가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루비의 머릿속이 몽롱해지고, 뒤이어 친구들의 채팅 내용까지 맴돌기 시작한다.)
루비: 모두 그만 좀 해요!
(루비의 외침에 가족들은 말을 멈추며, 계속 깜박거리던 전등도 팍 꺼진다.)
루비: (아서에게) 아빠, 이건 좋은 거 아니에요. (샘을 보면서) 샘, 내 촉수로 네 목 졸라버릴 줄 알아. (뒤돌아서, 아가사에게) 그리고 엄마, 전 못 해요. 지금은 감당이 안 돼요!
(루비는 화를 내면서 자신의 방으로 올라간다.)
브릴: 나한텐 아무 말 없나 보네.
루비: (계단을 올라가다 말고 소리치며) 누군지도 모르거든요!

3.4. 삼촌의 작은 도움

자기 방으로 올라간 루비는 배개에 얼굴을 대고 소리를 지르면서 울분을 내뱉는다. 그때 아가사와 브릴이 거실에서 서로 얘기하는 소리가 새어나오고, 이를 들은 루비는 자신의 애완용 바다 강아지인 '네시'와 함께 방을 나와 계단에서 몰래 둘의 얘기를 엿듣는다.

브릴은 내가 누나를 찾은 만큼 바다에 있는 다른 이들도 찾는 건 시간문제일 테니, 네 엄마는 루비를 돕고 싶어하시니까 집에 와서 얘기해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가사는 엄마가 말로만 항상 돕고 싶어한다고 하면서 루비는 이제 육지 사람이니까 내가 알아서 잘 돌보겠다고 말하고는 브릴을 내쫓는다.

루비는 네시에게 "엄마가 왜 나한테 저렇게까지 숨기려 하는 거냐"고 속상해한다. 그런데 그 직후 네시가 브릴이 아까 불어댔던 파티용 호른을 입에서 내뱉으며, 이를 본 루비는 넌 정말 천재라면서 삼촌은 숨김없이 다 말해줄 거라고 한 뒤 집 밖으로 나가 브릴을 찾는다.

자신의 오른손을 품에 숨긴 채 마을을 가로질러 가는 루비. 고든이 돌아다니면서 "크라켄이 돌아왔으니 문을 잠그라"고 외치는 경고를 무시한 채 계속 브릴을 찾아보지만 마을에 안개가 자욱해서 전혀 보이지 않고, 루비는 수로 난간에 기대어 한숨을 내쉰다.

그 순간 옆에서 브릴의 비명 아닌 비명소리가 들린다. 그곳으로 황급히 가보자, 부두 쪽에서 핫도그를 든 그에게 갈매기들이 떼로 달려들고 있었다. 루비는 브릴의 핫도그를 빼앗아 바다로 던져 갈매기들을 떨쳐내고는 누가 보내서 왔냐고 물어보는데, 그는 나 말고 네 엄마한테 물어보라며 난 비밀 같은 거 못 지킨다고 말한다.

이에 루비는 엄마가 아무 말도 안 해준다며 대답하고, 그런 그녀에게 브릴은 그럼 나도 말 못 한다면서 할머니 얘기는 너네 엄마가 더 잘 안다고 말해준다. 순간 누가 자길 보냈는지를 얼떨결에 말해버린 그는 당황하면서 말을 얼버무리며, 루비는 나한테 할머니가 있었냐면서 놀란다.

그러다 그녀는 무언가 생각 하나를 떠올린다. 바로 여자들만 거대 크라켄이 되는 거라면 할머니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는 것. 그러나 브릴은 네 할머니는 물 밖으로 전혀 나오지 않는다며, 육지는 거대 크라켄이 살 만한 데가 아닌데도 네 엄마가 어떻게 버티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다시 생각에 빠진 루비는 난 거대 크라켄이 어떤 존재인지도 모르지만 안 알려주는 건 너무하다면서 계속 기다릴 수는 없다고 말하고, 브릴도 그녀의 말에 맞장구쳐준다. 그때 날이 어두워지면서 마치 바다 쪽으로 길을 안내하듯 부두의 전등이 차례대로 켜지는데, 그녀는 이를 따라 천천히 걸어가면서 이제 내 인생은 내가 정하겠다며 그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할머니 단 한 명 뿐이라고 외친다.

하지만 브릴은 네 엄마가 알면 난 죽는다면서 루비를 잽싸게 막아선다. 그녀는 짜증스러운 듯 탄식을 내뱉고, 심호흡한 뒤 그를 안아주면서 삼촌은 나한테 정말 도움이 되었다고 부드럽게 말한다. 브릴 역시 루비를 안으면서 15년 만에 널 처음 안아본다며 감동한다.

그런데 루비는 무언가 다른 생각이 있는지, 정말 미안하다고 말한 다음 브릴 뒷쪽에 놓인 쓰레기통에서 버려진 핫도그를 슬며시 꺼내 그에게 건넨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는 행복해하며 핫도그를 받는데, 뒤이어 갈매기들이 다시 그를 둘러싸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브릴이 갈매기에 둘러싸여 아무것도 못하는 동안 그녀는 부두 끝자락으로 달려가서 심호흡을 깊게 한 번 하고는 바다로 뛰어든다.

바닷속 깊이 가라앉은 루비. 곧이어 온 몸에서 보랏빛이 나더니, 이내 세 발 달린 거대한 크라켄으로 변한다. 학교에서 도서관을 부쉈을 때의 그 모습 그대로지만, 이번엔 물 속이라는 게 다르다면 다른 점이다. 그녀는 자신의 진짜 모습에 놀라워하면서 물 속을 마구 헤엄쳐본다.

그렇게 한창 새로운 몸을 시험해보던 중, 브릴 역시 물 속으로 와서 머리 잘 썼다며 루비를 인정해준다. 그러다가 자기보다 몇십 배는 더 커진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보곤 깜짝 놀라고, 이제 널 내가 직접 데리고 나갈 순 없겠다며 어쩔 수 없이 할머니가 있는 곳으로 길을 안내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바다를 헤엄칠 시간. 처음 써보는 몸이다 보니 초반에는 익숙해하지 못하지만, 얼마 안 가 제대로 적응하며 엄청난 속도로 물 속을 헤엄쳐간다. 다른 한 편, 배를 타고 아까 목격한 크라켄을 찾으러 나선 고든은 물 속에서 보랏빛의 무언가가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보고 사악한 웃음을 짓는다.

할머니에게 가는 동안 루비는 이전에 자신이 살려줬던 고래인 클래런스 J. 휘퍼튼과 다시 재회하고, 알록달록한 해파리와 형형색색의 바다 생물들이 헤엄치는 광경을 본다. 이에 그녀는 브릴에게 바닷속에 사는 건 상상 그 이상으로 정말 환상적이라고 고백한다.

3.5. 크라켄 왕국

브릴을 따라서 바다 매우 깊숙한 곳으로 한참을 내려간 끝에, 마침내 크라켄들의 고향인 크라켄 왕국이 나타난다. 다리와 팔이 여러 개 달린 크라켄 모양의 건물처럼 생긴 이 아주 큰 왕국은 건물 겉에서부터 아주 화려하게 빛나는 채로 치장되어 있었다.

왕국 안으로 들어가자 루비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안쪽은 바깥쪽보다도 화려하다 못해 매우 경이로웠는데, 오죽하면 브릴이 너무 지나치게 화려한 거 같긴 하지만 그래도 왕족들은 다 그렇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때 브릴의 "왕족"이라는 말에 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내 할머니가 왕족이냐고 묻는다.

그 순간 위에서 루비의 할머니가 헤엄쳐오며 '여왕'이 맞다고 인정한다. 뒤이어 전사들의 여왕, 최강의 군주, 7대양의 지배자 등등의 별명으로 불린다면서 자신을 소개하고는 루비를 꼭 안아주고, 그녀는 할머니가 여왕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감탄한다.

이때 여왕은 자신을 그냥 '할마마마'로 부르라 말하고, 보아하니 왕실의 장엄한 분위기에 놀란 거 같다며 네 엄마가 왕족 얘기 안 해주셨냐고 묻는다. 이에 루비는 별일 아니라 생각하셔서 말해주시지 않은 거 같다고 대답하는데, 그 말에 여왕은 아가사의 이름을 크게 외치면서 분노한다.[3]

잠시 후, 분노를 추스른 여왕은 이 할마마마한테 전부 말해달라면서 루비에게 인간들과 지내는 건 괴롭지 않냐고 물어보며, 그녀는 인간들은 전부 친절하다며 어떤 남자애한테 댄스파티 신청까지 했다가 잘 안 됐다고 침울하게 말한다. 그러자 여왕은 그깟 일들 전부 잊어버리고 넌 더 큰 일을 할 녀석이라고 말해주면서 그녀를 어딘가로 이끈다.

루비는 자신의 할머니를 따라 왕국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자 어마무시한 숫자의 크라켄 백성들과 마주하고,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백성들을 보면서 기쁜 표정을 짓는다. 뒤이어 여왕이 그녀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면서 "15년 만에 드디어 내 손녀인 루비 공주가 돌아왔으며 나의 후계자가 될 것"이라 말한다.

할머니의 말에 루비는 당황하면서 자신의 귀를 의심한다. 하지만 여왕은 넌 공주가 맞다면서 확인사살을 해준 뒤, 그녀를 왕좌에 앉히고는 백성들에게 한 마디 하라고 말을 너지시 건넨다. 그녀는 숨을 가쁘게 내쉬며 겁에 질리다가 "정말 미쳐버릴 거 같다"고 겨우 말을 꺼내는데, 오히려 백성들은 그녀의 말을 되새기며 엄청나게 환호한다.
한편, 아가사는 늦은 밤까지 집의 1층 거실에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자신의 노트북을 바라본다. 그러다 문득 루비가 떠올라 2층에 있는 그녀의 방으로 향하는데, 침대에서 코 고는 소리를 듣고는 안심하면서 방을 나선다.

그런데 사실 루비는 침대에 없었고, 그 대신 네시가 이불을 뒤집어쓴 채 코 고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네시는 아가사가 나간 것을 확인하고 이불 밖으로 슬며시 나오면서 웃음을 짓는다.
다시 크라켄 왕국으로 돌아와서, 루비는 사람 잘못 봤다며 전 그저 평범한 십대일 뿐이라고 말한다.[4] 그러나 여왕은 "우리 집안 여자들은 거대 크라켄으로 변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다"며 "넌 이 지구에서 유일하게 이 힘을 가진 세 명 중 한 명"이라고 말해주고, 과거의 이야기가 그려진 벽화들이 있는 공간으로 그녀를 데리고 가서 크라켄의 역사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여왕: 우린 바다와 바다의 생물들을 지켜야만 해. 하지만 많은 괴물들이 우리 자리를 노리고 우리의 왕자를 빼앗으려고 시도해왔지. 당연하지만,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어. (각 괴물들의 조각상을 보여주며) 리바이어던도, 우미보즈도,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가장 힘에 굶주리고 위험한...
루비: 인어요?
여왕: 맞아, 인어란다!
루비: 근데 인간들은 인어 좋아하는데요.
여왕: 당연하겠지. 인간들은 멍청하거든. 인어들은 이기적이고, 자아도취가 심한 데다, 머릿결도 별로야. 그 중에서도 가장 최악은 인어들의 여왕인 '네리사'지. 그녀는 바다 생물들이 자신만을 섬기도록 바다를 조종하려고 했어. 일반적으로, 인어들은 너무 약골이라 우리 거대 크라켄과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아. 하지만 네리사는 고대 무기인 '오시어누스의 삼지창'을 찾아냈어. 거대 크라켄을 끝장낼 수 있는 유일무이한 무기지. 우린 인어들에 맞서 싸웠고, 결국...
(화면은 인어들의 공격에 크라켄들이 쓰러져나가는 벽화를 비춘다.)
여왕: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했어. 그렇게 처참히 끝장날 뻔한[5] 우리를, 네 엄마가 구해줬단다.
(여왕은 루비에게 네 발 달린 거대한 분홍색 크라켄의 벽화를 보여준다.)
루비: 말도 안 돼요. 엄마가 저렇게 멋있었다구요?
여왕: 우리들 사이에서도 가장 위대한 전사였지. 뭐, 내 지혜를 물려받았으니 당연한 소리겠지만 말이다. 네 엄마는 저 포악한 인어들과 위대한 전투를 벌인 끝에, 마침내 창을 빼앗았어. 여왕이 될 자격을 보여준 거야. 정말 찬란한 승리였어. 네리사는 비굴하게 도망쳤단다. (웃음) 인어들을 완전히 끝내버릴 기회가 있었는데, 갑자기 네 엄마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더구나. (점점 화가 치밀어오르는 목소리로) 창을 어딘가에 숨기고는, 왕국과 동족을 떠나더니, 한다는 짓이 인간 놀음이라고?
순간적으로 분노한 여왕은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레이저는 벽화 이리저리에 튕겨나가다 터진다. 그걸 본 루비는 눈에서 레이저가 나온다며 감탄하며, 여왕은 "생물체의 빛에서 전기가 흐르는 것이긴 하지만 엄청나게 쎄다"면서 너도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다.

어색한 순간에 거대해지는 거 말고 다른 힘이 있었냐면서 묻는 루비에게, 여왕은 넌 특별하고 네 마음 깊은 곳에 엄청난 가능성이 있으니 자신이 가르쳐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너는 크라켄으로 변한 인간이 아니라 인간인 척 하는 크라켄이라는 사실을 다시 되새겨주며, 너가 그 힘을 알게 된다면 크라켄 여왕이 되고 싶을 거라는 것도 말해준다. 거기에 너가 아무리 애써봤자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약간의 협박 같은 경고도 덧붙인다.

하지만 루비는 잘 모르겠다며 전 십대라서 수학이랑 코너가 좋다고 말한다. 이에 여왕은 잘 알겠다면서 너랑 같이 시간을 보내니 정말 좋았다고 말한 뒤 루비를 보내주고, 그녀는 진실을 말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한 다음 왕국을 빠져나간다. 이를 지켜본 브릴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그냥 보내준 거냐고 물어보는데, 여왕은 걘 다시 돌아올 거라며 크라켄은 항상 부름에 답한다고 말하고는 왕국 안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브릴은 아가사한테도 그렇게 말했다면서 혼잣말을 중얼거린다.

4. 위기

4.1. 여파

루비는 왕국을 나와 다시 바다 위로 올라가면서 다른 고래들과 헤엄치는 클래런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집으로 향한다. 그런데 갑자기 몸에 웬 밧줄이 걸리면서 꼼짝달싹 못 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아까 물 밑의 루비를 목격하고 미리 설치해뒀던 고든의 함정에 걸린 것이었다. 그녀가 걸려든 것을 본 고든은 크라켄이 나타났다며 크게 소리치고는 데이비에게 배 조종을 맡긴 뒤 자신은 작살총을 장전한다.

다급한 상황에서 몸부림치던 루비는 아까 할머니가 알려줬던 '눈에서 레이저 쏘는 능력'을 시전하려 하나, 어째서인지 눈만 잠깐 번쩍거릴 뿐 레이저가 나가지 않았다. 그렇게 고든에게 잡혀가 정체를 들키나 싶던 순간, 갑자기 웬 인어가 나타나 루비에게로 오던 작살을 잡고는 그걸로 밧줄을 끊어서 그녀를 풀어준다.

어안이 벙벙한 루비에게 그 인어는 우아하게 자기소개를 하는데, 인어의 정체는 바로 전학생 첼시. 그녀는 당당하게 자신이 인어 종족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내가 전에 네 공을 가로채갔으니 이번엔 널 구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 동안 고든은 도저히 안 되자 아예 폭탄까지 준비하여 물에다 던지며, 둘은 폭탄을 피해 달아난다.

한숨 돌리고 바다를 헤엄치는 루비와 첼시. 루비는 믿어지지가 않는다고 먼저 말을 꺼내는데, 첼시는 묻기도 전에 내 예쁜 몸매나 자기가 인어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 거냐며 자만심을 한껏 뽐낸다. 그러면서 서로 공통점을 얘기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겨 좋다고 얘기하면서 루비를 '바다 세계의 슈퍼 절친(super sea-girl bestie)'라 부른다.

그러나 루비는 걱정스런 말투로 "아까 구해준 건 고맙지만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내 최대 관심사는 댄스파티였는데, 갑자기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이 생겼다"며 "그냥 집에 가서 한숨 푹 자고 다 잊어버리고 싶다"고 말한 다음 혼자 집으로 간다. 그런 그녀의 태도에 첼시는 실망한 듯, 너가 그렇게 쌀쌀맞은 태도로 나온다면 뭐 어쩔 수 없다면서 말하고 자신 역시 집으로 헤엄쳐간다.

창문을 통해 자신의 방으로 몰래 들어온 루비는 지친 표정으로 침대에 누우며, 자신에게 가까이 온 네시를 꼭 끌어안고 같이 잠자리에 든다.

다음 날 아침, 루비는 알람 소리에 크게 놀라 숨을 가쁘게 쉬면서 일어난다. 이후 다시 안정을 되찾고는 원래 일상대로 학교 갈 준비를 마친 뒤, 자기 자신에게 그냥 다른 날처럼 평범하게 학교 가서 생활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방을 나서기 전, 자기가 바다에 들어갔다 온 것을 엄마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입에다 스프레이를 뿌려서 소금물 냄새를 없앤다.

한편, 아가사는 1층에서 밤새도록 자신의 노트북으로 루비와 함께했던 옛날 사진들을 보고 있었다.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한창을 노트북 화면만 바라보던 중, 아서가 그녀에게 커피를 건네면서 이제 자책은 그만하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아가사는 왜 내가 루비한테 진작 이야기하지 않은 거냐며 후회하고, 이에 아서는 당신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걜 지키려고 했던 거라면서 그녀를 위로한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루비가 나처럼 다 때려치고 도망가거나 자기 엄마를 미워하게 되면 어떡하냐고 더욱 크게 걱정하며, 아서는 그런 자신의 아내를 껴안고는 루비가 당신을 많이 사랑하니까 도망갈 일 없다고 다독여준다. 그렇게 둘이 걱정스러워하는 것에 정신이 팔린 동안, 루비는 몰래 방을 나와서 거실을 지나 소리없이 문을 천천히 열고 나가려 한다. 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끼익대는 소리가 나서 들켜버리고, 이를 본 아서는 어쩌면 진짜 도망갈 수도 있겠다면서 방금 한 말을 취소한다.

아가사는 괜찮은 척 루비에게 잘 잤냐고 말을 건네며, 루비 역시 괜찮은 척 하면서 완전 쌩쌩하다고 말한 뒤 서둘러 나가려고 한다. 그러나 루비의 얼굴이 빨갛고 입에서 소금물 냄새가 나는 것을 눈치챈 아가사는, "이 엄마한테 뭔가 숨기는 게 있다면 그럴 필요 없으니까 나중에 다 얘기해달라"고 말한 뒤 그녀를 보내주고 한숨을 내쉰다.

역시나 학교에서는 온통 '도서관을 부순 괴물' 이야기 뿐이었다. 뉴스 기자들이 나와서 사서를 인터뷰하고, 노란색 방호복을 입은 이들이 도서관 잔해를 뒤지며, 학생들은 홈스쿨링 하겠다/도서관이 있었냐/도서관 없어져서 좋다/고질라도 못 이길 거다/지금 상황이 이런데 굳이 수학을 배워야 하냐 등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루비는 후드를 푹 눌러쓰고 주위 사람들의 그러한 행동을 애써 무시하면서 학교 안으로 들어가던 중, 마침 학교 입구 앞에서 친구들을 만난다.

친구들은 어제 왜 문자 답장 안 했냐며 너가 그 크라켄 괴물한테 잡아먹힌 줄 알았다고 엄청 걱정한다. 루비는 애써 모르는 척 하면서 크라켄이 진짜 있겠냐고 답하나, 마고가 그녀에게 영상 하나를 보여준다. 바로 인터넷 사이트에 고든이 올린 한 영상이었는데, "15년 전에 너넨 크라켄이 존재한다는 내 말을 믿지 않았다"는 말을 시작으로 거대 크라켄이 된 루비가 도서관을 부순 광경을 멀리서 촬영한 영상[6]을 보여주고는 "저 녀석을 밖으로 끌어내서 진짜 모습을 봐보자"고 외치는 내용이었다.

영상을 본 루비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다가, 어차피 고든 선장님은 괴짜이고 구독자도 10명 밖에 안 된다며 진지하게 귀담아들을 필요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문제는 고든의 영상을 흥미롭게 본 트레빈이 자기 SNS 계정에 그 영상을 공유해버리는데, 알고 보니 그는 게임 라이브 방송으로 구독자 14만명을 거느린 나름 유명한 인플루언서였다.

고든의 영상은 삽시간에 인터넷으로 퍼져나갔고, 곧 주위에는 트레빈이 공유한 영상을 보는 학생들로 가득해져 나갔다. 심지어 코너도 그 영상을 보고는 살아있는 진짜 괴물이 있었다면서 감탄하기까지 한다. 자신의 모습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갔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짝사랑하는 코너에게까지 괴물 취급을 받게 된 루비는 숨을 가쁘게 쉬면서 패닉하다가 학교 안 화장실로 들어가서 틀어박힌다.

4.2. 첼시와의 어울림

아무도 없는 학교 화장실의 변기칸에 웅크려 앉은 루비는 심호흡하며 마음을 애써 진정한다. 그때 첼시가 다른 학생들과 크라켄 얘기를 하며 화장실로 들어오는 것을 몰래 엿듣고, 변기칸에서 튀어나와 그녀에게 얘기 좀 하자고 말을 건다. 이에 첼시는 다른 애들을 전부 화장실에서 내보낸 뒤 루비와 둘만의 얘기 시간을 갖는다.

루비는 어제 도망가서 미안했다며 먼저 말을 꺼내는데, 첼시는 미안하다는 말은 너무 뻔하니까 그냥 본론을 얘기하라고 말한다. 그렇게 그녀가 꺼낸 본론은, "넌 육지에 올라온 지 하루 만에 벌써 적응했지만 난 평생을 육지에서 살았는데도 여전히 이상하다"면서 "나는 그냥 평범한 십대가 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첼시는 그건 너무 재미가 없다며, 넌 거대 크라켄이니까 평범한 십대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지 않냐고 말해준다. 그러면서 너한테 필요한 건 네 인생이 얼마나 멋진지 깨달은 것이니까 학교 땡땡이치고 바다에서 놀자는 제안을 한다. 뭔가 달콤해보이는 그녀의 제안에 루비는 웃으면서 받아들이고, 둘은 4일 남은 댄스파티 준비로 한창 바쁜 학교를 빠져나와 바다로 뛰어든다.

그렇게 단 7시간 만에 7대양을 전부 돌은 루비와 첼시는 해저 바닥에 나란히 누워서 바다를 올려다보며 서로 말을 나눈다.
루비: 오늘 진짜 엄청났어. 7대양을 단 7시간만에 돌다니! 그리고 수정 해파리는 해양 생물학 잡지에서 본 거랑 완전 다르던데. 미안, 이런 얘기하기엔 좀 그렇지?
첼시: 아니.
(둘은 웃어대고, 루비는 이내 바다 저 위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떼를 보며 감탄한다.)
첼시: 네 엄마가 이걸 전부 숨기셨다니, 믿기지가 않아.
루비: "숨어야 산다". 이게 우리 집 좌우명이거든.
첼시: 좌우명은 시시해. 이게 내 좌우명이야. 난 숨는 게 싫어.
루비: 그래도 넌 학교에서 인기 엄청나잖아. 모두한테 사랑받고. 넌 모든 걸 가진 거 같아.
첼시: 전혀 아냐. 삼지창 전투 이후로, 우리 인어들은 전부 숨어 살았어. (우울한 말투로) 견디기가 너무 힘들더라. 갇힌 듯한 기분이라, 난 도망쳤어. 하지만 이곳 바닷가 마을 고등학교에 오니까, 너무 외로웠어. 아무도 내 진짜 모습을 몰라줬거든. (갑자기 신나는 말투로) 그러다가 바다 세계의 슈퍼 절친인 널 만난 거야! 이제 세상이 완전 달라 보여.
루비: 인어와 크라켄의 전쟁만 아니었다면 우린 서로 자유롭게 지낼 수 있었을 텐데.
첼시: 아, 당연하지. 근데 여자애 둘이서 역사를 바꿀 순 없는 노릇이잖아.
루비: 잠깐. 수학 영재의 첫 번째 원칙이 뭐게?
첼시: 흐음... 수학 영재 얘기 안 꺼내는 거?
루비: 아니, 가장 먼저 문제를 파악하는 거. 첼시, 제발. 이 전쟁을 끝낼 방법이 있을 거야. 그럼 넌 더 이상 크라켄들로부터 숨어 살지 않아도 되고, 난 복수를 위해 훈련받는 공주 겸 전사가 될 필요도 없겠지.
첼시: 사실, 방법이 하나 있어. 상상해봐: 첼시 밴더지와 루비 길먼이 바다를 구하는 장면을! 그러려면 먼저 오시어누스의 삼지창을 찾아야 하지.
루비: 우리 할머니가 계속 집착하시는 그 거대한 포크 말야?
첼시: 맞아, 삼지창! 잘 들어. 삼지창을 찾으면, 우린 더 이상 전쟁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평화의 상징이 되는 거야!
루비: 그럼 할머니가 나한테 전투 훈련 시키지 않아도 되겠네. 바다든 육지든 내 진짜 모습으로 돌아다닐 수도 있어! 안 싸워도 돼!
첼시: 그리고 인어들도 공포에 떨면서 살 필요가 없어. 안 숨어도 되고!
루비: 싸우지 않아!
첼시: 숨지 않아!
루비 / 첼시: (동시에) 싸우지 않아! 숨지 않아! 싸우지 않아! 숨지 않아!

한편, 아서와 샘은 집에서 저녁식사를, 아가사는 부엌에서 '캐롤'이라는 여성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있었다. 개업식 파티가 걱정된다는 캐롤의 말에 아가사는 걱정 말라며 도서관에서 정확히 뭔 일이 있었는진 아무도 모른다면서, 아마 가스 사고일 수도 있다고 한 뒤 고객들은 바닷가 마을의 고요한 분위기를 좋아할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샘이 핸드폰으로 보던 뉴스 영상에서 "바닷가 마을의 고요한 분위기는 공포로 바뀌었다"는 말과 함께 "거대 크라켄을 봤다는 목격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속보가 나온다. 그 순간 브릴이 능청스럽게 집으로 들어오고, 아가사는 통화를 잠깐 멈추고는 그에게 왜 왔냐며 짜증을 낸다. 이에 브릴은 내가 빈손으로 왔더니 엄마가 완전 열 받아서 잠깐 몸 좀 피하려고 온 거라 대답한다.

이때 아서가 느낌이 안 좋다면서 둘을 불러 뉴스 영상을 보여준다. 영상에서 기자는 크라켄을 봤다고 주장하는 고든을 인터뷰하고 있었는데, 인터뷰 도중 그는 어깨에 있는 데이비를 기자 얼굴에 달려들게 해서 무력화시키고는 마이크를 뺏더니, 아예 카메라까지 잡아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을 테니 같이 크라켄을 잡으러 갈 신체 건장한 분들을 모집한다"고 외친다.

영상을 본 아가사는 당황하다가, 무슨 일이냐고 묻는 캐롤에게 괜찮으니까 토요일에 만나자며 말하고 끊은 뒤 가족들을 보면서 무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웃는다. 이를 본 그들은 "우리가 하기 싫은 일 시킬 때 저 표정이 나온다"며 잔뜩 긴장한다.

그날 밤, 아서와 브릴, 그리고 샘은 아까 영상에서 본 대로 크라켄 사냥을 위해 사람들을 모집하는 고든에게 접근한다. 고든은 한쪽에 의수를 달은 발을 절뚝거리며 어슬렁거리면서 "난 평생동안 크라켄을 찾아다녔고 그 대가는 엄청났다"고 말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크라켄이 아니었다면 이 배를 사지 않았을 거고, 이 배를 사지 않았다면 집을 팔지 않았을 거고, 집을 팔지 않았다면 아내가 날 떠나지도 않았을 거다"며 구구절절 자신의 사연을 들어놓는다.

아서는 그런 고든에게 뱃일이라면 제가 딱이라고, 샘은 작살총을 들면서 저도 이 무기 잘 다룰 줄 안다고 자신만만해한다. 그러다가 고든이 브릴에게 넌 뭐냐고 갑작스럽게 대뜸 질문하자, 순간적으로 당황한 브릴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면서 "흙에서 태어나 흙에서 살고 흙으로 돌아가며 물을 싫어한다"고 빠르게 읊은 뒤 작살총을 뺏어 하늘로 발사한다.

하늘로 쏘아오른 작살은 곧 브릴의 말랑말랑한 머리에 꽂히고, 아서는 "얜 머리는 안 좋지만 맷집이 세서 별명이 깡통(buckethead)이다"고 말하여 상황을 빠르게 수습한다. 이를 유심히 지켜보던 고든은 맘에 들었는지, 전부 합격이라 말하고는 배에 태워서 크라켄 사냥을 나선다.

4.3. 삼지창으로 향하는 길

첼시는 루비를 모든 바다 에너지의 근원지인 '바다의 우물'로 데려간다. 그곳 중앙에는 화산처럼 우뚝 솟아난 지형이 위치하여, 그 위에서 빛나는 에너지가 뿜어져 나와 사방의 바닥으로 퍼져나가고 있었다. 그녀는 또한 루비에게 이곳이 네 엄마가 오시어누스의 창을 숨긴 곳이기도 하다고 말해주는데, 그걸 어떻게 아느냐는 루비의 물음에 그녀는 내 엄마가 여기서 창을 꺼내려다가 돌아가셨다고 대답한다.

루비는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하나, 첼시는 미안해할 필요 없다며 크라켄과 인어는 서로 적이었다고 말한다. 이후 그녀는 에너지의 흐름에는 각자의 힘이 있으니, 모든 흐름을 통과해야만 창이 있는 중심부로 갈 수 있다면서 그게 가능한 건 오직 거대 크라켄 뿐이라 설명한다. 그러면서 루비를 콕 집어서 너가 해야 된다고 말해주고, 루비는 당황하다가 알겠다고 말한 뒤 수학 영재답게 가장 먼저 문제 파악에 나선다.

우선 주변 바닥에서 가라앉은 철제 배를 주워 중심부에 던져본다. 그런데 배가 중심부에서 튕겨나와 돌 이곳저곳에 부딪히더니 공처럼 완전히 찌부된 채 다시 우물 밖으로 던져진다. 루비가 찌부된 배를 줍자 잠시 후 가루처럼 소멸되고, 이를 본 그녀는 안 좋은 표정을 지으면서 문제가 엄청 어렵다고 중얼거린다. 이에 첼시는 도움을 받아보는 게 어떻냐고 제안한다.

그렇게 다시 크라켄 왕국으로 향한 루비. 여왕은 다시 돌아온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며, 루비는 자기 능력 쓰는 방법 좀 알려달라고 도움을 청한다. 그러자 여왕은 너가 이걸 물어볼 줄은 몰랐다면서 웃고는 그녀를 훈련장으로 안내하여 우선 수영 훈련부터 시작하자고 말한다. 루비는 저 수영 잘 하는데 그냥 눈에서 레이저 쏘는 훈련부터 하자고 부탁하지만, 곧이어 여왕이 작동시킨 기계가 어마무시한 속도의 해류를 생성해내자 꼼짝없이 벽에 짓눌린다.

여왕은 루비에게 육지의 네 모습을 버리고 내면의 크라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해주고, 이 말에 루비는 금방 해류에 적응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그 직후 코너나 마고 같은 친구들의 문자를 무시한 채 바로 우물로 가서 방금 배운 것을 실전에 적용시킨다. 퍼져나오는 에너지의 해류를 뚫고 여러 흐름으로 옮겨다니면서 중심부로 계속 나아가던 중, 잘 가나 싶더니 갑자기 날아온 돌에 맞아 밖으로 튕겨나간다.

다음 날, 루비는 엄마에게 오늘 늦는다며 메모를 남긴 뒤 다시 바다로 훈련을 받으러 간다. 이후 그녀는 거대 크라켄에게는 말 그대로 엄청난 힘이 있다는 것, 마음 속 깊은 분노를 레이저로 바꿔 눈에서 쏘는 것[7]과 이를 조절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리고 이것을 바로 실전에 적용시켜서 이번엔 레이저로 돌을 부수며 중심부로 나아가지만, 곧 피부가 뜨겁게 불타는 듯한 고통에 비명을 지르다가 결국 빠져나온다.

한편, 정말로 며칠 안 남은 댄스파티를 준비하는 루비의 친구들. 코너는 마고에게 루비 어딨냐고 물어보지만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스케이트보드를 끌고 그냥 가는데, 이때 마고는 그가 멘 가방에 '같이 댄스파티 가겠냐'는 카드와 함께 장미꽃이 꽂혀있는 걸 보고 흥분한다. 다른 한편,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아가사는 우연히 옷가게에서 댄스파티를 위해 정장을 맞추던 모녀가 서로 끌어안는 광경을 보고 무언가 슬픈 표정을 짓는다.

또 다음 날, 이번 훈련에서는 방어 수단으로 자신의 피부를 두껍게 만들어서 갑옷처럼 쓸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이후 루비는 학교에서 고든이 올린 영상을 보던 애들의 폰을 레이저로 지져버린 뒤 첼시와 만나서 같이 우물로 향한다. 마침 루비를 발견한 마고와 친구들은 널 한참 찾고 있었다며 반갑게 말하지만, 이내 자신의 말을 무시하고 첼시와 갈 길을 가는 그녀를 보고는 의리 좋아하던 녀석이 왜 저러는 거냐면서 속상해한다.

루비는 이번엔 두꺼운 피부를 이용하여 불타는 듯한 고통을 느끼지 않고 우물의 중심부로 향한다. 얼마 후, 검은 구체 안에 초록색의 삼지창 형태가 있는 것을 본 그녀는 이제 거의 다 왔음을 직감하고 힘을 내서 나아간다. 그러나 구체에 다 온 순간, 그곳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루비는 자기를 괴물로 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집중하지 못하다가 결국 해류에 휩쓸려 다시 밖으로 튕겨나오고 만다.

될 거 같냐고 물어보는 첼시에게 루비는 거의 다 갔었다면서 아쉬워하고, 이에 너네 엄만 여길 어떻게 통과했었냐며 의문을 제기하자 그녀는 "이 방법을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엄마에게 한번 부탁해봐야겠다"고 말한다.
시점은 며칠 전, 크라켄 사냥에 나선 고든과 아서, 브릴, 그리고 샘에게로 넘어간다. 흥겹게 노래를 부르면서 난폭운전(?)을 하는 아서 때문에 배가 이리저리 흔들리자, 화가 난 고든은 브릴에게 가서 처음엔 엔진을 태워먹고 펌프까지 막히게 하더니만 이제는 길을 잃고 몇 시간째 헤매냐며, 대체 크라켄은 어딨는 거냐고 속절없이 몰아붙인다.

그때 브릴은 크라켄이 나타났다고 소리치고, 이를 들은 아서는 신호가 왔으니 작전 개시하라며 샘에게 명령을 내려서 몰래 데려온 네시를 크라켄인 척 바다에 풀게 한다. 브릴의 말에 흥분한 고든은 그 즉시 위로 올라가서 작살을 잡으며, 직후 물 밑에 밝은 분홍빛으로 반짝이는 네시가 움직이자 그곳으로 작살을 쏴서 맞춘다.

미역에 칭칭 감긴 네시를 끌어내는 고든에게, 아서는 드디어 당신이 괴물을 잡는 데 성공했다며 꼬마 크라켄을 잡았다고 말한다. 고든은 너무 작다면서 의심을 품으나, 아서의 "꼬맹이가 제일 무섭다"는 말을 듣고 얼핏 보면 귀엽게 생긴 거 같다며 제대로 보기 위해 고개를 더 숙인다. 그 순간 네시가 튀어올라 그의 얼굴을 덮치고, 그는 이 녀석 좀 떼어 달라면서 안절부절하지 못한다.[8]

아서는 고든의 얼굴에서 손쉽게 네시를 떼어내 땅에 떨어뜨리고, 네시는 최후의 발악을 하다가 숨이 꼴까닥 넘어가 죽은 것처럼 연기를 하며 쓰러진 척 한다. 그렇게 네시를 진짜 크라켄으로 착각하게 된 고든은 드디어 증거를 얻었다면서 기뻐하며, 이제 내 아내도 나한테 이혼하잔 소리는 안 할 거라고 말한 뒤 샘에게 인증샷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샘은 고든이 죽은 척 하는 네시를 든 사진을 찍어서 해냈다는 문자와 함께 엄마에게 보내고, 아가사는 잘했다고 답장을 한다. 한껏 기분이 좋아진 고든이 갑판 아래로 내려가면서 축하의 노래를 부르자며 돌아갈 준비를 하는 동안, 샘은 네시에게 넌 천재라고 칭찬해준다.

5. 절정

5.1. 모녀 싸움과 첼시의 정체

화면은 다시 현재, 엄마에게 부탁하기 위해 그녀의 부동산 개업식 파티장으로 향하는 루비와 그런 그녀를 따라가는 첼시를 비춘다. 가는 동안 첼시는 내가 인어라는 사실을 네 엄마가 알아차리실 텐데 내 머리 좀 곱슬거리지 않냐며 걱정하지만, 루비는 그녀에게 넌 내 슈퍼 절친이니 걱정할 필요 없다 말한다. 그때 코너에게서 전화가 오는데, 받을까 말까 잠시 고민하던 루비는 그냥 전화를 끊는다.

루비네 가족들은 고객에게 판매한 집들 중 하나에서 파티장을 차려 한창 즐기고 있었다. 브릴은 사람들에게 핫도그를 입에 쑤셔넣다시피 하면서 나눠주고, 아가사는 사람들과 얘기하면서 어울리는 한편 루비에게 어디 있냐는 문자를 보내며, 아서는 영화 초반에 말한 대로 고기를 굽는 중이었다. 아가사는 아서에게 다가가 같이 껴안은 뒤, 당신이 해낸 일이 정말 자랑스럽다는 그의 말에 우리 크라켄 가족이 아니었다면 못했을 거라고 답한다.

그때 마침 루비가 현장에 도착하여, 엄마랑 서로 껴안고는 중요한 일이 있다며 말하려 한다. 이에 댄스파티 얘기라면 그건 걱정 말라고 아가사가 말하려 하지만, 루비는 중간에 말을 끊고 댄스파티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엄마랑 저는 원하는 목표가 바다 평화로 똑같으니 좀 도와달라고 부탁하며 첼시를 소개한다. 그러나 그녀는 어딘가로 사라져 있었고, 살짝 당황하다가 얘가 인어긴 하지만 맘에 들 거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러나 아가사는 표정이 싹 변하더니 집에 들어가서 얘기하자며 루비를 끌고 안으로 들어간다.
아가사: 루비, 엄마 말 들어봐. 지금 네가 얼마나 위험한 지 알아? 우리가 바다를 떠나온 건 인어 때문이야.
루비: 걱정 마세요. 첼시는 걔 엄마랑 다르거든요.
아가사: 엄마?
루비: 인어 여왕이요.
아가사: 그 애가 인어 여왕의 딸이라는 거야?
루비: 네, 제 친구이기도 하고요.
아가사: 걔는 네 친구가 아니라, 위험한 녀석이야!
루비: (한숨) 할마마마랑 똑같네.
아가사: 잠깐, 누구라고?
루비: 할마마마요. 절 훈련시키고 있어요. 엄마가 왜 떠났는지도 말해주셨고요.
아가사: 널 훈련시켜? 대체 뭐 때문에?
루비: 엄마, 아직도 모르세요? 지금 이건 모든 걸 바로잡을 기회라고요.
아가사: 루비, 이건 너가 손댈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속사정을 모르잖아.
루비: 그게 누구 때문인데요?
아가사: 엄마도 얘기하려고 했어. 최대한 빨리 말해주고 싶었지만, 네가 정상적인 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시간도 필요했다고.
루비: '정상'이요? 가짜 마을에 숨어서 가짜 인생을 사는 게 정상이라고요?
아가사: 엄만 네게 이 가짜 인생을 주려고 모든 걸 희생했어.
루비: 이제 더 이상 숨지 않을 거예요!
자신의 생각과 뜻을 인정해주지 않는 엄마의 태도에 루비는 분노하고, 이로 인한 그녀의 에너지로 인해 집 안의 전등이 깜박거린다.[9] 밖에서 이를 본 아서는 상황이 좋지 않음을 직감하여 브릴에게 시선 좀 끌어달라고 부탁하며, 브릴은 샘을 하늘 저 위로 멀리 던진 뒤 머리로 받아내는 묘기를 선보여서 사람들의 시선을 돌린다.

그 동안 루비와 아가사의 말싸움은 점점 심해져 간다.
루비: 엄마가 도와주지 않으셔도, 우린 세상을 바꿀 거예요.
아가사: 루비, 이해해. 화가 나고, 싸우고 싶겠지. 내가 네 나이였을 때도 똑같았어. 하지만 이 싸움이랑 네 생각은 잘못된 거야.
루비: (몸이 점점 커지며) 제 인생에 참견하지 말아요!
아가사: 아니, 참견해야겠어. 난 네 엄마니까. 이제 바다 들어가는 건 금지야. 그러니까 마음 가라앉히고 어서 집에나 가!
결국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루비는 거대 크라켄으로 변하여, 집의 한쪽 벽을 통째로 부수고 엄마의 말을 무시한 채 다시 우물로 향한다. 그나저나 루비가 걸어다닐 때 바닥이 쿵쿵거리는데 사람들은 신경도 안 쓴다 아서는 그 광경을 목격하고 아가사가 괜찮은지를 확인하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들어간다.

무슨 일이냐고 묻는 그에게 아가사는 루비가 네리사의 딸과 친구였고, 자기 엄마가 그녀를 훈련시켰다고 모든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면서 15년이나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엄마가 내 발목을 잡는 데다 루비는 날 원망하고 있다고 망연자실해하다가, 루비 좀 찾아보라고 아서에게 부탁한 뒤 무언가 결심한 표정을 지으며 엄마 좀 만나봐야겠다고 말하고 바다로 들어간다.

한편, 바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첼시는 우물로 가는 루비를 보자마자 그녀를 따라 헤엄친다.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 첼시에게 루비는 "엄만 이대로가 좋다면서 나더러 이대로 살라고 말하셨다"며 "이번엔 물러나지 않을 거다"고 답하고는 더욱 속도를 내서 헤엄쳐가며, 그녀의 말에 첼시는 뭔가 생각하다가 불현듯 다시 루비를 따라간다. 이때 뒤에서 몰래 둘을 따라오던 브릴이 그 모습을 염탐하고는 어딘가로 빠진다.

같은 시각, 분홍색의 거대한 크라켄으로 변한 아가사는 초스피드로 헤엄치면서 아주 요란하게 왕국에 입성한다. 마침 왕좌에 앉아있던 여왕은 오랜만에 만난 그녀를 그닥 반갑진 않은 태도로 맞이한다.
여왕: 어쩜 네가 나보다 더 요란하게 들어오는지.
아가사: 제 딸에게서 손 떼세요!
여왕: 내 손녀 말이냐? 크라켄 공주이자, 왕위의 계승자?
아가사: 아직도 고집이 심하시네요. (비웃음) 달라진 게 전혀 없으셔.
여왕: 넌 네 딸에게 그이가 원치 않는 인생을 강요하고 있잖니. 내가 전에 이 말을 어디서 들었더라?
아가사: 그래도 전 제 딸을 내 자랑감으로 삼으려고 키우진 않았어요.
여왕: 뭐, 맞는 말이긴 하네. 도망가서 숨으라고 키웠으니까 말야.
아가사: 아직도 제가 무서워서 안 싸운 줄 아시나 보네요. 모든 걸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전 아직도 싸우고 있다고요. 제 가족들과, 제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요. 엄마는 그냥 싸움이 좋으신 거잖아요! (마음을 가라앉히고) 그 애는 아직 어린애에요. 착하고 순진한 애요. 지금 걔한테 문제가 생겼어요. 인어랑 친구했대요.
여왕: 뭣이?
아가사: 네. 인어 여왕의 딸이랑 친구래요.
여왕: 딸이라고? 네리사는 딸이 없잖아.
아가사: (놀라서 숨을 들이쉬며) 루비...

여전히 엄마에 대한 속상함과 분노가 차오른 채로, 루비는 우물의 에너지에 흐름을 맡기며 훈련받은 대로 계속 헤엄쳐간다. 그렇게 이번에야말로 끝을 보겠다는 집념을 가지고 나아간 끝에, 저번에 들어가지 못했던 검은 구체로 손쉽게 들어가서 마침내 그토록 찾던 삼지창과 마주한다.

루비는 기쁜 마음으로 삼지창을 꺼내 우물 밖으로 나와서 첼시에게 건네준다.
루비: (손에 든 삼지창을 첼시에게 건네며) 해냈어!
첼시: 난 15년 동안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어. (두 손으로 삼지창을 집으며) 무려 15년을 기다려서 네 엄마에게 복수하고...
루비: 뭐?
첼시: (삼지창을 들고 위로 뜨면서) 네 할머니를 왕좌에서 끌어낸 다음, 크라켄 왕국을 쑥대밭으로 만드려는 것을 말이야!
루비: 첼시?
첼시: (사악한 웃음) 첼시란 녀석은 없는데. (진짜 모습으로 변하며) 내 이름은... 네리사다.
루비: 너... 너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네리사: 놀랐어? (첼시 목소리로) 내가 막돼먹은 인어라는 사실을!
(네리사는 삼지창으로 루비의 팔을 찔러, 고통스러워하는 그녀의 에너지를 빨아들인다.)
네리사: 그리고 넌 그저 한심한 십대일 뿐이야. 널 시켜서 이걸 빼내느라 고생 좀 많이 했지. (다시 첼시 목소리로) 내 '바다 세계의 슈퍼 절친' 씨.
루비: 널 믿었는데...
네리사: 넌 그냥 놀아난 거야, 이 멍청아!
이 말을 끝으로 첼시, 아니 네리사는 루비를 꼬리로 쳐서 우물에 떠다니는 돌에다 날려버리고,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진 그녀에게 삼지창으로 커다란 돌을 한 번 더 쳐서 날려 아예 땅바닥에 묻어버린다. 결국 루비는 가장 가깝게 지내고 믿었던 '절친'에게 배신당하고 말았다.

5.2. 거대한 전투

다른 한편, 댄스파티가 열리는 배 위. 학생들은 고급진 의상으로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채 파티를 즐긴다. 하지만 루비에게서 실연당(했다고 생각)한 코너는 슬픈 표정으로 홀로 외롭게 바다가 보이는 난간에 기대어, 꽃잎을 한 봉오리씩 따서 바닥에 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저 멀리 아래에서 무언가 파란 불빛이 올라오더니, 이내 네리사가 사악한 웃음과 함께 삼지창을 들고 수면으로 나온다. 듣도 보도 못한 갑작스런 괴물의 등장에 마을 전체에는 비상이 걸리고,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대피한다. 네리사는 아가사가 판매한 집[10]에 가서 길먼씨네 어머님 계시냐며 주먹으로 집을 쳐 부숴버리는데, 그때 아가사가 그녀의 뒤에서 그거 고객한테 팔린 집이라 소리치며 물 밖으로 나온다.

이를 본 고든은 아서와 샘에게 가서 저 크라켄 녀석 좀 잡으러 가자고 말한다. 그러나 아서는 저건 내 아내라며 거절하고,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가 그의 말이 뭔 뜻인지[11]를 알아챈 고든은 제발 날 죽이지 말아달라며 무릎 꿇고 애원한다. 이에 아서는 고든의 뺨싸다구를 한 대 후려갈기고 정신 차리라면서 우린 인어를 잡아야 한다고 말한 뒤 그와 같이 서둘러 배로 향한다.

그 동안, 아가사와 네리사는 전투 전 잠깐의 이야기를 나눈다.
아가사: 내 딸 어딨어?
네리사: 이런, 이미 작별인사 했는데. 그러면서 이걸 주더라. (삼지창을 꺼내들고, 웃은 뒤) 바다 세계 최고의 전사가, 인간들 사이에 숨어 살다니. 정말 아깝네.
(그 순간, 크라켄 여왕이 아가사 바로 앞에서 불쑥 올라온다.)
여왕: 아무도 내 딸한테 그런 식으로 못 말한다. (아가사를 잠시 흘겨보며) 나만 빼고.
(아가사는 여왕의 말에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는다.)
네리사: 그새 많이 늙었네, 여왕.
여왕: 성질도 더 괴팍해졌지.
네리사: 다행히도, 인어는 나이를 안 먹는단 말야. 네들 싸움 실력이 루비보다 나았으면 좋겠군!
이 말과 함께 셋은 서로 덤벼들어 본격적으로 전투를 시작한다.
같은 시각, 브릴은 우물로 루비를 찾아 나선다. 그러던 중 돌 잔해 밑에 깔려서 몸의 불빛을 잃은 채 훌쩍이는 그녀를 발견하고 대화를 시도한다.
브릴: 오 이런. 어떻게 된 거야?
루비: (한숨) 삼지창을 찾으면 모든 게 평화로워질 거라 생각했는데... 제가 다 망쳐버렸어요. 엄마 말이 맞았어요. 그냥 집에나 가서... (훌쩍임) 가만히 있었어야 했는데.
브릴: 뭐? 아냐, 루비. 네 엄마는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야. 내가 장담해.
루비: 거기 없으셨잖아요.
브릴: 사실, 내가 아는 게 별로 없긴 한데, 난 내 누나를 잘 알아. 어렸을 적부터 난 누나가 정말 자랑스러웠어. 엄청 강하고, 자신감 넘쳐서 모두가 좋아했지. 그런데 갑자기 떠나버렸어. 처음엔 누나가 왜 바다를 떠나기로 결심했는지 이해가 안 되더라. 그러다가 육지에서 정말 멋진 삶을 일군 걸 봤어. 그때 깨달은 거야. 네 엄마는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 것과, 널 선택했다는 것을.
삼촌의 말에 다시 나아갈 힘을 얻은 루비는, 몸의 불빛을 다시 얻으며 잔해에서 솟아난다. 그 직후 이제 삼지창을 완전히 파괴해버려야 한다고 외치고는 전속력으로 네리사를 향해 헤엄친다. 그런 그녀를 보면서 브릴은 싸워 이기라는 응원의 말을 해준 뒤 아주 쥐꼬리만한 속도로 그녀를 뒤따라간다.
다시 전투의 현장. 오시어누스의 삼지창을 가진 네리사는 아주 강했고, 그런 그녀의 앞에서는 아가사와 크라켄 여왕마저도 속수무책이었다.[12] 그렇게 쓰러진 둘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리려는 그때, 루비가 물 밑에서 올라오며 내 엄마한테서 물러나라고 외친다.

네리사는 루비의 본명을 부르고는 넌 죽었어야 했다고 말하면서 삼지창을 휘두르며, 댄스파티 배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던 마고를 포함한 루비의 친구들과 학생들은 그녀의 모습을 보고 크게 놀란다. 루비는 두 손으로 삼지창을 간단히 붙잡은 뒤 "웬 괴상한 여자애가 운명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가짜 친구를 응징하는 장면을 상상해보라"며 외치고, 그녀의 말에 학생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들어 둘의 싸움 영상을 촬영한다.

할머니가 가르쳐준 전투 방법대로 루비는 네리사와 아주 잘 싸워나가고[13], 그러다가 네리사의 꼬리 공격에 다리가 걸려 잠깐 쓰러졌을 때도 가족들의 지원[14] 덕분에 일어날 시간을 번다. 이후 다시 일어난 루비가 마구 달려들어 삼지창을 빼앗으려 하자, 질려버린 네리사는 "유치한 게임은 이제 끝났다"며 "난 고등학생들이 정말 싫다"고 말하면서 그녀를 번쩍 들어 바다에 세게 내던진다.

이 충격으로 어마어마한 높이의 파도가 댄스파티 배와 고든의 배를 향해서 몰아쳐온다. 다행히 고든의 신들린 운전실력으로 고든과 아서, 그리고 샘은 파도에서 빠져나갔지만, 댄스파티 배는 너무 커서 어찌할 수 없었기에 학생들은 파도에 삼켜져 점점 거꾸로 뒤집어지는 배에서 혼비백산하며 죽음을 기다린다. 그러나 이를 놓치지 않은 루비는 잽싸게 헤엄쳐가서 뒤집어질 뻔한 배를 번쩍 들어올려 구해주고,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학생들은 그녀를 보고 박수를 치면서 환호한다.

그때 네리사는 루비에게 뒷치기를 시전하며, 삼지창에 맞아 넘어진 루비는 자신의 목으로 들어오는 창날을 가까스로 손으로 잡아 막는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고 네리사는 "넌 그저 멍청한 십대일 뿐이다"라 말한 뒤 "내가 너 같은 괴물이랑 친구할 거라 생각한 네가 정말 한심하다"면서 계속 몰아붙이며 도발한다. 끝내 그녀의 '괴물'이란 단어에 폭발한 루비는 "난 괴물이 아니라 크라켄이다"고 외치며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레이저에 맞은 삼지창은 저 멀리 튕겨나간다.

네리사가 삼지창을 찾으러 간 사이, 루비는 쓰러져 있는 엄마와 할머니에게 가서 다 같이 레이저로 삼지창을 쏘자고 말한다. 아가사는 삼지창이 파괴가 안 된다며 그래서 숨겨놓은 거라고 회의적으로 말하지만, 수학 영재답게 그녀는 이건 기하급수적 증가식이라면서 레이저를 더 세게, 그리고 오래 쏘면 된다고 설득한다.

그 순간 삼지창을 찾아온 네리사가 루비를 향해 다시 창을 내리꽂고, 루비는 이를 피한 뒤 다시 창에 레이저를 쏴서 그녀를 뒤로 몰아세운다. 비틀거리는 그녀에게 루비는 꼭 이럴 필요는 없으니까 그냥 그 창만 내놓으라고 마지막으로 자비를 베푸나, 이미 눈에 뵈는 게 없어진 네리사는 절대 포기 못 한다며 오히려 루비를 향해 창을 겨눈다. 이에 루비는 "나 혼자서는 못 해도 우리끼리는 가능하다"고 말하고는 삼지창에 레이저를 쏘기 시작한다.

네리사는 재빨리 삼지창을 들어서 레이저를 막지만, 곧 아가사와 여왕도 가세하여 루비와 함께 손을 잡고 레이저를 쏜다. 결국 셋의 합동공격에 삼지창은 감당하지 못하고 터져버리면서 큰 충격파와 거센 안개를 생성한다. 뒤이어 안개 속에서 걸어나오는 세 명의 거대 크라켄을 보면서 사람들과 학생들, 그리고 아서와 샘은 뜨거운 환호를 보내고, 다시 원래의 예쁜 '첼시' 모습으로 돌아온 네리사는 고든에 의해 케이지에 갇히게 된다.[15]

여왕은 네리사를 생선튀김으로 만들어버리자면서 레이저를 쏘려 하는데, 루비가 나서서 분노를 가라앉힌다. 이후 아가사는 루비에게 "널 믿고 다 말했어야 했는데 내가 잘못 생각했다"며 "이제는 더 이상 거짓말하지 않겠다"면서 사과하고, 그녀는 더 이상 숨지도 말자고 말한 뒤 셋이서 함께 껴안으면서 사과를 받아들인다. 그러고는 "그래도 마지막 댄스는 출 수 있겠다"고 말하고 배를 가리키면서 드디어 루비가 댄스파티에 가는 것을 허락하며, 엄마의 말에 그녀는 기뻐하면서 배로 헤엄쳐간다.

이제 대관식 얘기 좀 해보자며 장난스럽게 여왕이 말하자 아가사는 됐다면서 거절하고, 이에 당연히 애 엄마가 잘 알 것이라고 하면서 그녀의 삶과 그녀가 딸을 키우는 방식을 인정해준다. 그때 마침 우물에서부터 헤엄쳐 올라온 브릴이 도착하며, 여왕과 아가사가 거대 크라켄 모습으로 같이 있는 광경을 보고 믿기지 않아한다. 여왕은 이제 너만의 시간이 왔다고 말하면서 그를 손으로 잡아올려 아가사와 함께 안아주고, 브릴은 15년 동안이나 이걸 기다려왔다며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6. 결말

6.1. 댄스파티,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다시 원래의 작은 모습으로 돌아온 루비는 화려하게 빛나는 드레스와 함께 아주 예쁘게 치장한 채로 댄스파티가 열리는 배에 입성한다. 학생들의 환호와 응원, 박수를 잔뜩 받으면서 루비는 자신의 진짜 절친인 트레빈, 마고, 그리고 블리스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루비: 너네들한테 전부 미리 얘기 못 해준 거 미안해. 너네 무시한 것도 포함해서 말야. 속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마고: 루비, 넌 착하고, 아름답고, 몸집도 엄청 큰 나의 절친이야. 우리한텐 아무것도 숨길 필요 없어.
블리스: 맞아, 우린 언제나 네 편이야. (불길한 말투와 표정으로) 아까처럼 네가 거의 죽기 직전까지 갔을 때도 말이지. (다시 원래대로) 미안, 또 재수없는 말 했네.
트레빈: 크라켄이든, 캐나다인이든, 우린 항상 네가 좋아.
루비: (웃으며) 의리가 최고지?
루비 / 트레빈 / 마고 / 블리스: (다 같이, 함께 껴안으며) 의리가 최고야! (웃음)

그러다가 루비는 자신을 보던 코너와 눈이 마주치고, 그대로 그에게 걸어나간다. 우선 둘은 간단한 인사와 얘기[16]를 나눈 뒤 고백을 위해 말을 걸려고 하지만, 떨리는 마음에 뜻대로 되지 않아 머뭇거린다. 그러나 예전과 달라진 루비는 말을 돌리지 않고 먼저 용기를 내어서 "내 파트너가 되주겠냐"고 물어본다.

이에 코너는 핸드폰을 꺼내 무언가 치더니 화면을 보여주는데, 바로 이차 미분 그래프로 'YES'를 그린 것이었다. 그것을 보고 깜짝 놀라는 루비에게 코너는 수학 과외 선생님을 잘 둔 덕이라면서 멋쩍어하며, 루비는 바로 그를 댄스플로어로 끌어들여 같이 춤추기 시작한다.

한편, 고든의 배 위에서 아서와 아가사는 여왕에게 샘을 소개시켜주고, 다리에 독 있냐거나 히드라와 싸워봤냐거나 피구 해보셨냐는 등 질문 공세를 퍼붓는 그를 보면서 여왕은 내가 두 번이나 할머니가 됐다며 아주 마음에 들어한다. 이후 부부는 댄스파티 배에서 춤추는 루비를 함께 바라보면서 뿌듯하고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고든은 인터넷 방송 사이트에서 "크라켄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며 공식 사과 방송을 진행한다. 이때 케이지에 갇힌 네리사가 지금 라이브 방송하고 있냐며 끼어드는데, 내 머릿결 최악이냐는 둥 지금 좋아요 몇 개냐는 둥 마지막까지도 자아도취에 취해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 날 이후로, 루비네 가족들은 자신들이 크라켄이라는 정체를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밝히면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아가사는 부동산 사업이 성공하여 규모를 더 키웠고, 아서는 행복의 유리병 방송에서 루비의 모습을 본딴 모형을 만들며, 샘은 피구공을 던지는 것을 넘어 아예 자신이 피구공이 되어서 날아가는(...) 그야말로 피구계의 전설이 된다. 그리고 루비는 코너와 댄스파티에서 관계가 더 이어져 그의 여친이 되었고, 고등학교에서 휘장을 루비의 모습이 담긴 그림으로 바꿀 정도로 바닷가 마을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어 있었다.

여느 때처럼 친구들과 학교로 등교하는 루비. 그런데 그때 고든의 마을 관광 차가 그녀 앞에 멈춰서더니, 브릴이 나와서 "악마 고래가 크라켄 왕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정보를 전해준다. 자신의 시간이 다시 왔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책가방을 코너에게 맡기고 볼 키스를 날린 뒤 부두로 향한다.
"이제 알겠지? 내가 말한 것처럼 바다는 언제나 크라켄을 필요로 하고, 크라켄은 언제나 그 부름에 답한단다."
그렇게 여왕의 독백과 함께, 부두를 가로질러서 바다에 뛰어든 뒤 힘차게 나아가는 루비의 모습을 비추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1] 위키백과 설명에 따르면 프롬은 '미국과 캐나다의 고등학교 학년 마지막으로 열리는 공식적인 댄스파티'를 뜻한다. 한국인 입장에선 고작 댄스파티 하나에 왜 이렇게 안달이 났나 싶겠지만, 프롬이 미국에서 고등학생이 성인이 되기 전에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즐기는 유일한 순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루비 입장에서는 가고 싶어서 안달이 날 수밖에 없다.[2] 이때 캐나다의 국가인 O Canada가 잠시 흘러나온다.[3] 어찌나 크게 분노하는지, 왕국 건물의 불빛 전체가 깜박이고 초록색의 파동이 퍼져나갈 정도이다.[4] 이때 루비의 머리 위의 조그마한 하인들이 그녀에게 왕관을 씌워주려 하는데, 루비는 이를 보고 잽싸게 피한다.[5] 원문은 'toasted'로, 끝장나거나 곤경에 처한다는 의미를 뜻하는 슬랭이다. 더빙판에서는 "오징어 묵사발처럼 완전히 뭉개질 뻔했다"고 의역.[6] 관광 설명 도중 고든이 관광객의 핸드폰을 뺏어서 찍은 그 영상이다.[7] 이때 레이저를 쏘기 전 분노를 충전하기 위해 루비가 떠올린 상황이 '엄마가 내 앞에서 대놓고 거짓말할 때'이다.[8] 이때 네시를 잘 보면 죽일 것처럼 달려드는 게 아닌, 해맑게 웃으면서 고든의 얼굴 위를 마구 걸어다니고 있다.[9] 영화 초중반에 아가사가 루비에게 자신도 거대 크라켄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려줬을 때, 루비가 불안감에 떨면서 집 안 전등이 계속 깜박거린 상황과 비슷하다.[10] 영화 초반에 임신한 부부에게 팔았던 그 집이다.[11] 거대한 크라켄이 자기 아내다=자기도 크라켄이다[12] 삼지창을 얻은 네리사가 엄청 강하기도 하지만, 여왕도 나이가 많이 들었고 아가사 역시 인간들과 살다 보니 싸울 때의 감이 상당히 떨어진 듯 하다.[13] 싸우는 것을 보면서 아가사는 여왕에게 쟤 뭐하냐고 묻는데, 이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부름에 답하는 중이다". 영화 초반부터 나왔었던 "바다가 필요로 할 때 크라켄은 부름에 답한다"는 말의 떡밥을 여기서 회수했다.[14] 고든과 아서가 끌고 온 배에 탄 샘이 네리사에게 피구공을 던지면서 우리 누나 건들지 말라며 외치고, 이에 맞은 그녀가 그들을 공격하려 하자 아가사는 임신한 부부의 집을 내던져 맞춰서(...) 쌍으로 어그로를 끌어준다. 이때 마을에서 망원경으로 싸우는 걸 보던 부부의 남편이 환호하자 아내가 저거 우리 집이라고 말하고 바로 급정색하는 개그씬도 나온다.[15] 이때 고든이 배를 끌고 케이지를 내려서 네리사를 가두고는 "드디어 괴물 사냥에 성공했다"고 말하는데, 케이지를 올리자마자 그녀는 그 특유의 예쁜 목소리로 "난 악당이 아니고 그저 예쁜이일 뿐인데 오해하신 거다"고 다시 불쌍한 척 감성팔이를 시전하다가 데이비에 의해 코가 찝혀버린다.[16] 코너가 아까 저기서 싸운 게 너였냐고 물어보자, 루비는 들켰다면서 마지못해 인정하는 척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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