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26 23:49:17

타오 타이도

1. 소개2. 특징3. 등장인물

1. 소개


Ta・o Taido(タオ体道)[1]

1993년[2] 비디오 시스템에서 개발한 대전 격투 게임. 일본에서는 비스코와 메디아쇼지(メディア商事/미디어 상사)가 퍼블리싱을 맡았다. 신품 기판 오픈 가격 13만 8,000엔.

당시 시대배경을 설명하자면 1991년 일본에서 스트리트 파이터 2, 1992년 미국모탈 컴뱃으로 시작된 대전 격투 게임 열풍으로 아케이드가 호황을 맞던 시점이었다. 이에 각 회사에서 아류작들이 쏟아져 나왔고 타오 타이도 역시 이런 대전 격투 게임 붐으로 인해 나온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다.

2. 특징

이 작품에는 로케 테스트 버전에 한해서 다른 게임들과 엄청나게 차별되는 특징이 존재하는데 매우 아스트랄하다. 레버로만 간단히 필살기를 쓸 수 있게 한 2버튼 버전(차지형)이었는데[3]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서인지 최종적으로 제품판에서는 6버튼(스파2와 같은 커맨드 형식)으로 수정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에뮬레이터에서는 2버튼 버전이 더 많이 보급되어 있다. 다만 일본 게임센터에서 2버튼 또는 3버튼을 봤다는 목격 정보도 존재한다. 게임 자체가 워낙 순식간에 사라졌기에, 6버튼까지 포함하더라도 봤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출시 전 버전인 차지형 버전에서는 필살기를 쓰려면 차지 입력으로 기를 모으면서 방향 레버를 8방향 중 한곳으로 고정하면 된다. 기를 모으는 동안 취하는 모션이 있으며, 기를 오래 모을수록 더 강해지며 최대 3단계까지 올라간다. 필살기가 8종류나 있고 1단계~3단계를 모두 합치면 총 24종류로 늘어나기에 이것을 출시 전 세일즈 포인트로 삼았다.[4] 이렇게 하면 입력 자체는 쉬운 편이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2 등을 거치며 레버와 버튼 조합 커맨드에 익숙해진 플레이어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이었고 결국 출시 전에 6버튼 커맨드 형식으로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필살기 구성까지 바뀌어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되었다.

차지형 버전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면 기를 모으면서 필살기를 쓸 준비를 하는 동작은 완전히 무방비 상태라는 점이 문제가 된다. 누군가 기를 모으기 시작하면 그냥 한 대 때려 버리거나, 아니면 같이 기를 모으면서 필살기 쓸 기회를 노리는 식으로 게임이 흘러갈 수 밖에 없다. 덕분에 게임 진행이 대전 격투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단조롭고 늘어지게 되었다. 더군다나 필살기를 쓰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너무 길어서 콤보 같은 건 아예 꿈조차 꿀 수 없고 이기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기본기 싸움으로 들어가야만 할 수 밖에 없다. 필살기를 쓰기 위해 먼저 기를 모아야만 하는데 기를 모으는 동안을 노려 때려 버리면 모았던 게 말짱 헛수고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굳이 필살기 대결을 하려면 서로 멀찌감치 떨어져서 기를 모으고 있다가 상대방이 접근하면 필살기를 사용하는 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어찌보면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의 조작체계를 시대를 앞서서 도입한 것이지만 기모으기 시스템이 발목을 잡아 반응이 좋지 않았고, 결국 유저의 니즈에 맞추어 출시 전에 버튼도 6개로 늘리고 평범한 커맨드 입력식으로 바꾸면서 이 기모으기 시스템도 폐지했다.

보급율 문제일 수도 있으나 이렇게 수정해서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본고장인 일본에서조차 인기순위에 들지도 못하고 게임 센터에서 사라졌다.[5]

캐릭터들의 기본기나 필살기 모션이 어딘가 미치광이 같은 특징.[6] 이건 말로 설명하기 힘들어서 영상을 봐야만 안다. 보면 정신이 쏙 빠진다. BGM도 동남아시아 전통음악 가믈란과 비슷한 곡이 대다수고 게임에 등장하는 산스크리트어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문자들의 향연도 그런 이상한 분위기를 배가시켜 준다.

아랑전설 1편처럼 CPU를 상대로 2:1로 플레이가 가능한데, 당면과제는 CPU 캐릭터를 쓰러뜨리는 것이 목적이지만 1P와 2P도 서로 대미지를 입히는 것이 가능하고 CPU를 쓰러뜨린 후에 바로 이어서 서로를 쓰러뜨려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에 협력 플레이라기 보다는 실질적으로는 '대난투'이다. 일반 벨트 스크롤 액션 게임처럼 간이 캐릭터 선택창에서 캐릭터를 고르면 CPU전에 바로 난입한다. CPU 캐릭터만 공격할 것이 아니라 적당히 다른 플레이어의 체력을 깎아두면 나중에 편해지기에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2:1 모드가 있기 때문에 등뒤에 있는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동작이 준비되어 있고, 상대가 등뒤로 오더라도 자동으로 돌아보지 않고 별도 동작을 취해야 뒤돌아보는데, 굳이 뒤돌지 않고 이 배후 공격을 연속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근거리에 있을 때 레버를 앞으로 넣고 있으면 가드 자세를 취하는데 이때 공격을 받으면 회피하면서 상대 뒤로 돌아들어갈 수 있다. 이 동작은 가드 중 또는 근거리에 있을 때 →→로도 발동가능하다.

서서 가드를 한 번 하면 직접 풀 거나 가드가 뚫릴 때까지 자동 방어를 한다.

의외로 디테일에 신경쓴 부분이 몇 곳 있는데, 서서 대기 모션이 거리에 따라 3종류 준비되어 있고 종류에 따라서는 도발 모션 같은 것을 취한 후에 서서 대기 모션으로 이행하는 식이라서 움직임이 묘하다.

개발사 자체가 듣보잡 이상한 회사는 아니었다는게 또 기묘한 특징이다. 1984년에 창립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회사였던데다가 소닉윙즈 같은 걸출한 명작(이후 사이쿄계 슈팅의 총본산인 셈)도 배출했으며, 중박 타이틀도 다수 출시하였다. 실제로 이 게임에 나왔던 말콤이라는 캐릭터가 나중에 소닉윙즈 3에 찬조출연(?)했다. 격투 게임을 처음 만들어 본 것이 문제였던 것 같은데, 다른 회사와 같이 스트리트 파이터 2를 적극적으로 참고하지 않고 새로운 요소를 넣으려고 했던 것도 마이너스로 작용한 듯하다.

위와 같은 특징 때문인지 문제작인 차지형 버전을 컬트적으로 좋아하는 유저도 상당수 존재한다.

3. 등장인물

  • 해리(Harry)
    백인 청년. 전직 탐정이며 기공과 고류(古流)가라테를 사용하는 모험가이다. 한쪽눈을 다쳤으나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다.
  • 휴이(Huey)
    대머리 장년. 기류(気流)인술[7]이라는 기묘한 유파의 닌자.
  • 청(Chung)
    너무 강해서 스스로 양팔을 봉인한 권법가. 천기체술(天技体術)을 사용한다. 쌍둥이 형이 있는데, 본작의 최종 보스이다.
  • 척(Chuck)
    기공술을 사용하는 소년. 청의 제자. 염공체기(念功体技)를 사용한다.
  • 미쿠(Miku)
    합기체술(合気体術)을 사용하는 소녀. 왈가닥이다.
  • 나호바(Nahova)
    덩치 큰 아메리카 원주민. '쿠'라는 격투술을 사용한다.
  • 말콤(Malcolm)[8]
    마샬 아츠를 사용하는 군인. 소닉 윙즈 3편에도 등장한다.
  • 파파 도밍고(Papa)
    멕시코에 전해지는 무술을 사용하는 중년 남성. 뚱뚱해 보이지만 사실은 스스로 몸을 부풀게 한 것이다.


[1] Tao가 영어권에서 도(道)를 뜻하는 말이라서, 같은 뜻의 단어를 중복시킨 제목으로 보인다. '어둠의 다크' 같은 느낌. 캐릭터들도 기공 관련의 무술을 사용한다.[2] 1993년 4월말 출시라고 보도된 적이 있다. 5월 30일에 발매된 게메스트 7월호에 CPU공략이 실렸다.[3] 이 게임은 3버튼 버전도 있는데, 전시회 출품 버전 또는 다른 로케 테스트에 쓰인 버전 등으로 보인다. 내용은 2버튼과 같고 기를 모으는 버튼만 따로 뺀 버전이다.[4] 1단계~3단계의 경우 약/중/강이라고 생각하면 3종류로 계산할 이유는 없지만 아무튼 이렇게 계산했다.[5] 월 2회 발간되었던 업계지인 '게임 머신'에서 매번 대형기기를 제외한 게임을 25위까지 정리했는데, 남코너클 헤즈(최고 7위)나 세가의 '다크 에지'(최고 10위)나 같은 잘 알려지지 않은 대전 격투 게임이라도 일단 출시 직후 10위권에 들었다가 금방 사라졌는데, 타오 타이도는 아예 묻혀버린 것.[6] 예를 들자면 공중에 둥둥 떠서 차렷자세로 앞뒤로 몸을 흔드는 기술이 있는데 공격판정이 발끝에 있다. 기술이 나갈 때 캐릭터의 진지한 표정과 종이인형이 바람에 나부끼는 듯한 괴악한 모션에서 나오는 괴리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이 게임의 기술 중 상당수가 이딴 식이다.[7] 공기의 흐름이라는 뜻의 그 기류 맞다.[8] MALCOLM은 일반적으로 말콤이라고 읽는데, 일본에서는 말콤이라는 이름을 읽는 방법 중 マーカム, 즉 마캄이라는 표기도 존재한다. 워낙 옛날부터 내려오던 표기법인데, 표기보다는 들리는 대로 표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