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에르기 클로디아의 친아버지.2. 작중 행적
2.1. 현재
작중에서 클로디아 대공가 저택에 돌아온 에르기가 알레이시아의 다정한 태도에 싸늘한 표정을 지은채로 무시할 때 뭐하는 짓거리냐고 질책하는 것으로 등장했다. 사람이 부르는데 대답 정돈 하라고 재차 에르기를 질책하지만, 에르기는 마치 더럽고 불결한 뭔가를 본 것처럼 불쾌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에르기의 태도에, 험악한 표정을 짓고서 경고조로 에르기를 부르지만 에르기는 누구에게도 대답하지 않은채 별원으로 가고, 이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서 서글프게 "여보, 대체 에르기는 언제 날 용서할까요?"라고 흐느끼는 알레이시아를 집사와 함께 바라본다.저택 내 에르기의 방에서 에르기와 마주친다. 자신을 본 에르기가 짜증섞인 한숨을 쉬며 클로디아 대공에게 '남의 방에서 멋대로 뭘 하시는거냐'고 따지자, '남의 방이기 이전에 내 집이란 사실은 잊지 말라'고 반박한다. 이에 에르기가 눈썹을 비틀어 올리고서 집사가 내려놓고 간 가방을 들어 침대 위에 내려놓자, "또 무슨 사고를 치고 다니는거냐. 네가 사고를 칠 때마다 내가 낯부끄러워서 견딜 길이 없단 건 알기나 하느냐."라고 질책한다. 이에 에르기가 모를리가 있겠냐고 대꾸하자, 알면서 그딴 짓을 하고 다니냐고 질책하한다. 이에 대해 에르기는"모르면서 하는 게 나쁜겁니까? 알면서 하는 게 나쁜겁니까?", "아버지는 전자라 생각하십니까? 전자라 생각하고 싶으십니까?"라고 건성으로 대꾸한다.
에르기에게 동대제국 황제가 사절을 보낸 일로 블루 보헤안의 왕이 몹시 화가 났다고 알려주며, 동대제국 황실은 그간 에르기가 장난삼아 들쑤시고 다닌 나라들과는 차원이 달라서, 이번에는 감당하지 못할 나라를 건드렸다고 질책한다. 이에 에르기가 대답없이 문으로 걸어가자, 차가운 목소리로 힘없이 언제까지 알레이시아를 용서하지 않을거냐며, 알레이시아는 자신을 구하려고 목숨을 건 사람이라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자신은 그러면 안 된다고 질책한다. 하지만 에르기는 방 문을 닫고서 나가버린다.
본관 앞에서 에르기와 마주친다. 에르기가 인사를 생략하고, 자신을 스쳐 지나치려하자 '네가 생각없이 저지른 연애놀음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기나 하는거냐'고 질책한다. 자신의 말에 돌아선 에르기가 무슨 소리냐고 묻자,"동대제국과 척을 졌다. 동대제국과 척을 져서 서대제국과 척을 지게 됐어. 우리가 가진 주사위엔 이제 1과 6밖에 없다. 남은 숫자는 에르기, 네가 지운거야."라고 조롱한다.
휠체어를 가지러 별채 밖으로 나온 에르기와 마주치게 된다. 에르기가 자신을 노려보며 뭐하는 짓이냐고 항의하고서 아픈 분 이름을 그렇게 팔아대고 싶은거냐며 인간이 맞냐고 재차 항의하자 자신이 보낸 게 아니라고 항의한다. 여기서 클로디아 대공비에 관련해 편지를 보낸 사람이 알레이시아이고, 대공이 그걸 중간에 끊지 않은 게 한 두 번이 아님이 드러난다. 에르기부터도 한 두 번이 아닌데 그만 좀 하라며, 에르기 본인이 좋든 싫든, 알레이시아는 에르기의 은인이라고 말해보지만, 에르기는 '어머니의 원수'라고 딱 잘라 말해 증오를 표출한다.
에르기의 팔을 잡고서 끌려하지만 에르기가 꼼짝도 하지 않자 화가 나 어깨를 잡고서 알레이시아를 마음껏 미워하고 싶으면 알레이시아에게 피부라도 주라며 화를 표출하는 동시에 알레이시아 덕분에 목숨을 구해놓고서 어머니의 원수라고 이를 드러내봤자 아주 고약하고 이중적일뿐이라고 빈정거린다. 이어서 '원수라 말하면서 그 원수에게 목숨 빚이나 지고, 자기 앞가림은 하지 못하고서 괜히 애먼 집안이나 들쑤시는 멍청한 놈'[1]이라고 에르기를 조롱한다.
2.2. 과거
이후 266화부터 과거가 밝혀진다. 클로디아 왕제 시절 해적이 잘 소탕되나 확인하러 오는 것으로 등장. "악명높은 해적단의 3인자"라는 간판이 세워진 채 교수형이 집행되는 청년을 해군대장 옆에서 무료하게 앉은채 지켜보던 중 알레이시아는 해군대장의 명으로 붙잡힌 병사를 뿌리치려하자 손을 들며 잠시라고 말한다. 알레이시아는 병사들을 뿌리치고서 앞으로 달려와 "해적들에게 납치되어있었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외친다. 그렇게 알레이시아와 첫 대면을 하게 된다.이성을 되찾은 알레이시아는 뒤늦게 공포에 질리고, 해군 대장은 "죄송합니다, 클로디아 왕제님. 저 여자도 해적입니다. 얼른 잡아들이겠습니다."라고 사과하고서 부하들에게는 차갑게 '저걸 치워'라는 눈짓을 보낸다. 알레이시아는 부하들보다도 먼저 그 눈짓을 읽고 좌절한다. 그러나 차갑게 '잠시'라고 말했다고 대꾸한다. 이 말에 해군 대장은 아주 잠시 표정이 일그러졌다가 곧 웃는 미소를 짓는다. 그 직후 알레이시아의 얼굴을 샅샅이 살펴보고누 해군 대장에게 "가엾군. 해적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지?"라고 묻는다. 해군 대장은 못 먹을 것을 먹은 얼굴로 웃으면서 "그럼요. 제 눈에도 그렇게 보입니다."라고 말한다. 일어서며 "저 여자를 내게 보내라"라고 지시한다. 그렇게 알레이시아는 클로디아 왕제(에르기의 친부)의 눈에 띄어 클로디아 왕제의 저택에 의탁하게 된다.
저택으로 오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에르기를 부르느라 처음으로 말을 꺼낸다. 하얗고 털이 풍성한 고양이를 안고 있던 에르기는 클로디아 왕제가 부르자 순순히 다가와 "이 레이디는 누구인가요? 아버지?"라고 묻는다. 에르기의 질문에 클로디아 왕제는 소리없이 알레이시아에게 눈짓한다. 2년 동안 눈칫밥만 먹고 살아서인지 바로 이름을 말하라는 의도임을 눈치챈 알레이시아는 최대한 온화한 목소리로 "알레이시아입니다, 도련님."이라고 대답한다. 에르기는 "아름다운 이름이군요, 레이디."라고 말하고서 다가와 손을 뻗는다. 얼결에 에르기의 손에 자신의 손을 올린다. 손을 올리자 에르기는 귀족 남자들이 하듯 그 위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손을 뗀다. 그런 에르기가 자랑스러운 듯 애정에 가득 찬 눈길을 보내다가, 에르기에게 "알레이시아 양은 해적에게 포로로 잡혀서, 많이 힘들게 지냈다"며 알레이시아의 사정을 설명한다. 알레이시아의 언급에 의하면 정작 그 후로 일주일이 지나갔는데도, 알레이시아와는 대화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알레이시아를 응접실로 부른다. 여기서 클로디아 왕제가 알레이시아의 얼굴을 샅샅이 살펴봤던 게 알레이시아의 외모가 클로디아 왕제비와 닮아서였음이 밝혀진다. 알레이시아에게 몇 년째 블루 보헤안과 은근한 기싸움을 해온 서왕국이 귀한 손님을 보내 화해의 분위기를 일구겠다고 나섰으니, 서왕국 귀빈을 접대하는 자리에 알레이시아가 나가 "몸이 약한 왕제비" 흉내를 내며 적당히 참석만 해주고 가라는 명령을 내리며 시킨 일을 잘 해낸다면 새 신분과 정착비용을 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대화도 할 필요 없고 춤도 출 필요 없으며, 왕제비가 병약한 건 다들 알고 있으니 이번 자리에 왕제비가 얼굴을 비춘다면, 이후로는 몇 년간 귀족들이 잠잠해질거라 생각한다고. 즉, 클로디아 왕제가 알레이시아를 데려온 이유는 그녀가 자신의 아내와 외모가 동일인물 수준으로 닮았기에, 건강 문제로 안주인 역할을 못 하던 왕제비를 대신해 대역을 맡기기 위함이였던 것.[2]
서왕국의 귀빈이 온 날, 최대한 클로디아 왕제비와 비슷하게 치장한 알레이시아는 마차가 이동하는 사이 클로디아 왕제에게 작은 목소리로 "잘할게요."라고 중얼거리지만, 언제나 그렇듯 대답하지 않는다. 알레이시아와 함께 연회장 안으로 입장한다.
알레이시아는 최대한 클로디아 왕제비와 비슷하게 꾸미기 위해서 거의 다섯 시간 가까이 공을 들였지만, 막상 연회장 안에서 머무른 시간은 10분 정도가 고작이게 된다. 알레이시아가 마차 창문에 기대자 원래 귀족이냐고 질문하며 처음으로 알레이시아에게 말을 건다. 놀란 알레이시아는 얼결에 맞다고 인정하며 진실을 털어놓게 된다. 더 묻지 않는 대신 그런데도 출신을 밝히지 않고 버티다니 꽤 기구하게 살아온 모양이라고 말하고서, 그 말을 끝으로 다시 창밖만 바라본다.
하루 이틀 파티가 계속될 수록 사람들은 알레이시아를 "단 10분만 모습을 드러내고 감쪽같이 사라지는 신비로운 왕제비"라고 부르며 그녀에게 푹 빠진다. 이후 사람들은 알레이시아에게 "왕제비님께서 이젠 많이 건강해진 것 같으니 다행입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분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어요. 그동안은 왜 사람들을 만나지 않으셨던건가요?", "지금부터라도 종종 우리를 불러주세요.", "연회를 여는 게 힘드시면 저택으로 불러주셔도 괜찮아요."라는 등 호응을 보낸다. 이때 사람들의 반응에 알레이시아는 "병약한 왕제비" 흉내를 내는 게 쉽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기서 집사가 알레이시아에게 설명해준 것처럼 사람들은 정말로 클로디아 왕제비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고, 블루 보헤안의 왕은 알고 있었으나 애초에 이 일은 블루 보헤안의 왕이 모른 척 해주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알레이시아가 클로디아 왕제비의 대역을 잘 해내자 단순히 얼굴이 닮아서 데려온 해적 포로가 생각보다 일을 잘 처리해내는 것에 만족해해 알레이시아에게 잘해주고 있다며, 그래도 혹시 의심하는 사람이 있을까 염려했는데 그런 사람도 없다고 칭찬한다. 알레이시아가 감사하다고 대답하자 특히 서왕국의 즈멘시아 공작부부(현 즈멘시아 노공작부부)가 알레이시아를 많이 칭찬했다고 알려준다. 마차가 거의 저택에 다다르자 알레이시아는 용기를 가지고서 말을 건다. 더욱 용기를 가진 알레이시시아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지금처럼 꼭, 아주 필요한 일에만 클로디아 왕제비의 대역을 하고, 평소에는 일을 하면서 지내면 안 되냐고 부탁한다. 이 말에 잠깐 생각하다가 생각해보겠다며 부정도 긍정도 아닌 애매한 대답을 내놓는다.
알레이시아가 어머니의 대역임을 알게 된 에르기는 당연하게도 싫다고 소리친다. 에르기는 울상을 짓고서 "레이디 알레이시아는 좋은 사람이지만, 어머니가 여기 멀쩡하게 계시잖아요. 그런데도 레이디 알레이시아에게 대역을 시키다니요. 싫어요. 아버지."라고 외치며 완강히 반대한다. 에르기의 반대에 대역이랄 것도 없고, 지금처럼 꼭 얼굴을 비추어야할 때, 일 년에 한 두번이면 된다며 에르기를 설득하려한다. 이에 에르기는 재차 싫다고 소리친다. 이번엔 에르기가 반대하지 않았다고 말했으나, 에르기는 찬성하지도 않았고, 사람들이 어머니를 두고 수근거린다니까 한 번이라 생각하고 참은거라고 대꾸한다. 알레이시아가 대역을 해준다면 어머니를 두고 수근거릴 사람은 없다며 재차 에르기를 설득하려한다. 이에 에르기는 그건 이미 어머니가 아니라고 팩폭을 날린다. 알레이시아의 언급에 의하면 애정 표현이 많진 않아도 늘 신뢰와 미소를 가지고 대하던 부자가 처음으로 언성을 높이며 싸웠다고. 에르기를 설득하다가 머리가 아픈지 손을 저으며 "이건 너 같은 어린 아이와 의논할 일은 아니야. 네게 괜한 이야기를 했군. 나가거라."라고 대꾸한다. 에르기가 휙 돌아서서 다른 곳으로 가버린 후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던 알레이시아는 심각한 얼굴로 팔짱을 낀채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에 클로디아 왕제를 불러보지만, 방으로 가 있으라고 대꾸한다.
다음 날이 되어서도 알레이시아에게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그상태에서 다시 파티에 가게 된 알레이시아는 그 자리에서 "사실...... 집 안에 절 많이 닮은 해적 포로가 있어요. 남편이 구해온 가엾은 해적 포로예요. 그런데 남편이 너무 그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서요. 가엾어서 데리고 있긴 한데, 신경이 쓰이네요."라는 폭언을 내뱉는다!!!
알레이시아가 내뱉은 폭언에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화난 얼굴로 정말이냐고 묻는다. 이에 대해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가엾은 사람을 쫓아내지도 못하겠고 이래저래 골치아프겠다며 수긍한다. 옆에 있던 블루 보헤안의 귀족은 말을 걸지도 않았는데도 불쑥 대화에 끼어들어 "왕제님도 참 너무하시지. 세상에 그런 일이 있나."고 수근거린다. 이어서 사람들도 그에 대해 염문을 의심하며 하나 둘 수근거리기 시작한다.
한편 10분이 지나도 알레이시아가 돌아오지 않자, 몇 분이 지나서야 가까이 온 클로디아 왕제는 한 두 명이 아닌 사람들이 알레이시아가 내뱉은 폭언에 대해 떠들어대는 걸 듣고 깜짝 놀란다. 알레이시아는 그런 클로디아 왕제의 허리를 감싸며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거 다 들었지요, 당신? 나와 닮은 여자가 있다고 해서, 그 여자에게 흔들리거나 하면 안 됩니다?"라고 자기가 클로디아 왕제비인 마냥 다정하게 묻는다. 이 말에 클로디아 왕제는 한여름의 더위에도 녹지 않을 그런 얼음처럼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이에 대해 알레이시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어느 날, 내가 아닌 다른 여자가 나타나 왕제비라 주장한다거나, 내가 공식석상에 나오지 않는다면......"라고 아예 가엾은 척 하여 사람들의 동조를 이끌어낸다.
이 사건으로 인해 클로디아 왕제비는 알레이시아를 내보내려고 결심하게 된다. 며칠 내내 밝았던 마차 안은 싸늘한 정적에 휩싸이고, 알레이시아는 내내 클로디아 왕제의 눈치를 살핀다. 그러다가 중간쯤 왔을쯤, 클로디아 왕제는 "대역은 더 이상 필요없다. 짐을 싸서 떠나."라고 딱 잘라 말한다. 알레이시아는 지금이냐고 묻지만 클로디아 왕제는 내일 날이 밝자마자 가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알레이시아가 싫다고 소리지르자 클로디아 왕제는 어이없어해 싫냐고 차갑게 묻는다. 하지만 알레이시아는 마차 손잡이를 꽉 붙잡고서 만약 이대로 쫓아낸다면, 파티에서 만난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왕제가 해적의 포로에게 반해 아내를 쫓아냈다"고 말하고 다닐거라고 협박한다. 이에 대해 클로디아 왕제는 사람들이 믿어줄성 싶으냐고 대꾸하지만, 알레이시아는 왕도 왕제도, 모두 다 자신을 며칠이나 그대로 두었고, 자신의 얼굴을 본 사람이 하나 둘이 아닌데 믿어줄 사람이 과연 없겠냐고 재차 협박했다. 마차가 멈추고 클로디아 왕제는 주먹을 쥐고서 당장이라도 분노에 차서 쓰러질 표정으로 알레이시아를 노려보지만, 알레이시아는 먼저 마차 밖으로 나가버린다.
한편 이 사건을 들은 에르기는 "다 아버지 때문이예요. 당장 사람들에게 일이 어떻게 된 건지 밝히세요!"라고 울면서 항의했다. 하지만 클로디아 왕제는 바로 그러겠다고 하지 못하고, 사람들이 우리를 비웃을거라며, 블루 보헤안 뿐만 아니라 온갖 나라들이 우리를 조롱할거라고 말했다. 에르기는 그게 어머니보다 중요하냐고 따지지만 클로디아 왕제는 어머니의 체면도 같이 상한다고 대꾸했다.
한편 에르기로부터도 "오늘 짐을 싸서 나가라"는 통보를 받은 알레이시아는 클로디아 왕제의 저택 내, 본인이 머무는 방에 불을 지른다!!!
이로 인해 클로디아 왕제의 저택에 불이 나게 되고, "왕제비가 알레이시아와 같이 있다"는 말을 들은 에르기가 알레이시아의 방 안으로 들어오자, 알레이시아는 자신의 얼굴 한 쪽을 완전히 그을림과 동시에 그 자리에 있던 에르기를 구하는 쇼를 벌인다. 이후 알레이시아는 그대로 에르기를 품에 안은채 저택에서 걸어나오고, 클로디아 왕제의 저택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클로디아 왕제의 저택에 온 즈멘시아 공작부인이 그런 알레이시아의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알레이시아를 안도시킨 후 알레이시아를 마차에 타는 걸 돕고, 에르기는 자기가 안아든다. 이후 즈멘시아 공작부인, 알레이시아, 에르기를 태운 마차는 임시 저택으로 출발한다.
한편, 알레이시아를 파티에서 빼내기 위해 연회 도중 집으로 떠났던 클로디아 왕제는 알레이시아가 외국 귀빈들 앞에서 자신이 왕제비라고 말한 일에 대해서 왕과 이 사태를 어떻게 처리할지 의논하기 위해 궁전으로 돌아가 왕을 만나고 있었다. 애초에 알레이시아가 며칠 동안이나 클로디아 왕제비의 대역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클로디아 왕제가 독단적으로 한 일이 아니라, 블루 보헤안의 왕이 며칠씩이나 모른 척 눈감아주고 있었던 상황이였기에 가능한 일이였으니, 클로디아 왕제로서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웠기 때문. 도중 심부름꾼에게서 소식을 듣게 된다.
심부름꾼에게서 관련 소식을 듣자마자 당황해해 "그게 무슨 소리야? 누가 누굴 데려가?"라고 소리친다. 심부름꾼이 송구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서왕국의 즈멘시아 공작부인께서 알레이시아 양을......"라고 말하자 클로디아 왕제는 "그 여자가 왜!"라고 소리친다. 심부름꾼은 서슬퍼런 왕제의 호통과 말없이 살벌하게 쳐다보는 블루 보헤안의 왕의 시선이 무서워 더욱 머리를 조아리며 저택에 불이 났다고 보고한다. 클로디아 왕제는 이 심부름꾼이 오기 몇 분 전, 앞서 출발한 심부름꾼으로부터 저택에 화재가 났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상태였기에 그 얘긴 들었다고 대꾸한다. 심부름꾼이 알레이시아가 에르기를 구했다고 보고하자 내내 무섭던 클로디아 왕제의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리고, 클로디아 왕제는 "에르기를 구하다니?"라고 묻는다. 에르기가 알레이시아에게 갔던 모양이라는 보고에 클로디아 왕제는 "그 아이가 거길 왜?"라고 묻는다. 심부름꾼은 모르겠다며, 내내 같이 어울려 노셨으니, 이번에도 놀러가신 게 아니냐고 대답했으나 클로디아 왕제는 그럴리가 있겠냐며, 알레이시아가 대역을 계속 하겠다 말한 후로 사이가 갑자기 나빠졌다고 대꾸한다. 심부름꾼은 에르기가 기절했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에르기가 알레이시아의 방에 가서 위험에 빠졌는데 알레이시아가 에르기를 구했다고 보고하고서 말을 흐린다. 클로디아 왕제는 말하라고 재촉하지만 심부름꾼으로부터 알레이시아가 큰 부상을 당했다는 보고를 듣는다. 이에 클로디아 왕제는 "큰 부상이라니?"라고 되묻지만 심부름꾼은 그냥 얼핏 봐도 큰 부상이였다고 말하고서 "얼굴 한 쪽이......"이라고 말끝을 흐린다.[3] 심부름꾼이 온 이래 내내 침묵을 지키던 블루 보헤안의 왕은 그제야 입을 열며 "곤란해지겠구나. 클로디아. 즈멘시아 공작가는 서왕국에서도 명망이 높은데, 이대로 가다간 빼도 박도 못하게 그 여자가 왕제비가 되게 생겼는걸."라고 한탄한다.
클로디아 왕제는 소식을 들은 후에도 바로 성을 나서지 못한다. 지금 공작가를 찾아가보아야 어쩔 도리가 없으니 아예 대책을 세우고 가려고 했던 것. 하지만 이런 일에 어떻게 대책을 세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지지부진한 말만 주고 받게 된다. 이후 클로디아 왕제는 새벽에야 알레이시아, 에르기, 즈멘시아 공작부부가 머물고 있는 임시 저택으로 간다.
공작부인은 클로디아 왕제가 새벽에야 임시 저택에 찾아오자 "참으로 빨리도 오십니다."라고 차갑게 비꼰다. 이 말에 블루 보헤안 내에서라면 감히 왕제에게 이런 언사를 할 이는 없었다고 분노했으나, 이내 서왕국은 황제국이 아닌 나라 중에서도 가장 강대한 국가였고,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서왕국에서 손꼽히는 공작가의 주인임을 상기해 분노를 꾹 눌러 참고서 다친 사람들을 구해주었다고 들었다고 묻는다. 이 말에 즈멘시아 공작부인이 부인과 아드님을 구해준거라고 대꾸하자 즈멘시아 공작부인에게 어디 있냐고 묻는다. 즈멘시아 공작부인이 앞서서 걸어가자 뒤를 따라 걷는다. 속은 뒤집어지기 직전이였고, 마음은 복잡하고 갑갑한 상태로 걸어가던 중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어느 방 문 앞에서 멈춰 여기라고 말한 후 문을 두드린다. 안에서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리자 방 안으로 들어간다.
알레이시아는 서왕국에서 데려온 의사가 진료를 보고 있었고, 즈멘시아 공작부인의 하녀가 알레이시아의 옆에서 시중을 들어주고 있는 상태였다. 알레이시아는 클로디아 왕제를 발견하고 웃으면서 "여보."라고 친근하게 클로디아 왕제를 부른다. 그 힘없고 가엾은 목소리에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혀를 차며 아직 아무 것도 못 먹었다며, 배가 많이 고플거라고 말한다. 알레이시아의 얼굴 한 쪽이 붕대로 감싸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자, 의사는 치료는 했고 응급처지도 잘 됐지만, 흉터가 남을거라고 말한다. 이런 알레이시아의 모습을 본 클로디아 왕제는 적어도 자신의 눈에는 얼굴 반쪽을 저렇게 하고 있으니 얼레이시아는 왕제비와 닮아보이지 않지만, 얼굴 반쪽을 저렇게 하고 있으니 알레이시아는 다른 이들에게 당연히 왕제비로 여겨지는 듯 하다고 평했다. 의사의 언급에 따르면 사람들은 알레이시아의 행동에 대해 "왕제비가 참으로 용감하다. 자식이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 구하러 들어가는 건 부모라 한들 절대로 쉽지 않다. 영웅 중에 영웅이다."라고 칭송했다고. 이 의사 역시 정말로 용감하고 대단하신 분이라고 알레이시아를 칭송했다. 물론 의사의 칭찬은 클로디아 왕제에게 들리지 않았다. 클로디아 왕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알레이시아는 피곤하다며 눈을 감는다.
잠시 알레이시아의 모습을 보다가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가까스로 끄집어내 즈멘시아 공작부인에게 사람들이 많이 다녀갔냐고 질문한다.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어딜 말하는 겁니까? 저택에? 저택이라면 그래요. 다들, 담벼락에 다닥다닥 붙어 구경하는 중이죠."라고 대답해준다. 임시 저택 말이라고 질문하지만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임시 저택에도 사람들이 몇 명 다녀갔다고 대답해준다. 이 말에 눈을 질끈 감고서,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구하려다 크게 다친 왕제비"의 모습을 보았음을 알아차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알레이시아를 쫓아내더라도 사람들은 왕제가 "아내가 얼굴에 화상을 입으니 버렸다"고 수근거릴 것이고, 절대로 진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직감해 속으로 이를 어쩐단 말이냐고 한탄한다. 알레이시아는 일부로 클로디아 왕제의 저택에 불을 지른 후, 자신의 얼굴에 화상을 입힘과 동시에 에르기를 구하는 자작극을 벌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클로디아 왕제비"임을 인식시켰던 것.
그때 에르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의사는 얼른 클로디아 왕제에게 다행히 에르기는 다친 곳이 많이 없다며, 에르기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려한다. 그러나 의사가 말을 잇기 직전, 에르기는 곧장 클로디아 왕제에게 다가와 "사람들에게 말하세요! 저 사람은 제 어머니가 아니라고, 사람들에게 얘기해주세요!"라고 따진다. 사실 에르기는 기절했다 깨어난 후 자신을 구하고 치료받는 이 "클로디아 왕제비"가 자신의 친모가 아닌 알레이시아임을 알고 있었기에 문제를 제기하려했던 것이였다. 하지만 의사는 그런 에르기의 모습을 안쓰럽다는 듯 보면서 충격을 받으신 모양이라며, 자꾸 어머니 얼굴을 못 알아보고 저런 말을 하신다고 말한다. 에르기는 "아니예요! 전 충격을 받아서 헛소리를 하는 게 아니예요! 아버지, 아버지가 말해요! 저 사람은 가짜고 대역일 뿐이라고!"라고 외친다. 그러나 충격을 받아 기절했던 에르기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 말에 에르기를 안쓰럽게 쳐다본다. 클로디아 왕제마저도 에르기를 안쓰럽게 쳐다보자, 사람들은 다들 에르기가 기억에 문제가 생겼거니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사람들은 그 어느 누구도 에르기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결국 알레이시아는 클로디아 왕제비의 이름 및 신분, 얼굴을 빼앗는데 성공한다.
이후 즈멘시아 공작부부와 함께 식사한다. 식사 도중 "제 아내를 구해주시다니 어떻게 감사를 해야될지."라고 말한다. 그때 소리가 들리고,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소리가 들린 쪽으로 쳐다본다. 즈멘시아 공작부인은 아치문 너머로 넓은 거실로 뛰어가는 어린 에르기와 하인리 왕자를 목격한다. 본인도 소리를 듣고 그쪽을 쳐다보고서 "왕자님께서는 밝은 분인 모양이군요. 움직임이 가볍고 좋으니 검을 잡으면, 실력이 뛰어나실 것 같습니다."라고 무심하게 하인리 왕자를 칭찬한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억지로 입 뱉은 칭찬이였지만, 이는 사실이기도 했고, 얼핏 봐도 하인리 왕자는 움직임이 날래고 눈이 가벼웠는데다, 팔다리도 길쭉하니 검을 잡기 좋아보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즈멘시아 공작은 자신의 나라의 왕자가 칭찬을 들었는데도 "어차피 왕위에 오르지도 못할 것을. 둘째는 너무 뛰어나도 그게 흠이지요."라고 차갑게 중얼거린다. 클로디아 왕제 본인도 한때 둘째 왕자였기에 즈멘시아 공작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이후 클로디아 왕제는 알레이시아를 그대로 데리고 있는다. 클로디아 대공의 태도로 인해 에르기가 후에 어떤 일을 벌였는지 감안하면 알레이시아와 더불어 재혼 황후 세계관의 만악의 근원이자 모든 비극의 원흉이라고 볼 수 있다.
2.3. 결말
다시 현재 시점에서 등장. 에르기를 찾아온 에인젤은 "별원에서 지내는 '진짜 모친'이 저택 밖으로 나가는 걸 돕겠습니다. 그 일에 치유마법사가 필요하다지요?"라고 치유마법사를 빌려주겠다고 거래를 제안함과 동시에 "인위적인 마법사 배양, 마력 감소 현상 등 어느 쪽이라도 좋으니 알려줄 수 있겠냐"고 요구한다.이 사실을 안 알레이시아는 '클로디아 대공비'의 이름으로 나비에에게 편지를 보내고, 나비에는 하인리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하인리로부터 서대제국으로 와달라는 급보를 받은 에르기는 나비에에게 클로디아 대공비의 사정과 에인젤이 제안한 거래에 대해 알려준다. 나비에는 "내가 같은 조건을 내밀면 입을 다물겠냐"고 제안해 에벨리를 보내려한다.
이후 나비에는 에벨리와 소비에슈에게 편지를 보내 클로디아 대공비의 사정과 에인젤이 에르기에게 제안한 거래에 대해, '사정이 있어서 꼭 치유마법사가 필요한데 혹시 도와줄 수 없겠냐'고 부탁한다. 나비에로부터 편지를 받은 소비에슈는 에벨리를 에르기에게 보낸다. 이후 에벨리는 에르기와 함께 클로디아 대공의 저택으로 온다.
이 사실을 안 알레이시아는 클로디아 대공을 찾아와 에벨리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이미 집사에게 사정을 다 들은 후였기에 이미 들었다고 말한다. 알레이시아는 자신의 팔을 흔들며, 어떻게 할 거냐며, 이대로 보낼 거냐고 따진다. 그때 집사는 에르기와 대화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이에 '에르기는 '그 일' 이후로 내 말을 단 한 번도 듣지 않는다'고 대꾸한다. 이후 한참동안 각자 생각에 잠겨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때, 말없이 생각에 잠겨있다가 "아들은... 다시 낳으면 되겠지."라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뱉는다. 이 말에 알레이시아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클로디아 대공을 쳐다보다가, 대번에 그 뜻을 이해하고서 "죽이다니! 안 돼요!"라고 비명을 지른다. 즉, 에르기를 죽이겠다는 뜻. 이에 "네가 에르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 알레이시아. 굳이 이런 식으로 티를 내지 않아도 돼."라고 대꾸한다. 이 말에 알레이시아는 속으로 분노를 표출하면서도 순순히 나가버린다. 알레이시아가 나간 후 집사에게 에르기는 분명 자기 소유의 그 섬으로 배를 타고 갈 것이니, 에르기와 에벨리, 클로디아 대공비가 타고 있는 배를 침몰시켜 에르기와 에벨리는 죽이고, 클로디아 대공비만 구출해서 다시 저택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내린다!!![4][5]
이후 클로디아 대공의 사주로 에르기, 에벨리, 클로디아 대공비가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하게 된다. 세 사람은 바다에 빠지게 되지만 무사히 구출돼 원래 가려던 도시에 도착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같은 배에 타고있던 애꿎은 다르타가 실종되고 만다.[6] 그 소식을 듣게 된 에인젤은 매우 분노해서[7] 블루 보헤안에 남은 뒤, 클로디아 대공에 대해 샅샅이 조사하면서 마침내 대공비에 관한 모든 사실을 알아낸다. 이로 인해 에인젤은 대노해 알레이시아의 친부모와 클로디아 대공비의 친척을 모셔오고, 블루 보헤안의 왕에게는 '에르기 공작을 구해줬으니 그 보답으로 파티라도 열어달라'고 전하라고 지시한다. 이로 인해 자신이 저지른 악행이 밝혀지게 생겼다.
결국 알레이시아에게 에인젤의 공로를 치하하는 연회에 갈 채비를 하라고 지시한다. 알레이시아는 황당해하며 무릎 위에 덮어둔 담요를 움켜쥐고서 이럴 때 하하호호 웃고 싶냐고 따진다. 이에 자신도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며 이 연회 자체가 에르기와 블루 보헤안의 사람들을 구해준 초국적 기사단에게 보답하는 자리라고 알려준다. 알레이시아가 그럼 클로디아 대공 혼자만 참석하라고 대꾸하자 그렇게 해도 자신은 아무 상관없지만, 대외적으로 클로디아 대공비인 알레이시아가 참석하지 않으면 말이 나올 거라고 일갈한다. 게다가 그간 알레이시아가 밀어온 "클로디아 대공비"의 이미지와는 다를 거라며 그녀를 압박한 뒤 방에서 나가버린다. 결국 이에 굴복한 알레이시아와 함께 연회에 참석한다. 이후 에르기와 진짜 대공비에 대해 블루 보헤안의 왕과 대화할 게 있어 다른 방으로 가 있는다.
한편 에인젤은 알레이시아가 클로디아 대공비 행세를 하며 참석한 연회에 그녀의 친부모와, 클로디아 대공비의 친척들을 초대한다. 덕분에 알레이시아는 연회장에서 친부모와 마주치게 되고, 알레이시아의 친부모가 알레이시아를 알아보면서 알레이시아의 정체가 드러난다.
얼굴을 가리는 모자를 쓴 채 먼발치에서 지켜보고 있던 에인젤은 부하에게 눈짓하고, 에인젤의 부하는 진짜 클로디아 대공비의 친척들에게 다가가 "아니, 저 사람들은 왜 대공비를 이상한 이름으로 부르지? 대공비 이름이 알레이시아던가?"라고 말하며 은근슬쩍 분위기를 몰아간다. 연회장에 참석해 있던 진짜 클로디아 대공비의 친척들은 무슨 일인가 싶어 알레이시아 쪽으로 가보지만, 가서 보니 대공비라고 서 있는 사람이 대공비가 아닌 상황에 황당해해 알레이시아는 클로디아 대공비와 많이 닮았긴 했지만, 다른 사람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알레이시아의 부모는 대공비의 친척에게 그쪽은 누구냐고 묻고, 대공비의 친척도 자기들은 클로디아 대공비의 친척이라고 소개한다.
짧은 사이에 이상하단 걸 눈치챈 대공비의 친척은 알레이시아에게 "당신 누구야? 당신 누군데 대공비 전하인 척 하고 있어?"라고 따진다. 이로 인해 그간 알레이시아가 클로디아 대공비 행세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하지만, 이전부터 알레이시아와 친하게 지냈던 한 귀족은 알레이시아가 클로디아 대공비라고 주장한다. 이에 알레이시아는 이상한 사람들이라며 무시하라고 말하면서 상황을 무마해보려하지만, 자기들이 되려 희한한 사람 취급받은 진짜 클로디아 대공비의 친척은 더욱 발끈해서 클로디아 대공비의 본명을 밝히고 말로노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패를 보여주어 본인들의 신분을 증명한다. 그와 동시에 클로디아 대공비가 말로노 가문의 방계라는 사실을 밝힌다. 대공비의 다른 친척도 화가 나서 "대공비 전하와 결혼 후 왕래가 많진 않았지만, 성장할 때까지 함께 지내서 얼굴은 똑똑히 기억합니다. 당신은 전하와 많이 닮았지만 다른 사람이야!"라고 항의하며 알레이시아가 가짜 클로디아 대공비임을 확인사살한다.
상황을 지켜보던 블루 보헤안의 귀족, 정확히는 에인젤의 명령을 받고서 대기 중이던 귀족 하나가 알레이시아의 부모에게 다가가 대공비를 '알레이시아'라고 부르지 않았냐며, 알레이시아를 알고 있는거냐고 추궁하고, 에인젤의 또다른 부하도 무척 친한 척 말을 걸었다고 말하며 연신 바람을 넣는다. 이에 대해 알레이시아의 부모는 서로 말을 맞추면서 또다시 알레이시아를 버리기까지 한다. 알레이시아는 부모가 또다시 딸을 버리면서 맞추기라도 한 듯 주고받는 이야기에 탈출구를 찾기 위해, 두 손으로 팔을 감싸고서 혼란에 가득 찬 두려운 얼굴로 "아들, 내 아들은 어디 있어요?"라고 외치기 시작한다. 알레이시아가 얼굴에 난 화상 자국을 보이자 사람들은 알레이시아가 에르기를 구하기 위해 화재가 난 클로디아 대공의 저택에까지 뛰어들었단 걸 떠올리고, 이를 본 귀족 한 명이 멍하니 '알레이시아는 미쳐서 자기가 대공비라고 생각한다'고 혼잣말을 한다. 혼잣말이라지만 제법 큰소리였고 이 어이없는 상황에서 가장 그럴 듯하게 들리고, 다른 귀족들도 이에 혹하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가짜 대공비라는 게 기정사실화 된다. 그러던 중 귀족들 중 한 명이 예리하게 알레이시아는 클로디아 대공의 저택에 화재가 나기 전에도 본인이 대공비라고 말했고, 지금은 미쳐서 그렇다치더라도 클로디아 대공은 어떻게 자기 아내의 얼굴도 모르냐며 이상한 점을 지적한다. 이내 알레이시아를 처음 데려온 것도 클로디아 대공이였다고 지적하며 클로디아 대공도 함께 의심한다.
에인젤이 사람들을 구해준 일을 축하하기 위해 주최된 파티였지만 이 소란에 다들 원래의 목적을 잊어버린지 오래였고, 웅성거리는 소리가 파도를 탄 듯 여기저기서 작아졌다 커지길 반복한다. 그때 에르기와 진짜 대공비와 관련해 블루 보헤안의 왕과 의논한 클로디아 대공이 연회장 안으로 막 들어선다. 평소처럼 무심한 얼굴로 안에 들어온 클로디아 대공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우르르 쏠리자, 흠칫해하며 멈춰서고 직감적으로 무언가 잘못됐음을 눈치챈다. 알레이시아마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하염없이 에르기를 찾으며, 가짜 대공비 행세가 클로디아 대공의 독단적인 행동인 척 자신에게 모든 걸 뒤집어씌우면서[8] 궁지에 몰린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명예와 평판이 추락하고, 저택으로 돌아와 자신을 배신한 알레이시아에게 분노를 표출한다. 그런 클로디아 대공의 모습을 본 집사도 깜짝 놀라, 펄쩍 뛰며 알레이시아가 가짜 클로디아 대공비란 걸 들켰냐고 묻는다. 이에 알레이시아의 친부모가 연회장에 있었다고 대답하고, 이 말을 들은 집사마저 당황해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며 알레이시아와 그녀의 친부모가 자신을 팔아먹은 게 중요할 뿐이라고 분노한다. 이에 '알레이시아와 그녀의 친부모가 먼저 상황을 몰아갔다'고 반박을 하자는 집사의 제안에 '체면 때문에 입 다물고 있었다'고 말하란 거냐고 묵살한다. 그러자 집사는 과거 사람들 앞에서 진짜 클로디아 대공비를 해적 포로로 둔갑시킨 건 알레이시아라고 밝히자고 제안하면서, 알레이시아를 '그 분'이라고 호칭하자 황당해하고 그 모습에 집사도 말을 얼버무린다. 하지만 이내 그것도 소용없을거라며, 누가 먼저 했는지를 중히 여기는 건 당사자들 뿐이라고 일갈한다. 집사는 블루 보헤안의 선왕도 알레이시아와 관련된 일을 눈감아줬다고 주장해보자고 하지만, 이 상황에서 선왕을 언급해봤자 현 국왕은 자기 아버지를 끌어들였다며 오히려 난리를 칠 것이고 그로 인해 일이 더욱 커질거라며 묵살한다. 이내 조카인 블루 보헤안의 현 국왕마저 자신을 옹호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직감한다.[9] 결국 벽에 걸린 세계 지도 테피스트리를 바라보며 주먹을 쥐고서 "모국을 떠나긴 싫지만 여기서 망신당하며 사는 것보단 낫다."라고 말한다.
이후 외국으로 도주한다. 이 와중에 자신을 배신한 알레이시아에 대한 복수로 친부모를 떨어뜨리고 간신히 대공가의 저택으로 돌아온 그녀를 돈 한푼 없이 내쫒는다.[10]
그러나 에인젤에 의해 아들 에르기를 사고사를 가장해 살해하려고 한 사실마저 폭로되면서 블루 보헤안 전체가 발칵 뒤집힌다. 이로 인해 아내를 버리고 아들을 살해하려고 한 최악의 범죄자로 낙인찍히며 블루 보헤안 전체에서 비난을 받게 된다. 결국 블루 보헤안의 국왕마저[11] 분노해 클로디아 대공과 알레이시아를 잡아오라고 명령하고, 이 명령이 내려지자마자 수도에 머무르고 있던 알레이시아는 바로 투옥된다. 하지만 클로디아 대공이 외국으로 달아난 상황에서 알레이시아만 체포되자, 역으로 클로디아 대공과 왕실에 대한 비난 여론만 더욱 강해진다.[12] 결국 블루 보헤안의 국왕과 시림 왕제가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클로디아 대공 대신, 동정받는 에르기를 감싸안기로 결정하면서[13] 조카들에게마저 버림받는다. 이후 행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시림 왕제의 말대로 왕족으로서의 지위까지 빼앗긴채, 추방 혹은 유폐되어 남은 평생을 비참하게 살 것으로 예상된다.[14]
[1] 사실 클로디아 대공의 말이 결코 틀리지 않은 게 에르기가 정말 어머니의 인생을 망친 자들에게 복수하고 싶었다면, 바로 진정한 원흉인 알레이시아와 클로디아 대공에게 복수해야 했다. 하지만 에르기는 무고한 사람들을 복수의 대상으로 삼아 온갖 피해를 끼쳤다. 게다가 에르기가 '어머니의 복수'를 한다는 명목으로 소비에슈와 동대제국 황실을 망가뜨리기 위해 라스타를 이용 대상으로 삼고 일부로 접근해 악행을 부추기면서, 나비에를 비롯한 무고한 피해자들이 여러명 생겼고 그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인생이 망가진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니다. 한 술 더 떠서 결과적으로 에르기의 고국인 블루 보헤안은 나라의 위신이 추락하는 걸 넘어서 동대제국에 의해 멸망하기까지 할 뻔했다.[2] 사실 이 행동도 까여도 마땅한 게 당시 전근대의 동서양에서 정실부인이란 단순히 남편의 공식적인 처를 떠나, 가문 내부의 일을 다스리는 중요한 직책이었기에 함부로 대역을 쓸 위치가 아니었다. 동서양의 왕실에서 사별과 이혼 등으로 왕비의 자리가 공석이 되면, 바로 재혼하여 새로운 배우자를 맞은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였다. 사정이 어떻든 간에 국왕을 내조하며 내명부를 다스릴 인물은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 다만 실제로 미국에서 영부인이 건강 문제같은 피치못할 이유로 공식석상에 나오지 못한다면 불가피하게 대역을 쓰긴 했지만, 이런 경우에서조차 딸이나 며느리, 여동생, 조카딸 같은 가까운 친인척 여성에게 맡기지 단지 외모를 닮았다고 외부인에게 떠맡기진 않았다.[3] 사실 이 심부름꾼은 즈멘시아 공작부인이 바로 알레이시아를 챙겨 떠났기에, 알레이시아의 상태가 어떤지 정확히 몰랐다.[4] 문자 그대로 완전히 정신나간 짓이다!!! 클로디아 대공의 이 말은 입막음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친아들을 사고사로 위장해 죽이겠다는 뜻이다. 그걸로도 모자라 에르기를 처리하기 위해 그 배에 탑승한 수많은 승객들마저도 강제로 희생시킬 뻔했다. 더욱 가관인 건 클로디아 대공비만 빼내서 다시 저택으로 돌려놓겠다고 한다. 이와중에 대공비를 "내 아내"라고 칭하는 건 덤. 정작 병약한 클로디아 대공비를 치료하기는 커녕 별원에 방치해버린 뒤 신경조차 쓰지않고, 알레이시아의 악행으로 그녀가 세상에 '없는 사람' 취급당해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건 바로 클로디아 대공이였다. 이쯤되면 아버지로서도, 남편으로서도, 한 명의 인간으로도 실격인 걸 넘어서 사이코패스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5] 가장 문제점은 클로디아 대공의 이 정신나간 악행으로 인해 아예 블루 보헤안 자체가 멸망할 뻔 했다는 것이다. 에벨리는 동대제국 황실 소속 마법사이자 귀하디 귀한 치유 마법사이다. 그런 에벨리를 죽인다는 것은 동대제국 황실에 매우 중대한 위해를 가하는 행위이다. 마법사 군대가 동대제국 황제의 힘이자 동대제국이 오랜 세월 최강대국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 근원임을 생각하면, 지금 클로디아 대공은 동대제국에 대한 "국가내란죄" 겸 "매우 중대한 반역죄"를 저지른 것이다. 만약 이 사실이 알려졌을 경우 동대제국은 블루 보헤안의 방계 왕족에 불과한 클로디아 대공이 자신들의 황실 소속 마법사인 에벨리를 사고사로 위장하여 살해하려고 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블루 보헤안을 아예 멸망시켰을 것이다. 게다가 에벨리의 후원자이자 서대제국의 황후인 나비에도 에벨리를 개인적으로 매우 아끼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클로디아 대공은 동대제국에 이어 나비에를 위시한 서대제국과 제국 연합까지 적으로 돌린 것이나 다름없다. 나비에 역시 자신이 아끼는 에벨리를 살해하려고 한 클로디아 대공에게 보복을 가할 것이 뻔하다.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에르기 역시 복수극을 벌여 동대제국에 의해 블루 보헤안을 멸망시킬 뻔 했다.[6] 실종되었다고 알려져있었을 뿐 사실은 하인리가 보낸 새대가리 일족 사람들에게 구출되었다.[7] 다르타는 극도로 희귀한 치유 마법을 쓸 수 있는 마법사였기에 에인젤은 그녀를 포섭하기 위해 매우 공을 들였다. 그런 다르타가 클로디아 대공이 일으킨 선박 사고에 휘말려 실종되었다고 알려졌으니 분노하는 게 당연하다.[8] 문제는 이게 여러 가지로 축약됐지만 엄연히 사실이라는 것.[9] 블루 보헤안은 그동안 알레이시아가 클로디아 대공비 행세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폭로된 걸로도 모자라, 그 모든게 클로디아 대공의 지시에 의한 일이라는 사실마저 밝혀지면서 왕실의 위신이 매우 추락한 상황이였다. 이런 상황에서 클로디아 대공이 스스로를 비호한답시고 알레이시아와 관련된 일을 블루 보헤안의 선왕이 묵인했다는 사실을 밝힌다면, 블루 보헤안은 왕실의 위신이 더욱 추락할 것이고 오히려 현 국왕은 더욱 분노해 선왕을 능멸했다며 왕실 능멸죄까지 적용할게 뻔했다.[10] 아예 저택을 지키는 호위기사에게 "가짜가 찾아와도 절대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까지 하고 떠났다. 심지어 저택으로 들어가지도 못하는 알레이시아에게 달랑 가방 하나만 주고 쫓아냈는데, 당연히 그 가방 안에는 앞으로의 생활비가 될만한 돈, 옷, 보석같은 건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11] 이미 라스타와 관련된 에르기가 벌인 짓으로 동대제국과 사이가 틀어져 이가 갈리는데, 이젠 그 아버지까지 왕실을 수치스럽게 만들자 친척이고 뭐고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어한다.[12] 이렇게 알레이시아에 대한 동정과 왕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결국 블루 보헤안의 국왕은 알레이시아를 감옥에서 빼내주면서 그녀는 간신히 목숨만을 부지하게 된다.[13] 블루 보헤안의 국왕은 그전까진 자신이 숙부인 클로디아 대공을 버리면 사람들이 기뻐하는 것도 잠깐이고 시간이 지나 열기가 가라앉으면, 오히려 사람들은 자신을 두고 숙부를 버린 박정한 패륜아라고 비난할거라는 걸 짐작하며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에 시림 왕제는 이전부터 알레이시아가 가짜 대공비라고 주장한 에르기에 대한 동정여론이 강해지고 있으니 그를 감싸안으면, 국왕에게 혈육의 정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줄어들 거고 여론도 달랠 수 있을 거라고 설득한다. 애초에 왕실과 어떤 인척관계도 없던 알레이시아는 가차없이 외면하는 건 덤. 시림 왕제 曰 "대공비(알레이시아)를 가엾다 말하는 사람 중에 자기 돈 내가며 대공비를 챙길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말만 그러는 거야. 그냥 둬. 풀어줘도 어차피 귀족으론 돌아올 수 없을테니."[14] 알레이시아 역시 목숨만을 부지했을 뿐 범죄자로 전락해 돈 한 푼도 없는 채로, 남은 평생을 손가락질 당하며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