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02:56:19

켄더

Kender
파일:external/www.nerdsonearth.com/Tasslehoff-Burrfoot.png

1. 소개2. 설정3. 바깥 고리

1. 소개

TRPG 체계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세계관 설정인 드래곤랜스에 등장하는 고유 종족.
가가스의 그레이젬이 원래 다른 종족이었던 이들을 켄더로 변화시켰다고 한다. 드래곤랜스의 엘프들은 원본이 노움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리 봐도 엘프인 것 같다.

2. 설정

유쾌하고 쾌활하며 시골의 삶을 즐기는 종족으로, 대체로 J. R. R. 톨킨이 창작한 종족인 호빗과 유사한 생태를 가졌다. 다만 호빗과 달리 몸이 호리호리해 생김새는 엘프 꼬마와 비슷하다. 노래를 좋아해서 일상생활에 쓰이는 도구나 무기를 전부 악기화한다. 호기심이 넘쳐나고 공포를 모르며 소유권 개념이 희박해서 어떤 고난이나 협박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설 수 있고 옆집 사람끼리 야박하게 굴지 않고 잘 지낸다.

......켄더의 장점은 다 말했으니 이제 단점에 대해 말해보자. 호기심이 넘치고, 공포가 없다는 것이, 기가 막히게 상호작용을 이루어서 이들은 다른 종족들이라면 무서워서 못할 짓을 태연히 한다. 모에하게 표현하면 종족 전체가 도짓코라고 할 수 있다. 던전에 들어가면 눈에 들어오는 스위치는 일단 눌러놓고 보고, 바닥 색깔이 이상하면 거기만 밟고 지나가고, 저기 저편에 눈길을 확 끄는 반짝이는 것(정체가 뭐가 뭔지 몰라도 상관없다)이 있으면 이들이 가장 먼저 달려 나가 일단 손에 들고 관찰부터 시작한다. 그게 뭔지 모를 걸 작동시키는 스위치건, 쓴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저주받은 왕관이건, 용 앞에 쌓여있던 보물 중 하나건 그런 상황은 이들에게는 아웃 오브 안중이다.

더군다나 소유권 개념이 희박하고 당연히 민폐 개념도 별로 없기 때문에 동료들이 있건 없건, 이 짓거리를 24시간 내내 벌인다.
켄더가 포함된 모험가 일행이 던전에 들어가면 켄더가 바보짓하고 그걸 동료들이 죽어라 수습하는 일이 일상다반사로 일어난다. 던전이 아닌 곳에서는 그나마 켄더의 호기심을 끌 수 있는 일이 적어서 잘 일어나진 않지만, 절대 켄더의 자제심이 생겨난 게 아니다. 오죽하면 드래곤랜스 책에 - "세상에서 지루한 켄더만큼 위험한 것은 없고, '아차!'(Oops!)라고 말하는 켄더보다 무서운 것은 없다." - 라는 말이 당당히 실려있다... [1]

게다가 호기심이 넘치고 소유권 개념이 희박한 면이 합쳐지면 이번엔 ‘내 건 내 거, 네 것도 내 거’를 외치게 된다... 아니, 이들에게는 처음부터 내 것 네 것이 없다. 자기 흥미를 끄는 물건이라면 그게 동료의 주머니에 들어있건 길거리 좌판에 놓여있건 지나가는 행인 A의 주머니에 들어있건 일단 집어 들고 보며, 그게 절도라는 자각도 없다. 그리고 손에 든 물건에 집중하다가 이게 원래 자기 게 아니라 어디서 주워왔다는 걸 까먹고 자기 주머니에 넣는다. 어떻게 보면 종족 전체에 도벽이 있는 거다. 그나마 비싼 게 아니라 재밌는 걸 훔치는 게 다행이랄까... 재밌는 게 비싸면 얘기가 달라진다. 덕후들이 덕질 물건 가져가는 조카나 사촌동생 보는 기분일지도

아무튼 도짓코랑 똑같이 보고 있으면 재밌지만 실제로 만나면 짜증나는 이들이다. 트롤링 전문 종족이라고도 불린다[2] 켄더의 트롤링으로 장면, 진지한 분위기, 더 나아가서 팀 자체를 깨버렸다는 사례는 꽤나 많아서 드래곤랜스 플레이가 비교적 활발하고 잘 알려진 서양권에서는 켄더 혐오와 그를 극복하는 방법이 진지하게 논의되는 수준이다. 창작물에서야 작가의 호의가 보호해주겠지만 위에 쓰인대로 게임 속에서 직접 만나게 될때는 자신과 관련된 일(그리고 자신이 휘말려 손해를 보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켄더의 종족 특성을 방패막이로 루니짓을 하는 플레이어가 꽤 많은지 켄더의 원본이라 할 수 있는 하플링 혐오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자주 제안되는 해결책은 다른 종족과 함께하는 상호작용에서 켄더스러운 짓을 하면 책임을 지게 된다는 것을 경험과 지식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본능을 억누를 수 있다는 설정을 붙이고, 켄더의 긍정적이고 용기있는 좋은 면모를 살리는 쪽이 권장된다.

켄더의 저러한 트롤링이 오죽 말이 많았으면 5판에서 시범 공개된 드래곤랜스 컨텐츠에선 켄더가 물건을 훔치는게 아니라 켄더에게 있는 선천적인 마법의 기현상의 영향으로 켄더의 주머니나 가방에서 마치 마법처럼 물건이 생겨난다고 변경되었다. 근데 문구가 애매하여 완전히 새로 생겨나는게 아니라 주인이 있는 물건이 켄더의 관심을 끌면 무의식중에 켄더에게 옮겨온다는 식으로 해석할 여지가 남아있어 여전히 트롤링에 주의. 룰로써 남의 물건을 훔치지는 못하게 되었고 랜덤으로 임시 물건을 꺼내는게 그럭저럭 재미있다는 편. 일단 켄더의 최대 문제점이었던 종족 단위 도벽과 트롤링에 관한 언급이 없어져 돈법사와 제작진 측에서도, 켄더의 기존 설정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한듯. 지금까지 있던 켄더의 도둑질(과 그로 인해 벌어진 사건사고들)이 전부 오해였다고 언급할 정도로 상당히 과감한 설정변경인지라 싫어하는 사람들은 어디서 약을 파냐는 반응이 제법 많고, 반대로 켄더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켄더의 매력이 죽어버렸다고 하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켄더는 태슬호프 버풋(Tasslehoff Burrfoot) - 줄여서 태스(Tas) - 으로, 세상을 적어도 3번 이상은 구한 드래곤랜스 연대기의 진주인공으로 본 항목의 이미지가 본인이다. 자그마치 혼돈의 신 카오스에게 상처를 입혀서 그를 쫒아내는데 공헌하고, 시공을 뛰어넘어 세계를 구하고, 최고위 신과 친구도 먹는 등 무지막지한 일들을 해낸다.

3. 바깥 고리



[1] 이미 뭔가 일을 벌였다는 얘기인 관계로, 이제부터 할 일은 단 하나 ─ "무조건 뛰어라!"[2] "이런 행동을 켄더가 아닌 다른 종족으로 플레이할 때 한다면 영락없는 루니 플레이가 되겠으나 종족이 켄더라면 설정을 잘 살린 훌륭한 역할연기가 아니냐"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종족이 켄더건 뭐건 다른 플레이어들 및 마스터와의 충분한 상의가 없다면 루니 플레이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캐릭터는 켄더일지라도 플레이어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캐릭터의 설정을 방패삼아 트롤링을 벌이는 짓, 즉 다른 플레이어들을 곤란하거나 짜증나게 만드는 행동을 하고 "내 캐릭터는 설정이 뭐뭐하기 때문에 원래 그래" 라고 변명하는 행태는 루니 플레이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히는 것이며, 루니 플레이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플레이 경험을 망친다는 점에서 먼치킨만큼이나 욕을 먹는 행위인 것이다. 물론 반대로 다른 플레이어와 협의하에 도짓코질마저도 즐거움의 일부로 녹여낼 수 있다면 종족이 켄더든 트롤이든 마음껏 활개쳐도 아무 상관 없다. 결국 이 역시 '자기 캐릭터의 설정(그 설정으로 인한 영향력)을 받아들이라고 다른 참여자에게 강요해서는 안되고, 설정을 빌미로 공짜 이득(룰적으로든, 스토리적으로든) 요구해서도 안 된다' 는 TRPG의 중요한 원칙에서 바라봐야 하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