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Zico Soccer일렉트로닉 아츠가 개발, 1994년 3월 4일 발매된 슈퍼 패미컴 게임. 축구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아르투르 안투네스 코임브라(Zico, 지쿠)를 모델로 내세운 게임이다. 원래 Zico는 지쿠라고 읽지만 영어로 표기해 그냥 지코 라고 읽어버렸다.[1] 게임이 발매되던 시기 지쿠는 J리그 팀인 가시마 앤틀러스의 선수였으며 앤틀러스 팀을 준우승을 거쳐 승리하게 만들었던지라 인기가 높았었다.
2. 문제점
이 게임은 축구팀의 감독이 되어 리그에서 우승하는 게 목적이다. 경기 화면에서 선수들의 직접 컨트롤은 불가능하고 마우스 커서처럼 생긴 커서를 움직여 선수를 선택해 어디로 이동하고, 어떤 선수에게 패스를 하고, 어디서 슈팅을 하고,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를 지정해 줄 수 있다. PC 게임으로 치면 스타크래프트처럼 마우스로 선택하고 클릭해 축구 선수들을 움직이거나 슛을 하는 게임이라고 이해하면 될 듯.이 때문에 끔찍한 쿠소게 판정을 받았는데, 일단 초심자가 하기엔 어려웠고 튜토리얼이 너무 어설퍼서 애초에 게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문제의 마우스 커서가 너무 느려서 선수와 공을 쫓아가는 게 쉽지가 않다. 선수를 선택하고 있다면 계속 오더를 내릴 수 있지만 만약 놓쳤다면 커서를 다시 선수에게 대야 하는데, 선수가 제자리에 가만히 있을 리도 없기 때문에 의도와는 다르게 빠르게 오더를 내리는 게 거의 불가능. 게다가 미니맵은 화면을 거의 절반이나 차지하고 있어서 화면이 좁고 답답해 보인다.
이러다 보니 결국 안 팔려서 악성재고가 되었고, 카트리지를 수레에 쌓아놓고 개당 10엔에 팔았다는 충격적인 증언까지 있을 정도.
3. 또 다른 사용처의 발견
일반 게임 소프트와는 다르기 때문에 반품, 교환은 받지 않습니다 | 지코 사커 3 9800엔 ※18세 미만은 구입할 수 없습니다 |
하지만 이 게임은 이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사용되게 되었는데, 일단은 인가받은 슈퍼 패미컴 게임이고 워낙 많았기 때문에 여러 해적판이나 홈브류 게임들을 만들어 유통할 때 지코 사커의 카트리지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특히 이쪽으로 유명한 게 슈퍼 패미컴 야겜으로 유명한 'SM 조교사 히토미' 시리즈. 이 때문에 현재 일본 중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지코 사커 카트리지들은 확인해보지 않으면 내용물은 엉뚱한 게임인 경우도 꽤 있다고 한다.
SM 조교사 히토미의 카트리지 지코 사커의 카트리지 위에 종이로 된 라벨을 겹쳐 붙여놨다 |
후기엔 덤핑된 카트리지가 아니라 아예 공장에서 출하되지 않은 지코 사커 카트리지를 직접 받아와서 거기다 홈브류 게임을 넣는 경우까지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 착안해 홈브류 SFC 야겜을 '지코'라는 은어로 부르기도 하고, 거기서 더 발전해 아예 야겜 용어들을 축구 용어로 치환해 부르기도 했다.
그렇다면 순정품 지코 사커는 오히려 비싼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애초에 10엔에 덤핑될 정도로 많았고 야겜이 들어간 것보다는 순정 지코 사커가 압도적으로 많으므로 그리 비싸지도 않다. 순정품은 1000~2000엔 내외로 구입 가능할 정도.
[1] 일본어 표기도 ジーコ サッカー(지코 사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