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10-10 08:38:47

야노마미


1. 개요2. 사회
2.1. 폭력성과 그 반박
3. 위기4. 대중 매체

1. 개요


브라질베네수엘라에 거주하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야노마모, 야노마뫼라고도 한다. 야노마미는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로 '사람'이라는 뜻이다.

몇 개의 부족 집단으로 나뉘며, 정글에서 수렵채집을 통해 살아가는 원시부족이다. 오리노코강 유역에서 주로 거주했으며, 카리브 제도 원주민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브라질의 야노마미족은 1만 명 정도의 인구가 50-400명으로 구성된 마을들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다.

2. 사회

야노마미족은 수렵채집 민족으로 정글에서 원숭이, 멧돼지 등을 사냥하며, 바나나와 카사바 재배도 한다.

남자들은 커다란 귀걸이를 하며, 여자들은 입술 가장자리와 턱에 구멍을 뚫어 거기에 나뭇가지를 꽂는다.

남자들은 사냥꾼으로 활을 이용해 동물들을 사냥한다. 약초를 수시로 흡입하여 정신 의식을 하며, 아랫입술에 약초 덩어리를 넣고 다닌다.

소녀가 사춘기에 접어들어 월경을 시작하면 남자들과 격리시키고 별도의 텐트에서 감금식으로 생활하게 한다. 생리혈에 독이 있다는 믿음 때문에 여자 친족을 제외한 남성들이 접근할 수 없으며, 음식이나 생필품을 만지지 않고 나뭇가지와 같은 도구로 전달한다. 생리를 시작하면 노출이 금기되며 어엿한 여자가 되었다는 의미로 상기한 나뭇가지 장식을 얼굴에 꽂는다.

친족이 죽으면 고인의 시신을 나눠먹는 장례 풍습이 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화장한 뒤 남을 뼈를 갈아 가루로 만들어 이를 수프에 섞어 가족과 친족이 나눠먹는다고 한다. 고인의 영혼이 소멸되지 않고 사람들의 몸 속에 영원히 머물게 하려는 나름의 표현이라는 듯.

특유의 건축양식도 존재한다. 샤보노 혹은 야노라고 불리는 거대한 원형 공동주택이 그것. 나무기둥과 야자수 잎으로 지어진 형태이며 지붕만 있고 벽이 없는 개방된 구조이다. 하나의 샤보노에는 여러 가족이 함께 살며, 중앙의 넓은 공터는 의식이나 춤 혹은 놀이를 위한 공간으로 쓰인다.

2.1. 폭력성과 그 반박

아래 문단의 내용은 미국의 인류학자 나폴레옹 샤농이 1968년 출판한 『야노마뫼: 사나운 사람들(Yanomamö: The Fierce People)』에서 비롯된 내용이다.

야노마미족[1]의 특징이라면 늘 '만성적 전시상태'에 있다는 것. 가정폭력은 예사고 약탈, 살인, 강간, 모략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부족끼리 전쟁이 일어나면 많은 남자들이 죽고 아동 살해까지 일어난다. 이처럼 매우 호전적인 문화로 인류학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야노마모 사회에서 남자들은 여자들을 수시로 때리고 위협하며 때로는 죽이는데도 여자들은 오히려 남성의 폭력을 당연시한다고 한다. 이는 전쟁이 많은 사회 특성상 적들에게 끌려가 수모를 당하는 것보다는 폭력의 위협이 있더라도 남자들에게 보호받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여기기 때문. 남자들은 자신들에게 폭력을 휘두를지언정 마을 사람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지켜주기 때문이다. 야노마미족 여자가 외부인인 여성 인류학자를 만났을 때 상처 하나 없는 걸 보고 '당신의 남편은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남자들 역시 이러한 폭력 행위를 용맹함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랑스럽게 여기며, '너 정말 사납고 난폭하구나'가 이들에게는 곧 칭찬이다.

인류학자들과의 접촉 이래 부족민들도 문명화되고, 후술할 문제로 부족의 생존권을 위협받으면서 이러한 폭력 문화는 거의 사라졌다. 아마존 원주민 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개발의 위협으로부터 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샤농의 주장은 발표 직후 수많은 인류학자들로부터 거센 비판과 반박이 이어졌다.

첫 번째 반박은 야노마미족이 보여주는 폭력성을 과장하고 왜곡했다는 것이다. 분명 폭력적인 면은 존재하지만 샤농이 그 측면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선택적으로 부각했다고 비판한다. 야노마미족의 삶에는 폭력뿐만 아니라, 협력, 동맹, 정교한 의식, 평화로운 교류 등 다양한 측면이 존재하는데, 샤농이 이를 무시했다고 한다. 심지어 샤농 자신이 연구를 위해 마체테(벌목용 칼), 도끼 등 서구 물품을 특정 마을에 제공함으로써 마을 간의 갈등을 오히려 유발하거나 심화시켰다는 윤리적 비판도 제기되었다.

두 번째 반박은 전쟁 원인에 대한 해석의 차이였다. 샤농은 야노마미족이 벌이는 전쟁은 주로 여성을 둘러싼 경쟁으로 보았다. 그러나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 등은 전쟁이 원인이 여성이 아닌 사냥감과 같은 부족한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라고 반박하였다. 게다가 샤농이 연구하던 시기는 이미 외부 세계(선교사, 광부, 정부 기관)와의 접촉이 시작된 후였다. 이로 인해 새로운 질병이 퍼지고, 서구 물품(총, 칼)이 유입되면서 전통적인 사회 구조가 흔들리고 갈등이 격화되었다는 주장이다. 즉, 샤농이 관찰한 '만성적 전쟁'은 야노마미의 본래 모습이 아니라, 외부 충격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사회의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세 번째 반박은 책 제목 그 자체이다. 사나운 사람들이라는 명칭은 자극적이며 야노마미족에게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원주민이라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씌웠다. 이러한 이미지는 불법 금광업자들이나 개발업자들이 "그들은 원래 폭력적이고 미개하니 보호할 가치가 없다"며 자신들의 폭력과 영토 침범을 정당화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등, 야노마미족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주었다.

오늘날 인류학에서는 야노마미족이 보여주는 폭력성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첫째, 갈등과 폭력 자체는 존재한다. 전통적인 야노마미 사회에서 마을 간의 복수와 갈등이 중요한 사회적 요소였던 것은 사실이다. 샤농의 관찰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둘째, '전시상태'는 과장이다. 그들의 삶 전체를 '만성적인 전시상태'로 규정하는 것은 극단적인 과장이다. 그들의 사회는 폭력뿐만 아니라 동맹, 친족 관계, 협력, 영적 의식 등 훨씬 더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셋째, 외부 영향이 결정적이다. 20세기에 관찰된 극심한 폭력 사태의 상당 부분은 외부 세계와의 접촉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자원 불균형이 큰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만성적인 전시상태'라는 표현은 야노마미족의 한 단면을 극적으로 부각시킨, 매우 논쟁적인 주장이다. 실제 야노마미족은 폭력적인 전사이기 이전에, 복잡한 사회 관계와 깊은 영적 세계를 가진 공동체이며, 그들의 갈등은 외부 세계의 압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것이 현대의 중론이다.

야노마미족이 벌이는 갈등과 싸움은 외부인이 보기에 의외로 흥미로운 면모가 있다. 야노마미족의 갈등은 흔히 생각하는 '전쟁'과는 다른, 여러 단계로 구성된 복잡한 사회적 행위였다. 폭력의 수위가 낮은 단계부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단계: 의례화된 비폭력적 갈등 - 가슴치기 결투 (Yaimou). 마을 간의 사소한 분쟁이나 모욕이 발생했을 때, 양측 남성들이 마주 서서 서로의 가슴을 맨주먹으로 번갈아 세게 때리는 의식이다. 이는 육체적으로 매우 고통스럽지만, 무기를 사용하지 않으며 죽음에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목적은 분노를 표출하고 용맹함을 과시하며, 더 큰 유혈 사태로 번지기 전에 갈등을 해소하는 데 있다. 일종의 '사회적 안전밸브' 역할을 한다.

2단계: 몽둥이 싸움 (Waitiri). 갈등이 더 심각해지면, 양측이 몽둥이를 들고 서로의 머리를 내리치는 싸움을 벌인다. 이 역시 규칙이 있다. 한쪽이 상대방의 머리를 때리면, 다음엔 공격/수비 역할을 바꿔서 상대방이 자신의 머리를 때리도록 허용해야 한다. 머리에 큰 상처를 입거나 기절하는 경우가 많고, 때로는 사망에 이르기도 하지만, 목표는 상대방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굴복시키고 용맹을 증명하는 것이다.

3단계: 제한적인 습격 (Wayamou). 이것이 그나마 '전쟁'이라고 부를 만한 가장 폭력적인 형태이다. 한 마을이 다른 마을을 기습 공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 대규모 전면전이라 부르기엔 좀 민망한 수준이다. 보통 소수의 전사들이 조용히 적대 마을에 접근하여 한두 명의 적을 화살로 쏘아 죽이고 즉시 도망치는 방식이다. 주된 목표는 복수이며, 영토 정복이나 자원 약탈이 목적이 아니다.

요약하자면 외부 접촉 이전 야노마미족 사회는 사람 사는 동네이니만큼 당연히 갈등과 폭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쟁도 물론 있지만 생각외로 통제되고 의례화된 측면이 강한 사회적 행위였다. 이를 만성적인 전시상태나 사나운 본성으로 해석하는 것은 왜곡의 소지가 있으며, 그들이 보여주는 폭력성은 외부 세계와의 충돌 속에서 증폭되고 변질된 측면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3. 위기

야노마미족의 거주지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큰 위협이 되었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군부의 막장 행보와 금광업자들의 무분별한 침략으로 멸족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외부인들이 야노마미족들을 무차별 살인하고 마을을 불태우는 등 악질 행위를 일삼기 때문. 부족민들은 영양실조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아마존의 눈물에도 야노마미족을 소개하며 이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4. 대중 매체

카니발 홀로코스트에서 등장한다. 실질적인 야노마미족 고증은 전무하고, 이름만 가져온 창작 원시부족이라고 보아야한다. 사실상 영화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식인종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과장하여 창작한 것. 다만 원주민 역할을 맡은 배우들은 실제로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을 섭외한 것이 맞는다. 야노마미족 본인들을 섭외했는지는 불명.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에서 조에족, 와우라족[2]과 함께 등장한다. 특유의 건축양식과 독특한 문화와 세계관이 소개되었다.
[1] 야노마미족은 스스로를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하지 않고 오히려 개별적인 자치구로 인식하기 때문에 각 마을이나 지족마다 문화와 풍습이 다를 수 있다. 폭력성 문화 역시 같은 야노마미지만 정치적, 문화적으로 다른 특정 지족의 특징일 수 있다.[2] 야물루라는 소녀가 귀여운 외모로 방영 당시 화제가 되었다. 한국에도 3주 홈스테이를 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