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윤흥길의 연작 소설집
9개의 단편소설을 엮은 연작 소설집. 마지막 4개의 소설은 '권 씨(권기용)'가 등장하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즉 네 작품에서 나온 '권 씨'는 동일 인물이며 마지막 4개 작품의 이야기가 이어진다.[1]- 하루는 이런 일이
- 양
- 엄 동
- 그것은 칼날
- 빙청과 심홍
-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 직선과 곡선
- 날개 또는 수갑
- 창백한 중년
2. 윤흥길의 단편 소설
이래봬도 나 대학 나온 사람이오.[2]
1번 문단의 연작소설에 포함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작가 윤흥길이 쓴 단편소설. 창작과 비평 1977년 여름호에 실렸다. 고등학교 교과서에서도 다루어 인지도가 꽤 있는 소설이다.광주대단지 사건을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함께 70년대 한국문학의 대표적인 연작으로 평가받는다.
2016학년도 대수능 B형에 출제된 작품이다.
2.1. 등장인물
- 나(오선생): 셋방살이 끝에 어렵게 집을 장만한 인물로 이 소설의 서술자이다. 성남에서 교사일을 하고 있다.자기 집의 세입자인 권씨에 대한 경계와 동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
- 권씨(권기용): 도시 빈민 소요 사태의 주모자로 몰려 전과자가 된 인물로, 오선생의 주택에 세들어 산다.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소심한 인물.
2.2. 줄거리
오선생네는 집을 마련하고 셋방을 내놓는다. 그들이 이사하게 된 이유는 오선생의 아들인 동준이가 몇 푼 안되는 과자 부스러기를 가난한 애들에게 던지고 먹게 한 것을 본 탓이다. 재정상의 무리를 다소나마 메워 볼 생각으로 방을 하나 세놓게 되었는데 권씨 가족이 이사를 왔다. 그것도 전세금 20만원 중 10만원은 아예 내지도 않았고, 게다가 두 명의 자식 외에 또 한 명이 뱃 속에 자라고 있었다.출판사에 다니던 권씨는 집 장만을 해 볼 생각에 철거민 입주권을 얻어 광주 대단지에 20평을 분양 받았으나, 땅 값, 세금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소요를 일으키게 되었는데 권씨가 이 사건의 주모자로 몰려 징역을 살다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가난한 살림에도 자신의 구두 열 켤레만은 깨끗하게 닦는 버릇이 있었다. 얼마 후 권씨 아내가 애를 순산하지 못해 수술을 받을 처지가 되었다. ‘나’에게 수술 비용을 빌려 달라고 절박하게 부탁했으나 ‘나’는 그것을 거절한다.[3] 그러나 뒤늦게 자신의 이중성을 깨닫고 ‘나’는 권씨 아내가 수술을 잘 받도록 해 주었다.[4]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권씨는 그날 밤 ‘나’의 집에 강도로 침입했다. ‘나’는 그가 권씨임을 알아차렸고 되도록 안심시키는 쪽으로 행동했으나 정체가 탄로난 권씨는 “그 따위 이웃은 없다는 걸 난 똑똑히 봤어! 난 이제 아무도 안 믿어!” 하면서 자존심만 상한 채로 가족들을 남기고 사라져 버린다. 이후 '나'는 권씨의 방에 남겨진 아홉 켤레의 구두를 보며 권씨가 쉽게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짐작한다.
2.3. 여담
-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 영역 B형에서 출제됐다.
- EBS 문학산책에서 2부작으로 영상화한 적이 있다. 오선생 역으로 김영기, 권씨 역으로 이원용이 각각 분했다.[5] 2부에서 권씨가 광주대단지 사건에 대해 회상하면서 처절하게 절규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 후속작으로 《직선과 곡선》이 있다. 이 소설에서는 권씨가 '나'로 나온다.
[1] 처음작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서 순응적이고 저항하길 꺼렸던 소시민 권 씨가 '직선과 곡선'에서 동림산업에 입사하고 '날개 또는 수갑'에서 동림산업 여공의 잘린 팔을 보상해주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 투쟁한다. '창백한 중년'에서는 왜 투쟁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사정이 나온다.[2] 등장인물인 권 씨가 항상 하는 말이다.[3] 사실 '나' 역시 현재 집을 빚을 내서 장만한 것이고 권 씨 가족에게 세를 놓은 것도 집 장만 당시에 졌던 빚을 갚기 위해서였다. 현재 '나' 역시 집을 살 때 은행에서 받은 융자를 반도 못 갚은 상태라 누굴 도울 처지가 아니었다.[4] 물론 자기 처지도 어려운지라 동료 교사들에게 사정해서 십시일반으로 갹출한 것이다.[5] 공교롭게도 두 사람 모두 야인시대에 출현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