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그와트의 마법약 교수 | |
이전 | 기준 |
호러스 유진 플라쿠스 슬러그혼 Horace Eugene Flaccus Slughorn | |||
<colbgcolor=#03461c><colcolor=#fff> 출생 | <colbgcolor=#ffffff,#000>불명[1] | ||
혈통 | 순수혈통[2] | ||
기숙사 | 슬리데린 | ||
지팡이 | 향나무, 용의 심근, 10¼인치, 잘 휘어지는 | ||
경력 | 호그와트 교수 / 마법약 | ||
호그와트 기숙사 사감 / 슬리데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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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우 | 장광[3] | }}}}}}}}} |
1. 개요
덤블도어, 봉급 올려줘야 해!
(I'll want a pay rise, Dumbledore!)[4]
(I'll want a pay rise, Dumbledore!)[4]
멀린의 턱수염 같으니![5]
(Merlin's beard!)
(Merlin's beard!)
해리 포터 시리즈의 등장인물. 6권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의 마법약 교수로 처음 등장한다. 본편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되지 않은 슬리데린 출신 인물 중의 한 명이다.
2. 일대기
풀네임은 '호러스 유진 플라쿠스 슬러그혼'. 신성한 28가문 중 하나로 유서가 깊은 슬러그혼 가문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부유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마법 정부 산하 국제 마법 협력부의 높은 관리였으며 강경한 순수혈통주의자는 아니었지만[6], 호그와트에 입학하면 '제대로 된' 친구들을 사귀라고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나 학창 시절 친구들 중 몇 명은 재능있는 머글 출신이었던 것으로 보아 가문의 가르침을 글자 그대로 따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만의 엘리트주의를 잣대로 삼아 친구를 사귀었는데 눈에 띄는 재능이나 배경을 가진 학생들에게 관심을 표했으며 유명한 친구들의 후광을 받는 것을 즐겼다. 어렸을 때부터 유명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는데, 마법 정부 총리를 세례명으로 부르며 장관의 집안과 친분이 있다는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심지어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물론 호그와트에 입학하자마자 우수한 학생으로 두각을 드러냈을 정도로 본인의 능력이 뛰어났던 것도 사실이다. 뛰어난 능력, 유명 인사들에 대한 존경심, 아들이 마법 정부에 몸담기를 원했던 부모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정치에 관심을 가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7] 그래서 호그와트의 마법약 교수직을 제안받았을 때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 호그와트 교수직도 결코 평판이 나쁘지 않은 직장이라 가족 또한 기뻐했던 듯.[8]
뛰어난 외모, 비범한 재능, 매력을 갖춘 학생이었던 톰 마볼로 리들을 매우 총애했다. 톰 리들의 아첨과 회유에 넘어간 슬러그혼은 그에게 금지된 어둠의 마법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말았다.[9] 소설에서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롤링에 의하면 동료 교수였던 덤블도어는 슬러그혼에게 톰 리들에게 휘둘리지 말라고 경고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지나치게 신뢰했던 슬러그혼은 덤블도어의 경고를 피해망상 정도로 치부해버렸고, 톰 리들이 호그와트를 수석으로 졸업하는 순간까지도 그에게 푹 빠져있었다.
그러나 호그와트를 졸업한 톰 리들이 좋은 기회와 제안들을 거절하고 종적을 감춰버리자 크게 실망한다. 연락조차 없이 몇 달이 지나고서야 톰 리들이 보였던 친밀감과 애정이 전부 가짜였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10]
몇 년 후, 마법 세계에 볼드모트 경이라는 이름을 가진 어둠의 마법사가 등장한다. 처음에 슬러그혼은 그가 소식 없던 제자라는 사실을 알아보지 못했다.[11] 그러나 진실을 알게 된 슬러그혼은 공포에 질렸다. 볼드모트가 어둠의 마법 방어법 교수직을 얻고자 호그와트에 방문했을 때, 자신을 찾아와 친분을 내세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사무실에서 숨어 있었을 정도였다.[12]
1차 마법사 전쟁이 발발한 후 볼드모트가 불멸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퍼졌다. 슬러그혼은 볼드모트가 호크룩스를 만들었다고 확신하게 되었고,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과 두려움에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불안함을 필사적으로 숨겼다.
볼드모트가 갓난 아기였던 해리 포터를 공격하려다 오히려 몰락했을 때도 그 누구보다 기뻐했다. 볼드모트가 죽었다는 것은 그가 호크룩스를 만들지 못했음을 의미하므로 자신이 무고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슬러그혼이 기쁨에 겨워 자신도 모르게 띄엄띄엄 뱉어낸 정보를 통해 덤블도어는 슬러그혼과 톰 리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짐작하게 되었고,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만 그새 정신을 차려 입을 다물어버렸다. 며칠 후, 반 세기 동안 교수로 일했던 그는 사직서를 제출하고 호그와트를 떠난다.
은퇴 후에는 그동안의 수고와 짐에서 벗어나 기분 좋은 생활을 즐기기 위해, 사망한 부모의 집에서 지하 저장고와 서재를 즐기면서 가끔 민달팽이 클럽의 옛 회원들을 찾아가거나 만남의 날 행사를 개최하며 10년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그리워했고, 앞으로 유명 인사가 될 어린 학생들이 자신을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초조해했다.
비슷한 시기에 그는 볼드모트가 육신 없는 상태로 아직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는 볼드모트가 하나 혹은 그 이상의 호크룩스를 만들어냈음을 의미하므로 슬러그혼은 또다시 두려움에 휩싸인다. 불면증과 두려움에 시달리던 그는 볼드모트가 함부로 침입하지 못하는 곳이자, 덤블도어가 있을 호그와트를 떠난 것이 현명한 행동이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한편, 트라이위저드 시합이 끝난 후, 해리 포터가 의심스러운 정황 하에 시합에서 살아남았고, 같은 참가자[13]의 시신을 갖고 돌아와서는 부활한 볼드모트가 그 참가자를 죽였다고 주장한다는 소문이 돈다. 마법 정부와 언론 모두 해리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지만 슬러그혼은 이미 볼드모트가 호크룩스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부활을 믿었다. 시합이 끝난 지 3일째 되던 날 밤에 이에 대한 확신을 심어 줄 일이 벌어지는데, 죽음을 먹는 자인 코번 약슬리가 슬러그혼의 집에 몰래 찾아와 그를 회유하거나 억지로라도 끌고 가려고 했던 것이다. 슬러그혼은 재빨리 안락의자로 변신하여 약슬리의 눈을 성공적으로 피했고, 몇 가지 물건[14]만 겨우 챙긴 채 도망쳐 1년이 넘도록 정처없이 떠돌았다. 자의적으로든, 협박에 못 이겨서든 배신당할지 모르는 친구들의 집은 위험하다고 보고, 주로 주인이 휴가 등으로 자리를 비운 머글 집에 숨어 지냈다.[15] 볼드모트가 자신을 죽음을 먹는 자에 편입시키려고 하는지, 아니면 약점을 밝히는 것을 막기 위해 죽이려고 하는지[16] 알 수 없었기에 슬러그혼은 불안 속에서 고된 나날을 보냈다.
죽음을 먹는 자들은 힘으로 따돌릴 수 있었지만 덤블도어로부터 도망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덤블도어는 버들리 배버튼 마을의 한 머글 집에서 위장하고 있던 슬러그혼을[17] 기어코 찾아내어 교수직을 제안한다. 슬러그혼은 그 날 영국 마법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학생이자, 본인이 가장 애정했던 학생 중 한 명인 릴리 에번스의 아들인 해리 포터를 처음으로 직접 마주했다. 저항하던 슬러그혼은 안전한 거처가 제공된다는 유혹, 그리고 톰 리들을 뛰어넘는 매력을 가진 해리를 거부하지 못하고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러는 와중에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톰 리들이 호크룩스에 대해 질문을 했던 날에 대한 가짜 기억을 만들어 두는 치밀함까지 보인다.
그렇게 그는 반 세기 만에 마법약 교수로 호그와트에 돌아와 민달팽이 클럽을 재창단하여 요즘 시대의 재능있는, 혹은 집안이 좋은 학생들을 모으고자 했다. 덤블도어의 예상대로 그는 해리에게 매료되었고, 그 후 펠릭스 펠리시스를 사용한 해리에게 톰 리들과의 진짜 기억을 넘겨주었다.
덤블도어의 죽음 이후, 호그와트는 볼드모트와 죽음을 먹는 자들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슬러그혼은 계속 마법약 교수로서 순수혈통과 혼혈 학생들을 가르치기만 하면 볼드모트가 자신에겐 더 이상 끔찍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한 눈에 띄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도 캐로 남매의 폭력적인 학칙을 절대 따르지 않았으며 학생들을 최대한 돌보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호그와트 전투가 일어난 밤, 그는 슬리데린 학생들을 호그와트 바깥으로 안전하게 피신시키면서 도망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호그스미드에 도착한 후 슬리데린 학생들[18] 및 찰리 위즐리와 함께 마을 사람들을 독려하여 지원군을 모았으며 결정적인 순간에 그들을 이끌고 전장에 돌아와 미네르바 맥고나걸, 킹슬리 샤클볼트와 함께 볼드모트를 상대로 덤비다가 해리와 바톤터치했다. 볼드모트에게 맞서서 목숨을 걸고 용감하게 싸움으로써 과오를 씻고자 한 것이었다. 그의 용기있는 행동은 호그와트 전투 이후 알려지게 되었고, 세베루스 스네이프, 레귤러스 블랙의 행보와 더불어서 수백 년 동안 슬리데린 기숙사를 따라다녔던 어두운 낙인을 지워내는 데에도 크게 일조했다.[19] 이후에는 정확히 얼마인지 알려지지 않은 기간 동안 교수직을 더 수행하다 완전히 은퇴, 슬리데린 휴게실에 초상화가 걸리게 된다.
결혼은 안 하고 독신으로 살았기에 슬러그혼 가문은 방계로 이어지게 된다.
3. 특징
재능이 있는 제자들만 특별 대우를 해주는 슬리데린 특유의 재능우월주의 기질이 강하지만, 그래도 재능만 있다면 출신성분에 상관없이 챙겨주며,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절대로 넘지 않는, 미워할 수 없는 재능과 성격, 능력을 가진 인물이다.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낼 학생들을 선별하고 뛰어난 재능을 알아보는 것에 비범한 재주가 있다. 슬리데린 출신 치고는 드물게 순수혈통파가 아니라서, 머글 혈통이라도 재능이 뛰어나기만 하면 아껴주고, 순수혈통일지라도 재능이 없으면 별다른 관심을 주지 않는 능력주의적인 면모를 보인다. 전자의 예로는 릴리 에번스,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더크 크레스웰을 들 수 있으며, 후자의 예로 론 위즐리[20], 드레이코 말포이[21] 등이 있다. 덕분에 엘리트가 된 제자들과 연이 깊은 듯하다.
엘리트가 될 재능을 가진 제자들을 아끼기는 해도 자질이 떨어진다고 보이는 학생들을 누구마냥 아주 냉대하는 건 아니고, 선생으로서 학생에게 당연히 해야 할 만큼은 한다. 인사하면 받아주고 수업 중에 질문하면 답해준다. 마커스 벨비의 경우도 영화판에서나 이후 셔틀로 부려먹는 모습이 나오지, 원작에서는 그 이후 딱히 교류가 없을 뿐 그냥 평범한 교수와 학생 관계로 지냈다. 별 신경 안 쓰던 론 위즐리도 한 여학생이 보낸 사랑의 묘약에 중독되어 오자 군말없이 빠르게 진단하여 해독제를 주었으며, 론이 사랑의 묘약 부작용으로 실연과 비슷한 감정에 시달리자 못 이기는 척 덤블도어에게 주려고 마련해놓은 제법 비싼 술을 따서 건네주기도 했다. 헤르미온느도 슬러그혼의 엘리트 지상주의를 안 좋게 보긴 했어도 평소 수업이나 태도에는 별 말이 없었다.
원작에선 대머리에 키도 작은 데다 옷의 단추가 터질락 말락 할 정도로 뚱뚱하고, 바다코끼리를 연상 시키는 웃기게 생긴 두꺼운 수염을 길렀다고 나오지만, 영화에선 덩치가 좀 크고 말끔히 면도한 노신사로 나왔다.
처음에는 호레이스 슬러그혼이라고 번역됐는데 20주년 개정판에서 원래 영어식 발음대로 호러스 슬러그혼으로 수정되었다.
4. 작중 행적
4.1. 친목의 달인
1930년대부터 1981년까지 근 50년을 호그와트에서 마법약 교수 겸 슬리데린 사감을 지낸 원로 교수. 몰리 위즐리의 언급에 따르면 알버스 덤블도어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부임했다고 하며, 덤블도어와 격의 없이 대화하는 친구 사이이기도 하다. 6권 시작 시점에서 이미 둘 다 백 살 넘긴 영감들인 마당에 동갑내기나 다름 없는 셈이다.[22][23][24]사실은 덤블도어를 피해다니면서 숨어있었는데, 불사조 기사단의 연이은 죽음과 호그와트에 부임한 어둠의 마법 방어법 교수들이 불의의 사고 등으로 이듬해에 학교를 떠나거나 죽는 징크스를 보고 두려워서 교수직을 거부하느라 그런 것이었다. 하지만 해리 포터의 설득 아닌 설득에 넘어가면서 해리가 6학년이 되던 해에 호그와트로 복직, 마법약 수업을 다시 맡게 된다. 슬러그혼은 하는 일의 특성상 사망률이 높은 불사조 기사단을 언급하면서 찝찝하게 여겼지만, 해리가 호그와트 교수라고 해서 굳이 기사단에 들어올 필요는 없으며, 볼드모트가 두려워 하는 단 한 사람인 덤블도어가 교장으로 있는 한 영국 마법사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호그와트라는 것을 언급했다.[25] 거기에 마법 정부와 자주 접촉하고 보호받던 어밀리아 본즈가 집에서 습격당해 죽어버린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다소 속물적인 위인으로[26], 재능 있는 학생들만 편애해 자기 밑에 두려고 하는 경향이 심하다. 총애하는 학생들을 모아 민달팽이 클럽(Slug Club)이라는 친목 클럽을 만들어 연줄을 이어준 뒤 보답으로 선물을 받는 걸 좋아한다. 6권 이전 이 모임의 회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진 인물들은 톰 마볼로 리들, 릴리 에번스, 더크 크레스웰, 레귤러스 블랙 등이 있다.
그가 주로 받는 선물들은 슬러그혼이 좋아하는 음식인 파인애플 설탕절임[27] 1상자, 고블린 교섭과 차기 하급 직원 추천 기회 등이 있다. 호그와트 교수 월급이 파인애플 설탕절임 사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박봉일 리는 없을 테고, 고블린 교섭과 하급 직원 추천도 그냥 호그와트 교수 이름으로 추천서만 써주면 될 정도의 자리일 테니, 슬러그혼 교수의 목적은 자신이 키워서 출세한 학생들의 인맥으로 더 큰 권력을 노린다기보다는 제자들이 자기를 잊지 않고 선물을 보내준다는 사실 자체를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28] 직접 영광을 잡기보다는 남에게 기회를 주고 거들먹거리며 소소한 대가를 챙기는 식이다. 이에 해리는 커다랗고 살찐 거미가 통통한 파리들을 거미줄로 당기는 모습을 연상했다. 어찌 보면 슬리데린 기숙사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출세의 명예욕과 권력욕에 집착하는 부분에서 정확히 부합하는 특징이다.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자들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첫 만남부터 해리 포터를 알아보고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 덤블도어가 슬러그혼을 포섭할 때 해리를 데려간 이유가 해리의 존재 혹은 품성이 호러스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란 걸 알았기 때문이며, 그래서 호러스 역시 이런 방식으로 자기를 설득할 순 없다며 툴툴거리기도 한다. '살아남은 아이'이자 '선택받은 자'인 해리는 그야말로 슬러그혼에겐 가장 귀중한 보석이나 다름없는 존재였으므로 덤블도어 역시 그를 신뢰하되 경계하라고 일러주기도 한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에서 해리, 블레이즈 자비니, 지니 위즐리, 네빌 롱보텀, 마커스 벨비 등을 민달팽이 클럽으로 초대한다.
본격적인 학기 시작 후에도 해리에게 매우 상냥하게 대해주고, 마법약 첫 시간에서 해리가 혼혈 왕자의 마법책을 보고서 반 아이들 중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마법약[29]을 만들어내자 감탄한다. 부상은 바로 행운의 물약 펠릭스 펠릭시스. 이후로도 이어진 해리의 마법약 제조 실력에 아예 대놓고 편애를 하며, 매 수업 시간마다 해리의 빛나는 재능에 대해 침을 튀겨가며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다. 해리가 릴리의 재능을 이어받아 마법약 제조에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났다고 오해하고 있다.
해리는 사실 마법약 과목을 그렇게 잘하지 못해서 스네이프 교수 시절에는[30] 단 한 번도 마법약 수업에 고득점을 받아보지 못했는데, 작년까지는 꿈도 못 꿨을 대접을 받고는 내심 좋아하면서 커닝페이퍼나 다름없는 혼혈 왕자의 책에 집착하는 계기를 주기도 했다.
4.2. 돌이킬 수 없는 실수
이런 그에게 치명적인 실수를 한 어두운 과거가 있었으니, 총애하던 제자 톰 마볼로 리들에게 호크룩스에 대한 정보를 흘린 장본인이라는 것이다.덤블도어가 그를 마법약 교수로 초빙하려한 건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를 캐내기 위해서기도 했다. 덤블도어는 강제로 기억을 받아냈지만, 이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긴 그는 "질문에 답하지 않고 쫓아버렸다"는 조작된 기억을 건넸다. 그러나 조작이 너무 허접했던 나머지 해리마저 조작된 기억을 펜시브에 넣기 전부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아챌 정도였다. 기억이 반쯤 굳은 것처럼 병에서 잘 나오지 않았고, 원래 기억 속으로 들어가면 그 일을 직접 겪는 듯 아주 선명한데, 갑자기 짙은 안개가 끼면서 천둥치는 듯한 큰 목소리만 들리는 현상이 2번 있었다.[31] 볼드모트를 확실하게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진실을 알아내는 게 급선무였지만, 슬러그혼이 덤블도어에게는 절대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덤블도어는 해리에게 슬러그혼의 실제 기억을 얻어내라는 '숙제'를 내주었다.
사실 볼드모트는 슬러그혼을 찾아오기 전부터 호크룩스에 대해 기초적인 것은 다 아는 상태[32]였고 슬러그혼이 실제 기억 속에서 얘기해준 것은 그저 굉장히 위험한 어둠의 마법이자 영혼을 쪼개는 것이며, 어떻게 해야 영혼이 쪼개지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 정도였다. 그러면서 "그런 짓을 하느니 죽는 게 낫다"며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끔찍한 죄악임을 거듭해서 강조했다. 톰 리들 역시 자신이 어디까지나 학문적인 목적으로 질문하는 것임을 거듭 강조하며 슬러그혼을 안심시키려 했음에도, 주문조차도 모른다며 가르쳐 주지 않았고 또한 답변을 해주는 내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리들이 정말로 슬러그혼에게서 듣고 싶었던 것은 '호크룩스를 여러 개 만들면 그 마법사는 어떻게 되는가?\'에 관한 견해였고 이는 책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정보이기에 그만한 값어치가 있었던 것이다. 대화를 나누던 도중 볼드모트는 영혼을 가장 강력한 마법의 숫자인 '7'조각으로 쪼개면 어떨까 라며 슬쩍 떠보았고, 이에 슬러그혼은 당연히 "한 사람 죽이는 것도 끔찍한데 어떻게 7조각으로 나눌 생각을 하냐"며 기겁했다.[33][34][35] 그리고는 호크룩스에 대한 대화를 시작한 것 자체를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며, 더 이상의 정보를 주지 않은 채 아무 데도 얘기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킨 뒤 볼드모트를 내보냈다. 하지만 슬러그혼의 이러한 반응을 보는 것만으로 볼드모트는 호크룩스를 더 많이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다.[36]
볼드모트가 호크룩스를 만들 때 완벽한 마법의 숫자인 7에 집착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정보다. 이 시점에서 덤블도어는 이미 해리가 마지막 호크룩스일 것을 대강 예측하고 호그와트 설립자의 유산 중 3개가 호크룩스가 되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해리가 호크룩스가 된 것이 볼드모트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면, 일기장과 반지를 제외한 호크룩스가 정확히 무엇이며 몇 개가 있는지 확정짓기 위해 그의 기억이 반드시 필요했다. 따라서 해리가 행운의 물약으로 이 기억을 얻어내고 온 그날 밤에 내기니를 포함한 7개의 호크룩스를 전부 파악했고, 이것으로 말미암아 7권에서 해리 삼총사가 어디 있는지는 몰라도 이 호크룩스들을 찾아다닐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수 있었다.
여하튼 슬러그혼은 이때의 일을 일생일대의 흑역사로 여겨, 해리가 덤블도어의 지시를 받고 처음 부탁하러 왔을 때는 호크룩스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당황해서는 덤블도어가 시킨 거냐고 반문하더니 아무것도 모른다고 얼버무렸고, 그 다음부터는 해리가 질문을 하기도 전에 미리 자리를 뜨는 식으로 피해다녔다. 결국 몇 번의 실패 끝에 해리는 행운의 마법약 펠릭스 펠리시스의 힘을 빌리기로 결심한다.
이후 슬러그혼은 해리에게 초대받아 해그리드의 아라고그 장례식에 참석한다. 그러나 장례식에 간 진짜 목적은 애크로맨툴라인 아라고그의 독액을 빼내려는 것이었다. 애크로맨툴라의 독액은 1파인트(약 500ml)에 100갈레온이라는 엄청난 값어치가 있는 물건이기 때문이다.[37] 애크로맨툴라가 워낙 위험한 동물이라 살아있을 때 이 독액을 빼내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장례식에 참여한다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라고그에게서 독액을 추출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한 것. 결국 아라고그의 시체에 가까이 다가가 관찰하는 척하면서 독액을 실컷 빼냈다.[38][39] 아무것도 모르는 해그리드는 안 그래도 슬픔으로 반쯤 제정신이 아니던지라 그동안 그렇게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지도 않았는데 직접 이렇게 찾아와 준 것이 매우 고마워서 슬러그혼을 후히 대접해 주었고[40], 둘이 대작을 하다 슬러그혼은 필름이 끊길락 말락할 정도로 만취한다.
이때 해리는 행운의 마법약 펠릭스 펠리시스의 힘을 빌렸고[41], 그렇게 만취한 슬러그혼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접근한다.
해리는 펠릭스 펠리시스가 시키는 대로 거짓말을 했다. "교수님은 저희 엄마를 좋아하셨죠?"
"좋아했느냐고?" 슬러그혼의 눈가에 다시 한번 눈물이 차올랐다. "릴리를 만나 보고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그렇게 용감하고... 그렇게 재밌는 아이가... 정말로 끔찍한 일이었다..."
"하지만 릴리의 아들은 도와주려고 하지 않으시잖아요." 해리가 말했다. "엄마는 저한테 목숨을 주셨는데, 교수님은 저한테 기억 하나 내주지 않으려고 하시잖아요."
(중략) 해리는 눈물이 가득 고인 슬러그혼의 눈을 끈질기게 바라보았다. 마법약 교수는 눈을 돌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말하지 말거라."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런 일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야... 물론 그게 널 돕는 일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 기억은 아무 쓸모가 없을..."
"쓸모가 있어요." 해리가 분명하게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한테는 정보가 필요해요. 저한테도 필요하고요."
해리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펠릭스 펠리시스는 그에게 아침이 되면 슬러그혼이 이 이야기를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거라 말해 주고 있었다. 해리는 슬러그혼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면서 앞으로 약간 몸을 기울였다.
"저는 '선택받은 자'예요. 제가 그자를 죽여야 해요. 저한텐 그 기억이 필요해요."
슬러그혼의 얼굴이 더욱더 창백해졌다. 그의 반짝이는 이마가 땀으로 번들거렸다.
"네가 정말로 '선택받은 자'라고?"
"네, 물론이에요." 해리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럼... 해리 얘야... 넌 엄청난 걸 요구하고 있는 거야... 사실상 나한테 그자를 없애는 걸 도와 달라고 요구하는..."
"릴리 에번스를 죽인 마법사를 없애고 싶지 않으신 거예요?"
"해리, 해리, 물론 나는 그러고 싶지만..."
"교수님이 절 도와줬다는 걸 그자가 알까 봐 두려우신가요?"
슬러그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제 어머니처럼 용감해지세요, 교수님..."
슬러그혼은 통통한 손을 들어 파르르 떨리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눌렀다. 잠시 그는 덩치만 큰 아기처럼 보였다.
"자랑스럽지가 않은 내용이라..." 그가 손가락 사이로 속삭였다. "그... 그 기억이 보여 주는 것들이 부끄러워서... 내가 그날 엄청난 과오를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슨 짓을 하셨는지는 몰라도 그 기억을 저한테 주시면 다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아주 용감하고 고귀한 행동이 될 거예요."
(중략) 슬러그혼과 해리는 깜빡거리며 타오르는 촛불 너머로 서로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길고 긴 침묵이 흘렀지만 펠릭스 펠리시스는 해리에게 그 침묵을 깨뜨리지 말라고, 그저 기다리라고 말해 주었다.
그때, 슬러그혼이 아주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마법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다른 쪽 손을 망토 속에 집어넣더니 자그마한 빈 병을 꺼냈다. 슬러그혼은 여전히 해리의 눈을 들여다보며 마법 지팡이 끝을 자신의 관자놀이에 갖다 댄 다음 잡아당겼다. 그러자 은색을 띤 기억의 실이 마법 지팡이 끝에 길게 딸려 나왔다. 그 기억은 밝은 은빛으로 빛나며 점점 더 길게 늘어나다가 마침내 끊겨서 마법 지팡이 끝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슬러그혼이 그 기억을 병에 집어넣자 그것은 병 속에서 기체처럼 소용돌이치면서 돌돌 말렸다가 퍼졌다. 슬러그혼은 떨리는 손으로 병을 코르크 마개로 막고는 그것을 식탁 너머 해리에게 건넸다.
"정말 고맙습니다, 교수님."
"너는 착한 녀석이야." 슬러그혼 교수가 말했다. 그의 살찐 뺨 위로 흘러내린 눈물이 팔자 콧수염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넌 릴리의 눈을 쏙 빼닮았어... 그 기억을 보고 나서도 그저 날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만은 말아 다오..."[42]
그러더니 그 역시 두 팔에 고개를 묻고 깊은 한숨을 내쉰 다음 잠들어 버렸다.
그렇게 슬러그혼은 해리에게 진짜 기억을 넘겨주게 된다.[43] "좋아했느냐고?" 슬러그혼의 눈가에 다시 한번 눈물이 차올랐다. "릴리를 만나 보고 그 아이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그렇게 용감하고... 그렇게 재밌는 아이가... 정말로 끔찍한 일이었다..."
"하지만 릴리의 아들은 도와주려고 하지 않으시잖아요." 해리가 말했다. "엄마는 저한테 목숨을 주셨는데, 교수님은 저한테 기억 하나 내주지 않으려고 하시잖아요."
(중략) 해리는 눈물이 가득 고인 슬러그혼의 눈을 끈질기게 바라보았다. 마법약 교수는 눈을 돌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말하지 말거라."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그런 일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야... 물론 그게 널 돕는 일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 기억은 아무 쓸모가 없을..."
"쓸모가 있어요." 해리가 분명하게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한테는 정보가 필요해요. 저한테도 필요하고요."
해리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펠릭스 펠리시스는 그에게 아침이 되면 슬러그혼이 이 이야기를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거라 말해 주고 있었다. 해리는 슬러그혼의 눈을 똑바로 들여다보면서 앞으로 약간 몸을 기울였다.
"저는 '선택받은 자'예요. 제가 그자를 죽여야 해요. 저한텐 그 기억이 필요해요."
슬러그혼의 얼굴이 더욱더 창백해졌다. 그의 반짝이는 이마가 땀으로 번들거렸다.
"네가 정말로 '선택받은 자'라고?"
"네, 물론이에요." 해리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럼... 해리 얘야... 넌 엄청난 걸 요구하고 있는 거야... 사실상 나한테 그자를 없애는 걸 도와 달라고 요구하는..."
"릴리 에번스를 죽인 마법사를 없애고 싶지 않으신 거예요?"
"해리, 해리, 물론 나는 그러고 싶지만..."
"교수님이 절 도와줬다는 걸 그자가 알까 봐 두려우신가요?"
슬러그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제 어머니처럼 용감해지세요, 교수님..."
슬러그혼은 통통한 손을 들어 파르르 떨리는 손가락으로 입술을 눌렀다. 잠시 그는 덩치만 큰 아기처럼 보였다.
"자랑스럽지가 않은 내용이라..." 그가 손가락 사이로 속삭였다. "그... 그 기억이 보여 주는 것들이 부끄러워서... 내가 그날 엄청난 과오를 저지른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무슨 짓을 하셨는지는 몰라도 그 기억을 저한테 주시면 다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어요." 해리가 말했다. "아주 용감하고 고귀한 행동이 될 거예요."
(중략) 슬러그혼과 해리는 깜빡거리며 타오르는 촛불 너머로 서로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길고 긴 침묵이 흘렀지만 펠릭스 펠리시스는 해리에게 그 침묵을 깨뜨리지 말라고, 그저 기다리라고 말해 주었다.
그때, 슬러그혼이 아주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어 마법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다른 쪽 손을 망토 속에 집어넣더니 자그마한 빈 병을 꺼냈다. 슬러그혼은 여전히 해리의 눈을 들여다보며 마법 지팡이 끝을 자신의 관자놀이에 갖다 댄 다음 잡아당겼다. 그러자 은색을 띤 기억의 실이 마법 지팡이 끝에 길게 딸려 나왔다. 그 기억은 밝은 은빛으로 빛나며 점점 더 길게 늘어나다가 마침내 끊겨서 마법 지팡이 끝에 대롱대롱 매달렸다. 슬러그혼이 그 기억을 병에 집어넣자 그것은 병 속에서 기체처럼 소용돌이치면서 돌돌 말렸다가 퍼졌다. 슬러그혼은 떨리는 손으로 병을 코르크 마개로 막고는 그것을 식탁 너머 해리에게 건넸다.
"정말 고맙습니다, 교수님."
"너는 착한 녀석이야." 슬러그혼 교수가 말했다. 그의 살찐 뺨 위로 흘러내린 눈물이 팔자 콧수염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넌 릴리의 눈을 쏙 빼닮았어... 그 기억을 보고 나서도 그저 날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만은 말아 다오..."[42]
그러더니 그 역시 두 팔에 고개를 묻고 깊은 한숨을 내쉰 다음 잠들어 버렸다.
영화에서는 취하긴 했지만 정신이 어느 정도 멀쩡한 상태에서 대화했는데[44], 릴리가 꽃이 든 어항을 주고 그 꽃이 물고기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추가되었고 그 어항에서 물고기가 사라진 날 릴리가 사망했다는 이야기가 추가되었다. 해당 장면을 보면 슬러그혼이 자신이 아끼던 애제자가 자신에게 그런 물고기를 선물했지만 어느 날 다시 꽃잎이 되어 사라졌다고 얘기한다. 그 꽃잎은 바로 백합(lily) 꽃잎이었다면서 애제자의 이름과 동시에 그 애제자의 최후를 언급한다.[45]
4.3. 호그와트 전투에서
7권에서 호그와트에서 죽음을 먹는 자들과 전투가 벌어졌을 때 모든 교수들이 전투를 진두지휘하자 겁을 먹고 망설이다가 결국엔 떠난 줄 알았으나[46], 달리 지원군을 이끌고 호그와트로 돌아왔다. 그 지원군들은 대부분 호그와트 학생의 학부모들 + 찰리 위즐리. 거기다 3:1이지만 그 볼드모트와 직접 전투를 치렀다.[47][48] 볼드모트와 싸운 나머지가 킹슬리 샤클볼트, 미네르바 맥고나걸인 걸 미루어보면 최후의 전쟁 당시 호그와트 진영 최정예 전력 중 한 명인 것은 분명하다.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전투에 참전했으며[49] 플리트윅, 몰리 위즐리와 함께 보호 마법으로 방어막을 치며, 역시 볼드모트에게 덤벼들며 전투가 끝난 이후 플리트윅, 스프라우트 교수들과 한 숨 돌리는 모습이 나온다.[50] 이후에도 슬리데린 사감으로서 잘 살다가 은퇴한 모양이다.[51]5. 평가
능력 면에서는 세계관 최강자급으로 출중하다. 그 덤블도어조차 "자네의 놀라운 재능을 고문 등에 사용하려고 죽음을 먹는 자들이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작중에서 마법 능력으로는 영국 국내 최상위로 평가받는 모습을 보여줬고, 실제로 볼드모트가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노력도 했었다. 슬러그혼 본인도 이것을 알고 있었고, 볼드모트 세력에 가담하기 싫었기 때문에 정체를 숨기면서 도망다니고 있었다. 그래도 소설판에서는 마지막 볼드모트와의 전투에서도 직접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크게 활약했다.미리 대비했을 수도 있지만, 덤블도어에게 조작된 기억을 가볍게 건네주기도 했고, 덤블도어 본인도 이에 대해 의심은 할 지언정 본인이 직접 나서더라도 확실한 기억을 캐내는 건 장담하기 힘들다면서 대신 해리를 보내 해리가 필사적으로 노력해 간신히 자백시키는 등 귀찮은 과정을 거쳐내야 했을 정도였다. 일단 덤블도어가 베리타세룸과 레질리먼시에 대한 대책은 있다고 언급한 만큼 오클루먼시와 마법약 제조 분야에 대해선 최상위급으로 숙련도를 가지고 있음이 확실하고, 아직 나이가 어리다지만 재능하난 걸출했던 해리는 물론이고 덤블도어조차도 외견만으로는 쉽게 못 알아볼 정도의 변환 마법을 구사한다.[52] 물론 덤블도어의 실력과 인맥을 총동원한다면 어찌저찌 찾아내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그러지 못 할 정도로 당시 호러스의 사회적인 위치가 중요하기도 했다.
좋게 말하든 나쁘게 말하든 극단적인 인간군상이 많은 해리포터 세계관을 통틀어보아도 호러스는 주조연들 중 제일 현실적인 등장인물이며[53], 이는 곧 작중에서 가장 전형적인 선한 슬리데린의 인물상으로 드러난다.[54][55] 슬리데린에 뽑힐만큼 야망도 있고 야망을 이루기 위한 행동도 서슴지 않지만, 자기 분수와 능력을 알고 무리한 야망을 꾸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야망을 이루더라도 지켜야할 선은 있다"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사실상 이 점이 작중에 나온 타락한 대부분의 슬리데린과 호러스의 제일 큰 차이점이다. 야망을 가지되 선은 지키며, 사회의 규범은 따르되 그것을 위해서 자기희생만을 부르짖지도 않는다.
재밌는 점은 작중에서 호러스 슬러그혼은 모든 기숙사의 이념에 어느 정도 해당하는 행위와 반대되는 행위를 모두 벌여왔다는 점이다. 자신의 치부를 알릴 용기가 없어서 톰 리들에 대한 진실을 여태껏 숨겨왔지만 결국 스스로의 치부를 직시하고 잘못을 인정하여 목숨을 걸고 최종전에 나섰으며(그리핀도르), 상술한 대로 진실을 수십년 간 속여온 데다가 박애보다는 편애에 가까운 면모를 보였지만 자신이 인정한 아이들에 한해서나마 머글과 순혈을 차별하지 않고 고루 아끼는 모습을 보여줬다.(후플푸프) 또한 스스로 지식의 끝을 볼 생각 없이 현재에 안주하며, 오히려 지식을 얻고자 노력하는 이들을 지원하여 그들과 관계를 맺는 데만 집착했지만 여테껏 어느 쪽에도 노려지지 않고 살아남았을 정도로 재치와 임기응변이 뛰어났고 특기 분야에 한해서는 덤블도어조차 함부로 건들기 힘들다며 인정할 정도의 능력은 있었다.(래번클로), 또한 순혈조차도 제 눈에 안 들면 거리낌 없이 무시하는 반면 작중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나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자신의 야망이 일절 변하지 않고 그대로인 모습을 보여준다.(슬리데린) 그런데 이는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인 것이, 작중 네 기숙사가 상징하는 네 가지, 즉 용기(그리핀도르), 지혜(레번클로), 공정과 정의(후플푸프), 야심과 교활함(슬리데린)는 결국 모든 인간이 가져야 할 가치이기 때문이다. 용기, 지혜, 공정과 정의는 말할 것도 없고 야심은 좋게 보면 자신의 목표를 추구하고 자신의 발전을 꾀하는 향상심과 연결되는 것이고, 교활함이란 목표를 효과적으로 이루기 위한 영리한 수단(레번클로가 상징하는 지식욕, 탐구욕으로써의 영리함과는 구별되는 사회적 재능으로써의 영리함)과 연결되는 것이니 이것이 전혀 없는 인간도 뛰어난 인간은 되기 어렵다.
어떤 기숙사에 속해있건 저 네 가지 가치 중에서 하나라도 전혀 갖지 못하거나, 하나가 너무 두드러저 다른 가치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그는 올바른 인물이 될 수 없는 것. 그러니까 위에서 지적한 내용은 사실 호러스 슬러그혼이라는 캐릭터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기보다는 모든 인간의 특징인데, 그것이 주조연 중 가장 현실적이고 어느 정도는 소시민적인 면모를 보여준 호러스라는 캐릭터에게서 가장 두드러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분법적인 영웅/악당의 면모가 강조된 다른 인물들과는 달리 '현실적, 소시민적이지만 옳고 그름이 무엇인지는 똑바로 알고 있는' 인물이 호러스 슬러그혼이고, 따라서 저러한 가치들을 아주 완벽하게 실천해보이지 못할 때도 있지만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지키려고 하는 모습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준다는 것. 작중에서 덤블도어가 "우리는 너무 어릴 때 기숙사를 정하는 것 같다" 라고 이야기하는 것 역시 이 점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어차피 저 네 가지 가치는 모든 사람이 모두 가져야 하는 것이고, 기숙사를 나누는 것은 그저 그 학생에게서 어떤 가치가 다른 가치보다 더 두드러지는지, 그 학생이 어느 가치를 가장 중시하는지를 구별하는 것일 텐데 그런 성품이나 성향은 성장하면서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호그와트는 학생들이 아직 너무 어린 나이에 기숙사를 나눠버리는 탓에 학생들이 도리어 그 기숙사의 틀에 맞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
사실 스네이프는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은 대놓고 구박하는 모습을 보였고 특히 해리한테는 이런 차별이 지나칠 정도였는데, 호러스는 마음에 드는 학생을 편애할지언정 다른 학생들을 대놓고 차별하거나 하진 않았다. 우대는 하지 않을지언정 모두 같은 '학생'으로서의 대우는 해줬다. 인사를 하면 받아줬고 수업 중 질문을 하면 질문에 대한 답변도 확실히 해주었다. 한마디로 선생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우는 챙겨준 것. 당장 스네이프가 해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온갖 박해를 다 한 걸 비교하면 이 정도면 양반이다. 아무리 편애라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사적인 관계에서 친근하게 다가섰을 뿐 공적으로는 선생과 학생으로서의 선은 지켰다. 수업에서 해리를 편애하는 모습은 다들 자신의 수업에서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와중에 해리 혼자 성공하는 등 실제로 걸출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었지, 그가 단지 자신의 클럽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낀 건 아니었다.
또한 그는 사회의 권력자들이 자신의 지인이라는 걸 신나게 떠들 정도로 즐기는 반면, 본인 스스로는 결단코 사회의 통념에 갇혀있지 않았다. 순혈주의, 종족차별주의 등 순혈들 사이에서 흔했던 모든 고정관념을 무시했고 오로지 자신의 눈과 자신의 지식을 통해 사람을 구분했다. 이는 슬리데린과 순혈들 사이에선 눈에 띌 정도로 드문 면모였다. 그러면서도 종종 이런 사상에서 아예 벗어나지 못하는 면모도 보이는데,[56][57] 아이러니하게도 이는 작가인 J. K. 롤링 본인도 보여줬던 모습이기도 하다.[58]
작중 등장한 교수들 중 해리에게 제일 잘해준 교수도 이 사람인데, 거의 해리의 팬이라 할 정도로 해리를 몹시 편애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3권에서의 리머스 루핀이나 맥고나걸 교수도 해리에게 잘 해주기는 했지만, 이 인물처럼 해리의 팬으로 보일 정도로 노골적으로 편애하지는 않았다.[59] 적어도 교사와 학생의 위치는 지키는 상식을 보여주었지만, 슬러그혼의 해리에 대한 태도는 분명 속물적인 그의 욕망과 관계가 크다. 즉, 작중 해리에게 가장 잘해주다 못해서 교사의 적절한 태도를 다소 잃을 정도로 대했다 봐야 할 것이다. 이는 그의 속물적인 부분과도 연관된다.[60] 덤블도어도 이는 슬러그혼의 가장 큰 인간적인 약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억 속에서 호크룩스라는 개념 자체를 그다지 좋게 보지 않은 것과, 영혼을 나누는 건 둘째 치고 여러 사람을 죽인다는 생각만 해도 경악한다는 점에서 근본은 역시 선한 인물이라는 걸 볼 수 있다. 호크룩스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 걸 수치스럽게 여겼다는 점도 그렇고. 조작된 기억으로 은폐한 것과 제대로 된 기억을 넘기길 거부한 게 잘한 건 아니지만 이 역시 자신이 큰 죄악을 저질렀다는 죄책감에서 기인한 행동이다. 자신의 신변에 대한 위협이 있을까 봐 겁을 먹은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기억을 바꾸고 호그와트를 떠나 사임까지 하면서 도망다닌 원인은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생각한 수치심이었다. 이후 해리와 독대하게 되었을 때도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작중 슬리데린 출신 인물로선 거의 최초로 죄책감을 보여준다.
기억을 은폐한 뒤 행적을 감추는 등 소극적이고 겁이 많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마지막 전투에서 결국엔 지원군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하고 그 볼드모트에게 직접 덤벼들어 전투를 벌였다는 건 그간의 공포와 수치를 극복하고 자신의 잘못을 고치려는 행동으로 볼 수도 있다. 또 다른 속물적인 인물인 코닐리어스 퍼지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장래가 유망한 학생들을 편애하고 친목질로 인해 학생들을 일종의 장기말로 본다는 지적도 있기는 하지만(재능이 없거나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될 것 같은 학생에겐 무관심하고 없는 사람 취급해버린다거나), 적어도 자기가 인정한 학생에 대해서는 진심 어린 애정을 쏟은 사람이다. 해리에게 조작되지 않은 기억을 넘길 때, 해리의 어머니를 떠올리며 진심으로 슬퍼한 점에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다. 사실 재능이 없어 보이는 인물에게는 관심이 없을 뿐이지 막 대하지는 않으며, 학생들을 자신을 위해 '이용'한다기보다는 재능을 발휘하도록 이끌어준 다음 그걸 자랑하는 걸 좋아하는 것 뿐이라 장기말로 본다고 하긴 힘들다. 자신의 도움으로 대성한 전 제자들이 무언가 챙겨주는 것으로 이득보는 것들이야 많겠지만, 이런식으로 제자들이 보답해주는걸 굳이 마다하는 스승이라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61]
그리고, 슬러그혼의 행적과는 별개로 '유능한 인재를 알아보는 눈'은 재능을 넘어서 거의 천부적인 감각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본편 시점에서 교수로 복귀한 이후, 새롭게 찾아낸 될성부른 나무가 될 떡잎들을 살펴보자면, 거의 대부분 대성을 했다. 해리 포터는 워낙 '살아남은 아이'로 널리 알려져 있으니 못 찾는 게 바보라고 해도 지니 위즐리 같은 경우 다른 인간관계는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박쥐 코딱지 마법 잘 쓴 것 하나로 초대했는데 훗날 대영웅 해리 포터의 아내이자 관제 언론인 예언자 일보 퀴디치 편집장이 된다. 네빌 롱보텀은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재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슬러그혼은 어쨌든 자신의 인맥줄에 초대를 했고, 한때 조교 및 조교수 자격으로 슬러그혼의 동료로서 생활하다 결국 호그와트의 전임교수로 성공한다.[62] 심지어 첫 초대는 아니었지만 해리 포터의 절친이라는 점과 릴리 에번스를 연상시키는 뛰어난 재능을 보고 초대한 헤르미온느 그레인저는 아예 마법 정부 총리가 되는 기염을 토하는데 성공한다. 볼드모트를 마법 정부 총리 재목으로 보았던 슬러그혼은 결국 헤르미온느를 통하여 '자신의 제자가 마법 정부 총리가 되는' 꿈을 이룬 셈이다.
다만, 무관심하게 본체만체하는 것도 썩 인격적인 대접은 아니며 스네이프 등등의 교수들처럼 대놓고 폭언이나 독설만 안했을 뿐 이것도 차별인 건 확실하다.[63] 유명인사 삼촌을 둔 마커스 벨비라는 학생을 만찬에 초대했다가 알고보니 핏줄로만 친척으로, 정작 그 유명인사와 교류는 거의 없는 사이라는 점을 알자마자 표정이 갑분싸가 되며 먹을 것조차 안 내주는[64] 등의 대접은 무례한 것이 맞다. 차라리 다음부터 다시는 안 부르든가 할 것이지 그 순간부터 바로 병풍 취급하는 건 대체 뭐란 말인가. 그것도 눈앞에 있는 사람 면전에서 대놓고 말이다.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는 행동이다.
또 살아남은 아이인 해리와 전교 1등인 헤르미온느는 극진하게 대하지만 론 위즐리는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실제로 이 때문에 론은 두고두고 기분이 상했고 헤르미온느나 해리와 싸우기도 했다.[65][66] 특히 눈에 보이는 재능에만 관심을 갖고 내면의 인성이나 친화력과 같은 숨겨진 재능에는 무신경한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마법 정부 내의 친화력 갑이자 훗날 부장까지 승진하고 마법 정부 장관 며느리와 오러 부장을 사위로 두고 가족 전체가 유공자 집안인 아서와 해리와 같이 여러 고난을 겪으며 마법 정부 장관 아내를 두고 성공한 기업인이 된 데다[67] 개구리 초콜릿 카드에 등재되기까지 한 업적을 세운 론과 같은 인재를 푸대접하는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다. 사실 론도 언급이 되지 않았을 뿐이고 멀린 1급 훈장 수훈 조건에 들이맞는다.
다만 론의 경우는 푸대접이나 무시를 했다기보단 그저 특별대접을 해주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 이름을 기억 못했다는 것이 지적되는데, 따지고보면 교수들 중에 학생들 이름을 일일이 다 기억하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으며 슬러그혼 입장에선 딱히 문제아도 아니고 우등생도 아닌 지극히 (자기 수업에선) 평범한 학생인 론의 이름을 기억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이 양반은 덤블도어보다 몇 살 아래일 뿐인 노인이다. 은퇴했다가 복귀한 노교수가 학생 이름을 기억 못하는 게 푸대접이라고 하긴 힘들다. 추가로 론의 이름을 기억 못할 뿐 (이름을 잘못 부를지언정) 인사는 하거나 평범한 학생을 대하듯 대접을 한다. 즉 차별을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을지언정 스네이프처럼 대놓고 불이익을 주거나 모욕을 하는 케이스와는 다르다.[68]
한편으로 그렇게 인맥을 만들고 유망주 눈도장을 찍어서 본인이 노리는 목표가 무엇인지 하면, '파인애플 설탕절임' 이나 '고블린 교섭과의 하급직원 추천 권리' 등등 사소한 성의나 받는 정도에 그친다. 즉, 제자들과의 인맥을 통해서 본인이 어떤 실질적인 이득을 노리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 이 인물을 한층 독특하게 만드는 점이다. 그보다는 상대에 대한 관심만 있다면 옛 스승에게 안부인사를 할 때 부담없이 챙길 수 있는 작고 사소한 선물 정도, 말하자면 재능있는 제자들을 자랑할 때 "이 녀석이 졸업하고 수 십년이 지났지만 내가 좋아하는 간식도 잊지 않고 잘 챙겨준다" 라는 자랑거리 떡밥 정도로 보는 것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결국, 자신이 키워낸 재능이 있는 제자들이 성공하여 감사의 표시를 하는 모습을 보며 교수로 일하는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며, 성공한 사람들이 느끼는 자아실현의 욕구와 명예욕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저런 선물을 챙기는 목적은 그 선물 자체의 가치가 주는 이득보다는 상대와 자신 사이에 관심과 호의, 유대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증거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 인물이 (자신을 잊지 않고 챙기는 제자에게) 그 반대급부로 줄 수 있는 것 역시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농담조이긴 하지만, 톰 리들에게 "난 마법 정부에 연줄이 있으니 나하고 계속 연락하고 사소한 선물을 챙기면(=나와의 인맥을 유지하면) 마법 정부에서 출세길이 빨라질 것이다" 라고 말할 정도이다. 사실 슬러그혼의 짬밥, 마법 실력, 집안, 인맥, 능력, 연줄 등등을 생각할 때 슬러그혼은 더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지위에 오르려고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충분히 좋은 자리를 차지할 만한 능력이 있다.
사실, 정말로 권력을 쫒는 성격이었다면 호그와트 교수 노릇을 하느니 마법 정부의 어느 고관 자리라도 진작에 꿰차고 있었을 것이다. 굳이 한국 사회로 비교하자면, 정계 입문을 하지 않더라도 고위 관료나 정치가로 일하는 제자들에게 가볍게 차 한잔이라도 하면서 훈수 정도는 둘 수 있고 언론을 통하여 수준높은 칼럼 정도는 쓸 수 있는 인물이다. 작중 묘사를 봐도 슬러그혼은 호그와트 교수라는 직책을 좋아하며, 타인을 볼 때 일종의 권력요소를 따지는 반면에 정작 본인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출세와 권력에 대한 욕구가 그렇게 크지 않아 머리 아픈 정치 싸움을 싫어하고 자유롭게 유유자적하며 지내는 것에서 꽤 홀가분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형적인 권력에 집착하고 헛된 명예에 집착하다가 인생이 망해버린 덜로리스 엄브리지나 코닐리어스 퍼지하고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슬러그혼이 원했던 것은 권력보다는 교수로서 유능한 제자를 키워내는 명예에 대한 욕구 혹은 존경에 대한 욕구로 자아실현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끼는 것에 가까운 것으로 보는 편이 옳다. 속된 말로 말하자면, "사회에서 잘 나가고 힘 센 놈이 내 친구이고 내 제자다. 즉 저 사람들을 키워낸 나는 누구보다도 위대하다" 처럼 스스로 명예욕과 권력욕을 과시하는 맛에 사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영국 마법사 사회에서 잘나간 사람들 상당수가 호그와트 출신이다. 그리고 호그와트 출신이라면 이 사람의 얼굴을 한번 이상은 만나야 하고 그 중에 슬러그혼의 눈에 든 이들은 슬러그혼이 어떻게든 연을 만들려고 할 것이고 그 연을 만들려는 것이 겉으로는 스승이 제자에게 잘 대해주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니까 제자쪽에서도 나쁘게 볼 이유는 없다. 근데 슬러그혼의 눈에 든 이들은 다들 능력이 좋은 아이들이라 호그와트 졸업 후 고위직에 앉을 가능성이 높다. 즉 오러, 마법 정부 장관, 마법 정부 총리 같은 자리에 슬러그혼의 인맥들이 앉는다는 소리다. 그런데다가 슬러그혼이 마음만 먹으면 그 인맥들을 확실하게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고 파벌을 만들면 마법 정부 고위직들은 대강 슬러그혼 파벌이 장악한 셈이 된다. 게다가 능력이 있는 사람만 끌어들이니 총리가 교체되든 장관이 교체되든 그냥 다 슬러그혼 파벌이다.
당연히 슬러그혼 파벌의 숨겨진 보스 슬러그혼은 비록 자신이 정치권력과 거리가 먼 호그와트 교수에 불과해도, 실제로는 영국 마법사 세계의 숨겨진 1인자가 된다. 마치 비선실세와 비슷해 보이지만 비선실세가 특정 1인을 뒤에 두고 한다면 이 경우는 특정 1인 정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근데 또 실제로는 자기가 파벌 만들고 권력을 장악한건 아니라 뭐라 못하고 뭐라 못하니 적이 없고 그런데 또 슬러그혼과 친했던 이들은 다 출세한데다 이제 막 마법 정부 직원이 된 사람 2명과 고참 1명이 있다고 가정할 때 고참 1명은 슬러그혼과 알고 지냈다. 그리고 신참 2명 중 1명은 슬러그혼에게 인정받아서 그를 좋게 기억하고 있고 다른 1명은 슬러그혼과 데면데면한 관계였다고 가정하면, 고참 쪽은 둘이 능력이 비슷하다면 전자 쪽을 더 총애할 것이다.
게다가 몰라도 슬러그혼이 사람 보는 눈은 좋아서 슬러그혼이 눈에겨본 사람들은 어느쪽으로든 잘나간 사람들이니 '슬러그혼 교수님이 잘 대해준 사람'은 "그만큼 그 사람이 잠재력이 있는 사람이니까 잘 줬다"라는 의미가 된다. 뜻하지 않게 슬러그혼이 추천하여 새로 부임한 사람은 능력이 있을지에 대한 지표도 될 수 있는 셈이다. 즉. 슬러그혼과의 친분은 상급자와 친분을 만들수도 또 실력에 대한 신용을 주는 일종의 스펙이 될 수도 있다. 결론은 만들어놓으면 좋은 게 슬러그혼과의 친분이다.
즉, 슬러그혼은 분명 속물적인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당장의 얄팍한 이익을 보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중심으로 일종의 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네트워크 구성원 간의 인맥을 통해서 서로에게 이익을 주고받게 하면서 결속력을 단단히 하여 표면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일종의 '배후의 거물', 또는 '흑막의 거물' 이 되는 것이 목표인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런 인맥과 영향력을 통해 직접적인 이익을 얻으려 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뒤에서 영향력과 권력을 확장하는 것 자체가 목적으로 보이는 인물이다.
슬러그혼은 돈도 많고 집안의 뒷배경도 빵빵한 사람이니까 굳이 머리 아프게 싸움질하는 정치권력이 없더라도 하루하루 살아가는 인생을 재미있고 보람차게 살아가는 것이다. 결국 교육자로서의 유능함과 직업의 만족도는 최고로 높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일종의 덕업일치와도 가까운데 슬러그혼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자체를 즐기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교육자로서 능력은 좋아보인다. 그와 친분이 쌓인 제자들이 그를 좋게 보는 것을 바라보면, 가르치는 능력이든 아니면 아이들을 이끄는 능력이든 어느 쪽으로 보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사람이긴 하다는 건데 이 자질을 놓고 보면 호그와트 교수라는 직책은 그의 적성에 잘 맞는 자리이다.
그래서 슬러그혼은 (특히 영화판에서) 개그 캐릭터스러운 모습을 자주 보이는 데 비하면 상당히 복잡하고 독특한 욕망을 가진 인물이며, 그가 속한 슬리데린 기숙사의 목표가 '권력과 야망' 임을 생각해 보면 그저 힘만 세고 할 줄 아는 거라고는 상대방을 죽이거나 굴복시키는 것밖에 없었던 볼드모트같은 유치한 인물보다 훨씬 세련된 방향으로 슬리데린의 특징과 그 욕망을 구현해보이는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다. 소년 모험물인 해리 포터 시리즈의 특성상 별로 돋보이기 힘든 인물이긴 하지만, 정치극화같은 장르에선 적군으로 나오면 최종 보스, 아군으로 나오면 주인공이 존경하는 대스승급의 입지를 충분히 차지했을 만한 인물이다.
물론 슬리데린 출신의 인물치고는 야망이 작아보인다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야망이 곧 출세로 고위직에 오르는 것이나 직접적인 권력의 획득만을 의미하리라는 법은 없다. 예를 들면, 볼드모트는 권력욕에 미쳐 온갖 만행을 저지르다가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는데, 이런 야망이야말로 유치하고 멍청한 야망이라고 비웃음당해 마땅할 것이다. 반면 슬러그혼의 야망은 '유능한 제자를 알아보고 키워내는 것'이며, 그를 통해 자신의 재능과 통찰력을 입증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 명예욕을 충족시키면서 사회에 대한 영향력까지 얻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야망은 꽤 훌륭히 충족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적을 만들지도 않았다. 자신만의 이상을 폭력적으로 실천하려다가 망해버린 볼드모트의 야망에 비하면 훨씬 세련된 형태의 야심이라 볼 수 있다. 결국 야심이란 사람마다 그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니, 자신이 직접 권력자가 되려는 욕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꼭 야심이 작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렇게 슬러그혼이 사소하다면 사소한 명예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겁이 많고 신중하며 소시민적인 성격이 한 몫한 걸로 보인다. 정치라는 것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본인이 아무리 잘해봤자 필연적으로 적이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적이 늘어난다는 것은 평화롭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목표였던 소시민같은 슬러그혼 입장에선 그렇게 달가운 상황이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온갖 거물들과 연줄이 있는데 정작 본인은 그닥 정치에 관심없는 교수' 라면 '배후의 숨겨진 거물' 이라는 권력욕은 충족시킬 수 있으면서도 '굳이 적으로 돌려봤자 이득도 없는데 괜히 거물들과 사이만 틀어지는 사람' 이 되면서 볼드모트나 죽음을 먹는 자들같은 미친놈들이 아니고서야 적대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유유자적하고 평화롭게 잘 먹고 잘 살면서 권력욕도 충족하는 가장 이상적인 인생이 된다.
과거 기억에서는 톰 리들에게 "넌 20년 지나면 마법 정부 총리가 되어있을 거다. 하지만 난 마법 정부에 연줄이 있으니 나한테 계속 파인애플 설탕 절임만 보내준다면 15년이 걸리겠지만." 하고 농담조로 말한 적도 있다.[69] 이런 걸 보면 유능한 제자들을 장기말로 봤다는 표현도 어느 정도는 맞다. 한편으로는 자신에게 잘 보이면, 마법 정부 총리쯤은 연줄로 어떻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배후의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다른 지위도 아니고 마법 정부 전체를 통솔하는 총리 자리를 연줄로 어떻게 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영향력이 상상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은 재미있게도, 그의 오랜 동료인 알버스 덤블도어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다. 덤블도어 역시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총리는 물론 마법계 전체를 쥐락펴락하는 권력자가 될 수 있었음에도 호그와트 교수로 자신의 정체성을 한정하는 삶을 살았는데, '자신이 직접 권력을 가지면 권력과 함께 정적도 생겨난다' 라는 패널티를 두려워한 슬러그혼과 달리 정반대로 덤블도어는 권력욕이 강하고 정적을 두려워하지도 않지만, 권력을 손에 넣은 이후부터 자신의 폭주가 두려워서 스스로 자제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이 다르다.
결국, 슬러그혼이 원하는 것은 세상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일 실질적인 권력보다는 남들이 자신을 존중하고 대접해주는 사소한 권력이었으며 그것을 학벌 라인을 만드는 교수 생활을 통해서 즐기려고 했다면, 한때는 그린델왈드와 의기투합하기까지 할 정도로 세상을 신념대로 변혁하고자 하는 엄청난 야심가였던 덤블도어는 그런 자신의 야욕을 절제하기 위해서 교수 생활을 해왔다. 그런 점에서 보면 사실 '학생을 장기말로 썼다'는 건 덤블도어 쪽도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 어쩌면 이런 면에선 덤블도어가 슬러그혼보다 더 심하다고 볼 수도 있고, 두 사람 모두 그 본성을 마지막까지 지니고 있었다.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덤블도어는 해리 포터의 인생과 생사의 큰 그림을 자기 마음대로 짜놓고 해리를 그 판 위에서 놀아나게 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덤블도어는 그 방향성이 자신만의 허영심이 아니라 자신이 아끼는 제자에 대한 애정이었을 뿐이다.
즉, 덤블도어는 죽을 때까지 마키아벨리스트였고 슬러그혼은 속물적이고 꼰대스런 구석을 최종권까지 떨치지는 못한다. 그러나 그들 모두에게 타인은 어느 측면에서 자신의 목적[70]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았을지언정, 결코 타인을 수단으로만 여기지 않고 자신의 욕망보다 소중한 어떤 가치를 평생 잊지 않았다.
예시로 덤블도어는 타인을, 심지어 해리조차 그 스네이프가 경악할 정도로 이용했다. 그 스네이프가 해당 부분에서 "그 아이를 언젠가 도축할 돼지처럼 키워온 거냐?" 라며 화를 내지만 이에 대해 덤블도어는 "자네가 언제부터 그 애를 그리 걱정했냐?" 라고 비꼬듯이 응수한다. 하지만 그러면서까지 이루려고 한 대의를 위해 덤블도어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던졌다. 바로 그래서 그들이 냉정한 마키아벨리스트 혹은 꼰대스런 속물임을 부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훌륭한 행동을 했다고 할 수 있는 이유이자, 그들의 영리한 제자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기도 하다.
슬러그혼 본인은 스네이프마냥 학생들을 갈궈대고 괴롭히지는 않는다지만, 분명히 학생들을 능력 위주로 편애하고 차별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슬러그혼 교수를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아라고그 장례식 에피소드 직전 장면에 스프라우트 교수의 협조를 받아서 마법약 수업재료를 충분히 얻어가며 하는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 수업시간에는 교보재를 충분히 마련하고서 어린 학생들이 실수해도 윽박지르지 않고 언제나 충분한 교보재 여분으로 재기회를 부여하는 태도를 보인다. 다시 말하면 수업시간에 언제나 제자 육성 측면에서만큼은 교수로서 모범적 태도를 보이는 면도 분명 존재하는지라 슬러그혼 본인 기준에서는 '충분히 기회를 줬으니 재능이 드러나는 사람을 인정하는 게 맞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작중 모습들을 보면 가장 현실적인 인물임과 동시에 비록 속물이긴 해도 결코 악인이라고 할 수 없는, 그런대로 '적으로 돌리면 귀찮아지고 아군이면 든든한 우군' 이 되어줄 정도로 괜찮은 사람인 듯 보인다. 슬러그혼은 자신의 이득을 그 무엇보다도 중시하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사리분별을 무시하지는 않고 준수하긴 하는데다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절대로 안 넘는 인물이니까 말이다. 이는 스네이프와는 다른 모습으로서, 긍정적인 면모와 부정적인 면모를 극명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학생들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 이라는 스네이프와 슬러그혼의 공통적인 문제점에 대해 주인공인 해리는 전자에 대해 피해자 입장이지만 후자의 경우 수혜자에 속한다는 차이 덕에 좀 더 나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게다가 전술했듯이 스네이프는 슬리데린이 아닌 학생들을 막 차별하고 괴롭히지만 슬러그혼은 재능이 있거나 유명인사를 가족이나 친척으로 둔 제자들만 편애할지언정 자신의 편애 대상이 아니라고 해도 박대하지는 않는다.
또한, 슬러그혼처럼 교육자로서 재능있는 학생을 키워내고 대성하도록 만드는 일 자체는 나쁜 게 아니다. 슬러그혼은 도가 심해서 재능이 없는 제자들을 너무 홀대하는 것이 문제일 뿐 비전 자체는 교수로서 나름 건전하다. 사실 모든 제자들을 자식처럼 아끼는 맥고나걸마저도 재능있는 제자한테 뭐 하나라도 더 지원하려는 경향은 약간이나마 있다.[71]
[1] 1882년 생이라는 것은 공식 설정이 아니라 덤블도어보다 어리다는 것에서 1882년~1913년 사이의 나이이기 때문에 나온 추측일 뿐이다.[2] 신성한 28가문 중에 속하는 '슬러그혼' 집안의 출신이다.[3]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서 길더로이 록하트 역도 했다. 대신 보이스 연기투가 확연히 다른데, 록하트는 티몬을 연상케하는 코믹한 연기였다면, 슬러그혼은 우리가 익히 듣던 중년(로리 스완을 생각하면 쉽다) 연기투로 연기했다.[4] 덤블도어의 제안을 거절하던 슬러그혼이 마침내 결심하면서 한 발언이다. 소설판에서도 마법약 교수가 되는 조건으로 높은 봉급을 요구했다. 덤블도어는 이 발언을 듣고 자신의 계획이 성공했다는 만족감에 킥킥대면서 떠난다. 영화에서는 선배 교수였던 갤러티 메리소트 교수의 사무실을 요구하는 대사가 추가되었다.[5] 세계관 내에서 마법사 사회의 보편적 감탄사인지 원작소설에서 이전부터 아서 위즐리 등 여러 사람이 이따금씩 써왔던 표현이고, 영화에서는 에이머스 디고리가 해리를 처음 만났을 때 썼다. DVD및 TV 방영 자막은 "마법사 맙소사!"로 언어유희를 살려 번역한다.[6] 순수혈통보다 뛰어난 머글태생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하는 정도인 듯 하다.[7] 부담없고 안락한 삶과 뛰어난 친구들을 둠으로써 얻을 수 있는 간접적인 즐거움이 더 취향에 맞았던 것 같다. 볼드모트가 어둠의 마법 방어법 교수직에 지원한 것도 이에 크게 영향을 받았던 것.[8] 호그와트는 영국과 아일랜드 일대의 유일한 마법 학교이며 전세계 마법학교들 중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다. 현실로 치면 케임브리지나 하버드 같은 초일류 명문대 교수가 된 셈이고, 호그와트 교수는 정년이 없어 본인이 그만두거나 사고 쳐서 쫓겨나지 않는 이상 평생직장이다. 본질적으로 정치인이 아니기에 정적도 없어서 교수로서의 자질을 갖추기만 하면 정적 없이 편하게 명예를 챙길 수 있는 자리다. 심지어 슬러그혼은 그 자리를 소소한 인맥을 만드는 자리로 활용하기까지 했다.[9] 사실 톰 리들은 이미 호크룩스를 만드는 방법은 알고 있었다. 호크룩스를 둘 이상으로 늘리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기 위해 모른 척했을 뿐. (호크룩스에 대해 기록한 여러 책들이 호그와트에서 사라진 건 덤블도어가 교장이 된 이후다.) 이때 리들의 질문에 슬러그혼은 경악하며 직접적인 답은 하지 않았지만, 불가능하다고 말하진 않았기 때문에 리들은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 호크룩스를 여러 개 만드는 게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었다.[10] 위에서 설명했듯 슬러그혼은 자신은 유능한 인재를 키워내고 출세한 제자는 자신을 알아봐주는 형태의 권력욕, 즉 인맥 자랑에 맛들린 사람이다. 그렇게 총애한 톰 리들이 종적을 감춰버렸으니 그저 실망할 수밖에 없다. 물론 훗날 볼드모트가 어둠의 마왕이 된 것을 생각해 보면 운이 좋았다. 볼드모트의 스승이라는 타이틀이 인생에 도움이 될 리가 없으니까 말이다. 권력욕이 강한 것도 사실이지만 호크룩스는 끔찍하게 생각하고 볼드모트가 옳지 못하다고 여기기도 하는 등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선도 알고 있는 만큼 그 점에서도 크게 실망했을 듯.[11] 졸업 후 톰 리들이 모습을 여러 차례 바꾸기도 했고, '볼드모트 경'이라는 이름을 추종자들에게만 사용했기 때문이다.[12] 볼드모트는 이 때 필요의 방에 호크룩스화시킨 래번클로의 보관을 숨기고 떠났다.[13] 세드릭 디고리[14] 용의 피와 피아노가 그 중 둘이었다고 하는데, 용의 피야 귀한 마법약 재료라고 쳐도 피아노는 목숨 걱정하는 상황에서 챙기기엔 영 생뚱맞다는 반응도 있다. 유명한 장인이 만들었다거나, 비싼 재료가 들어갔다거나, 소중한 추억이 얽혀 있는 물건이라면 챙길 수도 있긴 하겠다만.[15] 도둑 탐지기에 작동정지 마법을 건 다음 휴가 간 주인이 돌아오기 전에 마법으로 머문 흔적을 깨끗이 지운 뒤 다른 집으로 옮겨 다녔다.[16] 일단 전자의 경우 '실행력은 소극적이어도 끔찍한 범죄행위를 한다는 발상 자체를 혐오하는 성향'과 배치되며 후자의 경우는 '안락함을 추구하려는 성향'과 배치되기에 어느 쪽이든 두려웠을 것이다.[17] 집안 기물을 일부러 박살내서 이미 습격당한 척 한 다음 본인은 또 다시 안락의자로 둔갑하여 숨었다. 이후 덤블도어에게 들킨 뒤에는 둘이서 집을 말끔히 다시 정리한다.[18] 롤링의 말에 따르면 슬러그혼을 따라서 학교를 빠져나간 슬리데린 학생들을 지원군을 이끌고 돌아왔으며, 이를 두고 작가는 영리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실리를 추구하는 슬리데린 출신들은 남아서 싸우기보다 외부에서 지원군을 데려와 싸우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19] 원래부터 슬리데린은 왕따 신세이긴 했지만, 죽음을 먹는 자가 활개치는 과정에서 구성원의 상당수가 그들의 편에 서는 등 심각한 문제를 많이 일으켰다. 그나마 몇 안되는 이들이 정말 큰 활약을 해냈기에 망정이지, 저런 사람들도 없었다면 호그와트 전투 이후 슬리데린은 범죄자 소굴로 낙인 찍혀 철폐됐어도 이상하지 않았다.[20] 론의 이름을 자주 틀리게 말하는데, 소설에서는 론을 루퍼트라고 잘못 말한다. 참고로 론의 마법 재능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주변 인물들이 너무 압도적으로 훌륭하다 보니 묻혀버렸다. 그리고 성향이 전혀 순수혈통같지 않아서 그렇지, 위즐리 가문은 엄연한 순수혈통 가문이다.[21] 마법 재능이 남들보다 뒤떨어지지는 않지만 딱히 어떤 분야에서 특출난 학생이라는 묘사도 없다. 그래서 말포이 자신이 직접 할아버지의 이름을 대면서 환심을 사려 했지만 실패하기도 했다. 다만 말포이가 냉대받는 건 재능보다는 아버지 루시우스가 죽음을 먹는 자 간부로 못이 박혀 투옥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헤르미온느같은 영재가 아니어서 그렇지, 슬리데린에서 반장을 한 걸 보면 드레이코도 능력이 꽤 되기 때문. 슬러그혼은 민달팽이 클럽 첫 모임에서 친척 어른이 거물인 학생에게 친절히 대하다가 그 학생의 가정이 거물과 거의 교류가 없다는 것을 알자 냉대한 적이 있다. 그런 만큼 엄청난 갑부에다가 영향력도 강한 말포이 가문의 외동아들이라면 재능이 평범해도 그 자체만으로도 친하게 지낼 만도 한데, 속물적인 면은 있어도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확실히 아는 슬러그혼은 당연히 볼드모트의 수족인 루시우스 말포이의 아들을 철저히 냉대했다.[22] 교수로 부임한 뒤에도 슬러그혼은 덤블도어를 위해서 술 선물을 준비하는 등 오랜 동료를 챙기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누군가가 덤블도어 암살을 위해 술에 독(마법약)을 타놨고, 슬러그혼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론 위즐리를 위로해주기 위해서 술을 먹였다가 하마터면 론이 죽을 뻔한 일이 있었다.[23] 이때 해리는 재빨리 약재 서랍을 뒤져 베조아르(염소의 위에서 채취한 위석)를 찾아내 괴상하게 변하고 있던 론에게 쑤셔넣어서 먹여 가까스로 살려낸다. 해리는 혼혈 왕자의 책에 적힌 낙서나 첨언으로 손쉽게 마법약을 제조해내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었는데, 그 중 해독제 부분은 아예 시커멓게 칠해놓고 '그냥 목구멍에 베조아르를 밀어넣으면 된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다른 애들이 열심히 해독제 만드는 동안 베조아르를 올려놨는데 슬러그혼의 마음에 들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이때 해리가 제출한 베조아르를 굳이 사무실 서랍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후 일이 터지자 해리가 그 베조아르를 떠올리고 다시 찾아낸 것이다. 이 일이 있고 나서 슬러그혼은 해리를 더욱 대견하게 여겼다.[24] 또한 영화에서만 나오는 장면으로 덤블도어의 사망을 확인한 호그와트 교직원 및 학생 일동들이 지팡이로 불을 밝히며 그를 추모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때 슬러그혼은 매우 슬퍼하며 서럽게 울고 있었다.[25] 게다가 호그와트에 돌아가면 교장인 덤블도어나 유령인 빈스를 빼면 교수진 중 최고참으로 지금 있는 교수들이 전부 그의 제자들이니 누구 눈치를 볼 일도 없다. 심지어 교장인 덤블도어와도 언제나 동등한 동료 관계였지, 맥고나걸이나 스네이프처럼 그와 상하관계였던 적은 없었다. 실제로도 호그와트에 돌아온 슬러그혼의 행보를 보면 자기 세상처럼 다닌다.[26] 심지어 위에서 언급한 해리와 덤블도어의 설득 끝에 교수직을 다시 맡았을 때도 가장 먼저 내뱉었던 발언이 "연봉을 꼭 올려달라." 라고 요구했었다. 물론 이 발언은 진지한 요청이라기보다는 수락끝에 덧붙인 농담에 가깝긴 했으나, 설령 농담이었어도 마법 사회가 암흑기에 빠져있고 본인도 도피중인 마당에도 높은 조건을 중시했다는 점에서 그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27] Crystallized pineapple. 설탕에 졸여 단단하게 굳힌 파인애플로, 꼬치에 꽂지 않은 탕후루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구글에 검색하면 바로 연관검색어로 Crystallized pineapple Harry Potter가 뜬다. 하지만 해리 포터 없이 'Crystallized pineapple'만 검색해도 해리 포터 소설책이나 슬러그혼 사진을 배경으로 두고 찍은 사진이 많이 보인다.[28] 민달팽이 클럽을 비롯한 그의 제자 중 성공한 사람들의 사진을 전시해 놓는데, 이들의 스승이었다는 것에 자부심과 과시욕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영화판에서는 해리가 슬러그혼의 방에 전시된 사진을 둘러보다 어머니인 릴리 포터의 사진을 발견하는 장면이 있다.[29] 마법약 종류는 살아있는 죽음의 물약. 아주 강력한 수면제로, 먹으면 거의 죽은 듯이 잠든다 해서 붙은 물약이다. 그 잠드는 과정이 거의 심장 발작으로 급사하는 것에 가깝다는 게 흠. 게다가 머글들의 약들이 체질이 안 맞거나 하면 되려 부작용을 부르듯이 이 약도 체질이 안 맞으면 영원히 잠들 수 있다.[30] 사실 O.W.L 시험에서 해리가 두 번째로 높은 성적인 E를 받았다는 걸 생각하면 오히려 제법 재능이 있다고 봐야한다. 이때까지 해리가 마법약 과목에서 부진했던 이유는 교사였던 스네이프 탓이 상당히 컸다. 안 그래도 이전부터 쓸데없이 참견을 하며 노골적으로 해리를 싫어했던 스네이프는 특히 해리가 5학년이던 해 증오가 극에 달해 해리가 제대로 된 과제물을 제출해도 일부러 떨어뜨려 깨트리고 빵점을 줄 정도였기 때문. 해리가 자신의 가장 끔찍한 기억을 본 사건 후 스네이프는 해리에게 참견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무시로 일관했는데, 해리는 스네이프가 저러니까 오히려 중간 정도 되는 약은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O.W.L 시험장에서도 '차라리 스네이프가 없으니까 그럭저럭 할 만하다'고 생각했을 정도. 그러니까 방해나 의도적인 감점 없이 실력으로만 하면 중상위권 정도는 된다는 얘기다. 스네이프도 본인이 그간 해리에게 심하게 군 것을 스스로 인정한 적은 없지만, 적어도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자각하고는 있었는지, 슬러그혼의 크리스마스 파티 당시 해리의 마법약을 만드는 솜씨를 슬러그혼이 칭찬하며 '5년간 해리를 가르쳤으니 공로가 있을 것이다'는 칭찬은 즉각 부정한다.[31] 영화에서는 호크룩스라고 말하는 톰 리들의 말이 뭉개져서 들리지 않았고 이를 들은 슬러그혼이 손을 마구 휘저으면서 톰을 내쫓을 때 슬러그혼의 손에서 검은 연기가 퍼지는 형태로 나왔다.[32] 실제로 톰 리들 당시에는 학교 도서관에도 호크룩스에 대해 설명하는 책들이 좀 있었는데, 덤블도어가 교장이 된 이후에 그런 책들을 전부 교장실에 봉인했다. 다만 덤블도어 사후 헤르미온느가 우연히 한 소환마법에 의하여 이 책들을 얻었지만 그다지 도움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즉 도서관에서 정보를 얻었더라도 그것을 분석하고 이해하기에는 볼드모트급의 상당한 재능이 있어야 했던 듯.[33] 호크룩스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야 한다. 7조각으로 나눈다는 말은 6개의 호크룩스를 만들겠다는 뜻이니 "사람을 예닐곱 명 죽이면 어떻게 되나요?" 라고 묻는 것이나 다름없는 심히 경악할 질문이다.[34] 해리와 덤블도어가 대화를 나누던 중 해리가 볼드모트가 7개의 호크룩스를 제작한 거냐고 말하자 이를 듣고 있던 역대 교장들의 초상화 중 일부도 경악과 분노가 섞인 말을 내뱉었다. 그들의 감정도 슬러그혼과 다를 게 없었다는 것.[35] 영화에선 슬러그혼이 톰을 반갑게 맞아주다, 호크룩스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굳어버린다. 호크룩스에 대해 설명을 할 때 "죽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을 하는데, 그만큼 호크룩스가 사악한 마법이라는 것이란 걸 보여주듯, 표정과 말투를 보면 마치 공포에 질린 듯이 설명한다. 그러다 톰이 영혼을 7조각으로 나누는 것의 가능성을 묻자 경악하다, 애써 웃어보며 "그냥 학문적인 궁금증이지?"라고 묻고, 톰은 차가운 미소를 보이며 "물론입니다. 우리 둘만의 비밀이에요."라고 답한다.[36] 실제로 기억 속에서 볼드모트는 매우 만족한 모습을 보였는데, 호크룩스는 과거에도 만들어진 적이 있기 때문에 '살인을 해야 만들 수 있다'는 정보는 기록을 파다 보면 찾을 수도 있지만, '여러 개 만들 수 있다'는 정보는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도 해본 적이 없으니까. 이 점을 위해서는 뛰어난 마법 실력과 지식을 가진 인물의 자문이 필요했는데, 그 정도 위치의 사람이 저런 중요한 일을 10대 소년에게 쉽게 발설할 리는 없을 것이다.[37] 작중에서도 슬러그혼이 돈을 엄청 밝히는 묘사가 나온다. 포모나 스프라우트에게 엄청나게 값비싼 마법 식물 잎사귀를 받아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때 스프라우트 교수에게 시간 내줘서 고맙다고 감사를 표하면서 "이 정도 양이면 학생들 중 몇 명이 지나치게 잎을 푹 삶아도 넉넉히 차례가 돌아갈 겁니다."이라는 말을 굳이 하는 걸 보면 일단은 교보재용으로 얻어가는 것이지만 겸사겸사 수업한 후에 남는 건 팔아서 부수입 챙길 생각으로 여분까지 왕창 받아온 듯. 영화판에서는 그냥 몰래 가지고 가다가 해리에게 들킨다. 아무튼 슬러그혼은 이 비싼 식물을 챙긴 후에 해리에게 아라고그의 장례식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된다.[38] 해리의 언급에 따르면, 아라고그를 살펴볼때 슬쩍 약병을 들어올리는 게 보였고, 물러설 때 품 속에 약병을 챙겨넣는 묘사가 있다. 영화판에서는 해그리드에게 애크로맨툴라의 독은 귀해서 학문적 용도로 아주 유용할 것이라는 핑계를 대며 허락을 구한 후 마음 놓고 뽑아갔다. 본인 말로는 항상 상황에 대비해서 빈 약병을 몇 개 가지고 다닌다고 하는데, 아라고그의 엄니가 우지끈 부러졌을 정도로 많이 채취한 모양.[39] 여담으로 영화에서 이 장면을 잘 보면 슬러그혼이 배려심도 의외로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해그리드에게 "자네 저 애크로맨툴라를 어떻게 죽인 건가?"라고 라고 물었다가 해그리드가 죽인 게 아니라 자기 친구였다고 대답하자 움찔해서 얼른 사과하기도 하고, 따로 부탁받지도 않았는데 추도사를 몇 마디 읊어주겠다고 자청하기도 한다.[40] 유니콘의 꼬리털을 한가득 안겨줬는데, 한 가닥에 10갈레온이나 하는 엄청난 보물이지만 금지된 숲에서는 나뭇가지에 흔하게 걸려있는 거라 해그리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다친 동물들의 붕대로 쓰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슬러그혼이 저게 얼마나 가치 있는 건지 아냐고 했을 때도 시큰둥해하면서 튼튼해서 붕대로 쓰기 좋다는 말만 하고는 슬러그혼에게 서슴없이 유니콘의 꼬리털을 가득 안겨줘서 그의 기분을 최고조에 달하게 만들었다. 슬러그혼은 유니콘의 꼬리털을 본 뒤로는 해그리드의 집을 보물창고로 여기며 혹시나 또 뭔가 값진 것이 없을까 세심하게 살폈다.[41] 아주 적당한 타이밍에 부추기는 걸로도 모자라서 평상시에는 그렇게 애를 써도 안 되던 무언주문으로 다시 채우기 주문을 완벽하게 성공, 술병을 슬그머니 채워넣는 것으로 술을 끊임없이 마시게 했다.[42] 릴리의 눈을 닯았다는 말을 한 이유는 아무래도 자신의 애제자인 릴리가 지금이라도 속죄를 위해 치부를 드러내는 자신의 모습을 (아들의 눈으로) 본다면 과연 자신을 용서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 했던 걸로 보인다. 결국 호크룩스에 대해 말한 자신에 의해 볼드모트가 연쇄살인을 하며 폭주를 제대로 시작한 셈이었고, 그 과정에서 아끼던 제자가 희생된 것이니 개인적인 죄책감도 컸을 듯.[43] 술에 취한 데다가 해리가 마법약의 힘으로 적정한 시기에 어머니의 죽음을 이용해 압박을 가하고 물러났다 다시 압박을 가하는 등 일시적으로 설득의 달인이 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여기에 술 깨고 나면 필름이 끊겨 이 대화를 다 잊어먹을 거란 펠릭스의 직감은 덤. 여담이지만 청소년기의 볼드모트는 이 스킬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어서 천재적인 머리+우등/모범생+말빨+타고난 카리스마의 조합으로 호그와트 입학을 안내하러 왔다가 어린 시절 볼드모트의 본성을 본 덤블도어를 제외한 호그와트의 모든 교수들을 구워 삶았다고 한다. 실제로 작중에서 해리조차도 이러한 청소년기의 볼드모트의 능력을 대단하다고 인정했을 정도.[44] 원작 파괴로 악명높은 영화판 6편이지만 이 부분만큼은 슬러그혼이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진짜 기억을 건넨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원작에서는 어차피 깨어나면 다 잊어버릴 일이라.[45] 이쯤 되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의아할 지경인데, 볼드모트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쥐고 있고 호그와트의 마법약 교수를 할만큼의 마법 능력도 있으며 볼드모트에게 협력할 생각이 없는 인물이었는데도, 지금까지 살아남아 왔다. 수시로 이사를 다닌 게 도움이 되긴 했나 보다. 다만 크게 이상한 건 아닌데, 슬러그혼이 7권에서 샤클볼트/맥고나걸과 함께 볼드모트와 3대1 결투를 벌인 걸 생각하면, 볼드모트/덤블도어 바로 아래 정도급의 마법사일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면 어밀리아 본즈처럼 볼드모트 진영에서도 볼드모트 본인이 나서지 않으면 쉽게 죽이기 힘들다. 거기에 마법 정부에서 고위직을 역임하며 공개적으로 살아가던 어밀리아와 달리 슬러그혼은 철저히 보신주의로 숨어살았을 테니 추적하기 힘들었을 것이고, 우연히 마주치는 평범한 죽음을 먹는 자들이야 본인이 워낙 실력자라 손쉽게 제압했을 테니 잡기 힘들었을 것이다.[46] 맥고나걸이 슬리데린 기숙사가 어디다 충성을 바쳐야 할지 명확하게 정하라고 말할 정도.[47] 한심한 영감같은 모습만 보여서 그렇지 사실 작중에서도 슬러그혼이 실력자라는 건 암시되어 있었다. 자신이 없는 것처럼 변장하거나 죽음을 먹는 자들의 추격을 따돌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덤블도어가 직접 찾아가서 포섭할 정도면 인정받은 마법사다. 체구에 비해 상당히 민첩해서 덤블도어와 해리가 기습적으로 방문했을 때 샤워하다가 2분만에 살던 집을 폐허로 만들 정도였다. 덤블도어니까 알아차린거지 해리는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또한 덤블도어가 포섭하러 간 이유도 죽음을 먹는 자에게 가담해버리면 곤란해지는 유능한 인재기 때문에 마침 쫓기고 있던 슬러그혼에게 호그와트 교수직이라는 신변안전을 제공해서 구슬리기 위함이었다. 결국 이 선택이 거대한 스노볼이 되어 죽음을 먹는 자들의 파멸에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되었다.[48] 근본이 악한 사람은 아니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이나 노련함에 비해 심약하고 소시민적인 인물이라 죽음을 먹는 자들의 협박으로 인해 원치 않는 악행을 저지를 여지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일찌감치 해리와 안전을 미끼로 그를 포섭한 덤블도어의 안목이 다시한번 빛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 그 덤블도어가 어떻게든 끌여들인데서 이 사람이 심약하고 소시민적인 성향 때문에 가려지지 일단 한번 용기를 내면 그 능력으로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49] 이때 깨알같이 싸우기 직전에 모두가 모인 장면에서 펠릭스 펠리시스(행운의 물약)을 마시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사실 원작 소설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있는데, 해리가 아껴둔 펠릭스를 지니가 데려온 학생들에게 나눠 먹였다고 한다. 이렇게 약을 먹은 학생들은 모두들 살인 주문이 비껴나가거나 하는 행운을 겪었다고 한다.[50] 그런데 영화상에서는 "지팡이를 꺼내려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는거야. 모든 게 끝나고 숨을 돌리고 보니 내 망토 안에 그대로 있었지 뭐야?" 라는 대사를 했다. 하지만 실제로 전투하는 모습이 나왔던 만큼, '내 지팡이도 못 찾을 난전 상황이었지만 주인 잃은 지팡이 하나 주워서 싸울 만큼 내가 용감했다'라고 허세 부리는 말이거나, 허세가 아니라 진짜로 그렇게 한 것일지도 모른다.[51] 저주받은 아이에서 알버스와 스코피어스가 마법의 약 교수에 관해 대화를 나누는데 여자라고 한다.[52] 덤블도어가 소파로 위장한 호러스를 알아본 것은 변신술 자체를 간파한 게 아니라 집 위에 어둠의 표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호러스가 조급한 마음에 실수하지만 않았어도 덤블도어도 파악하지 못했을 거란 얘기다.[53] 당장 해리포터나 그 동료들만 보더라도 그 어린나이에 목숨을 걸고 볼드모트에 대항할 의지와 능력을 갖추는 등 비범한 모습을 보이고 선역 주조연 대부분은 영웅스러운 면모가 강조되는 반면에, 악역 대부분은 악역답게 사악한 모습이 강조되는 이분법적으로 구분되는 경향이 크다. 당장 피터 페티그루는 저 두 면모를 각각 학창시절과 죽음을 먹는 자로 들어간 뒤 모두 보여준 전적이 있다.[54] 슬리데린 기숙사의 가치부터가 끝없는 야망과 이를 이루기 위한 교활함인데, 실제로 호러스는 작중시점까지도 학생들까지 꼬시면서 친목질을 시도하는등 야망이 여전하다는걸 보여줬고 자신의 야망을 유지하기 위해 과한 부분은 탐하지 않고 망설임없이 잘라내는 나름대로의 교활함도 보여줬다. 그러면서도 악인이 되지는 않았다.[55] 애초에 슬리데린에서 죽음을 먹는 자가 된 케이스가 지나치게 많다보니 착각하기 쉽지만, 다른 기숙사들도 모토를 어떻게 추구하느냐에 따라 흑화할 여지가 있다. 공정과 정의를 추구하는 후플푸프가 선을 넘으면 공정과 정의에 집착해 자비와 융통성을 잃은 인물상이 되고, 지식 탐구를 추구하는 래번클로가 선을 넘으면 오직 원하는 지식을 얻기 위해 죽음을 먹는 자와 다를 바 없는 짓도 저지르는 인물상이 되기 쉽다. 주인공의 기숙사로서 대부분 선역으로 그려지며, 용기를 추구하는 그리핀도르조차도 그 용기가 지나쳐 만용을 부렸던 인물과 아예 만용 정도를 넘어 친구이자 아군을 배신하는 추악한 용기를 가진 인물도 존재했다. 슬리데린에서 유독 변절자가 자주 나온건 순혈주의와 야망이 악순환을 냈던 구조가 컸지, 슬리데린=악인이란 것도 아니다. 한 마디로 고일대로 고여버린 마법사 사회 자체의 폐단부터가 이런 악순환을 자아냈던 것이다.[56] 헤르미온느를 머글 태생이면서도 대단한 실력이라고 언급하며 '혹시 조상중에 유명한 마녀나 마법사 없었니?'라며 틈틈이 물어왔으며 해리와 대화할 때도 '머글 태생이 저정도인게 놀랍다'식으로 이야기한 바람에 해리가 호러스를 나쁜 인물은 아니지만, 허영심에 쩔어있다는 식으로 평가하기도 했다.[57] 사실 시리즈 설정상 마법사의 혈통이 전혀 섞이지 않은 진짜배기 순혈 머글은 마법을 쓸 수 없다고 하기에, 헤르미온느의 먼 조상 중에 마법사가 있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헤르미온느의 그 마법사 조상이 어떤 마법사였는지는 작중 알 수 없을뿐더러, 조상과 후손의 마법 재능이 반드시 일치한다고 확신할 수 있는 근거도 없는지라 슬러그혼의 말이 편견을 담은 것도 맞다. 사실 슬러그혼 스스로도 자신의 생각이 편견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자각했는지 "우습지만 종종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자신의 말에 도저히 참지 못한 해리가 "전 우습지 않은데요" 라고 받아치자 당황해서 황급히 변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앞에서도 계속 말했듯이 슬러그혼이 능력주의 면에서 편견이 없음은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작중 현재 시점보다 훨씬 더 머글에 대한 편견이 심했던 시대를 살아온 인물인 만큼 혈통주의 면에서는 편견을 떨치지 못한 것.[58] 실제로 롤링 또한 혈통/인종에 대한 차별은 꺼리는 모습을 보였고 그것을 소설 안에서도 대놓고 드러낼 정도였으나 타 인종/혈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인종차별적 요소로 해석될 수 있는 문맥을 넣는 등의 우를 범한 적도 있다. 나쁘게 말하면 상식도 없는 주제에 자신의 가치관만 믿는 독선이고, 좋게 말한다면 실수할지언정 사회의 통념이 아닌 자신이 굳게 믿는 가치관을 줄곧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59] 길더로이 록하트도 있지만 그는 그냥 해리와 엮여 자신의 대단함을 더 과시하기 위한 행동이었고, 본인이 대단히 무능한 탓도 있어 해리가 그를 통해 덕을 봤다고 할만한 게 진짜 하나도 없다. 반면 슬러그혼은 유능한 교수이기 때문에 그의 편애는 해리에게 아주 직접적이면서도 강력한 이득이 되었고, 슬러그혼으로부터 받은 혜택들은 해리에게 볼드모트와 맞서는 난국을 헤쳐나가는데 큰 힘이 되는 동시에 편애와 특혜에 맛들려 타락할지도 모른다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 즉 해리와의 관계 역시 호러스 슬러그혼이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양면성의 일부이다.[60] 다만 그 외 요소도 분명히 있었는데, 일단 최애제자인 릴리의 자식인데다가 결정적으로 해리는 (혼혈왕자 책 때문이지만) 가장 뛰어난 마법약 학생이었다. 뛰어난 재능+개인적인 인연+자신에게 도움됨, 이 중 하나만 있어도 슬러그혼 클럽에 초대될 만한데 해리는 이 세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었으니 예뻐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성격이라도 비호감이면 몰라도 해리 본인도 굉장히 겸손하고 인성이 올바른 친구였으니.[61] 사실 정말로 주변 사람들을 장기말로 보는 사람은 다름아닌 이 사람이다. 그 의도가 선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어쨌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이들을 어느 정도 장기말처럼 대한 것은 사실이다.[62] 맥고나걸 교수의 권유로 호그와트 조교로 시작, 조교수를 거쳐서 포모나 스프라우트의 은퇴 이후 전임교수가 되었다. 프로필에 네빌이 사제지간이 아닌, 동료로 서술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실 네빌 자체도 아기 때부터 이미 유명인사였던 것은 사실이다. 마법식물에 대한 천부적 재능과 상관없이, 부모가 비극적이기로 악명높은 사건을 당했기 때문.[63] 주인공인 해리 시점에서 전개되기에 해리에게 잘해준 슬러그혼이 독자들에게 자연스레 스네이프보다 낫다고 평가받는 거 뿐이지 기숙사로 차별을 하는 스네이프나 재능으로 차별을 하는 슬러그혼이나 차별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똑같은 차별주의자다. 괜히 슬러그혼도 슬리데린으로 분류가 된 게 아니다.[64] 음식 접시를 주며 덜어가게 하는데, 벨비 앞을 그냥 지나쳐 버린다. 결국 삼촌과 교류가 없다는 걸 밝힌 순간부터 벨비는 그날 자리가 파할 때까지 음식을 구경만 할 뿐, 단 한 입도 못 얻어먹는다. 영화에서는 한술 더 떠서 자신이 초대했다가 실망한 학생들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셔틀로 부려먹기까지 한다.[65] 론은 특히나 그러한 무관심이나 자신이 재능이 없는 것에 열등감을 느끼는 일종의 콤플렉스가 있다. 재능과 개성이 넘치는 형제들 사이에서 비교적 평범하게 자라 부모에게서도,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가장 친한 친구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경우에는, 한명은 가는 곳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마법사 세계의 영웅이고 또 다른 한명은 학년 전체를 통틀어 가장 똑똑한 마법사이다. 론이 (일시적인 화제거리라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모이는 것을 즐긴다는 식의 묘사는 자주 언급된다. (일례로, 3권에서 시리우스 블랙이 그리핀도르 기숙사에 침입했을 때 잠결에 그것을 목격한 론이 그 다음날 학생들의 질문세례를 받으며 잠시나마 유명인사가 되었던 것을 좋아했다는 등.) 소망의 거울을 통해 보는 모습이 학생회장-퀴디치 팀 주장이 되어 온갖 영예를 누리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4권에서 학교 챔피언으로 트라이위저드 대회에 출전하게 된 해리를 질투하여 그와 한동안 말 한마디 섞지 않았던 것 역시 좋은 예시들. 그러니 이런 론에게,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민달팽이 클럽에 따로 부를 정도로 총애하면서, 바로 옆 자리에 있는 자신에게는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슬러그혼의 모습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건드리는 것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심지어 자기 동생 지니조차 민달팽이 클럽에 초대받았으니 정말 기분 나쁠만하다.[66] 다만 지니가 실제로도 뛰어난 마법사이고 원칙대로라면 징계를 받을 행동이었던 호그와트행 기차에서의 박쥐 코딱지 마법을 높이 산 걸 보면 재능 있는 제자들을 진심으로 아끼는건 사실이긴 하다. 사실 론 위즐리의 경우 본인이 상처를 잘 받으면서도 목이 달랑달랑한 닉에게 보이는 태도를 보면 남의 상처에 무신경한데도 있는지라 그다지 전반적으로 처지는 분야는 없지만 그 중 특출한 재능이 없는데다가 본인이 예민한데도 남에게 배려가 없는 면모를 자주 보이는 제자를 해리의 조력자라는 이유 하나로 좋아하긴 힘들다. 그리고 론이 가진 덕목들은 장기간 론을 지켜봐야 알 수 있는 항목이 대부분이며 슬러그혼 입장에서 론은 본인이 상급 마법약 만들기에 참여할 자격을 O.W.L에서의 O로 제한한 스네이프에 비해 완화하여 E로 해서 참가가 가능한 제자일 뿐이다. 그리고 '혼혈왕자 소유의 교과서'로 성적이 잘 나오는 해리를 보고 그 교과서를 해리에게 사전에 빌려서 각 마법약 수업들을 주말에도 예습과 복습을 지속하던 적도 없었다. 해리는 엄연히 본인이 출생 후 1년 되던 그 날 '살아남은 소년'으로서 이미 호러스 슬러그혼의 주목을 받고서도 본인의 약점으로 생각했던 마법약 수업시간에 큰 도움을 준 교과서를 보며 주말 아침일지라도 독학하는 학구열을 보였고 또 그 교과서를 론과 공유했다. 하지만 론은 그다지 혼혈왕자의 교과서에 대한 학구열을 보이지 않았다.[67] 다만 론이 6학년이었을 때에는 창업자 중 한 명이었던 프레드가 생존해 있을 때라 고려되지 않았다.[68] 이 점에서 "어차피 같은 차별주의자"라고 같은 취급을 받을 케이스가 아니다. 비유하자면 백인우월주의자 교수 중에 동양인과는 친분을 굳이 쌓으려고 하지 않거나 그냥 인사만 하고 수업이나 채점은 정상적으로 하는 교수와, 대놓고 동양인을 면전에서 모욕하고 망신을 주고 말도 안되는 트집으로 성적을 깎는 교수가 있다면 둘 다 차별주의자이지만 죄질의 차원이 다르다. 슬러그혼 교수에게 무관심의 대상이라는 점에서는 론과 공통점이 있는 드레이코 말포이에게도 말포이가 크리스마스에 학교 내 보안조치를 어기고 볼드모트에게 받았던 임무수행을 위해 돌아다니다가 필치에게 걸려서 거짓말을 했을 때도 관대하게 파티에 참가하는 것을 허락했다. 추가로 스네이프가 말포이를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경고하기 위해 끌고 갈 때는 덤블도어의 계획 자체를 몰랐기에 스네이프가 말포이를 처벌하려는 의도로만 알고서 '오늘은 크리스마스니 축제 참석하고 싶은 학생을 너무 나무라지 마라'고 따로 언급을 하는 등 본인이 특별히 친해지려고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라도 인자한 면모도 있다. 그 이후 해리가 행운의 물약을 복용한 후 필치가 실수로 볼드모트 부활 이후 새 보안조치인 일몰 후 출입구 시건을 안 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그 사람은 쓸데없는 것에나 신경쓰고 정작 중요한건 안하니 덤블도어에게 보고해야되겠다'는 언급까지 덧붙이는걸 보면 확실히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인자한 면모가 있는 교육자인 것은 맞다.[69] 그런데 슬러그혼은 저 발언이 어지간히도 찔리는 내용이었는지, 이 발언에 대한 기억까지 조작해놓았다.[70] 덤블도어는 대의, 슬러그혼은 자신의 허영심.[71] 해리 삼총사가 1학년 때는 뛰어난 비행 실력을 가진 해리에게 자기 돈으로 빗자루를 사주고, 3학년 때는 헤르미온느에게 타임 터너를 구해다 주기 위해 마법 정부에 수없이 편지를 써서 설득했다는 것도 그 일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