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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터/클라이머/올라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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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념2. 실제 대회에서의 선수 성향3. 관련 문서

1. 개념

로드 사이클리스트들의 성향이자 특성. 게임으로 치자면 클래스로 생각하면 된다. 한국에서는 잘 안쓰지만 일본에서는 각질(脚質)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사실 이것도 세분하자면 더욱 세부적인 분류들이 있지만, 큰 틀에서 스프린터/클라이머/타임트라이얼리스트(독주)/펀쳐의 네 부류로 나눌 수 있고, 이 중 클라이밍과 TT 양쪽에 능숙한 선수들을 보통 올라운더로 쳐준다.

스프린터는 말 그대로 결승점까지의 100~200m 정도의 짧은 거리에서 파워를 집중, 최고 속력을 뽑아 결승선을 1등으로 통과하는 데 특화된 유형의 선수를 말한다. 클라이머는 알프스의 산악과 같은 긴 오르막을 오르는데에 특화된 선수를 뜻한다. 타임트라이얼리스트는 말 그대로 바람의 저항을 혼자 뚫고 달리는 독주 경기에 특화된 선수로, 높은 출력을 오랜 기간 지속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보통 스프린터와 같이 파워가 강력한 선수들이다. 펀쳐는 스프린터와 타임 트라이얼리스트 사이에 위치하는 분류로 언덕이 많은 지형이나 코너가 많은 도심 서킷을 도는 데 특화된 선수이다.[1] 경기 특성 상 3~5분 정도의 짧은 시간동안 폭발적인 가속을 내고 이런 가속을 여러번 반복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력이 좋은 선수들이다. 특성상 짧은 오르막에서는 펀쳐와 타임트라이얼리스트가 전문 클라이머를 앞서기도 한다.

단순히 자전거 타는것에 이렇게 성향이 나뉘냐 하는 물음이 생길수도 있지만, 사실 오르막을 중력의 힘에 저항하며 올라가는것과 평지나 내리막을 관성을 이용하여 질주하는것은 사용하는 근육군과 운동원리에 큰 차이가 있으므로 일정수준 이상의 실력을 갖춘 사이클리스트에게는 이것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도로 사이클 경기는 지형에 따른 상성이 굉장히 두드러지는 경기라서 경기 전 지형도만 봐도 백 명이 넘는 선수 중 우승후보가 누구인지 5명 이하로 추려낼 수 있다. 실제로 아마추어 레벨에서도 열심히 달려서 일정 실력 이상을 갖추게 되면 이 성향을 크게 자각할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동호인 상위 1%, 나가는 대회마다 포디엄에 꼭 오르거나 준 프로급, 짐승을 넘어 괴수로 취급받는, 준 프로급이라고 평가될 정도의 동호인들을 말한다. 애석하게도 나머지 99%의 동호인 레벨에서는 될놈될 잘타는 놈이 다 잘탄다 가 진리이다. 물론 온갖 괴물들이 출몰하는 투르 드 코리아 동호인 부문에서도 오르막과 평지 스프린트를 석권하는 대괴수가 드물게 보이기도 한다..

프로 선수들의 경우 키보다는 근육의 양, 형태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통상 스프린터의 경우... 굵다. 카벤디쉬처럼 짧고 굵거나, 치폴리니나 그라이펠처럼 크고 굵다. 어쨌거나 굵다. 근육 자체의 탄성, 강함이 두드러지며 상체포함 전신이 건장한 체격이 많다[2]. 반대로 클라이머는 근육이 가늘고 호리호리한 체형이 일반적. 타임트라이얼리스트에는 딱히 전형이 없는데, 칸첼라라나 토니 마틴과 같이 GC에 집중하지 않는 선수들은 싸이클리스트 가운데 가장 크고 건장한 신체를 자랑하지만, 브래들리 위긴스처럼 호리호리한 몸에서 강력한 파워를 뿜어내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올라운더의 경우 클라이밍에 기반을 둔 올라운더라면 호리호리한 편이고, TT에 기반을 둔 올라운더는 좀 더 건장한 편이다. 펀쳐의 경우도 비슷한데, 언덕 타기에 최적화된 선수라면 좀 마른 편이고, 서킷 경기나 싸이클로크로스에 최적화된 경우는 체격이 좋은 편이다.

기본적으로 이 성향의 차이는 체중 대비 파워와 파워 프로필에서 가장 높은 파워를 낼 수 있는 구간에 따라 결정된다.[3] 보통 클라이머와 타임 트라이얼리스트는 둘 다 20분 이상 지속주 파워가 좋아야 하는데 이 중 클라이머는 가성비체중 대비 파워가 높은 사람이, 타임트라이얼리스트는 체중은 일단 차치하고 정량적으로 높은 파워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쪽이 유리하다. 스프린터의 경우는 짧은 거리에서 강력한 파워를 폭발시키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통상 10~30초 파워가 가장 잘 나오는 선수로 구성된다. 평지에서의 고속주행에서는 역풍에 견디고 관성이 커지므로, 그리고 내리막에서는 중력가속이 쉽게 붙으므로 타임트라이얼리스트/스프린터에게는 체중 또한 나름의 무기이기도 하다. 물론 중력에 거슬러 올라가는 클라이머는 당연히 몸무게가 가벼울수록 좋다. 펀쳐는 일반적으로 남산 정도의 짧은 언덕에서 순간적으로 가속하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3~5분 파워가 가장 잘나오는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다. 추가로 5분 이내의 가속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 레이스 특성 상 순간적으로 힘을 다 쏟아내더라도 이후 짤막한 내리막과 평지구간에서 힘을 다시 회복하는 회복력도 좋아야 한다.[4]

참고로 내리막은 다운힐러 또는 다운힐 스페셜리스트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고 특별히 성향으로 묶기도 어렵다. 굳이 따지자면 파워 프로필이 타임트라이얼리스트/스프린터에 가까우면서 체중이 나가는 편이 좀 더 유리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라이더의 과감성자동차로 치면 간튜닝과 자전거 컨트롤 스킬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가변형 싯포스트 등 MTB에서나 볼 수 있었던 장치를 로드에 튜닝해서 나오기도 한다. 아무래도 자전거 컨트롤 스킬이 중요하다보니 MTB 선수 출신들이 두각을 드러낸다. 자타공인 내리막계의 지존은 빈첸조 니발리이며, 마테히 모호리치, 피터 사간 등이 그 뒤를 따른다. 카델 에반스, 톰 피드콕 역시 MTB 선수 출신으로 내리막을 잘 탄다.

2. 실제 대회에서의 선수 성향

통상 "그랑 투르", 즉 20~21스테이지 안팎으로 진행되는 투어 경기에서 우승을 노리는 선수들은 올라운더인 경우가 대부분이다.[5]

이런 경기에서 스테이지는 통상 팀TT를 포함 1~3스테이지 정도의 TT스테이지를 넣고, 나머지 스테이지에는 평지, 중산간, 산악을 적절히 섞어서 구성한다. 그런데 평지의 경우 대개 "그룹 피니시+스프린터들의 경합"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고, 중산간의 경우는 마찬가지로 "그룹 피니시+종합순위를 노리지 않는 선수들의 브레이크어웨이"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상 종합순위의 시간차는 그룹을 찢을 수 있는 스테이지, 총 20~21스테이지 중에서도 TT와 산악, 통상 5~6스테이지 정도의 결과를 통해서 결정나게 된다.

올라운더는 이런 투어 경기의 종합순위(GC, General Classification)에 의의를 두고 TT와 산악을 둘 다 파는 선수들을 뜻한다. 자전거/선수 항목의 예를 들어 말하자면 크리스 프룸이나 타데이 포가챠, 에디 메르크스 같은 대괴수들은 TT와 산악 양쪽에서 탑클래스인 올라운더라 할 수 있고, 90년대 투르 5회 우승을 달성한 미겔 인두라인, 2017 년 지로 우승자인 톰 듀물랭의 경우는 TT 최강자이면서도 업힐에서 선두그룹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의 오르막을 겸비한 올라운더로, 쉴렉 자매형제는 오르막을 중심으로 TT에서도 시간차를 벌리지 않을 수 있는 올라운더로 볼 수 있다.

스프린터의 경우는 투어 경기에서는 GC 대신, 중간중간의 평지 스테이지에서 결승점을 가장 빨리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평지 스테이지에서는 결승점 코앞에 올 때까지 "펠로톤"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그룹으로 뭉쳐서 달리는 것이 일반적이고, 결승점100~200M 사이에서 벌어지는 스프린트 대결이 경기의 관심사가 된다.[6] 뛰어난 스프린터 카벤디쉬의 경우는 매년 투르에서 5회 안팎의 스테이지 우승을 가져가며, 현역 선수 중 3대 그랑 투르의 스테이지 우승을 가장 많이 해본 선수이다! 물론 카벤디쉬는 오르막은 쥐약이라 산악 구간에서 타임컷 당하지 않기 위해 침을 질질 흘린다 (...) 그런데도 종종 컷오프당하거나 규정시간 초과로 벌점을 먹는다! 그래서 가끔 자갤에서는 카벤디쉬가 남산오르면 몇분걸리나요? 와 같은 뻘질문이 올라오기도 한다. 물론 정답은 졸라 잘오른다. 오르막 전문 선수들이 시속 20~30km로 오르는 언덕을 15~20km로 올라서 꼴지하는 것 뿐이다[7]. 프로가 괜히 프로가 아니다!!! [8] 물론 트랙 스프린터들은 프로 선수라 하더라도 상위권 이상의 동호인들이라면 남산 업힐로 충분히 붙어볼만 하다. 일반적인 스프린터가 투어 선수 중에서 비교적 평지 스프린트에 특화된 선수라면 트랙 스프린터는 그야말로 평지 단거리만 달리는 선수이기 때문. 실제로 경륜선수들의 남산 기록은 상위권 동호인들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편이다.

참고로 로드 스프린터들이 트랙경기에 들어가게 되면 중장거리 선수가 되어 메디슨이나 포인트 경기 등에 참가하며, 정말 길어야 1~2킬로미터 안에서 모든 힘을 발휘해야하는 트랙 스프린터들과는 경쟁이 어렵다. 그라이펠 정도의 선수도 트랙 스프린터들 옆에 서면 클라이머로 보일 지경이다... 애초에 스프린터든 클라이머든 장거리 투어경기를 뛰는 게 목적이니 트랙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 단거리에서 상대가 안되는 건 당연한 얘기다. 마라톤 선수 중 단거리 주파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선수와 아예 단거리를 뛰는 게 목적인 100m 선수를 비교한다고 생각해보자.

원데이 레이스는 당연히 또 애기가 다르다. 파리-루베, 투어 오브 플랜더스 등 파베라 불리는 자갈길을 헤치고 나가야 하는 노던 클래식 대회에서는 힘세고 강한아침 TT전문 선수들(칸첼라라)이나, TT, 스프린트에 둘다 능한 클래식 전문 선수들(부넨, 후숍 등)이 판을 친다. 둘의 공통점은 파워가 먹어주고 자전거 컨트롤에 능숙한 선수들이라는 점. 반대로 아르덴 3연전이나 일 롬바르디아, 세계선수권 같은 짧고 가파른 오르 내리막이 반복되는 클래식은 펀쳐 스타일의 선수 또는 GC급의 올라운더 중에서도 파워와 순발력, 스프린트가 강한 선수들의 주무대가 된다. 대표적으로 발베르데, 질베르, 요아킴 로드리게스, 파올로 베티니, 비노코르프가 있다. 참고로 다비데 레벨린은 질베르와 함께 단 둘뿐인 단일시즌 아르덴 3연전 우승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베이징 올림픽에서 도핑 적발로 본인 커리어에 큰 흠집을 남겼다.

각 성향별 유명 선수들은 자전거/선수 문서 참조.

3. 관련 문서


[1] 이 때문에 펀쳐 타입의 선수들은 수 없이 많은 가감속에 더해 자전거에서 내려서 들고 뛰기까지 해야하는 싸이클로크로스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최정상 싸이클로크로스 선수들인 마튜 반더폴과 와웃 반아트도 로드 사이클을 뛸 때는 펀쳐로 분류된다.[2] 물론 어디까지나 로드 선수들 중 비교적 건장학 것이지, 트랙이나 경륜선수들에 비하면 슬림하고 날씬하다. 스프린터는 단거리 선수가 아니다! 장거리 선수들 중에서 비교적 단거리 돌파력이 좋은 것이다.[3] 파워 프로필이란 개인이 낼 수 있는 최대 파워를 시간 구간별로 측정한 그래프로, 통상 10초, 1분, 5분, 20분 파워를 중요한 변수로 본다.[4] 타임 트라이얼리스트와 펀쳐가 비슷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두 타입은 파워 프로필의 형태에서 큰 차이가 있다.[5] 그랑 투르 선수중에 MTB 출신 선수들이랑 트랙 출신 선수들도 있는편이다. 마리오 치폴리니, 마크 캐번디시, 파비앙 칸첼라라, 피터 사간, 브레들리 위긴스, 에디 메르크스, 카델 에반스, 크리스 프룸이 대표적이다.[6] 투어 경기에서는 한 집단으로 몰려서 들어온 선수들 사이에는 시간차를 주지 않는다. 물론 순위야 갈리지만... GC를 노리는 선수들은 낙차 없이 그룹에 잘 묻어 오는데 의의를 둔다.[7] 1997년에 마르코 판타니약 맞고 알프 듀에즈에서 가장 빠른 힐 클라임 기록을 세운게 깨지지 않고 있는데 그 속도가 23.1km/h. 이는 VAM이 1714로, 현세대 Grand tour 프로 선수들이 산악구간에서의 기록이 1000-1600정도.[8] 사실 남산 정도의 고도와 경사도는 클라이밍이라고 보기 애매하다. 그러한 짧은 구간은 오히려 스프린터 같이 절대 파워수치가 높은쪽이 유리하고, 그런 짧은 구간이 여러번 반복되는 낙타등 코스를 제일 잘 타는 유형은 클라이머가 아니라 펀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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