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07 06:19:45

스포츠조선 임산부 술 강권 및 성희롱 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경과
2.1. 첫 번째 회식2.2. 두 번째 회식2.3. 세 번째 회식2.4. 네 번째 회식
3. 회식 개요
3.1. 노동부3.2. 고용평등위원회3.3. 징계위원회
4. 조선일보의 기본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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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003년 7월 스포츠조선사의 여러 회식 자리에서 신임 제작국장이 임산부(당시 임신 7개월)를 포함한 여직원들에게 술 강요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성희롱을 한 온갖 갑질과 부조리로 가득 찬 사건이다.

피해자는 성희롱 혐의로 가해자를 고소했지만 위원회가 오히려 가해자 편을 들어 성희롱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고, 그리하여 가해자가 처벌되기는 커녕 피해자와 그를 도와준 노조 동료 14명이 회사에게 보복을 당해 해고당하는 속 터지는 시궁창 결말로 끝났다.

그나마 서울 지방노동위원회는 2005년 5월 26일 이 해고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2. 경과

2.1. 첫 번째 회식

2003년 6월 23일, 신임 제작국장이 발령받았다. 6월 넷째 주 저녁 6시경 이가면옥에서 제작국 소속 국원 전체 회식이 있었는데, 회식 중 제작부장이 여사원들에게 "국장 옆에 가서 앉아라"고 지시했다.

여직원들이 "싫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편히 먹죠"라고 말하자, 제작부장이 두 여직원의 손목을 잡고 끌고 가며 "아이 왜이래"라며 제작국장 앞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본인은 다른 여직원 앞에 앉았다.

제작국장은 술을 마시기 위해 게임을 했는데(모두 순서가 걸릴 수 밖에 없는 게임이었음), 그중 임산부인 정현옥 씨가 순서가 되었다. 정씨는 술을 마시지 못함을 밝혔으나, 제작국장은 술을 따르며 마실 것을 권했다. 옆의 남자직원이 대신 마셔주었다.

2.2. 두 번째 회식

7월 8일[1] 저녁 6시경 중국집에서 다시 회식이 있었다. 제작국장, 부장, 과장이 휴가 중인 여사원에게 강압적으로 회식 참석을 지시했다. 나중에 참석 못했다고 야단쳤다고 한다. 회식에 모두가 참석해야 한다고.

이날도 제작국장은 임산부 정씨에게 억지로 술(소주)을 두 차례 권했다.

정현옥 씨는 "임신 중이어서 안 된다, 싫다"고 분명히 의사표시를 하였으나 계속 술을 권했다. 정현옥 씨가 "받기는 하겠으나 임산부라 술을 마실 수는 없다"고 하자 제작국장이 "(술은) 뱃속에서부터 배워서 나와야 한다"며 계속 술을 따라주고 실제로 마시 것을 지켜보며 실제로 마시는지 여부를 확인했다.

또 다른 여직원 김0진씨의 경우 집에서 아이가 없어졌다는 연락을 받아 밖에서 전화를 장시간 하다 들어오니 제작국장이 "전화국에 갔다온 줄 알았습니다"라는 말을 하여 옆의 동료 직원이 아이가 없어졌다고 설명을 하였다. 제작국장은 그 말에도 "전화건다고 해결이 됩니까, 술이나 더 받으세요"라며 술을 따를 뿐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술을 잘 못마시고 차를 가져왔기 때문에 술을 거부하는 여직원에게 현금 3만원을 주며 술을 마실 것을 수차례 요구하여 결국 술을 마시게 한다. 심지어 이날 제작국장은 이미 낮술을 먹고 온 상태였다. 일은 안 하나?

회식이 끝난 후 제작국장은 모두에게 노래방에 갈 것을 권했다. 여직원들이 노래방에 갈 것을 거부하였으나 제작과장이 "30분만 있어달라"며 사정하며 부탁했다. 급기야 제작국장이 노래를 부르는 사이 여직원들이 앞으로 나올 것을 요구했으며, 다른 사람이 노래를 부를 때 제작국장이 옆에 있는 여직원의 어깨위에 손을 올리고, 피하는 여직원의 허리를 감싸서(속옷이 있는 부위에 주로 손을 댐) 잡아당기는 성추행을 저질렀다. 엄연히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동료를, 여자라는 이유로 같은 직원으로 보지 않고 접대부 취급한 거다.

2.3. 세 번째 회식

7월 둘째 주[2] 낮 12시경에는 점심식사를 겸한 회식자리가 있었다. 저녁에 술자리가 부담스러워 점심에 하길 요구했다고 한다. 00백화점 내 식당이었는데, 제작국장은 전에도 두 번이나 임산부임을 확인한 정현옥 씨에게 '또다시' 술(맥주)을 강권했다.

첫 번째 경우처럼 "마시지 않겠다"고 의사표시를 분명히 하였으나 "임산부도 한 두잔은 괜찮다."라며 술을 따라주고 유독 임산부 정씨가 술을 먹는지를 눈으로 지켜보며 끝까지 확인했다. 그후 제작국장은 맥주에 소주를 타서 마셨다고. 근데 이거 낮술이잖아! 일 안하냐?!

2.4. 네 번째 회식

7월 11일 저녁 6시경 회사 근처 삼겹살 집에서 회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또(!!!) 술을 정현옥씨에게 강권했다.
점심을 겸한 자리에서 제작국장이, "임산부라도 한 두 잔 정도는 괜찮다"며 술을 권하고 술을 따라준 뒤에는 항상 건배제청을 한 뒤 실제로 마시는지 꼭 확인을 했다.

3. 회식 개요

회식 술자리는 통상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됐다. 위 내용을 보면 알겠지만 회식은 매우 잦았고 강제로 참석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모든 프로그램이 제작국장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이에 참석할 수 밖에 없었던 임산부를 포함한 여직원들은 억지로 술을 먹을 것을 강요받았고, 무리한 신체접촉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다.

정모 제작과장은, "승진하려면 저녁에 퇴근하지 말고 술자리에 빠짐없이 참석해라, 아침에 출근해서 바로 집으로 퇴근하면 아르바이트생이나 다름없다, 언제까지 평사원신분으로 있을 거냐, 술자리 참석해야 승진 기회도 온다, 여사원들은 앞으로 많이 다녀야 3, 4년이다"라며 회식 때마다 참석을 종용했다. 회식자리나 사무실에서 아주 공공연히 발언했다고 한다.

3.1. 노동부

피해자들은 노동부에 성희롱을 진정했으나, 담당했던 근로감독관은 30일 안에 결정을 내린다고 하더니, 차일피일 시간을 끌다가 두어 달이 지나 사건을 고용평등위로 넘겼다.

3.2. 고용평등위원회

피해자들은 공정함을 기대하며 고평위가 열리기만을 기다렸는데, 고평위의 분위기는 기대와 달랐다. 성희롱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고평위 위원들에게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조사를 받았다. 한명씩 들어가서 진술을 하는데, 밖에 있던 사람들은 '안에서 큰 소리로 다그치는 듯한 목소리'와 '울먹이며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하는 동료의 격앙된 목소리'를 들었다. 왜 저렇게 추궁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갔고 피해자의 심정이나 입장은 고려하거나 배려하지 않았다는 느낌만을 받았다고 한다.

술을 얼마나 많이 마셨느냐에 대한 질문을 했는데, 피해자는 '임산부가 권하는 술을 다 받아먹는다면 제정신을 지닌 임산부는 아닐 것이다. 임산부에게 술을 강권하고, 마시기를 강요하는 것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더군다나 당시 직장상사가 “술은 뱃속부터 배워서 나와야 한다”고 한 부분은 태아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술자리 분위기를 위해 모성을 포기하라는 뜻이라고 생각된다. 다시 떠올리고 싶지도 않지만, 임산부에게 이보다 더한 희롱이 어디 있을까 싶다.'고 밝혔다.

심지어 임산부 정씨가 출산휴가를 마친 뒤에도 간부들 중 하나는 “나라도 술을 줬을 거야. 그리고 그런 말 농담으로 할 수도 있지 뭐”라고 했으며, 또 다른 간부는 “이제는 술 먹어도 되지?”[3] 라며 술잔을 내밀었다고 한다. 잘못이라고 전혀 생각하지도 않고, 하나도 반성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고평위 위원장이라는 인간도 피해자들의 편이 아니었다. “조직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해보라. 물론 이런 일을 당했을 때 무조건 참으라는 뜻은 아니다”라는 식의 망발을 했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그 의미를 그때는 잘 몰랐지만, 고평위가 위의 행위들에 대해 “성희롱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서를 내고, 회사에서는 등 뒤로 ‘회사 말아먹을 것들’이라는 말이 들리고서야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성희롱의 증거가 없다, 그리고 피의자들이 성희롱을 부인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결국 고평위는 성희롱 무혐의 의견을 내렸다. 후술하겠지만 그들이 고압적인 분위기에서 내린 성희롱 무혐의 의견으로 인해, 피해자들과 그들을 도운 조합원들은 참담하게 정리해고까지 당하게 된다.

3.3. 징계위원회

고용평등위원회에서 성희롱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자 회사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들을 바로 징계위원회로 넘겼다. 누가 봐도 보복성이다. 징계결정 며칠 전 모두 해고될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 오래 함께 지낸 동료는 “여지껏 고생만 하고 이게 뭐야”라는 말로 피해자를 위로해주기도 했다.

징계 결과 스포츠조선지부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은 해고, 집행부는 모두 중징계였으며, 피해자들까지 견책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리고 피해자들의 시위장소를 방문하거나 함께 해 준 사람들 모두도 징계를 받았다. 물론 모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었다.

그 뒤 피해자들은 무장해제된 군인처럼 대부분의 업무에서 배제되었고, 동료들에게는 따돌림을 당하거나 때로는 인사조차 거부당했다. 피해자들을 비난하고 경계하는 글들이 게시판에 연이어 붙었고, 거의 모든 비조합원들이 ‘허위로 성희롱을 꾸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피해자들과 노조간부들에 대한 중징계 촉구 연판장에 서명을 했다. 정말 절친했던 동료들도 “서명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미안해했다.
그리고 1년도 못 가서 피해자들은 정리해고를 당했다. 여직원 5명 모두와 함께 징계를 받았던 동료들 대부분이 구조조정 명단에 올랐고 결국 14명은 해고되었다.

피해자는 정리해고 뒤 이듬해 4월쯤 정보자료요청을 위해 고평위를 다시 방문했다. 당시 조사받았던 내용을 알기 위해 성희롱 피해 동료들과 근로감독관을 만나 “조사 당시 녹취록이나 회의록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근로감독관은 “이곳은 모든 조사가 비공개이므로 녹취나 회의록 자체를 남겨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가기관이라 할 수 있는 고용평등위원회가 성희롱 조사 당시 녹취록이나 기록조차 남기지 않는다는 사실에 피해자는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근로감독관은 “고평위는 어떤 사안에 대해 심판을 내리는 기관이 아니라 단순히 의견만 내리는 기관이다”라고 고평위의 취지를 설명했다. 피해자는 그런 근로감독관에게, “결국 그 단순한 의견이 노동사무소를 거쳐 당시 대량징계의 빌미가 됐으며 고평위의 무성의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일갈했다.

4. 조선일보의 기본 방침

조선일보는 노조와 타협하거나 이런 사건을 인정하는 것을 사실 유무와 상관없이 일괄 반대하고 있다. 당연히 계열사인 스포츠조선도 해당 노선을 따른 것이다. 따라서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포츠조선 선이 아니라 조선일보 선에서의 반성과 자성, 사과, 해당 인물에 대한 문책 지시가 필요했을 것이지만...그런 일이 있었을 리 없었다. 결국 아무것도 없이, 그냥 그대로 끝이었다.


[1] 첫 번째 회식 2주일 뒤다.[2] 두번째가 8일, 네번째가 11일이니 길어야 하루이틀 후에 또 회식을 한 걸로 보인다. 뭔 놈의 회사가 회식이 이렇게 잦아?[3] 출산해서 임산부가 아니니까. 그런데 모유수유를 한다면 출산 후에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