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水深(물의 깊이)
물의 깊이.육지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에게야 가끔 물놀이 할때나 신경쓰게 되는 단어지만 뱃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중요한 것이다. 수심이 얕은 곳에 흘수선이 깊은 배가 들어가면 배가 좌초된다. 이는 뱃사람들에게 침몰만큼은 아니어도 끔찍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과거에는 배 자체가 가볍고 작았기에 그렇게까지 신경은 안 써도 되었으나 점점 조선 기술이 발달하면서 흘수선이 깊어지고 좌초 위험이 늘어나자 수심에 대한 정보는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되었으며 범선시대는 물론이고 제국주의 시대까지도 수심을 포함한 해도(바닷속 지도)의 작성은 침략 준비의 필수요소였다. 해도 없이 나대다가 값비싼 전열함이 좌초되어서 그대로 쬐끄만 해안포대에게 능욕당하는 일도 종종 벌어지니 이런 일이 없게 하기 위해서는 작은 배를 몇 척 보내서 수심을 알아보게 하여 기록을 해야 했던것. 반대로 말하자면 적함이 아군 해역의 수심을 측정하는 건 절대로 막아야 할 일이였고 사실상 적대 행위로 간주하여 외교적 항의를 하기도 했다. 그냥 냅다 쏘기도 했다.
현대에는 어지간한 해도가 다 완성되었으니 예전만큼 조심할 필요는 없지만, 여전히 주의해야 할 요소다. 항해에 쓰이는 항로들은 대부분 함선의 크기, 이동거리 최소화, 치안 등을 감안해 짜게 되는데 이 분야에선 말라카 해협이 유명하다. 조금만 엇나갔다간 수심이 개판이 되어 좌초하기 딱 좋기 때문.
지금이야 그냥 소나 같은 장비로 원격 측정을 하지만 범선시대에는 측정용 추와 줄을 묶어서 냅다 던져서 확인했다. 1패덤 = 6피트로 정해서 패덤 단위로 기록했다. 적진이나 미개척지 해안에서 수심을 측정하는 건 클리셰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