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배금택의 SF 만화. 보물섬 연재작.보물섬 1991년 9월호에서 1992년 5월호 까지 총 10회 연재되었다. 단행본은 없다.
당시 인기있던 로보캅 시리즈에서 제목을 따왔지만, 알고보면 내용은 로보캅과는 별 관계 없고 대부분의 내용은 한마디로 아톰의 다크버젼. 사실 안티테제급이다. 극화풍으로 그린 아톰이라고 하는것도 알맞을지도. 그리고 귀엽게 생긴 아톰과 달리 이쪽은 그야말로 살벌한 인상 그 자체다.
연재되기 이전의 1991년 8월호에서는 예고컷이 실렸다. 뒤집힌 탱크를 배경으로 나체의 소년이 군중과 마주보고 있는 장면인데, 실제 본편에서는 탱크까지 상대하는 장면은 없다.(…)
2. 줄거리
일에만 몰두하던 천재 과학자 '김산'이 아들 '김필'(필이)의 병도 눈치채지 못하다가 그만 필이가 병사하고 만다. 후회하고 슬퍼하던 산은 필이의 시체가 썩는 냄새가 날 때까지 부둥켜 안고 있다가, 실성한 듯이 광기에 들려서 필이를 소생시키겠다고 하며 필이와 똑같은 모습을 한 로봇을 만들려고 한다. 산은 결국 필이의 모습을 딴 수십개의 석고 조형을 만드는 등 엄청난 작업 끝에 아들의 데이터와 각종 정보를 집어넣어 몇년이 흐른 끝에 필이와 꼭 닮은 로봇을 만들어낸다.[1]하지만 산이 만들어낸 이 로봇 필은 지능은 높고, 이전 살아있었을 때의 필이처럼 책을 읽는 모습 등에서 인간처럼 행동하지만, 인간같은 느낌이 들지않고 뭔가 차가운 느낌을 주는 존재였다. 로봇 필이 완성되어서 기뻐했던 산이 탈진해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필이는 놀라는 반응을 보이지 않는 냉정한 모습을 보였고, 그 장면을 목격한 산의 동생이자 필이의 삼촌인 베테랑 형사 '김묵'(묵이)[2] 도 경악했다.
아무튼 완성된 필이는 멋대로 밖에 나가서 기억에 저장된 가장 친한 친구 영호의 집으로 찾아간다. 친구의 반응은 물론 9년 전에 죽은 친구와 똑같은 것이 찾아왔으니 "으악! 귀신이다!" 그 비명을 듣고 친구의 아버지가 나와서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려고 하는데 필이는 그걸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판단하여 정당방위랍사고 아버지에게 무서운 힘으로 주먹을 휘두르며 반격하여 쓰러뜨리고 만다. 그걸 본 친구는 분노해서 야구방망이로 필이를 공격하려다가 역시 주먹에 맞고 쓰러지고 만다.[3]
이 사건 외에도 거리를 활보하며 정당방위라는 명목으로 사람들을 해치우고도 아무렇지 않은 필을 본 묵이는 그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결함이 있는 존재였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고 자신의 형 산에게 "녀석은 분명 어느 판검사보다도 더 많은 법조문을 외우고 있죠. 하지만 그 녀석에겐 양심이 없습니다." 하면서 설득한다.
후반부에 수방사로 추정되는 군 부대와 서울에서 시가전을 치르기도 한다. 이때 전투 방식이 500MD에서 철근과 콘크리트를 투하해 로봇 필을 가두려는 것. 하지만 로봇 필은 그걸 다 때려부수고 그걸 본 군 사령관은 저놈에겐 철근은 엿가락이고 콘크리트는 과자 부스러기야(...)
화염방사기나 기관총 공격에도 끄떡없는 로봇 필은 살해와 범죄를 반복하고, 분노한 묵이는 형인 산을 체포하고, 자신은 필을 막기위해 기관단총을 들고 그와 대적한다. 물론 기관단총 하나로 어찌해보겠다가 아니라 자신이 필이를 지하철로 유인하면 그때 집중포격을 가해 둘다 생매장시키게 하려는 이판사판 작전이었다. 사령관도 만류하지만 어찌됐든 삼촌되는 입장인 탓인지 자신이 책임지려는 모습을 보인다. 마찬가지로 필도 이 시점에선 어느정도 인간관계에 대해 느낀 듯 어지간해선 묵을 공격하지 않으려 하지만 계속 총격을 가하는 묵에게 결국 반격에 나선다.
파괴를 멈추지않는 필의 모습에 후회하던 산은 형사에게 로봇 필의 유일한 약점. 장갑이 얇아서 쏘면 두뇌 컴퓨터를 일격에 부술수 있는 지점을 알려준다. 그리고 산은 자신의 손으로 로봇 필(=아들)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묵이를 죽이려는 로봇 필을 꾀어낸 뒤 직접 쏘아 죽인다. 그러나 총알은 빗맞았고, 한동안 기능이 정지되었던 로봇 필은 깨어나 수용된 장소(?)를 탈출하여 산의 집으로 온다. 로봇 필은 아버지 산이 자신을 빗맞춘 것(=부정(父情))을 통해 어렴풋이 인간의 마음을 깨달은 듯, 감정이란 무엇입니까. 전 그걸 알아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하자 산은 로봇 필을 부둥켜 안고 울면서 그게 바로 감정이라는 거야. 내가 널 죽이지않은 것도 감정이고, 그것에 감동하는 것도 감정이야. 이놈아하며 기뻐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필은 잠복조에 저격당해서 두뇌 컴퓨터가 파괴되어 죽어버리고 산은 이... 이... 바보! 바보들! 필아!라고 외치며, 로봇 필을 부둥켜 안고 다시 아들을 잃은 슬픔에 흐느껴 우는 것으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