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1-03 00:53:45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

1. 개요2. 설명3.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로 불리지 않는 저가형 권총들4. 유명한 제조사
4.1. Röhm4.2. Raven Arms4.3. Phoenix Arms4.4. Jimenez Arms4.5. 그 외

1. 개요

Saturday Night Special은 미국캐나다 지역에서 싸구려 권총을 가리키는 말이다.

정확히는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권총을 칭하는 것은 아니며 싸구려라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소형이라서 숨겨서 휴대하기 편한, 주로 저위력 탄[1]을 사용하는 범죄에 악용하기 좋은 저품질 저안정성 권총을 말한다. 이런 총기들은 리볼버자동권총 모두 존재한다.

2. 설명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이라는 용어의 유래는 명확하지 않은데, 싸구려 권총이라는 뜻으로 쓰인 최초의 용례는 1917년에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이 단어가 유행한 것은 1968년 저가 수입 권총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이 개정되면서부터이다.

단순히 저가 권총이라 하지 않고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이라는 용어까지 따로 생긴 것은 이런 싸게 사서 한탕 치고 버리기 좋은 저가형 권총들이 온갖 범죄에 악용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 총기 제작사들은 범죄에 쓰기 좋다는 뉘앙스의 광고를 하는 등 무책임한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저위력탄을 쓴다고 얕볼 수도 있지만 방탄장비를 입지 않은 민간인은 저위력탄에 맞아도 죽으며, 대표적인 저위력탄인 .22 Long Rifle 탄은 미국에서 사람을 가장 많이 죽이는 탄종으로도 유명하다.

가격은 심하면 $100 미만인 것도 있다. 신품을 스트릿 프라이스로 $50이나 그 미만으로 살 수 있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 하지만 성능은 절대 자기 목숨을 걸어서는 안 되는 물건이다. 안전장치가 부실해 떨어트린 충격으로 오발이 나거나, 작동불량이 흔하고, 다른 권총이 쌩쌩하게 나갈 시점인 수백발 정도 쐈더니 총기 수명이 다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무작정 염가 권총을 막을 수도 없는 것이, 총기가 일상화되고 범죄자가 총 들고 설치는 미국에서는, 슬럼가에 사는 빈민층(주로 흑인)들은 이런 싸구려 총이라도 없으면 자기 방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품질 총을 사라는 말은 인종차별이나 다름없다"는 발언까지 나온 적 있다.

미국에선 유럽제의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이 수입돼서 범죄자의 손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으려고 소형 소구경 권총에 대해 크기 규제를 걸었던 적이 있는데, 싸구려 권총의 수입을 막긴 했지만 덩달아서 PPK 같은 소형 고품질 권총까지 막는 바람에 PPK/S가 나온 계기를 만들었다.

3.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로 불리지 않는 저가형 권총들

똑같이 극빈층을 타겟으로 판매하는 초저가 권총이라는 점에서 하이-포인트와 비슷한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는데, 사실 하이-포인트는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과는 비교하는 것이 실례가 될만큼 나름 우수한 총이다. 가격은 200달러 남짓으로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몇 발 쏘지도 않았는데 고장이 나는 등 신뢰성이 개판인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과 달리 진흙에 파묻고 타이어에 깔리고 심지어 총을 맞아도 정상작동하는 무지막지한 신뢰성을 가졌고 명중률도 준수하다. 심지어 한 번 구입하면 원인을 불문하고 평생 무료 수리까지 해준다. 이를 보면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 권총 2개 살 돈으로 하이-포인트 하나를 사는게 나아보일 정도.

스텀 루거 LC9이나 토러스/로씨 리볼버, 켈텍 PF-9, Bersa Thunder, SCCY CPX-1 같은 비슷한 체급의 저가형 권총들도 있으나, 대개 $200는 넘는 편이고 신뢰성에서든 성능에서든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과는 비교되지 않는다. 이런 권총들은 budget pistol이나 affordable pistol로 불러야 한다. 마카로프 PM, CZ82, TT-33 등의 구형 서플러스 권총들도 종종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에 비견할만한, $200 내외의 가격으로 팔리긴 하지만, 애초에 이들은 제대로 된 군용 구형 총들을 수입한 것일 뿐인지라 좀 낡았을 뿐 충분히 쓸만한 좋은 총들이다.

4. 유명한 제조사

레이븐 암즈나 제닝스 같은 미국 서해안, 환태평양 조산대(Ring of Fire)에 접해 있는, 좀 더 딱집어 캘리포니아에 근거지를 둔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 총기 전문 회사들을 두고, BATF에서는 Ring of Fire Company라고 부르기도 했다. 언제 사고를 터트릴지 모르는 총기 회사라는 점에서 그럴싸한 별명이다.

자세한 설명이 써진 회사는 왠지 죄다 룀에서 유래되었다...

4.1. Röhm

원래 독일 공구/공작기기 회사였는데, 미국으로 저가형 리볼버를 수출하다가 1968년 총기 규제로 수입이 막히자 아예 미국으로 옮겨서 공장을 세웠다. 사실상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의 시조격인 회사로 아래의 다른 회사들도 모두 룀과 연관이 있다.

RG라는 브랜드명으로 저렴한 소형 리볼버를 많이 찍어냈다. 조명탄 총 같은 것도 만들지만, 총덕계에서는 대충 .22 LR부터 .38(드물게 .357 매그넘)을 사용하는 소형 리볼버나 데린저가 주력. 이 회사 리볼버는 50~100달러 내외의 싼 가격으로도 유명하지만, 일부 모델은 스윙아웃 실린더가 아니라 실린더 핀을 나사처럼 돌려서 뽑아야 하는, 빠른 재장전이 불가능한 고리짝 시절 디자인으로도 악명높다. 일단 장탄한 후에는 방아쇠 당기면 총알은 나간다지만...

현재는 우마렉스에 인수되었다.

4.2. Raven Arms

설립자 조지 제닝스의 친구는 독일서 룀 권총을 수입하고 있었는데, 1968년 총기 규제로 수입이 끊기면서 부품 수급이 어려워졌다. 이걸 친구 제닝스에게 푸념했고, 마침 제닝스는 공작 가공 철물점을 열었고, 여기 시설을 이용해 레이븐 암즈를 설립해 친구에게 MP-25라는 .25 ACP를 쓰는 저렴한 권총을 만들어서 보급해줬다. 싸고 휴대하기 쉽다는 점이 맞물려 2백만 자루 이상 팔렸다고 한다. 하지만 법률이 점차 강화되고, 1991년 공장이 화재가 나면서 제닝스는 은퇴하고 디자인을 피닉스 암즈에 팔았다. 참고로 MP-25는 안전장치 푸는 행동으로 오발될 수 있는 문제점이 ATF에 의해 보고됐다. 이 회사 총은 제작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연 합금인 Zamak을 주물로 떠서 만들었다.

4.3. Phoenix Arms

조지 제닝스의 전 부인과 자식, 공장 매니저가 소유한 회사로, 레이븐 암즈 MP-25 디자인과, 브루스 제닝스의 도움을 받아 만든 .22 LR과 .25 ACP 권총인 HP22와 HP25를 팔았다. 이 회사 총들도 Zamak으로 만든다.

4.4. Jimenez Arms

원래 레이븐 암즈의 설립자의 아들 브루스 제닝스가 세운 Jennings Firearms라는 회사였다. 나중에 Bryco Arms로 사명을 전환했다가, 이 회사에서 만든 총이 총기소제하려고 약실을 비우는 평범한 작동에 오발이 일어나서 7살짜리 애가 맞아 죽는 바람에 2400만 달러짜리 소송 판결을 받으며 파산했다. 그리고 이 회사를 전 브라이코 공장 감독이 인수해서 Jimenez Arms로 사명을 바꾸고 공장을 네바다 주로 옮긴 뒤 계속 영업중. .380 ACP급의 소형 권총이 주력이다. 스트릿 프라이스 50~60달러 미만으로도 입수할 수 있을 정도로 싸구려. 그리고 떨어트리면 격발한다는 소리를 들은 악명높은 제닝스 J-22도 이 회사에서 이름만 바꾼 채 생산 중이다. 이 회사 총들도 Zamak으로 만든다. 공장은 라스베이거스 근처의 '헨더슨'이란 도시에 존재한다.

4.5. 그 외

Lorcin Engineering Company, Davis Industries, Arcadia Machine & Tool, Sundance Industries 가 Ring of Fire Companies로 손꼽힌다. 상당수의 회사가 Zamak으로 총을 만들고, 품질에 문제가 많은 편이며, 우발적 격발로 사고를 내서 거액의 고소가 걸려봤고, 그 결과 파산한 회사가 많다.
개중에 좀 특이한 회사라면 Arcadia Machine & Tool가 있는데, 사실 이 회사는 약칭 AMT로 불리며 총덕들이 잘 아는 AMT AutoMag 시리즈를 만든 회사다. 매그넘으로 유명하지만 새러데이 나잇 스페셜을 팔아 연명한 회사이기도 했다.


[1] 주로 .22 LR, .380 A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