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시 -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1995년 특별판에 수록된 에피소드. 카자마 및 이와시타의 이야기를 들은 상태에서 호소다 토모하루가 이번 모임을 기대하고 있었냐고 할 때,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고 말할 경우 들을 수 있다. 호소다는 사회자가 그런 말을 해도 되냐고 당황하지만 어쨌든 이야기한다고 한다. 그리고 사카가미에게 화장실을 좋아하냐고 묻는다.
1. 좋아한다
호소다는 자신이 하루에 한 번씩 화장실에 갈 정도로 화장실을 매우 좋아하는 것을 밝히면서, 사토리사마의 이야기를 꺼낸다. 호소다는 사토리사마는 반 년 전, 그러니까 사카가미가 입학하기 전에 유행한 것이기 때문에 사카가미가 모를 수도 있다고 하며 설명한다. 사토리사마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요괴인데, 주로 인간의 나쁜 마음을 간파한다. 보통 누구라도 그런 것이 진짜로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토리사마는 편지 라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은 주로 대상자의 책상 서랍에 들어있는 편지로 나타나는데, 그 편지에는「○○은 너를 싫어한다」 「○○는 ××와 너에게는 몰래 한 채 사귀고 있다」등 편지를 받은 사람의 친구나 애인에 대한 험담이 내용을 이루고 있다. 보통 그런 편지를 받으면 처음에는 믿지 않지만, 이윽고 편지에서 지목하는 인물을 유심히 관찰하면 그 편지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다가온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장난이라고 생각되기도 하였으나 사토리사마의 편지는 특정 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교에 존재하고 있었다고 한다. 호소다는 사카가미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만, 곧 사토리사마의 정체가 자신이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호소다는 본격적으로 사토리사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호소다는 본인도 알다시피 어둡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작년 이맘 때까지 친구가 한 사람도 없었다. 보통은 그 시기 쯤 되면 친한 친구가 몇 명이 생기기 마련이었지만 호소다에게는 단 한 명의 친구도 없었다. 호소다는 자신 주변을 제외한 교실이 와글와글해서 마치 자신이 그 자리에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그 분위기를 참을 수 없었다. 호소다는 이지메를 받은 적이 없었지만 이런 분위기를 참는 것은 이지메보다도 더 끔찍했다. 그래서 호소다는 그 무렵부터 화장실에 틀어박히기 시작했다. 쉬는 시간, 화장실 독실에 들어가 있으면 세계와 단절되고, 자신 혼자 앉아있어도 눈치볼 것이 없다. 그런데 화장실이란 존재는 보통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몰려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소란스럽다. 호소다는 처음에는 이런 소란스러움이 싫었지만, 곧 흥미의 대화를 엿듣는 일을 하게 된다. 화장실이란 곳은 개방되어 있으면서도 밀폐된 느낌이 있어 학생들은 그 곳에 와서 친구의 험담을 하곤 했다. 호소다는 우연히 그런 험담에 같이 끼어 듣게 되는 것이 즐거워져서 늘 쉬는 시간에 화장실을 가는 것이 기다려졌다. 친구라고 부르던 존재들도 한 꺼풀 벗기면 이런 얼굴이 된다는 것이 유쾌했기 때문에, 어느 날 호소다는 장난을 치고 싶어졌다.
호소다가 어김없이 독실에 들어가 있을 때 5명의 학생들이 몰려와 험담을 하기 시작했다. 험담의 대상은 반에서도 난폭하기로 유명한 미즈노였다. 5명의 학생들은 제각기 미즈노의 험담을 하기 시작했고, 호소다는 미즈노와 부딪혔던 일을 떠올렸다. 호소다는 살쪘기 때문에 부딪힌 것에 대해서는 쌓인 것이 없었지만, 부딪힌 후 미즈노가 자신을 쓰레기 보듯 하는 눈으로 쳐다본 것에 대해서는 앙갚음을 해주겠다고 생각했었었다. 평소라면 그렇게 생각만 할 뿐 곧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그 날만큼은 달랐다. 5명의 학생들이 나간 후, 호소다는 방금 그 험담의 내용을 적은 편지를 미즈노의 책상 서랍에 넣었다. 다음 날, 호소다는 학교에 와서 미즈노를 지켜보았다. 미즈노는 분노에 가득 차 있었고, 그 5명의 학생들이 오자마자 굉장한 말다툼이 벌어졌다. 그러나 그런 험담의 경우 아무리 싸움을 잘 하는 미즈노라고 해도 5대 1은 무리였고, 그 자리에서 그들의 친구 관계는 무너졌다. 그래서 한동안 미즈노는 호소다처럼 반에서 혼자 고립되어 있었다. 호소다는 아무 가치도 없는 자신이, 정체가 발각되지 않고도 굉장한 소동을 일으킬 수 있었다는 것에 흥분한다. 그리고 호소다는 일주일에 걸쳐 여기저기의 화장실에 잠복하고, 어디 화장실의 몇 시에 누가 오는지를 정리한 메모를 만들었다. 수업은 건성으로 듣고, 늘 마음은 화장실에 가 있던 호소다는 곧 메모에 의지해 차근차근 정보를 모아 어느 정도 험담이 쌓이면 그 사람의 서랍에 편지를 넣어놓곤 했다. 이렇게 하면 얼마 있지 않아 소동이 일어난다. 어느덧 호소다의 편지는 사토리사마의 편지라고 소문이 나기 시작하고 호소다는 자신이 신이 된 듯 하여 신이 난다. 반에서 무시 당하는 자신이 사토리사마인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뻐하며, 호소다는 여느 때와 같이 정보를 모으기 위해 화장실에 갔다. 호소다는 사카가미에게 자신이 어느 화장실에 갔을 것 같냐고 묻는다.
1.1. 1학년의 화장실(남의 말도...)
여느 때와 같이 호소다는 1학년의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그 날은 왠지 화장실의 독실에 누군가 들어가 있었다. 평소라면 호소다가 화장실에 갔을 때 아무도 없지만, 흔하지 않은 일도 있는 법이라고 생각하며 독실에 들어간다. 독실 안은 조용했다. 분명 옆 칸의 누군가가 휴지 돌리는 소리라든가, 옷깃 스치는 소리라든가 들릴 법 한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것에 호소다는 의문을 품으며 있는데 갑자기 옆칸에서 호소다에게 네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다며 말을 걸어왔다. 깜짝 놀란 호소다가 독실에서 뛰쳐나오자, 굳게 닫혀있던 옆칸의 문은 열려 있었다. 그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 호소다가 독실에 뛰쳐나오기 까지는 몇 초밖에 되지 않고, 그 사이에 옆칸에서 출구까지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호소다는 그 날 아무 정보도 모으지 않고 화장실에서 나갔다. 그리고 그것을 경계로 무언가 바뀌기 시작했다. 호소다는 다음 날도 역시 아무 정보도 모을 수 없었다. 한숨을 쉬면서 교실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같은 반의 여자아이가 사토리사마에게 편지가 왔다고 소리를 질렀다. 어제 아무 정보도 모으지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편지를 쓴 적도 없는 호소다는 깜짝 놀란다. 호소다 이외의 누군가 사토리사마를 사칭하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이번 편지는 무언가 내용이 좀 달랐다. 그 편지 내용은 「너희들의 담임인 코바야시는 같은 반인 요네다 아키와 불륜 관계이다.」라는 내용이었다. 코바야시는 중년의 아저씨이지만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요네다는 호소다와 견줄 만큼 수수하고 조용해서 늘 구석에서 책을 읽는 학생이었다. 이 때 사토리사마는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었고, 이 편지의 내용은 곧 교내에 전부 퍼지게 되었다. 코바야시는 직원회의에서 편지의 내용으로 책망받고, 부부싸움을 하는 등 나날이 여위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대조적으로 요네다는 누가 뭐라고 해도 굳게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렇지만 곧 정신적인 공격을 이겨내지 못한 코바야시는 곧 휴직을 하게 된다. 보통은 학생들간의 작은 규모로 이루어졌던 사토리사마의 편지가 이번에는 교사까지 개입된 대규모의 내용으로 이어졌으나 가라앉기는 커녕 점점 심해져 「네 친구 ○○는 원조교제를 하고 있다」나 「○○선생님은 야쿠자와 사귄다」등의 질 나쁜 편지들이 유행하게 되었다. 물론 호소다는 그 날 이후로 사토리사마로써 한 일이 없지만, 최초로 시작한 자로써의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 일을 어떻게 끝내면 좋은가 고민하던 호소다는 결정하게 되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토리사마에는 사토리사마. 사토리사마로 생긴 코바야시 선생과 요네다의 일을 역으로 그것이 거짓말이라고 편지를 넣으면 되었다. 그래서 방과 후 호소다는 교실에 찾아가게 되었다. 호소다는 교실에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들어갔는데, 그 곳에는 누군가 있었다. 그 사람은 요네다였다.
호소다는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는 기분이 되어, 코바야시와 요네다는 불륜 같은 것을 하지 않았는데 왜 그런 소문이 도는지 안됐다고 위로했다. 그런데 요네다는 몇 마디 중얼거리고는 교실에서 나가버린다. 그것이 호소다가 요네다를 마지막으로 본 순간이었고, 다음 날 요네다는 옥상에서 뛰어내린 채로 발견되었다. 함께 발견된 유서에는 불륜같은 것은 하지 않았으며 폐를 끼쳤기 때문에 죽음으로 사과한다고 적혀있었다. 호소다는 대체 누가 그런 편지를 보냈는가 고민하고, 고민 끝에 화장실에서 있었던 회화를 떠올려낸다. 네가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다던 그 목소리와 이번 사건이 연관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호소다는 수업 중, 선생님에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에 들어갔다. 들어간 화장실은 마치 호소다를 기다리듯 한 칸만 닫혀있었다. 호소다는 식은 땀을 흘리며 그 문에 가까이 다가가 노크를 했다. 그러나 아무 반응이 없자, 다시 한 번 누군가 있냐고 노크를 한다. 그 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고, 호소다는 독실 안에 있는 시체를 보게 되었다. 거기에는 목이 길게 늘어지고 혀를 축 늘어뜨린 남자 시체가 있었다. 시체는 이제 이것으로 밝혀졌을 것이라고 말하고, 호소다는 다만 계속해서 미안하다고 빌기 시작했다. 그리고 호소다가 계속해서 필사적으로 사과를 하고 있자 그 시체는 어느새 사라져있었다.
후일, 호소다는 이 시체에 대해 알게 되는데 그 정체는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한마디를 친구가 당사자에게 고자질한 것이 이지메로 발전해서 자살한 남학생이었다고 한다. 그 영혼은 호소다가 가볍게 그런 편지를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인 듯 하고, 그렇게 해서 사토리사마의 편지라는 것은 더이상 쓰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불쌍하게 된 것은 요네다였는데, 호소다는 이 일 이후에 교실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요네다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었을 뿐이지만 차츰 시선이 마주치게 되고, 점점 가까워지더니 최근에는 호소다만 가만히 응시한 채로 시선을 떼놓지 않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을 아는 신이 된 기분으로 의기양양해 하던 것에 대한 벌을 받은 것일지도 모른다며, 호소다는 사카가미에게 화장실에 들어가더라도 사람의 소문만큼 무서운 것이 없기 때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하며 이야기를 마친다.
1.2. 다른 학년의 화장실(너도 함께)
그 날 호소다는 평소와 다르게 다른 학년의 화장실에 들어가 보았다. 몇 분이 지나고, 두 명의 남학생이 들어왔다. 그들은 사토리사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의외로 사토리사마가 가까이 있을 지 모른다는 내용의 회화를 했다. 최근 들어 학생들은 화장실에서 험담을 하지 않기 시작하며 오히려 누가 사토리사마인지 서로를 의심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험담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정보를 모으기 어려워진데다가 사토리사마를 사칭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자 호소다는 슬슬 사토리사마를 그만 두기로 한다. 그런데 그렇게 결정하자마자 호소다에게도 사토리사마의 편지가 왔다. 「네가 무슨 짓을 해 왔는지 알고 있다.」라고 적힌 편지를 받자 호소다는 극도로 긴장하고, 누가 자신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 것인지 탐색하기 시작한다. 사토리사마는 자신이었고, 상대가 이런 편지를 보내는 것은 자신이 사토리사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 다른 학생들은 이제 신경쓰지 않는 사토리사마를 정작 본인이었던 호소다는 열심히 정체를 찾아 헤메게 되었다. 그리고 운명의 날은 일주일 후에 왔다. 방과 후, 사토리사마 찾기에 지친 호소다는 혼자 교실에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호소다의 앞에 다섯 명의 남녀가 다가왔다.호소다는 본인도 어둡고 음침하게 생겨서 이런 말을 하기 좀 그렇지만 이 다섯 명은 엄청나게 뿌리까지 어둡고 의기소침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한다. 호소다가 그들을 보며 아마 저 사람들 역시 몇 번이나 친구를 한 명도 못 사귀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남학생이 호소다에게 말을 걸었다. 다섯 명 모두 호소다보다 선배처럼 보였다. 그리고 리더로 보이는 남학생은 호소다에게 우리가 사토리사마 라고 밝힌다. 놀라는 호소다에게 그 남학생은 사정을 이야기해주었다. 실은 이런 사토리사마 소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몇 번 있는 듯 했으며, 매번 이들의 행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호소다처럼 영향력을 크게 하지 않았고 어디까지나 그들의 근처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을 집중적으로 초점을 짜 서로 협력해서 비밀을 찾는다. 그리고 제일 알려지고 싶지 않은 상대에게 살그머니 그 비밀을 알리는 방식으로 해 왔다고 한다.
리더격의 남학생은 매년 각 학년에 자신들과 동료가 될 수 있을만한 학생을 물색해서 동료가 되기를 권유하지만 호소다는 스스로 방식을 깨달아 실행한데다가 사토리사마 라는 훌륭한 별명까지 붙였다고 칭찬한다. 물론 호소다는 그 자리에서 동료가 되기로 하고, 매일 화장실에 틀어박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게 된다. 그것은 매년마다 계승되어간다. 호소다는 자신이 사토리사마의 존재를 폭로해도, 그들의 정보망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미 전교생의 약점을 잡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1학년 담당의 사토리사마가 정해지지 않았는데 사카가미가 좋다고 하면 본인이 추천해주겠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1학년의 어떤 학생이 최근 자살을 했는데, 「사토리사마가 보고 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죽었다며 마치 자기들이 한 것처럼 해 놓은 것이 심하다고 투덜거린다. 그리고 사카가미에게 이번 모임이 끝나기 전까지 사토리사마를 할 지 잘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