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3-03 19:46:48

사천오흉



1. 개요2. 행적3. 무공

1. 개요

"어차피 상대는 자네를 제대로 기억도 못하겠지. 나중에 똑바로 기억시켜줄 수 있도록 하고, 우선은 여장춘의 뒤처리를 생각하게나. 그럼, 넷째 자네는 분광검문의 나머지를 이리로 끌어올 수 있나?"
"끌어올 수는 있소. 하지만 난 정말 모르겠소. 그 떨거지들을 데려와서 뭘 어쩌겠다는 거요?"
"왜 웃나? 자네는 그럴 만한 이유라도 알고 있단 말인가?"
"그 떨거지들의 유래도 우리와 마찬가지 아니오? 따지고 보면 우리도 그런 떨거지였던 이들로부터 수백 년의 세월을 더했을 뿐인 후손이니······."
"우리는 염원을 잊지 않았네. 그러니, 우리에게도 신주십삼파(神州十三派) 중 일파로 불릴 자격이 있어!"
- 『검신무』의 사천오흉 다섯이 나눈 대화 중에서 발췌.
풍종호 무협소설 『검신무(劍神舞)』에는 청성파(靑城派)를 노리는 다섯 명의 의형제가 등장한다. 그들이 사천오흉(四川五凶)으로, 100여 년 전에 청성파가 될 목적으로 당시 장문인 호호도인(好好道人)의 제자 삼보를 납치하여 장문 자리를 넘기라고 협박한 사천사마(四天四魔)[1]의 후예이다. 이들의 소망은 지나가는 길이었던 녹림왕(綠林王)의 손에 1달 만에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사천오흉은 이런 사마의 비전을 얻어 자신들도 청성파가 되려는 열망을 품는다.

사천오흉의 첫째는 분광검문(分光劍門)의 강씨 가문을 나와 건곤청라장(乾坤靑羅掌)을 얻은 강능오이다. 이외로 남은 4명은 이름이나 신상 내력이 밝혀지지 않는다. 다만 드러난 특징으로 봐서 둘째는 신법에 능하며, 셋째는 손가락 마디마디에 철표(鐵鏢)를 끼워 주먹을 사용한다. 넷째는 좋은 검을 필요로 하는 발풍검법(拔風劍法)을 익혔고, 다섯째는 철계조라는 무기를 사용한다.

2. 행적

청성파가 되고 싶었던 사천사마는 한편으로는 녹림의 대세가 되는 것을 원하기도 했다. 사천오흉도 마찬가지라 그들은 주변에서는 제법 악명을 얻은 녹림의 고수로 활동하면서 몰래 혈화(血花)라는 살수 조직을 운영해 앞날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적들을 미리 제거한다. 이 때문에 우두머리를 잃어 뿔뿔이 흩어진 녹림도들이 방무한 패거리로 모이게 된다. 고수는 없이 머리 수만 늘어난 상황이라 식량 소비가 늘어 방무한은 한동안 골머리를 썩어야 했다.

청성파는 단서철권(丹書鐵券)으로 인하여 녹림의 세력 싸움에서 패하고 도망친 당가채(唐家寨)를 받아들인다.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한 방무한은 당가채의 요인들을 제거해달라는 청부를 사천오흉에게 한다. 실패하더라도 오흉과 청성파를 싸움 붙이려는 흉계였다. 그들도 그런 속셈을 눈치챘으나, 이참에 자신들의 열망을 이룰 생각으로 그 청부를 받아들인다. 그래서 기회를 노려 청성파의 본거지인 운리관 주변을 정찰하다 다섯째가 도운연에게 죽을 뻔한 방무한의 사촌 동생인 날수독표(辣手毒豹) 방은한을 구해준다. 또한, 첫째는 여장춘을 부추겨 도운연과 생사결을 치르게 유도한다. 여장춘이 패하며 죽는 것을 지켜본 그는 시신 곁에 남겨둔 유품인 청사검(靑蛇劍)을 가져와 넷째에게 전달한다. 그러나 정작 청성파의 장로인 하후염정무령를 의식해 함부로 맡은 청부를 실행하지는 못한다.

결국, 대흉이 건곤청라장을 구성(九成)이나 성취한 것을 맹신한 사천오흉은 망상을 포기하지 않고 분광검문의 제자들을 힘으로 협박해 한 일행으로 운리관에 잠입한다. 청성파 장문인 불해도인(不解道人)의 중재로 녹림의 일이 해결된 뒤 그들은 자신만만하게 나서서 청우자(靑牛子)에게 시비를 건다. 실력으로 청성파를 차지할 심산이었는데, 정작 청우자가 날아온 기왓장에 맞아 기절하면서 대결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도운연이었다. 다섯이 한 명을 협공하고도 옷자락 한 번 건드려 보지 못한 채 오흉은 모두 무참히 기왓장에 두들겨 맞아 기절하고 만다. 깨어난 다음에는 불해도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방무한의 행적과 호풍귀(呼風鬼)의 행방을 조사한다.

3. 무공

  • 건곤청라장(乾坤靑羅掌): 본래 사천사마는 모두가 다 익혔던 무공으로, 사천오흉 중에는 첫째인 강능오만이 연성한다. 전개하면 손에서 푸르스름한 그물 같은 광채가 피어오르며, 그 빛무리를 쏘아내 터뜨릴 수 있다. 그 위력은 신장(神掌)이라고 불릴 만큼 독특한 공효를 가지고 있어서 바위는 물론 강철도 부술 수 있다. 그렇지만 수련 과정에서 청성파의 건곤대라신공(乾坤大羅神功)을 뒤틀어 재현하기 때문에 큰 문제점을 갖고 있다. 바로 청성 제자와 싸우다가 점혈을 당하거나 하면 상극의 효과가 나타나 무공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이를 잘 알았던 사천사마는 청성파와의 싸움에서 결코 건곤청라장을 발휘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런고로 점혈법을 모르는 도운연의 기왓장에 대가리가 깨진 것이 강능오에게는 불행 중 다행이었다.

[1] 『녹림대제전』에는 이 문서와 같은 이름의 사천오흉으로 나온다. 오류일지 아니면 100여 년의 흐름 속에 『검신무』에서는 이름이 잘못 전해진 것일지는······. / 불해도인이 단철(丹鐵)을 증표로 녹림왕과 청성파가 약속을 맺었음을 확실히 인정한다. 즉, 그 시기의 일이 장문인에게는 제대로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직접 납치당한 삼보의 제자 하후염과 정무령이 멀쩡히 살아서 사천사마로 명확히 언급하며 그때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러므로 엄밀히 따지자면 오류가 맞다. 이외로도 『녹림대제전』은 『검신무』와의 연계에서 허술함이 많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