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07-29 20:23:19

사설탐정 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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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se of the Dragon
사설탐정 헌트(정발명)

1. 개요2. 내용3. 게임 플레이4. 각종 버전

1. 개요

다이나믹스에서 1990년에 발표한 어드벤처 게임. 다이나믹스가 만든 첫 번째 어드벤처 게임이다. 시에라가 인수하고 난 후에 시에라 상표를 달았지만 다이나믹스 상표도 별도로 붙였다. 디자이너는 제프 터널.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지만 어드벤처 게임으로서 구성은 수준급이고 나온 시기나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명작인 게임이다.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시에라의 킹즈 퀘스트 5와 함께 PC 게임계에 VGA 쇼크를 일으켰던 게임. VGA 전용에다 당시로서는 3.5인치 2HD 플로피디스크(1.44MB) 6장이라는 무지막지한(?) 대용량의 화려한 그래픽이 화제였다. 시에라와는 다른 독자적 아이콘 인터페이스를 정립해서 어드벤처 게임의 진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게임이기도 하다.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어드벤처 게임은 거의가 다이나믹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면 된다. 다이나믹스는 이후 같은 게임 엔진을 이용해서 독자적인 색깔을 가진 어드벤처 게임을 몇 편 만들었다.

사이버펑크, 삼합회 등 당시로서는 보기 드물었던 소재를 다룬 게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스토리나 시각 디자인 면에서는 블레이드 러너빅 트러블의 영향이 강하다. 장르로 보자면 SF 하드보일드 느와르로 분류할 수 있다. 누가 중국지심 제작사 아니랄까봐 중국의 소재를 다루고 있음에도 동양에 대한 무지나 오해를 표현했다. 그래도 제국주의 오리엔탈리즘으로 떡칠해 불편한 중국지심보다는 그나마 견딜만한 수준.

ESRB 출범 이전이였던 북미에서도 성인 등급을 달고 출시한 게임이라서[1] 섹스 장면에, 얼굴이 녹아내려 근육과 골격이 드러나는 등 지금 기준에서도 다소 그로테스크한 묘사가 존재한다. 덕분에 한국에서는 심의에 걸려 한동안 못 나오다 발매한지 몇 년 지난 후에야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으로 출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내 묻혀 버려 이 게임이 정식으로 한국에 발매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2. 내용

2053년의 LA. '블레이드'라는 별명을 가진 윌리엄 헌터는 전직 경찰관 출신의 사립탐정. 어느날 시장이 찾아와서는 자기 딸이 죽은 사건을 비밀리에 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한다. 조사에 착수한 블레이드는 시장 딸을 죽게 만든 마약의 루트를 추적하다 삼합회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된다. 삼합회의 배후에는 더욱 더 큰 음모가 도사리고 있었는데...

3. 게임 플레이

3인칭으로 진행되는 시에라 게임들과 달리 1인칭으로 진행된다. 장소를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는데 어떤 장소를 어떤 시간에 어떤 순서로 방문하느냐에 따라 이벤트가 발생하고 분기가 생기며 새로운 장소가 추가된다. 그밖에도 인물들과의 대화에서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하는 것도 게임 내용에 영향을 끼친다. 킹즈 퀘스트 시리즈류의 그래픽 어드벤처 보다는 전통적인 텍스트 어드벤처에 좀 더 가까운 형태이고, 일본의 명령어 선택형 어드벤처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한 번 선택을 잘못하면 바로 게임 오버되는 즉사 함정도 꽤 많이 있다. 당시 게임들이 그렇듯이 황당한 함정도 있어서 옷을 입지 않고 나갔다가 경찰에게 걸려 게임 오버 되기도 한다(...).

실시간 요소가 있어서 아무것도 안 해도 시간이 흘러가고 정해진 기한 안에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면 배드 엔딩이 나온다. 그 안에서 하루 단위로 시간을 쪼개 이런 저런 일들을 진행하게 되는데 날짜 별로 해야할 일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서 초반에 할 일을 다 몰아서 한 뒤에 남은 시간 내내 잠만 자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게임을 맨 처음 하는 경우라면 여러 시행착오로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모자랄 수도 있지만, 공략본을 보면서 하거나 반복 플레이 시에는 시간이 아주 널널하게 남는다. 후속작들에서는 날짜 별로 공략할 수 있는 일들이 정해져 있어서 하루 이상을 공치는 일은 없게 되었다.

일부 장면과 마지막 클라이맥스는 아케이드 게임으로 전환하는데... 없는 게 나은 수준이다.더럽게 재미없으면서 더럽게 어렵다. 다행히 아케이드는 몇 번 실패하면 건너뛸 수 있고, 그 부분을 건너 뛰어도 불이익은 없다.

4. 각종 버전

  • IBM PC 호환기종 MS-DOS(VGA)
    가장 먼저 출시. VGA 전용에 MIDI부터 PC 스피커까지 각종 사운드 지원. MIDI 사운드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환경이라면 음성이 없다는 것만 빼고는[2] 가장 좋은 버전이다. 한국은 동서게임채널을 통해 출시했다. 공연윤리위원회에서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을 매겼다. 국내 출시된 패키지가 매뉴얼 등 각종 내용물이 충실해서 수집가에게 인기가 있다.
  • IBM PC 호환기종 MS-DOS(EGA)
    VGA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그래픽 품질 열화 버전. EGA에 동작시키기 위해 그래픽 품질을 아주 많이 떨어뜨렸다. 그덕에 허큘리스에서도 실행은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허큘리스가 대세이던 국내에는 이런 게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도 않았다.
  • 매킨토시
    그래픽은 VGA 버전과 동급. 사운드는 애드립보다는 나음.
  • 아미가
    사운드가 좋지만 그래픽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
  • 세가 CD
    모든 대사를 성우 목소리로 녹음했다. 미국인 성우로 녹음한 북미판과 일본인 성우로 녹음한 일본판이 존재. 미국인 성우들의 연기 수준은 시대를 생각하면 상당히 잘 된 편이고 일본어판은 타츠타 나오키(헌트 역), 시마즈 사에코(아니스 역), 사토 마사하루, 카케가와 히로히코, 오오츠카 치카오, 고우리 다이스케, 미야우치 코헤이 등 제법 성우진이 화려하다.
    단점은 몇 군데 삭제된 것과 메가 드라이브의 성능 한계 때문에 그래픽 품질이 다소 떨어진 것.[3] 다른 버전은 모두 아케이드 장면을 건너뛸 수 있지만, 메가 드라이브 버전은 명색이 게임기라고 못 건너 뛰고 무조건 해야 한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여주인공 이름이 바뀌었다. 원래 이름은 카린인데 여기서는 아니스로 나온다.


[1] 그래서 세가 CD 버전에서는 일부 장면이 삭제됐다.[2] 성우 대사가 있기는 한데 오프닝에서만 몇 마디 하는 수준이며, 그것도 MIDI와 사운드 블라스터를 동시에 지원하지 않아서 음성을 들으려면 MIDI 음악은 포기해야한다. 훗날 해커들이 둘 다 지원하게 해킹하기도 했다.[3] 알 수 없는 이유로 게임 화면 전체적으로 초록색이 강한데, 이게 2000년대 이후에 영화 매트릭스가 초록빛이 도는 사이버 공간 화면을 유행시키면서 뒤늦게 사이버펑크 느낌 제대로 난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