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31 09:35:01

사내유보금

1. 개요2. 회계적 의미와 오해3. 사내 유보금의 과세 및 재분배에 대한 논쟁4. 현실에서의 사내유보금의 문제점

1. 개요

사내유보금()은 재무상태표자본 항목의 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을 편의상 합쳐놓은 것으로, 상법상 잉여금에 해당한다. 그러나 회계학에서는 자본잉여금과 이익잉여금을 확실히 구분하고 있으므로 사내유보금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다.

회사가 이익을 남기면 주주들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그 이익을 가져간다. 그러나 매번 모든 이익을 주주들이 가져가면, 회사는 미래의 위험에 대비할 수도 없고 성장하기 위한 투자를 할 수도 없다. 경영자들은 회사의 미래를 위해 주주들을 설득하여 이익의 일부를 회사 밖으로 가져가지 말고 회사 내부에 유보하도록 하는데, 그것이 바로 사내유보금이다.

2. 회계적 의미와 오해

이 문단은 사내유보금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경제학적 논쟁이 아닌, 일상어로서 오해되는 '회계학적 개념'을 다룬다.

사내유보금은 현금이 아니다 : 사내유보금에 대한 대표적인 3가지 오해 (허프포스트)
사내유보금에 대한 진실 (시사IN)
[뉴스&팩트]삼성증세와 사내유보금 과세의 진실 (머니투데이)
사내유보금을 둘러싼 오해 (아시아경제)

용어를 회계학적 개념으로 제대로 해석하지 않으면, 사내유보금을 자칫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가지고 있는 여윳돈 정도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근래의 한국에서 사내유보금에 대한 회계학적 개념의 오해는 이명박 정권의 경제 정책인 '낙수효과'에 대한 비판으로써 '친기업 정책으로 기업의 사내유보금만 늘어날 뿐 투자는 늘어나지 않았다'라는 주장으로 한국 정치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었다.

이러한 주장은 진보좌파 진영의 언론과 국회의원이 사내유보금이란 회계학적 개념을 오해한 상태에서 투자나 사회환원 등으로 사내유보금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며 보수 정권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재료로 사용된 바 있다.

논쟁이 활발했던 당시만 해도 보수우파 세력들 또한 사내유보금 개념을 정확히 짚어주지 못했기 때문에 잘못 이해한 사내유보금 논란이 꽤나 오래 지속중이다. 당시 정치 토론을 보면,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사내유보금을 쌓아놓는 것을 마냥 탓할 수만은 없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하나, 이는 사내유보금을 '여윳돈' 정도의 개념으로 해석하는 잘못된 주장이다.

사내유보금에 대한 오해는, 용어를 회계학적 개념이 아니라 일상의 한국어로 직관적 해석을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며 벌어들인 수익에서 모든 비용을 제하고, 세금과 배당까지 제한 최종적인 순이익의 누적금액을 기록한 것이다. 정확히는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의 합. 여기까지 보면 기업의 여윳돈이 맞는것처럼 보이겠지만, 이 사내유보금을 기업이 실물 투자에 사용한다 하더라도 사내유보금은 줄어들지 않거나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1]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회계학의 복식부기를 이해해야 하는데, 사내유보금의 이해만을 위해서 간략히 약간 야매로 설명하자면, 복식부기는 자금의 사용처(자산)와 그 자금의 출처(부채+자본)를 동시에 기록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전기에 50억을 벌어 그대로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면, 기업의 재무상태표에는 '현금 50억(자산)/사내유보금 50억(자본)'으로 표시되어 소위 말하는 여윳돈 50억 논리가 성립할 수 있다. 사내유보금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기업이 순이익 50억을 올해에 공장을 짓는데 투자했다면 '공장 50억(자산)/사내유보금 50억(자본)'으로 표시된다. 사내유보금을 공장에 투자했단 뜻이고, 다르게 말하자면 사내유보금을 공장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기업은 사내유보금을 투자에 사용하였지만 그 자금의 출처로서 그대로 기업의 재무상태표에 50억으로 표시된다.

이건 어디까지나 야매로한 설명이다. 실제는 현금50억이 나가고 공장 50억이 추가될 것.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그동안 벌어들인 순이익을 단순히 누적기록해 놓은 것에 불과하므로 사내유보금 금액만 봐서는 기업의 투자활동을 절대 파악할 수 없다.

여기에 추가로 한 가지 더 감안해야할 것은 위와 같은 '공장 50억(자산)/사내유보금 50억(자본)'이라고 계정분류를 했다해서 그 공장이 50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또한 회계적 기본 지식이 필요한데 공장을 50억 주고 지었다는 건 공장이 실제 현금 가치로 50억이 있다는 게 아니다.

저건 어디까지나 50억을 투입해서 공장을 지었다는 이야기지 저 공장의 가치가 현재 50억이라는 얘기가 아니다. 지금 당장 그 공장을 팔면 10억일 수도, 100억일 수도 있으며, 아예 공장이 지금 없을 수도 있다. 공장의 현재 가치와 아무 관계 없이, 단순히 '50억으로 공장을 지었었다'라는 사실을 기록한 것에 불과하다는거다.

회계상 자산 중에 실질적으로 사업을 철수하고 팔았을 때 제값을 받는 것은 현금 및 그와 유사한 것들(예금 등), 그리고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의 회사채나 국공채, 주식같은 통칭 금융자산 뿐이고 유형자산, 무형자산 등은 실제 장부상에 표기되는 가치보다 실물은 훨씬 낮게 평가된다.

그럼에도 장부에 계속 높은 가치로 부기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업이 계속된다는 가정 하에서는 해당 자산이 실제 그 이상의 돈을 벌어들일거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를 '사용가치'라고 하는데 현행 회계기준에 따르면 유형자산은 사용가치(앞으로 벌어들일 현금의 현재가치)와 순실현가치(실제 이 물건을 당장 판다고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 중 큰 금액으로 측정하도록 한다.

작은 금액이 아니라 큰 금액이 맞다. 특수목적용으로 제작된 기계장치는 대체용도가 거의 없어 작은 금액으로 평가했다간 무조건 순실현가치가 더 낮으므로 기계를 사자마자 손상을 인식해야 하는 모순이 생긴다. 국제회계기준에서도 기업회계기준에서도 큰 금액이 맞다. 논리적으로도 해당 자산으로 벌어들일 미래 현금가치가 더 큰데도 순실현가치가 더 낮다는 이유로 감액하는 건 계속기업 가정에도 어긋나는 회계처리다.

만약 장부 금액이 이 수치보다 낮거나 비슷하다면 상관 없지만 더 높다면 일부러 이 금액까지 깎아야하며 이런 경우 '자산이 손상되었다'고 한다. 유형자산, 무형자산은 아주 환급성이 좋은 일부 자산을 제외하면 거의 무조건 사용가치가 높게 뜬다.

기업이 어제 샀던 책걸상을 오늘 되판다치면 20만원을 주고 샀어도 기껏해야 3만원 밖에 못 받는 게 현실이다. 근처에 PC방 하다가 폐업 정리한 분들한테 물어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책걸상을 사자마자 바로 3만원으로 깎아서 평가하는 게 아니라 20만원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그 책걸상을 회사에서 사용함으로 앞으로 20만원 어치의 충분한 값어치(사용가치)를 하고 그걸 알고 샀기 때문에 20만원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기업이 영업을 그만두고 모든 자산을 매각예정으로 분류하거나 청산회계[2]를 적용하는 순간 수조원짜리 회사도 기껏해야 몇백억 수준으로 확 쪼그라드는 걸 볼 수 있다.

그렇기에 기업이 도산하면 주주들이 자신이 낸 금액을 제대로 환급받지 못하는 것이다. 자본잠식 상태가 아닌 회사라면 단순 장부상으로만 보면 주주가 환급을 못 받을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당연히 자산이 부채보다 크기 때문에 자본 항목이 존재하는 것이므로 이걸 환전하면 모든 채권자에게 빚을 변제하고도 돈이 남아야 정상이기 때문. 그러나 자산 자체가 이런 식으로 사용가치, 추정치 등의 미래 계속적 현금흐름 발생을 감안하고 책정한 금액이다보니 그 가정을 포기하는 순간 자산 가치가 급속도로 쪼그라들고 주주가 환급을 받기는 커녕 채권자도 자기가 빌려준 돈을 다 받아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실상 사내유보금이란 대다수가 가정과 추정에 의한 금액이라 볼 수도 있는데 이런 금액을 모조리 '배당'하거나 '환급'하자는 주장이 말이 안 되는 건 당연한 것이다. 법적으로도 이럴 위험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외부로 자금이 유출되는 것, 특히 주주에 대한 환급을 해주려고 할 경우 엄격한 제한이 따른다. 예를들어 배당을 하더라도 반드시 자본금의 절반이 달할 때 까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준비금을 쌓아야하고 기업이 자기가 발행한 주식을 자기가 사들여서 환급하는 것도 막으려고 자기 주식을 구입하는 걸 엄격하게 방지하고 기존 주주에게 주식을 싸게 푸는 걸 방지하기 위해 주식을 액면가보다 싸게 발행하려면 법원의 철저한 감시와 허락 하에 가능하는 둥 각종 자본환급을 막거나 최소화하는 법조문들이 상법에 빼곡하게 적혀있다.

요컨대 사내유보금이라도 결국은 유동성도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며 이러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내유보금이라는 명칭을 '세후재투자자본'이나 '내부조달자금'처럼 실제 용도에 가까운 용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3. 사내 유보금의 과세 및 재분배에 대한 논쟁

사내유보금의 과다 축적은 실제 거시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정상 과세하였다면, 사내유보금은 그 금액만큼 기업소득이 가계소득(배당, 급여)으로 흘러들어가지 않았다는 증거다. 즉 재분배의 장애물이 되었다는 소리.

그런데 경제의 주축인 소비를 뒷받침하는 것은 기업보다는 가계의 소득이라고 할 때, 회사가 생산활동에 필요한 투자금 이상으로 이익 배분을 유보한다면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게 된다. 직접적으로는 임금 및 주주에 대한 배당액, 간접적으로는 과세에 따른 재분배 재원 확보가 실패하는 것이다.

특히 회사의 성장성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부동산이나 주식 투기에 손을 뻗는 사례도 있다. 차라리 부동산이나 주식이라도 사면 묵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과세 당국이 포착이라도 할 수 있지만 대개 조세 회피 수단을 동원해서 이마저도 한계가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비롯한 사내유보금 과세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내유보금 과세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기업소득에 대해선 이미 법인세를 냈으므로 이중과세라는 입장이고, 높아질 배당 성향에 따른 국부 유출의 가능성을 우려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30%는 외국인 소유이므로, 회사가 배당을 실시하면 30%는 즉시 외국으로 증발한다는 논리인데, 단기적으로 맞는 말이다. 배당을 하든 재투자 해서 주가가 높아지든 장기적으로는 똑같은 손실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재투자할 때는 이득이 맞는다. 이자를 주지 않고 원금 상환 의무도 없는 투자금을 유치한 것과 같으면서 회사의 성장과 추가 이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중과세에 대해서는 틀린 이야기인데 한국에서 사내유보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왔던 미환류소득 과세법안은 법인세법의 내용이고 법인세를 내고 나서 미환류소득에 대해 과세하는게 아니라 법인세 결정 과정에 미환류소득 과세가 포함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과세대상 소득을 결정할때 애초에 법인세 납부액은 소득액에서 제외한다. 기업이 순이익이 나면 일단은 미환류소득 과세 대상으로 정해놨다가 정해진 기간까지 정해진 방법으로 소모를 하지 않으면 해당 부분에 대해 과세된다.

또한 이익 배분의 수혜자는 일반 국민들보다는 주식에 투자할 만큼 여유가 있는 일부 계층이므로 소비 진작 등의 경제효과 역시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사내유보금 과세보다는 법인세 인상과 고용 인센티브를 통해 가계소득을 늘리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 사례로 일본 정부의 근래 경기부양정책 중에 이런 것이 있다. 임금을 많이 주면 법인세를 깎아주었다고 한다. 같은 시기 우리 나라에선 배당을 많이 주면 법인세를 깎는.. 일본을 추종한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이런 식으로 다른 이유가, 한국에 일본에서 공부한 경제학자가 적고 대부분이 영미권에서 공부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좋은 일일지 나쁜 일일지......

사내유보금을 두고 둘러싼 논쟁 중 하나로 민주노총이나 재벌사내유보금환수운동본부 등 몇몇 진보단체와 정치권에서 사내유보금에 대해 배당률 상승이나 과세도 아닌 무려 환수를 주장하고 있다.######

단 위와 같은 회계적 지식을 알면서도 주장하는 경우나, 사내유보금 환수를 위해 법인세를 인상하자는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하는 내용을 잘 들어볼 필요는 있다. 각각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전자는 노동계층이 기업의 공장이나 부동산 등은 노동자 착취의 결과물일 뿐이니 싹 다 청산해서 노동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경우, 후자는 지자체 등의 장이 세수를 위한 기획적 여론전을 시도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물론, 유동성자산을 제외한 사내유보금을 재분배할 방법이 딱 하나 있긴 하다. 바로 '법인청산'이다. 회사의 총자산을 모두 매각해서 부채를 털어내고 남는 자본을 재분배하면 된다. 하지만, 그 대가로 꾸준히 현금을 벌어올 자산은 소멸되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꼴이 되어 헬게이트막장스러운 상황을 열게 될 것이다. 그게 5대 재벌이면 더더욱 그럴 테고.

4. 현실에서의 사내유보금의 문제점

위에 언급된 사내유보금의 과세 및 재분배에 대한 논쟁과는 별개로, 자배당을 안 주고 사내유보금으로 계속 유보하려는 성향 자체는 완전자본시장이 아닌 이상 비판받을 여지가 충분한 행태다. 당연하지만 한국은 완전자본시장 같은 게 아니고 그런 시장은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하는 지나치게 높은 사내유보금의 규모가 낳을 수 있는 문제들이다.
  • 재무제표를 조작하는 분식회계의 문제. 아무리 회계감사를 한다 하더라도 분식회계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고, 적정의견 받고도 실제로는 분식이 있었던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런데 재무제표를 조작해서 이익잉여금을 많이 남겼다 하더라도, 실제 돈이 없으면 배당은 줄 수 없다. 즉, 적당한 수준의 배당은 회사의 재무제표 투명성 향상에 기여하며, 실제 재투자 규모 대비 지나치게 높은 유보금 규모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에 비해 과다한 자산은 특별히 고려할 이유가 없으면 투자자에게도 의심사기 딱 좋다.
  • 대리자 문제로 인한 '도덕적 해이'의 가능성. 흔히 배당을 주지 않으려는 경향에 대한 재무 전문가들의 변명은 배당소득세에 대한 것으로, 배당을 줘봐야 배당소득세 때문에 주주들 입장에서 손해가 되니, 차라리 그 돈으로 재투자를 해서 주가를 올리는 쪽이 이익이라는 것이다. 이 변명의 문제는 이렇게 '주가를 올리는 투자'가 대개 무모한 투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기업 하나를 예로 들면, 기업이 한창 잘 나가던 때 무리해서 건설회사를 인수합병했다가 폭삭 무너져내렸던 웅진의 케이스만 봐도 그렇다. 인프라든 소비재든 자본재든 뭐든지 부족해서 먼저 투자해 치고 나가면 돈이 되었던 개발시대에는 잘 통했다. 물론 이때도 도박에 가까운 수였고, 그 정도가 훨씬 심했다. 당시 경제 성장은 다방면으로 발생한 리스크를 감수했고, 실제로 그런 위기들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당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오일쇼크와 IMF 시기 수많은 기업들의 도미노 도산이 있다. 극소수의 기업만이 이를 넘기고 살아남아 대기업이 됐을 뿐이다.
    하지만 OECD 가입 이후의 세계에선 훨씬 정교한 경영이 필요했다. 더군다나 정직하게 주가를 올리는 데만 써도 문제가 생기는데, 알다시피 한국 재벌들은 그렇게 투명한 사람들이 못 된다. 유보금으로 골프 회원권이나 사는 대기업 오너들이 넘치는 판에 배당 안 하고 유보 하는 게 투자자들에게 이득이라는 말을 믿기는 힘들다.
  • 순환출자에 의한 황제적 경영권 문제. 순환출자로 돌아가는 재벌 기업들은 실제 경영자들의 지분율이 낮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배당을 많이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니 경영권을 휘둘러서 돈을 유보금으로 끌어 안고 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높은 유보율은 다시 순환출자 체제를 더 공고히 하고, 이하 반복이다. 이것과 일감 몰아주기에 의한 탈법 상속이, 현대 한국사회에서 사내유보금이 큰 이슈가 된 이유다. 사실, 지분율보다 더 두려운 건 의결권이다. 국내 현행 상법상 모든 주식회사는 1주 1표제이기 때문에 경영권을 놔버리면 군소주주로 전락하는 게 시간문제인데, 국내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차등의결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
  • 장기적으로는 지나친 사내유보금 보유 자체가 기업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도 있다. 사내유보금을 위해 배당률을 지나치게 낮게 잡을 경우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를 통한 배당 수익보다는 주식의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더 선호하게 되고, 이럴 경우 기업의 대내외적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 해당 주식을 급매도해버릴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적대적 인수합병을 노리는 경우도 많아진다. 이러면 당연히 기업은 더 불안정해진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본다면, 한국 기업들도 어느 정도 배당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 실제로도 삼성전자는 앞으로 배당률을 점차 높여가 사내유보금을 적정 규모로 유지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그런데 또 이때에는 외국인지분율이 반이상이고 국내ETF에 투자된 외국인자본의 간접투자와 오너일가를 제외하면 금융지주 이상의 외국인 지분율이다보니 국부유출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고 지금도 삼성전자의 배당시즌이 되면 나오는 논란이다. 그리고 다른 대기업 사정도 비슷하다 보니 주주배당을 늘릴 때마다 매번 같은 논란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앞으로 배당률을 높일 수 있는 이유는 이제서야 회사에 현금이 유의미하게 들어왔기 때문이다. 여태껏 수조 원씩 이익내는 삼성전자가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한동안은 이익을 벌어들이는 족족 장비투자 하는 데에만 돈을 사용해 왔다. 이는 기술발전의 속도가 빠른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지금 잘나간다고 연구나 투자를 소홀히 하면 2~3년 뒤에 쪽박을 찰 수도 있었기 때문. 실제로 반도체 업계의 반면교사가된 게 일본 반도체산업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열심히 일해서 장비업체만 배 불리냐는 불만도 있었다. 그러던 게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나고 삼성전자 & 하이닉스 독식 체제로 변해가면서 설비투자를 제하고 남는 순현금유입이 어마어마하게 증가하기 시작했고, 남는 돈으로 배당을 줄 수 있어졌기 때문에 17년도 초 삼성전자 주가 폭등 및 코스피 2400 돌파가 일어난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배당금을 늘렸다.#


[1] 유형자산을 구입하였을 경우 해당 유형자산의 감가상각비만큼 사내유보금이 줄어들겠지만 당연히 이런 유형자산은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투자한 것이므로 수익을 창출하고, 창출된 수익은 당연히 사내유보금을 증가시킨다. 게다가 유형자산의 감가상각비는 그 후의 인플레이션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취득원가를 기초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내유보금을 적게 감소시키지만 유형자산의 보유로 인한 수익의 증가는 매기 발생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반영되어 사내유보금을 더 크게 증가시키게 된다.[2] 그러니까 위와 같은 가정을 다 버리고 내일 기업을 팔아도 괜찮다는 기준으로 모든 자산을 재평가해서 분류하는 회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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