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12-30 16:53:20

벨벳 일기

1. 개요2. 배경3. 등장인물4. 줄거리5. 평가

1. 개요

본래 조아라에서 연재되었고, ebook과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조아라 연재 당시에는 전체연령가였지만 ebook과 단행본은 19세 이상 연령가로 수정되어 출시되었다. 작가의 닉네임은 소렐Sorrel이다.

2. 배경

1968년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한다. 작가의 말로는 20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을 적절히 섞어 만든 배경이라고 한다. 이야기를 진해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곳곳의 여행지들이 잘 소개되어 있다. 배경 묘사가 섬세하기 때문에 그 지역을 직접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3.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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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아나 A(안젤리카) 데로사 : 여주인공. 애칭은 리리, 리아나, 리리아, 릴리, 리. 남부 이탈리아 혈통 특유의 새까만 흑발과 금테가 둘러진 녹안을 가진 고전적인 미녀로 묘사되어 있다. 작품이 처음 시작할 당시 고작 17살이다. 자상한 은행원인 아버지와 성격은 조금 급하지만 다정한 네 명의 오빠들 사이에서 사랑받으며 자라왔다. 그러나 알고보니 그녀의 아버지는 시칠리아 마피아인 파밀리아 클레멘자의 고문, 콘실리에리[1]였고, 성격은 급하지만 다정한 오빠들은 그 조직의 단원들이었다.[2]
스위스 기숙학교에서 돌아온 여름방학, 미카엘(미하일)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알고보니 미하일은 파밀리아 클레멘자의 보스의 명을 받고 조직의 원로이자 자문역이지만 보스와 뜻이 안 맞았던 리리아나의 아버지와 가족들을 없애고자 리리아나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거였다. 가족들은 미하일과 미하일의 부하들의 손에 몰살당하고, 생존자의 후견인 명목으로 데로사 가의 재산을 털어먹을 테니 한 명만 살려놓으라는 보스의 명을 받고 미카엘은 리리아나를 선택해 살린 후 불탄 데로사 가문의 저택을 베낀 자신의 저택 안에 리리아나를 살게 한다. 본래는 상냥하고 너그러운 품성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참사를 겪은 뒤로 예민하고 우울한 성격으로 변한다.

미하일 A(아나스타시오) 파브리스 : 남주인공. 이탈리아 식 명칭인 미카엘로도 불린다. 클레멘자 파밀리아에 속해있던 말단 마피아인 이탈리아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무용수였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혼혈로, 밝은 금발벽안 흰 피부를 가진 미남. '천사 같다'는 묘사가 작중 빈번하게 나오는데, 이는 그의 미모를 찬양하는 수식어로도 쓰이지만 그보다는 인간의 감정을 모르는 그의 비인간적인 특성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깡패 주제에 마피아 조직은 매우 가부장적이고 민족주의적이며 배타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서 이탈리아계가 아닌 출신자들을 배척하는 분위기라, 조직 내에서도 러시아 혼혈이라는 이유로 얕잡히고 있다. 그래서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같은 이름임에도 러시아식 발음인 '미하일'이 아니라 이탈리아식 이름인 '미카엘'을 사용한다. 리리아나나 주변인물들은 미하일이라고 잘만 부르지만, 그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동료나 보스에게 '미하일'로 불릴 때에는 대개 '네 출신이 혼혈에 불과한데도 이 자리까지 오게 해준 걸 생각해서 입 다물라'는 무언의 압박이 섞여있는 경우가 많다(...)
작가가 밝힌 바로는 모티브가 된 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나오는 천사 미하일과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 미하일의 어머니 아나스타샤(=타냐)는 미하일을 낳으면서 무용수로서의 꿈을 포기했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따뜻하고 안락한 가정을 꾸리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타냐 본인부터가 자기 자신을, 나아가 자신의 자식을 사랑해주기엔 상당히 정신적으로 미성숙했고, 아이도 부모도 사람을 대하는 법과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하나씩 배워야 한다는 것을 간과한 채 제대로 사랑을 베풀기보다는 자신의 자식이니 미하일이 무조건 자신을 사랑해주기만을 기대했다. 더구나 미하일은 타고나기부터 다른 사람들보다 감정을 잘 모르는 아이였던 터라 타냐의 기대에 부응하기 어려웠고, 자신의 꿈을 포기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자신이 꿈꿨던 자신을 사랑해주는 가족이 좌절된 것에 대한 절망으로 타냐는 미하일을 '절대 너는 사랑 같은 것을 할 수 없는 냉혹한 악마'라면서 미하일을 몰아붙였고, 그 때의 결핍으로 미하일은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인물로 성장했다. 결국 타냐는 마약에 빠져들었고 마약을 대느라 빚진 것 때문에 미하일의 부모는 빚쟁이였던 세르펜테(작중에서 외국인 갱들이 주가 되는 마피아 조직으로, 클레멘자 파밀리아의 가장 큰 라이벌)의 보르자 형제에게 살해당한다. 미하일은 침대 밑에 혼자 숨어있다가 파밀리아 클레멘자의 보스(그 당시엔 후계자)였던 죠반니 클레멘자에게 발견되고, 부모의 복수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다. 죠반니 클레멘자는 이미 옛날 옛적 세 조직 간에 평화협정이 맺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마피아 조직인 세르펜테와 루소 패밀리를 척결하고 파밀리아 클레멘자로 통합할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런 죠반니의 목적과 부모의 복수를 하겠다는 미하일의 목적이 맞아떨어진 덕분에 미하일은 죠반니에게 성년이 되기까지 혼자 살아남을 수 있다면 파밀리아 클레멘자에 입단시켜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낸다. 미하일은 개를 훔쳐 파는 등 잡다한 도둑질로 살아남고, 나이가 어느 정도 들면서부터는 여자들을 상대로 남창 일을 시작한다. 이후 성년이 된 후 남창 일을 그만두고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얀과 함께 파밀리아 클레멘자에 입단, 보스가 된 죠반니 클레멘자의 지시에 따라 세르펜테를 궤멸시키는 죠반니 클레멘자의 비밀 지령을 받고 죠반니 클레멘자의 개인 살인회사로서 활동한다. 그러던 중, 의견이 안 맞는 조직 내부의 기존 원로들을 쳐내 보스의 내부 권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죠반니 클레멘자의 지시를 받고 원로 중의 원로인 콘실리에리 마르코 데로사 일가를 참살하라는 명령을 받지만 마르코 데로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자 데로사 일가의 개인 정보를 뽑아내기 위해 평범한 청년인 척 마르코 데로사의 막내딸 리리아나에게 접근한다. 작전은 성공하여 데로사 일가는 참살당하고, 성년이 되지 않은 자녀 하나는 살려서 후견인 명목으로 데로사의 재산을 뽑아내려는 죠반니 클레멘자의 명령을 받은 미하일은 리리아나를 선택해 자신의 저택 안에 둔다.


얀 바츨라프 : 미하일의 오른팔이자 참모. 잿빛 머리카락에 회갈색 눈동자, 얼굴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칼자국 흉터가 있다. 전체적으로 단정하지만 기계적이고 무미건조한 느낌의 남자. 미하일의 오래된 친구로 미하일보다 두 살 어리다. 미하일의 어머니 타냐와 얀의 어머니 마리아가 서로 친구였기에 얀과 미하일 역시 어릴 적부터 친구로 자랐다. 미하일이 이탈리아인과 러시아인 혼혈이듯, 얀도 아버지는 이탈리아인 장교였지만 어머니는 체코 출신이라 마피아 내부에서도 혼혈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다. 순수 이탈리아인이 아니라 체코 혼혈이고, 정식 결혼으로 태어난 게 아니라 사생아이며, 창녀의 아들이라 잦은 멸시를 당한다. 미하일이 대외적으로 이탈리아식 발음인 미카엘로 불리는 것처럼 얀 또한 가끔씩 주변 인물들에 의해 얀의 이탈리아식 발음인 '지안'으로 불린다. 다만 미하일과는 달리 지안이란 이름을 공식석상에서 쓰지는 않는지 대개 얀으로 불린다. 또한 '바츨라프'라는 성 역시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의 성이며, 미하일이 그나마 '파브리스'라는 이탈리아 성씨를 갖고 있는데 비해 듣자마자 동유럽권이라는 걸 바로 알 수 있는 성인지라 주변 시선은 곱지 않다. 얀의 친부인 이탈리아인 장교는 얀의 어머니인 마리아와 결혼을 약속했지만 실은 마리아를 그냥 갖고 논 것이었고, 마리아에게 결혼에 대비한다며 이탈리아에 정착하길 부탁하고는 마리아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때 마리아는 이미 얀을 임신한 상태였다. 연재 당시 작가가 블로그에 썼던 프로필에 의하면 얀의 아버지는 마리아를 떠난 직후 다른 여자와 결혼했고, 신혼인 상태로 군사작전에 투입되어 사망했다고. 이후 마리아는 '탁아소'(작중에서 밑바닥 생활을 영위하는 가난한 이민자들이나 창녀들, 그들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폴란드 출신의 전직 창녀 엘레오노라 할머니-다른 이름으로는 마담 바르샤바-가 만들어낸 아이와 여자들을 돕기 위한 사설 보육기관)를 운영하던 엘레오노라의 도움으로 얀을 낳고 생계를 위해 매춘을 시작한다. 마리아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 얀을 지극정성으로 길렀고 매우 사이좋은 모자였지만 미하일의 권유로 얀이 미하일과 함께 파밀리아 클레멘자에 입단하려 할 때 파밀리아 클레멘자의 적대조직인 세르펜테의 마약 운반책[3]을 맡는 바람에 조직의 배신자 누명을 벗기 위해 얀은 자신의 어머니인 마리아를 직접 살해하게 된다. 미하일과 얀의 주변 사람들은 대개 누가 마리아를 죽였는지를 알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으며, 얀의 어머니 마리아와 미하일의 어머니 타냐를 둘 다 알고 지냈고 얀과 미하일을 보모로서 어릴 적 돌봤던 엘레오노라는 미하일이 마리아를 죽였다고 알고 있어서 미하일을 미워하게 된다. 마리아를 죽인 직후 세상에서 유일한 가족을 죽인 보상으로 미하일에게 이미 죄인이 된 자신 대신 가장 높은 권력의 자리까지 올라가 달라고 요구하고 미하일은 그 요구를 받아들였다. 이후 얀은 미하일을 올라갈 수 있는 만큼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올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게 되지만..... 미카엘에게 상당히 미묘한 감정을 품고 있다.

4.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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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조각의 흐느낌과 고해성사로 지난 죄들이 하나님 앞에서 지워지고 선행을 통해 새사람으로 거듭난다면, 그로써 과거가 한 계절 열병같이 끝난다면 저는 차라리 지옥에 제 발로 들어가겠습니다. 제 지옥에 바다를 쏟아 부으세요. 소금기만 남아 구덩이의 바닥에 진주처럼 빛날 겁니다. 그 보석들을 모아 그녀에게 전해주세요. "
"사랑" 소망을 담은 말과 함께 칼날의 은빛이 반짝였다. "나도 갖고 싶어." 지옥의 불길도 견딘다는 그것을 갖고 싶었다. 지옥의 끝까지 옆에 두고 싶었다.

17살의 리리아나는 어느 여름, 로마의 한 서점에서 미카엘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미카엘은 알고보니 그녀의 아버지를 파멸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리리아나에게 접근한 것이었다. 리리아나가 살던 데로사 저택은 불타고, 리리아나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은 전부 죽어버린다. 사실 미카엘이 리리아나 대신 다른 이를 살려둘 수 있음에도 리리아나를 선택했다. 그 뒤, 리리아나는 데로사 저택을 베낀 저택에서 미카엘과 함께 살아가게 된다. 강간을 당하기도 하고 도망을 치려 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미카엘을 선택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는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고 미카엘을 죽이는 사람은 리리아나가 된다. 그 뒤 뉴질랜드로 떠나 선행을 하며 스스로의 인생을 찾는다.

5. 평가


장점 : 공들여 쓴 티가 나는 유려한 문체, 피폐함, 유럽에 직접 놓인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마피아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인간의 모순된 감정을 잘 표현했으며 문학 작품에 가까운 문체를 지녔다. 전반적으로 애증 관계와 무거운 심리가 대부분인데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게 쓰였다. 가볍게 읽기 위해 볼만한 소설은 아니지만, 무거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인상깊게 읽을 수 있다. 자아를 찾아가며 사랑을 완성하는 과정이 설득력있게 전개된다. 그리고 조아라가 아닌 단행본이나 ebook은 수위가 제법 높다.

단점 : 9권이나 되는 장편답게 지루하다는 의견이 많다. 문장이 길어 쉽게 읽히지 않는다. 미카엘이 너무 불쌍하다. 나쁜놈인데 면죄부 좀 주고 싶다. 동시에 당해도 싸다는 생각도 든다.

일반적인 느낌의 로맨스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 주인공 전부가 상당히 이기적인 사랑을 하며, 주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1] 한마디로 마피아의 원로이자 자문역. 데로사는 상당히 뼈대 있는 가문임에도 대대로 마피아였다고 한다. 그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에선 사회 구석구석에 마피아가 뿌리깊게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현재도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한다.) 고위층이나 귀족이 마피아에 몸담고 있거나 적어도 연줄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2] 형제들 중 리리아나만 가족들이 마피아라는 걸 몰랐던 이유는, 시칠리아 마피아의 가부장적인 전통상 배우자를 제외한 여자들은 '가업'을 모르게 한다는 암묵적인 방침 때문이다. 마피아끼리도 출신 지역이나 계파에 따라 각자 방침이 조금씩 달라서, 시칠리아 마피아인 파밀리아 클레멘자와 달리 작중에서 등장하는 루소 패밀리 같은 나폴리 마피아 카모라 같은 경우는 남자 형제들이 감옥에 간 경우 여자가 보스직을 이어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경우. 그나마도 루소 패밀리 같은 경우에도 아무리 선례가 있다지만 임시직일 뿐 여자를 진심으로 보스로 받아들이진 않을 거라는 언급이 직접적으로 나온다. 실제로 느와르 영화에서 등장하는 여성들이 마피아의 정부나 아내 같은 주변인물 말고는 어떤 직책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걸 생각해보면......[3] 감시를 피하기 위해 마약 운반책으로 어린아이나 창녀 등의 보잘것없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을 만한 인물들을 돈을 주고 일회성으로 고용한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마리아가 이 마약 운반책 역할을 받아들인 데에는 아들인 얀만이라도 범죄의 세계가 아니라 밝은 세상에서 떳떳이 살게 해주고 싶어서 그 밑바탕을 위한 자금을 벌기 위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