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1-12-17 23:28:00

배반의 여름



1. 개요2. 등장인물3. 줄거리4. 작품 해설

1. 개요

1976년에 발표된 박완서의 작품으로, 소년 '나'가 성장하면서 신봉했던 우상이 무너지고 깨지는 경험을 하며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국면을 서사화한 소설이다.

2. 등장인물

  • : 소설의 주인공으로 남학생이다.
  • 아버지: 회사 수위, 자식이 갖고 있는 편견과 세계상을 깨뜨려 아들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 전구라: 『청년이여 야망을 가지라』 등과 같은 책을 쓰며, 젊은 세대에게 멘토와 같은 위치에 있다. 그러나 실상은 탐욕적인 인물이다.

3. 줄거리

'나'가 일곱 살 때 누이동생이 개천에 빠져 죽은 일이 있었다. '나'가 졸졸 따라다니는 동생을 따돌린 지 한 시간도 안 돼 일어난 사건이다. 이 사건 이후 부모님은 '나'에게 수영을 가르치려 했지만 허사였다. 다음 해 여름 아버지와 '나'는 사립국민학교로 산책을 갔는데 아버지는 풀에 나를 억지로 빠뜨렸다. 이 일로 '나'는 아버지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앙심을 품는다. 그에 대한 복수로 '나'가 수영을 배우면서 아버지에 대한 오해도 풀린다. 그 이후 '나'는 아버지를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장래 희망이 아버지일 정도로 '나'에게 아버지는 우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자신의 직장으로 '나'를 데려갔다. '나'는 위대한 아버지가 다른 사람들에게 경례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나'는 수위인 아버지에게 또 한 번의 앙심을 품게 된다. 고등학생이 된 '나'는 『청년이여 야망을 가지라』는 책을 쓴 전구라 선생을 아버지 대신 흠모하게 된다. '나'에게 전 선생은 이론과 행동이 일치한 인물로 보였다. 나의 방 한켠에는 그의 저서와 사진이 있었다. 하루는 '나'의 방에 아버지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전 선생의 비열한 행적을 아들에게 들려주었다. 또 한번 우상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절망하며 고독에 휩싸인다.

4. 작품 해설

이 작품은 한 소년의 성장소설이다. 성장소설은 강렬한 경험과 기억을 동반한다. 작품의 제목이 '배반의 여름'인 것도 주인공에게 성장과 충격의 계기가 된 사건이 여름에 발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성장의 계기에는 아버지가 직접적으로 개입한다. 성장기에 누구나 그렇듯 소년은 자신의 롤모델을 설정한다. 그 대상은 아버지와 전구라 선생이었다.

일곱 살이었던 소년은 두 살 어린 누이동생을 제대로 돌보지 않아 죽게 했다는 자책감에 휩싸여 있었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의 내면을 눈치채고 얕은 풀장에 빠뜨려 물에 대한 공포심을 없애주었다. 이 일이 있고 난 후 아들에게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존재가 된다.

자신이 꿈꾸는 남성성을 아버지에게서 찾으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스스로 깨뜨렸다. 그는 아들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곳 보다 훨씬 넓고 복잡한 서울 시내를 보여주었다. 또한 자신이 한 회사의 일개 수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아들이 보도록 했다. 이처럼 아버지는 스스로 우상의 자리에서 내려왔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가 미웠다.

'나'는 또 다른 우상을 찾아야 했다. 그 대상이 전구라 선생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아버지는 전구라 선생의 위선을 아들에게 까발리고 만다. '전구라' 선생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행동과 말이 일치하지 않는 거짓말쟁이였다. 그제서야 '나'는 "어쩌면 내가 외부에서 찾던 진정한 늠름함, 진정한 남아다움을 앞으로 내 내부에서 키우지 않는 한 그건 영원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아버지를 통해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 진정한 남성성의 의미를 묻고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