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등장인물. 정발본에선 미랄바라고 번역됐지만 실은 오역으로, 정역은 미랄파 또는 미라르파[1]이다.
강대국인 토르크의 신성황제(弟)로, 작중 전반~중후반기까지의 토르크의 지도자이다. "초상"이라는 초능력을 지니고 있는데 상당히 강력한 것으로 보인다. 능력으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낼수 있으며 간섭도 가능하다. 거기다가 영혼만 자신의 몸속에서 분리시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2] 상대방을 밀어내는 능력도 보여줬다.
이 능력은 대대손손으로 내려오는 능력이라고 하며 미라르파의 형인 나므리스는 초상의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이렇게 강력한 능력을 보유했음에도 나이가 백 살을 훌쩍 넘겼다 보니 오래 활동을 하면 특수 용액으로 목욕을 해야 겨우 연명할 수 있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3] 형처럼 히드라의 몸으로 개조하면 영원히 젊은 삶을 살 수 있으나 어린 시절 히드라 시술의 부작용으로 아버지가 온몸이 찢어지며 끔찍하게 죽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말았기에 그 트라우마로 시술을 꺼리는 듯하다. 결국 이 선택이 자신의 죽음을 초래하고 말았다.
토르크의 종교 단체인 승단을 이끌며 토르크의 토착 종교들을 박해하고 권력을 강화하려 했다. 신성황제란 호칭답게 신의 아들이라고도 불린다고.[4] 토르크군의 사실상의 총사령관인 챠르카를 비롯해 의외로 그에게 충성하는 이들은 제법 되는 편이다. 황형 나므리스가 제위를 찬탈한 후 기함에서 대놓고 나므리스 독살을 시도하며 그의 복수를 하려고 나선 자도 있었을 정도. 실패하자 스스로 그 독을 마시고 자결한다.
나우시카와 뜻이 통한 마니족의 승정이 유파와 아스벨, 케챠의 도주를 돕기 위해 나서며 부해를 전쟁에 이용하려는 황제와 승회의 죄를 거론할 때 나우시카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알게 되며, 그것이 자신에게는 위험하다고 판단해 나우시카를 제거하려 한다.[5] 이후 영혼으로 크샤나의 군대와 합류하던 나우시카를 해하려 했지만 마니족의 승정의 영혼이 그녀를 지켜주어 실패하였다. 이때 나우시카의 생각을 빌리면, '싸늘한 손에 증오만이 전해져 오는 비참한 생물'.
나우시카와 크샤나의 제3군단이 주둔하는 성을 두고 벌어지는 공성전에 직접 시찰을 나오기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지만 아끼던 충신인 챠르카의 실종과 피로로 인해 결국 몸이 견디질 못하고 다시 욕조에서 몸을 치료해야 하는 신세가 된다. 이때 그의 회상을 보면 그의 아버지, 즉 초대 토르크 신성황제는 슈와의 기술력으로 클론을 만들어 노화된 신체를 새로 이식하며 살아갔지만 결국 몸이 붕괴되어 끔살됐으며, 본인은 그런 꼴이 되기 싫어 몸을 바꾸지 않았다고. 그래서 용액이 담긴 욕조에서 급격한 노화를 치료해야만 했다.
그러나 신성황형, 즉 그의 형인 나므리스가 이 틈을 타서 히드라들을 이끌고 나서며 욕조에 독약을 타 그를 살해하고 제위를 찬탈한다. 이때 황형 나므리스의 말에 의하면 '첫 20년 동안은 좋은 군주로서, 진심으로 토민들의 평화를 바랬지만 결국 언제까지고 어리석은 그들에게 지쳐버린 자'라고.
죽은 이후 귀신이 되어 자신의 기함을 떠돌다가 오무의 장액에 싸여져 깨어나지 못하던 나우시카를 다시 해하려고 하였으나 숲의 백성인 세름에 의해 실패한 뒤, 나우시카의 심상 세계에서 본모습인 초라한 노인으로 다시 등장한다. 그녀의 마음속 세계를 함께 여행할 땐 증오에 가득찬 모습이 아닌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었고,[6] 마침내 부해가 끝나고 열리는 푸른 청정의 땅에서 그의 영혼은 철새들을 따라가며 비로소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된다.[7]
종합적으로, 처음에는 진심으로 백성들을 위하던, 그러나 뜻대로 안 돼 결국 타락해 버려 고통과 증오, 그리고 육체가 언제 붕괴할지도 모르는 공포 속에서 불행하게 살다가 죽은 군주였으나 사후에나마 나우시카에 의해 마침내 평안을 찾은 인물이라 할 수 있다.
[1] ミラルパ[2] 미랄바의 영혼이 신체 외부로 분리되면 검은 그림자 같은 모습이 된다.[3] 미랄바가 가면과 옷을 벗으면 늙고 마른 노인의 모습이 드러난다.[4] 그 승단도 황형 나므리스의 쿠테타에 결국 몰락했지만.[5] 마니족의 승정은 유파 일행이 달아난 직후 살해되었다.[6] 그런데 생전에는 평범하게 말했던 것과 달리 이 상태에서는 가오나시처럼 아, 아 거리는 말밖에는 하지 못하고 다소 유아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토록 사악해 보이던 이지만 본성은 순수했다는 것일까.[7] 챠르카는 나우시카를 통해 이 소식을 듣고 '그만한 업장을 짊어지신 분이 성불하셨다니, 기적이다'라며 눈물을 흘리며 기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