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
亡 | 國 | 之 | 音 |
망할 망 | 나라 국 | 갈 지 | 소리 음 |
1. 개요
"예기《禮記》악기〈樂記〉 편"와 "한비자《韓非子》십과편〈十過篇〉"에서 유래한 고사성어.예기에서는 그저 '세상을 어지럽히는 노래'라고 하고 있는데 반해[1] 한비자에서는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같은 단어는 망국지성(亡國之聲), 정위지음(鄭衛之音).
2. 유래
위(衛)나라의 영공[2]이 진(晉)나라 평공의 연회에 초청을 받고 여행길에 오르던 중 복수(濮水)에 이르렀는데, 어디선가 여지껏 들어보지 못했던 애절하고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왔다. 넋이 빠져 정신없이 듣던 영공은 수행악사 사연(師涓)에게 이를 채록할 것을 명했고, 진나라에 도착하자 자신이 겪은 신기한 일을 자랑하며 사연더러 그 악곡을 연주하라 일렀다. 헌데 당시 진나라에는 사광(師曠)[3][4]이라는 먼치킨 악사가 있었으니, 음악을 듣자 즉시 중단시키며 아뢰었다."이는 망국의 음악이니 연주해서는 아니됩니다."
진평공이 까닭을 묻자, 사광은
"일찍이 주왕(紂王)의 악사였던 사연(師延)[5]은 주왕을 위해 신성백리(新聲百里)와 같은 음탕하고 음란한 곡들을 지었으니 이것이 바로 그 노래입니다. 무왕(武王)이 주왕을 정벌할 때 사연 또한 쫓기다 복수에 투신한 탓에 복수에서는 아직도 이 음악이 들리고는 합니다. 근방의 사람들은 이것을 망국의 노래라 하여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라고 고한다.하지만 음악 애호가였던 진평공은 "한낱 음악 따위가 어찌 그런 조화를 부리겠냐?"며 음악을 끝까지 연주하라 일렀고, 사광에게도 그보다 더욱 슬픈 노래가 있거든 연주하라 명해
[1] 당시 군자가 익혀야 할 덕목인 육예에 음악이 포함된 걸 생각하면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을 정하는 것은 고대 세계에서 중요한 일이었다. 왕조가 건국될 때마다 음률을 새로 정비했던 것도 다 나름 까닭이 있었던 셈.[2] 공자에게 병법을 물어봤다가 빈축을 샀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사람과 관련된 고사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여도지죄. 참고로 여도지죄 역시 한비자를 출전으로 한다.[3] 맹인이었는데, 시력을 잃은 사연이 흠좀무하다. 소싯적 거문고를 타던 중 연주가 뜻대로 되지 않자, '음률이 어지러운 것은 생각이 소란스럽기 때문이고, 생각이 소란스러운 이유는 눈으로 너무 많은 것을 보기 때문'이라는 창의적(?)인 삼단논법을 들어 쑥으로 자기 눈을 태워버린다. 서편제?? 이게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는 중국사에서 백아, 혜강 등과 더불어 네임드 음악가로 이름을 남긴다.[4] 실제로 유아 때 시력을 잃으면 이것을 보상하기 위해 청각이 발달한다고 한다. 다만 아동기만 되어도 효과가 없는 모양. 음악가로 대성하기 위해 시력을 버리려면 미리미리 해놓자. 근데 본 위키를 읽을 정도의 나이라면 이미 아동기는 넘었을 것이니 그냥 따라하지 말자 링크[5] 시대도 그렇고 맥락으로 보아도 그렇고 당연히 위영공의 사연(師涓)과는 다른 인물이다.[6] 게다가 진짜 나라 망하는 노래이기는 한지 진평공을 뒤를 이은 진소공 사후 진나라는 서서히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 당장에 망하지는 않았으나, 진소공 사후 100년쯤 뒤에 삼진이 탄생하여 실질적으로 멸망하며 약 50년 뒤 완전히 멸망하지만, 진나라의 멸망과정을 보면 한때 패자로 군림하고 초나라와 자웅을 겨루던 그 나라의 최후 치고는 비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