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9-11 06:40:28

로열 좀티엔 호텔 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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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7월 11일 태국 촌부리주의 로열 좀티엔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 이 화재로 91명이 숨졌다.

1. 화재

로열 좀티엔 리조트 호텔은 방콕에서 110km 떨어진 촌부리의 좀티엔 해변가에 지어진 4성 호텔이었다. 경치가 좋아 수많은 나라서 온 관광객이 들리는 관광명소였다. 높이는 17층, 객실 수는 450개였다. 특히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있었는데, 호텔 내에 팔도강이라는 한글상호의 가라오케가 있을 정도로 한국인 관광객이 단골로 오고 간 곳이었다.

1997년 7월 11일, 오전 9시 30분 경, 호텔 1층 커피숍 주방에서 가스를 교체하다 가스가 세어나왔고, 가스가 한참 조리중이던 주방에 퍼지면서 폭발이 일어나 8명이 숨지고, 화재가 발생했다. 주방 직원들이 급하게 진압을 시도했으나, 화재 경험이 없는데다 주변에 소화기도 없었다. 거기다 하필이면 커피숍 주변엔 나무 장식들이 잔뜩 있었지만 스프링클러는 없어서 진압에 실패, 불은 계속해서 번져나가 20분만에 호텔 로비 전체가 불길에 휩쌓였다. 당시 투숙객은 약 500명이었다.

태국의 호텔은 화재 알람 시스템, 감지 시스템이 반드시 설치되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나, 하필 이 호텔은 그 규정이 세워지기 전에 완공됐고, 화재 감지 시스템도, 알람 시스템도 없어서 사람들은 화재가 난 뒤 연기 냄새를 맡고서야 대피를 해야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당시 2층에선 회의실에서 세미나가 열렸는데, Serm-Sukh PCL과 EGAT(Thailand's electric authority)에서 온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은 제때 대피하는데 실패, EGAT에서만 24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호텔 직원들은 긴급히 투숙객들을 대피시키기 시작했다. 옥상으로 대피한 인원들도 있었고, 창문을 깨고 급히 탈출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이중 한 사람은 11층에서 뛰어내렸다가 추락사 했다. 소방헬기와 경찰헬기가 현장에 도착해 옥상에 대피한 사람들을 구조했다. 비상구로 대피를 시도한 사람들도 있었으나, 호텔측에서 숙박비를 안내고 도망치는 손님들을 막는다는 이유로 비상구를 막아놨었다. 결국 비상구 앞에서 사망자들이 속출했다. 11시경, 소방차 100대와 자원봉사자 500명이 와서 구조 및 진압을 시도했다. 소방관들이 직접 들어가 사람들을 구조하려 했으나 열기가 너무 강해 30분 이상 버틸수가 없었다.

정오 12시경, 불길이 간신히 사그라들고 소방관들이 시신 수습에 나섰다. 사망자 상당수는 2층과 3층에서 나왔다. 1시엔 소방차 32대, 소방관 179명, 특수장비를 갖춘 구조대원 30명이 동원됐다. 오후 3시엔 태국서 가장 좋은 소방장비를 갖춘 방콕 소방대가 도착했다. 오후 9시가 돼서야 불길이 다 진압됐다.

2. 화재 결과

이 사고로 91명이 숨지고 53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대다수의 사인은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였다. 사망자 중엔 한국인 관광객 3명도 있었다. 한국인 희생자 김은영(24)씨는 당시 신혼여행을 왔었는데, 같이 온 일행은 1층 볼링장에 있어서 피해를 면했지만, 김은영씨는 잠시 옷을 갈아입으러 호텔에 다시 들어갔다가 박경란(24)씨와 같이 대피하려 엘레베이터를 탑승했으나 엘레베이터가 멈추는 바람에 변을 당했다. 관광객 가이드 김미혜(37)씨는 이날 피곤하다며 관광을 하지 않고 호텔에 머무르다 변을 당했다. 마지막 사망자는 화재로 인해 폐에 큰 부상을 입고 일주일간 혼수상태에 빠져있다 사망했다.

시신을 수습하려 방콕에서 오던 자원봉사자들이 탄 트럭이 교통사고가 나는 바람에 11명이 숨지는 참사도 벌어졌다.

3. 화재 이후


태국에선 모든 호텔을 점검, 화재 방지 시스템을 점검하고 비상구를 막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했다.

태국인 희생자에겐 1명당 5만2천바트, 약 1백56만원 정도가 제시되었지만 외국인에겐 제시되지 않았다.

호텔은 화재 후 리모델링해 재영업중인데, 화재 희생자 귀신이 떠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