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同音衝突 / homonymic collision두 개 이상의 동음이의어 혹은 다의어가 같은 문맥에서 모두 자연스럽게 사용될 수 있는 경우, 의미가 애매해져서 정확한 이해를 방해하는 상태를 말한다. 중의적 표현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2. 상세
일반적으로 동음이의어의 의미를 구별하게 해 주는 단서는 주변 문맥이다. 다음 예를 보자.- 역전에 성공하자 우리 팀의 사기(士氣)가 올라갔다.
- 가장 믿었던 사람에게 사기(詐欺)를 당했다. ||
- 현존하는 최고(最高/最古)의 작품
- 사채(社債/私債) 이자를 전부 상환했다. ||
이와 같은 동음충돌 현상은 동음이의어끼리 또는 다의어끼리 동일하거나 유사한 문맥에서 사용될 만큼 무언가 의미상의 연관을 가질 때 주로 발생한다.
한국어의 불규칙 활용이 발생한 이유로 이 동음충돌 현상이 꼽히기도 한다. 해당 문서 참고.
3. 해결법
3.1. 다른 음소로 발음
어느 한쪽의 단어를 아예 다른 소리의 단어로 바꾸어 버리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알파벳 B와 V를 한글로는 각각 '비'와 '브이'로 표기하는데, 원래는 그 발음상 모두 '비'로 표기해야 옳다. /b/와 /v/가 한국어에서는 모두 'ㅂ'으로 인식되는 변이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알파벳에 같은 표기를 적용하면 다른 동음이의어들과는 다르게 너무도 해결하기 어려운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V의 표기를 별도로 '브이'로 정하게 된 것이다. V를 '비', '비이' 등으로 표기하는 것은 잘못으로 규정되어 있다. 같은 이유로 G는 '지'로, Z는 '제트'로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3]또 다른 예로 2인칭 '네'를 '니'로 바꿔서 부르는 것이 있다. ㅐ와 ㅔ의 변별이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라 1인칭 '내'와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 음소의 차이를 두기 어려우면, 초분절 음소를 이용한다. 가령 铍는 표준중국어에서 pí, pī로 성조를 달리하여 발음해 각각 베릴륨, 돗바늘이라는 의미로 구별한다. 한국어에서의 예로 가가 가가가 있다.
3.1.1. 일본어에서
자세한 내용은 설명독 문서 참고하십시오.동음충돌을 회피하기 위하여 한자를 일부러 틀린 독법으로 읽음으로써 구별을 도모하는 것을 説明読み(설명독)라고 한다. 해당 문서 참고.
3.2. 다른 표현으로 대체
아니면 아예 표현을 새로 쓰는 방식도 있다. 위에서 예로 든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작품'의 경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과 같이 아예 표현을 다시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4. 여담
- 래퍼들은 가사에 펀치라인을 쓸 때 이러한 동음충돌을 교묘하게 이용하기도 한다. 한국에서 이런 펀치라인을 가장 자주 구사하는 래퍼는 블랙넛이라고 할 수 있는데, 블랙넛은 like, 마치, 처럼, but I'm not과 같이 주로 비유법을 이용하여 중의적 표현들을 만들어낸다. 블랙넛이 쓴 가사 몇 개를 예로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뱉지 사이다 가사 마치 문지훈처럼(Three): '사이다'를 본뜻대로 해석하면 본명이 문지훈인 래퍼 스윙스가 과거에 스프라이트 광고 CM송을 불렀음을 의미하지만, '사이다'를 속이 시원해진다는 뜻의 유행어로 해석하면 블랙넛 자신이 속이 시원해지는 직설적인 가사를 부른다는 의미가 된다.
- mc들 중의 mc 될래 마치 쇼미 김진표(Damn!): 여기에서 첫 번째 mc는 무조건 래퍼를 뜻한다. 두 번째 mc도 래퍼로 해석한다면 블랙넛 자신이 래퍼 중의 래퍼, 즉 최고의 래퍼가 되겠다는 뜻이지만, 두 번째 mc를 진행자로 해석한다면 래퍼들에게 둘러싸여 쇼미더머니를 진행했던 김진표를 뜻하게 된다.
- 랩으로 선 넘지 but I'm not 지코(IMJMWDP): 지코가 삼팔선을 넘어 북한에 가서 힙합 공연을 했다는 의미도 되지만, 블랙넛 자신이 수위가 높고 위험한 가사를 써서 도덕적인 선을 넘는다는 의미도 된다.
[1] 사실 위 예시는 장단음 차이에서 구별이 된다. 사기(士氣)는 '사'에 장음이 들어가서 [사ː기\]로 읽고, 사기(詐欺)는 장음 없이 [사기\]로 읽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장단음의 구별은 현대 한국어에서 사실상 사양길에 접어들었으며 문장으로만 보면 장단음으로 구별할 수 없다.[2] 보통 '최고'라고 하면 最高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가끔 最古의 의미로 사용해야 할 상황이 나오면 '최고(最古)'와 같이 한자를 병기하는 실정이다.[3]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Z를 '제트'로 싣고 있지만, DMZ의 경우 '디엠제트'와 '디엠지'를 복수 수록하고 있어서 Z를 '지'로 표기하는 것이 옳은지 다소 애매한 상황이다. 사실 이건 Z의 명칭 자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제트'는 네덜란드식이고 '지'는 미국식이며, 미국식 영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유럽 언어(영국식 영어 포함)에서 /zed/나 /tset/ 등 'zeta'에서 파생된 이름을 쓰고 있기 때문. 우리나라에서도 80년대까지는 일본의 영향으로 네덜란드식인 '제트'라고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