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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Gran Trak 101974년 5월 아타리에서 발매된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으로, 최초의 아케이드 자동차 레이싱 비디오 게임이며[1], 스티어링 휠을 사용한 최초의 비디오 게임이도 하다.
플레이어는 탑뷰 시점의 레이스 트랙을 따라 자동차를 운전하며, 콘 구조물으로 된 벽을 피하고 제한 시간이 끝나기 전 가능한 한 많은 체크포인트를 통과해야 한다. 게임은 핸들, 가속 페달, 제동장치, 변속기로 조작하며, 자동차가 콘 구조물에 부딪히면 충돌 후 회전하게 된다.
개발은 아타리의 자회사인 사이언 엔지니어링(Cyan Engineering)에서 담당했으며, 놀런 부슈널이 초기 아이디어를 냈지만, 복잡함 때문에 포기하다가 1973년 말에 다시 개발을 시작한 게임이다. 하지만 개발 과정의 난항과 높은 제조 비용으로 인해 아타리에 큰 손실을 안겼고, 당시 아타리를 재정 문제에 빠지게 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속작과 아류 게임들을 통해 레이싱 게임의 기반을 마련한 역사적인 게임이다.
2. 개발 과정
아타리의 창립자 놀런 부슈널은 원래 회사를 설립할 당시 시카고 코인의 아케이드 전기 기계식 게임 스피드웨이(Speedway, 1969)에서 영감을 받아 드라이빙 비디오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퐁 개발에 집중했다. 이후 아타리는 1973년 말에 드라이빙 게임 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그 결과물이 바로 그란 트랙 10이다.초기 설계는 사이언 엔지니어링의 래리 에몬스가 담당했고, 게임 속 자동차 자체를 제어하는 회로를 개발하여, 제동, 가속, 움직임의 감각을 구현했다. 또한 에몬스는 회로 설계에 집적회로 기반 메모리(구체적으로는 마스크 ROM)를 사용하여 트랙과 같은 그래픽 데이터를 저장했는데, 이는 기존 아케이드 게임에서 사용되던 다이오드 배열을 대체한 것이다. 이는 아케이드 게임에서 집적회로 기반 메모리가 최초로 사용된 사례로 여겨지며, 이후 ROM은 아케이드 및 콘솔 비디오 게임의 표준이 되었다.
기계적 부분으로 스티어링 휠, 페달, 기어 시프트를 설계했으나, 비표준 회로와 스티어링 컨트롤의 설계 결함으로 골치 아픈 문제가 발생했다. 1974년 3월에 퐁의 디자이너였던 앨런 알콘이 재설계를 맡아 겨우 마무리됐지만, 내부 커뮤니케이션 문제와 비용 초과로 각 캐비닛당 제조비가 1,095달러나 들었다. 판매가는 995달러로 책정됐지만, 초기 손실이 100달러씩 발생했고, 1974년 아타리에 50만 달러의 적자를 안겼다.
그럼에도 게임 자체는 성공을 거두었고, 아타리의 자회사 키 게임즈(Kee Games)는 여러 버전을 추가로 제작했는데, 여기에는 소형 캐비닛 버전인 트랙 10(Trak 10), 2인용 버전인 그란 트랙 20(Gran Trak 20) 등이 포함됐다.
3. 게임 플레이
1인용 레이싱 비디오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위에서 내려다본 시점의 레이스 트랙을 따라 경주용 자동차를 운전한다. 플레이어는 실제 자동차처럼 핸들,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 기어 스틱으로 차량을 조작한다. 기어 변속은 필요에 따라 후진, 1단, 2단, 3단을 전환해야 하지만, 페달은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방식이라 밟는 강도를 달리해 속도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는 없다. 핸들은 중립 상태에서 곧게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돌리는 동안만 차량을 회전시키는 구조다. 브레이크는 즉시 정지시키지 않으며,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회전하면 차가 미끄러진다.트랙은 화면상에서 흰 점으로 된 벽(파일런)으로 표시되며, 이를 들이받으면 차가 멈추고 회전한다. 코스는 단 하나의 레이아웃만 존재하며, 트랙에는 기름 웅덩이를 나타내는 검은 길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면 차량은 방향을 전환할 수 없다. 화면 상단에는 두 개의 숫자가 표시되는데, 오른쪽 숫자는 남은 시간을 나타내며, 78에서 시작해 2초 단위로 감소한다. 왼쪽 숫자는 플레이어가 통과한 체크포인트 수를 보여주며, 2점 단위로 증가한다.
게임당 시간은 카운터가 항상 78에서 시작하지만 기본적으로 105초이며, 기계 전면에는 점수에 따른 등급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는데, 10점 이하일 경우 “면허 취소(License Revoked)”, 40점 이상일 경우“리얼 프로(Real Pro)”와 같은 식의 평가가 표시된다.
4. 반응 및 성적
초기 손실에도 불구하고 문제 해결 후 판매가 잘 됐고, 변형 버전인 트랙 10(Trak 10, 소형 캐비닛)과 2인용 그란 트랙 20(Gran Trak 20)이 나왔다. 키 게임스의 클론작 포뮬러 K(Formula K)는 6,000대, 그란 트랙 20은 4,500대 판매됐으며, 1976년 리플레이 매거진에서 그란 트랙 10/20 합산으로 미국 수입액 5위, 일본에서는 1977년 아케이드 게임 탑 10에 랭크 되기도 했다.하지만 컨트롤의 거친 조작감 때문에 타이토의 니시카도 토모히로[2]는 이 게임을 좋아하면서 동시에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고, 그란 트랙을 기반으로 삼아 스피드 레이스를 개발했다. 스피드 레이스는 초창기 일본 아케이드 레이싱 비디오 게임의 대표작이 됐으며, 일본 레이싱 게임의 기반을 닦은 작품 중 하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