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10:53

그라비아 인쇄

1. 개요2. 상세3. 활용4. 기타

1. 개요

(roto)gravure

그라비아는 "음각판 인쇄기법"을 뜻하는 프랑스어 단어 gravure(그라뷔르, 사진요판인쇄)에 뿌리를 둔 인쇄방식이다. 한국어로는 그라비라, 그라비어, 그래뷰어 등으로 음차되며 용도에 맞춰 사진요판이라고도 번역된다.

2. 상세

인쇄 방식 중 요판인쇄의 일종으로서 동판에 홈을 내고 그 속에 잉크를 채워 찍어내며 인쇄 원판을 각각 적색, 청색, 황색 (경우에 따라서는 흑색도 포함)의 3(4)원색으로 분리하여 해당 색상으로 겹쳐서 인쇄하면 자연색에 가까운 인쇄물을 얻을 수 있다는 원리를 이용한 인쇄기법이다.

고급지고 가격이 비싼 인쇄 방식이다. 원리상 동판에 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별도의 동판 제작이 필요하고, 그걸 그냥 인쇄했다가는 동판이 순식간에 깎여나가기 때문에 보통 동판 위에 크롬을 덮어서 내구도를 증가시켜 동판 값이 상당히 고가이다. 동판도 금속인 이유로 인쇄 후 관리가 매우 중요하며, 도금으로 내구도를 올렸다고 한들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반영구는 커녕 한 번 인쇄하면 못 쓰게 되기도 한다. 각 색별로 동판을 제조해서 돌리면 컬러 인쇄도 가능한데, 그만큼 가격이 배로 뛴다. 동판뿐만 아니라 이러한 동판을 굴리는 그라비아 인쇄기 역시 굉장히 비싸고 덩치가 크고 비싸다. 종이와 잉크, 인쇄 용액도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도입 당시 기준으로) 특수한 것을 사용해야 했기에 고급지고 가격이 비쌌다.

장점은 품질과 제작수량(속도, 수명)이다. 앞서 언급한 원리상 평판 인쇄[1]보다 더 우월한 인쇄 품질을 보여준다. 이 덕분에 지폐, 우표[2] 같은 높은 해상도(분해능)를 가진 세밀한 인쇄에 특히 적합하다. 색번짐이 적으므로 높은 수준의 사진인쇄에도 적합하며 "사진 화보집" 제작에 활발히 쓰였다.

인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도 장점이다. 잉크가 묻을 부분을 물리적으로 구분했기 때문에 속도와 힘으로 물량을 밀어붙일 수 있다. 인쇄판을 단단하게 만든 만큼 그 속도에 따른 물리적인 충격/마모도 잘 버틸 수 있다.

인쇄판이 금속인 만큼 마모에 강해 수명이 매우 길어, 관리만 잘 해준다면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 초기 자본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 이후로는 종이값 정도만 투입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 꾸준히 쏟아져 나오므로 수량관리만 된다면 전체적인 비용을 낮출 수 있게 되는 셈이 된다.

3. 활용

우리가 일상에서 실제로 가장 자주 접하는 그라비아 인쇄물은 각종 공산품의 포장[3]이다. 빠르게 대량으로 찍어대며, 인쇄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대 분당 200m 인쇄도 가능하다. 다만 속도 중심의 세팅인 경우, 인쇄 품질은 매엽인쇄(오프셋 인쇄)보다 오히려 더 떨어질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조폐공사에서 1969년에 그라비아 윤전기를 도입했다. 의외로 시설은 KT&G(한국담배인삼공사[4]) 쪽이 더 뛰어난데 천안 KT&G 인쇄창은 그라비아 디자인 및 패키지 생산에서는 한국 최고로 손꼽히는 시설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 최소 8도, 최대 12도까지 지원하는 그라비아 인쇄기를 가동하고 있으며, 인쇄기의 덩치가 엄청나게 큰 만큼 공장의 규모도 국내 최대급이다.

4. 기타

일본에서 젊은 여성의 야한 사진이나 그 모음집을 뜻하는 그라비아라는 말은 이 인쇄기법에서 유래했다. 이런 사진을 그라비아 인쇄로 찍어낸 것에 착안해 아예 장르 이름이 되었다.

[1] 원판에 대고 롤러로 밀어 인쇄하는 방식. 요철 없이 친수성 소수성 유막원리를 이용해 잉크를 묻힌다. 판을 물리적으로 가공하지 않으므로 인쇄판 제작비용이 싸다.[2] 과거 우표 등을 발행할 때 요판인쇄 방식이 쓰였다. 그러나 이메일이 활성화되고 보통우편 발송이 흔치 않게 된 이후(일반우표 2180원 단종 이후)로는 대한민국 우표 중 그라비아 인쇄 적용한 우표는 없으며, 현재는 그라비아(요판)가 아닌 평판으로 뽑는다.[3] 비닐, 종이, 금속 혹은 공산품의 포장 그 자체에 인쇄된 것. 대표적으로 과자 봉지[4] 편의점 매출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담배라는 말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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