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05 10:56:29

RX-78 Gundam

파일:external/www.1000bit.it/BandaiRX-78GUNDAM.jpg
1. 개요2. 상세
2.1. 사양2.2. 소프트웨어
3. 바깥고리

1. 개요

1983년 7월 일본 반다이에서 발매한 8비트 컴퓨터. 당시 발매 가격은 59,800엔.

2. 상세

1980년대 초는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의 여명기로, 미국에서는 이미 1977년에 애플 II가, 일본에서도 1978년에 샤프 MZ-80K가 나와있었고 80년대로 넘어오면서는 미국의 코모도어 64처럼 게임 성능을 강화하고 가격을 합리적으로 낮춘 취미용 컴퓨터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던 시기였다. 일본 역시 동시기에 같은 맥락의 Sord M5[1], 토미 퓨타(ぴゅう太)와 같은 기기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오고 있었는데 그 바람을 타고 나온 기기 중 하나. 완구회사였던 반다이가 독자적으로 컴퓨터를 설계할 능력이 있었을 리는 없고 샤프와 협업하여 만든 기기인데 그 때문에 샤프제 CPU를 채용했다. 문서 상단에 첨부된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사이즈가 상당히 컴팩트했는데(A4 사이즈 정도) 내부에 전원부를 두지 않고 AC 어댑터를 이용하여 전원공급을 하는 방식이다. Sord M5처럼 비슷한 콘셉트의 컴퓨터 중에 비슷한 사이즈인 제품이 몇 있다.

성능면에서는 동시대의 경쟁기들보다 떨어지고[2] 소프트웨어도 부족한데다 가격도 싸지 않아 결국 폭망했다. 해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일본 현지에서도 꽤 마이너한 기기로 기억되는 PC. 같은 해에 나온 세가SC-3000은 RX-78보다 소프트웨어도 많고 성능도 낫지만 가격은 RX-78의 반값인 29,800엔이었고 결정적으로 시장 선도자였던 NEC, 샤프, 후지츠의 3대 기업의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취미용 8비트 컴퓨터 시장은 MSX의 등장으로 싹 쓸려나갔다. MSX 역시 나중에는 성능이나 옵션이 향상되어 가격이 꽤 올랐지만[3] 당초에는 3만엔 대를 목표로 하는 기기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RX-78은 가격 경쟁력면에서도 크게 떨어졌다. 그냥 별 관련 없는 RX-78-2 건담의 이름까지 끌어들인 반다이의 고뇌와 무리수가 돋보이는 기기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자.

여담으로 RX-78의 폭망 후 10년 쯤 지나 반다이는 다시 게임기 시장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역시 대참패였다. 상세한 내용은 Apple Pippin 문서 참고.

2.1. 사양


동시대의 취미용 8비트 PC들과 비슷한 사양이다. 망한 기기라는 편견과 달리 의외로 스펙은 당시의 평균적인 게임용 컴퓨터 치고 아주 나쁘지는 않은 편. 당대의 일본 PC계의 유행에 따라 CPU는 Z80계를 채용했고 사운드 계통도 흔히 말하는 PSG. 그래픽은 약간 애매한 편인데 MSX나 PC8801과 비교하면 동시 발색 수는 많은 편이나 해상도는 낮은 편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 때문에 화면에 표시되는 문자 수도 30x23 문자로 다소 적다. 카트리지 슬롯은 후면에 2개가 준비되어있다.

동시 컬러 표현 27색은 사실 좀 어중간한 숫자인데, 당대의 대부분의 8비트 컴퓨터들은 4~16색을 동시 표현 가능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많은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하게 많은 편은 아니다. 2의 제곱으로 떨어지는 숫자도 아니라는 점이 특이한데 빨강, 녹색, 파랑(RGB)에 각 1비트씩을 써서 색상을 표현하고 RGB 채널마다 각각 1비트씩을 추가로 써서 명도를 표현하게 했다고 한다. 그렇게 각 RGB 채널은 00(꺼짐) 10(어두움) 11(밝음)의 3가지 값을 가지게 되므로 33=27색이 되는 것. RX-78의 그래픽 특성을 설명한 영상(일본어) 하지만 VRAM이 메인 메모리를 공유하는 구조의 특성상 표현에는 한계가 많아 그래픽이 TMS9918을 사용한 경쟁기인 SC-3000이나 MSX와 비교해서 나은가?라고 묻는다면 딱히 그렇지는 않다.

2.2. 소프트웨어

롬 카트리지 방식으로 소프트를 로딩하는 80년대 초에 유행한 전형적인 게임 퍼스컴 콘셉트의 기기였다. 소프트웨어는 겨우 총 30여개가 나왔는데의 그 중 19개가 게임. 또 기본 액세서리로 조이스틱을 두 개 끼워주었다. BASIC 인터프리터는 내장 ROM을 두지 않고 롬 카트리지 형태로 별매하였다. 이 역시 당대의 경쟁기였던 Sord M5와 비슷한 방식.

마이너한 기기로 나왔으니만큼 게임들은 다들 거의 알려지지 않고 묻혔는데 그 중 '기동전사 건담 - 루나2의 전투'라는 작품만은 PC-8801, 샤프 X1 등 꽤 여러 기종으로 이식되었다. RX-78이 망해서 원본보다는 이식판으로 많이 알려져있으며 국내에도 X1 버전이 SPC-1500용으로 컨버팅되어 들어온 바가 있다. 게임 내용은 그냥 건담을 소재로 한 갤럭시안 비슷한 고정화면 슈팅 게임. 이 게임을 두고 RX-78 '건담'에서 '건담' 게임을 돌린다는 선문답스러운 상황이라는 농담도 있다.


RX-78 버전


샤프 X1 버전

3. 바깥고리



[1] FC-150의 원형기[2] 사양 문단에서 후술하겠지만 의외로 많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한계도 있었다는 정도.[3] MSX2+의 경우 대중적으로 많이 팔린 기기 중 하나인 파나소닉 FS-A1WSX기종을 기준으로 69,800엔, 최종테크인 MSX turboR(파나소닉 FS-A1GT)의 경우 89,800엔까지 올랐다.[4] Zilog Z80A의 세컨드 소스 클론이다. MSX 중에서도 LH0080A를 채용한 모델이 있었다. 같은 Z80A 상당 CPU를 사용하는 Sord M5, MSX 등이 3.58MHz로 세팅되어있던 것에 비하면 조금 클럭이 높게 세팅되어있는 편이다.[5] 놀랍게도 DRAM이 아닌 SRAM을 사용했다고 한다. SRAM은 리프레시 회로가 추가로 필요하지 않고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DRAM에 비해 집적도가 낮고 가격이 비싸다. VRAM은 공식적으로 15KB지만 VRAM을 별도로 둔 것이 아니라 메인 메모리를 공유하는 구조이고 사용자 메모리를 VRAM으로 전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