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그리스의 사이키델릭/프로그레시브 록밴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3번째이자 마지막 스튜디오 앨범. 1972년 6월에 발매되었다. 요한묵시록을 주제로 한 콘셉트 앨범으로, 실험적이고 다양한 사운드를 실험해 지금도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으로 군림하고 있는 앨범이다. 당시 앨범이 나왔을때만해도 파장이 만만치 않았다.2. 상세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키보디스트였던 반젤리스가 이 앨범 제작에 착수한 건 1970년이었는데, 당시 소속사이던 '머큐리'가 3집앨범 발매를 서둘러 요구했기 때문이었다. 반젤리스가 앨범 컨셉을 소속사에 통보를 했을 때, 굉장히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이유는 앨범이 너무 진보적이었기 때문에. 소속사는 대신에 먼저 싱글을 내라고 했다. 그리고 싱글인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이 발매되고 나서 그룹은 666앨범 제작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였다. 본래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초기 멤버였는데 그리스 육군에 복무하느라 참여를 못했던 기타리스트 실버 쿨루리스(Silver Koulouris)도 복무를 이수하고 나서 세번째 앨범 착수 소식이 들려오자 곧바로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나 반젤리스가 앨범을 완성하는 동안 다른 밴드 멤버들은 라이브 공연을 시작하였고, 그 와중에 보컬이던 데미스 루소스가 자신의 솔로 앨범 Fire and Ice를 발표하기에 이른다.(발표와 동시에 팀은 해체되었다.) 666앨범은 제작 이후부터 1972년 발매까지 1년이 넘게 걸렸고, 밴드는 해체되고 만 것이었다.[1]앨범 출시 당시, 앨범을 둘러싼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 논쟁의 발단은 어느 라디오 방송국에서 앨범에 대한 불매 운동을 한 것이었는데, 불매 운동을 한 이유가 반젤리스가 장난으로 앨범 귀퉁이에 이 앨범은 'Sahlep'[2]의 영향을 받아 기록되었다고 적은 것을 해당 방송국이 악마의 계시 혹은 마약의 환각을 바탕으로 앨범을 만들었다고 왜곡보도를 했기 때문.
두 번째 문제는, 앨범 수록곡 'Infinity'[3]때문이었는데, 그리스의 여배우이자, 비잔틴 전통가수인 아이린 파파스(Irene Papas)가 계속해서 I was, I am, I am to come![4]을 반복하며 날카로운 신음소리를 내고, 여기에 루카스 시데라스의 강력한 북소리가 연신 겹치는 삼중효과는 듣는 이에게 극도의 긴장감을 줄 만했다. 반젤리스가 말하길, 실은 앨범 초기 제작 당시 본래는 인간의 희로애락을 표현하기 위한 컨셉앨범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그리스 작사가 코스타스 훼리스(Costas Ferris)가 서커스단이 요한묵시록의 내용을 공연하는 컨셉트를 반젤리스에게 제안했고 반젤리스가 제안을 수락하여 지금의 666앨범이 완성되었다. 아이린 파파스의 열정적인 보컬과 루카스 시데라스의 북소리로 소돔과 고모라를 표현하기 위해 그러한 설정을 낸 것이라고 언급했다. 나중에 반젤리스는 이 트랙의 전반을 맡은 아이린 파파스와 함께 앨범을 두 개나 내었다. 재밌게도 이들의 두번째 앨범 'Rhapsodies'의 'Asma Asmaton'이란 트랙에서 'Infinity'와 비슷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젤리스가 주도한 이 실험적 앨범의 파장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이를 밴드의 해체 원인 중 하나로도 본다.
앨범 전반적으로 각 트랙마다 예술적인 면에서 빠지기 힘든 만큼 주옥같은 곡들이 있는데, 간혹 노래는 안나오고 연주만 줄창 해대다가 끝나거나 짧막한 나레이션 이후로 연주를 하고 끝내고, 이상한 소리만 읊어댄채 끝나는, 채 2분도 안되는 트랙이 꽤 있다.[5] 실은 앨범이 컨셉 앨범인지라 스토리를 잇기 위한 장치로, 제목에서 나오는 소재가 전부 요한묵시록에 등장하는 것이다. 앨범을 이해하고 싶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 이해가 가능하며, 그나마 듣기 편한 2번 트랙이나, 4번 트랙 등등만 따로 추려서 듣고 나서 앨범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리고 이 앨범은 그저 순수 창작에 의한 컨셉 앨범임을 명심하자. 이 그룹 멤버들도 그리스 정교회 출신의 독실한 음악가, 즉 기독교도들이다. 특히나 바로 밑 링크처럼 몇몇 개독교신자들은 뉴에이지, 무신론, 반기독교적이라고 무조건적으로 까면 심히 곤란하다. #
3. 트랙 리스트
3.1. 사이드 A
- 1. The System 0:23
- 2. Babylon 2:47
- 3. Loud Loud Loud 2:42
- 4. The Four Horsemen 5:54
- 5. The Lamb 4:33
- 6. The Seventh Seal 1:30
- 7. Aegian Sea 5:22
- 8. Seven Bowls 1:29
- 9. The Wakening Beast 1:11
- 10. Lament 2:45
- 11. The Marching Beast 2:00
- 12. The Battle of The Locusts 0:56
- 13. Do It 1:44
- 14. Tribulation 0:32
- 15. The Beast 2:26
- 16. Ofis 0:14
3.2. 사이드 B
- 1. Seven Trumpets 0:35
- 2. Altamont 4:33
- 3. The Wedding of The Lamb 3:38
- 4. The Capture of The Beast 2:17
- 5. ∞ 5:15
- 6. Hic And Nunc 2:55
- 7. All The Seats Were Occupied 19:19
- ∞의 또 다른 오마주, 그동안 나온 각 트랙의 하이라이트가 모두 나온다. 19분의 대곡이면서 앨범의 종지부.
- 8. Break 2:58
- 이 곡에서 메인보컬은 드러머 루카스 시데라스, 중간중간 스캣 풍의 추임새는 반젤리스이다.[6] 곡이 끝나고 나면 갑자기 13번 트랙 중간에 삽입됐던 "Do it"이란 말이 튀어나와서, 앨범이 모두 끝난 줄 알고 방심하고 있던 사람들의 심장을 놀래킨다(...).
[1] 데미스 루소스는 부드러운 비잔틴풍의 발라드 음악을 추구한 반면, 반젤리스는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사이키델릭 록과 프로그레시브 록 그리고, 일렉트로닉쪽에 관심이 많았었고 이러한 성향 차이는 그들의 분열을 야기시키는 수밖에 없었다. 마치 각각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간의 갈등과 유사했다. 다행히도 비틀즈만큼 치닫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재결성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상당히 많은 협업 작업을 펼쳤다. 데미스 루소스의 1977년 Magic 앨범과 1984년의 Reflections는 반젤리스가 작곡과 편곡을 도맡아 했고 데미스 루소스 역시 반젤리스가 참여한 Blade Runner 엔딩테마의 보컬 버전 The Tales of the Future에 도움을 주었다. 반젤리스가 존 앤더슨과 협업했던 곡 중 I Hear You Now와 I'll Find My Way Home은 80년대 말 데미스 루소스가 리메이크해서 부르기도 하였다. 그 와중에 루카스 시데라스는 다른 그리스계 밴드에 끼어보기도 하고 솔로로도 나서 보았지만 그다지 큰 상업적 성공은 거두지 못하였다.[2] 튀르키예식 아이스크림인 돈두르마를 쫀득하게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향신료인 그것이 맞다. 살렙이 재배되는 여러 지역에서는 차로도 마시고 줄기는 약으로도 쓰인다.[3] 혹은 무한대의 심볼마크인 '∞'[4] 이 말의 원본은 요한묵시록에서 선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말이었던 "Who was, is, is to come"의 변형. 동시에, 성관계 시 '간다'고 표현하는 것을 가리켜 영어에서는 come이라고 표현하기도 하기 때문에 상당히 껄끄러운 중의적 의미.[5] 가령, 'The Wakening Beast', 'Lament', 'The Marching Beast', 'The Battle Of The Locusts', 'Do It', 'Tribulation', 'Ofis', 'The Wedding Of The Lamb', 'The Capture Of The Beast'[6] 반젤리스의 설명에 의하면 곡이 너무 진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유머스러운 추임새를 삽입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