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5-31 13:08:33

힐앤토

1. 개요2. 하는 방법3. 여담

1. 개요

레이싱이나 스포츠 드라이빙을 위한 수동변속기 테크닉. 감속, 시프트다운, RPM보정의 세가지를 동시에 구사하는 방법이다.

슬로우 인 패스트 아웃의 대원칙에서 모든 자동차는 코너를 들어가기 전에 적절한 속도로 감속하고 코너를 나오면서 가속하며 빠져나오는데 다시 가속할 때 기어가 고단일 경우 가속력이 낮아지게 되므로 코너를 진입하기 전에 저단으로 기어를 내려야 한다. 레이싱이나 스포츠 드라이빙의 경우 변속이 매우 빠른데 이렇게 빠른 시프트다운을 할 때 rpm보정이 없으면 차가 울컥거리게 되고 당연히 이것은 랩타임의 손실로 이어지므로 rpm보정, 즉 레브매칭(Rev Matching)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코너에서 횡가속도로 그립을 모조리 사용하는데 제동이나 시프트다운을 하면 RPM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급격히 올라간 RPM 변화를 감지한 ECU가 샤프트 보호를 위해 구동축을 잠가 버린다.[1] 그럼 차는 바로 스핀, 언더스티어 상태에 빠지므로 코너에 진입하기 전에 제동과 시프트다운, rpm보정을 모두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2. 하는 방법

코너에 진입하기 전 오른발로 브레이킹을 하면서 왼발로는 클러치를 밟는다. 이 때 기어를 저단으로 변속하면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있는 오른발의 뒤꿈치나 앞꿈치를 이용하며 엑셀레이터 페달을 쳐준다. 그리고 클러치를 연결하고 브레이크를 풀며 코너에 진입하면 멋진 힐앤토가 완성되지만 오른발이 브레이크 페달을 일정한 답력으로 밟아야 하고 자기 차의 기어비를 정확히 꿰뚫어 rpm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보정해야하므로 상당한 고급 기술이다. 힐앤토를 사용하며 시프트다운할 때 더블 클러치를 응용하는 테크닉도 있다.[2]

힐엔토는 투어링 카에 주로 쓰이지만, 힐엔토 도중 오른발 뒷꿈치가 허공에 떠 있으므로 바닥에 고정이 안 되어 조작이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는 기술로 토앤토라는 기술이 있다. 토앤토는 주로 포뮬러카 등과 같이 페달의 간격이 좁은 경우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며, 투어링 카에서는 엑셀레이터와 브레이크 간격을 좁히는 개조로 사용할 수 있다. 토앤토의 경우, 오른발 엄지발가락 쪽으로는 브레이크를, 새끼발가락 쪽으로는 엑셀레이터를 조작하며, 뒷꿈치가 바닥에 닿아 있어 안정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왼발 브레이크와 마찬가지로 주위에 아무 것도 없는 공터나 안전한 서킷에서 완벽하게 자신의 것으로 익히고 사용하자. 시뮬레이션 레이싱 게임 장비가 있다면 일단 힐앤토 스탭부터 연마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게 회전수 관리까지 단번에 하기는 굉장히 힘들기 때문에 미리 동작을 몸에 익히는 것이 좋다.

혹시 연습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엑셀을 쳐주는 움직임보다는 브레이킹에 신경을 쓰며 연습하는 것을 추천한다. 코너 진입 전 감속 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브레이킹과 그로 이어지는 하중이동이지, 엑셀을 쳐주는 행위에 치중되어 있지 않다! 당연하지만 RPM 보정보다는 제대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이 코너 진입과 하중이동에 훨씬 도움이 된다. 엑셀을 뒤꿈치로 쳐야 한다는 생각에 브레이크를 설렁설렁 밟지 않도록 하자. 엑셀을 치는 행위는 어디까지나 보다 안정적인 주행을 위한 부가 동작일 뿐이다!

그러나 싱크로메시의 성능이 좋아진 근래에는 '운전의 재미' 측면이 아니라 '빠르기' 측면에서 힐앤토는 별 소용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과거의 변속기들은 싱크로메시의 내구성과 성능이 매우 암울했으며, 실제로 옛날 변속기나 도그클러치 변속기의 경우에는 힐엔토로 인한 rpm의 보정없이 저단기어로 강제로 쑤셔넣으면 변속기가 마치 부서지듯 반응한다거나, 아예 게이트에 안 들어가는 문제가 있었다. 또한 위에서 서술한 바와 마찬가지로 뒤꿈치가 떠야 하기 때문에 브레이크의 답력과 압력이 달라지기 쉬운 문제와 더불어 엔진브레이크의 파워가 강력해지므로 어지간히 숙달된 사람이 아니면, 급제동시에 시프트록 현상을 겪기가 쉽다. ABS가 장착된 자동차야 뭐 자동으로 알아서 해주니 그냥 끝까지 꾸욱 계속해서 밟아주기만 한다면 상관 없기는 하지만 말이다. 때문에 프로 레이서들도 랩타임을 위해서는 힐앤토에 정신이 팔리느니 차라리 브레이킹에 집중하라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힐앤토를 쓰지 않는 레이서로는 전륜 드리프트로 유명한 이원일 선수가 있다.

다만 일반 주행에서도 승차감 면에선 확실히 힐앤토를 구사한 쪽의 승차감이 좋다. 일반 브레이킹이야 그냥 브레이크 밟고 클러치만 눌러주면 되지만 코너 진입시에는 그랬다가 차가 울컥거리기 때문에 RPM 보정을 제대로 안해주면 차에 무리가 심하게 가고 울컥거리기 때문에 운전자도 동승자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이도 싱크로메시가 좋아지면서 옛말이 되었지만, 그래도 익혀두면 재밌는 기술.

상술했지만, 어설프게 하느니 그냥 안 하는 게 낫다. 사실 아무리 싱크로메시가 좋다고 하더라도 기어를 급격하게 내리는 것 자체가 차량의 구동계 내지 변속 계통, 그리고 클러치 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높이며, 브레이킹과 레브매칭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해 미세한 RPM의 차이까지 잡아낼 수 있을 정도로 숙련된 운전자는 일반인들 중에서는 많지도 않을텐데, 이런 어설픈 실력으로 힐앤토에 재미를 붙인 나머지 습관적으로 쓰게 된다면 변속 계통 문제로 공업사 신세를 지기 쉽다. 공도에서는 코너링 전에 미리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여 감속한 다음에[3] 좌회전 혹은 우회전을 해도 충분하다. 싱크로메시가 좋지 않았던 1990년대식 수동 차량 운전자들도 대개 이렇게 했고, 힐앤토가 뭔지 모르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공도에서 사용하는 힐앤토와 레이싱 드라이버의 그것은 하는 이유도 목적도 다른데, 공도에서는 반드시 힐앤토를 해야만 코너링이 가능할 정도의 코스도 많지 않고 그 정도로 고속으로 주행하는 경우도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 딱히 필요는 없다.

힐앤토가 어렵다면 그냥 풋브레이크로 미리 적절히 감속한 다음에 더블 클러치, 원클러치를 활용해서 기어를 내려 엔진 브레이크를 걸어준 다음에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아 감속하면서 코너를 통과하는 방식으로 어느정도 흉내를 낼 순 있다. 게다가 반복해서 말하지만, 공도에서만 운전할 생각이라면 별로 필요 없다[4]. 자신이 없다면 차라리 정석대로 하는 게 안전을 위해서나 동승자를 위해서나 훨씬 좋다.

3. 여담

  • 대부분의 승용차들은 안전 문제 때문인지 악셀레이터의 높이가 낮고 브레이크의 높이가 상대적으로 높아서 힐앤토를 구사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물론 달리기 성능을 강조하는 차들은 악셀의 위치가 좋아서 토앤토나 힐앤토를 쓰기 쉽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건 아니고 전문 샵에 개조를 하거나 악셀에 무엇이든 덧대는 방법이 있다. 대개는 사제 커버를 씌운다.
  • 상습적으로 사용할 경우 연비에도 당연히 좋지 않다. 컴퓨터로 엔진을 가동시키는 요즘 차량의 경우 액셀 페달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는 퓨얼컷이 발생하기 때문에 연료를 더 소모하지 않지만, 레브매칭을 위해서는 임의로 RPM을 올리기 위해 페달을 밟아주어야 하므로 연료를 더 소모할 수밖에 없다.
  • 수동 변속기 오토바이를 운전할 때에도 비슷한 테크닉을 사용하는데, 오토바이는 스로틀을 손으로 조작하므로 힐앤토라 부르지 않고 그냥 레브매칭이라고 부른다. 시프트다운시 변속충격을 줄이고[5] 트랙션을 유지하며 엔진브레이크를 풀로 사용하기 위해 비슷한 테크닉을 사용한다. 클러치를 끊고 스로틀을 약간 당겨 적정량의 회전수(보통 500~1000rpm 정도)를 올려준 뒤 시프트다운 후 다시 클러치를 연결하는 방식.[6] 이때 클러치를 30% 정도[7] 연결하면 더욱 부드럽게 변속이 가능하다.[8] 숙달되면 클러치 레버를 잡지 않고 변속이 가능할 정도.[9][10] 고속주행 중에서의 변속 충격 감소는 클러치와 변속기 내구도에도 도움이 되므로 어느정도 운전경력이 쌓인 라이더들은 대부분 한번씩 찾아보고 터득하게 되는 기술이다. 귀찮다는 단점만 제외하면 장점이 상당히 많은 테크닉. 물론 수동변속 익숙해지는 것처럼 익숙해지면, 오히려 안 하면 뭔가 허전하다. 거기다 오른발로 뒷브레이크, 왼손으로 클러치, 오른손으로 스로틀을 조작하며 레브매칭을 하니 한 발로 브레이크와 악셀 페달 밟는 것보다 쉽다. 시프트다운/브레이킹과 함께하는 레브매칭.
  • 수동변속기 차량으로 일상주행을 할때 오르막길 출발이나 경사로 주차 등을 할 때 차량이 아래로 굴러가는 현상을 최소화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가솔린 수동변속기 차량은 저RPM 토크가 낮아 시동이 잘 꺼져서 경사도가 큰 오르막길 출발이 매우 힘든데,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클러치 미트와 엑셀링을 하는 동시에 브레이크를 떼주면 거의 밀리지 않고 오르막길 출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발이를 비벼가며 구워서 출발하는 반클러치보다 당연히 클러치 수명 연장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 반클러치로도 밀리는 언덕은 자동변속기도 밀리다가 휠스핀 일으키면서 올라가는건 둘째치자.

[1] 과거 캬브 시절에는 그런 게 없어서 레브매칭이 제대로 안되면 휠스핀을 일으켰다.[2] 사실 이게 오히려 정석이다. 원래 힐앤토란 신속하게 더블 클러치와 풋브레이킹을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을 일컫는 말인데, 싱크로메시의 내구성이 떨어지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의 드라이버들은 실제로 이런 식으로 힐앤토를 구사했다. 그리고 몇몇 스포츠카들은 큰 동력 전달을 위해 싱크로메시가 기어별로 들어가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이렇게 해야만 한다. 물론 요즘 스포츠카들은 수동 기어를 달고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긴 하지만...[3] 중립 상태가 아니라면 3~4단 기어에서도 엔진브레이크가 적절히 걸리기 때문에 그냥 풋브레이크를 밟아서 감속해도 된다. 이 때 코너를 통과하면서 더블 클러치를 활용하여 기어를 내리면 더 좋다. 물론, 2000년대 이후에 출시된 차량들은 그냥 클러치 밟고 RPM만 저단 기어에 맞게 올려주어도 큰 무리가 없으므로 원클러치만 해주어도 된다.[4] 기어를 내려서 감속비를 올려줌으로써 브레이크 라이너 수명 단축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몇몇 자동차 유튜버들이 있는데, 이 또한 전 차종 ABS 장착으로 인해 큰 의미가 없는 말이 되었으며, ABS가 없는 차량이라 하더라도 감속 구간이나 코너링 시에 미리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를 밟아가면서 감속을 해도 충분하기 때문에 굳이 기어를 내리는 식으로 제동을 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시내 주행에서 엔진회전수 2500~3000rpm, 고속 주행이라 해도 4000rpm 이상을 쓸 일이 거의 없는데, 이 정도 엔진회전수에서는 기어 단수별 감속비 차이도 큰 의미가 없고, 브레이크 수명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니 그렇게까지 필수적인 스킬도 아니다.[5] 사용하는 RPM 대역이 높고, 차체가 가볍고, 싱크로메시 기어가 없는 만큼 변속 충격이 더 크다. 최근에는 슬리퍼 클러치 등의 부품이 변속 충격을 완화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6] 클러치를 끊으며, 스로틀을 당기며, 시프트 다운을 하는것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지는것이 포인트이다.[7] 접속이 되는 유격이 기종마다 다르므로, 완전히 끊어서 변속하는 것부터 해서 천천히 풀어가며 찾아야 한다.[8] 논싱크로 시퀀셜 미션 특성. 변속하는중 엔진의 동력이 약간 가해지고있다면 고정 기어가 밀려서 이동 기어가 들어갈 틈이 커지고, 변속하는 힘이 가중된다. 그리고 클러치를 완전히 잡아도 아주아주 약간은 동력이 전달되게 설계하거나 세팅하기도 한다.[9] 다만 힘이 가해지는 방향(가속/감속)을 잘못 맞추면 변속기 기어축이나 기어 톱니, 그리고 도그가 빠르게 마모되고 심하면 주행도중 파손될수도 있으니 주의.[10] 퀵시프터라고 해서 기계가 이걸 해주는 애프터마켓 부품도 있다. ECU에 관여해서 퓨얼컷이나 추가공급으로 회전수를 맞춘다. 사용법은 스로틀을 닫지 않은 채로 변속 페달을 작동하는 것. 고급모델에는 순정으로 달려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순정 파츠가 아닌 이상 업시프트는 문제없이 하지만 다운시프트시 가끔 변속 실패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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