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9-24 02:07:59

호질기의

고사성어
보호할 꺼릴 의원

1.

1.1. 겉뜻

병을 숨겨 의원에게 보이기를 꺼린다.

1.2. 속뜻

잘못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듣지 않는 것을 비유하는 말

2. 유래

중국 춘추시대의 명의로 잘 알려진 편작(扁鵲)과 (蔡)나라 환후(桓侯)의 고사에서 유래되었으며 한비자(韓非子) 유로편(喩老篇)에 실려 있다.
편작이 환후를 보고 피부에 병이 들었으니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심해질 것이라고 말하였으나 환후는 자신은 병이 없어 치료할 필요가 없다며 듣지 않았다.
열흘 뒤 편작은 다시 환후를 배알하여 이번에는 병이 살 속까지 퍼져서 서둘러 치료하지 않으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하였으나 환후는 역시 이를 무시하였다.
다시 열흘 뒤 편작은 환후에게 병이 내장까지 미쳤으므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경고하였으나 환후는 그 충고를 귀 기울여 듣기는 커녕 화를 내며 무시하였다.
다시 열흘 뒤 환후를 찾아온 편작은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다가 돌아가 버렸다. 환후가 사람을 보내 이유를 묻자 편작은 병이 이미 골수까지 스며들어 고칠 수 없기 때문에 그냥 돌아온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로부터 닷새 후 환후는 온몸에 고통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그제서야 서둘러 편작을 데려오라고 사람을 보냈으나 편작은 이미 (秦)나라로 도망간 뒤였고 환후는 결국 죽고 말았다.

3. 출전

북송(北宋)의 유학자 주돈이(周敦頤)는 《통서(通書)》에서 "요즘 사람들은 잘못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바로잡아 주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병을 숨기면서 의원에게 보이지 않아 몸을 망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今人有過, 不喜人規, 如護疾忌醫, 寧滅其身而無悟也)"라고 당시의 세태를 비판하였다.

4. 여담

병을 숨기고 고치려고 하지 않아 결국 자신의 몸을 망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잘못이 있는데도 남의 충고를 듣지 않으려 하는 그릇된 태도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호질기의'는 2008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정치권의 상황과 맞물려 《교수신문(敎授新聞)》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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