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대한민국의 가장 대표적인 고전 전래동화 중 하나. '호랑이와 곶감'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있다.2. 줄거리
옛날 산 속에 호랑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은 산에 먹을 것이 없어 너무 배가 고파서 마을로 내려와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그때 어느 집에서 한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집을 찾아간 호랑이는 무슨 일인지 궁금해져, 담벼락 아래 숨어서 몰래 대화를 엿들었다. 아이의 엄마는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미소를 지어 "아이구 이를 어째? 네가 큰 소리로 우니깐 밖에 호랑이가 왔잖니. 자꾸 울면 호랑이한테 잡아먹으라고 할 거야, 아가야."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물론 엄마는 밖에 진짜 호랑이가 온 줄 모르고 장난으로 한 말이겠지만, 호랑이는 자신이 있는 사실을 어떻게 알았나 싶어 당황한 동시에 먹을 것이 생겼다고 좋아라 기다리는데 아이는 여전히 자지러지게 울었다. 엄마는 곧이어 "아이구, 그래그래. 엄마가 장난쳐서 미안하구나. 여기 곶감 있으니까 이제 그만 우려무나."하고 말하며 아이에게 곶감을 주자 신기하게도 울음소리가 뚝 그쳤다.[1]호랑이는 "곶감이 얼마나 무서운 짐승이길래 내 얘기에도 울음을 그치지 않던 아이가 얌전해진 거지?"라며 곶감이 자신보다 크고 무서운 짐승이라 착각하고 지레 겁을 먹었다.[2] 그때, 지붕 위에서 살금살금 지나가던 소도둑이 호랑이를 소로 착각해 위에서 갑자기 내려와 덮쳤다. 이에 호랑이는 '곶감'이 자기를 덮친 줄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 후다닥 도망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재빠르게 달려도, 등 뒤에 매달려 떨어지지 않으니 호랑이는 더더욱 겁을 먹었다. 자신이 잡은 게 호랑이란 사실을 안 소도둑도 겁을 먹고 호랑이 등 위에 딱 붙어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다 마침 두꺼운 나뭇가지를 본 소도둑은 곧바로 나뭇가지를 잡고 나무에 올라타 호랑이로부터 무사히 탈출했다. 자신의 등 위에서 '곶감'이 떨어졌다는 것을 안 호랑이도 안심하고 크게 기뻐하면서 멀리 도망쳤다.
이렇게 해서 호랑이와 소도둑은 다시는 마을에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 마디로 아기 달래려고 곶감 얘기 한 번 꺼냈다가 얼떨결에 호랑이와 도둑 모두를 퇴치했다는 이야기.
3. 그 외와 각색본들
- 은비 까비의 옛날 옛적에에서는, 소도둑이 줄거리에 나온 내용의 결말과 다르게 호랑이를 송아지인 줄 알고 올라 탔다가 호랑이에게서 떨어진 후 호랑이에게 쫓기다 절벽에 떨어지며 마을 사람들과 포졸들에게 그걸 얘기했다가 소도둑인 게 들통나 결국 포졸들과 함께 포도청으로 끌려가는 결말이 있다. 여담이지만 여기에서 나오는 호랑이의 모습이 왜인지 몰라도 디즈니에서 만든 정글북에 등장하는 쉬어 칸과 판박이다.
- 판본에 따라선 이런 결말도 있다. 등에 소도둑이 붙어 깜짝 놀라 달아나던 호랑이가 이리저리 날뛰는 소리를 들은 엄마와 아이는 소도둑과 호랑이를 바라보며 구경을 하였고 호랑이는 이리저리 달리고 또 달리다가, 또 다른 마을까지 가 아이들에게 '곶감'을 떼어 달라고 부탁하지만 당연히 무슨 뜻인지 몰랐던 아이들은 고개만 갸우뚱거렸다. 너무 무서웠던 호랑이는 아이들이 뭐라 할 새도 없이 이번에는 강으로 달려가 잠수해서 '곶감'을 떼어내고자 하였지만 실패를 하였고, 산 속에서 수행을 하는 검을 든 무사를 보고 도망치며, 오히려 소도둑이 죽지 않으려고 더 엉겨 붙는 바람에 더 마음이 급해진 호랑이는 계속 빠르게 달렸고, 그러다 나무나 바위에 부딪혀 쓰러지자 소도둑은 기절 혹은 부상을 당하게 되거나, 반동으로 인해 아무 피해 없이 호랑이 등 위에서 떨어지게 되었다. 부딪혀 쓰러졌던 호랑이는 정신을 차리고 자신의 등에 더 이상 '곶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크게 기뻐하며 멀리멀리 도망쳤다는 결말. 또는 이 호랑이로부터 곶감 이야기가 산 여기저기서 소문이 퍼져 다른 호랑이들도 곶감을 무서워하게 되고, 평소 호랑이들에게 시달렸던 동물들은 이걸 이용해 호랑이들을 겁줘서 퇴치했다는 내용도 있다.
- 소도둑이 붙지 않고, 곶감 얘기를 듣자마자 호랑이가 겁에 질려 도망갔다는 이야기의 또다른 후속편도 있다. 호랑이가 도망가다가 토끼를 만나 곶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마침 가시덤불에 있는 방울이 바람에 딸랑딸랑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자 호랑이는 무서운 곶감이 나타난 줄 알고 토끼와 같이 도망치던 중, 토끼의 긴 꼬리가 가시덤불에 걸려 끊어지는 바람에 토끼의 꼬리가 짧아졌다.[3]
- 소도둑에게 붙잡힌 호랑이가 여기저기 도망치다가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져 둘 다 추락사를 한다는 버전과, 살아남은 소도둑이 이 일을 계기로 도둑질은 그만두고 농사나 주막을 차려 정직하게 일하다가 큰 부자가 되어 가정을 꾸리고 잘 살게 된다는 버전도 있으며, 그 마을에서 곶감으로 호랑이와 소도둑을 물리쳐서 곶감이 유명해져서 곶감 축제가 열렸다는 버전도 있다.
- 아동문학가 마해송은 1933년 이 이야기를 당시 일제강점기에 빗댄 우화 '호랑이 곶감' 으로 개작했다. 한 호랑이로부터 곶감 이야기를 엿들은 우두머리 여우가 머리에 소의 머리를 뒤집어쓰고 다른 여우들에게도 그걸 따라하게 한 뒤 곶감을 사칭하여 호랑이들을 공포에 떨게 하다가, 참다 못해 반기를 든 젊은 호랑이들에게 모조리 죽임을 당한다. 나중에 그것이 소의 머리를 쓴 여우들에 불과했다는 걸 알게 된 호랑이들이 허탈해하는 결말.
- "늑대와 할머니"라는 비슷한 줄거리의 이솝 우화가 있다. 우는 아기에게 자꾸 울면 늑대가 잡아간다거나 늑대를 부르며 장난을 치는 할머니. 그 말을 들은 늑대는 군침을 흘리며 아기를 먹을 생각으로 기다리는데, 그래도 시간이 지나 밤이 되자 아기와 할머니의 웃음소리가 들리자 할머니는 늑대를 쫓아내기 위해 총을 쏠 거라고 말했고, 이에 늑대는 깜짝 놀라 도망쳐 돌아가거나 실망하여 쓸쓸히 돌아간다고 한다.
- 일본에도 비슷한 설화가 있다. 이리와 강도가 어느 민가에 숨어 있었는데, 그 민가에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짐승 중에서 가장 무서운 건 이리고, 사람 중에서 가장 무서운 건 강도지만, 이 둘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낡은 집의 비 새기다.[4]"라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자 이리와 강도가 그 이야기를 듣고 '비 새기'를 겁내 도망치는데, 그만 강도가 발을 헛디뎌 이리 위로 떨어져 둘 다 서로를 '비 새기'로 착각하는 웃픈 상황이 벌어진다. 이리는 강도를 떨치려고 전력질주를 하고 이에 강도는 떨어져 죽는 것을 두려워해서 더 꽉 붙잡는 악순환이 반복되다, 이리가 한 굵은 나뭇가지 아래를 지나가자 강도가 재빨리 몸을 날려 그걸 붙잡는 데 성공한다. 강도는 슬금슬금 내려가 주변의 한 굴로 들어가고, 이리는 호랑이를 만나 '비 새기'에 대해 경고한다. 한편, 그 모든 걸 보고 '비 새기'의 정체가 사람인 걸 알 수 있었던 원숭이는 그들 사이에 끼어 자기가 비새기를 쓰러뜨릴 수 있다고 자만했다. 그래서 이리와 호랑이, 원숭이는 셋 중 비 새기를 쓰러뜨린 동물이 짐승의 왕이 되는 걸로 정했다. 우선 원숭이가 강도가 숨은 굴 앞에 서서 꼬리로 그를 약올렸으나, 강도가 의외로 힘이 세 그 꼬리를 붙잡고 절대 놓지 않았다. 이리와 호랑이까지 가세해 원숭이를 잡아당겼으나 도리어 원숭이의 꼬리가 빠져 버리고 말았고, 결국 이리와 원숭이는 '비 새기'의 무서움을 깨닫고 더 깊은 숲으로 허겁지겁 도망쳤다. 가장 크게 겁먹은 호랑이는 아예 타국인 중국으로 이사해 버렸다. 이렇게 해서 호랑이는 일본에 없게 되었고, 이리는 무리지어 다녔으며, 원숭이는 엉덩이가 빨개졌다고 한다.
- 호랑이가 등장하는 웹툰에서 코믹 요소로 자주 쓰인다. 호랭총각은 곶감 알레르기가 있고, 도를 아십니까에도 곶감을 활용한 개그가 일품.
- 이야기 보따리 방송 18화 무서운 곶감으로 등장하는데 세 마리의 자식을 둔 아버지 호랑이가 곶감으로 무서움을 떨었고, 세 마리의 자식[5]들은 걱정을 하는데 여우의 못된 행동에 들통나 세 자식들과 함께 여우를 쫓아냈다. 다음날, 딸 호랑이가 진짜 곶감을 구입하고 집으로 들어오자 아버지 호랑이는 진짜 곶감을 보고 괜히 겁먹었다며 세 자식들과 함께 곶감을 먹으며 곶감에 대한 무서움에서 벗어나게 되면서 웃음을 지었다.
[1] 한 판본에선 엄마가 아기에게 "자꾸 울면 늑대가 잡아간다!"라고 겁을 주지만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호랑이가 "아기가 늑대를 무서워 하지 않다니 의외네. 하지만 나도 늑대는 무섭지 않아."라고 생각을 한다. 엄마가 이번엔 곰이 잡아갈거라 겁을 주지만 그럼에도 아기가 울음 그치지 않고 호랑이는 아까와 같은 생각을 한다. 이번엔 엄마가 호랑이가 잡아갈거라 했지만 아기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호랑이는 아기가 자신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생각하곤 은근 기분나빠 했다.[2] 여기서 호랑이가 그냥 도망치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는 경우도 있다.[3] 판본에 따라선 토끼가 가시덤불에 찢겨(!!) 끔살당하는 버전도 있다. 토끼의 자리를 똑같이 꼬리가 짧은 동물인 곰으로 바꾼 버전도 있다.[4] '비가 새는 것'의 줄임말. 일본어로 아마모리(雨漏り, 비 새기) 또는 후루야노모리(古屋の漏り, 낡은 집의 새기). 설화 제목이나 내용으로는 후자가 더 자주 쓰인다.[5] 딸 한 마리, 아들 두 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