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21 03:44:01

해감

1. 개요2. 방법
2.1. 손쉬운 방법2.2. 주의점
3. 조개의 종류별 해감

1. 개요

海감

본래 해감이란 '물 속에서 흙이나 각종 유기 물질이 섞여서 생기는 냄새나는 찌꺼기'이고 조개류에서 이러한 흙이나 모래 찌꺼기를 뱉어내는 것은 '해감을 뱉어내게 한다' 식으로 쓰였으나, 본래의 의미로 쓰일 때가 드물다 보니 조개류에서 흙을 뱉어내게 하는 것을 '해감 한다'라고 표현하게 되었다. 일종의 의미 전염(contamination) 현상이다.

2.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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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에 등장한 재첩 해감 과정
1. 살아있는 조개류를 구입하여 바락바락 문질러서 껍질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1]하고, 그 와중에 죽어서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은 골라서 버린다.
2. 깨끗한 물로 이 과정을 4~5회 반복해준다.
3. 깨끗이 씻은 조개는 바닷물 농도와 비슷하도록 물 1리터에 소금 2큰술 정도를[2] 넣은 물에 담가 해감한다.
* 시간은 길수록 좋으나 가정에서는 4~6시간[3] 정도가 적당하다.
* 비닐이나 호일을 덮어 어둡게 하고 서늘한 환경을 만들면 조개가 살던 환경과 비슷하게 되어 효율이 더 좋아진다.
* 탁하거나 오염된 물은 깨끗한 바닷물로 교체하고, 체에 받쳐서 이중으로 하면 조개가 뱉어낸 모래와 뻘을 다시 삼키지 않아서 더욱 깔끔하게 해감을 할 수 있다.
4. 다시 깨끗한 물로 행군 뒤 요리한다.

2.1. 손쉬운 방법

위의 방법은 연세 지긋한 주부가 초보주부에게 가르쳐 주는 정석적으로 쓰는 방법이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더 쉽고 간단하게 해감하면서 효율은 오히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맑은 바닷물이나 바닷물 농도로 맞춘 소금물에 담가 두면 입을 벌리고 이물질을 뱉어낸다. 이 때 식초를 넣어주면 더욱 빠르게 해감이 진행된다.
  • 식초를 적당히 넣는다. 위의 숟가락도 효율이 굉장히 좋지만 우열을 따지자면 이 방법이 효율이 좀 더 낫다.

2.2. 주의점

중요한 부분은 염수에 담가두는 시간이다. 숟가락, 식초, 탄산수 등을 넣는다고 할지라도 수십시간 걸리는 해감을 1시간 정도로 줄이지는 못한다. 가장 좋은 시간은 바닷물만 담가놓은 상태로 6~12시간마다 해수를 갈아주면서 폐사 직전까지[4] 계속 해감하는 것인데, 4시간 이내의 해감은 효과가 없어 조리 후 요리에서 이물질들을 씹게 될 수 있다. 삶을때 어두운 흙탕물까지 나오는 건 덤. 초보 주부들이 인터넷의 잘못된 정보들을 보고 1시간 이내의 해감을 해버리기에 이 부분을 주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해감은 되도록 4시간 이상, 해감 시간은 길수록 좋다.

요즘은 산지에서 해감을 한 후 ‘해감 바지락’, ‘해감 조개’ 등 의 이름으로 유통되는 상품을 구입하면 해감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이미 바닷물에 해감이 어느 정도 된 상태이며, 바닷물+산소포장된 택배발송 제품은 배송과정에서 12시간 이상 해감되어 수령하게 된다. 해감 인터넷 블로그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1시간 이내의 해감을 하라는 경우는 대부분 이런 해산물이다. 그래서 이러한 조개류는 구매한 즉시 그대로 체에 받쳐서 1시간 정도 담가 두었다가 깨끗이 씻어서 요리하면 된다.

해감하는 온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수온이 어느정도 높아짐에 따라 조개의 활동성이 증가하여 해감을 빨리 진행할수도 있으나 그만큼 빨리 죽기에 본인의 사정에 맞춰서 6시간 이내로 해감하려면 실온에서, 조금 더 긴 시간 보관해야 된다면 냉장고에 넣어 해감하면 된다.

오래 해감했다고 조개의 맛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속설에 불과하다. 조개의 맛은 조개가 품고있는 이물질(모래, 흙, 갯벌 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맛의 변질은 삶는 과정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삶게 되면 단백질이 녹거나 성분이 변형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해감 도중에는 조개가 살아있기 때문에 맛의 변질이 일어나지 않는다. 해감 자체가 살아있는 조개가 이물질들을 뱉어내는 과정으로서 일어난다. 그래서 반나절 이상, 하루동안 해수에 담가두는 경우도 있다. 앞서 소개된 해감 제품들도 이렇게 오랫동안 해감이 이루어진다. 다만, 하루 이상의 해감은 너무 오래되어 조개가 굶어 죽거나 해수오염으로 죽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조개의 맛뿐만 아니라 식재료로서 사용이 불가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3. 조개의 종류별 해감

  • 가리비: 시중에 가장 많이 유통되는 참가리비(큰가리비), 홍가리비, 비단가리비는 일반적으로 해감이 필요없다. 채롱식 양식 가리비[5]는 흙 걱정은 할 필요가 없으며, 살포식 양식 가리비[6]와 자연산 가리비라도 애초에 헤엄치듯 날아다니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들처럼 발로 땅 파고 깊에 내려가거나 하지 않아 모래 씹힐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해감 대신 필요한 게 조리 전 솔로 패각 표면을 잘 세척해야 한다는 것인데, 물 속에 노출되어 살아가다보니 껍데기에 따개비며 석회관갯지렁이 등의 오만가지 생물들이 붙어 살기 때문이다. 껍데기 세척 안 하고 냅다 삶았다가 더러운 것들이 물에 배어나와 버리면 해감 안 하고 삶은 것만 못한 꼴이 될 수도 있으니 주의.
  • 개량조개(명주조개): 모래를 많이 물고 있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먹기 번거롭지만 완벽한 해감은 가능하다. 통상 2~3일동안 하루에 한 번씩 소금물을 바꿔 가면서 해감해주면 거의 완벽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초보자라면 웬만하면 홈쇼핑이나 시장에서 구입하는 걸 추천한다. 서해안 모래사장에 사철 널려있다 보니 해루질하는 사람들이 방문하여 많이 잡아가지만, 완벽한 해감을 하지 못해 해 먹다가 흙을 씹는 일이 왕왕 일어난다.[7]
  • 바지락: 해감 난이도가 어려운 편으로 생명력이 짧아 전문업소에서도 완벽하게 해감은 못한다. 해감하는 바지락이 싱싱한 것을 보고 하룻밤 해감했다가 다음날 아침 다 죽어있는 경우도 있다. 식초, 탄산수, 금속 등 온갖 것을 다 넣어도 해감되기 전에 죽어버리므로, 적당히 해감한 조개를 삶은 후 세척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동죽: 생명력이 짧아 해감이 어렵고 어느 임계점을 넘으면 바지락과 비슷하게 폐사율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가정에서 완벽해감은 어려우므로 바지락처럼 적당히 해감후 삶은 조개를 내장을 세척하는 것을 추천한다.
  • 떡조개: 해감이 불가능한 조개. 깨끗한 해수에 담가놓아도 뱉어내지 않는 모래주머니가 있어서 아무리 오래 해감해도 이물질이 없어지지 않아, 결국 모래주머니를 떼어내고 먹지 않으면 폭탄을 씹기 십상이다. 근데 이것저것 다 떼어내고 나면 먹을 게 없다.
  • 모시조개: 해감이 가장 쉬운 조개. 바다에서 방금 캐온 원물은 뻘을 많이 품고있으나 바지락, 동죽 등의 조개와 달리 생명력이 아주 강해서[8] 염도만 맞춰서 바닷물을 바꿔주면 계속 해감할 수 있다. 생물 1kg 기준으로 3~5개 정도 죽을 때까지 해감하면 이물감이 거의 없는 상태로 해감된다.
  • , 홍합: 해감이 쉬운 것을 넘어 아예 필요없는 조개. 둘 다 바위에 붙은 채로 물 속에 노출되어 살아가기 때문에 흙 씹힐 일 따위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대신 껍데기는 그만큼 잘 씻어줘야 하며, 홍합의 경우 바위에 붙기 위한 족사를 살에서 뽑아내기 때문에 먹을 때 꼭 끊어줘야 한다. 맛도 없고 씹히지도 않아 못 먹는 것으로 취급된다.
  • 우럭조개: 한평생을 진흙밭에 박혀 살지만 의외로 해감 자체의 난이도는 높지 않으며, 소금물로 하루만 담가놓으면 깔끔한 해감이 가능한 데다 생명력도 강하다. 대신 이와 별개로 수관과 외투막을 통째로 얇은 껍질로 둘러싸고 있는데, 먹기 전에 이걸 반드시 제거해줘야 한다. 질겨서 먹을 것도 못 되거니와, 여기에서 흙이 씹혀 심하게 지근거리기 때문이다. 해감과 별개로 다른 쪽으로 손질이 귀찮은 녀석이다. 다만 아주 낮은 확률로나마 내장에 흙을 품는 경우도 있긴 해서 웬만하면 하루이틀 정도는 해감을 해 주는 게 좋다.
  • 백합: 흙, 모래를 많이 품고 있지 않아 장시간 해감할 필요는 없으나 이 조개는 죽어서도 입을 열지 않는 경우가 많기에 폐사체를 골라내는게 문제다. 백합 특성상 양쪽 패각을 닫고 있으면 틈새 없이 꽉 맞물리다보니, 그 안에서 부패한 폐사체는 썩은 냄새가 엄청나서 요리 전체를 망쳐버리기에 백합을 취급하는 업장에서도 이게 엄청난 스트레스다. 기본적으로 조개끼리 부딪칠때 정상적인 조개와 달리 텅텅 빈소리가 나는 것으로 구분하고, 더 확실한 것은 하나하나마다 조개에서 떨어지는 점액의 냄새를 맡아서 골라내는 것이다.
  • 돌조개(비너스백합): 이름처럼 껍질이 돌덩이마냥 무겁고 튼튼하며 광택 없는 흰색을 띤다. 동해조개로 해감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 폐사율도 높은 편이 아니고 뻘은 거의 없으며 머금고 있는 모래도 잘 뱉어내어 24시간 정도면 거의 해감된다. 다만, 일반적인 모래보다 큰 결정석이나 자신의 깨진 껍질을 품고 있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는 해감하지 못하며 고스란히 조개가 갖고 있는 경우, 이를 씹던 이빨이 나가는 경우가 가끔 있으니 주의 해야한다.
  • 참조개(아담스백합): 돌조개와 비슷하게 생긴 동해조개로 회갈색을 띠며 해감은 쉬운 편이다. 대체적으로 조개 속에 뻘은 없는 편이며, 머금고 있는 모래를 잘 뱉어내어 해감하는 그릇 바닥에 모래가 없다 싶으면 거의 다 해감된 상태다. 그러나 껍질이 거칠거칠하며 굴곡이 많아 이 속에 이물질[9]이 끼어 있으므로, 하나씩 솔질을 해줘야 깔끔한 국물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단단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껍데기가 약해서[10] 깨지지 않도록 취급하는게 스트레스.
  • 개조개: 많은 사람들이 대합이라고 알고 있는 대중적인 조개. 서, 남해안의 자갈과 진흙이 섞인 뻘바닥에 박혀 사는데다 주먹만한 크기를 자랑하여 해감이 어려울 것 같지만 의외로 매우 쉽거나 필요없다. 대신 껍데기를 박박 문질러 묻어 있는 진흙을 씻어내야 한다.
  • 민들조개(비단조개): 대표적인 동해산 조개로 모래바닥 밑에 살기 때문에 모래를 엄청나게 물고 있다. 생명력이 강해 해감은 잘 되는 편이다. 생물 1kg 기준으로 한 3~5개쯤 죽을 때까지 해감하면 이물감이 거의 없는 상태로 해감된다.
  • 재첩: 크기가 작다 보니 해감이 어렵다. 위 영상처럼 아예 극한직업에서 재첩 손질하는 업자가 나왔을 정도이다.


[1] 껍질이 약한 조개는 문지르는 과정에서 많이 깨지므로 살살 문질러줘야 한다.[2] 물 1L에 소금 35g 정도[3] 6시간 이상 해감할 경우 수온을 맞춰주지 않으면 폐사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반가정에서는 6시간 이내로 하는 것이 좋다.[4] 동죽과 바지락 같은 조개는 해감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특정시간을 넘어가면 집단폐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해감이 아주 어렵다.[5] 채롱망에 담아 수중에 매달아놓는 방식[6] 종패를 바닥에 뿌려서 키우는 방식. 일본 홋카이도에서 살포식과 채롱식 두 가지 방식을 모두 사용한다.[7] 사실 서해안 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며 대체로 동해안에 사는 것들이 크고 상품성이 좋으나 동해안 정도면 해루질이 아닌 잠수를 해야 하기에, 특히 요새 많이 난다는 포항 도구해수욕장이나 부산 광안리 해변에서 멀리 나가서 잡는 경우가 아니면 동쪽에서 어선을 사용하지 않는 일반인이 잡을 여건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리고 여기서 잡은 것들도 마찬가지로 모래가 씹힐 확률이 높아 해감은 필수다.[8] 민물(수돗물)에 담가 냉장고에 넣어두어도 수일 생존할 정도로 강하다.[9] 따개비 같은 기생생물이 붙어있는게 아니라 아니라 바닥에 있는 진흙, 플랑크톤, 기타 부유물 등등이 아주 잘 흡착되어 있다.[10] 택배로 받으면 열에 한두 개 정도가 부서져서 도착한다. 패각이 얇은 명주조개보다 더 무른 편이라 손가락으로 조금 세게 누르면 그냥 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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