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우천왕기의 등장인물.
치우괄괄의 아들로 치우 형제의 사촌형제. 출세가 빨라 주신의 한웅 친위대인 하늘군대의 작은스승이었으며 이후 큰스승이 되어 사와라한웅의 침소를 지키는 임무도 맡게 된다. 치우천 형제의 주신 정계 라이벌로 중간 보스격 인물이다.
먼저 성인식을 치렀으며 각각 치우천, 치우비 형제보다 각각 나이가 세살, 두살 많다. 능력이 뛰어나고 지지자도 많다. 형인 치우가람이 일을 꾸미고 주도한다면 동생인 바람은 그에 따르며 순응하는 타입.
잠재적 경쟁자이기도 하고 고시울률의 계략도 있어서 치우천, 치우비 형제를 괴롭힌다. 치우괄괄이 골골거리자 자신들이 치우웃뜸 행세를 한다. 사실, 이들 형제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거나간에 아버지 치우괄괄이 치우 형제만 좋다고 귀애해서 어지간히 열등감이 있었던 모양. 정치적인 이유만으로 치우 형제들을 싫어했던 건 아니었다. 결정적인 것은 치우천, 치우비 형제의 어머니인 미리내의 죽음이 자신들의 탓이어서 내심 찔렸기 때문.
부루벼락 등 일부 주신 사울아비와 여러 부족장들이 치를 떨며 싫어하는 썩은 사울아비의 전형이자 안사울아비의 대표. 태산회의 때 그 부유함을 자랑이라도 하듯 높은 집안의 마누라들보다도 더 화려하고 더 비싸게 치장하고 다녔다.
태산회의에서의 공적과 한웅 가마를 습격한 번개범 격퇴에 공을 세운 치우천 형제가 하늘군대의 큰스승이 될 뻔했지만, 치우가람 형제의 고발으로 그들 형제는 물론, 그들을 변호하던 울라트, 치베, 소녀, 도깨비까지 사막에 버려지는 형벌에 처한다. 치우가람 형제가 그 형벌을 집행하게 되었고, 치우 형제의 벗들(양역, 마파람, 부루벼락, 쇠돌이, 부달)과 함께 사막으로 향한다.
사막에 사람 버리는 일을 여러번 해서 사막에 대해 잘 알고있어, 치우천 형제의 벗들이 이들을 구할 일말의 빌미도 남기지 않는 철두철미함을 보인다. 모래회오리가 몰아치는 타이밍을 선택한 것은 물론, 사막의 도깨비들이 싫어하는 썩은 말피 그들의 몸에 뿌려 생존 가능성을 차단시킴과 동시에, 약간의 물과 짐을 남겨 실낱같은 희망만을 붙잡은채 비참하게 죽어가도록 꾀한다.
그러나 사하라 사막 인근 출신인 도깨비 마냥이 사막의 물길을 찾아내고, 치베가 짐더미 속에서 건조음식 보르챠[1]를 발견하면서 사막에 버려진 치우 형제 일행이 살아남게 된다. 치우가람은 건조음식 보르챠의 원리를 몰랐기에 약간의 음식이 있다면 오히려 먹을거리를 두고 아귀다툼을 벌이며 서로를 학살할거라 여겼기 때문에 준다. 오히려 동생인 치우바람이 치우천, 치우비 형제나 그들의 벗들은 영리하니 뭔가 노림수가 있을 것이라며 들어주면 안된다고 하지만 드런 동생을 제지하며 준 치우가람의 실책.
후에도 승승장구하며 한웅 일가를 호위하는 고위직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신시로 돌아온 치우천이 찾아다닌 주신을 팔아먹고자 지나족과 결탁한 신시의 검은 그림자는 바로 이들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치우가람 혼자.
지나족의 거점을 순식간에 점령하고 돌아오는 치우천에게 누명을 씌워 처단하고자 하지만, 작은 주신에서 동고동락한 동료들의 분투와 흰 단군, 검은 단군의 마음을 움직이며 그에게 최후의 기회를 주고 만다. 그리하여 밝혀진 내막은
- 치우가람 형제의 아버지 치우괄괄은 부소구슬의 명으로 번개범을 관리하는 가리족을 비렴의 토벌에서 도망치도록 하고, 구리무기를 공급하여 생존하도록 한다.
2. 치우괄괄이 중병에 걸리면서, 아들 치우가람이 치우웃뜸 역할을 맡아 전권을 쥐고, 그 과정에서 가리족과 번개범에 대해 알게 된다.
3. 치우천 형제의 어머니 미리내가 약을 구하고자 가리족의 영역으로 들어갔다가 진실을 알게된 후, 가리족을 관리하던 사울아비에게 살해당하고, 죄책감과 진실을 은폐하고자 하는 마음이 겹쳐 이 때부터 치우천 형제와의 사이가 극도로 악화됨.
4. 부소구슬이 번개범을 키웠다는 것을 알고, 그녀를 협박함.
5. 한웅의 작은 마누라 부루버들을 호위하던 와중에 그녀와 눈이 맞았고, 치우천이 사막으로 보내지는 형벌을 받았을 때, 부루버들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함.
6. 부루버들이 임신한 사실을 한웅이 알고, 자기 아이를 다음 한웅으로 만들고자 함.[2]
그 결과 치우가람과 부루버들은 자신의 아들이 다음 한웅이 되도록 하고, 한웅은 그들에게 놀아난 채 자신의 목숨까지 걸면서 당대의 권력자인 고시울률, 신시로 전사들을 몰고 오는 치우천을 모두 처리하고자 한 것. 우연과 야심이 겹쳐지면서 주신의 실권을 쥐게 되어 주신을 말아먹으려한 흑막.
간신히 살아남은 치우천의 추리로 결국 악행이 드러난 후, 치우가람 형제와 부루버들은 치우천 형제에게 했던 방식대로 사막에 버려지는 형벌을 받는다[3]. 치우천 형제를 고발할 때 만약 자신들이 한웅에게 죄 지은 것이 있으면 아주 좋지 않게 죽을 것이라고 안파견한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는데, 그대로 되었다. 각각 27세, 26세의 젊은 나이에 죽지만 복잡한 인생의 소유자.
진실이 밝혀진 후 치우천 형제에게 사죄하고 죗값을 받기로 한 치우바람과 달리, 치우가람은 사막에 버려진 후에도 '치우천과 치우비도 사막에서 빠져나왔는데, 우리라고 그러지 못하란 법은 없다'며 현실을 부정한다. 치우바람은 아직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형을 만류하지만, 치우가람은 치우바람의 뺨을 때리고 화를 내며 기어이 걸어나가고 치우바람은 뒤에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형을 가로막지 못하고 따라간다. 이후 모래회오리가 그들을 덮치면서 등장은 끝이 난다.
이후 치우가람의 아들은 정체를 숨긴 채 아이 없는 부모에게 맡겨져 조용히 살아가게 되고, 치우바람의 아들 누리는 아버지가 처형되고 어머니가 도망간 이후, 치우바람의 부탁을 받은 치우천에 의해 거둬져 후에 치우할 이라는 이름으로 2대 자오지 한웅에 오른다.
[1] 보르챠는 몽골의 소를 말려 만든 가루 형태의 건조음식으로 물과 섞으면 고기죽같이 양이 불어난다. 작중 등장한 보르챠의 건조율은 어마어마해서 소 오줌통만한 주머니 하나에 소 한마리 분량의 보르챠가 들어있었다.[2] 다만 사와라 한웅의 나이가 있는 터라 그도 의심을 하긴 한다. 다만 남자로서의 자존심과 겹쳐 진실을 아는 것을 피하려는 것[3] 이 때, 이들의 형을 집행한 것은 치우천이 사막에 버려질 때 동행했던 벗들인 양역, 마파람, 부루벼락, 쇠돌이, 부달. 당시 이들은 치우가람 형제의 철저함에 치를 떨었는데 이를 고스란히 돌려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