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2 21:57:44

측백산장

1. 개요2. 줄거리

1. 개요

퇴마록 국내편의 에피소드이자 작중 등장하는 가공의 산장.

퇴마록의 역사적인 첫 연재분이기도 하다. 작중 시기상으로는 '하늘이 불타던 날'이 더 앞서지만 하이텔의 첫연재작은 측백산장이 맞다. 출판본에서는 '하늘이 불타던 날'과 '어머니의 자장가'에 이은 세 번째 에피소드이다.

하이텔 공포란에 연재된 이야기답게 스토리와 묘사에서 공포도가 높은 편. 초기 이우혁의 건조한 문체와 어울려 퇴마록에서 초상화가 부르고 있다와 더불어 가장 무서운 에피소드 중 하나로 꼽힌다.

2. 줄거리

소왕산 까치봉 정상에 있는 폐쇄된 산장이다. 까치봉은 사고 다발 지역이라 현재는 폐쇄되어 있는데, 소수의 등반가들에게만 알려져 있는 좋은 등반로가 있다.

조선시대 말기 까치봉에는 산적 소굴이 있었는데, 자주 민가를 습격하자 관군이 토포를 하여 대부분 목을 베었다. 하지만 그 중 두목 격인 여덟 명이 까치봉 꼭대기로 도망치게 된다. 도적들은 관군의 토포가 두려워 산에서만 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디선가 방사(方士) 한 명이 찾아와 두목으로 들어 앉아 나찰신(羅刹神)을 받드는 사교 집단이 되었다. 두목이 주문을 가르쳐 아홉 명 모두 신통력을 가지게 되었고, 스스로를 흑암성제, 흑암장군, 흑암천녀 등으로 부르며 어린아이의 생피를 마시고, 손으로 사람을 갈기갈기 찢으며, 그 고기를 먹는 극악무도한 행위를 했다. 이것은 나찰이 원래 식인 풍습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의식을 치른 것이다.

결국 마을 사람들이 죽을 각오를 하고 지금의 측백산장 위치에 자리잡은 패거리를 덮쳐서 남자 여섯을 때려 죽이고, 두 명의 여자와 방사 출신의 두목을 붙잡아 고문을 하여 사지를 찢어 죽인다. 하지만 두목은 죽어가면서도 "나는 다시 태어나 모든 백성들의 살을 씹을 것이다."라며 사람들을 저주했고, 이후 비가 오는 날이나 깊은 밤에는 까치봉 주변에서 도깨비불이나 짐승 무리가 나타나고, 기괴한 웃음소리가 들리고,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시체로 발견되면서 마을은 거의 폐촌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지나가던 스님이 산 곳곳에 돌탑과 부적을 묻어 결계(結界)를 치자 그 일이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사연이 있기 때문에 소왕산에서 약초를 캐는 사람들조차도 까치봉 주위로는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1]

일제강점기 때 어느 자산가가 산장을 지었으며, 봉우리 주변에 측백나무가 유달리 많아서 측백산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는데, 실은 이 측백나무 숲은 예전에 도적들이 음기(陰氣)를 자신들의 본거지로 모으기 위해 설치한 진법이었다. 공사를 시작하고 과거 나찰 사교의 유적(?)인 옛 건물터를 발견했지만, 몰랐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고 그 위에 집을 지어버렸다. 공사 중에 귀신을 보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고, 인부가 계속 도망쳐서 자산가는 수많은 농지를 팔아야 할 정도로 돈을 많이 썼다. 게다가 나중에는 주인마저도 귀신의 위협을 받아 산장을 떠나 빈집이 되었다.

세월이 지나 귀신들을 봉인하고 있던 결계는 자연적으로 훼손되어 힘이 약해졌고, 조금씩 귀신들의 힘이 강해져 스스로 방술을 써서 벼락을 내리고 바위를 밀어내 결계를 파괴하고 힘을 되찾았다. 그리고 본래 옥녀봉으로 등산할 예정이었던 신라대학교 등반대원(등산부?)인 남자 5명, 여자 2명이 측백산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러나 7명이나 묶이지도 않고 반항의 흔적도 없다는 부자연스러운 점에 주목한 이현암은 원한령의 짓이라고 판단하고, 장준후를 데리고 산으로 떠난다. 박신부장창열 박사에게 부탁을 받고 피해자의 시신을 확인한 다음 영사를 통해 그들이 귀신에게 홀려 서로를 살해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측백산장으로 간 퇴마사 일행은 귀신들과 만나 싸우게 되며, 이들에게 빙의되어 살해당하고 계속 영혼이 묶여 이용당하던 등산객들의 영혼과 싸우게 된다. 그리고 고전하느라 힘이 빠지자 이번에는 흑암요녀, 흑암마녀, 흑암서장군, 흑암북장군, 흑암우장군, 흑암성제(두목인 방사의 영혼)로 자칭하는 도적의 귀신들과 싸우게 된다.

이들이 등산객들에게 빙의하여 서로를 무참히 살해한 이유는, 나찰천을 섬기다가 공력이 높아지자 흑암천을 자칭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예전에 치른 나찰 의식을 무효화 하는 술법을 쓰기 위해 일곱 등산객을 꼬여낸 것이다. 생전에 나찰을 섬겼기 때문에 나찰에게 혼이 빨려들어갔지만,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소혼술(召魂術)을 써서 혼과 힘을 되찾았다. 참고로 흑암좌장군(본명 장쇠)은 제물이 된 인간의 저항 탓에 힘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상태로 먼저 현암을 습격했다가 역으로 당해 소멸.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전승에는 흑암천녀라는 호칭이 있는데 귀신들이 자칭하는 호칭 중에는 없다. 뭔가 와전된 건가?[2]

아무튼 퇴마사들과 싸우게 되는데, 퇴마진에 당해[3] 일격에 방사의 영혼을 제외한 다섯 귀신이 소멸한다. 의외로 마지막 한명인 방사의 영혼이 강해 퇴마사들이 위기를 겪게 되지만 희생자들의 귀신에게 도움을 받아 방사의 영혼을 쓰러뜨리게 된다.

전형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배경에 깔린 플롯이 이블데드와 약간 비슷하다.


[1] 나중에 퇴마사 일행이 그 흔적을 발견하는데, 돌탑에 일종의 주문이 쓰여 있었다. 주문의 내용은 대성지성문선왕(공자)과 관우장비웅호장. 주석에 따르면 전라도 일대에서 병마를 쫒을 때 쓰는 주문이라고 한다.[2] 사실 민간 전승이란 게 이런 디테일까지 다 정확하게 전해지지 않는 건 충분히 있음직한 일이다. 작가가 깜빡한 걸 적당히 수습하는 것 같지만 넘어가자.[3] 여기서 그 전설의 "준후! 현암! 퇴마진이다!" "퇴마아아아!" "합진!"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