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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러시아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단편소설.2. 상세
그런 감정이 되풀이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을 절대 경험할 수 없다면, 나는 자신을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아니, 그렇지 않아요. 믿어줘요. 당신이 설령 무슨 일을 했건, 그동안 당신의 짓궂은 장난에 수없이 마음 아팠어도, 지나이다, 난 당신을 영원히 사랑하고 존경할 겁니다.”
투르게네프의 단편들 중 손꼽히는 작품이며, 국내에도 많은 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하고 있다. 사춘기를 맞은 16세 주인공이 느끼는 사랑에 대한 이반 투르게네프 특유의 세밀한 감정 묘사가 일품이다. 투르게네프 본인이 자기 이야기에서 따왔다고 언급했으며, 실제로 그는 자전적 소설에 능하다는 평을 받는다.제목이 첫사랑이라 로맨스 소설을 기대하고 접근하는 독자들이 많은데 사실 소설의 주제는 사춘기 소년 블라디미르의 내면적 성장이다.
주 내용은 독신의 중년 남성인 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가 자신이 소년 시절에 사랑했던 여성 지나이다와 지나이다를 사랑했던 남자들, 그리고 지나이다가 사랑했던 남자의 이야기를 회상하는 형식이다.
작품의 여주인공 지나이다는 상냥함과 냉정함, 장난기와 성숙함이 공존하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상황에 따라 자신을 흠모하는 남자들에게 때로는 상냥히, 때로는 차갑게 태도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곁을 떠나지 못하게 만든다.[1] 그러던 어느 날 블라디미르는 지나이다가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눈치챈다.
알고보니 지나이다가 사랑하는 사람은 블라디미르의 아버지였다.[2]
블라디미르의 아버지는 굉장히 잘생긴 사람으로, 애정과 무관심이라는 당근과 채찍을 사용해 인간관계를 잘 조율하는 기묘한 매력을 가진 남자다. 그는 블라디미르의 어머니와 10살 가량 차이가 나는데 사랑 없는 타산결혼을 했었다. [3] 결국 불륜관계가 들통나고 페트로비치의 가족은 이사를 가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블라디미르는 아버지와 지나이다가 서로 말다툼한 끝에 아버지가 채찍으로 지나이다를 때리는 장면을 목격한다. 채찍으로 맞았음에도 분노를 찾아볼 수 없는 지나이다의 모습을 보며 블라디미르는 사랑의 본질에 대해 어렴풋이 느끼며 사춘기 소년에서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다.[4]
블라디미르는 대학에 들어가고 몇 달 뒤 아버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대학을 졸업한 블라디미르는 지나이다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그녀를 찾아가지만, 지나이다는 몇 주 전에 출산하다가 사망한 후였다.
지나이다의 죽음을 알게 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블라디미르는 자신과 같은 주택에 살던 고단한 삶을 살아왔던 노파의 편안한 죽음을 보며 이와 대비되게 행복과 쾌락을 위해 일생을 내달렸던 지나이다와 아버지 그리고 자신에 대해 기도를 올린다.
3. 여담
대한민국에서 붉은 정원이라는 이름의 뮤지컬로 각색되었다.[1] 쉽게 말해 어장관리. 이는 지나이다의 모델이 19세기 최고의 디바로 손꼽히는 메조소프라노 폴린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녀의 살롱에는 늘 팬이 들끓었으며 투르게네프도 그녀의 팬 중 하나로 평생 동안 그녀와 불륜관계를 유지했다. 그것도 남편이 허락한 불륜이라는 대단히 독특한 관계였다.[2] 소설 전반에 걸쳐 지나이다와 아버지의 사이를 암시하는 복선이 배치되어 있다.[3] 참고로 이 설정은 투르게네프의 가정사 그대로다. 친가가 몰락하자 투르게네프 할아버지가 미남 아버지에게 돈 많은 여자라도 물어오라고 닦달했고 그렇게 물어왔던 여자가 지주였던 연상의 어머니. 당연히 부부관계가 좋을 리가 없어 투르게네프의 아버지는 도박과 외도로 결혼생활을 보내다 일찍 세상을 뜬다.[4] 소설 제목 첫사랑은 블라디미르뿐만 아니라 지나이다의 첫사랑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나이다의 첫사랑은 한층 더 복잡하고 고통을 수반했기에, 그녀의 고뇌와 괴로움도 간접적으로 묘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