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20 23:38:04

창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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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역사3. 타 장르와의 관계

1. 개요

국립창극단 ‘귀토-토끼의 팔난’ 메이킹 필름

판소리의 창법을 기본으로 이루어지는 소리극의 하나.

창극으로 불리나, 실제로는 '아니리'나 '너름새' 등 판소리의 주요 요소를 다 갖춘 경우가 많다. 실제 '창'이란 판소리의 동의어가 아닌 하위 구성요소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런 설명이 나오는 것. 그리고 이들 요소중 '너름새'가 크게 발전하여 얻어진 결과물이 창극이라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기존의 판소리는 소리꾼과 고수가 각각 한명 씩 자리잡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형식으로 되어있으나, 창극은 서사 간 대화를 분할하여 역을 다양화하고 북 이외의 각종 악기를 도입하여 선율을 통해 감정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오페라에 비교하는 사람도 있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뮤지컬에 가깝다.[1]
다만, 여러가지로 뮤지컬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 예를 들자면 녹음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국악오케스트라를 직접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든지, 기본 창법을 판소리 창법을 사용한다든지 등인데, 이런 점은 뮤지컬과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창극은 하나의 독자적인 예술 장르이다.

전통에만 머물지 않고 현대의 요소를 활발히 융합시키는 등 다양한 시도와 빠른 발전이 돋보이는 트렌디한 장르다.
하지만 국악을 생소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현실이다보니 이러한 장르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창극과 같은 종합예술무대의 경우 상당한 자본의 투입이 요구되는데, 이렇게 잘 알려지지 못한 상태에서는 당연히 자본의 집중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사적으로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창극은 찾아보기 어렵고, 거의 국립극장의 국립창극단에서 트렌드를 주도하는 형편이다.

국립 단체에서 리드를 한다고 하여 딱딱하고 고리타분할 것이라 예상할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나라를 대표하는 국립극장 소속 최고의 예술가들이 한곳에 모여 머리를 맞대어 그 홍보영상부터 작품자체까지 현대인, 특히 젊은 사람들 눈으로 봐도 뒤떨어지지 않는 엄청나게 세련된 결과물들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2. 역사

20세기초에 들어오면서 판소리는 위기와 변혁을 동시에 겪는다.
일본 등을 통해 들어오는 서양의 연극과 가곡들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면서 전통적 판소리는 크게 밀리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 판소리도 변혁을 꾀할 수 밖에 없었다.

이때의 판소리를 대화창(혹은 입체창)이라고 하며, 현재의 창극은 이 대화창을 효시로 본다.
대화창이라 함은 말 그대로 여러명의 소리꾼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소리를 했다는 뜻이다. 본래 판소리가 한사람이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형식임을 생각해볼 때, 대화창이 되면서야 비로소 근대 연극형식의 기틀이 마련되었다는 것을 쉬이 눈치 챌 수 있다. 대화창을 벌이기 위해 소리꾼의 수가 늘어나고 결국 판이 커지게 되니 각종 소품들 또한 늘어나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때부터 창극은 기존 판소리 다섯마당을 넘어 창작극으로까지 영역을 넓혀가게 된다.

1902년 한국 최초의 서양식 상설극장인 협률사가 설립되고, 강용환과 이동백이 대화창을 본격적으로 다듬어 마련한것을 창극의 유의미한 시작으로 본다.

3. 타 장르와의 관계

창극을 처음 보거나 이런게 존재하는 줄도 몰랐던 사람들은 짐짓 이게 서양 뮤지컬을 흉내내 만든 아류장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완전히 잘못된 억측이다. 애초에 뮤지컬은 창극이 만들어지던 20세기 초에 미대륙에서 처음 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창극이 뮤지컬을 따라했을래야 했을 수가 없다. 즉, 창극과 뮤지컬은 비슷한 시기 지구 반대편에서 각자 따로 발전하여 정착된, 역사적으로 구분되는 완전 별개의 장르라는 것.

하지만 이러한 역사맥락적 구분을 감안하더라도, 현대에 들어 창극이 뮤지컬의 영향을 받는 것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이는 뮤지컬이 훨씬 저변확대 되어있어 일어나는 현상으로 어찌보면 당연한 교류이기도 하다. 국립창극단은 현대인의 입맛과 수요에 맞추어 지킬것은 지키고 바꿀것은 과감히 바꾸어가며 창극의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다.
파일:창극트로이의여인들.jpg
창극 <트로이의 여인들> 공연장면[2]

사실 뭘 바꾼다고 해봤자, 각본장르를 글로벌화 한다든가, 한복을 벗고, 무대세팅을 현대화하고, 무대동선과 몸짓연기를 좀 더 자유롭게 풀어준다는 정도인데, 결국 창법이 판소리인 것은 변함이 없어서 실제로 보면 대중이 걱정하는만큼 전통적인 색체가 많이 빠지지도 않는다. 판소리 특유의 창법은 누가 언제 들어도 그 고유의 색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다른 걸 뭘 어떻게 바꿔도 판소리는 그 자체로 튀는 매력이 있다. 그만큼 독특하고 깊이가 있는 전통이니 자부심을 갖자.

거꾸로 판소리를 주제로 한 뮤지컬도 있다. 이 수준이 되면 장르의 경계가 무너지긴 한다.
이 방면으로 대표적인게 서편제(뮤지컬).
보고있다보면 이게 뮤지컬인지 창극인지 살짝 헷갈린다. 물론 그럼에도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차이점이 금방 눈에 들어온다.

[1] 오페라에 굳이 비교를 한다면 고전 판소리가 해당 될 수 있다.[2]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내용부터가 전통극과는 거리가 먼 새로운 시도이다. <트로이의 여인들>의 원작은 에우리피데스가 쓴 고대 그리스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