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9-05 04:45:14

자음조화



1. 개요2. 상세3. 예시4. 참고문헌

1. 개요

調 / consonant harmony

단어 내에서 동일한 성격의 부류의 자음이 공기(함께 출현함)되는 음운론적 현상.

2. 상세

조화현상은 단일어 내, 혹은 복합어나 기타 음운적 단위 내에서 동일한 부류의 자음이 함께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자음조화에 관한 주요 관찰 및 일반화는 다음과 같다.
  • 주로 후두자질(laryngeal feature)값이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 자질 의존적이며 동일자질을 공유하지 않는 분절음을 건너뛰고 원격적으로 작용한다. 즉 후두자질 관련 자음조화라면, 중간에 있는 모음 등을 무시하고 후두자질값이 일치해지는 것.
  • 완전 동일한 분절음의 연쇄를 회피하는 이화현상이 관찰된다.

이에 대한 분석으로서, 언어보편적으로 관찰된 실증적 음운법칙인 Obligatory Contour Principle에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1] 다시말해서 비인접한 두 자음이 서로 상응(agree)하여 성질이 닮거나(동화) 혹은 달라지거나(이화) 되는 것이다. 따라서 통상적인 음운론적 분석은, autosegmental phonology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을 따른다. 다시 말해서 자음조화에 참여할 수 있는 분절음만의 층(tier)을 상정한 후, 그 층 안에서 관심 자음들끼리 인접하는지를 본다. 한단계 추상화된 자음동화라고도 할 수 있다.

자음동화와 같이 직접적으로 인접한 두 소리 사이의 관계라면 물리적인 이유 (즉, 인간의 입이나 혀가 움직이는 방식)에 따라 설명될 수 있다. 이를 다시 말하면 자음동화는 음성학적인 기제로 충분히 설명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자음조화는 직접적으로 인접한 소리 사이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분명 물리적인 소리보다 추상적인 원격적인 구조가 존재하여야만 설명이 된다. 따라서 자음조화는 음운론에서 연구되는 주제 가운데 음성학적 기제에 기반하지 않는 주제에 해당한다.

물론 2000년대 초반 음운론의 주류 패러다임이 '음성학에 기반한 음운론'(phonetically based phonology)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자음조화에 대해서도 음성학적 기제를 통해 설명하고자하는 노력이 있었다. Gafos (1999)[2]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연구들은 자음조화가 무한정 뻗어나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여 (즉, 막 5음절짜리 단어가 있다고 했을 때, 1음절 초성의 자음성질이 2-4음절 초성을 건너뛰고 5음절 초성이랑 조화하지는 않는다.) 자음조화에 참여하는 자음들 뿐만 아니라 그 중간에 끼는 다른 소리들까지 latent하게는 자음조화에 참여한다는 가설을 세운다. 최근 몇년간의 자음조화 연구논문에서는, 자음조화에 끼는 중간소리들의 음향적 특성을 분석하여서, 이 가설을 검증하고자 하였다.[3]

그러나 Hansson 2001 (2010) 등 발화 제스처가 아닌 더 심상적인 (즉 음운론적인) 기제를 이용해 자음조화를 설명하려는 연구도 있다. 이러한 연구는 발화실수 등 이론음운론 일반에서 흔히 분석되지는 않지만 심리언어학 등에서 이미 패턴이 뚜렷하게 정리된 데이터를 근거로 정적인 자음조화가 아니라 동적인(즉, 현장에서 이루어지거나 혹은 형태론적인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일어나는) 자음조화도 음운론적 모델로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3. 예시

한국어의 경우 초성만의 층(tier)을 상정했을 때, 경음-경음의 연쇄가 조화를 이룬다고 알려져있다. (아래에 제시된 연변 한국어 논문 참조)

상고한어의 경우, 2음절 형태소에서 type A와 type B 간의 자음조화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type A 성모로만 이루어진 단어는 葡萄, 蝴蝶, 鴛鴦, 邂逅 등이 있으며, type B 성모로만 이루어진 단어는 蟋蟀, 參差, 麒麟 등이 있다.

4. 참고문헌

  • 자음조화에 대한 언어유형론적 연구 중 주목할 만한 최근 박사논문들은 다음과 같다.
  • 개별언어의 자음조화에 대한 연구 중 주목할 만한 논문은 다음과 같다. (저널 논문들)
    • Coetzee, A. W., & Pater, J. (2008). Weighted constraints and gradient restrictions on place co-occurrence in Muna and Arabic. Natural Language & Linguistic Theory, 26(2), 289–337. 링크
    • Ito, C. (2014). Compound tensification and laryngeal co-occurrence restrictions in Yanbian Korean. Phonology, 31(3), 349–398. 링크
  • 모음조화 역시 동일선상에 놓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방법론을 같게 가져갈 수 있지만 각론에서는 다른 분석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을 정도로 다른 현상이다.

[1] 초창기 OCP는 모음연쇄 등 동일한 부류의 분절음이 인접해서 나타나지 않는 현상, 혹은 동일성조가 연속해서 나올 수 없는 현상 등을 설명하기 위한 기제였으나, 오늘날에는 인접 및 비인접 단위들 간의 관계를 포괄하는 일반원칙이다.[2] Gafos, Adamantios I. 1999. The articulatory basis of locality in phonology. New York: Garland.[3] 음성학에 기반한 음운론의 강점은 실험음운론을 통해 실증적인 증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