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7:52:14

위대한 쇼맨/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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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줄거리
2.1. 바넘의 유년기와 과거: The Greatest Show(1절) & A Million Dreams2.2. 현재: A Million Dreams (Reprise)2.3. ‘바넘의 호기심 박물관’에서 ‘P.T.바넘의 서커스’로: Come Alive2.4. 필립 칼라일과의 동업: The Other Side2.5. 상류층 공략: Never Enough & This Is Me2.6. 바넘의 변절, 서커스단의 위기: Rewrite the Stars & Tightrope2.7. 서커스 공연장 화재, 그리고 반성: From Now on2.8. 바넘의 재기, 그리고 상속 교체: The Greatest Show(2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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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영화 위대한 쇼맨의 줄거리를 요약한 문서. 곡이 등장하는 부근에 맞춰 문단 및 스토리를 나누었으며, (괄호) 부분은 노래가 시작되는 부분임을 표기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의 전기영화이지만, 다양한 각색이 이루어졌으며 현실 인물에 대한 왜곡이 심하기 때문에 실존 인물의 모티브만 따 온 상업영화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특히 주인공 바넘의 미화 의혹과 제니 린드에 대한 왜곡 표현으로 인해 현실 역사와 동등하게 보는 것은 옳지 않음을 명심하자.

2. 줄거리

2.1. 바넘의 유년기와 과거: The Greatest Show(1절) & A Million Dreams


19세기 미국.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지상 최대의 쇼의 주인인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이 서커스의 중심에서 노래(The Greatest Show)를 부르며 시작된다. 하지만 노랫소리는 점점 조용해지고, 관객이 사라지며 이건 한 꼬마의 환상이자 꿈일 뿐임을 보여준다. 진열장 속 화려한 모자와 정장에 비해, 유리에 비친 바넘은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사는 가난한 양복장이 집안의 아들에 불과했다.

그렇게 아버지를 따라, 부유한 상류층의 양복을 맞춰주기 위해 집으로 향한다. 바넘은 오래 전부터 그 집안의 딸, 채리티와 알고 지냈는지 아는 티를 내며, 그녀가 예절 교육을 받을 때 일부러 장난을 쳐서 채리티를 웃기고 만다. 하지만 보수적인 채리티의 아버지는 이를 보고 채리티를 혼내려 드나, 바넘이 자신이 웃기게 했다고 실토한다. 이에 채리티의 아버지는 바넘의 뺨을 치며, 딸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다.

하지만 이미 각별한 사이였던 바넘과 채리티는 바깥에 몰래 나와, 같이 폐허의 집을 탐험하는 둥 애정을 키워나간다.(A Million Dreams) 그러자 채리티의 아버지는 채리티를 먼 기숙 학교로 보내버리는데, 그럼에도 바넘과 채리티는 편지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이어간다. 그 뒤, 바넘의 아버지가 병세로 사망하면서, 뒷바라지를 해줄 어른조차 없어진 바넘은 집도 잃고 거리에 살면서 가난에 쫓기지만,[1] 그럼에도 기발한 방식으로 채리티에게 편지를 보내며 인연을 유지한다. 이 때 바넘이 가게에서 빵을 훔치려다 잡히는 장면이 나오고 빵을 뺏긴 채 쓰러져 있는 바넘에게 한 한센병 환자가 사과를 건네고 떠난다. 후일 바넘이 하게 될 일의 복선. 쓰레기 통에 버려지던 신문까지 주워 팔면서 힘들게 살아가던 바넘은 세 끼 식사와 숙소, 임금을 제공하는 미국 철도 공사에 참여하기로 한다.[2]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어른이 된 바넘은 채리티의 집으로 찾아가 ‘신분은 보잘것없으나 따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겠다’며 정식으로 채리티를 데려가겠다고 한다. 비록 채리티의 아버지는 허락은 했으나, 채리티가 바넘의 가난에 질려서 다시 돌아올거라고 악담을 한다. 그에 반해 바넘과 채리티는 뉴욕에서 작은 집을 구해 신혼 생활을 시작한다. 얻은 방이 작아서 바넘은 살짝 실망한 듯 하나 채리티는 커튼을 열어젖히며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잠시 뒤엔 상류층의 식사를 보며 자신이 이걸 해줄 수 없는 것에 회의감을 느끼는 바넘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바넘을 끌고 가는 채리티가 보인다. 작중 내내 부각되는 바넘의 콤플렉스와 채리티의 성격을 보여주는 장면. 그리고 옥상같은 곳에서의 삶도 아무렇지 않은 듯 행복한 부부생활을 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둘 사이에서 사랑의 결실인 아이가 생긴다.

2.2. 현재: A Million Dreams (Reprise)

또 다시 시간이 흐른다. 바넘은 무역회사에 취직도 했고 채리티와의 사이에서 사랑스런 두 딸, 캐롤라인 바넘과 헬렌 바넘도 생겼다. 하지만 채리티의 아버지가 말한대로 가난은 바넘을 지독히 괴롭히는데. 남중국해의 무역선이 태풍으로 침몰하면서 바넘의 회사는 파산해버렸고,[3] 결국 먹고 살려면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집에 와 아내에게 회사가 파산했음을 말하지만, 채리티는 오히려 어차피 적성에 안 맞는 일이 아녔냐며 위로해준다. 그렇게 딸아이들과 놀아주던 와중 오늘이 딸들의 생일임을 알게 되고, 해고되면서 가지고 온 잡동사니들을 금세 손보더니 화려한 조명으로 바꾸며 “소원을 비는 기계”라며 딸들의 생일을 축하해준다.[4] 소원을 비는 기계에 대해 캐롤라인은 비싼 발레 슈즈를 선물로 받고 싶다고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은 상황.[5] 그런데 이 때, 채리티와 딸들에게 조명쇼를 보여주면서 바넘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화려한 쇼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자신의 꿈을 되새긴다.(A Million Dreams (Reprise))

그렇게 꿈을 이룰 새로운 사업안을 준비하여 은행으로 투자 받으러 간 바넘. 잠시 기다리던 중 왜소증에 걸린 한 사내가 지나가자 시선을 빼앗겼다가도, 어쨌든 바넘은 은행에 담보를 걸고 1만 달러나 대출 받는다. 담보로 건 것은 바로 남중국해에 침몰해 있는 무역선단 권리 증서. 근데 그 증서는 방금 파산한 회사의 무역선단 증서로, 즉 사기를 친 것이다.(…)[6]

이렇게 대출 받은 돈으로 바넘은 건물을 사서 박물관을 차린다. 이름하여 '바넘의 호기심 박물관'. 거대한 기린의 박제와 루이 16세의 목을 자르는 단두대 등, 밀랍인형들과 기상천외한 것들을 전시하여 박물관을 개관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심지어 매표원은 오클리 씨라는 좀도둑으로, 자기한테 도둑질하다 걸려서 매표원 일을 하고 있었다. 딸아이들의 손까지 빌려 가며 열심히 홍보를 해봐도 관람객은 거의 없는 상황. 대놓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쓰레기 쇼구만.”이라는 소리나 들으며 철저히 무시당한다. 표는 달랑 3장 팔렸는데, 그마저도 아내와 딸 둘들이 산 거였다. 수입은 없는 반면 생활고는 늘어만 가기에, 타개할 방법을 고심하던 바넘은 잘 자라며 다독여주던 딸들에게서 힌트를 얻는다. 박물관에 무언가 살아있는 게 필요하다는 것. 유니콘, 인어처럼 사람들이 전혀 보지 못했던 것을 생생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고심하던 바넘은 책상에 있던 사과를 유심히 보며, 어렸을 적 만났던 한센병 환자와 딸의 방에 있던 동화책 Tom Thumb[7]을 보고 은행에서 보았던 왜소증 남자를 떠올린다.

2.3. ‘바넘의 호기심 박물관’에서 ‘P.T.바넘의 서커스’로: Come Alive

다음 날, 바넘은 왜소증 남자인 찰스를 찾아가서, 그에게 자신의 박물관에 들어와 쇼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 처음엔 놀림만 받을 거라며 차갑게 이를 거절한 찰스지만, 찰스가 군인을 좋아한다는 점[8]을 눈치챈 바넘이 ‘총과 칼, 멋진 군복을 입고 행진하는 장군을 떠올려 봐라. 모든 사람이 우러러 보게 될 거다’란 바넘의 설득에 마음을 연다. 이때부터 바넘은 본격적으로, 신기한 특징을 지닌 “별종”들을 모으기 시작한다. 별종들을 모은다는 포스터를 부착하고 다니다, 괴짜들을 찾느냐는 양아치의 말을 듣고 한 빨래장을 방문하게 된다. 수려한 음색을 듣고 괴짜라는 여인을 찾자, 그 여인은 얼굴에 수염이 수북하게 났지만 노래 하나는 잘 부르는 여자 레티. 부탁이니 제발 가 달라는 레티에게 포스터를 넘겨준 것을 시작으로, 곳곳에 있는 포스터를 보고 수많은 기인들이 바넘 박물관을 찾아오게 된다. 공중 곡예를 하는 흑인 남매. 전신에 문신이 난 남자, 온 몸에 짐승처럼 털이 난 남자, 몸무게가 227kg인 남자, 키가 거인처럼 큰 남자, 알비노에 걸린 남자 등등. 다양하고 기이한 별종들이 바넘의 박물관으로 찾아와, 기이한 쇼의 단원이 된다.[9]

드디어 준비가 된 바넘은 대규모 마케팅을 시행하고 단원들의 특징에 과장을 더해가며 쇼를 준비한다.[10] 마지막 자본까지 끌어모아 마차, 유리병, 건물 등 가능한 모든 곳에 홍보물을 붙이며 공연을 개시한다.(Come Alive) 그러자, 이전과 달리 구름처럼 몰려든 사람들. 준비하다 실수로 대중에 별종들이 공개되자, 처음엔 바넘이 모은 단원들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얼어붙은 분위기를 깨기 위해 “엄지 장군”을 필두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시작되며, 곧 바넘의 쇼맨쉽과 단원들의 활약에 모두가 열광하며 환호한다. 그렇게 바넘의 첫 쇼는 성황리에 막을 내린다.

하지만 쇼가 모두에게 환영 받은 것은 아니었다. 평론가인 베넷은 바넘의 쇼를 단번에 꿰뚫어보고, 거짓말투성이에 전부 가짜라고 혹평한다. 오히려 바넘은 그의 쇼를 서커스라고 칭한 베넷의 표현이 마음에 든다며, 오히려 자신의 쇼를 '바넘의 서커스'라고 이름 붙이자고 한다.[11] 한편으로는 몇몇 과격주의자들 역시 바넘의 단원들을 보며 괴물이라고 괴롭히는데, 바넘이 앞장서 제지하며 동시에 비평 기사를 오려오는 사람들에겐 50% 할인을 해주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표가 매진 될 정도로 쇼는 성황을 이룬다.[12]

만족스런 공연을 이끌어가는 바넘은 입구에서 잠시 베넷을 마주하게 된다. “당신이 팔아먹는건 전부 가짜뿐이다”라는 베넷에게 “사람들의 웃음은 거짓이 아니다”라며 반박, "공연을 즐기지 못하는 공연 평론가, 그게 사기꾼 아니냐"며 일침을 놓고는 자리를 떠난다. 이때를 기점으로 박물관을 아예 “P.T. 바넘의 서커스”로 이름을 바꾼다.

2.4. 필립 칼라일과의 동업: The Other Side

이런 유명세 덕분에 바넘의 쇼는 더욱 승승장구하여 돈을 쓸어담고, 가난한 집에서 살던 바넘의 가족은 엄청난 대저택으로 이사한다. 유년시절에 채리티를 데리고 와 구경시키며 미래에 대한 꿈을 노래하던, 바로 그 동네의 버려진 대저택으로 이사한 것. 물론 깔끔하게 청소를 하고 수리한 상태다.[13] 또한 덕분에 캐롤라인에게도 그 비싼 발레 슈즈를 선물하면서 발레 학교에도 보내줄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바넘이 채리티에게 약속한 삶을 안겨준 행복한 상황. 대화를 잘 들어보면 무려 25년이나 걸려서야 산 집이라고 하는데, 중년의 나이가 다 되어서 제대로 된 호화를 누리는 셈.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바넘은 가족과 함께 캐롤라인의 발레 무대를 관람하러 간다. 이후의 파티에서도 바넘을 광대라며 비웃는 상류층의 시선이 있었지만 바넘은 개의치 않는다. 이후 상류층에게 고급 문화인 연극을 파는 필립 칼라일이란 남자를 지나친 바넘. 하지만 캐롤라인이 상류층 집안의 자식들인 발레 학교 친구들에게 무시당하는 걸 목격한다. 캐롤라인은 어린 마음에 발레를 관두고 싶다며 상처를 받고, 위로하는 바넘은 캐롤라인에게서 “발레는 오랜 연습이 필요하며 서커스와 다르다. 속임수 따윈 안 통한다.”는 말을 듣는다.

이에 딸아이가 자신처럼 부모의 출신에 연연하질 않았으면 해서, 상류층의 문화를 공략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바넘은 필립 칼라일을 찾아가서 술을 사 동업 제의를 한다. 목적은 그를 서커스로 끌어들이는 것. 처음엔 이를 거절한 필립이지만, 사실 그는 상류층의 경직된 문화 속에서 불행만 느끼고 있었다. 이를 꿰뚫어본 바넘은 전부 다 잃을 수도 있지만, 대신 필립을 자유롭게 해주겠다고 설득해서(The Other Side) 서커스 수익 10%를 주는 조건으로 필립을 영입한다.

서커스로 들어온 필립은 서커스의 전반적인 경영과 상류층의 문화를 공략할 기획을 맡는다. 마침 이때는 서커스 공연 중이었고, 서커스를 구경하러 2층에 올라갔던 필립은 마침 공중 곡예사인 앤 윌러의 공중 곡예 공연에서 서로 눈이 마주치고 필립은 앤에게 첫눈에 반해버린다.

2.5. 상류층 공략: Never Enough & This Is Me

한편, 서커스를 반대하는 시위는 날이 갈수록 격해진다. 아예 피켓과 횃불까지 동원한 시위가 벌어지고, 신문에서는 저질 쇼라며 날선 비난을 가한다.[14] 이에 필립은 한 가지 방책을 내는데, 바로 상류층 중에서도 최고의 상류층이자 당시 세계 최강국, 대영제국의 전성기를 이끌던 빅토리아 여왕 앞에서 공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다만 특이한 우리들이 버킹엄 궁전에 모두 갈 수 있느냐는 앤의 걱정에 조용해지나, 필립은 ‘다 함께가 아니면 아무도 안 간다고 하겠다’며 사기를 북돋워 준다. 이에 바넘의 서커스단은 대서양 넘어 전부 영국으로 건너가서 여왕을 알현하지만, 왜소증 환자 찰스를 보고 놀란 여왕에게 찰스가 "뭐 그쪽도 찬장 위쪽에는 손이 안 닿으시겠는데요, 자기(sweetheart)"란 실언을 해 다른 단원들과 그곳에 있던 귀족 일원들이 일제히 긴장한다.[15] 다행히 여왕이 이 말을 듣고 폭소하면서[16] 귀족 사람들부터 시작해 주변인들이 눈치보며 따라 웃으며 잘 넘어갔다.

그렇게 시작되는 연회. 그런데 이 때 유럽을 석권한 유명 가수, 제니 린드가 나타난다. 처음에는 그녀가 누군지 몰랐으나, 필립이 오페라 가수이며 전 유럽에서 최고의 찬사를 가수라고 설명해준다. 그러자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린 바넘은 다짜고짜 제니 린드를 찾아가, 자신과 함께 미국으로 가서 공연하기를 요청한다. 수익은 20%를 제공하기로 하는데, 처음엔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긴 제니는 왜 당신같은 사람이 자신을 부르냐며 묻고, 바넘은 ‘사람들은 속고 싶어 내 쇼를 보러 오지만, 한 번쯤은 진짜를 보여주고 싶다’고 설득하여 공연을 성사시킨다.

그렇게 공연이 준비되고, 제 아무리 바넘이라고 해도 본적 없는 인물의 유명세만 믿고 큰 공연을 연 셈이니, 공연 직전까지도 제니가 어디 있느냐며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여준다.[17] 공연이 시작되자, 제니는 그 유명세답게 엄청난 가창력으로 관중은 물론이고 바넘까지 감동시킨다.(Never enough) 심지어 냉혈한 평론가인 베넷까지 그의 가창력을 극찬할 정도였다.[18] 이 와중에 필립은 앤의 손을 살짝 잡아보지만, 부모님이 보고 있는 것을 깨닫자 슬쩍 놓아버려서 앤을 실망시켜 떠나게 한다.[19]

이후 축하 파티가 이어지는데, 바넘은 자신의 딸과 가족을 소개하며 베넷과도 사담을 나눈다. 이때 미리 초대한 채리티의 부모가 오자, 성공할 대로 성공한 바넘은 과거 자신을 무시한 그들을 그대로 모욕하는 모습을 보인다.[20] 이에 채리티는 자리를 피하는 반면, 제니는 바넘의 열등감을 꿰뚫어보고, 자신 역시 가문의 수치인 사생아였다며 은근한 공감대를 쌓는다. 이후 서커스 단원들은 왁자지껄 웃으며 파티에 들어오려 하자, 상류층 사람들이 보고 놀랄까봐 입장을 저지하며, 공연이 한 시간 남았다는 핑계와 이렇게 다니면 누가 돈 내고 보러 오겠느냐며 파티장에 못 들어오게 해버린다.[21] 정작 바넘은 문을 닫자마자 제니를 칭찬하며, 건배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문자 그대로 문전박대를 당한 단원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숨어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상류층들이 모여 있는 파티장과 보이콧 시위자들을 당당히 지나 서커스로 돌아간다.(This is me)[22][23] 공연 중에 앤은 자신이 부끄럽지 않다는 가사에 맞춰 매섭게 필립을 노려보고, 필립은 뒤로 숨는다.

2.6. 바넘의 변절, 서커스단의 위기: Rewrite the Stars & Tightrope

이후 바넘은 제니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미 전역 투어 사업을 계획한다. 그냥 자본도 아니고 대출까지 잔뜩 받아서 미국 전역을 누비는 계획. 하지만 필립은 바넘의 계획에 우려를 표한다. 투어가 대흥행하면 분명 엄청난 수익을 벌 수 있겠지만, 실패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날아갈 정도로 엄청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계획이니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 빌린 돈이 너무 많아서, 공연을 최소 41번 해야 이윤이 남는다고. 게다가 서커스 관객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보이콧 시위 규모는 커지는 상황이라며, 바넘의 아이디어와 쇼가 절실하니 남으라며 만류한다. 하지만 바넘은 무리한 계획인 걸 알고 있음에도, 필립에게 총괄을 맡긴 뒤 투어 계획을 강행하기로 한다.[24] 이 시점에서 잠시 만난 단원들은 이미 바넘보다 필립을 더 챙기는 분위기였다. 필립이 바넘은 투어를 하러 간다며 미안하다고 하는 걸 보면 단원들도 투어는 무리라고 생각했던 듯. 직후 칼라일이 앤을 만나러 갈 때 앤의 오라버니가 일어나자 레티가 제지하는 장면이 지나간다.

한편, 필립은 이전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앤이 있는 극장으로 향한다. 앤은 혼자 극장에 와서 바넘이 자신을 위해 남겨둔 표를 찾으나 사실은 필립이 두 장을 미리 사놨던 것이었고, 필립은 같이 오자고 하면 안 올까 봐 미리 샀다고 얘기한다.[25] 하지만 극장에서 마주친 필립의 부모님은 앤을 보며, 흑인과 함께 다니는 게 부끄럽지 않냐며 필립을 다그친다. 결국 앤은 극장을 뛰쳐나가 버리고, 이에 네 위치를 잊었냐는 부모님에게 “이딴게 내 위치라면 더 이상 필요가 없다”며 실망을 표한 필립은 앤을 따라가 사과와 사랑을 고백한다.(Rewrite the Stars) 이에 자신 역시 필립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앤. 하지만 자신들 사이엔 필립의 부모님 같은 사람들이 보낼 시선 같은 벽이 있다며 거절하고 돌아선다.

그렇게 미국 전역 투어를 떠나는 바넘과 제니. 이에 채리티는 어디까지 갈 거냐며 아쉬움과 외로움을 느낀다. 이에 바넘은 자신의 아버지는 벌레 취급을 받았다며, 아이들만큼은 그러지 않길 바란다며 떠난다. 정작 아이들은 그런 차별보다도 그저 아버지가 곁에 있기만을 바랄 뿐이었으며, 마차를 타고 떠나는 아버지를 쫓아가기만 할 따름이었다.(Tightrope) 그렇게 채리티와 딸들은 떠난 바넘의 빈자리를 계속 느끼게 된다.[26] 반면에 계속되는 바넘과 제니의 투어는 성공 대행진을 기록하지만, 필립은 처음 바넘이 했던 그대로 단원들을 꼼꼼히 챙겨줌에도 불구, 이끄는 서커스는 관객들의 좋은 반응과는 별개로 보이콧 시위자들의 난입에 엉망이 되어 간다. 채리티, 필립, 제니 린드의 장면이 교묘히 교차되며 보여지는 미장센이 있다.[27]

시간이 또 다시 흘러, 베넷의 호평을 필두로 성황리에 이뤄지는 투어를 보여주며, 미 전역 투어의 막바지를 앞둔 상황. 그런데 이때, 제니가 그동안 키워둔 연심을 무언으로 고백한다. 유부남인 바넘은 당연히 받아줄 수 없는 상황. 이에 크게 실망한 제니는 공연 투어를 중단하겠다 선언하고, 바넘은 마지막 한 번은 잘해달라고 얘기하며, 자신의 마지막 공연에서 실연의 감정을 섞어 열창한다.(Never be enough 일부) 그리고 무대 인사를 하러 나온 바넘의 입술에 작별인사라며 키스를 남기고 떠나는 스캔들을 벌인다.[28]

2.7. 서커스 공연장 화재, 그리고 반성: From Now on

한편, 서커스 공연장에서는 공연을 마친 필립에게 양아치가 시비를 걸더니, 결국 보이콧 시위자들과 단원들 사이에서 패싸움이 벌어진다. 레티의 “돌격!!(CHARGE!!)” 장면이 좀 웃기다 당연히 참을 만큼 참았던 극단원들은 엄청나고 다양한 신체 능력으로 시위자들을 몰아붙히나,[29] 시위자 중 한 명이 램프를 벽에 던지면서 불이 나버린다. 결국 건물 전체로 번져가는 화재. 마침 투어가 중단 되어 일찍 돌아온 바넘은 소방차를 보고 불안감에 서둘러 극장으로 돌아가지만, 이미 화재는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다행히도 단원들은 하나 둘씩 빠져나오는 상황. 하지만 그중에 앤이 보이지 않자 필립은 망설임 없이 건물 속으로 뛰어들어간다.[30] 그러나 앤은 필립이 들어가자마자 건물 옆쪽에서 빠져나온다. 바넘은 잠시 생각하는 듯 싶더니, 직접 건물로 뛰어들어 간다. 바넘이 들어가자마자 루프탑이 무너지며 모두 경악하지만, 이내 불길속에서 기절한 필립을 구해 나온다. 그렇게 구한 필립은 숨은 쉬고 있지만 연기를 많이 마셔 중태에 빠진 상태. 앤은 필립을 따라 병원으로 향해 옆을 지킨다.

다음 날, 전소된 건물 앞에 허무하게 앉아있는 바넘. 그를 찾아온 베넷은 옆에 앉더니, 불을 낸 시위자는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이어서 바넘의 공연이 예술은 아니었지만 피부색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을 무대에 세운 것은, 다른 평론가라면 훌륭한 인간애라고 평했을 거라며 돌려서 위로한다. 그리고 바넘이 재기하길 바란다고 말하는데, 바넘은 제니 린드의 공연 투어 수익이 들어오면 재기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베넷은 몰랐냐며 신문을 건넨다. 신문의 헤드라인은 바로 바넘과 제니 린드의 불륜 스캔들. 제니 린드의 마지막 공연에서 키스한 것이 사진으로 찍혀서 신문에 실린 것이다.[31]

이에 집으로 달려간 바넘이지만 채리티는 딸과 함께 이미 친정으로 떠날 준비를 마친 뒤였다. 이를 말리는 바넘에게 채리티는 집으로 날아온 은행의 퇴거통보명령서를 내민다. 바넘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으며 진행한 투어 사업이 망하자 전재산이 날아가면서 집도 은행에 넘어간 것. 결국 채리티는 이 모든 것들을 지금까지 자신에게 숨긴 바넘에게 실망을 표하고 떠나버린다. 스캔들도 스캔들이지만, 자신에게 얘기도 안하고 이런 모험을 한 것에 크게 실망한 것. 바넘은 "난 동의했을거야. 계속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우린 지금까지 같이 했잖아."란 말을 듣고,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모든 것이 끝난 바넘은 술집에서 홀로 술을 들이키며 절망한다. 하지만 이때 찰스를 시작으로 단원들이 찾아오는데,[32] 빈털털이라 단원들에게 줄 돈도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원들은 부모조차 부끄러워서 숨긴 자신들을 양지로 이끌어준 것은 바넘이며, 비록 바넘의 의도는 돈벌이였을지 몰라도 자신들에게 가족을 만들어준 것은 사실이라며 그를 위로한다.[33] 이에 자신의 행보를 되짚어보며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깨달은 바넘은 자신이 가족의 행복을 위해 시작한 일임을 다시 명심하며, 더 이상 환호와 갈채에만 목말라 하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단원들의 격려를 받으며 가족들에게 달려간다.(From now on)[34] 그리고 이 때 필립은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는데, 앤은 그런 필립에게 키스하면서 "자신들 사이의 벽을 같이 뛰어넘어보자"며 사랑을 약속한다.

그렇게 도착한 채리티의 친정. 채리티의 아버지에게 다시금 예의 바르게 행동한 바넘은 캐롤라인의 도움으로 채리티가 어디 있는지 알아낸다. 이후 채리티를 만난 바넘은[35] 자신의 과오에 반성하고 용서를 구한다. 이윽고 추억을 노래하면서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겠다 맹세하며, 이에 채리티는 바넘을 용서한다.

2.8. 바넘의 재기, 그리고 상속 교체: The Greatest Show(2절)

다시 서커스로 돌아온 바넘. 하지만 극장은 전소되었고, 은행도 바넘에게 더 이상 대출을 해주지 않는다. 이에 필립은 바넘에게 덕분에 자신의 명예는 사라졌지만 그 대신 사랑하는 일과 행복을 얻었다며 위로를 건네고, 바넘이 못미더워서 자신이 그동안 받아왔던 10%의 수익을 계속 저축해왔으니 이걸 쓰자고 말한다. 바넘은 그건 너무 도박이라며 말리나 이제 와서 개념있는 척 하지 말라는 단원들과 필립은 50 대 50으로 동업을 새로 제안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건물은 커녕 맨해튼의 땅을 사기에도 부족한 상황. 그러나 바넘은 건물은 필요없으며, 맨해튼의 땅을 사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한다.[36] 부두의 싼 땅을 헐값에 사서 거대 텐트만 하나 차리자는 묘안을 낸다.[37] 그렇게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있는 서커스의 익숙한 모습이 보이며, 그 시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게 거대한 텐트 안에서 바넘의 서커스는 다시 시작된다. 화려한 조명과 불빛 아래에서 바넘은 단원들과 춤을 춘다.[38] 이때 공연을 하다 말고, 바넘은 필립에게 모자와 봉을 주더니 자네 것이라며 대뜸 서커스의 전권을 넘긴다. 그리고 이제 뭘 할거냐며 묻는 필립에게 애들 크는거나 지켜보겠다는 말, 그리고 “쇼는 계속되어야 해,(The show must go on.)”라는 말을 전한다. 그리고 전권을 받자마자, 필립은 진정 행복한 표정으로 쇼에 뛰어들며 진심으로 즐기는 일을 한다.

이후 바넘은 서커스 코끼리를 타고 가족들이 기다리는 캐롤라인의 발레 공연장에 도착한다. 필립의 화려한 서커스 공연과 캐롤라인의 발레 공연이 교차하는 가운데, 필립과 앤이 키스하며 서커스가 끝나고, 캐롤라인의 발레와 나무 분장하고 같이 껴있는 헬렌의 씬스틸러를 관람하는 바넘과 채리티의 다정한 모습이 보이면서 위대한 쇼맨의 화려한 막은 내려진다.


[1] 이 지경이 되어도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오래전에 사별하는 등의 이유로 아예 연이 끊어진 듯 하다.[2] 어떤 공사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철도로 가정해보면 현 시기는 최소 1863년으로 추정할 수 있다.[3] 파산 전 오토 릴리엔탈이 글라이더를 발명했다는 이야기가 얼핏 지나간다. 즉 이 때의 시대적 배경은 최초로 글라이더를 개발한 1891년 이후임을 알 수 있다. 바넘의 유년기대에 있던 철도공사와 시간을 비교해 보면 거의 30년이 지난 셈.[4] 이 장면에서 방금 생일임을 알았음에도, 그 자리에서 그럴싸한 이야기를 지어냄과 동시에 손재주로 장난감도 만들어 원래 알았다는 듯 자연스레 넘긴다. 바넘의 말솜씨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5] 한편 헬렌 바넘은 산타클로스랑 결혼하게 해 달라고 빌었고, 채리티는 늘 지금처럼 행복하게 사는게 소원이라고 한다. 가난한 상황에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가족애가 보이는 장면이다.[6] 실제로 모티브로 하였던 실존 인물도 사기의 달인이였다.[7] 엄지손가락만한 사내가 겪는 모험에 대한 얘기다. 엄지공주를 생각해보면 비슷할 듯.[8] 집에 들어가다 실수로 뭘 밟았는데, 평면형 17세기 군인의 스태츄였다.[9] 이것이 서커스의 전신이라는 주장도 제법 있는 편.[10] 227kg인 단원은 350kg로 몸무게를 뻥튀기 하고, 알비노에 걸린 남자는 드레스를 입혔으며, 거인은 미국인이지만 아일랜드인이라는 식으로 과장한다. 당시 아일랜드인은 키가 작은 난쟁이라는 편견이 깔려 있었다. 심지어 그 거인을 다리 지지대 위에 몰래 서게 해서 실제보다도 더 키를 과장한다. 이 때문에 "아일랜드 거인"은 계속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11] 조금 지나 아예 “사기꾼 왕자(Prince of Humbug)”라고 적힌 모자를 쓰며 대놓고 응용한다.[12] 이때 쇼가 끝나자마자 환호하는 관객과 대비되게 바넘 자신의 숨소리만이 들리는 정적의 순간이 지나간다. 바넘 스스로의 꿈을 이루는 감명깊은 순간임을 묘사한 것으로, 이후 이런 묘사는 한 번 더 등장한다.[13] 추가로 채리티 부모 집 근처에 더 큰 집을 사서 자신을 멸시하던 그들에게 복수하려던 의도도 있었다. 이 점은, 제니 린드 공연 이후 바넘이 일부러 장인에게 망신을 주자 채리티가 지적한다.[14] 서커스 단원들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별 신경쓰지 않는데, 과거 사람만 봐도 움츠러들던 때에 비하면 바넘의 쇼가 얼마나 자존심을 세워 줬는지 알 수 있는 부분.[15] 대충 번역해보면 ‘나야 작긴 작은데, 뭐 아가씨라고 천장에 손 안 닿잖아요?’같은 농담이다. 대영제국의 지배자이자, 현 최고위 왕족에게 이런 농담은 결례 수준이 아니라 사담에서도 쉬이 못 할 수준의 말이다. 당장 초면에 본 공무원에게조차 이런 농담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16] 기품있는 귀족의 웃음이 아니라, 진짜 대놓고 웃는다.[17] 여기서 필립이 우리 극단원들은 어디 앉힐 것이냐는 말에, 바넘은 ‘눈에 띄지 않게 입석 자리를 주어라’고 한다. 음향이 좋다는 핑계는 덤. 필립은 이에 할 말을 잃은 듯한 표정을 하며, 직후 가족들은 박스석에 앉고 극단원들은 후미진 곳에서 입석으로 공연을 보는 장면이 지나간다. 극단원들을 챙기는 필립과는 다르게 바넘이 점점 변해가고 있음을 알리는 장면이다.[18] 베넷이야 의도적으로 바넘을 까기보다는 예리하게 거짓말과 사기를 치는 바넘을 지적하는 인물이었던 만큼, 거짓 하나 없이 가창력과 호소력으로 관중을 감동시긴 제니 린드는 폄하할 요소가 없었을 것이다. 다만, 바넘이 그의 발목을 붙잡지 않으면 더 성공할텐데 아쉽다며 바넘을 까긴 한다.[19] 공연이 끝나자 기립박수를 치는 관중들과 대비되게 자신의 숨소리만 들리는 바넘의 모습이 보인다. 이 연출은 자신의 공연이 성황을 이끄는데 성공했을 때, 즉 감명받은 순간에 나왔던 묘사이다. 자신은 물론 아내와 딸조차도 지긋지긋한 신분으로 인해 붙잡히면서 살았던 자신이, 사실상 귀족이나 누릴 수 있는 상류층의 제대로 된 문화를 접했기에 감명이 깊었을 것이다.[20] 처음에는 제니 린드를 소개 시켜주겠다고 데려가더니, 제니 앞에서 시부모와의 사이가 손녀 얼굴조차 모를 정도로 좋지 않다는 사실을 은근 보여준다. 곧이어 이런 자리에선 이러지 말자는 채리티의 말에 자신은 귀족들 앞에서 난 당신 부모들한테 쪽 줄 힘도 없지 않느냐며, “나처럼 별 볼 일 없는 사람은 별 볼 일 없는 '삶'이나 살 처지인 거지.(A insignificant man, like me, who is clearly destined to lead insignificant 'life.')”라며 면전에서 비꼰다. 이는 “자네 '삶'에 질려서 돌아올 걸세”라는 장인의 말을 빙 돌려 한 방 먹인 셈이며, 당사자한텐 ‘누구처럼 별 볼 일 없이 살거라더니 참 그렇죠?’ 하는 모욕인 동시에 주변인들에겐 자신의 삶을 멸시한 사람이라고 광고한 것이다. 직후 직설적으로 “나가라.(Get Out.)”고 하며 내쫓기까지 한다. 다만 이는 채리티의 아버지도 잘한 것은 없는데, 딸을 데려갈 때 너에게 질려서 언젠가 반드시 돌아올 거라고 저주를 퍼부은 사람이 사위가 상류층 사이에서도 성공하자 그제서야 너는 잘했다고 손바닥 뒤집기를 시전한거기 때문이다. 물론 이이제이로 응수한 건 속이 시원할지언정, 다른 사람을 공개적으로 모욕 준 것이기 때문에 성숙한 어른이 할 짓은 아니다. 한편 처음에는 애썼다는 장인의 말에 잠시 멈칫했던 걸로 보아, 이 기회를 잡아 한마디 하고 싶어졌던 것일 수도 있다.[21] 공연 전에도 이런 낌새가 보였는데, 입석에 앉히자고 둘러댄 장면의 연장선. 이미 바넘은 하류층의 시작을 잊어가고 상류층의 문화에 매료된 것이다.[22] 모순적이게도, 방금의 바넘처럼 차별하는 사람들에 의해 숨어 살던 그들에게 세상에 당당히 설 용기를 준 건 바로 바넘의 서커스였다. 그런 그들이 바넘의 노골적인 차별에도 움츠러들기는커녕 당당하게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자존심을 가지며 성장했음을 보여준다.[23] 또한 제니 린드의 가창곡 바로 다음이 레티의 단체곡이라는 점에서 두 분위기가 확실히 비교되는 효과를 준다.[24] 결과를 놓고 보면 수익 자체는 엄청났던 것으로 보이나, 제니 린드와의 스캔들 논란으로 그 돈이 다 흩어져버린 게 문제였다. 무작정 과한 투자가 부른 욕심이라기 보단, 지속되오던 서커스 관리의 부실과 예상치 못한 변수로 바넘이 늘 말하던 "모든 것을 잃는 상황"에 쳐해진 셈.[25] 레티가 어디 갈 데 있지 않느냐며 핀잔을 준 걸로 보아 단원들은(최소한 레티는) 이미 둘의 관계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26] 바넘의 전략이 캐롤라인의 마음을 돌리는데 효과가 있긴 했는지, 딸은 발레 수업을 다시 시작했으며 제대로 배워가기 시작한다. 허나 그 발레공연에 바넘만 없다는 게 아이러니.[27] 중간에 자세히 보면 어렸을 때 아이들에게 선물로 줬던 ‘소원 기계’를 아직도 아이들 머리맡에 두는 디테일이 있다. 현재 바넘의 위치를 보았을 때 더 애틋한 부분.[28] 위대한 쇼맨 본 문서에 적혀있듯 이는 말도 안되는 왜곡으로, 위대한 쇼맨에서 가장 걸러봐야 할 부분이다. 실제로는 영화에서도 나오듯 수입을 어려운 이들에게 쓰던 린드가 돈만 밝히는 바넘에게 질려 결별한 것인데, 여기서는 제니가 꼬리치는걸 유부남인 바넘이 철벽을 쳐서 틀어진 것으로 정반대로 왜곡했다. 잘 쳐줘도 흑심이 있던 공연가로 폄하된 셈이기 때문에 따라서 이 장면은 실제와 다른, 각색이 극히 심한 부분임을 인지해야 하며, 때문에 제니 린드는 이 영화의 가장 억울한 피해자로 평가받고 있다.[29] 서커스는 신체능력의 극한을 이끌어내는 직업이기 때문에 이겼으면 이겼지 꿀릴 이유가 전혀 없는 싸움이었다. 상대 시위자들이 공사판 인부 정도의 강한 근력을 갖고 있더라도, 자신의 신체를 다양하게 활용하기 위해 매일 단련하는 이들이 만만할 리가 없었다. 말 그대로 양아치들은 텃세만 부리는 꼴이었던 것. 여담으로 이 장면에서 빌헬름의 비명이 사용된다.[30] 이때 앤의 오라버니가 필사적으로 필립을 붙잡으려 하는 장면이 잠시 나온다. 앤의 오라버니가 필립과의 첫 대면 때는 필립을 영 아니꼽게 보는 듯 했음을 생각하면 필립이 그간 얼마나 단원들을 헌신적으로 대해줬는지를 알 수 있는 부분.[31] 그저 스캔들이 났다는 이유만으로 그간의 수익을 다 날려먹느냐는 개연성의 지적도 있지만, 투어가 중간에 중단되어버렸기에 투자금 배상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심지어 안 좋게 끝났기 때문에 상류층의 후속적인 지원줄이나 투자유치도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여기에 투어 전 대출을 말도 안 될 정도로 땡겨 썼다는 것과 서커스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도 겹쳤으며, 마지막으로 서커스 화재가 결정타가 되었으니 종합해 보면 부도가 나는 상황도 이상하지 않았다.[32] 바넘이 서커스를 열 때 처음으로 영입한 사람이 찰스였음을 생각하면 수미상관인 셈.[33] 애초에 모두가 바넘이 아니었으면 평생 숨어 살았을 기인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비록 놀림 좀 받더라도 다른 사람처럼 돈을 주고, 무엇보다 단원들이라는 가족도 만들어준 바넘의 행동은, 그 의도와 상관 없이 단원들에게 좋은 일이었던 것이다. 또한 개개인에게 세상을 향해 설 수 있는 자신감도 심어주었기에, 그들에겐 단순 일자리가 아니라 새로운 삶 그 자체나 다름없었다. 말만 번지르르한 선보다 행동하는 위선이 더 나았던 것.[34] 집으로 돌아갈 때 기차를 겨우 붙잡아 타고 돌아가는데, 바넘이 어렸을 적 처음 제대로 구한 일자리가 철도공사였음을 생각하면 이 역시 수미상관을 이루는 구도다.[35] 이 해변은 어린 시절에 함께 했던 추억의 언덕이다.[36] 당연하지만 이건 맨해튼의 땅값에 대한 풍자다. 대충 한국의 서울 땅투기와 비슷한 갈피로 보면 되는데, 땅값은 천정부지로 솟는 반면 공급이 없어 비싼 값에 사들이게 된다. 그러나 현재보다 치안은 더 별로인 19세기 미국이기에, 범죄 때문이든 뭐든 사업이 망하게 되면 당연히 헐값에 되파니 끔찍하게 멍청한 짓이라고 까는 것. 당장 바넘의 첫 대출부터가 사기로 시작했으니, 약삭빠른 투기꾼들은 이보다 더 했을 것이다.[37] 사실 땅은 사게 되면 거기서 무슨 짓을 해도 용납이 되므로 상당히 적절한 판단이다.[38] 중간에 평론가 베넷도 또 공연을 보러 왔으며, 이젠 진심으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 비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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