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오답노트의
틀렸거나 찍어서 맞춘 문제를 노트에 쓰거나 오려내 붙인 다음 같은 유형의 문제를 다시 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틀린 이유, 올바른 정답, 개선할 점을 써서 만드는 노트. 오답노트 형식이 인쇄된 공책도 나온다.
모든 노트 필기가 그렇듯이, 다 만든 오답노트를 보면 묘한 성취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아종으로 실수노트가 있다.
2. 학습 효과 논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학습 방법이지만, 그 효과에 대해선 아직까지도 논란이 있다.[1] 물론 학습 방법이란 게 과목마다 그리고 개인마다 효과의 편차가 있기에 뭐라 단언할 순 없는 노릇이지만, 확실한 것은 제대로 된 복습을 하지 않고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오답노트만 만드는 것은 십중팔구 뻘짓이 된다는 것이다. 즉 기초를 닦고 오답노트를 만드는건 아파트 건축 시 철근기초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것과 같지만, 기초 없이 오답노트를 만드는건 대나무나 철근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오답의 수가 적고 몰라서 틀린 것보다 아는데 실수로 틀린 문제가 많아서 오답노트를 통해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기 때문에 적합하지만, 공부를 못 하는 학생의 경우 틀린 문제 자체가 많기 때문에 오답노트를 만들 시간에 공부를 더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틀린 문제가 많은 경우에는 정리할 내용이 적은 단순 암기형 문제부터 학습 후 오답노트를 활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1. 효과가 있다는 입장
오답노트가 공부의 비결이었다며 소개하는 서울대 학생(2분 13초부터)
수능 상위권 학생들의 공통적인 습관이 오답노트 작성이라는 기사
모르는 문제에서 정확히 어느 부분이 문제 인지 정확히 알고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 다음부터 비슷한 유형의 문제는 틀리지 않게 된다.
또한 오답 노트를 곱씹어 보면 복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고, 자기주도적인 학습 점검도 될 것이다.
특히 내신 시험의 경우 상위권 고등학교를 제외하면 주로 나오는 문제들이 정형화된 경우가 많은데, 오답노트는 이런 정형화된 문제 유형들을 쉽게 풀 수 있게 해준다. 또 모의고사나 수능 문제 또한 유형이 그대로 나오는 수준은 아니더라도 2점이나 3점 쉬운 문제들의 문제 풀이 발상 자체는 어느정도 비슷하기 때문에 오답을 정리해두는 학습법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2.2. 효과가 없거나 미미하다는 입장
오답노트를 비판하는 삽자루(2분 15초부터)
쉽게 말해서, 시간 낭비이다. 의외로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들 뿐더러 한 번 노트를 만들었다고 그것에 대한 기억이 아주 길게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차라리 오답노트를 만들 시간에 문제 몇 개를 더 풀면서 머리속으로 곱씹어보는 게 낫다.
또한 문제와 유형 암기를 목표로 하는 오답노트의 특성은 이해를 중심으로 하는 현 수능의 체제와 맞지 않기에 별 효과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수리 영역은 한 번 나왔던 문제가 또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기에[2] 오답노트가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다만 이것은 수능 체제의 특성 때문으로, 암기만 때려넣으면 되는 자격고사식 시험, 예를 들면 자격증 시험이나 9급 공무원 시험에서는 이야기가 다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문제점들을 떠나서 가장 중요한 건 학생들에게 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끄적끄적 거리면 그냥 깜지를 쓰는거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오답노트를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든 뭐든 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비로소 효과가 보인다는 것.
3. 올바른 사용법
당연히 오답노트를 작성할 때는 문제의 내용과 풀이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와 그에 대한 풀이의 내용, 의미, 흐름을 모두 생각하고 정리하면서 작성해야 한다. 엄밀히 따지면 "오답으로부터 시작하는 공부노트" 여야 한다는 것. 틀린 문제에 대해 자신이 몰랐던 요소가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익히려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연히 문제의 문장과 풀이만 달달 외울 용도로 오답노트를 작성한다면 위의 삽자루 영상에서 말하는 것처럼 대차게 까여도 할 말이 없다. 오답노트의 목적은 작성 자체가 아니라 작성을 수단으로 한 공부고, 공부는 암기가 아니라 온전한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3]또한 괜히 "노트를 쓴다" 에 집착해서 여러 가지 색의 펜을 써 가면서 엄청난 정성과 공을 들이는 학생들도 있으나 이 또한 대부분 비효율적이다. 문제를 기록할 때는 자신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만, 풀이를 쓸 때는 핵심적인 과정 위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며, 보기 좋게 하고 싶다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깔끔하게만 만드는 것이 좋다. 사칙연산 과정 등을 일일이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필요하다면 네모닉 프린터와 같은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기타 사용법
오답노트용으로 칸이 나눠져 나오는 노트는 그림쟁이나 글쟁이 또는 설정덕후 학생들에겐 캐릭터북으로 쓰기 딱 좋은 공책이다. 생각해보면 크기별로 나뉘어 있는 칸이 외형 묘사, 작명, 설정 정리 등을 하는 데 매우 적절하기 그지없다. 물론 이런 용도로 쓰면 학습 효과 따윈 없다.보통의 시험에서라면 상기한 대로 개인에 따라 효과가 크게 갈리지만, 오픈북 시험이나, 시험과 무관한 번역이나 프로그래밍 등, 오답노트를 얼마든지 옆에 놓고 참고할 수 있는 경우라면 가히 치트키 수준의 위력을 발휘한다. 이러한 경우 실물이 아닌 워드프로세서 파일이나 온라인 문서[4]로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여담
2000년대 초,중반에 수험생활을 한 사람은 중 오답노트에 치를 떨었던 사람이 아주 많았을 것이다. 당시 수능에 고득점을 받은 모 수험생이 "자주 틀리는 유형을 분석하기 위해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반복 학습했다."라는 내용의 인터뷰가 나가면서, '오답노트 붐'이 일어난 것. 그 뒤로 학교, 학원은 물론 학부모들도 수험생들에게 강제적으로 오답노트를 만들어서 검사 받으라는 불호령이 떨어졌고, 수험생들은 툴툴 거리며 오답노트를 만들어야 했다. 특히 하위권 학생들은, 100개가 넘는 문제들[5]을 오리고 붙이고 해설을 적어야 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생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중간/기말고사가 끝난 후에도 학생들에게 틀린 시험문제를 N번씩 쓰는 과제를 내는 교사들이 적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위에 언급된 오답노트의 문제점들이 알려지면서 2010년대들어 대부분 없어졌다.[1] 사실 오랫동안 진리로 받아들여지다가 요즘 들어 비판론이 나오는 것이다.[2] 더군다나 고난이도 문제들은 대부분 새로운 유형이다.[3] 그래서 보통 시험지 등의 문제는 오려내어 오답노트에 붙여서 시간을 단축한다. 문제까지 쓰면 정말 도움은 하나도 안 되고 손목만 아픈 지루한 작업이 되기 쉽다.[4] 구글 드라이브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는 자체적으로 온라인 워드프로세서가 존재한다. 이 경우 전체공개를 하면 큰일난다.[5] 당시 국어 영역에서 절반만 틀려도 이미 25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