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9 23:29:02

엔진 역추진

엔진 역분사에서 넘어옴
파일:3969285.jpg
캐세이퍼시픽항공, A350의 엔진 리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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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분사를 하는 핀에어A340

1. 개요2. 원리3. 특징4. 비행 중 작동하면

1. 개요


엔진 역추진(engine reverse, thrust reversal)은 감속을 위해 엔진의 일부를 변형시켜 추력을 통상의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게 하는 것이다.

2. 원리

터보팬 엔진의 경우 연소실을 통과하지 않고 바이패스되는 공기를 막은 다음 덮개를 열어서 공기를 앞으로 분사시킨다. 이 과정에서 약 80%의 공기가 다시 앞으로 나간다.[1] 그만큼 팬이 크고 바이패스비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공기가 일종의 드래그슈트와 비슷한 역할을 하여 고속에서의 제동 효과를 늘려준다. 이것을 하여 착륙 시 제동거리를 줄일 수 있다. 비행기가 착륙을 할 때 보면 엔진의 반이 열리거나 작은 덮개가 열리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엔진 리버스를 하기 위해 열리는 것이다.

항공기에도 랜딩기어 바퀴의 드럼 브레이크와 날개의 스포일러나 스피드 브레이크가 있지만, 역추진을 함께 사용하면 이들만 사용할때보다도 제동거리를 더 줄일 수 있고, 이들에게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하지만 엔진 역추진 자체가 오히려 엔진 부품들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정비 요소를 늘리므로 착륙시 보조용으로만 잠깐 가동하거나, 제동거리가 충분하면 가급적이면 안 쓰려는 항공사들도 많다.

터보프롭 항공기의 경우, 프로펠러의 날개 각도를 바꾸어 역추진을 한다. 이렇게 하면 프로펠러 전체를 거꾸로 돌리지 않아도, 추력의 방향만 반전되므로 반대 방향으로 프로펠러를 돌리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3. 특징

파일:g-ezgi.jpg
이지젯, A319의 엔진 리버스.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을 사용하는 많은 민항 여객기들은 역추진이 작동하면, 바이패스가 차단되며 카울의 절반지점이 갈라져 열리고 뒷부분이 뒤로 이동하면서 안쪽이 드러난 모양이 된다. 반면 에어버스 항공기 중 A330(Trent 700), A340-200,300(CFM56), A320(CFM56)은 엔진이 반으로 갈라지는 것이 아닌 측면부의 작은 도어가 열리는 방식의 역추진이며 보기 드문 방식이다. 주로 Pivoting door라 부르는 듯하다.

기능의 영문 이름에 리버스가 들어가듯 항공기가 전진하는 방향의 반대 방향 힘을 만들지만, 대부분의 민항기에서는 역추진 기능이 엔진을 통과하는 모든 기체의 방향을 180도 바꾸는 것이 아니므로 자력 후진은 거의 불가능하다.[2] 그나마 역추진으로 후진이 가능한 민항기로는 보잉 737 클래식이나 과거 DC-9 여객기같이 Target-type thrust reversal 방식을 쓰는 기종들이 있다. 1968년에 발명된 이 방식은 엔진 후미의 카울 일부와 합쳐진 유선형 반사판 도어가 액추에이터에 의해 가동하여 엔진 뒷쪽을 막으면서 대부분의 추력이 반사판을 따라 반대 방향으로 뿜어지게 한다. 역추력비(역추진 추력 대 정추진 추력 비)가 최대 84%라[3] 이것을 이용하여 토잉카 없이 택싱을 하기도 하였지만 소음이 심하고 연료 소모가 극심한 이유로 지금은 하지 않는다.

콩코드나 VC10같은 기종들은 엔진 후미에 내장된 가변형 카울이 전개되면서 공기 흐름을 바꿔놓는다.

A380은 특이하게 4발기이나 안쪽 엔진 2개만 역추진이 되는데 이는 A380이 역추진 없이도 착륙 후 안전한 제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나 FAA의 권고로 안쪽 엔진 2개에만 역추진 시스템을 장착하였기 때문이다. 안쪽 엔진 2개 (2번, 3번엔진)만 역추진 시스템을 장착한 이유는 좌우 날개폭이 65~69미터 정도인 보잉 747과 달리 A380의 좌우 날개폭은 79.8미터에 달하는 특대형 기체이다 보니 공항에 착륙할 때 활주로 규격에 따라 바깥쪽 엔진(1번, 4번엔진)이 활주로 밖으로 빠져나와 있을 가능성이 큰데, 이때 바깥쪽 엔진에도 역추진 시스템을 장착하여 가동할 경우 엔진에서 나오는 강한 바람이 활주로 밖의 각종 이물질을[4] 엔진 속이나 활주로 쪽으로 빨아들이거나 활주로 밖 유도로를 지나는 다른 비행기로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에 활주로 안에 위치한 안쪽 2번, 3번 엔진만 역추진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전투기 등의 군용기 중에는 엔진 역추진 장치를 장비한 것이 매우 드물다. 사브 37 비겐이나 파나비아 토네이도 정도뿐으로 이들은 모두 설계와 운용면에서 고도의 단거리 착륙 능력을 요구한 기종들이다. 이 전투기들은 엔진 노즐을 거의 가릴 수 있는 커버 형태의 간단한 역추진 장치를 가지고 있는데, 바이패스 에어를 역분사하는 여객기의 것과 달리 배기가스 그 자체의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해당 기체들의 사진을 보면 역추진 장치 부근의 동체나 미익이 그을음에 심하게 더럽혀져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외의 전투기들은 아무리 단거리 착륙 능력에 신경을 쓴다고 해도 엔진 역추진 장치까지는 잘 넣지 않는데, 그 이유는 고온•고압의 배기가스를 견딜 수 있는 내열합금을 추가적으로 사용함으로서 늘어나는 가격과 무게, 정비요소 등의 마이너스 요소와 더불어 21세기 들어서는 FBW나 항공엔진, 항공역학 등 기술의 발달로 엔진 역추진 장치 없이도 착륙거리를 줄이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21세기 이후 개발되고 있는 전투기들은 스피드 브레이크도 잘 넣지 않고 러더 같은 조종면을 스피드 브레이크의 용도로 겸용하도록 만드는 경우가 많다.

4. 비행 중 작동하면

군 수송기로 전술 착륙을 하는게 아니라면[5] 비행 도중에는 절대로 켜면 안 된다. 아에로스파시알-BAC 콩코드DC-8처럼 공중에서의 사용을 상정하고 만들거나, 보잉 727이나 DC-9같이 엔진이 주익에서 분리되어 후미에 붙어있는 특수한 기종이 아니면 공중에서 역분사시 반대 방향으로 뿜어지는 기류가 항공기의 날개로 오는 공기의 흐름을 망쳐놓아 양력을 제대로 못 받고 추력중심이 어긋나 실속에 빠져 추락한다. 설령 공중에서 역추진이 정상적으로 되는 기종이라도 함부로 가동하면 실속에 빠질 수 있는건 마찬가지. 관련 사고로 라우다 항공 004편 추락 사고, 일본항공 350편 추락 사고, TAM 402편 추락 사고 등이 있다.

일본에서는 고의적인 엔진 리버스가 일어난 일본항공 350편 추락 사고로 인해 역분사가 유행어가 되었으며 사고 특성상 좋은 뜻으로 쓰일 리가 없었다.



[1] 물론 완전히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 고깔 형태로 앞으로 나가기 때문에 실질적인 추력은 적다.[2] 그래도 약간씩 되기는 하지만 속도가 형편없고 엔진만 무리하게 돌아가므로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3] 단, 이 결과는 7° 각도로 공기 흐름을 미는 카울 과 충분히 큰 반사 문이 설치된 경우에 얻어진다. 카울이 없는 기체에서는 55%의 역추력비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폭:높이 비율 1.6의 원통형 디플렉터 도어가 최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4] 활주로 밖은 대부분 천연 잔디밭이라 엔진풍이 닿는다면 최소 흙먼지에서 심하게는 돌멩이까지 날린다.[5] 군 수송기는 전술 착륙을 할 시 필수적으로 고각 급강하를 하는데 이 때 과속을 막으려면 반드시 역추진을 써야한다. 실제로 미군 수송기가 전술 착륙 연습을 위해 급강하에 돌입하며 공중 역추진을 실시하는 영상도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있으니 참고하자.